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healing life of a regressed top star RAW novel - Chapter 245
244. 분장실 일상 >
태주와 견우는 평소보다 훨씬 많은 짐을 나르고 있었다. 커다란 짐을 여러 개 옮기는 그들의 옆으로 두꺼운 외투와 모자를 단단히 챙겨 입은 태산이가 더미의 끈을 쥐고 따라 걷고 있었다. 오늘부터 며칠 동안 태산이와 더미도 촬영장에서 같이 지내야 했다. 펜션에 남아 태산이를 돌봐 줄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쿠첼루스는 김정훈 감독님의 사라진 아버지를 찾아 주러 나섰고, 2호는 태주의 부탁을 받고 영화 의 단양 촬영장으로 갔기 때문이었다.
‘두 제작사가 짰나? 어떻게 설원 촬영 날짜랑 쿠첼루스가 서울에 가는 날짜가 같냐?’
쿠첼루스는 간단한 일이라고 했지만, 실종자의 물건을 가져오고 그걸로 탐색 마법을 사용하는 게 그리 간단하지는 않을 것 같았다.
탐색 마법에 성공하더라도 GPS처럼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대략적인 위치가 밝혀지면, 그곳으로 가서 다시 탐색 마법을 사용하거나, 탐문을 해야 했다. 번거로운 과정이었지만, 그래도 정보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수색하는 것보단 훨씬 나았다.
태주는 그의 설명을 들은 뒤에 도움을 받아도 괜찮을지 걱정이 생겼다. 쿠첼루스는 전혀 걱정할 일은 없을 거라고 장담했지만, 그의 마음은 좀 달랐다. 간단한 설명만 들었지만, 알 수 있었다. 실종자 탐색 현장은 불법적인 수단이 가득한 곳이 될 것이었다.
“태쭈, 무거? 사니 도와주까?”
“괜찮아. 산아, 바닥 미끄러우니까, 넘어지지 않게 조심조심 걷자.”
“앙. 아라떠.”
“냐아앙.”
“하하하. 천천히 가자.”
통통, 깡충깡충, 튕기듯이 걷다 뛰느라 아이 털모자의 길쭉한 귀가 펄럭거렸다. 아마 하루 종일 태주와 같이 지낼 수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서 발걸음도 덩달아 쾌활해진 듯했다. 더미 녀석도 그런 본체의 기분을 느꼈는지 같이 흥분해서 끈을 당기고 있었다.
잠깐 신경을 거두면 앞서 나가는 두 녀석을 달래 가며 도착한 분장실엔 이미 미나와 스타일리스트 팀원들이 준비 중이었다. 태주는 제가 챙겨 온 짐이 인원에 비해 너무 많은 것 같아서 잠시 멈칫했다. 그러나 곧 분장실 한쪽에 짐을 내려놓기 시작했다.
“산이 왔어요?”
“앙. 사니 와떠.”
“호호호. 아이고, 귀여워라.”
“미나 누나 이쪽 짐 좀 치울게요.”
“응. 그런데 뭘 그렇게 챙겨 왔어?”
미나의 질문에 웃음으로 답한 태주는 바로 짐을 옮기며 공간을 만들었다. 그는 분장실 한구석을 태산이와 더미가 같이 놀 수 있게, 자신이나 다른 사람들이 잠시 눈을 붙일 수 있게 꾸밀 요량이었다.
태주와 견우는 박스와 행거를 한쪽으로 치우고 만들어 낸 공간에 방수포와 단열 매트를 깔았다. 그 위에 난방 텐트를 치고 그 안에 카펫과 전기장판, 두툼한 토퍼를 순서대로 깔았다. 태산이가 좋아하는 수호 백호 담요와 인형도 넣자, 꽤 아늑한 공간이 완성되었다.
“이게 다 뭐니? 뭐가 이렇게 거창해?”
“꽤 아늑하죠?”
“응. 그런데 무슨 일이야? 너 여기서 먹고 자고 하게?”
“네? 하하하. 그런 건 아니고요. 산이도 놀고, 저희도 쉬고 하게요. 텐트 입구 닫으면 안에서 잠깐씩 자도 괜찮을 거예요.”
“킥. 전부터 생각했지만, 태주 너 진짜 대단하다.”
태주도 처음엔 이렇게 본격적으로 분장실에 공간을 만들 생각은 없었다. 그러다가 불현듯 김정훈 감독의 촬영 스타일이 떠올랐다. 그걸 떠올리고 부랴부랴 마트에 가서 필요한 것들을 사 왔다.
김정훈 감독이 지금은 장면들을 모두 대충대충 넘기고 있지만, 만약 쿠첼루스가 성공적으로 실종자를 찾아내면 원래 스타일로 돌아갈 수도 있었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모든 컷을 따는 원래의 스타일로 돌아가면 아마 틈만 나면 누워서 쉬려 들지도 몰랐다. 그때를 대비 해서 쉴 곳을 만들자는 생각이었다.
“꺄하하. 태쭈 드더와. 여기 따뜨태.”
“산이가 형 텐트로 초대하는 거야?”
“앙.”
“처음 방문하는데 선물이 빠져선 안 되지. 뭘 선물할까? 초콜릿? 아니면 젤리?”
“쪼코리.”
“하하하. 산이 귀여우니까, 두 개 다 선물할까?”
태주가 잠시 아이를 상대하는 사이에 미나는 눈앞의 상황을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였다. 데뷔 초기부터 자신의 담당 배우는 항상 짐이 많았다. 어디를 가든 커다란 짐가방과 쿨러 백은 기본이었다. 물론 그 안에는 언제나 본인이 쓸 것 외에도 자신과 견우, 태산이가 쓸 것이 들어 있었다.
그렇게 예전 일을 떠올리며 상황을 받아들이고 있었지만, 다시 봐도 거창하긴 했다. 일반적으로 휴식을 취할 때 쓸 물건으로 담요와 목베개 정도만 준비한다. 준비성이 철저한 사람이라고 해 봤자, 침낭이나 돗자리 정도를 챙겼다. 태주처럼 캠핑에 버금가는 준비를 하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뭐, 아무렴 어때. 산이도 귀엽고 분위기도 훨씬 밝고 좋네.’
미나는 편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태주가 자주 데리고 다녀서 그런지, 태산이도 산이도 촬영장을 낯설어하지 않았다. 나아가 둘은 태주가 촬영 중일 때는 조용히 하기도 하고 미나나 다른 스태프가 일할 때는 얌전히 혼자 놀면서 기다리기도 했다.
미나는 가방에서 아이가 가지고 놀 만한 장난감을 여러 개 꺼내서 텐트 안에 진열하는 태주에게서 고개를 돌렸다. 그런 그녀의 뒤로 태주가 아이의 패딩을 벗기고 털조끼를 입히고 있었다. 미나가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에 이미 분장할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태주야, 끝났으면 이리와.”
“네. 산아, 태산이랑 여기서 놀고 있어.”
“앙, 아라떠.”
“냐아앙.”
태산이는 그새 흰 담요 위에 퍼즐을 쏟아 놓고 맞추기 시작했다. 태주는 퍼즐을 맞추느라 집중하는 아이 입에 비타민 젤리를 하나 물려 주고 텐트에서 나왔다.
*
사극은 분장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었다. 특히 수염이 있거나, 특이한 상처 분장이 있는 배역은 더 시간이 오래 걸렸다. 다행히 그가 맡은 세자 역할은 그런 특이한 점은 없었지만, 다른 이유로 분장에 시간이 꽤 걸리는 편이었다.
“내가 촉촉하고 탄력 있는 피부가 아니라, 버석거리고 거뭇한 피부 화장법을 매일 연습한다고 하면 사람들이 웃을 거야.”
“그러니까요, 실장님. 전 이러다 톤 다운 메이크업이 더 익숙해지겠어요.”
“얘는 대체 어떻게 날이 갈수록 피부가 더 좋아지는지 몰라. 스물다섯이면 피부 노화가 시작된다고 온갖 곳에서 말하더니만, 다 거짓부렁이었어.”
“킥. 실장님 그건 사실 맞아요. 그냥 태주 씨가 예외인 거예요.”
태주의 피부색보다 톤이 낮은 베이스를 바르다 미나와 그녀의 스태프들이 한탄을 늘어놓았다. 매일 팩을 하고 가끔 관리도 받는 자신들과 기초 화장품만 쓰는 태주의 피부 상태가 정반대였기 때문이었다. 화장대 앞 의자 주변을 둘러싼 사람들의 눈이 뾰족해졌다.
-똑똑!
따끔따끔. 뺨에 꽂히는 따가운 시선에 죄지은 것도 없이 쪼그라들던 그를 구해 주는 소리가 들려 왔다. 태주는 노크의 주인을 확인하지도 않고 반색하면서 들어오라고 대답했다.
“태주야.”
“남진 형? 벌써 왔어요? 중요한 미팅 있다더니, 일찍 왔네요?”
“차 막히기 전에 오려고, 새벽같이 출발했지.”
“그런데 뭘 그렇게 사 왔어요?”
“요깃거리. 아침이라 그런지 살 게 없더라.”
“그것도 많아요. 아니면, 휴게소 매점을 전부 털어올 생각이셨어요?”
태주의 분장실을 찾은 것은 두 손 가득 음식 봉지를 든, 이남진과 매니저였다. 촬영도 없는 이남진이 먹을 걸 챙겨 주러 태주의 분장실에 방문한 것이었다.
“앙. 안냐.”
“얼레. 애기 여깄었네? 펜션에 없길래 어디 놀러 간 줄 알았더니, 태주 따라서 촬영장에 간 거였네.”
“‘안녕하세요.’라고 해야지. 산아.”
“앙. 안냐하떼요.”
“하하하. 그래, 안녕. 애기 텐트 엄청 좋네.”
난방 텐트 안으로 몸을 반쯤 넣고 구경하던 이남진이 감탄했다. 아이를 데려오더니, 분장실에 척 보기에도 아이가 놀기 좋은 공간을 만들어 놨다. 텐트 안에는 인형과 장난감, 동화책과 그림판까지 펜션에서 가지고 놀던 것을 그대로 가져다 놓았다.
이남진은 예전에 한번 선배 배우가 태주처럼 아이를 촬영장에 데려온 걸 봤었다. 그때 선배는 아이에게 얌전히 있으라는 말을 한 후, 촬영이 끝날 때까지 자기 의자에 앉혀 두었었다. 태주는 그 선배와 비교하기도 미안해질 정도로 아이를 배려하고 있었다.
“애기야, 간식 먹자.”
“간틱?”
“응. 이리 와. 애기 좋아하는 꼬치 사 왔어. 치킨도 사려고 했는데, 너무 이른 시간이라 치킨은 안 팔더라.”
“꼬티 마시찌.”
“냐아앙.”
이남진은 텐트 안에 배를 깔고 퍼즐을 맞추던 아이를 일으켰다. 그리고 텐트 밖에 놓인 슬리퍼를 신겨서 매니저가 음식을 늘어놓는 테이블로 데려갔다.
톨게이트를 나오기 전 휴게소의 간식을 종류별로 사 온 덕에 간식의 종류가 중구난방이었다. 메이크업 중인 태주와 미나, 그녀의 보조 한 명을 제외한 사람들은 각자 취향에 맞는 간식을 고르고 있었다.
그 사이로 아이를 데려간 이남진은 큼직한 소시지 떡꼬치 하나를 아이 손에 쥐여 주었다. 지난 바비큐 파티에서 아이가 꼬치를 잘 먹던 게 생각나서 그걸 제일 먼저 건넸다.
“자, 애기는 순한 맛, 이거 먹어.”
“앙. 고맙뜹니다.”
“하하하. 그래, 많이 먹어.”
“앙. 얌!”
꼬치의 제일 위에 꽂힌 떡을 깨문 아이의 표정이 변했다. 기대하던 식감도 맛도 아니었다. 훈연한 소시지의 짭짤한 맛을 기대했던 태산이는 한입 물고 나서야, 제가 문 게 튀겨진 떡이란 것을 알았다. 그리고 곧 이 떡을 먹어 치워야 좋아하는 소시지를 먹을 수 있다는 것도 알았다.
별로 좋아하지 않는 식감과 맛의 떡을 대충 씹어 삼킨 태산이가 이제는 제일 위로 올라온 소시지를 베어 물었다.
“잘 먹네. 맛있어?”
끄덕끄덕. 입가에 소시지 떡꼬치 양념을 잔뜩 묻힌 태산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침을 일찍 먹고 나와서 출출하던 차에 맛본 꼬치는 입에 딱 맞았다.
냠냠, 꿀꺽. 입안 가득 들어찬 소시지를 꼭꼭 씹어 삼킨 태산이 다시 꼬치를 먹으려던 때였다. 문제의 떡이 어느새 다시 꼬치의 제일 위로 올라와 있었다. 크게 벌렸던 입이 살포시 다물어졌다.
태산이 곤란한 얼굴로 자신의 보호자, 태주를 돌아봤다. 미나와 다른 사람이 붙어서 얼굴에 예뻐지는 걸 하고 있었다. 아이의 눈이 문제를 해결해 줄 사람을 찾아 도로록 굴렀다.
“왜 더 안 먹어? 매워?”
“아앙. 이꺼. 아, 해.”
“응? 삼촌 먹으라고?”
“앙. 아, 아아.”
“하하하. 아니야. 애기 먹어.”
이남진은 자신의 입 앞으로 들이밀어지는 꼬치에 난감해하며 웃고 말았다. 저를 챙겨 주는 아이의 마음 씀씀이가 기특했다. 눈앞의 꼬치를 들고 어서 먹으라 재촉하는 아이는 제 형을 닮아서 그런지 남을 위해 주는 마음이 돋보였다.
“쫄깃쫄깃하다. 이제 애기 먹어.”
“앙.”
이남진은 꼬치를 쥔 아이 손을 받치고 떡을 한개 쏘옥 빼먹었다. 달콤한 양념이 발라진 떡은 조금 식었지만, 딱딱하게 굳지 않아서 여전히 쫄깃했다. 그렇게 떡에 관한 감상 중인 그의 앞에 다시 꼬치가 내밀어 졌다.
“삼촌이랑 나눠 먹을 거야?”
“앙!”
“하하하. 기특하네. 그래. 그럼 이거 나눠 먹고 또 먹어. 알았지?”
“앙. 아라떠.”
이남진이 꼬치를 저와 나눠 먹는 게 좋은지 싱글벙글한 아이의 머리를 쓱쓱 쓰다듬었다. 태주가 시간이 날 때마다 제 품에 안고 놓지를 않더니, 이유가 있었다. 이렇게 애교를 부리니, 그러는 것이 당연했다. 펜션에서 쉬지 않고, 간식을 사 들고 온 보람이 느껴졌다.
태주는 아이가 소시지 떡꼬치를 쥐었을 때 곧 자신을 찾겠거니 하고 있었다. 소시지 떡꼬치의 떡을 안 좋아해서 그가 매번 빼 줬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오늘은 그럴 필요 없었다. 소시지 떡꼬치를 이남진과 사이좋게 나눠 먹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태산이 한입, 이남진 한입. 번갈아 가면서 다정하게 나눠 먹고 있었다.
‘남진 형. 형 아까부터 떡만 먹고 있어요.’
이남진은 살살 눈웃음 지으며 저를 보는 아이에게 마주 웃어 주느라 바빴다. 그래서 입에 떡이 들어오는지 소시지가 들어오는지 전혀 모르는 모양이었다. 태주는 저가 눈치챈 사실을 밝히지 않기로 했다. 이남진의 흐뭇한 미소를 지켜 주기 위해서였다.
*
태주가 분장실에서 혼자 키득거리는 동안 쿠첼루스는 며칠 동안 비워 뒀던 집에 들어서고 있었다. 그는 제일 먼저 집안의 보안 사항들을 점검한 뒤 바스테트 신상을 찾았다. 짧게 기도를 올린 그는 바로 공방으로 향했다.
실종자 탐색 마법에 필요한 재료의 재고를 확인하려는 생각이었다. 간단한 마법이라 특별한 재료가 들어가진 않았다. 실종자의 물품을 제외하면 공방에 있는 재료로 충분할 것 같았다. 그리고 그의 예상대로 마법 재료를 따로 구할 필요는 없었다.
“물품은 가능하면 어르신이 자주 사용한 것으로 구해 올 것.”
실종자의 인적사항과 필요한 물품을 적어서 남 실장에게 의뢰한 쿠첼루스는 소파에 몸을 눕혔다. 장거리 운전에 지친 몸이 축축 늘어지고 있었다. 그는 그렇게 누운 상태로 흥신소의 연락이 올 때까지 쉴 생각이었다.
“하암.”
크게 하품한 쿠첼루스가 메일함을 열었다. 졸음을 쫓을 겸, 쌓인 메일을 확인하려는 것이었다. 메일함엔 새로운 메일이 여러 통 와 있었다. 모두 보안 메일로 그가 만든 보안 프로그램이 아니면 내용을 볼 수 없는 것들이었다.
“박재우 파파라치 사진은…. 특이 사항은 없군. 감시 팀 보고도 같은 내용이고.”
쿠첼루스는 봉인 인장을 사용하고 안심하고 있는 태주와 달랐다. 그는 재력이 갖춰진 후부터 박재우의 동향을 꾸준히 체크하고 있었다. 박재우가 어디로 가는지, 누구를 만나는지 일거수일투족을 조용히 감시하고 있었다.
그는 박재우가 자주 들르는 나라별로 파파라치를 섭외해서 사진을 받아 보는 것은 물론이고, 자주 머무는 저택 근처에 정보원도 여러 명 심어 두었다. 또 이동이 잦은 박재우를 조용히 쫓으며 감시하는 팀도 운용하는 중이었다.
‘쯧. 정원사 협회는 다 좋은데, 너무 무르단 말이지. 바로 제거해도 괜찮을 텐데, 겨우 능력을 봉인하고 방치하다니.’
이레귤러가 미친 척하고 태주를 해치면 어떡하려는 것인지, 협회고 태주고 모두 너무 물렀다. 그렇게 무른 정원사 협회의 일 처리 때문에 그 역시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 꽤 불만스러웠다.
그런 정원사 협회와 다르게 무당 선우와의 만남은 꽤 만족스러웠다. 쿠첼루스는 무당 선우가 건넨 물품을 떠올리자, 궁금증이 다시 치밀었다. 대체 그녀의 수호신은 누구였을까? 알려지기론 유명한 장군 신이었지만, 그가 보기엔 절대로 그런 수준의 존재는 아니었다.
“뭐, 상관없나. 태주 씨에게 귀물을 내줄 정도로 호의적이시니. 감사히 사용하면 될 터.”
쿠첼루스는 젖은 빨래처럼 축축 늘어지던 몸에 힘을 주었다. 공방에 온 김에 막혔던 연구를 다시 들여다볼 생각이었다. 그의 연구는 흥신소의 남 실장이 실종자가 자주 쓰던 물건을 여러 개 가져올 때까지 계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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