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healing life of a regressed top star RAW novel - Chapter 252
251. 사과 >
플레이 하우스 창에 붙어서 잠든 도도의 모습을 하염없이 지켜보는 정원사의 모습에 해나가 나섰다. 아무리 회복 마법을 받고 약을 먹었다지만, 휴식만 못 했다. 그녀는 정원사 씨에게 영양가 높은 음식을 먹이고 한숨 더 재울 생각이었다.
“정원사 씨, 도도는 잘 자고 있다. 그만 보고 정원사 씨도 쉬어야지.”
“아! 그래야죠.”
“쉬고 있어. 저녁은 영양가 풍부한 거로 먹자고. 먹고 싶은 음식 있어?”
“해나가 해 주는 음식이라면 다 좋아요.”
“호호호. 아부는.”
아부가 아니라 진심이라고 강조하며 태주가 오두막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이대로 정원 일을 해도 괜찮을 만큼 몸 상태가 좋았지만, 침실에서 쉴 생각이었다. 정원 식구들이 여전히 그를 걱정하는 듯해서였다.
태주는 침실로 들어가기 전에 커다란 바구니를 챙겼다. 침대 위의 꽃을 그 안에 모아 둘 생각이었다.
정원사가 오두막으로 들어가는 걸 확인한 뒤 해나는 웃는 얼굴을 지우고 일행을 돌아봤다. 아칸서스, 모린 그리고 희. 정원사 씨의 사고에 책임이 있는 셋을 돌아보는 그녀의 표정은 얼음이 한 겹 낀 것처럼 차가웠다.
“모린, 희. 내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지?”
“응, 해나.”
“…응, 이모.”
“정원사씨는 너희 책임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지만, 나는 아니야. 상대가 너희를 배려해 주는 만큼 너희도 상대의 입장이 되어서 배려해 주었어야 했어. 그런데 너흰 어땠지?”
“재미만 생각하고 정원사 씨의 곤란함은 모른 체했지?”
아이들의 행동을 뭐든 다 예쁘다고 하는 무른 정원사 씨가 가장 큰 원인이겠지만, 아이들의 장난은 과한 면이 있었다. 장난을 치는 대상이 본인과 다르다는 것을 잊어버리고 곧잘 정도를 넘어섰다. 그렇지 않아도 그 점을 주의 시켜야겠다고 벼르고 있었는데, 늦고 말았다.
“…응. 모린이 그랬어. 재밌어서 태주가 곤란해하는데, 모른 척했어.”
“…희도 그랬어.”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태주한테 미안합니다, 해야 해.”
“맞아. 정원사 씨한테 제대로 사과해야 해. 희 아가씨도 그렇게 할 거지?”
“응. 태주한테 사과할게.”
“좋아. 정원사 씨는 쉬어야 하니까, 사과는 나중에 하고. 마법 실험실에 설치한 마법 함정 먼저 치우자.”
해나는 자신의 잘못을 솔직하게 얘기하고 사과하겠다고 하는 두 아이에게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잘못을 짚어 주자, 사과하겠다는 바람직한 반응이 돌아왔다. 그녀는 침울해진 둘의 기분이 풀어질 얘기를 들려주기로 했다. 만약 둘이 제대로 반성하면 해 주려던 얘기였다.
“정원사 씨는 너희를 무척 아껴. 무서운 것을 참으면서 같이 시간을 보내려고 할 만큼 말이지.”
“이잉.”
“호호호. 괜찮아, 희 아가씨. 앞으로 안 그러면 되지. 마법 실험실의 함정을 정리하고 나면, 정원사씨한테 같이 마법 실험실을 꾸미자고 해 봐. 이번에는 도도가 좋아하는 장식으로 말이지. 도도는 어떤 걸 좋아할까?”
“알록달록 화려한 거.”
“맞아. 잘 알고 있네. 정원사 씨랑 같이 시간을 보내는 방법은 여러 가지야. 나중에 부탁해봐. 정원사 씨는 절대 거절하지 않을걸?”
해나는 아이들을 마법 실험실로 보내면서 유아용 악기를 가지고 태산이랑 정원사 씨가 어떻게 시간을 보냈는지 말해 주었다. 태산이를 품에 안고 기타 코드를 잡는 걸 하나하나 봐주던 모습을 설명하며, 나중에 악기 연주를 가르쳐 달라는 부탁을 해 보라고 귀띔했다.
그녀는 자신의 얘기에 기운을 차린 희와 모린이 마법 실험실을 치운다고 뛰어가는 것을 지켜본 뒤 고개를 돌렸다. 아이들에게 보여 줬던 차가운 얼굴이 오히려 보기 좋을 정도로 매섭고 살벌한 얼굴이 아칸서스에게 향했다.
“변명은?”
“아니, 해나. 마법 함정에 당한 건 아니라잖아. 게다가 그건 살상력이라곤 하나도 없는 건데….”
“살상력이 없다고? 정원사 씨는 마법을 잘 모르니 마법 함정의 위험성을 실감하지 못했을 수도 있지. 하지만 아칸, 만든 넌 아니잖아? 쓰기에 따라선 충분히 위협적이란 걸 알고 있었잖아. 내 말이 틀려?”
“…크흠. 아니, 틀린 말은 아니지. 그런데 그게 애들이….”
“쯧! 애들 핑계는 대지 말아야지.”
해나는 눈앞의 이 철없는 드래곤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고 있었다. 마음 같아선 눈물 쏙 빼게 혼을 내거나, 시원하게 몇 대 패 주고 싶었는데 상황이 묘했다.
아칸서스는 정원사 씨가 사고를 당하자 재빠르게 나서서 뒤처리를 맡았다. 또 도도가 부화 준비에 들어가자, 부탁도 받지 않았는데 보호 마법을 걸어주었다. 원인을 제공하긴 했지만, 본인이 나서서 수습하고 나아가 도움까지 준 상황이었다.
‘매번 철없게 굴면서, 이럴 때는 또 착실하단 말이지. 그렇다고 애들 핑계 대는 걸 봐줄 마음은 없지만.’
해나는 애들 핑계를 대고 부끄러워하는 아칸서스의 모습에 주먹의 힘을 풀었다. 정원사 씨가 다쳐서 왔을 때 느꼈던 분노가 모두 사그라든 것은 아니었지만, 이 정도에서 얘기를 끝내기로 했다. 나머지는 그녀보다 아칸서스에게 더 영향력이 있는 다나에게 맡길 계획이었다.
*
정원 하늘이 붉어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어둠이 내려앉았다. 태주는 해나의 음식이 하나하나 완성되어 식탁 위에 올라가는 것을 보다 오두막 밖으로 나왔다. 저녁 먹을 시간이 가까웠는데, 코빼기도 비치지 않는 태산이를 데려오려는 생각이었다.
‘이 녀석이 한동안 안 그러더니, 또 식사 시간에 안 돌아오네.’
태주는 바위 무더기로 향하는 돌길을 걷다 최근 태산이가 자주 가던 곳을 떠올리고 방향을 바꿨다. 정원 곳곳을 가리지 않고 쏘다니는 녀석은 한곳에서 오래 노는 법이 없었다. 어느 날은 바위 무더기 위에서 놀고, 또 어느 날은 연못 정원에서 놀았다. 그리고 요 며칠은 온실 근처의 야생화들을 헤집고 다녔었다.
“태산아!”
“앙!”
“얼래? 산이네?”
“앙! 태쭈, 사니 여기떠.”
“언제 산이로 바뀌었어? 응?”
침실에서 나왔을 때 호랑이 모습을 하고 있길래 지금도 그렇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익숙한 아이 모습을 하고 있었다.
태주는 아이 손을 잡고 오두막으로 돌아가면서 낮에 있었던 일을 조심스럽게 꺼냈다. 태산이는 예전에 자신이 실수로 강화석을 사용하고 괴로워하던 모습에 충격을 받았었다. 이번 사고를 보면서 당시의 일을 떠올리진 않았을지 걱정이었다.
“산이 많이 놀랐어?”
“앙! 사니 놀라떠. 태쭈, 거쩡해떠. 이제 갠차나?”
“응. 괜찮아. 그런데 산이가 형 꼬옥 해 주면 더 괜찮을 것 같아.”
“앙! 꼬옥!”
“하하하.”
걱정이 담긴 대답에 태주가 걸음을 멈추고 무릎을 굽혀 아이와 눈을 맞췄다. 기분 좋을 때면 반달처럼 곱게 접히던 눈이 동그랬다. 푸른 하늘처럼 시원한 눈에 자신을 향한 걱정이 담겨 있었다. 아이를 걱정시킨 게 미안하긴 했지만, 품에 안지 않고는 참기 힘들 정도로 사랑스러웠다.
“하하하. 우리 산이 진짜 많이 컸다. 너무 장하다.”
태주는 자신을 걱정하는 말을 들을 줄은 정말로 예상하지 못했었다. 발음도 그렇고 어휘도 그렇고 좀처럼 늘지 않기에 슬슬 근심스럽던 차였는데, 섣부른 생각이었다. 그가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에 아이는 느린 속도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잘 자라고 있었다.
‘말 좀 느리면 어때. 우리 산이 혀 짧은 발음이 얼마나 귀여운데. 앙 소리도 귀엽고. 그리고 우리 산이는 달리기도 빠르고 힘도 세지. 밥도 잘 먹고. 어휴, 장점뿐이네.’
본인에게 강력한 콩깍지가 씌어 있는 줄 모르는 태주는 오두막까지 가는 내내 속으로 아이의 장점을 늘어놓았다. 착하다. 잠도 잘 잔다. 양치도 잘하고 목욕도 잘한다. 작은 일을 하나하나 꼽으면서 잘한다고 칭찬한 뒤 혼자 끄덕였다. 그렇게 그의 마음속 태산이는 뭐든 잘하는 아이가 되어 가고 있었다.
태주가 착각의 늪에서 빠져나온 것은 오두막 앞에 꼬질꼬질, 꾀죄죄한 보석 거울이 몸을 드러냈을 때였다.
“억! 얌체, 너. 꼴이 그게 뭐야?”
-부르르. 부르르.
“아이, 진짜. 뭐라고 하는 거야? 희, 희! 잠깐만 이리 와 봐. 보석 거울 말 좀 통역해 줘.”
“앙! 지지. 태쭈, 지지야.”
“그, 산아. 그게 사실이라도 면전에서 하면 실례야.”
“아앙.”
그의 급한 목소리에 희뿐 아니라 오두막 안의 다른 사람들도 모두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다들 우아하고 고급스러웠던 본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는 지저분한 보석 거울의 모습에 뜨악한 표정을 지었다.
대체 어디서 무슨 일을 당한 것인지, 보석 거울은 우중충한 색의 페인트를 뒤집어쓰고 너저분한 풀과 낙엽을 온몸에 묻히고 있었다.
“태주, 희 불렀어?”
“응, 희. 이 녀석한테 대체 어쩌다 이런 꼴이 된 건지 좀 물어봐 줄래?”
“우웅? 보석 거울이야?”
“어머! 이게 뭐야? 모린아 이모한테 빗자루 좀 가져다줄래?”
-부르르! 부르르!
정원 식구들의 반응에 보석 거울이 거세게 몸을 떨었지만, 아무도 무슨 뜻인지 알아듣지 못했다. 정원에서 보석 거울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이는 요정 희가 유일했다.
그러나 희는 입만 벌린 채 사람들에게 보석 거울의 말을 전하지 않았다. 아니, 놀란 얼굴로 보석 거울과 태산이 그리고 하늘에 떠 있는 제피르를 분주하게 돌아보고 있었다.
“희, 이 녀석이 뭐래? 어쩌다 이렇게 되었대?”
“어, 어. 페인트를 쏟았대, 태주.”
“그래? 별일이네. 페인트 근처로도 안 갈 것 같은 녀석이.”
-부르르르!
희의 말이 끝나자마자 보석 거울이 더 격렬하게 몸을 떨었지만, 정원 식구 누구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었다. 태주가 아공간에서 세척 주문서와 클리너를 꺼내서, 그걸 보고 놀랐기 때문이었다.
“잠깐, 정원사 씨! 설마 지금 그 얌체 녀석을 닦아 줄 생각이야?”
“어, 그게, 얼마나 급했으면 저한테 왔겠어요.”
“안 돼, 태주! 나쁜 거울이야.”
“앙! 지지야.”
“맞아. 지지야.”
태주는 본인이 생각해도 보석 거울을 닦아 주는 것은 좀 속없는 짓 같았다. 그렇긴 하지만, 페인트와 잡다한 것을 온몸에 묻히고 있는 보석 거울을 그냥 두고 보는 게 불편했다. 어쩐지 꼭 닦아 줘야 할 것 같기도 했다.
“염치도 없지. 낮에 그런 사고를 쳐 놓고, 어떻게 정원사 씨한테 몸을 닦아 달라 나타날 생각을 했지?”
-부르르. 부르르.
“어, 어.”
“희 아가씨, 왜 그래? 혹시 저 녀석이 이상한 말이라도 했어?”
“산… 어… 나빴대.”
“흥! 제가 나쁜 짓을 했다는 건 아는가 보네.”
보석 거울의 말을 옮기는 희의 심장이 쿵쿵거렸다. 태주가 보석 거울을 향해 세척 주문서를 쓰는 동안 희는 어쩔 줄 몰라 하며 사방팔방으로 날아다녔다. 사람들은 희의 불안해 보이는 모습을 태주가 보석 거울을 닦아 주는 게 속상해서 그렇다고 여겼다.
그런 희의 곁으로 제피르가 다가가 등을 내밀었다. 희는 어지러울 정도로 뛰는 심장을 꼭 누른 채 제피르의 등에 올라탔다. 희를 태운 제피르가 하늘 높이 날아오르기 전, 태산이가 조용히 엄지를 들어 보였다.
*
태주는 정원에서 있었던 사고를 쿠첼루스나 2호한테는 알리지 않기로 했다. 이미 해나한테 붙들려서 귀에 딱지가 앉을 만큼 주의를 들어서 또 주의를 듣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아침을 먹는 동안 정원의 얘기 대신 김정훈 감독이 촬영장으로 복귀할 것인지, 촬영은 어떻게 될 것인지에 관해서 얘기했다.
“김정훈 감독은 아마 촬영장에 바로 복귀할 겁니다.”
“그래도 하루 정도는 더 있지 않을까요? 아버지의 병원 검사 결과 나올 때까지요.”
“아니요. 아마 아침에 촬영장에서 김정훈 감독을 볼 수 있을 겁니다.”
쿠첼루스의 예상이 맞았다. 촬영장에 들어서던 태주는 술렁거리는 분위기에 김정훈 감독이 한나절 만에 바로 촬영장에 복귀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순서를 기다리는 단역들, 각 팀의 스태프들은 지시에 따라 촬영 준비를 하면서도 틈만 나면 한곳에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김정훈 감독이 조감독, 제작 피디와 같이 얘기를 나누는 장소였다.
“우리는 촬영 준비하죠.”
태주는 어수선한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차분하게 제 할 일을 했다. 분장실에서 남색 의상으로 갈아입고, 소품인 장검을 점검했다. 또 바뀐 촬영 순서와 촬영할 분량의 대사도 확인했다. 그렇게 준비를 마치고 돌아온 태주는 그대로 원로 배우가 있는 장소로 걸어갔다.
원로 배우는 어제와 별반 다를 것 없는 표정이었다. 불편한 심기가 그대로 드러난 얼굴을 감추지 않고 있었다. 당연했다. 제대로 된 해명 없이, 촬영 스케줄 변경 고지만 받은 배우의 표정이 좋으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었다.
“차 한잔 드시고 하세요, 선생님.”
“아까 커피 마셨어.”
“이거 목에 좋은 약차예요. 제가 특별히 좋은 약재만 골라서 배합한 거예요. 감기 예방에도 좋아요.”
“살살거리기는. 한 잔 줘 봐.”
“여기요. 뜨거워요.”
알싸한 향이 나는 차를 받아 드는 원로 배우의 말투는 퉁명스러웠지만, 표정은 그렇지 않았다. 곁에 붙어서 곰살맞게 차를 권하는 태주를 당해 내지 못하겠다는 얼굴이었다. 그렇게 배우들과 태주가 보온병의 차를 나눠 마시고 있을 때였다.
“배우님들, 스태프 여러분. 잠시 주목해 주십시오.”
조감독이 큰 소리로 촬영장에 있는 사람들의 주의를 끌었다. 그런 조감독의 곁에 김정훈 감독이 서 있었다. 어제 있었던 일을 해명하려는 것 같았다.
바쁘게 움직이던 사람들이 멈춰 서서 조감독 쪽을 바라봤다. 다들 김정훈 감독이 무슨 얘기를 하려는 들어 보자는 표정이었다.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된 순간 김정훈 감독이 허리를 깊게 숙이며 사과했다.
“미안합니다.”
촬영장 안이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내심 김정훈 감독을 탐탁지 않아 하던 사람들도 모두 입을 닫았다. 사람들 사이로 침묵이 내려 앉았다.
김정훈 감독의 숙어진 허리가 좀처럼 들리지 않았다. 사람들이 그런 감독을 말리라며 조감독에게 강렬한 시선을 보낼 때였다. 태주의 옆에서 어색한 기침 소리가 나더니, 퉁명스러운 목소리가 촬영장 안에 퍼졌다.
“크흠! 추워, 빨리 끝내.”
“죄송합니다. 제가 무책임했습니다. 아니, 오만했습니다.”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실종, 빠질 수도 없고 대체도 불가능했던 크랭크 인 전 상황, 전혀 진척이 없던 경찰 수사, 마지막으로 어제 오후 실종자 제보 사이트에 올라온 제보 글까지. 김정훈 감독은 그간에 있었던 일을 간략하게 설명했다.
“혹여라도 나중에 아버지를 찾았을 때, 당신이 미안해하시지 않게 제대로 해내고 싶었습니다. 과신이었고 오만이었습니다. 저만 아는 이기적인 행동이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쯧! 미련한 사람.”
“죄송합니다.”
다시 한번 허리를 숙이며 사과한 김정훈 감독은 자신을 주시하는 많은 사람에게 다짐하듯 각오를 꺼내 놓았다.
“잃어버린 신뢰를 사과 한 줄로 되찾을 생각은 없습니다. 최선을 다해서 만회하겠습니다.”
본격적인 촬영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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