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healing life of a regressed top star RAW novel - Chapter 286
286. 휴가의 마무리 >
태주는 눈을 뜨자마자 팔로 침대 위를 쓸었다. 지난밤 내내 꼬맹이를 품에 안고 있었다. 물건을 숨기러 갈 틈이 없었으니, 침대 위에 남아 있어야 했다. 그러나 그의 팔에 걸리는 물건이 없었다. 차갑게 식은 얇은 여름 이불의 까슬함만 느껴졌다.
‘없네. 이 꼬맹이 녀석, 참….’
대단했다. 줄곧 제 품에 안겨서 잤는데, 어떻게 정원에 가져가지 못하는 물건을 숨긴 것인지. 아이는 지금도 그에게 안겨서 자고 있었다. 태주는 작게 한숨을 쉰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무래도 꼬맹이에게 그가 모르는 방법이 있는 듯했다.
“세수하자, 산아.”
“아앙.”
“세수하고 섬 산책 할까?”
“하암.”
“형이 씻겨 줘?”
끄덕끄덕. 목덜미에 얼굴을 묻은 아이가 고개가 끄덕이자, 많이 자란 머리카락 때문인지 조금 간지러웠다. 태주는 아이 머리를 쓸어넘겨 준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 큰 줄 알았는데, 그의 꼬맹이는 여전히 어리광쟁이에 품에 쏙 들어올 만큼 작았다. 그는 잠을 깨려는 듯 연신 얼굴을 비비는 아이를 받쳐 안고 욕실로 향했다.
호박 섬에서 보낸 휴가는 예상하지 못한 일도 있었지만, 대체로 평화롭고 온화했다. 동생들은 틈나는 대로 수영도 하고 태주가 준비해둔 레저용품으로 바다에서 시간을 보냈다. 이동 시간은 길었지만, 연말이 다가오는 추운 계절에 딱 좋은 여행이었다.
태산이가 이동문을 이용해서 수시로 호박 섬에 가자고 조르는 후유증을 빼면 미련이 남지 않을 정도로 즐긴 휴가였다.
“태쭈, 고양이 보더 가자.”
“지금 밤인데? 산이 자야지.”
“아앙. 가자.”
“그럼, 잠시만 다녀오는 거야.”
“앙.”
호박 집 뒤 뜰의 샛길로 내려가면 작은 해안이 있었다. 선착장이 있는 해변보다 작지만, 하얀 고운 모래가 있는 아름다운 해변이었다. 그 해변을 지나 볕이 잘 드는 곳에 쿠첼루스가 모시는 바스테트 신의 신상이 있었다.
그리고 그 신상 주변 곳곳에 태산이가 최근 돌봐 주는 고양이들이 살고 있었다.
“사니 와떠.”
“냐아아!”
“냐앙!”
“냐아냐아.”
‘아이고. 난리네, 난리.’
흰 고양이, 노란 고양이, 검은 고양이, 귀가 접힌 고양이, 꼬리가 짧은 고양이 등, 크기도 특징도 다른 다양한 고양이가 태산이 주위로 몰려들었다.
아기 때부터 동물에게 인기가 많았던 태산이는 그 인기가 그대로였다. 사료나 간식을 따로 들지 않아도 고양이들은 언제나 태산이를 반겼다. 더불어 태산이 냄새를 잔뜩 묻혀 둔 태주 역시 반겼다.
“냐아앙.”
“착하지. 잠깐만. 잠깐만 비켜 봐.”
장난기 많은 고양이 몇이 자동 급식기에 사료를 채우려는 그를 방해했다. 발등을 밟고 서고 바지에 발톱을 밟고 오르는 등, 여러 방법으로 그의 걸음을 막아섰다. 태주는 그런 고양이들을 쓰다듬으면서 살짝씩 밀어내 길을 열었다.
고양이들이 주로 시간을 보내는 정자와 그 앞의 분수는 태주가 정원에서 가져온 레시피와 자재로 지었다. 정자에는 일정한 온도 유지 기능이, 분수에는 물 생성과 정화 기능이 걸려 있었다. 모두 섬에서 생활해야 하는 고양이들을 위해 그가 고심해서 고른 물건이었다.
“산아. 영양제 주면서 혹시 아픈 아이 없는지 물어봐 줄래?”
“앙, 아라떠.”
태주는 고양이와 아이가 한쪽에서 그가 모르는 언어로 대화하는 걸 잠시 지켜보다 손을 움직였다. 자동 급식기에 사료를 채우고 고양이 간식을 꺼내서 수풀 사이, 나무 위 등 이곳저곳에 숨겼다. 간식은 고양이가 찾기 쉽게 너무 높은 곳이나 위험한 곳엔 숨기지 않았다.
“산아. 아픈 고양이 없대?”
“업때.”
“그래. 그럼 이제 가서 잘까?”
“아앙.”
그간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는지, 섬에 사는 고양이들은 상태가 괜찮았다. 태주는 통통하게 살이 오른 고양이들이 정자와 나무에 늘어져 있는 풍경에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뼈밖에 없던 고양이들이 통통하게 살이 올라 늘어진 모습은 언제 봐도 만족스러웠다.
“하암. 산아 이제 집에 가자.”
“아앙. 태주, 돌고대.”
“돌고래 왔나 보고 가?”
“앙.”
서울은 벌써 12시에 가까운 시간이었는데, 꼬맹이의 눈은 말똥말똥했다. 낮잠을 많이 자더니 아직 자려면 한참 먼 것 같았다.
태주는 그런 아이 손을 잡고 해변을 천천히 걸었다. 가끔 돌고래들이 지나갈 때는 선착장 앞쪽 먼바다로 지나가기 때문에 확인하려면 장소를 옮겨야 했다.
동생들과 호박 섬으로 휴가를 왔을 때 만난 돌고래 떼가 인상 깊었는지, 태산이는 호박 섬에 오면 언제나 돌고래를 찾았다. 아이가 돌고래와 만나는 장면을 영상으로 봤던 그도 감동할 정도였으니, 실제로 만난 아이가 매일 돌고래를 찾는 게 이상하지 않았다.
*
슬리퍼 안으로 들어온 모래를 털어 내며 태주는 처음 아이가 돌고래를 만났던 때를 떠올렸다.
“산이 진짜 낚시하러 갈 거야? 형은 섬에 있을 건데….”
“앙! 태쭈, 기다려. 사니가 고기 자바 오께.”
“그래. 기다릴게. 많이 잡아 와.”
“앙. 아라떠.”
저와 떨어지는 걸 제일 싫어하는 태산이였지만, 같이 하는 일행이 동생들일 때는 달랐다. 원래부터 낯가림이 없는 아이기도 했지만, 아기 때 태우가 많이 돌봐 줘서인지, 다른 사람과 다르게 태우랑 외출하거나 기다리는 일에는 거부감이 없었다.
낚시하러 일행이 섬을 나서자, 섬이 조용해졌다. 태주는 자신을 위로하듯이 다리에 몸을 비비는 더미를 안아 들고 호박 집으로 들어갔다. 그가 조용한 섬에서 느긋하게 화단을 가꾸고 차기작 대본을 고르고 있을 때, 태산이는 신비로운 경험을 하고 있었다.
태주가 호박 집에 남아 대본을 고르고 있을 때, 태산이는 작은 형들과 2호가 모는 배를 타고 있었다. 낚시는 아이 기억 속에도 그다지 재밌는 일로 남아 있는 건 아니었지만, 작은 형들을 따라나선 이유가 있었다.
태산이는 전날 잡았다가 놔준 상어에 미련이 남아 있었다. 길고 동그란 상어를 크게 한 입 맛봤으면 미련이 남지 않았을 텐데, 2호에 막혀서 맛도 보지 못했다.
“턍어 어디찌?”
“상어? 산이 상어 보고 싶어?”
“앙. 사니 턍어 자브 꺼야.”
“크큭. 그래. 상어도 잡고 고래도 잡어.”
“앙!”
태산이는 주먹을 꼭 쥐고 눈을 부릅떴다. 오늘은 어제 놔준 상어처럼 커다란 물고기를 잡고 싶었다. 그걸 잡아서 태주에게 선물로 주고 ‘태산이 대단하다.’는 칭찬을 들을 생각이었다.
물론 그건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었다.
-빠직!
“아앙. 이꺼.”
“헐. 이게 몇 개째야.”
“이꺼 부셔뎌떠.”
“산아. 이게 마지막 낚싯대거든. 이번에는 부러트리지 마, 알았지?”
“아라떠.”
가벼운 낚싯대에 미끼를 끼워서 아이 손에 쥐여 주던 태우가 웃음을 터뜨렸다. 태주가 힘이 세다고 얘기했을 때는 장난치는 줄 알았는데, 실제로 보니 놀라웠다. 아이는 어지간한 성인 남성만큼 힘이 좋았다. 단지 그에 비해 손길이 투박해서 낚싯대의 수명이 순식간에 다 하고 있었다.
“턍어….”
“킥! 힘내, 산아.”
“앙. 사니 힝 내께.”
예비용 낚싯대까지 모두 부러뜨려서 마지막 낚싯대만 남은 상황이었지만, 아이의 포부는 꺾이지 않았다. 상어 포획의 의욕은 대단했지만, 그건 말처럼 쉽지 않았다.
듣기론 상어가 배 근처로 오는 일도 자주 있다지만, 그건 다량의 물고기를 미끼로 뿌려 불러들였을 때의 경우로, 약간의 미끼만 쓰는 경우는 해당하지 않았다. 단순히 먼바다를 지나가는 상어를 보는 것도 운이 좋아야 가능한 일이었다.
-빠직!
“아앙!”
“크흐흐. 괜찮아. 괜찮아. 형 거 줄게.”
그렇지 않아도 힘이 센 아이가 응원을 받고 너무 힘을 낸 모양이었다. 미끼를 끼운 낚싯대를 드리우기 무섭게 고기가 문 것은 좋았지만, 역시나 부러지고 말았다.
태우는 새어 나오는 웃음을 참으며 아이에게 다가가 안았다. 아이는 부러진 낚싯대를 들고 허망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이 등을 살살 두드리며 달래는 태우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다.
‘킥! 진짜. 우리 산이 힘 어떡해. 완전 파괴 왕이야.’
어지간한 성인만큼 힘이 센 아이 손에 걸린다면, 낚싯대가 아니라 다른 물건이어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았다. 태우는 새삼 아이 육아를 맡은 그의 형이, 물건 가격 생각 안 하고 마음껏 사 줄 수 있는 돈을 잘 버는 배우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어! 태우야, 산아. 돌고래.”
“어? 뭐?”
“돌고대?”
“저쪽 뒤에 돌고래 떼 오고 있어.”
연우가 가리키는 방향을 보자 돌고래 무리 일행이 탄 배 쪽으로 오고 있었다. 잠시 기다리자, ‘첨벙, 첨벙’ 물소리가 가까워졌다. 태우와 연우는 카메라로 돌고래 떼의 접근을 찍고 있었다. 둘 다 수십 마리 돌고래가 역동적으로 헤엄치는 모습에 홀려 있었다.
그래서 돌고래를 보는 아이의 눈이 반짝거리는 것을 보지 못했다.
-첨벙. 첨벙.
-촤아악.
-풍덩!
“허억! 뭐야?”
“산아!”
돌고래가 내는 첨벙 소리 사이로 아이가 물에 떨어지는 소리도 섞였다. 수십 마리의 돌고래 떼의 자유롭고 생명력 넘치는 모습에 빠져 있던 연우, 태우가 급하게 난간에 붙었다. 두 사람이 아이를 구하러 바다에 뛰어들려던 순간 2호가 나섰다.
“괜찮습니다.”
“호 형?”
“잠시 지켜보십시오.”
“네?”
2호의 제지에 아이를 구하러 뛰어들지 못한 두 사람이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지만, 사실 바다 위 상황은 그렇게 걱정스럽지 않았다. 무리 지어 배 옆을 지나가던 돌고래 무리가 되돌아 왔기 때문이었다.
돌고래 무리는 어린아이가 실수로 바다에 빠진 거로 착각했다. 돌고래 무리가 보기에 조그만 아이는 자기 힘으로 어른들에게 돌아가지 못할 것 같았다.
“끼우욱.”
“꺄하. 태쭈 돌고대 자바떠.”
구명조끼 덕분에 바다 위에 동동 떠 있던 아이 주위로 수십 마리의 돌고래가 둘렀다. 제 주변을 돌고래 떼가 둘러싸는 데도 꼬맹이는 겁먹긴커녕 되려 반기면서 그쪽을 향해 다가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대로 돌고래를 덥석 끌어안았다.
-촤악!
“아앙?”
돌고래를 잡았다며 기뻐하던 아이의 몸이 순식간에 수면 위로 튀어 올랐다. 태산이 몸 아래쪽으로 잠수했던 돌고래가 머리로 아이의 몸을 들어 올려서였다
돌고래들이 아이를 돌려보내려고 수차례 머리로 올려 주었지만, 태산이는 이대로 돌고래를 놔줄 마음이 없었다. 공중에 잠시 튕겨 오른 순간 작은 형들이 내민 손을 외면하고 다시 아래로 향했다.
“꺄하!”
-첨벙!
“…산아.”
즐거운 아이의 환성 뒤로 배 위에서 아이의 행태를 보던 사람들의 어이없어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그들은 돌고래의 노력을 무위로 돌리며 즐거워하는 아이 모습에서 슬쩍 눈을 돌렸다.
‘아이고 산아. 돌고래 당황하잖아.’
태우가 지켜보는 사이 야생의 돌고래가 아이를 구해 주는 놀라운 장면은 돌고래들이 같이 놀아 주는 장면으로 바뀌었다. 아무리 배 쪽으로 올려 줘도 다시 매달리는 아이 때문에 돌고래들도 포기한 듯했다.
“연우야, 찍었어?”
“어.”
“이거 보면 사람들이 황당해하겠다.”
비록 훈훈한 구조 장면이 돌고래들이 놀아 주다 지쳐서 떠나는 웃긴 장면으로 마무리되었지만, 꽤 보기 좋은 장면이었다.
*
아이 손을 잡고 도착한 해변은 여전히 평화로운 모습이었다. 그러나 태주가 해변의 평화를 느끼려면 먼저 해결할 일이 있었다. 돌고래를 다시 보고 싶다는 아이의 바람을 들어줘야 했다. 그는 자신보다 시력이 좋은 아이가 바다를 살필 수 있게 목말을 태운 뒤 바다 쪽으로 돌아섰다.
“읏차. 산이 잘 보여?”
“앙.”
“돌고래 있어?”
“아앙. 돌고대 업떠.”
동생들과 같이 보낸 휴가 이후로 꽤 여러 번 호박 섬에 왔지만, 돌고래를 다시 본 적은 없었다. 오늘 역시 돌고래 무리는 보이지 않았다. 태주는 자신의 머리에 얹힌 아이 손에 슬쩍 힘이 들어가는 걸 느끼고 재빠르게 바닥으로 내려 주었다.
“돌고대….”
“산아?”
“태쭈 돌고대 언제 와?”
“음.”
태주는 시무룩해서 모래밭에 선 아이 옆에 자리 잡고 앉았다. 태산이는 그가 옆에 앉아 등을 쓸어 주며 달래는 데도 여전히 바다만 보고 있었다.
“산아, 바다 들어가 볼까?”
“이거 보여? 수중 호흡 주문서라고 하는 거야.”
“앙?”
“형이랑 이거 쓰고 바다에 들어가자.”
“앙!”
수중 호흡 주문서를 사용해도 돌고래를 보여 주진 못하겠지만, 다른 해양 생물은 많이 보여 줄 수 있었다. 쿠첼루스의 설명에 따르면 섬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산호 군락이 있었다. 그 산호 군락과 그곳에 사는 바다 생물이라면, 아이의 호기심을 채워 줄 수 있을 터였다.
“호한테 배로 데려다 달라고 하자.”
“앙.”
태주의 뒤를 조용히 따라오던 2호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배를 준비하러 갔다. 그는 배가 준비되는 사이 호박 집에서 아이와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물과 간식을 챙겼다.
-촤아악!
“이 주문서 유지시간이 30분이거든.”
“네.”
“알람 맞추고 들어가긴 할 건데, 혹시 우리가 그 전에 안 나오면 좀 부탁해, 호야.”
“네. 안심하시고 들어가십시오.”
“응.”
“앙. 사니 다녀오께.”
본래 전투 인형인 2호는 감지 범위가 굉장히 넓었다. 게다가 지금은 경호 모드를 가동 중이어서 평소보다도 더 넓은 곳을 감지하고 있었다. 그렇게 든든한 2호에게 만일의 사태를 부탁한 태주는 안심하고 아이와 바다로 들어갔다.
‘킥! 아이고, 우리 꼬맹이 놀랐네.’
물안경 속 파란 눈이 동그랗게 떠진 것을 확인한 태주의 얼굴에 미소가 걸렸다. 태주는 가만히 선 아이 팔을 당겨 품에 안았다. 아이는 상상보다 더 아름다운 바닷속 모습에 움직임도 잊은 모양이었다.
밝은 햇볕 아래 푸른 바닷물 속에 녹색, 보라색, 노란색, 붉은색. 형형색색으로 자란 산호가 덤불처럼 자라 있었다. 정원 화단보다 화사한 색으로 자란 산호군락 안을 검은 줄무늬의 물고기 떼와 신기한 색의 물고기가 헤엄치고 있었다.
태주는 흰 모래가 깔린 바닥 위에 있는 불가사리를 한 마리 집어 아이에게 건넸다. 언젠가 파티에서 환상으로 불러냈던 것과 비슷한 불가사리를 쥐여 주자, 그제야 정신이 들었는지 아이가 신나게 바닷속을 헤집고 다녔다.
-촤악!
“꺄하하. 태쭈, 또.”
“하하하. 산이 재밌었어?”
“앙. 재미떠떠.”
“그랬어? 그래도 오늘은 그만하자. 형 내일 일 있거든.”
“아앙.”
“착하지. 다음에 다시 오자.”
태주는 물 밖으로 나오자마자 다시 들어가고 싶어 하는 아이를 달래 배에 올랐다.
마음 같아선 아이가 만족할 만큼 바다에서 놀아 주고 싶었지만, 내일부터 며칠간 다큐멘터리 녹음 스케줄이 있었다. 좋은 컨디션으로 녹음 작업을 하고 싶었던 그는 부드러운 말로 아이를 달랬다. 다행히 아이는 더 보채지 않고 얌전히 그의 품에 안겼다.
“착하다, 우리 산이.”
“앙. 하암.”
태주는 그의 목덜미에 고개를 묻고 하품하는 아이 등을 가볍게 토닥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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