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healing life of a regressed top star RAW novel - Chapter 2
1. 바라지 않던 회귀
태주는 정신을 차렸지만, 여전히 자신이 처한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다.
독립 영화로 데뷔한 이래 16년을 바라마지 않던 주연상이었다. 그 상을 받기 한 시간 전에 과거로 회귀하게 된 현실이 믿기지 않았다.
단 한 시간.
시상식의 1부가 끝나고 2부가 시작되기 직전에 회귀 당했다.
16년간 오매불망 소망했던 남우 주연상 수상이 확실시되는 순간에 20년 전으로 되돌아 왔다.
혹시 꿈일까 싶어 차가운 물을 뒤집어쓰고, 냉수를 마셔봐도 그대로였다. 뺨을 꼬집고 허벅지를 내리쳐 봐도 깨지 않았다.
태주는 20년 전 고등학교 3학년 겨울 방학이 막 시작된 시기로 되돌아왔다.
방안에는 익숙하면서도 낯선 물건들이 가득 있었다. 태주가 아끼던 만화책, 게임기, 축구공, 기타가 한눈에 들어왔다. 정리가 잘 되어 있는 걸 보니 주말에 동생 태우가 정리해 준 것 같았다.
“젠장. 젠장. 젠장.”
연신 욕설을 내뱉었다.
엄동설한에 찬물을 뒤집어써서인지 머리가 어질어질했지만 잠이 오진 않았다. 아니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로 화가 나서 누워있는 것 자체가 곤욕이었다.
스물하나 일 때 우연히 영화상 시상식을 관람할 기회가 있었다. 당시 사귀던 여자 친구가 모 배우의 팬이어서 레드카펫과 시상식에 같이 갔었다.
고급스러운 턱시도에 화사한 화장을 한 배우가 사람들의 환호와 카메라 플래시를 뚫고 무대 위로 향하는 모습이 뇌리에 강하게 남았다. 이어진 시상식에서 그 배우가 남우 주연상을 받는 모습은 부러움 그 자체였다.
빛이 내리는 무대에서 반짝거리는 영예의 상징을 손에 든 채 미소 짓는 배우의 모습이 잊히지 않았다. 연예계에 전혀 관심이 없었던 태주가 책상 서랍에 던져두었던 스카우트의 명함을 뒤적이게 된 계기였다.
어려서부터 남다른 외모로 주변의 시선을 사로잡곤 했던 태주는 사실 가수나 배우 같은 어린 학생들이 선망하는 것들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뛰어난 노래 실력으로 장기 자랑이나 대회에 나가서 상금을 타고는 했지만, 정말 상금이 필요해서 참가한 것일 뿐 연예인이 되고 싶어 한 적은 없었다.
태주는 187cm의 훤칠한 키에 작은 얼굴, 또렷한 이목구비, 부드러운 중저음의 목소리까지 무엇하나 빠지지 않는 미인이었다. 중학교까지는 어린 태가 남아있었지만, 고등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는 키도 훌쩍 크고 젖살도 빠져서 외모가 눈에 띄기 시작했다.
길거리를 걸으면 항상 한두 명은 전화번호를 물었고, 가끔은 연예 기획사 관계자라며 명함을 주기도 했다. 물론 그쪽 분야에 전혀 관심이 없는 태주는 받은 명함을 모두 책상 서랍에 던져둘 뿐이었다.
그러던 태주가 한 배우의 레드카펫 입장과 주연상 수상을 보고 연기자 일에 흥미를 느꼈다. 이후 태주는 자신에게 명함을 줬던 기획사에 연락하고 배우가 되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스물세 살에 독립 영화 출연으로 데뷔하고 TV 드라마, 영화 가리지 않고 출연했다.
하지만 태주는 전형적으로 상복이 없는 배우였다.
천만 관객을 4번 달성했지만. 16년간 받은 상은 신인상과 남우 조연상이 전부였다.
첫 번째 천만은 조연으로 출연한 것이었지만, 그 이후로는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들이 모두 흥행하고 천만을 넘는 영화가 3편이나 되었지만 단 하나의 주연상도 받지 못했다.
처음 주연으로 천만을 찍었을 때는 연기경력 25년 차의 다른 배우가 천칠백만이라는 한국 영화 신기록을 세워서 받지 못했었다.
두 번째 천만 영화는 연기력도 작품도 모두 호평을 받았지만, 같은 해 개봉한 70대 원로 배우에게 주연상을 내줘야 했다. 관객 수 차이가 압도적이었지만, 영화계 전반에 걸친 공로와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었다.
세 번째 영화가 후보로 올랐을 때는 상당히 논란이 있었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한 연기를 보여줬고, 그에 걸맞은 흥행 성적을 보여주었지만 단 하나의 상도 받지 못했었다. 같은 시기 개봉한 영화 제작사의 로비도 있었고, 출연 배우가 헐리우드에서 데뷔한 배우였기 때문이다. 제작사의 힘과 주연배우의 이름값에서 밀렸었다.
사람들의 입방아에 한동안 오르내릴 정도로 여론이 좋지 않았지만, 수상이 번복되는 일은 없었다.
태주가 회귀하게 된 시상식은 사실 태주 단독 후보나 마찬가지인 상황이었다. 변변찮은 경쟁작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태주보다 경력이 더 긴 배우가 주연인 작품도 없었다.
한 시간 뒤에 남우 주연상을 받기만 하면 되는 일이었다. 그러면 태주는 오랜 꿈을 이루고 홀가분하게 은퇴할 생각이었다.
매년 쉬지 않고 영화를 촬영한 태주는 알게 모르게 지쳐있었다. 십수 년을 같이 일한 매니저 형이 만류했지만, 시상식이 끝난 뒤에 은퇴 인터뷰를 할 예정이었다.
“은퇴는커녕 데뷔도 못 한 상태가 될 줄은 몰랐는데.”
한숨처럼 나오는 말투에 은은한 분노가 섞여 있었다. 회귀시킨 당사자가 눈앞에 있다면 멱살을 잡는 정도로 끝날 것 같지는 않았다. 열이 올라 붉어진 눈이 이글거리고 있었다.
“후우. 돌아버리겠다.”
거칠어진 호흡을 가다듬으면서 태주는 현실을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했다. 물론 16년 노력이 물거품이 된 현실을 쉽게 받아들일 수는 없었다.
“시스템?”
“상태창?”
“인벤토리, 스킬, 퀘스트, 도움말.”
뻘쭘했다.
회귀하기 전에 눈앞에 메시지가 떴던 게 기억나 여러 명령어를 외쳐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자괴감이 든다는 말이 이런 뜻이구나 싶었다. 믿을 수 없는 일을 겪었기 때문에 혹시나 싶었는데 역시나 바보 같은 짓이었다. 집안에 아무도 없는 게 정말 다행이었다.
어색한 표정을 지우고 스마트폰을 들었다. 오전 11시 20분. 아직 다른 애들은 보충수업을 받고 있을 때였다. 이 시기의 다른 친구들은 수시에 합격한 태주와 달리 논술과 면접 등이 남아있었다.
태주는 연락처를 한참 뒤지다가 포기하고 그대로 드러누웠다. 찬물로 씻어서인지 머리가 어질어질하고 등에 땀이 찼다. 오랜만에 누운 침대는 어제까지 쓰던 최고급 매트리스보다는 못했지만 그래도 편안했다.
*
[꿈의 정원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잠이 들고 얼마 후 태주는 이상한 곳에 서 있는 자신을 깨달았다. 돌담이 둘러쳐진 거대한 정원 입구였다. 환영 플랜카드 밑을 지나자 정원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거대한 나무와 책 모양 조각이 정원의 정 가운데 있고, 한쪽 구석에 창고 같은 건물과 우물, 게시판, 파라솔 아래 상자가 놓여있었다.
“농장 게임인가.”
촬영 대기 시간에 가끔 했던 무슨 무슨 농장 같은 모습이었다. 가운데에 있는 책 모양 조각에 다가가 건드리자 인사말이 생겨났다.
[정원사님, 꿈의 정원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꿈의 정원 사용설명서를 열람하시겠습니까?]
태주는 상당히 현실적인 꿈이라고 생각하면서 설명서를 읽어 나갔다. 설명서에 따르면, 꿈의 정원은 꿈을 이루기 위해 매진한 사람 중 일정 조건을 충족시킨 사람에게 보상으로 주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개인에게 귀속되며, 대가를 치르면 이곳에서 얻은 것들을 현실로 가져갈 수 있다고 했다.
“개꿈도 참 신박하게 꾸는구나.”
게임이라고는 격투대전 게임과 농장 게임 두 가지 밖에 해본 적 없는 데, 농장 게임이 구현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이름: 이태주] [직업: 정원사(배우)] [칭호: 천만 배우. 흥행보증수표. 조각미남.] [상태: ▼] [기술: ▼] [DP: 101,000]설명서를 닫고, 상태 탭을 건드리자 태주의 프로필이 나타났다. 게임처럼 이름과 직업, 기술 등이 나와 있었다.
“DP가 포인트였지. 꽤 많네.”
태주가 성큼성큼 걸어서 파라솔과 상자가 놓아 진 곳으로 갔다.
[상점], [게시판]
“심플하네.”
상점을 건드리자 여러 가지 탭으로 나뉘어 있는 창이 생겨났다. 장비, 기술, 소모품, 재료, 기타로 나뉜 창에 상품의 모습과 가격이 적혀있었다.
“스카우터 2,000 DP. 이거 그 만화에 나오는 그 스카우터인가.”
장비 탭에서 한쪽 눈에 착용하는 스카우터를 발견하고 설명을 확인하자 만화에서 봤던 그것과 같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외에도 눈에 익은 물건들이 있었다. 영화에서 본 적 있는 방탄 우산에 광선검도 있었다.
“큭큭. 이건 들고 그 대사를 해야 할 것 같은데.”
장비 탭을 한참 둘러보다 다른 탭들도 확인했다. 소모품 탭에는 정말 게임에서 쓸법한 물건들이 있었다. 힘 물약, 민첩 물약이라는 게임 아이템 같은 것도 있었고, 오두막, 도서관 같은 건물의 레시피도 있었다.
상점의 다른 탭을 구경하는 건 나중으로 미루고, 게시판을 확인해보았다.
“큭큭. 아, 미쳐. 무슨 꿈이 이렇게 상세해.”
[의뢰: 딸기 두 상자 납품.SB29370님이 케이크를 장식할 딸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딸기 두 상자를 납품하세요.
보상: 30 DP.] [의뢰: 허브 한 주머니 납품.
HBW2330님이 소화제를 만들 허브 한 주머니를 원합니다.
허브 한 주머니를 납품하세요.
보상: 35 DP.]
게임에서 농작물 납품하던 게 생각나는 의뢰였다. 게시판에 붙은 종이들에는 다 비슷비슷한 내용이 적혀있었다.
정원 한쪽에 있는 밭에서 작물을 키워 납품하는 시스템 같았다. 소모품 탭에 씨앗 자루가 있더니, 정원이라는 말에 걸맞게 작물이나 화초를 키워서 판매도 해야 하는 것 같았다.
“이게 꿈이 아니라 현실이라면, 내가 이곳을 꾸미고 가꿔야 한다는 거지. DP도 벌어야 하고.”
태주는 어차피 꿈인데 뭐 어떠냐는 기분에 물건들을 사기 시작했다.
우선 장비 탭에서 태블릿과 농기구를 샀다.
소모품 탭에서는 기억력 물약과 매끈한 피부 크림을 사고 오두막과 침대, 책장 등 가구 레시피를 샀다. 그리고 딸기 씨앗 자루와 비료 등을 샀다.
기술 탭에서 농사와 제작 기술을 산 후에 기타 탭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기타 탭 위에는 아까는 없었던 10% 할인이 붙어있었다. 타임 세일을 하는 것 같았다.
기타 탭에 특가로 나온 물건들과 정보가 ???로 표시되는 상품들이 올라와 있었다. 태주는 물음표 표시 탭에서 흰색 알과 붉은색 보석 상자를 하나씩 샀다.
펫과 랜덤 박스인 것 같았다.
게임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펫과 랜덤박스. 예전에 농장 게임을 하면서 귀여운 강아지를 키웠던 것이 생각났다.
“이건 알이니까, 새가 나오려나.”
알을 사자, 좀 전에 산 다른 물건처럼 빛으로 된 공안에 담긴 채 눈앞에 나타났다. 이 빛의 공을 건드리면 물건을 수령 할 거냐는 메시지가 나타난다. 수락을 누르면 물건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태주는 우선 오두막을 지은 다음에 알을 그 안에 넣어 두기로 했다. 오두막 건설에 필요한 재료를 상점에서 구매한 후 레시피를 찢자 홀로그램 오두막이 공중에 생겨났다. 화살표를 눌러 위치를 조정했다. 오두막 문이 우물의 오른쪽에 오도록 방향을 정하고 건설을 누르자 쓱쓱, 탕탕 소리가 한참 나더니 오두막이 생겨났다.
“신기하네. 정말 게임 같아.”
오두막은 주방 겸 거실, 침실, 화장실로 나누어져 있었다. 주방에는 오븐과 싱크대가 설치되어있었다. 태주는 상점에서 산 가구 레시피들을 차례차례 찢어 배치했다.
침실에 침대를 놓은 후에 알을 올려놓았다. 흰색 알의 위에는 타이머가 돌아가고 있었다. 부화까지 9일 23시간이 남았다. 어떤 펫이 나올지 기대가 되었다.
“땅을 한 뼘 정도 판 후에 씨앗을 넣고 흙으로 덮으십시오. 그 후에 땅이 흠뻑 젖을 정도로 물을 주십시오.”
딸기 씨앗 자루에 적힌 설명을 읽는 태주의 표정이 애매했다. 농사는 지어본 적 없지만 한 뼘 정도라는 애매한 표현은 좀 아닌 것 같았다.
밭의 적당한 위치에 호미로 땅을 파고 자루에서 씨앗을 하나 꺼냈다.
“딸기 씨앗이 원래 이렇게 생긴 건가? 호두만 한데.”
딸기 씨앗이라고 해서 빨간 과육에 박힌 작은 씨를 생각했는데 자루 안에 든 것은 호두보다 조금 더 큰 검붉은 씨앗이었다. 전혀 딸기 씨앗 같지 않았지만, 시키는 대로 땅에 심고 흙을 덮었다. 그렇게 20개의 씨앗을 심은 후 우물에서 물을 길어다 주었다.
“16시간 뒤에 수확하라고?”
씨앗도 이상하더니 수확 시기도 이상했다.
정원 사용설명서에서 본 내용대로라면 정원은 하루에 한 번 입장할 수 있었다. 입장한 후에는 최대 48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정원에서 얼마의 시간을 보내던 현실은 단 한 시간만이 흐른다는 설명이었다.
또 현실에서 시간을 보낼 때는 정원도 현실과 같은 속도로 시간이 흐른다고 했다. 작물을 심어두고 현실에 다녀오면 수확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실사 판 농장 게임이라. 정말 꿈이 아닌 건가.”
태주는 복잡한 표정을 지은 채 밭을 내려다봤다. 군데군데 동그랗게 젖은 땅이 보였다.
“연기를 다시 하느냐, 마느냐 고민할 생각이었는데.”
신기한 물건들에 정신이 팔려서 연기에 대한 고민도 잊고 있었다. 수상에 대한 욕심은 아직 버리지 못했지만, 많이 지쳐있었다.
“연기 그만둘 생각이었는데, 강제로 그만두게 되니 짜증 나네. 내가 원래 이렇게 감정적이었나.”
은퇴를 결심하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었다. 유종의 미를 거두자는 생각에 영화 홍보에도 적극적이었고, 인터뷰도 거절하지 않고 모두 수락했었다.
‘회귀할 줄 알았다면 적당히 했을 텐데.’
태주는 좀 쉰 후에 연기를 다시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어쩐지 상을 받지 못하면 16년의 노력이 허무하게 느껴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상을 바라고 연기를 한다고 속물이라는 소리를 꽤 들었었다. 태주는 전혀 상관하지 않았다. 본인이 느끼기에도 속물이 맞았기 때문이다. 태주는 상업적이고 흥행할 만한 영화들만 골라서 출연했다. 또 영화 성적에 지장이 갈만한 일들은 자제했고 문제가 될만한 것들은 나서서 쳐내기도 했었다.
“운석이 형이랑 다시 같이 일할 수 있으면 좋은데. 지금 시기엔 다른 회사에 있겠지? 내가 그 회사랑 계약했을 때 형도 입사했었으니까. 2년 뒤인가.”
머릿속이 복잡했다.
이전에는 대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않았었다. 연기한다고 중간에 그만두기도 했다. 가까운 곳을 성적에 맞춰서 응시했기 때문에 딱히 흥미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아! x발. 군대.”
그러고 보니 군대에 다시 가야 했다. 현역으로 다녀왔는데 다시 또 가야 한다니 끔찍했다. 정원에 들어선 후에 느껴지지 않던 열이 다시 오르는 것 같았다.
“상점에서 입대면제권 같은 건 안 파나.”
태주는 재빠른 걸음으로 상점에 다가가 기타 탭을 훑어보았다. 바라는 물건은 눈에 띄지 않았다.
‘랜덤박스에서 나오지 않을까?’
아까 구매한 붉은 색 랜덤박스가 떠올랐다.
두근두근
[붉은 상자를 여시겠습니까?]상자를 열었다.
노란 서류 봉투가 나왔다.
심하게 두방망이질을 하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봉투 속 서류를 확인했다.
나쁘지 않았다. 현실의 오피스텔을 얻는 일은 절대 나쁜 일은 아니었다. 다만 기대와 어긋나 조금 실망했을 뿐이다.
“현실의 물건이 나왔다는 건, 면제권이 있을 수도 있다는 얘기가 아닐까.”
태주는 개당 1,000 DP나 하는 붉은 상자를 노려봤다. 포인트는 아직 제법 많이 남아있었다. 75,000 DP 정도 있었다.
“딱 열 개만 열어 보자.”
[현금 1억] [무지개 씨앗 주머니] [고급 슈트] [사과나무 묘목] [흔들의자] [튼튼한 손수레] [은세공 손거울] [풍경화] [요리 스텝 1] [가창력 사탕]태주는 묵묵히 풍경화를 오두막 벽에 걸고 요리책을 책꽂이에 꽂았다. 우물 옆에 사과나무를 심고 수레를 창고에 넣었다. 비어있는 밭에 무지개 씨앗을 심고 물을 주었다.
상점가보다 몇 배나 비싸게 주고 얻은 물건들을 정리하며 살짝 상처받았다. 태주는 생각보다 뽑기 운이 좋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