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healing life of a regressed top star RAW novel - Chapter 149
148. 이레귤러 제압 >
태주는 모린을 다시 품에 잘 안고 방어 탑의 2층으로 올라갔다. 밖에서 벌어지는 일을 창으로나마 확인하려는 생각이었다. 그가 계단을 오르기 시작하자, 문밖을 향해 크르릉거리던 태산이도 따라서 올라갔다. 태산이는 태주의 모린과 자신을 지켜 달라던 부탁을 따를 생각이었다.
좀 전까지 허공에서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는데, 지금은 이레귤러가 지상으로 내려온 것 같았다. 방어 탑 2층에서 보일 거로 생각했던, 전투 장면이 잘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불빛도 보이고 큰 소리도 계속 나고 있어서, 대략 어디쯤에서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지는 알 수 있었다.
‘다행이다. 저쪽엔 열기구밖에 없어.’
전투가 벌어지는 곳은 열기구를 세워 둔 방향이었다. 그곳은 아무것도 심지 않아 휑한 곳이라, 나무 타기를 좋아하는 그렘린이 거의 가지 않는 곳이었다. 단단은 폭포와 개천 쪽에서 주로 생활하고 둥지도 그 근처라서, 전투에 휘말리지 않았을 것 같았다.
태주는 눈에 보이는 곳 전체를 세심하게 훑었다. 혹시 그렘린이나 단단이 숨어 있지는 않은지 주의해서 살펴봤다. 아쉽게도 그렘린의 흰색 털도, 단단의 검은 몸체도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이레귤러가 침입할 거로 생각하고 한 일은 아니었지만, 정원 등불의 작동 조건을 바꿔 두어서 다행이었다. 만약 정원 등불을 그대로 자유롭게 날아다니게 두었다면, 조심스럽게 이동해야 하는 그렘린들의 위치가 바로 드러났을 것이다. 정원 등불을 그가 움직일 때만 작동하게 해 두어서 천만다행이었다.
‘오는 중인가? 아니면, 제피르랑 같이 숨어 있나?’
그렘린은 분쟁지역의 파괴되어 가는 숲에서 구조해 온 아이들이었다. 그렘린은 너무 어릴 때 구조되어서 그 일을 잘 기억 못 하고 있었다. 태주는 그 사실을 항상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 이레귤러가 어린 모린과 그렘린에게 충격으로 남을 만한 일을 벌였다.
그가 부득부득 이를 갈며 이레귤러에 관한 분노를 곱씹는 중에도, 창밖의 전투는 이어지고 있었다. 이레귤러가 계속 이동하기 때문인지, 아니면 아칸서스와 해나 자매가 탑 쪽으로 이레귤러를 모는 것인지, 점점 전투 소음과 불빛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콰아앙!
“감히 누구 앞에서 은신이야!”
방어 탑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장소에서 해나의 목소리가 들렸다. 해나의 앞에 한쪽 무릎을 꿇은 상태로 이레귤러의 모습이 드러났다가 바로 사라졌다. 은신의 대가인 해나 앞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이레귤러는 계속 어둠 속으로 몸을 감추려 했다.
이레귤러가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는지, 허공에서 푸른색의 화려한 마법 문자가 이레귤러의 몸 위로 쏟아졌다. 이레귤러의 몸에 마법 문자가 새겨지는 것처럼 보였지만, 곧 문자의 빛이 사라지고 이레귤러도 사라졌다. 이레귤러에게 마법을 무효화하는 아이템이 있는 것 같았다.
“희, 혹시 밖의 상황을 알아볼 방법이 있어?”
“응. 상황판을 열어 줄게.”
“고마워. 희, 상황판에 감지 범위 내의 생명체도 표시할 수 있어?”
“응. 있어.”
희의 말이 끝나자마자 탑 가운데에 반구형의 상황판이 생겨났다. 방어 탑과 탑의 감지 범위 내부의 상황을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었다. 상황판을 살펴보던 중, 태주는 전투가 벌어지는 곳과 떨어진 곳에 녹색 점이 여러 개 모여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위치는? 아! 태산이 굴이구나!’
그는 낯선 상황판에 잠시 당황했지만, 익숙한 정원의 지형지물을 바로 알아볼 수 있었다. 녹색 점이 모인 곳은 태산이 굴이었다. 아마 제피르가 방어 탑까지 오는 대신, 그곳으로 그렘린과 단단을 안내한 것 같았다.
좋은 판단이었다. 태산이 굴은 바위로 지은 데다, 태산이가 성장할 것을 생각해서 꽤 크게 만들었었다. 굴 안은 그렘린과 단단까지 모두 숨을 수 있을 정도로 공간이 넓었다.
그는 눈을 가늘게 뜨고 한데 뭉쳐진 녹색 점을 자세히 살폈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그렘린과 제피르 그리고 단단. 여섯 모두 무사했다. 제피르가 무사히 모두를 찾아서 보호하는 중인 것 같았다.
걱정과 불안으로 굳었던 몸에서 힘이 풀리는 게 느껴졌다. 전투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었지만, 그렘린과 단단, 제피르까지 안전한 것을 확인하고 나자 마음에 조금 여유가 생기는 것 같았다.
“희, 혹시 방어 탑에는 보호막을 씌우는 기능 같은 건 없어?”
“응. 그건 없어.”
“아깝다. 만약 그런 기능이 있으면, 태산이 굴 위에 씌울 텐데.”
“태주 여기. 여기 봐 봐.”
“사용 가능한 마법 목록?”
희가 그의 앞에 방어 탑에 설치된 마법의 목록을 띄워서 보여 주었다. 목록 안엔 전에 설명을 들었던, 다연발 미사일과 전기 그물도 있었다. 태주는 목록 중 추적 기능이 있는 마법들만 추려서 쓸 수 있을지 확인했다. 근접전을 벌이는 해나와 다나가 있어서, 아무래도 범위 공격은 무리로 보였기 때문이었다.
“이 표적 마법이 좀 전에 아칸서스가 시전했던 마법인가?”
“응. 이건 대상의 발아래에 표적이 생겨.”
“좋아. 그럼 우선 이 표적 마법부터 사용하자.”
“응.”
그는 희의 설명이 끝나자마자, 바로 표적 마법을 사용했다. 이걸로 숨은 적의 위치가 드러났으면 하고 바랐다. 이어서 희가 추천한, 몸을 무겁게 만들어서 속도를 늦추는 마법을 사용했다.
방어 탑에는 강력한 공격 마법이 많이 준비되어 있었지만, 정원에서 사용할 만한 마법의 수는 많지 않았다. 종족과 나이를 초월한 네 명이 너무 강력한 마법만 새겨 둔 게 문제였다.
‘대체 이 화염 파도 같은 마법을 왜 새긴 걸까?’
화염 파도 마법을 시전하면, 3m 높이의 불로 만들어진 파도가 연이어서 몰아친다. 강력하고 효율이 높은 마법을 새긴 것은 알겠지만, 어지간한 상황이 아니라면 절대 사용하지 못할 것 같았다. 정원을 깡그리 태울 생각이 아니라면, 화염 계열의 마법은 절대 사용하면 안 될 것 같았다.
“태주. 파란색 점이야!”
“응? 혹시 협회인가?”
“우응.”
“움직인다. 어느 쪽이지?”
정원에 갑자기 등장한 파란색 점은 전부 셋이었다. 파란색 점이 전투가 벌어지는 방어 탑 근처로 빠르게 다가오는 게 보였다.
희와 태주는 긴장한 채 새로 나타난 일행의 행동을 주의 깊게 살펴봤다. 만약 전투 중인 아칸서스와 해나 등을 방해하는 적이라면, 탑의 마법을 사용해서 막을 생각이었다.
“어? 태산이 굴 쪽으로 하나가 움직였어!”
“태주, 둘은 그대로야.”
여기서 태산이 굴 쪽은 보이지 않았지만, 방어 탑에 가까이 온 두 개의 파란 점이 누구인지는 확인할 수 있었다. 협회의 인물일 거로 예상하지만, 만약의 일도 염두에 두어야 했다. 태주는 창가에 바짝 붙어서 탑 쪽으로 다가오는 사람들의 정체를 확인했다.
“요원이다!”
“응, 요원 S야.”
“헉! 변했다.”
새로 나타난 사람은 정원의 식구 모두에게 익숙한 요원 S와 그 부하였다.
요원 S는 빠른 속도로 날아오다, 허공에서 몸을 세웠다. 태주는 그가 내려설 위치를 찾는 중인가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요원 S는 공중에 멈춰 선 그대로 몸을 새의 모습으로 바꾸고 있었다. 그 상태로 날카로운 울음소리를 내며, 크게 날갯짓을 했다.
-쉬리리링.
-콰앙.
“다행이다. 요원들도 왔으니, 금방 끝나겠어. 아까 태산이 굴 쪽으로 간 것도 요원이겠지?”
“응! 태주, 이거!”
“응? 아! 희, 최고야. 바로 사용하자.”
희가 가리킨 것은 마법 목록 제일 하단에 있는, 이동 마법 금지 마법이었다. 범위 마법으로, 방어 탑의 영향이 미치는 곳 안에선 이동 주문서나 마법을 사용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방어 탑에 새겨진 마법들은 너무 강력한 것들이라, 정원에선 쓸 수 없는 게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 이동 금지 마법은 지금 쓰기에 딱 좋았다. 전에 이나타에게 이레귤러의 특기가 숨기라서 체포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들었었다. 태주는 이 마법으로 이레귤러가 도망가서 숨을 수 없게 되길 바랐다.
“희, 하이 파이브.”
“이히히.”
-짝!
조그마한 손과 닿은 것치고는 제법 소리가 컸다. 희가 기분이 좋은지, 전속력으로 와서 손을 마주쳤기 때문이었다. 태주는 상황판으로 태산이 굴 쪽을 확인하는 한편 전투가 끝나길 기다렸다. 그렇게 태주와 희가 방어 탑 안에서 잠시 기다리자, 사방에서 울리던 폭음이 서서히 잦아들었다.
“끝났나 보다.”
“태주, 나갈까?”
“아니. 기다리자. 해나나 누군가가 부르러 올 때까지.”
“응.”
“냐야앙.”
태주도 당장 달려가서 제피르와 단단, 그렘린의 상태를 확인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다. 만약 그 혼자였다면, 바로 방어 탑을 벗어나서 확인하러 뛰어갔을 테지만, 품 안에 한 살도 되지 않은 아기를 안고 있어서 의연한 척 참고 있었다.
그렇게 희에게 말은 했지만, 태주의 발은 자연스럽게 1층으로 향하고 있었다. 누군가 탑으로 찾아오면 바로 나갈 수 있게, 문 앞에서 기다릴 생각이었다.
*
-똑똑!
“정원사 씨, 이제….”
-슈우웅.
“나와도 괜… 벌써 나왔네. 호호호.”
“해나, 괜찮아요? 다친 곳은 없죠?”
“괜찮아. 다치지 않았어.”
해나가 방어 탑의 문을 노크하자마자, 태주는 모린과 태산이를 안은 채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그녀의 몸을 훑어보며 다치지 않았는지 확인했다. 사실 그는 문 앞에 딱 붙어서 누군가 나오라는 신호를 주길 기다리고 있었다.
“해나, 모린 좀 안아 주세요. 전 제피르한테 가 볼게요.”
“응. 모린 이모한테 오자.”
“마아.”
“태산아, 먼저 굴로 가. 희. 가자.”
“냐앙.”
이레귤러를 제압한 요원들이 다가오는 게 보였지만, 태주는 태산이 굴 쪽으로 달려갔다. 이레귤러를 확인하는 것보다 아이들의 상태를 확인하는 게 더 중요했다. 태산이도 마찬가지였는지, 태주가 먼저 가라는 말을 하자마자 바로 달려 나갔다.
태산이 굴까지 가는 도중 본 정원은 한숨이 절로 나오는 모습이었다. 쓰러지고 부러진 나무도 많았고, 개중엔 시커멓게 불에 타서 가망이 없는 나무도 있었다. 수년간 태주가 아끼며 돌봐 온 나무들이 잔인하게 훼손되어 버렸다.
뿌드득. 이가 갈릴 정도로 화가 나고 속이 상했지만, 우선은 할 일이 있었다. 그는 나중에 용병 협회가 되었든, 정원사 협회가 되었든, 반드시 철저하게 보상을 받아 내겠다고 다짐했다.
“제피르!”
“정원사님. 이쪽은 괜찮습니다.”
“아! 지켜 주셔서 감사해요.”
“히히잉.”
“제피르. 괜찮아?”
방어 탑에서 확인했던 대로 태산이 굴 앞엔 요원 한 명이 지키고 있었다. 그 요원은 다가온 사람이 정원사인 태주인 것을 알자, 바로 굴 입구를 비켜 주었다. 태주는 제피르와 그렘린, 단단을 확인하느라, 먼저 달려간 태산이가 보이지 않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제피르의 보호를 받은 그렘린과 단단은 다행히 다친 곳이 전혀 없었다. 큰 소리에 약간 놀란 것 같았지만, 전투가 빨리 끝나고 안전한 굴 안에 바로 숨은 덕분인지 상태가 나쁘지 않았다. 거기에 태주가 품에 안고 달래자, 금방 진정되었다.
그렘린을 안고 오두막으로 돌아가는 길에 태주는 연신 산책로 쪽을 돌아봤다. 둥지로 혼자 돌아간 단단이 걱정되어서였다. 그는 그렘린과 함께 단단도 오두막으로 데려가려 했지만, 익숙한 둥지로 가길 바라는 단단을 말릴 수 없었다.
“챱챱챱.”
“아이. 잘 먹는다. 이거 먹고 자고 있어.”
“캉캉.”
우유를 전부 먹을 때까지 지켜보고 싶었지만, 오두막 밖에서 요원들과 아칸서스 등이 그를 기다리고 있어서 바로 나가봐야 했다.
그는 우유에 정신이 팔려서 그가 나가는 줄도 모르는 그렘린들을 한 번 더 확인한 후에 침실 문을 꼭 닫았다. 오두막 문까지 확실하게 닫은 뒤에야, 그를 기다리는 사람들과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
태주는 이레귤러에 관한 얘기를 나누기 전에 아칸서스와 다나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정원의 일에 우연히 휘말렸는데도, 나서서 도와준 둘이 너무 감사했다.
“아칸, 다나 씨. 너무너무 고마워요. 해나도요. 덕분에 무사할 수 있었어요.”
“이레귤러를 체포하는 일에는 누구라도 나설걸. 게다가 우리 모린이도 있었으니까.”
“맞아요, 정원사님. 이레귤러를 그냥 두고 볼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정원사, 감사 인사는 그 정도면 됐어. 난 그것보다 꿈의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곳인 정원이 공격당한 이유가 알고 싶은데. 이봐, 요원?”
건방지기 짝이 없는 말투로 아칸서스가 요원에게 말을 걸었지만, 평소와 달리 다나는 그런 그를 말리지 않았다. 아마도 그녀 역시 정원에 침입자가 발생하고 전투가 벌어진 연유가 궁금한 것 같았다. 그리고 그건 태주 역시 마찬가지였다.
“저도 묻고 싶어요. 요원 S, 어떻게 된 건가요?”
“죄송합니다. 협회에서 이레귤러를 추적하기 위한 함정을 팠는데, 정원사님의 정원이 말려들 줄은 몰랐습니다.”
“함정이요?”
“네. 협회에서는 여러 가지 정황상 이레귤러가 무언가 찾는 게 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일부러 경계를 느슨하게 하고 이레귤러를 유인했는데, 찾는 물건이 협회가 아닌 정원에 있는 것인 줄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꿈의 세계에서 분탕질을 치던 이레귤러는 정원사 협회의 창고에 여러 차례 침입하려 했었다. 또 상점을 해킹하려고 시도하기도 했었다. 협회에선 숨는 데 달인인 이레귤러가 바라는 것을 알아내서 미끼로 삼을 생각으로 함정을 팠었다. 다만 그게 태주의 정원에 있는 물품일 거라는 예상은 아무도 하지 못했었다.
“우리 정원에 있는 물건이요?”
“네. 이동문이었습니다.”
“아! 이동문이라면….”
“네. 정원사님께서 얼마 전에 문의하신 이동문을 노리고 있었습니다.”
“그걸 왜?”
이레귤러를 심문한 게 아니라서 정확한 이유는 모르지만, 추측 가는 이유는 있었다. 이레귤러는 아마 용병 협회의 영역과 정원사 협회의 영역을 자유롭게 오갈 생각으로 이동문을 찾고 있었을 것이다.
“정원 관리자의 연락을 받고 확인한 결과, 이레귤러가 문의 내용을 훔쳐본 걸 알 수 있었습니다.”
“무능하긴. 제대로 파악도 못 하는 주제에 함정을 파려고 해?”
“죄송합니다.”
“마침 우리가 정원에 들렀을 때라 다행이었지. 아니었으면 어떻게 됐을 거 같아?”
“….”
아칸서스와 다나가 없었다면, 정말 큰 일이 벌어졌을 수도 있었다. 아칸서스와 다나, 해나까지 같이 상대했는데도 이레귤러 제압에 시간이 한참 걸렸었다. 해나가 아무리 강하더라도 그런 이레귤러를 제압하는 도중 다칠 수도 있는 일이었다.
“제대로 보상해야 할 거야. 이레귤러 제압을 돕는 건 돕는 거지만, 보상은 또 다른 문제니까.”
“물론입니다. 그 부분은 믿으셔도 됩니다.”
“용병 협회의 범죄자라고 했지?”
“네.”
“흠. 좋아. 보상을 논하는 자리에 나도 나가지.”
제대로 뜯어내 주겠다며, 아칸서스가 태주에게 보상에 관한 협상을 자신에게 맡기라고 말했다. 태주는 그의 말에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꿈의 세계의 물정을 잘 모르는 자신보다는 아칸서스가 협상에 나서는 게 더 나아 보여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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