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healing life of a regressed top star RAW novel - Chapter 175
174. 라디오 방송 >
이름을 말한 후 잠시 뜸을 들이던 한창석 감독은 이내 전화를 건 용건을 털어놓았다.
-변명처럼 들리겠지만, 몇 시간 전에 나간 기사는 내가 의도한 건 아닙니다.
“…그러세요?”
-물론 이태주 배우를 섭외하고 싶은 건 사실입니다. 아마 제작사에서 그 얘기를 듣고 기사를 내보낸 것 같은데, 난 배우한테 제대로 의향을 물어보길 바랍니다.
“음.”
-솔직히 내가 이태주 배우한테 바라는 역이 쉬운 역이 아니라, 이런 식으로 일이 꼬이길 원하진 않았습니다.
우 팀장은 슬슬 한창석 감독과의 대화가 불편하게 느껴졌다. 차라리 예의 없이 소리만 지르는 사람이라면 상대하기 편할 텐데, 상대측에서 솔직하게 나오니 되레 화를 내는 것도 따지는 것도 애매한 상황이 되어 버렸다. 이런 상황에서 한창석 감독 같은 유명 감독에게 섭외 불가를 통보해야 하는 건 단순히 불편한 정도는 아니었다.
“감독님. 말씀은 이해했어요. 죄송하지만, 저희….”
-우원희 팀장님, 한번 봅시다.
“예?”
-언제가 편합니까? 이태주 배우랑 같이 볼 수 있는 자리 좀 부탁합니다.
“후우. 감독님. 이런 말씀을 드리게 돼서 죄송하지만, 이태주 배우는 감독님 작품에 출연하기 힘드세요. 아니, 다른 분들 작품 역시 마찬가지예요.”
-그게 무슨 뜻입니까? 혹시 이번 기사 때문에 그럽니까?
그건 아니라고 대답한 우 팀장은 잠시 망설이다 한창석 감독에게 사실을 알리기로 했다. 변명으로 상황을 모면하기엔 상대가 너무 거물이었다. 그녀는 아직 어디에도 알리지 않은 사실을 한창석 감독에게만 살짝 얘기했다.
국가의 부름으로 앞으로 2년간 태주는 어느 작품에도 들어갈 수 없다. 그 얘기를 들은 한창석 감독은 폰 너머로도 느껴질 정도로 깊은 한숨을 쉬었다.
“후우. 2년이나.”
“죄송해요. 감독님.”
“후우. 내가 그, 아니, 죄송합니다.”
머뭇머뭇, 태주를 섭외하기 힘들다는 사실을 알았는데도 한창석 감독은 전화를 끊지 못하고 머뭇거리고 있었다. 자신이 바랐던 이미지에 꼭 맞는 배우를 이제야 찾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앞으로 2년은 어떤 조건에도 섭외할 수 없었다.
우 팀장은 망설이는 그에게 태주의 입대 사실은 비밀로 해 달라는 부탁을 하고 통화를 마쳤다. 담담하게 죄송하다 사과하고 종료 버튼을 누른 그녀였지만, 전화를 내려놓자마자 생수 한 병을 그대로 마셔 버렸다. 속이 탔다. 이 좋은 기회를 놓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속이 타서 참을 수 없었다.
한창석 감독은 20년 전 단편 영화 한 편으로 그해 단편 영화제의 대상을 싹 쓸어 담은 후로, 내놓는 영화마다 화제를 일으키며 그 해의 작품상이나 감독상을 받았었다.
가장 최근인 4년 전에 내놓은 영화는 여러 영화제에서 감독상, 기술상, 음악상 등을 받고 출연했던 배우들은 주연상은 물론 조연상까지도 모두 가져갔었다.
그런 한창석 감독이 콕 집어서 태주를 섭외하길 바라고 진한 아쉬움을 남겨 둔 채 전화를 끊었다. 우 팀장의 마음도 한창석 감독의 마음과 다르지 않았다. 그녀는 만약 곁에 태주가 있었으면 멱살을 잡고 감독 앞으로 끌고 가고 싶을 정도로 이 기회가 아쉬웠다.
그리고 그녀처럼 냉수를 마시고 속을 달래는 사람이 한 명 더 있었다. 폰을 내려 놓은 지금도 이 상황을 아쉬워하고 아까워하는 한창석 감독이 그 주인공이었다. 그는 몇 년째 붙들고 있던 시나리오에 꼭 맞는 배우를 찾았는데, 불가항력으로 섭외하지 못하는 상황에 참기 힘들 정도로 속이 탔다.
“아무리 봐도 이태주뿐이야. 겉모습이 천사처럼 선한 건 꾸며 낼 수 있어. 하지만 다른 건 아니지. 이건….”
그가 바라는 배역은 천사 같은 외모에, 어떤 의심도 하지 않고 사람을 수십 번 찔러 죽일 수 있는 악역이었다. 감정을 이해하지 못해서 이질감을 느끼게 하는 소시오패스 악인이라면 연기할 사람이 많았다. 시간은 걸릴 테지만, 오디션으로 신인을 찾아봐도 됐다.
하지만 그가 바라는 종 자체가 다른 듯한, 눈빛마저도 맑고 선한 순수한 악(惡) 그 자체를 연기할 배우는 찾기 쉽지 않았다.
지금, 딱 지금의 이태주가 좋았다. 2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면 사람이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그사이에 어떤 사람을 만나고 어떤 일을 경험할지 알 수 없었다. 그가 바라는 것은 지금의 해맑게 선한 이태주였다. 그 모습으로 수많은 사람을 자살로 몰아넣는 명령을 가볍게 내리고 자신에게 반기를 드는 부하도 때려죽이고 해야 했다.
한창석은 제작사에서 가져온 캐스팅 목록을 다시 들춰 봤다. 없었다. 비슷한 이미지로 제법 잘 찾아왔지만, 기준에 못 미쳤다. 이미 제일 잘 어울릴 배우를 찾은 그에게 제작사에서 뽑은 배우들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2년의 공백이라는 리스크를 짊어진다고 해도, ‘머니 게임’의 가장 잔인하고 순수한 악역을 맡을 사람은 이태주밖에 없었다.
“2년. 기다릴까? 아니면 그냥 찍어?”
힘겹게 성공한 금연의 의지가 흔들리고 있었다. 4년이나 영화를 찍지 못했다. 그간 그는 아직 준비가 덜 되었다는 핑계로 뮤직비디오와 광고 영상 같은 작업만 했었다. 사실 시나리오는 이미 준비된 상태였다. 배역에 맞는 배우를 찾지 못해서 못 찍고 있었을 뿐이었다. 촬영장에 가고 싶어서 몸살이 날 정도였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 작품이 될 게 뻔해서 참고 있었다.
“빌어먹을. 2년. 그래. 4년도 기다렸는데, 그깟 2년! 기다린다, 기다려. 아우! 젠장!”
2년. 4년 전, 역할에 맞는 배우를 찾아 지방의 작은 극단까지 뒤지고 다녔던 것보단 나았다. 최소한 배우가 어디에서 무얼 하는지는 알 수 있었다.
그렇게 다짐을 했지만, 한창석 감독은 땅이 꺼질 듯 한숨을 뱉었다. 이렇게 하는 게 맞다 생각하고 있었지만, 다시 늦어지는 영화 작업이 아쉽지 않은 건 아니었다.
제작사에서 설레발을 치는 바람에 확정도 되지 않은 캐스팅 목록이 기사로 나가 버렸지만, 덕분에 태주의 사정을 알 수 있었으니 나쁜 결과만은 아니었다. 물론 좋지도 않았다. 그저 다른 영화 촬영 때문에 섭외를 거절하는 최악의 상황만 피했을 뿐이었다.
“어유. 대표 양반이 또 난리를 치겠구만.”
느끼한 웃음을 멋진 줄 알고 입에 달고 사는 바른 제작사의 대표를 떠올린 한창석 감독이 인상을 구겼다.
이태주가 맡았으면 좋겠다는 말 한마디에 기사 먼저 내 버릴 줄은 예상하지 못했었다. 트리즈의 대응을 보면 아마도 절차를 다 무시한 것 같았다. 괜히 몇몇 감독이 바른 제작사를 피하는 게 아니었다. 자신도 소문을 듣긴 했었지만, 투자는 잘 받아 오는 곳이라서 같이하기로 했었다.
“한동안은 피곤하겠어.”
*
늦은 저녁 시간, 태주는 견우와 같이 MBS 방송국으로 가고 있었다. 평소와 다른 시각에 움직이는 이유는 드라마가 시작하고 한 시간 뒤에 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하기 위해서였다.
어린 연인의 방송이 시작되자, 홍보를 위한 예능 출연 얘기가 많이 나왔다. MBS에서 태주를 출연시키길 바라는 예능 프로그램은 많았지만, 태주의 마음에 드는 프로그램이 없었다.
사실 MBS의 예능국을 몇 년간 지탱하던 간판 예능 프로그램들이 종영된 뒤엔 이렇다 할 프로그램이 없었다.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이 혼자 사는 연예인의 일상을 촬영하는 관찰 예능이었다. 그 외에는 복면을 쓰고 노래하는 경연 프로그램 정도가 인기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예능도 케이블에 밀리기 시작한지 벌써 한참됐네.’
관찰 프로그램이나 경연 프로그램 모두 태주가 출연하기에는 여러모로 문제가 있었다. 관찰 프로그램은 애초에 무리였다. 태주는 혼자서 생활하지 않을뿐더러 현재 타 방송국의 드라마를 촬영 중이었다. 경연 프로그램은 준비 기간이 예상보다 길었고 혹시라도 태주의 경연 성적이 좋아도 사정상 계속 출연하기 힘들었다.
태주가 MBS의 예능 프로그램 목록을 앞에 두고 선뜻 고르지 못하자, 견우가 다른 방법을 찾아왔다. 저녁 10시부터 12시까지 방송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의 게스트 자리였다. 보이는 라디오로 30분 정도 드라마 얘기를 하고 노래를 한 곡 선곡해서 들려주면 끝나는 일이었다.
태주와 견우는 방송국 아래층 카페에서 커피와 케이크 등의 간식을 사 들고 라디오 방송국이 있는 층으로 올라갔다. 카페에서도 방송국 로비를 걷는 중에도 태주는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태주는 마주치는 사람마다 가볍게 고개를 숙이며 지나갔다.
“어라? 매니저님, 저희 MBS 방송국 처음 오는 거예요.”
“그렇군요. 그러고 보니 촬영이 급해서 이쪽엔 들르지도 못했었군요.”
“조금 일찍 와서 드라마국에 인사라도 하러 갈 걸 그랬나 봐요.”
“아닙니다. 박수 촬영이 시간 안에 끝나서 대본을 볼 시간이 난 거로 충분합니다.”
“하하하. 그렇긴 하죠.”
이번에 박수에서 맡은 의뢰는 양육비를 보내지 않고 잠적한 전남편을 찾아 달라는 것이었다. 전남편을 찾아낸 박수와 조수가 새벽부터 전남편을 미행하는 장면을 찍느라, 태주 역시 일찍부터 촬영장에 가 있었다. 새벽부터 좀 전까지 16시간을 내리 촬영하고 방송국으로 온 참이었다.
하지만 엘리베이터 안에 부착된 거울에 비치는 그의 모습에선 피로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태주는 어린 연인의 남주 역에 맞게 밝은색의 니트를 입고 굵은 웨이브를 넣은 머리를 하고 있었다. 눈꼬리는 조금 내리고 입술을 도톰하게 분홍빛이 도는 색으로 칠한 그는 순한 강아지 같은 인상이었다.
“미나 누나는 잘 들어갔겠죠?”
“형식이도 같이 있으니 괜찮을 겁니다.”
태주는 대여 의상과 소품의 반납 때문에 촬영장에 두고 온 미나가 걱정됐다. 어시스턴트를 고용하자는 얘기를 한 번만 더 꺼내면 가만 안 두겠다는 엄포에 그냥 있었지만, 역시 사람을 더 고용해야 했다는 생각을 지우기 힘들었다.
“아마 다음 촬영부턴 미나 씨를 도와줄 사람이 올 겁니다.”
“어? 진짜요?”
“네. 김혜주 배우님 스태프 중에 두 명이 이쪽에 합류할 예정입니다.”
“김혜주 선배님 스태프요?”
“네. 드라마 끝내시고 쉬시는 중이시라서요. 우 팀장님이 부탁을 드렸다고 합니다. 몇 년간 김혜주 배우님과 일한 스태프라 믿을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미나 씨에게는 내일 얘기할 생각이었습니다.”
예전에 드라마 OST 건으로도 도움을 받았는데, 이번에도 다시 김혜주의 도움을 받게 됐다. 예전에는 그녀가 드라마 촬영에 바빠서 만나서 인사를 못 했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꼭 만나서 제대로 감사 인사를 하고 싶었는데, 그녀는 현재 가족들과 유럽 여행 중이었다.
“이상하게 김혜주 선배와는 항상 엇갈리네요.”
“그러게 말입니다. 그래도 그게 태주 씨 탓은 아니니 마음 쓰지 마십시오.”
“그건 그런데, 신경 쓰이긴 해요.”
“하하하. 괜찮습니다. 원래 휴식기엔 가족하고만 시간을 보내십니다.”
미나에 관한 걱정을 덜게 된 태주의 표정이 밝았다. 기분 좋은 소식에 장시간 촬영한 피로도 사라진 느낌이었다. 라디오 방송의 PD와 만나기로 한 회의실로 향하는 태주의 발걸음이 가벼웠다.
*
회의실엔 DJ 최정을 제외한 사람들이 모두 모여 있었다. 태주와 견우는 가져온 간식과 음료를 내려놓고 인사를 나눴다. 여유로운 정도까진 아니어도 태주가 대본을 볼 시간은 충분했다.
“여기 대본 보시고요. 선곡하신 곡은 이 곡이 맞으시죠?”
“네. 맞아요.”
“태주 씨, 혹시….”
“네. 편하게 말씀하세요. 작가님.”
“노래 한 곡 부르…. 아니, 아니에요. 못 들은 거로 하세요. 어휴. 내가 주책이지.”
작가가 하려던 말이 무엇인지 대충 감을 잡은 태주였지만, 나서지는 않았다. 촬영이 길어져서 목 상태가 그리 좋지 않아서였다. 만약 노래를 부른다면 좀 더 좋은 상황에서 부르고 싶었다. 이를테면 팬 미팅 같은 장소에서 말이다. 물론 아직은 먼 얘기지만….
조금 늦게 회의실로 온 DJ 최정과도 인사를 나누고 나서 태주는 스튜디오로 자리를 옮겼다. 최정이 방송하는 모습을 미리 볼 생각이었다. 회귀 전에 라디오에 출연한 일이 있긴 했지만, 보이는 라디오는 처음이었다. 예습 겸 미리 봐 두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꿈꾸는 소년 최정의 파라다이스입니다.”
“오늘은 한밤의 데이트에….”
“7832님 오늘은 아침부터 힘든 일이 많으셨네요. 이번 곡이 7832님의….”
DJ 최정의 목소리는 맑은 편이었다. 발음도 깨끗하고 대본을 읽는 속도도 적당했다. 노래를 트는 사이사이 카메라를 향해 가벼운 눈짓도 하며 꽤 유쾌한 분위기로 방송하고 있었다.
“최정 씨 잘하시죠?”
“네. 덕분에 걱정을 덜었어요. 저 보라는 처음이라서 긴장했었거든요.”
“하하하. 태주 씨도 참. 그 많은 스태프 앞에서 연기하시는 분이….”
“하하하. 그건 그렇지만, 라디오는 처음이라서요.”
부스 밖에서 최정이 방송하는 것을 한참 지켜보자 어느새 태주가 들어갈 시간이 되었다. 태주는 작가가 챙겨 준 대본을 들고 지정된 자리에 가서 앉았다. 카메라에 그가 비추기 무섭게 모니터의 화면이 바뀌기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이태주입니다.”
“안녕하세요. 한밤의 데이트 주인공은 이태주 씨였습니다. 사실 오늘 게스트가 이태주 씨라는 걸 알고 제가 자리를 좀 옮겨 달라고 했었습니다.”
“네?”
“한 자리라도 떨어져 앉아야지. 너무 비교되잖아요.”
“하하하.”
너스레를 떨며 태주를 반긴 최정의 멘트를 시작으로 가벼운 근황 토크가 이어졌다. 드라마 홍보가 가장 큰 출연 목적이었기 때문에 태주는 성실하게 대화에 응했다.
조세라와 키스 신은 언제 나오나요? 드라마에서 한 마술은 실제로 배웠어요? 등등. 청취자가 올리는 드라마에 관련한 질문에도 답하면서 시간을 보내자 금세 노래를 듣는 시간이 되었다. 태주가 선곡한 곡을 들은 후엔 드라마 관련이 아닌 평범한 질문이 이어졌다.
“5859님 안녕하세요, 태주 오빠. 오빠 이제 드라마 OST는 안 부르세요?”
청취자의 질문을 읽은 최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수능 응원 영상에서 부른 노래가 화제가 되면서 태주가 불렀던 영화와 드라마의 OST까지 팬들이 찾아냈었다. 하지만 이후로 태주가 OST나 음악 관련 작업을 했다는 소식은 전혀 없었다.
“어. 생각도 못 했던 질문이네요. 사실 예전에는 운이 너무 좋았어요. 곡도 너무 좋았고요. 최근엔 OST 작업에 관한 얘기가 없는 게 사실이에요. 그래도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하고 싶은 마음은 있어요. 혹시 음악 감독님들이나 작곡가님들 중에 듣고 계신 분 있으시면 연락 주세요. 하하하.”
“하하하. 아마 듣고 계신 분이 꽤 계실 거예요. 저도 태주 씨 노래를 듣고 싶으니, 반가운 소식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다음 질문….”
다음 청취자의 질문을 읽으려던 DJ 최정의 얼굴이 잠시 굳었다. 하지만 경험 많은 그는 바로 표정을 풀고 화면 스크롤을 올려서 다른 질문을 찾았다.
같은 화면을 보던 태주 역시 잠시 표정을 굳혔지만, 최정처럼 아무렇지 않은 척을 했다. 도리어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면서 카메라에 시선을 맞추고 청취자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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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이 이어지는 동안 부스 밖에선 작가 몇 명이 계속 새로운 아이디로 같은 문구를 올리는 청취자를 차단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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