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healing life of a regressed top star RAW novel - Chapter 164
163. 현실의 정원사 >
몇 시간을 달렸지만, 보랭 백에 넣어 둔 음식을 다 먹지는 못했다. 중간에 들른 휴게소에서 감자 핫도그와 오징어 같은 간식을 사 먹어서였다. 처음 태주가 샌드위치를 권했을 때 좋아했던 두 사람은 끊임없이 먹을 것을 권하는 태주에게 조금 질리고 말았다.
“원래 집에서보다 여행 중일 때는 칼로리가 더 잘 소모된대요.”
“진짜?”
“네. 그러니까, 여행 중일 때는 잘 챙겨 먹어야 돼요.”
“그렇게 말하기엔, 이미 우리 너무 잘 먹는 거 같지 않냐?”
“에이. 이 정도가요? 아니에요. 어린애도 이만큼은 먹을걸요?”
한주원은 그건 아니지 않나 싶었지만, 너무 당당하게 그렇다고 말하는 태주에게 반대의 말을 꺼내지 못했다. 태주가 챙겨 주는 걸 전부 먹다 보니, 한 일주일 치 간식을 전부 먹은 것 같았지만, 그는 태주가 먹는 거를 참 잘 챙기는 성격이라고 편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제작진 차 저쪽 공영 주차장으로 가는 것 같지?”
“네. 바로 초등학교로 안 가네요?”
“장 봐야지. 내일 장사하려면 오늘 밑 준비를 해 둬야 해.”
“밑 준비요?”
“응. 양념장도 만들어 놓고 국물 재료도 손질하고. 그런 건 장사하기 전에 미리 해 둬야 한대.”
요리에 관한 것도 음식 장사에 관한 것도 잘 모르는 태주는 한주원의 말에 그냥 그런가 보다 생각했다. 그러는 한편 그는 여전히 이런 게 재미가 있나 의심스러웠다. 장보고 재료 손질하고 장사하는, 평범하디 평범한 내용의 프로그램을 대체 무슨 재미로 보는 건지…. 이해하기 힘든 취향이었다.
태주는 본인이 현재 예능 프로그램을 찍고 있지만, 내심 이런 프로를 굳이 누가 찾아볼까 걱정스러웠다. 회귀 전에 예능을 좀 봐 뒀다면 괜찮았을 텐데, 거의 본 적이 없어서 이 프로가 인기가 있던 프론지 아닌지도 확신할 수 없었다. 그저 연예인들이 모여서 장사하던 프로그램이 꽤 인기 있었다는 사실만 어렴풋이 기억났다.
“형. 뭐 뭐 사야 하는지 아세요?”
“일단 떡볶이 떡하고 어묵, 국물 재료, 튀김 재료를 사야지.”
“우리 튀김도 해요? 그럼 오징어 튀김도 해요?”
“봐서. 준아, 마트에서 조미료 사 올래? 아니면 같이 재료 사러 시장 갈래?”
“…시장이요.”
박준은 품에 안고 있는 태산이와 잠시 눈을 맞추더니, 시장을 선택했다. 마트에는 반려동물을 데려가지 못할 거라는 생각을 한 것 같았다.
길고양이 두 마리를 멤버들과 같이 키웠다고 하더니, 박준은 태산이한테서 눈을 떼지 못했다. 게다가 삐쩍 마른 사람이 태산이 녀석이 무겁지도 않은지 계속 안고 다니고 있었다. 지나가는 사람에게 밟힐 걱정을 덜어서 다행이었지만, 박준이 입은 후드티 상태는 점점 나빠지고 있었다.
태주는 태산이 녀석이 다시 질겅거리기 시작한 후드티셔츠 끈을 보고, 나중에 박준에게 옷을 한 벌 꼭 선물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재래시장에 나타난 태주와 박준은 사람들의 시선을 제법 끌었다. 훤칠한 청년 둘이 장바구니와 고양이를 안고 다니는 모습은 사람들의 주의를 끌기 충분했다. 두 사람은 익숙하지 않은 재래시장의 모습에 기대하는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와! 시장에 가게가 꽤 많네요. 그쵸?”
“응.”
“통닭 냄새 좋다. 그치 태산아?”
“냐아앙.”
“장 다 보고 나서 몇 마리 사갈까요?”
“응.”
꽃미남 포차의 작가들은 예능에 익숙하지 않은 배우만으로 출연진을 꾸리는 것을 걱정했었다. 20대 초중반의 두 사람이 몸을 사리는 것을 걱정했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강한 태주가 가장 걱정이었다.
하지만 연출진의 걱정은 전부 기우에 불과했다. 태주는 처음 차에 탈 때부터 자식 챙기는 어머니에 빙의한 듯, 두 사람을 챙기기 바빴다. 운전하는 한주원의 입에 간식을 물려 주고, 잠든 박준에게 담요를 덮어 주는 등 생긴 것과 다르게 하는 행동이 꽤 살가웠다.
그는 재래시장에서 장을 보는 지금도 작가들의 예상과 전혀 달랐다. 명품관에나 어울릴 것 같은 겉모습과 다르게, 희희낙락 즐거워하면서 시장 안을 누비고 다녔다. 붙잡고 말을 거는 상인들과 대거리도 잘하고, 너스레를 떨며 상인들의 장난도 잘 받아 주고 있었다.
“아이. 이제 무거워서 못 들어요.”
“아니. 이것도 못 들어서 어떻게 해. 그러지 말고 가져가.”
“아유. 우리 어머니. 손이 너무 크셔서 큰일이네. 이렇게 퍼 주고 남는 게 있어요?”
“호호호. 애들 먹일 거라면서? 내가 반가워서 그래. 우리 큰애도 청산초 나왔어. 중학교 진학하면서 이사하긴 했지만.”
“그러셨어요?”
진짜인지 그냥 하는 말인지 모르겠지만, 싹싹하게 말을 받아 주는 게 좋은지 가게 사장님이 덤으로 여러 가지를 얹어 줬다. 그가 연신 사양했지만, 기어코 장바구니에 넣어 줬다. 덕분에 태주의 장바구니는 벌써 식재료로 울룩불룩한 모양새였다.
쇼핑 목록에 있던 것을 모두 사고, 주문해 뒀던 시장 통닭에 다른 군것질거리를 욕심껏 사자, 박준과 둘이 옮기기 힘들 정도의 짐이 생겼다. 태주는 자신들이 먹을 통닭 봉지만 빼고 나머지, 촬영진을 위해 주문했던 통닭은 뒤따라 오던 카메라 감독과 작가의 팔에 걸어 줬다. 난감해하는 게 느껴졌지만, 어쩔 수 없었다. 이미 그의 양손에는 짐이 가득했다.
*
-부스럭! 부스럭!
“냐아앙.”
“킥. 아직이야. 숙소 도착하면 줄게. 기다려.”
“냐아앙.”
고소한 냄새가 나는 통닭 봉지 앞에서 애처롭게 우는 태산이를 달래 가며 도착한 곳은 한적한 시골 마을이었다. 마을에는 태양광 패널이 얹어진 파란 지붕이나, 주황색 지붕의 오래된 집들이 드문드문 자리하고 있었다.
태주와 다른 출연진은 연출진에서 미리 섭외해 둔 집 앞에 차를 세우고 짐을 내렸다. 녹이 낀 녹색 대문 집은 논두렁 너머로 초등학교 건물이 보이는, 학교와 매우 가까운 위치에 자리 잡고 있었다.
“멍멍!”
“어? 집에 누가 있나 본데?”
“아! 게스트인가 봐요.”
“아하. 벌써 도착했나 보네.”
태주는 마당에서 들리는 강아지 소리가 어쩐지 익숙한 것 같았지만, 착각이라고 치부했다. 그에게 비슷비슷한 강아지 울음소리를 분별해 낼 능력이 있으리라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대문을 열고 들어간 마당에는 태주에게 무척 익숙한 강아지가 돌아다니고 있었다.
“밤이다.”
“밤이?”
“와! 어쩜 이렇게 예상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는 캐스팅이 있죠?”
“응?”
“밤이야. 아빠 어딨어?”
멍멍멍. 태주의 말을 알아듣기라도 한 것처럼 밤이가 한쪽 방을 보고 짖기 시작했다. 직후, 멋쩍은 표정을 지은 진혁이 신발을 들고 방에서 나왔다. 늦게 도착하는 태주 일행을 놀려 주려고 신발까지 챙겨 가서 숨은 모양이었다.
물론 미처 데리고 들어가지 못한 밤이 때문에 바로 들켜 버렸지만.
“하하하. 오랜만.”
“킥. 형님 너무 쉽게 들키는 거 아니에요?”
“어쩔 수 없었어. 밤이가 갑자기 튀어 나가 버려서.”
“밤이가 저 오는 거 알고 반겨 주려 그랬나 보네요. 맞아 밤아? 오빠 반겨 주려고 그랬어?”
“멍!”
“하하하. 아이, 밤이 착하네.”
오랜만에 보는데도 태주를 기억하고 있는지, 밤이가 그의 주변을 돌며 반겨 주었다. 동그랗게 곰돌이처럼 털을 다듬은 밤이는 살도 제법 오르고 털도 잘 빗은 상태라 인형처럼 귀여웠다.
태주 주변을 도는 밤이가 궁금했는지 태산이가 밤이의 꽁무니를 쫓았다. 좀 전까지 통닭 봉지에 매달려서 달라고 조르던 녀석이, 지금은 처음 만난 밤이에게 모든 신경이 쏠려 있었다.
“태산이, 밤이랑 놀고 싶어?”
“냐앙.”
“마당에서만 놀아. 알았지?”
“냐아앙.”
차에서 내린 짐을 모두 옮긴 일행은 내일 있을 장사 준비를 하기로 했다. 떡볶이용 소스를 만들 재료를 다듬는 중이었다. 한주원이 태주에게 혹시 차 안에 두고 옮기지 않은 재료가 있는지 물었다.
“없는데요. 왜 그러세요?”
“무가 부족한 것 같아서. 아까 상추는 안 샀지?”
“네. 무는 하나만 사 왔어요. 상추는 사라고 얘기 안 했었는데요.”
“어. 맞아. 얘기 안 했었어. 진혁 형이 고기 사 왔길래, 혹시나해서 물어본 거야. 무는 형이 떡볶이 양념에 갈아 넣으면 맛있다고 해서 해 보려고 했지.”
“그래요?”
진혁이 참가하고 요리할 사람이 늘자, 레시피에 변화가 생겼다. 검증이 끝난 더 맛있는 레시피가 있는데 사용하지 못하는 게 좀 아쉽긴 했지만, 포기해야 했다. 여기서 시장이 있는 읍내까지 차로 30분이었다. 지금 다시 다녀오기는 힘들어 보였다.
“근처에 무 파는 데 없겠지?”
“그럴 것 같은데요. 지금은 파종 시기라서 밭에서 뽑을 수도 없는데….”
“응? 파종 시기?”
“네. 무는 봄에 심어서 가을에 수확하거든요.”
“헐. 태주, 넌 참 별걸 다 안다. 어쩔 수 없지. 원래 생각했던 대로 해야겠다.”
사실 굳이 무를 넣지 않아도 괜찮았다. 그의 경험상 떡볶이 같은 군것질거리는 친구랑 같이 먹으면 전부 맛있었다.
부엌으로 들어가는 한주원에게서 고개를 돌린 태주가 자신을 주시하는 PD를 향해 궁금한 걸 물었다.
“PD님. 아까 오는 길에요. 텃밭에 상추랑 쑥갓이 자란 걸 봤는데요.”
“네.”
“혹시 거기 야채를 써도 되나요?”
“네. 마음대로 사용하셔도 됩니다.”
1초의 고민도 없이 바로 대답하는 PD의 모습에 태주가 잠깐 그녀를 흘겨봤다. 그가 물어보지 않았으면, 텃밭의 야채를 써도 된다고 알려 주지 않았을 것 같아서였다.
한주원과 상추 얘기를 하는 걸 듣고도 가만히 있던 PD를 흘겨보던 것도 잠시 태주가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더 어두워지기 전에 텃밭에서 잎채소를 수확해 와야 할 것 같아서였다. 그는 툇마루 위에 놓인 녹색 바구니와 과도를 챙겨서 대문 밖 텃밭으로 나갔다.
여름이 다가오는 계절이라서 그런지 생각보다 해가 길었다. 태주가 야채를 따는 중에도 여전히 하늘에 해가 떠 있었다.
그는 누가 봐도 감탄할 만큼 빠른 손놀림으로 상추, 쑥갓, 부추 등의 야채를 따서 담았다. 그뿐 아니라 야채를 따는 도중 눈에 띄는 잡초도 뽑아내고 잔돌도 걷어 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태주가 지나간 자리는 눈에 띄게 깔끔해졌다.
‘PD님, 이태주 씨가 원래 농촌 출신이에요?’
‘아닐걸?’
‘손놀림 좀 보세요. 농사의 신이라고 해도 믿겠어요.’
‘확실히. 예사로운 수준이 아니야.’
스윽. 가볍게 손을 움직이는 것 같은데도, 태주의 손은 다 자란 잎을 놓치지 않았다. 텃밭의 반을 훑고 지나는 데 채 몇 분도 걸리지 않았다. 순식간에 바구니를 가득 채운 태주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그대로 텃밭을 훑어보고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태주야!”
“네. 가요.”
태주가 보인 불만스러운 반응의 이유를 묻기 전에, 집 안에서 진혁이 그를 찾았다. 말릴 새도 없이 바구니를 옆구리에 낀 채 대문 안으로 태주가 들어가 버렸다. 그를 붙잡고 간단한 인터뷰를 하려던 PD는 아쉬움에 입맛을 다셨다.
튀김 반죽이나, 야채를 써는 건 만들기 바로 직전에 해야 맛있다며, 야채 껍질을 벗기고 씻어 두는 정도로 장사 준비를 끝냈다.
순식간에 저녁상까지 차린 일행이 평상에 다 같이 둘러앉았다. 태주 빼고 전부 요리를 할 줄 알아서일까, 저녁상의 메뉴가 제법 화려했다.
“냐앙.”
“태산아, 착하지. 내려가자. 아까 통닭도 먹었잖아.”
“우리 밤이랑 한참 뛰어놀아서 이미 소화 다 됐을걸.”
“그래도 소금 뿌린 고기라서 더 먹으면 안 될 것 같아요.”
“냥.”
태산이가 보채자, 얌전하던 밤이까지 밥상에 매달렸다. 눈치 보지 않고 먹을 걸 달라고 보채는 밤이 모습이 진혁은 기꺼운 것 같았지만, 태주는 태산이가 밤이 버릇을 망치는 것 같아서 미안했다.
방해꾼을 퇴치하며 식사를 마친 태주가 기다렸다는 듯이 티 세트를 들고 왔다. 그가 가져온 것은 주전자 군을 보낸 허전함을 달래려 장만한 무척 화려한 영국식 티 세트였다. 티 세트는 울긋불긋한 문양이나 테두리에 새겨진 금박까지 척 보기에도 비싸 보이는 물건이었다.
반찬 그릇이 치워진 동그란 밥상 위에 올려 둔 티 세트가 그다지 어울리지는 않았지만, 태주는 최선을 다해서 차를 우렸다. 오늘 처음 개시하는 티 세트라서 그도 많이 기대하고 있었다.
“드세요. 소화에 도움 되는 차예요.”
“아이고. 온종일 먹이더니…. 결국 소화에 도움 되는 차까지 먹이냐.”
“크흠. 너무 잘 드시길래, 저도 모르게 더 권한 것 같아요.”
“예능 촬영하러 와서 살쪄서 가겠어.”
“형들은 좀 쪄도 돼요. 둘 다 너무 말랐잖아요.”
진혁이 태주 말이 맞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본 두 사람은 말라도 너무 말라 있었다. 한주원은 얼마 전에 맡았던 배역 때문에 감량해서 그렇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박준은 아니었다. 드라마가 끝나고 꽤 지났다 들었는데, 몸에 뼈밖에 없었다.
“그런데 우리 이렇게 있어도 되는 건가요?”
“뭐, 알아서 편집해 주시겠지.”
“느긋한 게 휴가 온 것 같네요.”
“딱 좋네. 태주야 오늘은 기타 안 가져왔어?”
“짐이 많아서 집에 두고 왔어요.”
시골의 저녁은 조용했다. 뒷정리를 마치자, 수다 떠는 것 외에 딱히 할 일이 없었다. 중간중간 한 사람씩 제작진과 짧은 인터뷰를 하지 않았다면, 멀뚱멀뚱 서로의 얼굴만 보고 있을 뻔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할 일이 없어진 네 명은 바로 씻고 잠자리에 들었다.
*
다음 날 아침. 해가 겨우 끄트머리만 보일 때였다. 태주가 잠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마당의 수듯가에서 찬물로 세수만 하고 대문을 나섰다. 제작진이 나눠 준 개인 카메라를 손에 든 채였다. 급하게 움직이는 와중에도 예능 촬영 중이라는 것을 잊지 않고 있어서 다행이었다.
-탁! 쓰윽.
-탁! 쓰윽.
어슴푸레 동이 터오는 이른 아침. 텃밭이 잘 보이도록 나뭇가지 위에 카메라를 내려놓은 태주가 힘차게 호미를 휘둘렀다. 한동안 김을 매지 않은 듯, 잡초가 무성했던 텃밭은 능숙한 그의 손길에 순식간에 깔끔하게 정리되었다.
“아유. 김을 자주 매 줘야지. 야채가 먹을 영양분을 잡초가 다 먹어 버리겠네.”
쪼그리고 앉아서 하는 일이라 꽤 힘들었지만, 잡초를 그냥 두는 것보단 나았다. 어제 봤던 텃밭의 모습이 얼마나 거슬렸던지, 정원에서 시간을 보내는 중에도 계속 신경이 쓰였었다.
마음 같아서는 어설프게 막대와 비닐 끈으로 둘러놓은 텃밭 경계도 제대로 손을 보고 싶었다. 막대도 단단하게 잘 고정하고 끈도 한 줄이 아니라 세 줄 정도 치고 싶었다.
“아쉬운 대로 막대만 바로 세울까?”
호미가 있으니 막대를 바로 세우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 같았다. 태주는 잠시 집 안에서 무슨 소리가 나나 귀를 기울여 봤다.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제작진처럼 출연진도 모두 자는 중인 것 같았다. 씨익. 그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다시 한번 태주의 호미가 호쾌하게 땅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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