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healing life of a regressed top star RAW novel - Chapter 170
169. 뜻밖의 소식 >
어린 연인과 탐정 박수의 촬영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던 중 태주는 예상치 못한 사람의 연락을 받았다. 가끔 특별한 일이 있을 때 문자 정도만 주고받았던, 어머니한테 받은 한번 만나자는 연락이었다.
트리즈와 계약을 할 때 이후로 실제로 그가 어머니를 만난 적은 없었다. 그렇지 않아도 군대에 가기 전에 만나 뵐 생각을 했었지만, 어머니 쪽에서 먼저 연락을 할 줄은 생각지 못했었다. 거기에 시간이 괜찮으면 태우도 같이 나오라는 얘기를 어머니한테서 들을 거라고는 솔직하게 말해서 상상조차 해 본 적 없었다.
약속 날짜를 그의 스케줄에 맞춰도 괜찮다는 얘기에 태주는 어머니의 신상에 변화가 생겼다는 것을 깨달았다. 태주는 어쩐지 이번에 어머니를 반드시 만나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래서 중요한 선약이 있어서 나오지 못한다는 태우를 강제로 끌어냈다.
오래전에 잡은 약속을 취소하게 한 태주에게 잠시 화를 내던 태우는 이내 얌전해졌다. 언제 잡힌 선약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머니와 만난 것보다는 오래되지는 않았을 거잖냐는 태주의 말을 들은 뒤였다.
“갑자기 무슨 일이시래?”
“형도 모르지. 형도 몇 년 만에 만나는 거니까.”
“지금에서야 하는 말이지만, 난 솔직히 두 분이 진작 헤어지셨어야 한다고 생각해.”
“응?”
“그랬으면 더 빨리 포기할 수 있었을 테니까.”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가족처럼 지내길 바랐던 태우였다. 어머니, 아버지, 태주와 태우. 이렇게 네 가족이 한 울타리 안에서 살길 바라서 제일 어린 녀석이 꽤 많이 노력했었다. 그런 태우의 생각이 이렇게 바뀌었다는 것을 태주는 오늘 처음 알았다.
“난 아직도 두 분이 헤어진 이유는 잘 모르겠어. 부모님도 형도 알려 주지 않았고, 알고 싶지도 않고…. 그래도 차라리 지금이 낫다고 생각해. 같은 집에서 투명 인간처럼 사는 것보다 따로 사는 게 훨씬 나은 것 같아.”
“그래. 솔직히 지금이 낫지. 연우랑 산이, 쿠첼까지 있잖아.”
“형, 태산이를 빼놓으면 어떡해! 태산이가 알면 삐지겠어.”
“하하하. 그러겠다. 지내보니까, 가족이 꼭 혈연으로 이어져야 하는 건 아니더라.”
“맞아. 혈연보다 마음이 더 중요한 것 같아.”
태주는 회귀 전 이때쯤의 태우를 떠올려 봤다. 둘 다 자기 일에 바빠 여행을 같이 가기는커녕 대화를 나누는 일조차도 많지 않았었다. 태주는 진로 문제로 고민이 많았었고, 태우는 대학교 적응과 아르바이트로 바빴었다.
확실히 태주와 태우의 사이는 회귀 전보다 지금이 훨씬 좋았다. 같이 보내는 시간도 더 많아졌고, 대화도 더 자주 하게 되었다. 서로의 취미에 관심을 보이기도 하고 예전에 못 해 봤던 일들도 함께 경험하고 있었다.
약속 장소에 도착해서 잠시 기다리자, 어머니가 도착했다. 그녀는 기억 속 모습과 많이 다르지 않았다. 흐트러짐 없는 깔끔한 차림새도 꼿꼿한 자세와 간결한 말투도 그대로였다.
“둘 다 오랜만이구나.”
“오랜만이에요.”
“얘기는 식사 먼저 한 다음에 나누기로 하자.”
“네.”
인사를 마치고 어머니가 벨을 누르자마자, 상이 차려졌다. 꽤 이름 있는 한정식집답게 스무 가지도 넘는 가지각색의 찬이 정갈하게 차려졌다. 태주는 음식을 먹기 전에 태우를 흘깃 봤다. 오랜만에 어머니를 만나는 자리라서 사진 찍고 싶은 걸 참고 있는 것 같았다.
“어머니. 잠시만요. 먹기 전에 사진 좀 찍어도 될까요?”
“사진?”
“킥. 네. 태우야 사진 찍어.”
“어?”
“사진 찍으라고.”
“응.”
태주가 한 번 더 재촉하자 태우는 못 이기는 척 폰을 들어 사진을 찍었다. 가끔 태주가 한정식을 사 줄 때가 있었지만, 이렇게 본격적으로 지역색이 드러나게 차려진 한정식은 처음이었다. 태우는 사진으로 남겨 두고 나중에 연우랑 비슷하게 차려볼 생각이었다.
몇 년 만에 함께하는 식사였는데도, 자리는 생각보다 불편하지 않았다. 가볍게 나누는 대화 속에서 어머니가 생각보다 그와 태우에게 많은 관심을 두고 있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TV를 거의 보지 않는 분인데, 태주가 출연한 드라마나 영화를 전부 알고 계셨다. 가장 의외였던 점은 어머니가 태우가 운영하는 미튜브 채널을 구독하고 계셨다는 점이었다. 거의 초기부터 쭉 보고 계셨다는 건 생각지도 못한 수확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후식이 차려지자, 어머니가 둘 앞에 갈색 봉투를 내려놓았다. 안에 내용물이 제법 많은 듯 봉투의 두께가 꽤 두꺼웠다.
태주는 어머니가 건넨 봉투를 바로 확인해 봤다.
“신탁?”
“아파트 판 금액이랑 원래 네 학비로 쓰려던 것들 모두 맡겨 뒀다. 당장 필요할 것 같지 않아서 지급 시기는 좀 늦춰 뒀는데, 괜찮지? 태우 네 것도 형이랑 마찬가지야. 그리고 학비랑 생활비는 앞으론 계좌로 넣어 주마.”
“어머니, 무슨 일 있으세요?”
“별일 아니야. 곧 해외 주재원으로 발령받을 예정이라, 이참에 국내 재산을 정리한 것뿐이야.”
어머니는 근무 지역이 미주지역이 아닌 동남아시아 지역인 점을 빼면 꽤 좋은 조건이라면서 기분 좋게 웃었다.
그런 어머니의 모습에 태주는 바로 축하 인사를 건넸다. 말릴 이유가 전혀 없었다. 원래부터 해외 거주에 긍정적인 분이셨고, 새로운 환경은 그녀에게 득이 될지언정 해가 될 일은 없었다.
“축하드려요.”
“고맙다. 자리 안정되면 초대할 테니, 놀러 오렴.”
“하하하. 네.”
“태우 너도.”
“네. 그럴게요, 엄마. 저도 축하드려요.”
“그래.”
뜻밖의 소식에 얼떨떨한 감도 있었지만, 나쁜 소식이 아니라서 다행이었다. 어머니는 몇 년 전 그가 태우를 데리고 독립할 때와 겉모습의 차이는 거의 없으셨지만, 다른 부분에서 많이 달라지셨다. 특히 태우를 대하시는 모습이 많이 바뀌셨다. 태우는 그런 어머니의 모습이 낯선 듯했지만, 싫은 기색은 아니었다.
거리를 두고 있던 지난 시간 동안 어머니는 마음을 많이 추스르신 것 같았다. 자신에게도 태우에게도 여유롭고 너그러워진 모습을 보이셨다.
-꽉!
“어머!”
“건강하게 잘 다녀오세요.”
“그래.”
“태우야, 너도 어머니 안아 드려.”
“어? 어. 잘 다녀오세요, 엄마.”
음식점 앞에서 헤어지기 전에 태주는 어머니를 힘껏 안아 드렸다. 그는 어머니와 포옹을 나눴던 게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였다. 회귀 전까지 합치면 아마 십수 년은 가볍게 넘을 것 같았다. 그 정도로 서먹서먹하던 가족이었다.
“너희도 잘 지내고.”
“네. 다녀오세요.”
“그래.”
오랜만의 만남에 뜻밖의 소식을 듣게 되었지만, 태주와 태우는 어머니의 안전과 건강을 빌어 주었다. 어머니와는 앞으로도 한동안 만나기 힘들 테지만, 이번에는 예전처럼 건조하지 않게, 제대로 마주 보고 인사를 나눌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
정원에 들어선 태주를 반겨 주는 인원이 늘었다. 평소에는 주로 희 혼자서 그를 반겨 주었는데, 최근에는 마법 카펫을 탄 알도 시간 맞춰 그를 마중 나오곤 했다. 덕분에 정원 입구를 통과하는 그의 얼굴엔 매일 미소가 맺혔다.
“희랑 알, 둘 다 잘 놀았어?”
“응.”
-펄럭펄럭!
“하하하. 알이 이제 대답도 잘하네.”
“히히히.”
카펫의 술 달린 부분을 펄럭여서 자신의 의사를 전하는 알이 귀여웠다. 처음에는 카펫 앞부분 전체를 펄럭였는데, 지금은 한쪽 구석만 펄럭일 수 있게 되었다. 말을 못 하는 알이라 의사소통을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한 게 무색하게 지금은 말이 꽤 잘 통했다.
-끼루루루룩!
“어? 우편이다!”
“태주, 우편이야.”
“응. 가 보자.”
최근의 우편은 꽤 반가운 소식들이 적혀 있었다. 오늘의 우편은 어떨지 몰랐지만, 태주는 내심 좋은 소식을 기대하고 있었다.
[요정 숲에서 알립니다.요정 숲에 새로운 보석 거울이 탄생했습니다.
요정 숲에 방문하시는 방문자는 보석 거울과 마주치면, 거울을 더럽히지 않도록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다행이다. 이레귤러가 파괴했던 보석 거울이 다시 태어났대.”
“다행이다.”
“그때 실종자는 찾았나 몰라.”
“찾았어.”
“그래? 희는 어떻게 알았어?”
“여왕님이 알려 줬어.”
실종자를 수색하던 요원 S와 만난 것은 정말 오래전이었다. 정원에 제피르와 해나가 오기 전에 만났었다. 그 일 덕분에 제피르도 만나고 다른 정원사들과도 안면을 텄었다.
“그러고 보니. 그때 사자 정원사랑 다른 정원사가 놀러 오겠다고 했었는데.”
“응.”
“한 번도 안 왔었네. 뭐, 우리도 놀러 가지 않았으니 마찬가지인가. 희, 그때 받은 좌표 기억하지?”
“응, 기억해. 고기랑 꽃이었어.”
방문할 때 꼭 챙겨가야 하는 선물이 있었다. 신선한 고기와 꽃이었는데, 벌써 수년 전의 일이라서일까, 어느 쪽에 무엇이 필요했는지 잘 기억나지 않았다.
“사자 정원사 쪽이 꽃이었어? 아니면 고기?”
“우웅. 모르겠어.”
“하하하. 언제 방문할지도 모르는데, 그런 건 잊어버렸어도 괜찮아.”
“이히히. 응.”
태주는 다른 정원사의 정원에 방문하는 일보다, 요정 숲에서 알려 온 소식에 더 관심이 갔다.
보석 거울. 자기 몸을 더럽힌 상대를 어딘가로 날려 버리는 능력을 지닌 신비한 거울이었다. 가끔 거울을 깨끗하게 닦아 준 상대에게 선물을 주기도 했다. 물론 아주 가끔 있는 일로, 대개는 정원 같은 곳으로 자신의 몸을 더럽힌 무뢰배를 날려 버렸다.
“보석 거울 보고 싶다.”
“보석 거울?”
“응. 보석 거울은 너무 아름다워서 만지면 안 되는 걸 알면서도 만지고 만다고 책에 적혀 있었어.”
“우와!”
“얼마나 아름다우면 이상한 곳으로 날려질 걸 뻔히 알면서도 만지게 되는 걸까? 궁금하다. 그치?”
“응.”
얼마 전에 주전자 군이 잘 있는 것도 확인하고 향신료도 보충해서 한동안은 요정 숲에 갈 일이 없을 것 같았다. 그러고 보니 최근엔 제피르가 그와 함께 현실에 자주 가고 있어서 희가 요정 숲에 놀러 가지 못하고 있었다.
“희, 이따가 오후에 제피르랑 요정 숲에 놀러 갈래?”
“우웅, 알은?”
“하하하. 알은 내가 돌볼게. 희는 재밌게 놀다 와.”
“이히히. 응. 알았어, 태주.”
희는 알을 돌보는 일도 자신의 책임이라고 여기고 있던 것 같았다. 평소엔 아이처럼 순수하고 밝은 희지만, 가끔 이렇게 든든한 관리자의 모습을 보여 주곤 했다. 태주는 희가 그럴 때마다 자랑할 곳이 따로 없는 게 너무너무 아쉬웠다.
“그나저나 알 하고는 뭘 하고 놀아야 하나?”
그렘린들은 주로 알의 마법 카펫을 얻어 타고 이곳저곳 쏘다녔다. 태산이는 알에 몸을 딱 붙이고 낮잠을 자거나 자기 굴을 구경시켜주기도 했다. 그런 아이들과 다르게 태주는 알하고 할 만한 놀이를 떠올리지 못했다.
“뭘 해 주지?”
“정원사 씨, 아까부터 뭘 그렇게 고민하는 중이야?”
“알하고 같이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고 있었어요.”
“호호호. 뭘 그런 걸 고민해. 알이 깨어 있는 시간은 많지 않은데.”
“아! 맞다. 잠깐씩 깨서 돌아다니는 거였죠.”
매일 그를 마중 나와 주고 정원을 구경 다녀서 잊고 있었는데, 알은 알이었다. 용의 알이 아닌 다른 알이었다면, 얌전히 둥지에서 부화할 때를 기다리는 게 정상이었다.
“요 녀석이 워낙 활동적이라 잊고 있었어요.”
“호호호. 아칸서스에게 물어보니 원래 붉은 용들 성향이 그렇대. 굉장히 활동적이라네.”
“정말요? 우리 정원에 예비 개구쟁이가 있었네요.”
사실 태주는 알이 언제 자는지, 언제 깨어 있는지 잘 몰랐다. 저녁에 잠잘 시간에는 얌전히 침실로 돌아오기 때문에 바로 알 수 있었지만, 평소에는 아니었다. 마법 카펫을 타고 둥둥 떠다니는 알이 잠을 자는 중인지, 깨어 있는 중인지 분간할 재주가 그에게는 없었다.
“음. 음. 음.”
“호호호. 알이라고 너무 고민할 필요 없어. 아기한테 해 주는 걸 그대로 해 주면 돼.”
“아기한테 해 주는 거요?”
“응. 보통은 이야기책을 읽어 주거나, 음악을 들려주잖아. 정원사 씨도 그렇게 하면 될 거야.”
동화책을 읽어 주는 일이나 연주를 들려주는 일이라면 자신 있었다. 동화책 읽어 주기는 다원 보육원에 들를 때마다 그가 하는 일이었고, 악기 연주는 그의 장기였다. 생각보다 알과 할 수 있는 일은 간단한 일이었다.
“좋아요. 정원 일을 마무리하면 오랜만에 바이올린을 연주해 봐야겠어요.”
“호호호. 오늘은 귀가 즐거운 티타임이 되겠는걸.”
“하하하. 해나, 맛있는 디저트 부탁할게요. 아! 오후엔 희가 요정 숲에 놀러 갈 거예요. 도시락 부탁해도 될까요?”
“오! 물론이지. 오랜만에 가는 나들이일 테니, 화려한 도시락을 준비해 줄게.”
“고마워요, 해나.”
요새 정원은 그가 없을 때면 2호가 나서서 돌봐 주고 있었다. 주로 힘이 많이 필요한 일들, 나무의 위치를 옮기거나, 말뚝을 새로 세우는 일들을 그가 오기 전에 2호가 대신해 주고 있었다.
현실로 가기 전에 할 일을 알려 주고 가면 돌아와 있을 때는 모두 처리되어 있었다. 오늘도 그가 어제 얘기하고 간 온실의 선반 정리를 2호가 모두 끝내 놓았었다.
덕분에 오전에만 정원 일을 하면 오후엔 느긋하게 쉴 수 있었다. 현실에서 취하지 못하는 휴식을 2호 덕에 정원에서 마음껏 취할 수 있었다.
*
점심을 먹고 희와 제피르가 요정 숲으로 놀러 간 후, 태주는 알의 상태를 유심히 살폈다. 마법 카펫이 움직이지 않고 한곳에 있었지만, 아무래도 자는 것 같지는 않았다.
알의 상태를 가장 쉽게 확인하는 방법은 알 표면에 손바닥을 대고 잠시 기다리는 것이었다. 그의 손에 콩 하고 두드리는 느낌이 오면 알이 깨어 있는 상태였다. 반대로 아무 반응이 없으면 자는 중이었다. 당연히 이 방법은 알이 손 닿는 근처에 있을 때만 사용할 수 있었다.
태주는 얌전히 있는 붉은 알의 위에 가볍게 손을 얹었다.
“깨어 있니?”
-콩.
“하하하. 깨어 있었구나.”
“호호호. 정원사 씨, 차랑 다과는 준비됐다고.”
“네, 해나. 신청곡 있으세요?”
“음. 오늘은 전에 들었던 사랑의 인사가 좋겠어. 이런 따뜻한 날에 잘 어울리는 곡이야.‘
엘가의 ’사랑의 인사‘는 언제나 따뜻한 날씨인 정원에 어울리는 곡이었다. 태주도 연주하기 좋아하는 곡이라 바로 바이올린을 들어 올렸다. 그가 연주하는 다정한 곡조가 정원에 울리자, 태산이 녀석이 쏜살같이 뛰어 왔다.
태주의 바이올린 연주를 들으며 즐기는 티타임은 만족스러웠다. 게으른 포즈로 카펫 위에 누워서 음악을 듣던 태산이도, 태어나 처음 듣는 연주에 놀란 표정을 지은 2호도 모두 만족한 얼굴이었다. 물론 신청곡을 마구 늘어놓은 해나도, 카펫 위에서 햇볕과 음악을 즐긴 알도 만족하긴 마찬가지였다.
-삐삐삐삐!
“어? 경고 알림? 책 조각상에서 나는 소리인 것 같죠?”
“그런 것 같아. 정원사 씨 어서 확인해 봐.”
“네.”
이렇게 정원 안에 모두 들릴 정도의 알람은 정원을 얻은 후로 처음 듣는 것이었다. 아니, 딱 한 번 정원 전체에 울리는 알람을 들은 적이 있었다. 희가 태어나고 관리자가 되었던 날, 노랫소리 같은 알람이 정원 전체에 울렸었다.
[경고: 현재 관리자가 통신 불가 위치에 있습니다. 관리자의 위치를 확인하십시오.]“헉! 희! 해나, 당장 요정 숲으로 가 봐야겠어요. 희한테 일이 생겼나 봐요.”
“알겠어. 정원은 나한테 맡기고 어서 가 봐. 2호와 태산이를 데려가는 것도 잊지 말고.”
“네. 태산아, 2호야.”
정원의 작은 관리자 요정 희의 신상에 일이 생긴 것 같았다. 이동 주문서를 사러 상점으로 향하는 태주는 두근대는 심장을 진정시키려 애를 썼다. 지금은 흥분할 때가 아니었다. 냉정하게 상황을 파악하고 희를 찾아내야 할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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