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healing life of a regressed top star RAW novel - Chapter 199
198. 뮤비 출연 >
열흘간의 지방촬영이 끝나고 출연진과 연출진 모두에게 이틀의 휴식일이 주어졌다. 말이 휴식일이지 실제로 감독이나 제작사의 휴식일은 아니었다. 감독은 편집이나 그 외에 확인할 게 많았다. 제작진 역시 마찬가지였다. 물론 태주 역시 이틀 동안 할 일이 있었다.
태주는 이틀의 휴식 시간에 미뤄 두었던 일을 처리하기로 했다. 벌써 이 년도 전에 했던 약속을 지키는 일이었다. 제대 직후 꽤 여유로웠을 때 할 수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그쪽도 사정이 있어서 이제야 시간이 맞았다.
“미나 누나, 누나는 쉬어도 된다니까요.”
“그쪽 스타일리스트를 뭘 믿고 내가 너를 맡기니?”
“실력 있는 사람이라고 준이 형이….”
“박준 씨가 험한 말을 할 줄이나 아니? 다 좋다고 하지.”
“그건 그렇죠.”
사실 이 약속도 박준이 아닌 그의 매니저였던 사람의 연락을 받고 떠올렸었다. 박준은 복귀 준비로 바쁠 테니 연락하지 말자고 한 걸 매니저님이 나서서 했다고 들었다.
“꽃미남 포차 촬영할 때 재밌었는데.”
“그때 한 약속이라며? 네가 나중에 레이블 차리면 뮤직비디오 출연해 주겠다고 했다며?”
“네. 준이 형이 예전 멤버랑 다시 뭉치고 싶어 했거든요.”
“다 모였어?”
“아뇨. 준이 형 포함 세 명이요. 매니저님이 레이블 대표 하시고 준이 형이랑 작곡하던 멤버랑 래퍼 한 명해서 셋이서 차렸대요.”
박준은 계약 기간이 끝나자마자 소속사에서 나왔다. 박준이 그만둘 때 그의 매니저 역시 같이 회사를 나왔다. 다행히 매니저가 준비해 둔 자료가 있어서 많지 않았지만, 정산은 제대로 받을 수 있었다. 그걸 기반으로 레이블을 차리고 음원을 내고 있었다.
“박준 씨 연기 그만둘 줄 알았는데, 드라마에 꾸준히 나오더라.”
“연기 좋아졌죠?”
“얘는. 내가 뭐 볼 때 신이랑 의상이 어울리나만 보는 걸 잘 알면서.”
“하하하. 매니저님은 보셨어요?”
“봤습니다. 확실히 예전보다 편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흐흐흐. 역시 그렇죠? 많이 좋아졌죠?”
박준 씨 연기가 좋아졌는데 네가 왜 뿌듯해하냐며 미나한테 타박을 들었지만, 태주의 웃는 얼굴은 그대로였다. 그런 태주를 백미러로 확인한 견우도 따라서 웃고 말았다. 그는 태주가 저렇게 뿌듯하게 웃는 이유를 알고 있었다.
견우는 태주의 데뷔 초기 초빙하려 했던 연기 선생 박재성을 다시 찾아간 일을 떠올렸다. 이번에는 그 혼자 찾아간 게 아니었다. 태주의 부탁으로 박준과 그의 매니저를 만나서 같이 찾아갔었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선생님.”
“아! 아아! 이태주 씨?”
“네. 이태주 씨 수업을 부탁했었던 김견우입니다.”
“나중에 알았어요. 개인 수업 부탁했던 게 이태주 씨란 걸. 그리고 거절하길 잘했다 싶었죠. 내가 가르칠 게 없더라고요. 그런데 오늘은 왜?”
박재성의 의문에 견우는 같이 온 사람을 소개했다. 사실 그가 소개할 필요도 없었다. 박준 역시 드라마 주연을 맡고 예능에도 여러 번 출연할 정도로 인지도가 있는 사람이었다.
“안녕하십니까. 여기 박준 씨의 연기 수업을 부탁드리려고요.”
“예? 연기 수업이요? 이미 배우로 활동하시는 분 아니신가요?”
“맞습니다. 혹시 박준 씨 작품을 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네.”
“어떠셨습니까? 솔직한 평을 부탁드립니다.”
잠시 주저하던 박재성은 솔직한 답을 듣길 바라는 박준과 매니저에게 자신의 감상을 들려줬다. 극을 구성하는 데 꼭 필요한 연기를 하는 배우. 화면을 풍성하게 만들어 줄, 연출자의 요구를 잘 반영하는 수요가 많은 배우라는 평이었다.
화면에 비치는 순간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당기고 극에 생동감을 불어넣어 끌고 나가는 배우가 태주라면, 박준은 그와는 다른 타입이었다. 연출자의 요구를 충실하게 따르는, 마치 도구처럼 쓸 수 있는 배우였다.
“그런 배우가 나쁜 건 절대 아니에요. 연출자들은 그런 배우를 좋아하거든요.”
“그렇습니까?”
“네.”
거기에 자신만의 색을 입힐 수 있다면 극의 서사를 이끌어 가는 주연 급은 무리겠지만, 감독과 작가가 꾸준히 찾는 배우로 클 수 있을 터였다. 그러나 박재성은 그의 생각을 말하지 않았다.
젊은 배우였다. 스스로 깨달을 만큼 해 보다가 그런 사실을 알게 될 수도 있었고, 무언가를 계기로 지금 보이는 한계를 넘어설 수도 있었다. 아직 나이도 차지 않은 사람에게 너는 여기까지라고 말할 이유가 없었다.
“서, 선생님. 수업받고 싶어요.”
“준아?”
“저도 제 연기가 부족한 걸 잘 알아요.”
“아니, 부족하지 않아요. 연출자 뜻대로 연기하는 것도 절대로 쉬운 거 아니에요.”
“그, 그, 팬이, 드라마 보고 팬이 됐다고…. 좋은 연기를 보여 주고 싶어요.”
박재성은 얼굴이 빨개져서 팬에게 좋은 연기를 보여 주고 싶다는 박준이 그제야 제대로 눈에 들어왔다. 편한 사람이 곁에 있는데도 움츠러들어 있던 그가, 작은 목소리지만 용기를 내서 자기 의견을 말했다. 박재성은 그런 박준의 노력을 무시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하하하. 그래요, 그럼. 앞으로 어떻게 연기할지 같이 고민해 봐요.”
“감, 감사합니다.”
“내가 감사하죠. 찾아와 줘서 고마워요.”
그렇게 박준이 연기 수업을 듣게 된 지 벌써 일 년 정도 됐다. 박재성 선생님의 수업이 효과가 있었는지, 박준의 연기는 좀 전 얘기한 것처럼 굉장히 자연스러워졌다. 덕분에 소속사를 나온 지금도 꾸준히 방송에 나오고 있었다.
*
견우가 예전 일을 잠시 떠올리는 사이에도 차는 착실하게 목적지를 향해서 가고 있었다.
레이블 어게인. 소속 아티스트 세 명의 작은 레이블로 방송 활동은 아직 하지 않고 음원만 발표하는 중이었다. 작년에 레이블에서 발표한 곡은 나쁘지 않았지만, 인지도가 낮아서 좋은 반응을 얻진 못했었다.
견우는 차를 몰면서 이번 뮤비 촬영 건에 관해 생각했다. 이번 뮤비 출연 부탁은 지난 음원 성적 부진 때문에 했을 것이다. 물론 그 부탁을 한 박준의 매니저는 아마 미안해서 제대로 잠도 못 잤을 것 같았다.
박준의 매니저는 예전에 견우에게 좋은 연기 선생님을 소개해 줘서 고맙다며 인사를 몇 번이나 했었다. 견우가 보기에 아티스트나 매니저나 둘 다 뻔뻔하지 못한 성격이었다. 그런 성격으로 힘들게 했을 부탁을 태주가 편하게 받아줘서 다행이었다.
-딸랑!
“안녕하세요.”
-파파파팟.
-다다다다.
“어라?”
어게인이라는 로고가 새겨진 문을 열고 들어간 태주 일행을 반기는 것은 다다닷 뛰어서 숨는 고양이 두 마리였다. 태주와 일행은 안전문을 앞두고 잠시 굳어 있었다. 그런 그들을 박준과 그의 매니저가 나와서 안으로 들여줬다.
“어서 오세요. 죄송해요. 우리 애들 때문에 놀라셨죠?”
“아니에요. 저희 때문에 애들이 놀랐죠. 그런데 태산이 데려왔는데, 괜찮을까요?”
“태산이라면 괜찮아요.”
“흐흠. 누나 들었죠? 태산이는 괜찮다네요.”
“어휴. 좀!”
“킥킥.”
어쩐지 예전보다 태주의 팔불출이 더 심해진 것 같았다. 시도 때도 없이 칭찬을 해 대고 귀엽다고 자랑을 해 댔다. 그녀는 태산이를 바닥에 내려 주는 태주의 모습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태주도 제 고양이를 닮아 가는지 날이 갈수록 장난이 늘고 있었다.
태산이가 고양이들이 사라진 장소로 가는 걸 본 후에 사람들은 휴게실로 쓰는 방으로 자리를 옮겼다.
“하하하. 여기서 얘기해도 괜찮을까요? 아니면 가까운 카페라도?”
“괜찮아요. 안 그래도 가져온 게 많았거든요. 꺼내 놓으려면 여기가 편할 것 같아요.”
“다행이네요.”
“준이 형, 다른 사람들은요?”
“손님 오신다고 대접할 거 사러 갔어.”
“우리도 먹을 거 많이 가져왔는데….”
박준을 만나는 것이라 태주는 먹을 것을 가득 챙겨왔다. 간식부터 몸에 좋은 차에 과일까지 챙길 수 있는 걸 모두 챙겼다. 물론 이 휴게실을 보자 굳이 그렇게 챙길 필요는 없었다는 걸 바로 알 수 있었다.
휴게실엔 과자와 음료뿐 아니라 커피 머신에 티 포트까지 잘 갖춰져 있었다. 이곳을 자주 사용하는지 조금 구겨진 잡지에 게임기, 캣타워와 고양이 장난감이 가득 꽂힌 화병까지 놓여 있었다.
“금방 올 겁니다. 보내드린 콘티는 보셨어요? 어떠셨어요?”
“네. 봤어요. 괜찮던데요. 그냥 방에서 뒹굴뒹굴하는 장면만 찍는 거라서 딱히 걸리는 점도 없었어요.”
“하하하. 그게, 가사가 그래 놔서.”
“전 마음에 들어요. 집에서 혼자 노는 거 좋잖아요.”
이번에 태주가 찍을 뮤직비디오의 가사는, 돈도 없고 약속도 없는 오후 집에서 만화책 보고 게임 하고 낮잠이나 자자는 내용이었다.
노래 내용처럼 뮤비 내용도 어려운 것은 없었다. 방처럼 꾸며진 세트에서 노는 모습만 찍으면 됐다.
박준과 다른 멤버는 마지막에 먹을 걸 사 들고 놀러 오는 장면에 등장하는 내용이었다.
“스튜디오는 어디예요?”
“여기에서 가까워요. 걸어서 15분, 차로 5분 정도?”
태주와 일행은 왜 사무실로 오라고 했는지 이해했다. 뮤직비디오 내용이 내용이니 굳이 큰 스튜디오를 빌릴 필요가 없었다. 메이크업이나 의상도 미나 혼자면 충분할 정도로 간단하게 할 예정이었다.
“냐아앙.”
“냐아아.”
“응? 지금 우는 애들이 여름이랑 겨울이에요?”
“응. 연습실 방향인데…. 볼래?”
“네.”
박준을 따라서 들어간 연습실엔 어느새 친해진 태산이와 고양이 두 마리가 엉켜서 놀고 있었다. 태산이 녀석의 친화력은 이미 잘 알고 있었지만, 그 짧은 사이에 이렇게 친해졌을 줄은 몰랐다.
“까만 애가 여름이, 삼색이 겨울이야.”
“하하하. 형 얘네 뭐 먹였어요? 왜 이리 배가 빵빵해요?”
“그래서 요새 다이어트 사료 먹이는 중이야.”
“지금도 예뻐요. 사실 고양이는 통통해야 예쁘죠.”
“그건 맞는데, 병원에서 살 빼야 한다고 해서….”
“하하하.”
태산이가 마음에 든 듯 슬쩍 다가가 그루밍을 해주는 고양이에게 자꾸 눈이 갔지만, 태주는 곧 연습실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연습실은 춤 연습을 하는 곳인 듯 벽면 한쪽에 거울이 붙어있었다.
“여긴 댄스 연습실이야. 악기 연주나 보컬은 옆 방에서 해. 거기도 볼래?”
“네.”
“녹음실도 있어. 거기도 보여 줄게.”
여러 악기가 놓여 있는 방, 건반만 놓여 있는 방을 지나자 관계자외 출입 금지라고 써진 방이 나왔다. 박준이 녹음실이라고 말하며 태주를 데리고 들어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태주는 다시 볼 것이라고는 생각해 본 적 없는 것을 보게 되었다.
‘컥! 무덤초? 저게 왜 여기에?’
“주, 준이 형, 저기 저 화분은?”
“아! 전에 있던 회사에서 가져왔어. 사장님이 회사 옮기면서 놓고 가려고 해서 내가 챙겼어.”
“왜요?”
“계약 끝나기 전에 사무실이 이사했거든. 사무실 터가 안 좋다나? 사장님은 귀신 소리 들린다고 회사도 안 나오고 그랬거든. 그래서 옮기기로 했는데, 화분을 다 버리고 가려고 해서 여기로 가져왔어.”
“여긴 괜찮아요? 귀신 소리 안 나요?”
“안 나. 괜찮아.”
그 말에 무덤초가 있는 녹음실을 둘러본 태주는 그럴 만도 하다고 이해했다. 달빛을 받아야 활동하는 무덤초였다. 녹음실은 따로 창이 없었다. 공기 청정기만 한 대 설치 된 곳이라 무덤초가 활동하지 않은 것 같았다.
“얘는 여기가 딱이네. 공기 정화 식물이니까.”
“그치? 안 그래도 여긴 창이 없어서 답답했는데, 그나마 화분이라도 있으니까 괜찮은 것 같아.”
“그렇죠. 이런 창 없는 방엔 꼭! 화분을 놓아야죠. 분위기도 조, 좋고 괜찮네요.”
태주는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핑계를 대서라도 무덤초를 회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박준에게는 다른 화분을 선물하고 무덤초는 회수해서 어디 깊은 산 속에 심어 주자고 다짐했다.
*
태주는 회귀 후엔 뮤직비디오 출연이 처음이었다. 회귀 전에는 세 편의 뮤직비디오를 찍었지만, 회귀 후에는 출연한 적이 없었다. 뮤직비디오 데뷔는 그보다 태산이 쪽이 선배였다. 태산이는 이미 5년 전에 뮤직비디오에 출연했었다.
“태산 선배님, 뮤직비디오 연기는 어떻게 하면 되나요?”
“냐아아.”
“그렇게 누우면 되는군요. 알겠습니다.”
“냐아.”
“뭐 하니?”
“아! 태산이한테 게으름 피우는 연기를 배우고 있었어요.”
머리를 만져 주려고 세트 안으로 들어섰던 미나는 태주의 대답에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지금 태주가 소파에 늘어진 모습만 보면 게으름 피우는 걸 굳이 누구에게 배울 필요가 전혀 없어 보였다.
‘세상 편하게 늘어져 있는데, 여기서 얼마나 더 게을러 보이려고?’
첫 장면은 소파에 늘어진 태주가 손이 닿지 않는 TV 리모컨을 일어나서 집지 않고 발로 끌어와 켜는 장면이었다. 태주는 쿠션을 베고 비스듬히 누워 있었는데, 마치 자기 집 소파인 양 굉장히 편해 보였다. 그런 태주의 옆에 태산이도 누워서 놀고 있었다.
미나는 자신은 절대 배우는 못 하겠다는 생각을 다시 했다. 그녀는 수십 명의 스태프가 지켜보는 앞에 태주처럼 천연덕스럽게 누워 있을 자신이 없었다. 아직 촬영이 시작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더 그랬다. 그녀는 태주 정도로 굵은 신경 줄을 가지진 못했다.
“오늘 우리 태산이 필모가 또 쌓이겠네.”
“호호호. 그러게. 고개 잠깐 틀어 봐.”
“네. 뮤비에 예능까지 치면 우리 태산이도 경력이 제법 되죠?”
“어머! 그러고 보니 태산이가 벌써 5년 차네. 전에 힐링 인터뷰할 때부터 쳐도 5년 차야.”
“오! 우리 태산이 베테랑이었구나.”
“냐냥.”
뮤비에는 원래 출연 예정이 없던 태산이도 같이 출연하기로 했다. 태주가 소파와 침대에서 리허설 하는 모습을 보던 녀석이 2호 품을 박차고 난입하는 바람에 같이 찍기로 했다. 태산이는 카메라에 익숙하기도 했고, 태주를 따라서 같이 뒹구는 것은 매일 하는 일이라 따로 가르칠 필요도 없어서 바로 출연을 허락받았다.
촬영이 시작되고 태주는 스토리보드에 나온 대로 편하게 연기했다. 발로 TV 리모컨을 쓰윽 당기고 발가락으로 올라간 바짓단을 잡아 내렸다. 옆구리에 태산이를 끼고 만화책을 보며 낄낄대다 일어나서 컵라면에 물을 붓기도 하고 바닥의 빨래를 발로 차서 세탁기 쪽으로 보내기도 했다.
‘잘 어울려.’
‘그냥 평소 모습인 것 같은데.’
‘박수에서 나온 모습이 원래 모습인가 보네.’
침대에서 다리 하나를 쭉 뻗어 선풍기를 켠 뒤, 다시 누워 폰으로 게임을 하는 태주를 보던 스태프들은 도저히 연기로 보이지 않는 모습에 놀라고 있었다. 태주뿐 아니라 침대에 누운 제 주인의 배 위에 올라가 똬리를 트는 태산이 모습도 연기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러웠다.
침대 위에서 뒹구느라 올라간 상의 사이로 보이는 복근, 게임에 집중하느라 살짝 찌푸린 눈가까지. 확실히 배우는 배우인지 이태주는 한껏 흐트러진 모습으로 뒹굴고 있어도 시선을 집중시키는 힘이 있었다.
뮤직비디오 촬영은 연기인지 실제인지 의심스러운 실력을 보이는 태주의 활약으로 친구들이 먹을 걸 사 들고 놀러 오는 장면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태주는 촬영을 마치자 약간의 경비만 받고 뮤직비디오에 출연하기로 한 게 정말 잘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촬영이 너무 편하고 금세 끝나서였다. 광고나 다른 화보처럼 제대로 출연료를 받았으면 오히려 그가 미안했을 것 같았다.
그건 태산이의 출연 역시 마찬가지였다. 태주에게 몇 번 치댄 거로 촬영이 끝났는데, 보상으로 간식을 한 박스나 받았다. 간식은 박준의 고양이가 다이어트 중이라 먹지 못하는 간식 전부였다.
태주는 박준에게 이런 촬영이라면 나중에 한 번 더 출연할 의향이 있다고 조용히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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