The healing life of a regressed top star RAW novel - Chapter 148
147. 방어 탑 >
태주가 두 아이를 지켜보는 곳으로 희가 포르르 날아왔다. 희는 정원의 손님들이 반가운지 볼이 분홍색으로 달아올라 있었다.
“태주, 태주.”
“응, 희. 얘기해.”
“협회에서 연락 왔어.”
“어? 벌써 연락이 왔어?”
“응. 협회에서 이동문을 현실에서 쓸 수 있대.”
좋은 소식이었다. 만약 이동문을 현실에서 사용할 수 있다면, 군대에 가 있는 사이 이동문을 이용해서 집과 부대를 왕복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동문도 비싸겠지?”
“응.”
“DP 열심히 모아야겠다.”
“히히히. 모아야겠다.”
굳이 마력 강화제를 예로 들 필요도 없었다. 1회용 이동 주문서의 가격만 봐도, 이동문 설치 주문서가 얼마나 비쌀지 예상할 수 있었다. 그래도 현실에서 사용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바닥을 치는 DP 문제만 해결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었다.
‘제약학은 엄청 안 늘던데, 차라리 그 고급 약초들을 팔아 버릴까?’
초기에 얻었던 비싼 약초 중 절반 정도가 여전히 전용 보관함에 들어있었다. 태주의 제약학은 아직도 기초 수준이라, 그런 고급 약초를 사용할 미래는 멀고도 멀었다. DP가 떨어지자, 가장 쉽게 DP를 얻을 방법, 약초 판매에 대한 욕구가 슬금슬금 고개를 들었다.
“희, 있잖아.”
“응. 태주.”
“우리 제약 공방에 넣어 둔, 고급 약초 중에 몇 개만 팔까?”
“우웅. 태주가 나중에 필요할 텐데.”
“벌써 몇 년간 제약학을 하고 있지만, 별로 늘지 않는걸.”
태주의 상태창을 수시로 확인하는 희도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정원에서 그가 배운 기술의 성장은 상당히 느렸다. 태주가 꾸준히 약과 차 등을 만들었지만, 경험치 퍼센티지에 거의 변화가 없었다.
어쩌면 긴 수명을 가진 주민들이 대부분인 꿈의 세계에 속한 정원이라 그런지도 몰랐다. 태주가 정원에서 6년에 가까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지만, 만족할 만큼 성장한 기술이 없었다. 매일 열심히 하는 농사가 레벨2의 37%를 채웠을 정도였다.
레벨이 올라갈수록 레벨 업에 더 많이 경험치가 필요한 상황에서, 태주가 한계 레벨인 레벨 10까지 언제 올릴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었다.
“우웅. 그럼 절반만 팔까?”
“그러자. DP 반은 희가 써. 방어 탑 세워야지.”
“좋아!”
“하하하. 해나는 바쁘니까, 아칸이 돌아오면 지하로 내려가 보자.
“응. 좋아, 태주.”
그는 모린을 지켜봐야 해서 거실을 벗어나기 힘들었다. 마음 같아서는 모린을 안고 내려가서 약초를 확인하고 싶었지만, 지하 공방의 약초가 어린 아기한테 무슨 영향을 미칠지 몰라서 얌전히 기다리기로 했다.
아칸서스를 기다리는 사이, 태주는 희가 알려 주는 방어 탑에 설치할 무기 스펙을 들으면서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적이 쳐들어오는 상황도 아닌데, 대체 무슨 마법 무기에 차단막에 저주 주문인지….
“희. 그, 혹시 어디 정원에 침입자가 있었어?”
“우웅. 예전에 이레귤러가 침입한 기록이 있어.”
“그래? 침입자가 올 수도 있단 말이야?”
“응. 방어 탑은 필요해.”
‘이레귤러가 아직 안 잡혔다고 했지? 확실히. 방어 탑이 있으면 든든하겠어.’
태주는 소파 위에 늘어져서 쿠션을 배 위에 얹고 있었다. 희는 그런 그의 모습이 재밌는지 쿠션 위에 그와 같은 자세로 누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마치 엘프처럼 길게 늘어져서 편하게 웃는 태주의 모습이 처음엔 낯설었지만, 아주 편해 보여서 희도 금세 익숙해졌다.
“어머, 정원사 씨. 지금 그 모습 무척 익숙한데.”
“네?”
“아! 아아! 호호호.”
“해나, 왜요?”
“아니야. 쉬고 있어. 홍차 시폰 케이크를 구웠는데, 먹을 거지?”
정원사 씨는 그렇다고 대답하며 고개를 끄덕였지만, 소파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예전이라면 벌떡 일어나서, 차는 자기가 준비하겠다고 말했을 텐데, 본인이 지금 게으름을 피우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 같았다.
‘호호호. 재밌잖아. 아침에 부지런히 움직였으니, 지금은 쉬게 둘까나.’
그렇게 느긋하게 잠시 기다리자, 아칸서스 부부가 산책을 마쳤는지 오두막으로 돌아왔다. 태주는 그제야 누워 있던 소파에서 몸을 일으켰다. 뭉기적뭉기적, 느릿느릿 일어나는 모습이 엘프와 똑 닮아 있었지만, 해나는 이번에도 알려 주지 않았다.
티타임이 시작된 후, 여러 얘기를 나누다, 태주가 얼마 전에 붉은 상자를 연 얘기를 꺼냈다. 그 안에서 나온 귀한 것들의 목록을 들려주자, 아칸서스가 황당해하면서 그에게 사실인지 되물었다.
“붉은 상자에서 이동문을 얻었다고?”
“네.”
“허! 참! 헐! 내가. 상자를. 얼마나 많이 열었는데!”
“이히히.”
“미스터 푸스의 행운의 물고기 덕분인 것 같아요.”
예전에 상자에서 얻은 것들을 태주가 알려 주자, 아칸서스가 그것들도 좋은 거라면서 짜증을 냈다. 아칸서스가 한창 붉은 상자 열기에 중독되었을 때의 경험을 들려줬는데, 태주는 그걸 듣고 자신은 절대 저러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때 상자에서 얻은 물건은 아직도 보관하고 있어. 얼마나 어이가 없던지.”
‘어이가 없는 건 상자를 만 개나 열어 본 아칸인 것 같은데요.’
태주는 개당 1.000DP나 하는 붉은 상자를 만 개나 열 수 있는 재력에 감탄하는 한편, 만 개의 붉은 상자를 여는 아칸서스의 집요함에 질려 버렸다. 한 가지에 빠지면 못 말린다는 다나의 얘기가 꽤 순화한 표현이라는 것을 그제야 알 수 있었다.
“현실 세계에서도 쓸 수 있다니. 가격이 만만치 않겠어.”
“그래서 쟁여 둔 약초를 팔려고요.”
“약초?”
“네. 최상급의 특수 약초들이에요.”
“보여줘. 우리 모린이 몸에 좋은 게 있으면, 내가 살게.”
철이 없긴 하지만, 아칸서스 역시 아빠는 아빠인 것 같았다. 약초 얘기를 듣자마자 모린이를 먼저 떠올리는 모습에 태주가 빙그레 웃었다. 초보 아빠의 마음 씀씀이가 그의 마음에 꼭 들었다. 물론 그렇다고 약초를 싸게 팔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느긋하게 티타임을 가지고 싶었지만, 태주는 빠르게 차를 마시고 자리에서 일어나야 했다. 희에게 약초 이름을 들은 아칸서스가 일어나라며 태주를 재촉해서 어쩔 수 없었다.
“허! 정원사, 미쳤어? 이 귀한 걸 여기다 처박아 놔?”
“처박아 놓긴요. 전용 보관함에 잘 넣어 놨잖아요.”
“보관함에 넣어서 처박아 놨잖아. 이게 얼마나 귀한 건 줄 알아?”
“어디에 쓰는 건데요?”
“실력 있는 제약사나 연금술사가 이걸 정제해서 마력 속성을 바꿀 수 있는 약을 만들 수 있어.”
태주가 잘 이해하지 못하자, 아칸서스가 간단하게 설명했다. 불의 마력을 타고난 사람이 그 약을 먹으면 물의 마력으로 속성을 바꿀수 있었다. 타고난 마력 속성을 바꾸는 일은 마법을 모르는 태주가 듣기로도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았다.
“그런데 왜 바꿔요?”
“어휴. 정원사, 불의 마력을 타고났는데, 애인이 물의 마력이라고 생각해봐. 얼마나 끔찍해.”
“아! 그렇구나.”
“손이라도 한 번 잡으려면, 여러 겹의 속성 보호 마법을 걸어야 한다고. 그게 무슨 못 할 짓이야.”
아칸서스는 속성을 바꿔 전투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는 설명 대신 정원사라면 믿을 만한 거짓을 예로 들어서 설명했다. 그의 생각대로 정원사는 말도 안 되는 얘기를 사실로 믿어 버렸다. 순진한 정원사를 속였지만, 그는 전혀 양심에 거리끼지 않았다.
정원사 협회의 영역 밖에선 지금도 매일같이 분쟁이 벌어지고 있었다. 이 정원에서 봤던 그렘린도 그런 분쟁지역에서 구조해 왔다고 들었다. 아칸서스는 그런 얘기를 굳이 평화로운 정원의 주인에게 알릴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빠직!
-빠직!
-빠직!
아칸서스가 보관함을 열 때마다 태주는 이마에 빠직하고 주름이 생기는 것 같았다. 그가 약초를 보고 놀라는 건 좋았다. 하지만 무능력한 정원사가 약초를 썩히고 있었다느니, 약초의 가치도 모르는 무식한 정원사라느니 하는 그를 깎아내리는 말은 그의 인내심을 시험하고 있었다.
“아칸한테 안 팔아요. 전부 상점에 팔아 버릴 거예요.”
“삐졌네, 삐졌어. 어휴. 속도 좁아라.”
“아카안!”
“킥킥. 화내지 말고 들어. 이것들 진짜 귀한 약초야. 급한 사정이 아니면 이대로 보관해 둬. 물론 이것들은 나한테 팔고.”
아칸서스는 자신이 고른 약초 세 개를 제외한 나머지는 다시 보관함에 잘 넣어 두라고 충고했다. 태주가 가진 약초들은 하나같이 귀하고 구하기 어려운 것들이었다. 그런 약초를 팔아서 DP를 버는 일은 어리석은 일이었다.
“들어 보니 이동문을 현실에 가져가는 게 아주 급한 건 아니던데, 조금 고생하라고.”
“윽. 알았어요. 그렇게 할게요.”
“이 세 개 값은 제대로 치러 줄게. 그런데 대체 정원에서만 사는 정원사한테 DP가 왜 필요해?”
“희가 필요해.”
“응? 요정 아가씨가?”
크게 고개를 끄덕인 희가 창고를 열어서 방어 탑의 레시피를 보여 주었다. 아칸서스는 레시피에 흥미가 생겼는지, 그 자리에 서서 찬찬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마법 몇 개는 주문서를 사는 것보다 자신이 새기는 게 낫겠다며, 재료를 사 주면 걸어 주겠다고 나섰다.
그리고 그게 시작이었다. 아칸서스에게 약초값에 해당하는 DP를 받은 희가 바로 방어 탑을 세우기로 하자, 해나가 따라나섰다. 곁에서 구경하던 다나도 한두 마디 거들기 시작하더니, 종족과 나이를 초월한 넷은 신이 나서 방어 탑을 세우기 시작했다.
-쪽쪽쪽!
“모린. 맛있어요?”
“냐앙.”
“태산이, 모린이 분유 먹는 거 보고 싶었어?”
“냐아앙.”
정원의 하늘이 어둑어둑해졌는데, 방어 탑 건설에 빠진 네 명이 돌아오지 않았다. 지난번 드라마를 볼 때와 똑같았다. 이전처럼 모린이 배고플 때쯤 다나가 와서 젖병을 주고 갔다. 태주는 능숙하게 모린의 젖병을 기울여 주고 있었다.
“불꽃놀이 주문서 사러 가자.”
“냐앙.”
“모린이도 불꽃놀이는 처음인가? 모린아, 아빠가 불꽃놀이 보여 줬어?”
“마아.”
“하하하. 귀여워라. 우리 모린이는 무슨 불꽃을 좋아하려나.”
태주는 예정대로 저녁엔 불꽃놀이를 할 생각이었다. 어쩌면 마법에 능숙한 아칸서스가 비웃을지 몰랐지만, 처음부터 희를 위한 이벤트였다. 태주는 희가 좋아하는 꽃 모양 불꽃놀이 주문서를 여러 장 사고, 각양각색의 불꽃놀이 주문서를 샀다. 그리고 그대로 방어 탑을 세우는 곳으로 향했다.
“희, 아직 멀었어?”
“태주, 거의 다 했어.”
“정원사 씨, 기대해. 이제 은폐 마법만 걸면 끝이야.”
“방어 탑이 상당히 크네요.”
“호호호. 이건 진짜 제대로 된 물건이라고.”
저녁도 거르고 다들 매달린 덕분인지, 방어 탑의 건설이 막바지에 다다랐다. 태주는 희의 옆에서 아칸서스가 방어 탑에 은폐 마법을 거는 것을 지켜봤다. 이레귤러가 정원에 침입할 것 같진 않지만, 보험으로 여기기로 했다.
-사라라랑.
“자아. 이걸로 끝.”
“수고했어.”
“우와! 이게 은폐 마법이에요? 타워 테두리만 보이는 게?”
“맞아. 정원 소속은 타워 테두리가 보이지만, 적에겐 안 보여.”
“신기해요. 마법은 진짜 신기한 게 많네요.”
솔직하게 감탄하는 태주의 모습이 마음에 든 것 같았다. 네 명은 뿌듯한 표정을 지으면서 서로 눈빛을 나눴다. 은폐 마법 정도로 이렇게 감탄하는데 방어 탑에 설치된 무기와 마법을 보면 얼마나 놀랄까. 어쩌면 정원사는 깜짝 놀라서 굳어 버릴지도 몰랐다.
“이히히.”
“하하하. 희, 그렇게 좋아?”
“응. 태주 좋아.”
“나도 희가 좋아해서 좋아.”
전하려고 하는 뜻과 받아들인 뜻이 다른 것 같았지만, 둘은 기분 좋게 웃었다. 그때였다. 꼬르륵. 희의 배에서 우렁찬 소리가 울렸다. 조그마한 몸에서 났다고 믿기 어려운 큰 소리였다. 그 소리에 태주는 바로 들고 있던 바구니를 희에게 보여 줬다. 해나가 만들어 둔 음식과 음료수가 가득 든 바구니였다.
“이제 불꽃놀이를 해 볼까요?”
“호호호. 괜찮네, 정원사 씨. 센스 있는걸.”
“하하하. 자, 지붕으로 다 같이 올라가요.”
태주가 챙겨 온 음식 바구니를 들고 다 같이 오두막 지붕으로 올라갔다. 완만한 편이었지만 경사진 곳이라서 불안했는데, 아칸서스가 바로 마법을 걸어 줬다. 덕분에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은 태주가 음식 바구니를 펼쳤다.
-피슝!
-펑펑펑!
“오와! 태주, 예뻐!”
“하하하.”
“보기 좋네. 정원사 씨 내게도 몇 개 건네줘.”
제일 처음은 희가 좋아하는 꽃 모양 불꽃이었다. 형형색색의 꽃이 검은 하늘에 수놓아지자, 역시나 요정의 솔직한 반응이 나왔다. 사르르 날개 가루가 희의 주변으로 빛을 내며 퍼져 나갔다. 태주의 마음에 꼭 드는 반응이었다.
정원의 식구, 손님 구분하지 않고, 수북하게 쌓인 주문서를 찢으며 즐겼다. 마법 불꽃놀이는 현실의 불꽃놀이와 다르게 연기가 나지 않아서, 바로바로 즐길 수 있었다. 연기가 걷힐 시간을 기다리며 보던 불꽃에 익숙한 태주는 다시 한번 마법이라는 것에 감탄했다.
-피요오옹!
-피용!
-빠지지지직!!!
“뭐야?”
불꽃이 올라가는 효과음 사이로 낯선 소리가 섞였다. 감지 범위가 넓은 아칸서스가 제일 먼저 이상을 알아차렸다. 그가 손을 휘둘러 밤하늘에 번쩍이던 불꽃을 한순간에 지워 버렸다.
“제피르!”
“해나?”
-땅!
“희 아가씨, 정원사 씨와 탑으로 가.”
“응, 해나.”
순식간이었다. 제피르가 해나의 외침에 보호막을 쳐 준 것도, 그 후 해나가 태주와 태산이를 오두막 앞에 내려 준 것도. 태주가 몸을 제대로 세우자, 다나가 그에게 모린을 안겨 주었다. 태주는 망설이지 않고 모린과 태산이를 꼭 끌어안은 채 방어 탑 쪽으로 달렸다.
‘이레귤러인가? 왜지?’
“희, 정원사 협회에 연락해 줘.”
“응!”
“제피르. 그렘린하고 단단을 부탁해. 같이 방어 탑으로 와 줘.”
“히이잉.”
“가자.”
방어 탑 쪽으로 달려가는 그의 머리 위에는 요란한 소리와 불꽃이 터지고 있었다. 태주는 모린과 태산이를 안은 팔에 힘을 주었다. 어린아이도 있는 곳을 침입하다니, 이레귤러에 대한 분노를 참기 힘들었다.
방어 탑에 도착하자, 희가 바로 탑의 문을 열었다. 태주가 그 안으로 들어서자, 문이 자동으로 닫혔다. 안전한 장소에 들어선 후에야 태주가 모린과 태산이를 살필 수 있었다. 모린이는 그대로였다. 다행히 큰 소리에 충격을 받은 것 같지 않았다.
그런 모린이와 다르게 태산이는 숨이 매우 거칠었다. 태산이는 당장에라도 탑을 뛰쳐나갈 것처럼 이빨을 드러낸 채, 새파란 눈을 빛내고 있었다.
“크르르릉.”
“착하지. 태산아. 태산이는 여기서 형이랑 모린을 지켜 주자.”
“크릉!”
태주는 불안함에 떨리는 주먹을 꽉 쥐었다. 그의 심장은 두방망이질 치듯 거칠게 뛰고 있었다. 이레귤러가 두려워서 불안한 게 아니었다. 태주는 아칸서스와 해나, 다나 자매가 이레귤러를 제압할 것이라 믿고 있었다.
그를 불안하게 만드는 것은 아직 탑으로 오지 않은 그렘린과 단단의 안위였다.
‘제발. 무사해야 해. 제피르, 탑으로 오기 힘든 상황이면 숨어 있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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