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healing life of a regressed top star RAW novel - Chapter 270
270. 이제영 감독의 선택 >
태주는 제 무릎에 앉아서 아이스크림을 냠냠 먹어 치우는 꼬맹이의 배에 손을 얹어 보았다. 점심을 많이 먹고 볼록 나왔던 배는 어느 새 평평해진 상태였다. 그가 촬영하는 동안 2호랑 스튜디오 밖에서 한참 놀고 오더니 그새 소화가 다 된 것 같았다.
“산이 더웠어?”
“앙. 더워떠.”
“우리 꼬맹이 형이 뭐랬어? 점심 먹고 바로는 햇볕이 너무 뜨겁다고 했었지?”
“해떠찌.”
“대답은 잘해요.”
태주는 이마에 붙은 머리카락을 떼어 주면서 아이 얼굴을 살폈다. 양 뺨이 붉은 것이 한낮의 뜨거운 햇살에 익은 모양이었다.
“산아 잠깐만. 머리 움직이지 말아 봐.”
“앙?”
“머리 묶어 주게요?”
“응. 앞머리가 많이 길어서 눈 찌르네. 산이 머리 좀 잘라야겠다. 너무 기네.”
미나가 앞머리를 손가락으로 쓱쓱 빗겨 주더니 하나로 묶었다. 분홍 고무줄에 빨간 딸기가 달린 방울을 묶자, 태산이 앞머리가 사과처럼 동그랗게 올라왔다.
“하하하. 귀여워라.”
“아앙. 하디 마.”
미나가 묶어 준 사과 머리의 윗부분을 까딱이는 태주의 손을 태산이가 밀어냈다. 아이스크림을 먹는 데 방해가 된 모양이었다. 태주는 그런 아이를 제지에도 놀리듯 다른 방향으로 손을 움직여 머리를 까딱거렸다. 그의 손을 막는 아이 손을 요령 좋게 피하면서 웃음기 가득한 얼굴로 아이에게 장난을 치고 있었다.
그렇게 태주와 태산이가 다정하게 쉬고 있는 스튜디오로 익숙한 사람이 들어왔다.
“대표님?”
영화 크랭크 인 할 때 들른 뒤로 촬영 현장에 온 적 없던, 최 대표가 스튜디오에 방문했다. 그는 찾는 사람이 있는지 스튜디오 안을 휙휙 둘러보았다. 그러다 목표를 발견했는지, 그쪽으로 바로 걸음을 옮겼다.
‘감독님이랑 무슨 얘기지?’
태주는 최 대표가 이제영 감독 쪽으로 가는 걸 보자마자 견우에게 고개를 돌렸다. 견우 역시 그처럼 두 사람을 발견한 듯 그쪽에 시선을 주고 있었다.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는 게, 아무래도 아침에 얘기했던 최나라의 일이 가볍게 넘어갈 일은 아닌 듯했다.
“태주야, 너 다음 신 찍으면 오늘 촬영은 끝이지?”
“네.”
“산이는 내려 주고, 이제 준비하자.”
“네.”
미나는 아이 입 주변과 손을 티슈로 닦아 주면서 태주의 주의를 촬영 준비로 돌리게 했다. 그녀도 최나라의 얘기는 알고 있었다. 그리고 아무리 태주가 주연이라도 배우 기용에 간섭하면 안 된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었다.
최나라의 사정은 안타까웠지만, 그녀에게는 태주가 우선이었다. 미나는 태주가 그럴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혹시라도 괜한 일에 나서서 욕을 먹거나 손해를 보지 않기를 바랐다.
*
휴식 시간에 최 대표가 이제영 감독과 얘기를 나누고 간 뒤, 촬영장에 어수선한 분위기가 돌았다. 스태프 중엔 촬영 준비에 들어간 태주를 훔쳐보는 사람도 꽤 있었다. 화제의 중심인 최나라와 같은 소속사인 그의 동정을 살피는 모습이었다.
이제영 감독은 그런 스튜디오의 분위기는 모르는 척 촬영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있었다. 이번 촬영은 창으로 건물 밖을 보는 장면이었다. 실내에 만들어진 세트여서 창에 블루 스크린을 붙이고 연기하고, 창밖의 장면은 나중에 따로 촬영해야 했다.
“광산 기업의 의뢰를 받은 일본 경찰이 도망친 광산 노동자를 잡아서 끌고 가는 것을 훔쳐보는 장면이에요.”
“네.”
이제영 감독도 주연인 태주도 스태프들의 시선을 무심하게 넘겼다. 두 사람 모두 당면한 촬영에 집중하고 있었다. 촬영 외적인 상황을 신경 쓰면서 찍어도 괜찮을 정도로 영화는 만만한 대상이 아니었다. 특히 이번 영화는 주제와 배경이 가볍지 않아서 더 그랬다.
그렇게 두 사람이 촬영에만 몰두해서인지, 촬영장의 어수선함은 금세 가라앉았다. 아니, 가라앉히지 않을 수 없었다. 이제영 감독이 매서운 눈으로 손이 느려진 스태프를 노려보고 있었고, 태주가 칼날처럼 날카롭게 감정을 가다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레디, 액션!”
촬영을 시작하라는 이제영 감독의 사인이 나왔고, 촬영은 평소대로 진행되었다. 태주는 완벽하게 캐릭터로 분해서 자신의 역할을 수행했고, 이제영 감독 역시 한 장면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이 집중력을 발휘하며 촬영을 감독했다.
주연과 감독이 장악한 촬영 현장엔 현장에 없는 대상의 영향력이 조금도 남아 있지 않았다.
*
아침부터 시작된 촬영은 예정대로 늦은 오후에 끝났다. 스태프들은 정리와 다음 촬영을 위한 준비로 현장에 더 남아 있어야 했지만, 촬영이 끝난 배우와 그 스태프는 퇴근할 시간이었다.
“이번 영화는 촬영 시간을 잘 지키는 것 같아.”
“이지명 대표님 덕분이죠. 자주 합리적인 제작 환경을 얘기하시더니, 스태프 수가 다른 때보다 두 배는 더 많잖아요.”
“그렇지. 안 그랬으면 촬영 기간이 더 길어졌을걸.”
“지금도 다른 현장보다 좀 긴 편이지만, 사실 이게 맞는 거죠.”
“맞아. 이게 맞는 거지.”
태주의 분장을 지워 주는 한편 팀원들에게 퇴근 준비를 서두르라고 지시한 미나가 이번 영화 촬영 현장을 칭찬했다. 태주도 그런 미나의 칭찬에 고개를 끄덕였다. 근로 기준법 개정안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현장은 데뷔 초기의 현장과는 피부로 느껴지는 게 달랐다.
“지난 드라마도 근로 시간을 잘 지킨 편이긴 했지만, 지방 촬영이 오죽 많았어야지. 서울 근교라고 해도 이동 시간이 오래 걸리니까, 실제 근로 시간을 줄였어도 잘 모르겠더라.”
“맞아요. 저도 포천까지 매번 두 시간 가까이 들이면서 다녔더니, 촬영이 일찍 끝나도 별 차이를 못 느끼겠더라고요.”
“그치?”
“네. 배우인 제가 그랬을 정도니, 스태프들은 더 했겠죠.”
준비된 세트에 들어가서 촬영하면 되는 배우와 다르게 스태프들은 할 일이 더 많았다. 스태프는 세트의 설치는 물론 촬영이 끝난 세트의 철수까지 맡아야 했다. 기존의 인력만으로 주 52시간의 근로 시간을 준수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드림쉽에선 그런 상황을 파악하고 현장 스태프를 기존보다 많이 고용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었다. 세트의 설치와 철거를 맡은 팀과 촬영하는 팀을 나눠서 운용하는 중이었는데, 생각보다 효율이 괜찮았다.
“다 됐다.”
“오늘도 수고했어요, 누나.”
“호호호. 이게 일인데 수고는 무슨. 아! 태주, 너 혹시 다이어트 식단 계속 먹고 있니?”
“아니요. 제대로 먹고 있는데요. 왜요?”
“오늘 입은 바지 허리 조금 줄인 거야. 체중 확인해 봐야겠다. 더 준 것 같아.”
“진짜요? 잘 챙겨 먹는데, 왜 줄었지?”
묻는 미나나 대답하는 태주나 이미 이유는 알고 있었다. 더위를 많이 타는 태주가 매년 여름 겪는 일이었다. 신경 써서 잘 챙겨 먹는다고 하지만, 항상 여름이 되면 체중이 줄곤 했다.
“여기서 더 빠지면 안 되는 거 아니야?”
“안 되죠. 촬영 끝날 때까지 유지해야 하는데.”
“잘 좀 챙겨 먹어. 너 또 입맛 없다고 냉차만 마시는 거 아니지?”
“그렇지는 않지만….”
“네가 먹어 봤자 과일이겠지. 안 되겠다. 산아!”
“앙.”
그렇지 않아도 마른 편이었던 태주는 촬영 전에 캐릭터에 맞게 감량을 한 상태였다. 거기에 연일 심력을 쏟는 촬영이 이어지고 있었다. 잘 챙겨 먹어도 모자란 상황이었는데, 더위를 많이 타는 태주는 여름에는 과일 샐러드 같은 가벼운 음식으로 식사를 대신하곤 했다.
“산아 튼튼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해?”
“꼬꼬 머거.”
“크흐흠. 꼬꼬 먹는 것도 맞지. 맞긴 맞는데, 꼬꼬 말고 다른 것도 골고루 잘 먹어야지 튼튼해지지. 그치?”
“아앙?”
“요새 태주가 밥을 잘 안 먹어서 누나가 걱정이야. 산이가 태주한테 밥 먹을 때 골고루 많이 먹으라고 해 줄래?”
“앙! 아라떠.”
“호호호. 우리 산이 진짜 믿음직스럽네.”
알았다고 크게 대답하는 태산이가 마음에 들었는지 미나가 아이를 끌어안고 칭찬을 퍼붓고 있었다. 태산이도 부탁을 받은 게 좋은지 미나의 품에서 기분 좋게 웃고 있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의 두 사람의 눈에 태주가 얼굴을 붉히며 민망해하는 모습 따윈 보이지 않았다.
“미나 누나도 참. 아이한테 무슨 부탁을 하는 거예요?”
“호호호. 얘는. 아이면 어떠니? 이렇게 믿음직스러운데. 그치?”
“앙!”
죽이 잘 맞는 두 사람이 태주를 놀리고 있을 때였다. 조심스럽게 노크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분장실 밖에서 이제영 감독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태주 씨, 잠깐 괜찮아요?”
“네, 감독님. 들어오세요.”
“실례합니다.”
분장실로 들어온 이제영 감독은 촬영할 때와 다르게 무척 피곤한 모습이었다. 아침부터 촬영을 쭉 진행하긴 했지만, 중간에 식사도 하고 쉬는 시간도 있었는데, 이제영 감독은 전혀 쉬지 못한 모습이었다. 눈 밑도 검고 입술은 몇 번이고 씹었는지 부어 있었다.
촬영 시작 전부터 진통 효과가 있는 차와 효과 좋은 영양제를 챙겨 주었는데, 그다지 효과가 없는 것 같았다. 아니, 그나마 효과가 있어서 이제영 감독이 지금 같은 상태를 유지하는지도 몰랐다.
태주는 이제영 감독을 자리로 안내하면서 미나에게 먼저 퇴근하라는 눈짓을 했다. 이미 퇴근 준비를 마친 상태인데, 자신을 기다리게 하는 건 미안한 일이었다.
-철컥!
조용한 분장실 안에 마지막 스타일리스트 팀원이 나가면서 닫은 문소리가 울렸다. 때마침 차가운 음료수를 2호가 사람들 앞에 내려놓으며 대화를 나눌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무슨 일이세요, 감독님?”
“최나라 씨 얘기 들으셨나요?”
“무슨 트러블이 있다는 얘기까지만요. 정확한 사정은 못 들었어요.”
견우를 보면서 대답하는 태주의 표정은 평온했다. 온종일 그 일로 스튜디오 안이 시끄러웠는데, 전혀 궁금해하는 모습이 아니었다.
“후우! 오해라지만, 성격이 안 좋다는 얘기가 이미 너무 많이 퍼져 버려서…. 제작사에서 최나라 씨를 쓰는 걸 재고해 보라는 얘기를 들었어요.”
“음.”
“태주 씨 혹시 리딩 때 외에 최나라 씨를 본 적 있어요? 어떤 사람이었어요?”
“저도 최나라 씨랑은 딱히 친분이 없어서요. 얼굴 몇 번 본 게 다예요.”
“그래요?”
“특이한 사람이긴 했어요.”
태주의 얘기는 최나라가 어떤 사람인지 판단하는 데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실제로 친분이 없는 상대라 그는 이제영 감독의 질문에 대답할 말이 없었다. 친분이 있었더라도 당사자가 없는 장소에서 이렇다저렇다 말할 생각은 없었다.
태주는 입술을 씹으며 고민에 빠진 이제영 감독을 쳐다봤다. 복잡한 표정. 이제영 감독은 그가 전에 본 적 없는 복잡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제작사, 여론, 상업 영화, 예상 관객 수 등등. 여러 단어가 이제영 감독의 머릿속을 어지럽게 떠다니고 있는 것 같았다.
“감독님. 다른 건 생각하지 마시고 영화만 생각하세요. 친분이나 배경 같은 건 고민하실 필요 없어요. 영화에 도움이 되는가, 도움이 되지 않는가만 생각하세요.”
“…최 대표님이랑 같은 소릴 하시네요. 의미는 다른 것 같지만요.”
“그런가요?”
“최 대표님도 아까 영화만 생각하라는 얘기를 하고 가셨어요.”
같은 말이었지만, 최 대표와 태주의 말은 의미가 전혀 달랐다. 이제영 감독은 자신의 감이 맞을 거라 믿었다. 감독으론 아직 젊은 축에 속하지만, 상업 영화를 세 편이나 연출한 감독이었다. 그의 눈썰미는 평범한 편이 아니었다.
“최 대표님은 영화의 완성도만 고려한다면, 최나라 배우가 당연히 기용될 거라고 믿고 있었어요. 소속 배우에 대한 믿음이었죠. 그런데 태주 씨는 다르군요.”
“누가 더 배역에 어울리는가 하는 점이 제일 중요한 건 맞아요. 하지만 그 배우로 인해서 관객이 우리 영화를 선택하길 망설이게 된다면, 전 그런 배우는 쓰지 않는 게 맞다 생각해요. 아무리 연기를 잘하더라도요.”
“음….”
“냉정하게 들리실지 모르지만 솔직한 제 생각이에요. 제가 연기만 잘해서 주연 롤을 맡는 건 아니잖아요. 연극판에 가면 저보다 연기 잘하는 배우는 수두룩 할 거예요.”
“태주 씨! 그런 말씀은 좀….”
“에이. 사실이잖아요, 매니저님.”
견우가 거리낌 없이 말하는 태주를 말리려 했지만, 되레 그를 만류하는 말이 돌아왔다. 견우는 태주의 말에 반박할 말이 많았지만, 가벼운 말투와 다른 단호한 눈빛 때문에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외모 혹은 회사에서 기획한 좋은 이미지 덕분에 주연을 맡고 있기도 하잖아요. 배우를 섭외할 때 그런 점도 따져 가며 섭외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맞는 말이긴 하지만….”
“연기는 배우가 갖춰야 할 기본 능력일 뿐이에요. 요즘 같은 시대엔 연기 외의 다른 부분도 평가에 반영해야 한다고 봐요.”
“문제를 쉽게 해결해 볼 생각에 찾아왔는데. 절 더 복잡하게 만드네요, 태주 씨는.”
“하하하. 그냥 제 생각일 뿐이에요. 감독님은 저보다 고려하실 게 더 많잖아요. 그래도 영화만 생각하시라는 말은 진심이에요.”
이제영 감독은 여러 가지 상황을 따져 보다, 실제로 최나라와 합을 맞출 배우인 태주에게 의견을 들으러 왔다. 그리고 예상과 전혀 다른 대답을 듣게 되었다. 같은 소속사여서 최나라에 관해 좋은 얘기를 하거나, 은근히 권할 줄 알았던 태주는 누구보다 상황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길 바랐다.
“알겠어요. 영화에 가장 도움이 되는 선택을 할게요.”
“마땅히 그러셔야죠.”
이제영 감독은 대화를 마친 태주가 아이와 돌아가는 걸 배웅하면서 최종 오디션을 떠올려 봤다. 최종 오디션에 남았던 배우와 최나라, 두 사람은 모두 배역에 걸맞은 연기력을 갖추고 있었다. 그런 두 사람의 당락을 가른 것은 일본어 실력과 외모였다.
일본어를 꽤 오래 배웠다는 것이 사실인 듯 최나라는 현지인이나 다름없는 일본어 실력을 보여 줬었다. 외모 역시 뛰어나서, 태주의 옆에 세워도 괜찮았다. 배우로서의 존재감까지 태주와 균형을 맞출 수 있으면 더 좋았겠지만, 그게 쉽지 않다는 건 그가 제일 잘 알고 있었다.
-Trrrr.
“여보세요. 이 대표님, 이제영입니다. 배우 교체는 없던 일로 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최나라 씨를 그대로 쓰시겠다고요?
“네. 최나라 씨가 우리 영화에 더 잘 어울립니다.”
-하지만 그녀는 요새….
“부탁합니다. 이 대표님.”
-…알겠어요.
이제영 감독은 이번 영화는 다른 것을 모두 제쳐 두고 영화만 생각하기로 했다. 영화를 성공시켜 얻을 수 있는 명예나 이익, 영화를 둘러싼 단체들의 관계 등. 그의 머리를 복잡하게 만들던 것들은 전부 잊고, 영화의 완성도 한 가지만 생각하기로 했다.
‘나 아니어도 고민하는 사람이 많으니, 난 영화나 잘 찍으면 되겠어. 골치 아픈 문제는 그 사람들이 알아서 하게 두자고. 다들 능력도 좋으니, 잘하겠지.’
“끄으응!”
힘겨운 소리를 내며 기지개를 켠 이제영 감독이 스튜디오를 나섰다. 똑똑하고 능력 좋은 사람들에게 문제를 떠넘긴 그는 홀가분한 표정으로 주차장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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