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healing life of a regressed top star RAW novel - Chapter 229
228. 론칭 쇼 행사장 >
태주는 품 안에서 정신을 못 차리고 자는 태산이를 조심스럽게 내려놨다. 이번 정원 방문은 체력의 한계를 시험하는 방문이었다. 순식 간에 끝난 체험 돔에 아쉬워하는 정원 식구들을 위해 구매한 버블 건이 체력을 동나게 한 범인이었다.
‘희랑 제피르 콤비가 무쌍을 찍을 줄이야.’
버블 건 대전은 예상대로 치열했다. 희와 제피르 콤비 외에도 단단과 물의 정령도 만만치 않았다. 작은 체구와 빠른 스피드로 공중을 나는 희와 제피르, 버블 건에서 쏘아진 물방울을 자유자재로 움직여 공격하는 물의 정령과 단단. 두 팀이 치열하게 전투를 벌였었다.
아이로 변한 태산이와 태주 팀은 두 팀의 상대가 아니었다. 빠르게 날아다니는 희와 제피르는 좀처럼 맞추기 어려웠고, 단단 팀이 쏟아붓는 물방울 폭탄도 피하기 쉽지 않았다. 태주 팀은 양쪽에 치이다 결국 체력이 다해서 쓰러졌다.
태주 팀이 쓰러진 뒤에도 한동안 격렬하게 이어진 버블 건 대전의 승자는 희와 제피르였다. 공중을 날 수 있는 둘이 결국 모두를 물리쳤다. 첫 번째 버블 건 대전이 재밌었는지, 이틀째 오후에도 한 차례 대전을 치렀었다. 덕분에 그는 오랜만에 회복 물약을 먹어야 했다.
“냐아아.”
“태산이 벌써 깼어? 쉬이. 아침 먹을 때까지 더 자자.”
침대에서 일어나는 반동에 깼는지, 길게 늘어지는 울음소리가 들렸다. 태주는 칭얼대듯 우는 태산이 몸을 살살 쓸어 주며 더 자라고 달랬다. 그러나 재우려고 살살 쓰다듬어 준 보람도 없이 태산이 눈은 점점 말똥말똥해졌다.
‘체력이 다 돌아왔나? 이러다간 또 행사장에 따라가겠다고 조를 것 같은데….’
아이 모습이든 고양이 모습이든 론칭 쇼에 데려가기는 쉽지 않았다. 밖에선 얌전하게 구는 아이였지만, 론칭 쇼가 진행되는 컨벤션 홀이 정신없는 곳이어서였다. 그곳은 태산이가 자주 다녀서 익숙한 트리즈나 다원 보육원과는 달랐다. 시끄럽고 복잡해서 아이나 펫이 갈 만한 곳은 아니었다.
“냐아앙.”
“안아줘?”
“냐앙.”
“하하하. 어리광쟁이네, 우리 태산이.”
태주는 앞발을 제 가슴에 대고 기지개를 피다 그대로 올려다보는 파란 눈에 웃어 주었다. 그는 안아 줄 때까지 버티려는지 고개만 갸웃거리는 태산이 엉덩이 밑으로 손을 넣었다. 그리고 그대로 들어 올려 앞발을 어깨에 걸쳐 주자, 간지럽히듯 목덜미에 머리를 비벼댔다.
“킥. 간지러워라. 태산이 아침 먹을래?”
“냐앙.”
태주는 태산이를 안은 채 주방으로 내려갔다. 오늘 아침은 상당히 거창한 메뉴였다. 해나 특제의 기력 회복에 좋은 메뉴가 가득했다. 오늘 오후에 이레귤러를 만날지 모른다는 얘기를 들은 후, 신경 써서 해 준 요리였다.
해나의 요리 중엔 쿠첼루스가 좋아하는 것도 있어서, 이레귤러 때문에 불편한 그의 심기를 달래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 생각으로 들어선 주방에서 태주는 망부석처럼 앉아 있는 쿠첼루스를 발견할 수 있었다.
“헉! 쿠, 쿠첼? 주방에서 뭐 하세요? 혹시 밤새웠어요?”
“후우. 걱정돼서 잠이 안 왔습니다.”
“쿠첼….”
쿠첼루스는 어제 오후 태주가 박재우가 참석하는 론칭 쇼에 간다고 얘기한 후로 계속 저기압이었다. 몸을 보호할 물건도 챙기고, 2호도 같이 갈 텐데도 마음을 놓지 않았다. 어쩌면 그는 속으로 오늘 일정을 잡은 우 팀장을 욕하고 있을지도 몰랐다.
“걱정하지 마세요. 사람들이 많은 곳이라, 그쪽도 눈에 띄는 행동은 못 할 거예요.”
“후우. 그게 마음대로 안 됩니다.”
“크흠. 조심할게요. 그것보다 이거 보실래요?”
“도장입니까?”
“봉인 인장이래요.”
어제 오후 우 팀장과의 통화에서 업계 관계자가 많이 참석하는 자리가 될 거라는 얘기를 듣고 그 역시 참석하기로 했었다. 박재우 때문에 업계 관계자들과 안면을 틀 수 있는 자리를 피할 이유가 없었다. 쿠첼루스는 안면은 다른 자리에서 트면 된다며 반대하고 있었지만.
“음. 이건….”
“그걸 이레귤러에게 쓰면 능력이 봉인된대요.”
“그런 물건이라면 하루라도 빨리 쓰는 게 낫겠군요.”
“네. 오늘 바로 쓰려고요. 언제 할리우드로 돌아갈지 모르니, 기회가 왔을 때 써야죠.”
“후우. 조심 또 조심하셔야 합니다.”
“네. 조심할게요.”
쿠첼루스는 손에 들린 봉인 인장을 보고 태주를 말릴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그의 말대로 이레귤러와 접촉하려면 오늘이 기회였다. 론칭 쇼에 가야만 하는 이유를 납득한 쿠첼루스는 태주를 앞에 앉히고 조심하라고 여러 번 당부했다.
박재우를 만나고 이틀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조심하라는 얘기만 수십 번 들은 듯했다. 태주는 조심하라는 소리가 이젠 귀에 인이 박일 정도였지만, 쿠첼루스를 안심시키기 위해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는 한편 속으로 박재우의 머리를 봉인 인장으로 내리찍는 상상을 했다.
해나의 요리로 배를 채운 태주는 씻기 전에 정원에서 챙겨온 물건들을 테이블 위에 늘어놨다. 정원 식구들이 가지고 놀 물건을 사려고 상점을 둘러보다 구매한 물건들이었다. 전부 미용에 관련된 소모품으로 론칭 쇼를 위해서 준비한 물건이었다.
“윤기 나는 모발, 건강한 손발톱, 피부 보습과 탄력, 맑은 눈빛, 또렷한 눈동자, 호감 가는 향기.”
“…그걸 전부 쓰실 생각입니까?”
“네. 론칭 쇼 주인공 자리 좀 뺏어 오려고요.”
“크흐흐흠. 괜찮군요.”
“좀 유치하긴 한데요. 사람을 고생시켰으니, 그만한 대가는 치러야지요.”
본인의 행동이 멋쩍은 듯 살짝 고개를 돌리고 태주가 의도를 밝혔다. 그는 한때 박재우를 피하느라 괜한 고생을 해야만 했었다. 그 대가로 론칭 쇼의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하려는 생각이었다. 사람들의 관심이 태주에게 모두 쏠리면, 관심 종자인 박재우의 속이 쓰릴 것이었다.
“크흠. 너무 많은가요?”
테이블 위에 놓인 물건의 개수를 세어 본 태주의 얼굴에 붉은 기가 돌았다. 상점에서 눈에 띄는 대로 쓸어 왔는데, 생각보다 개수가 많았다.
“해로운 물건이 아니라면 써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사실 그런 걸 쓰지 않아도 그쪽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멋지십니다.”
“민, 민망하네요. 어휴, 더워라.”
태주는 붉어진 얼굴을 식히려 손부채질을 했다. 매니저인 견우도 쿠첼루스도 가끔 이렇게 그를 민망하게 만드는 말을 하곤 했다. 장난스럽게 혹은 놀리듯이 하는 말이라면 가볍게 넘길 텐데, 매번 진지하게 말을 꺼내는 통에 들을 때마다 부끄러워서 죽을 것 같았다.
쿠첼루스는 여전히 붉은 기가 도는 태주의 얼굴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대로 지켜보고 있으면, 태주가 준비한 물품들을 제대로 쓰지 못할 것 같아서였다. 거실을 벗어나며 슬쩍 돌아보자, 그의 예상대로 그제야 태주가 테이블 위로 손을 가져가고 있었다.
숍으로 가는 차 안, 태주는 유아 시트에 앉아서 다리를 달랑거리는 태산이를 보다 한숨을 삼켰다. 꼬맹이 녀석이 따라가겠다고 조를까 봐 아침을 먹은 후 내내 놀아 주고 달래 주었는데, 전혀 소용없었다. 태산이는 그가 준비를 마치고 나오자 당연하다는 듯이 따라나섰다.
심지어 오늘은 지난번처럼 드레스 룸 앞에서 기다리지도 않았다. 애초부터 같이 갈 생각으로 어린이 양복을 차려입고 현관 앞에 자리 잡고 있었다. 덕분에 태주는 말리지도 못하고 아이를 차에 태워야 했다.
‘하여간 우리 집 사람들은 태산이한테 너무 무르다니까.’
그가 씻고 옷을 갈아입는 사이에 아이의 외출 준비를 도와준 범인이 누구인지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 혀 짧은 소리로 이름 한 번만 불러도 달려와서 부탁을 들어주는 사람이 둘이나 있었다. 그는 이름 한 번에 부탁을 들어주는 사람에 본인도 속했지만, 그 사실은 모른 척하고 쿠첼루스와 2호를 타박했다.
태주는 이왕 이렇게 된 것, 태산이가 해 보지 못한 숍 체험이나 시켜주기로 했다. 태산이는 아이 모습으로 숍에 가는 것이 처음이었다. 고양이 모습일 때는 몇 번 들렀었지만, 그땐 다른 손님에 방해되지 않게 견우가 품에 안고 있었다. 오늘은 아이 모습이니 스타일링을 경험하게 해 주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다.
*
론칭 쇼가 진행되는 호텔의 컨벤션 홀에 도착한 태주 일행은 입장 대기 장소로 바로 이동했다. 관계자만 이용할 수 있는 통로를 견우의 안내를 따라가는 도중 태주의 미간에 주름이 잡혔다. 괜한 짓을 했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들기 시작해서였다.
“어디 불편하십니까?”
“아, 아니요. 그냥 오늘 치장이 너무 과해 보여서요.”
“전혀 아닙니다. 이제야 다른 배우들이 하는 만큼 꾸민 정도입니다.”
“평소보다 준비에 세 배는 더 걸렸는데요.”
“그건 태주 씨가 평소에 간단하게 꾸며서 그런 거지, 보통은 오늘 정도 시간이 걸립니다.”
“그, 그래요?”
사실 태주도 자신이 평소 메이크업이나 스타일링에 공을 들이는 편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배역을 위한 게 아니라면 치장에 딱히 시간을 들이지 않았었다. 다만 오늘은 노림수가 있어서 힘을 준 상태였다. 그게 과했는지 지나치게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있었다.
“태쭈, 예뿌지.”
“큼. 아니야, 오늘은 산이가 훨씬 예뻐.”
“꺄하.”
태주의 말은 빈말이 아니었다. 짙은 푸른색의 눈동자에 뽀얗고 통통한 뺨을 한 태산이는 평소에도 귀여웠지만, 오늘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숍에서 스타일링 받은 곱슬곱슬한 머리에 흥분해서 분홍색이 된 뺨 덕에 신화에 나오는 꼬마 천사처럼 보였다.
태산이는 보는 눈만 없었다면, 끌어안고 양 뺨에 쪽쪽 뽀뽀해 주고 싶을 만큼 사랑스러웠다. 그의 그런 욕심은 대기 장소에서 채울 수 있었다. 그가 포토월에 서기 전에 올라가는 사람이 대기 장소에 들르지 않고 바로 그쪽으로 향했는지, 대기 장소엔 브랜드 직원 한 명뿐이었다.
-쪽! 쪽!
“꺄하. 사니 간디러.”
“킥. 미안. 산이가 너무 귀여워서 그랬어.”
“꺄하하.”
“산이 형 사진 찍는 동안 매니저님이랑 같이 있을 수 있지?”
“앙!”
“착하다.”
포토월에서 사진을 찍고 나면 직접 안고 다닐 수 있었다. 그때까지는 아이를 견우에게 맡겨 둬야 했다. 태주는 행사 진행자가 그의 이름을 부를 때까지 아이와 장난을 치며 시간을 보냈다.
-모델 장수하 님이셨습니다. 다음은 배우 이태주 님을 포토월로 모시겠습니다.
-촤르르륵!
태주는 사회자의 안내를 따라 붉은 카펫을 따라 걸어 낮은 단상 위에 올라섰다. 검은색 단상의 뒤쪽은 xx 브랜드 로고가 가득 프린팅 된 포토월이 있었다. 태주는 그 포토월의 중간에 웃음기 없는 얼굴로 카메라를 마주하고 섰다.
-…….
-촤르르르륵!
패션 업계 관계자와 초청 연예인에게 촬영을 위한 멘트를 하던 사회자가 안내 멘트를 잊어버렸다. 할 일을 잊은 것은 사회자뿐이 아니었다. 사회자를 일깨워 줬어야 할 행사 진행자들조차도 포토월 앞에 선 태주에게서 눈을 못 떼고 있었다. 그 장소에서 유일하게 제 일을 하는 것은 미친 듯이 셔터를 누르는 카메라맨들뿐이었다.
웃음기 없는 얼굴로 진중하게 분위기를 잡았던 태주는 왼쪽, 오른쪽, 전방까지 세 방향을 돌아본 후에 표정을 바꿨다. 고개를 약간 비틀며 입꼬리를 올린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다시 여러 방향을 보며 포즈를 취했다.
행사장에 입장하는 사람들이 포토월에 서는 시간은 길지 않았다. 행사 진행 시간이 길지 않고, 참석 인원이 많아 보통 1분 남짓의 시간 동안 설 뿐이었다. 그러나 태주가 포토월에 선 후로 이미 3분 가까이 지난 상태였다.
태주는 자신이 유도한 상황이었지만, 예상보다 지나친 효과에 내심 당황하는 중이었다. 그는 그저 박재우에게 갈 시선을 뺏어 올 마음을 먹었었다. 더불어 무리하게 초청하려 한 xx 브랜드의 로고에 눈이 가지 않게 만들 생각이었다. 주변 반응으로 보아 목적은 충분히 달성한 것 같았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태주는 좌중을 끌어당기던 분위기를 풀어 버리고 가볍게 손을 흔들었다. 손가락 하트도 만들어 보이며 부드럽게 분위기를 바꾸었다. 이미 시간이 훌쩍 넘어 버린 포토 타임을 끝내려는 의도였다. 목적을 완벽히 달성한 그는 상쾌한 미소를 지으며 자연스럽게 포토월에서 벗어났다
안내도 없이 알아서 단상에서 내려온 태주가 행사장 입구로 들어간 후에야 진행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후우. 오늘 기사는 보지 않아도 무슨 내용인지 알겠습니다.”
“네?”
“‘포토월을 화보 촬영장으로 만든 이태주’, ‘포토월 장인 이태주’ 같은 기사가 나오지 않겠습니까.”
“어유. 매니저님도 참.”
태주는 자신을 놀리는 매니저 견우에게 가벼운 핀잔을 주었다. 그리고 그의 품에 얌전히 안겨 있던 아이를 제 품으로 옮겨 왔다. 두리번두리번 고개를 돌리는 게 행사장 안을 돌아다니고 싶어 하는 것 같았지만, 그는 태산이를 내려 줄 생각이 없었다.
“산이 초콜릿 먹을까?”
“앙! 쪼코리.”
행사장 한곳에 마련된 케이터링은 론칭 쇼 콘셉트에 맞춘 모습이었다. 초콜릿 위에 xx 브랜드의 시계 그림이 새겨져 있었다. 그 외 준비된 다른 디저트 역시 콘셉트에 맞춘 모습이었다. 태주는 음식 테이블에서 태산이가 좋아할 만한 몇 가지 디저트를 접시에 담아 주었다.
오프닝 행사 전이라 인사를 나누기 바빴던 사람들의 시선이 아이를 안은 태주에게 향했다. 화려하게 꾸민 사람들 사이에서도 독보적인 외모를 자랑하는 태주였다. 아무리 아이를 안고 있어도 시선이 쏠리는 건 당연했다. 그는 그런 시선과 상관없이 아이에게 다정하게 말을 걸기 바빴다.
“이태주 씨, 아이에게 너무 단 것만 먹이는 것 아니에요?”
“안녕하세요. 얘가 활동량이 많아서요. 단 걸 좋아하기도 하고요.”
“그래요? 그나저나 이 년 새에 정말 많이 컸네요.”
“음….”
“호호호. 고민할 필요 없어요. 처음 보는 거 맞으니까. 그린 리프 강 전무예요.”
“아! 로션.”
행사장 안에서 태주에게 말을 건 것은 예전에 그와 태산이가 같이 촬영한 ‘우리 아기 첫 로션’의 광고주였다. 강 전무는 광고 촬영 당시보다 많이 큰 아이를 보고 감탄하고 있었다. 아이는 영상이나 사진보다 실물이 훨씬 더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그때가 세 살이었으니, 이제 다섯 살인가요?”
“네. 다섯 살이에요. 아! 산아 브이 해 봐. 브이.”
“부이?”
“어머! 그걸 아직 기억하고 있어요?”
“하하하. 네. 요즘도 가끔 해요.”
부이? 귀엽게 되물으며 해 보인 동작에 주변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그렇지 않아도 시선을 끌던 태주에게 주변의 시선이 몰렸다. 행사장 안의 유일한 아이는 수많은 유명인을 제치고 사람들의 관심을 독차지했다.
아이가 귀엽다는 칭찬 한마디만으로도 밝은 미소가 돌아오는 상황이었다. 호시탐탐 태주에게 말을 걸기 위해 눈치를 보던 사람들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아이 칭찬을 꺼내며 태주 곁에 다가온 사람들이 은근히 다가온 목적을 풀어놓았다. 같이 작품을 하자, 프로젝트를 도와 달라, 태주 주변에 모인 사람들은 그를 꾀기 바빴다.
다가온 사람도, 그렇지 않고 한쪽 귀만 열어 놓고 동향을 살피는 사람도 모두 태주와 아이에게 관심을 보였다. 행사장 안의 모든 이목이 쏠려 있어 마치 태주가 이번 행사의 호스트처럼 보일 정도였다. 게다가 그의 주변은 특히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 잘 생기고 매력적인 배우가 아이 칭찬 한마디에 해사하게 웃고 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그렇게 사람들의 관심과 호의를 태주가 독차지하고 있는 행사장에 불편한 얼굴로 박재우가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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