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healing life of a regressed top star RAW novel - Chapter 282
282. 해외 촬영 >
태주는 태산이를 내려 준 후, 치료제 자루를 살펴봤다. 직후 이마에 살짝 힘줄이 돋을 뻔한 걸 힘겹게 참았다.
자루 안엔 그가 태산이 전용 구급상자에 준비해 둔 모든 약품이 들어 있었다. 복용하는 치료제 외에 상처에 바르는 연고와 즉효성 진통제, 소염제도 있었다. 구급상자를 통으로 털어 온 모양이었다.
‘아이고! 이놈 자식이 진짜.’
그는 자루 가득한 약 중 코끼리가 먹어도 탈이 없을 만한 것들로, 작은 알약 형태의 약만 골라냈다. 새끼손톱 크기의 작은 알약이라서 먹이기 편할 것 같았다.
태주가 골라낸 치료제 대부분은 어린 그렘린도 먹을 수 있게 만들었던 것과 같은 것이었다. 진통과 회복에 좋은 약이라, 코끼리에게 먹여도 괜찮을 듯했다.
“태쭈, 빠리 코끼디 가자.”
“하하하. 설명 먼저 들어야지.”
“아앙.”
태산이는 펫 치료제를 코끼리에게 빨리 주고 싶은지, 그를 재촉했다. 그런 아이 몸을 다시 안아 든 태주는 코끼리 무리 쪽이 아닌, 보호소 직원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급한 마음은 알겠지만, 우선 보호소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설명을 들어야 했다.
아기 코끼리는 먹성이 좋아서 달려드니 주의할 것, 많은 사람이 아기 코끼리 근처로 가면 어른 코끼리가 예민하게 굴 수도 있다, 등등. 설명이 끝난 뒤 태주와 2호는 보호소 직원이 나눠주는 바나나가 든 가방을 받았다. 둘이 바나나 가방을 메고 코끼리 근처로 가기도 전에 코끼리들이 몰려들었다.
“앙! 코끼디. 마니 머거.”
“아이, 우리 산이 잘한다.”
태주는 바나나를 송이에서 하나씩 뜯어서 코끼리에게 먹이는 아이를 칭찬했다. 아이는 코끼리의 커다란 덩치가 겁이 나지 않는 모양이었다. 같이 보호소에 들어온 방문객들이 예상보다 큰 덩치에 놀라서 망설이는 것과 다르게 거침없이 다가갔다.
“앙?”
“풋!”
“태쭈, 코끼디 가떠.”
“푸흡! 바나나 다 먹어서 간 거야. 가자. 바나나 또 받아 오자.”
태주는 허망한 표정으로 빈손을 들고 있는 아이를 데리고 보호소 직원 쪽으로 돌아갔다. 빈 바나나 가방을 다시 채울 요량이었다.
설명을 들을 때 바나나가 있으면 친구, 없으면 남이라는 얘기가 뭔가 했는데, 좀 전의 일로 무슨 뜻인지 깨달을 수 있었다. 좀 전까지 다정하게 간식을 받아먹던 코끼리가 바나나가 떨어지자, 순식간에 다른 곳으로 가 버렸다.
‘굳이 교감 기술이나 조련 기술을 쓸 필요도 없네.’
약을 먹일 때 정원에서 익힌 기술을 써야 하나 고민했는데, 그럴 필요가 전혀 없었다. 코끼리들은 바나나를 든 태주 일행에게 서슴없이 다가왔고, 그가 바나나와 같이 나눠 주는 치료제도 잘 받아먹었다. 아이는 태주가 약을 먹인 후에야 안심했는지 본격적으로 뛰어놀기 시작했다.
태주는 처음 보호소에 들어왔을 때 받은 충격이 모두 가신 듯 활발하게 노는 아이를 흐뭇하게 지켜봤다. 태산이는 코끼리와 싸우겠다는 생각은 모두 잊은 듯했다. 돌아가기 전까지 간식을 챙기고, 진흙탕에서 목욕도 시키는 등, 코끼리를 돌보는 일에 열중했다.
*
패션 화보 촬영을 책임지는 에디터는 자신과 함께 온 프로덕션 팀과 진행 상황을 체크하고 있었다. 그녀가 가장 신경 쓰는 것은 모델인 배우 이태주의 상태였다. 같이 한국에서 출국했으면 이런 걱정이 필요 없었을 테지만, 상대가 미리 출국하는 바람에 걱정이 이만저만한 게 아니었다.
‘시간에 맞춰서 와야 할 텐데.’
이태주의 개인 스태프, 스타일리스트 팀이 당연하다는 듯이 준비하는 걸 보면 제시간에 올 것 같았지만, 불안이 가시진 않았다.
입술을 잘근잘근 씹은 에디터는 미나의 팀에서 힘겹게 고개를 돌렸다. 계속 보고 있다가는 그쪽으로 달려가서 정말로 제시간에 오는 게 맞냐고 질문을 퍼부을 것 같았다.
-부스럭!
“그거 조심해. 알지?”
“네.”
에디터는 테이블에 액세서리를 진열하는 스태프의 투박한 손끝이 거슬렸지만, 짧게 주의 주는 정도로 끝냈다. 주의는 짧게 주었지만, 에디터의 행동은 그렇지 않았다. 그녀는 스태프의 근처에서 매의 눈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스태프가 포장을 푸는 액세서리는 그녀가 직접 매장에 가서 하나하나 고른 것이었다. 무게 때문에 비닐로 포장했지만, 액세서리의 가격은 합치면 3, 4억은 가볍게 넘었다.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었다.
“의상은 이쪽에 걸어 둘까요?”
“어. 잠깐. 거기 하늘색 셔츠랑 같이 든 것들 주름 좀 펴 둬. 다리미 챙겼지?”
“네.”
“서둘러. 콘셉트 참고 사진은?”
“여기요. 이쪽 테이블에 깔아 둘게요.”
“어. 음료수랑 간식도 챙기고.”
“네.”
스태프들 본인은 갈아입을 옷과 수영복 정도만 챙겼지만, 모델이 사용할 물건은 의상, 액세서리, 슈즈, 타이 등 엄청난 양의 물건을 한국에서부터 챙겨 왔다. 에디터는 이렇게 여러 사람의 수고가 들어간 준비가, 모델의 지각으로 헛수고가 되지 않길 속으로 빌었다.
에디터는 처음 이태주에게 패션 화보 촬영 제안을 넣었을 때 쉽게 섭외가 성사되리라고 예상하지 않았었다. 해외 화보 촬영이 기사화 되기 좋은 건수이긴 했지만, 워낙 화보 촬영 섭외가 많이 들어가는 배우라서 기대가 크진 않았었다.
“친척 동생도 같이 올 테니까, 아이가 좋아할 만한 간식도 좀 준비하고.”
“네.”
이태주는 데뷔 이래로 언제나 1순위 섭외 대상이었다. 배우로서 그가 맡는 역할이 어떻든, 작품의 성적이 어떻든 상관없이 항상 1순위였다.
잘생기고 어떤 옷을 입혀도 완벽하게 소화하는 그는, 그만큼 파급력도 컸기 때문에 모두가 선호하는 모델이었다. 이미 업계엔 이태주를 섭외할 때 외형적인 조건을 따지는 사람이나, 콘셉트 소화력을 의심하는 사람이 없어진 지 오래였다.
그리고 이태주는 그런 사람들의 기대를 언제나 완벽하게 채워 주는 상대였다. 그는 뛰어난 연기력으로 인정받는 배우이라서 그런지, 화보 촬영 중의 움직임이 무척 자연스럽고 유연했다.
‘꼭 따로 스토리가 있어서 그걸 연기하는 것처럼 했었지. 덕분에 결과는 항상 최고였고.’
에디터는 톱 모델과 하는 작업 이상으로 일하기 편했던 지난 작업을 되돌아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 정도의 실력이라면 조금 늦게 와도 용서해 줄 수 있었다.
물론 그녀가 용서할 일은 없었다. 태주 일행이 촬영 전 여유 시간을 넉넉하게 두고 약속 장소에 도착했기 때문이었다.
“재킷 좀 더 벌려 볼까요? 좋아요. 이제 마지막 컷 찍을게요.”
-찰칵! 찰칵!
쉼 없이 셔터를 누르는 포토그래퍼의 뒤편에는 에디터가 노트북의 화면을 뚫어질 듯 응시하고 있었다. 그녀는 화면 속 태주의 모습에 목이 타는 듯한 갈증을 느꼈다.
화면 속 태주는 짙은 파란 재킷을 걸치고 화려한 카펫 위에 누워 있었다. 흐트러진 옷차림, 짙은 눈화장과 깊은 눈매. 화면 속 그는 퇴폐적일 정도로 자극적인 모습이었다.
‘미쳤다, 미쳤어. 내가 요구한 콘셉트지만, 이거 정말 잡지에 실을 수 있는 거 맞아?’
에디터는 본인이 요구한 매혹적인 느낌을 100%로, 그 이상으로 표현하는 모델 때문에 정신을 차리기 힘들었다. 이미 다른 모델들도 많이 취했던 포즈고 연기했던 콘셉트였지만, 이태주가 하자 심각할 정도로 치명적이어서였다.
그녀는 뜨끈뜨끈해진 얼굴을 만지다가 놀란 표정으로 손을 내리고, 본 사람이 없는지 재빠르게 주변을 살폈다. 지금까지 이성적이고 냉정한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노력했는데, 사람을 홀리는 태주의 모습 덕에 유지해온 이미지를 망칠 뻔했다.
그러나 그녀의 걱정은 모두 쓸데없는 일이었다. 손짓 한 번, 눈빛 한 번으로 현장의 분위기를 쥐락펴락하는 배우 덕에, 그녀를 지켜보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수고하셨습니다.”
“오늘은 여기서 마무리하고, 내일도 오늘처럼만 합시다.”
“네. 수고하셨습니다.”
시원시원하게 진행된 작업에 에디터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걸렸다. 수많은 짐을 챙겨서 몇 시간을 날아와 한 촬영이었지만, 피로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만족스러운 작업이었다.
에디터는 화면에 뜬 화려하고 매력적인 사진들을 보고, 이번 패션 화보가 전에 없던 화제가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이태주의 첫 번째 해외 촬영 화보. 표지 컷 포함 17페이지라는 많은 분량. 마지막으로 ‘옴므 파탈’이라는 타이틀까지. 믿음의 근거는 충분했다.
이틀째의 촬영은 태국의 거리에서 진행할 예정이었다. 옷을 갈아입는 게 불편했지만, 일정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 오히려 태주를 알아보는 관광객이 몰리는 게 더 불편했다. 사람들이 해산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에디터가 나서서 장소를 바꿨다.
에디터는 첫 번째 야외 촬영지로 골랐던 카페 거리를 과감하게 포기하고, 한적한 숲으로 일행을 이동시켰다. 다행히 그곳은 관광객보다 벌레가 더 많은 곳이어서 태주는 화보 촬영을 문제없이 마칠 수 있었다.
*
화보 촬영을 마치고 짧은 휴가를 보낸 태주는 미나와 똑같은 대화를 계속 반복하고 있었다.
“누나, 그러지 말고 다 같이 지내요.”
“얘는. 네 촬영 전부 끝나려면 열흘은 있어야 하는데, 뭘 같이 지내니?”
“방도 남는데, 뭐 어때요?”
“됐어. 서울 가서 쉬는 게 마음 편하지. 넌 일하고 우리 애들은 빈둥빈둥 놀라는 게 말이 되니?”
“진짜 괜찮은데….”
미나는 이미 거절한 일을 계속 꺼내서 설득하는 태주를 잠시 흘겨 보았다. 좋은 의도에서 꺼낸 말이라는 것은 알지만, 받아들이기는 어려운 제안이었다.
열흘간의 다큐멘터리 촬영과 그 뒤에 잡힌 브랜드 화보 촬영 일정에서 미나의 팀원이 할 일이 없었다.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 줘야 해서, 과한 메이크업이나 헤어스타일링을 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번 다큐멘터리 촬영은 잊지 않고 협찬 의상을 챙겨 줄 그녀 한 명이면 충분했다.
“그 얘기는 그만하자. 난 애들 보내고 올게. 짐 좀 부탁해.”
“알았어요. 다녀와요, 누나.”
태주는 공항으로 스타일리스트 팀원을 배웅하러 가는 미나를 아쉬운 눈빛으로 봤다. 기왕 태국까지 온 것 푹 쉬다 가는 것도 괜찮을 듯했는데, 미나와 팀원들의 생각은 달랐다. 그들은 화보 촬영 팀보다 겨우 하루를 더 쉬고 돌아가겠다며 호텔을 나섰다. 미나의 고집을 꺾지 못한 그는 그녀의 짐만 챙겨서 숙소로 돌아왔다.
“산아, 내일은 뭐 할래?”
“앙?”
“모레부터 형 일해야 하니까, 내일은 산이 하고 싶은 거 하자.”
“코끼디 공언.”
“…코끼리 공원 또 가고 싶어?”
“앙! 코끼디 공언 가자.”
이곳에 도착한 뒤에 한 일이라곤 식사하고 카페에서 차 마신 일을 제외하면 모두 코끼리를 보러 가는 일뿐이었다. 도중에 공원을 왕복하는 시간이 아까워 숙소를 옮겨야 하는 게 아닐까 고민했을 정도였다.
태주는 쿠첼루스처럼 사원이나 소수민족 마을을 구경하러 가자는 말이 나오려는 걸 겨우 참았다. 아이가 바라는 걸 해 주려고 물었으니, 그걸 들어주는 게 맞았다.
‘뭐, 이렇게 될 줄 알고. 방문 예약을 해 두긴 했지만. 역시네.’
태주는 오늘도 정원에서 태산이가 코끼리한테 나눠 줄 영양제를 만들기 위해 바쁘게 움직여야 할 것 같은 예감을 받았다.
꼬맹이 녀석은 코끼리 공원이 정원과 비슷하게 느껴지는 그곳에만 가면 활개를 치고 다녔다. 공원에 사는 강아지, 고양이들을 몰고 다니기도 하고, 코끼리랑 같이 진흙탕에서 뒹굴기도 했다.
이튿날 그는 태산이의 바람대로 다큐멘터리 제작팀이 오기까지 코끼리 공원에서 시간을 보냈다.
*
다큐멘터리의 시작은 공항에서 촬영지인 코끼리 공원으로 이동하는 장면이었다. 태주는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공항에서 나오는 장면을 찍었다. 다큐멘터리인데 실제로 도착하는 게 아닌 연출된 장면이 나와도 될까, 잠깐 고민했지만, 제작진에게 생각이 있겠지 싶었다.
그렇게 코끼리 공원으로 이동한 태주는 공원 설립자의 안내를 받으면서 설명을 들었다.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이지만, 다시 들어도 처음 들었던 때와 마찬가지로 참담한 느낌이었다.
공원에 관한 설명을 듣고 나서는 설립자와 같이 먹이를 주거나 돌보는 일을 같이할 예정이었다. 물론 촬영 중간중간 짧은 인터뷰 시간도 예정되어 있었다.
“코끼리는 그런 고통을 평생 기억한대요. 가족의 죽음에 슬퍼하고, 헤어진 가족을 그리워하기도 하고요.”
공원에서 코끼리에게 간식을 나눠 주는 중에 하게 된 인터뷰에서 태주는 코끼리의 기억력에 관한 말로 서두를 꺼냈다.
“코끼리의 지능은 그 정도로 높고, 감정 체계도 복잡하대요. 그런 코끼리가 인간에게 복종하는 건, 그 이상으로 끔찍한 고통이 주어지기 때문이래요.”
비인간 인격체(nonhuman persons)라는 말이 있다. 외양은 다르지만, 인간과 비슷한 감정, 성격, 자의식을 지니고 도덕적 판단을 하는 동물을 말한다. 아직은 일부 국가와 일부 동물에만 해당하는 말이지만, 그런 동물에 코끼리가 포함되어 있었다.
이렇듯 고등 동물에 속하는 코끼리가 장시간의 학대로 자아를 잃고, 기계처럼 학습된 행동을 반복하게 되는 실태를 태주는 담담한 목소리로 얘기했다. 도움을 호소하거나 슬퍼하는 모습이 아닌, 그저 현실을 알리려는 의도만을 담은 담담한 목소리였다.
짧은 인터뷰를 마친 그가 하던 일을 마저 하려 일어서려던 때였다.
-철푸덕!
-철푸덕!
“꺄하!”
숙연한 분위기를 일거에 깨는 소리가 태주와 제작진의 귀에 들어왔다. 제작진이 소리가 난 방향으로 카메라를 돌리며 주인공을 찾을 때, 태주는 닥쳐올 위기를 예감하고 이마를 짚었다.
-휘익!
-철퍽!
‘이 말썽쟁이들!’
태주는 손을 뒤로 돌려 그의 등을 가격한 묵직한 진흙 덩이를 떼어냈다. 그리고 인상을 쓰지 않으려 노력하면서 진흙을 던진 말썽쟁이들을 돌아봤다.
“하, 하하. 형 일하잖니. 저쪽 가서 놀아.”
“꺄하! 시더!”
“피히힝!”
“…그래. 형이 갈게.”
‘이놈 자식! 밤에 보자.’
태주는 주먹을 꽉 쥐고 금세라도 터트릴 것 같은 호통을 참았다. 그가 그러거나 말거나, 태산이와 아기 코끼리는 진흙 목욕을, 아니, 진흙 장난을 치고 있었다. 그는 제 말을 귓등으로도 듣지 않는 둘 때문에 나오려는 한숨을 삼킨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일어서자마자 가까운 곳에서 지켜보는 한 무리의 코끼리에게 양손을 들어 보였다. 자신은 화가 나지 않았고, 절대로 소중한 아기 코끼리를 해치지 않을 거라는 의사를 표했다. 그의 뜻을 이해했는지 육중한 압박감을 주던 어른 코끼리가 그에게서 시선을 돌렸다.
태주는 어른 코끼리를 믿고 장난을 쳐대는 두 녀석을 흘깃 돌아본 뒤 자리를 옮겼다. 진흙투성이 옷이 찜찜했지만, 인터뷰하느라 멈춘 일을 마저 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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