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healing life of a regressed top star RAW novel - Chapter 289
289. 시상식 >
태주는 한 손으론 초콜릿 케이크가 든 상자를 들고, 다른 손으론 아이 손을 잡은 채 미나의 사무실로 들어갔다. 보통은 오후 티타임에 태산이 간식으로 사는 케이크였지만, 오늘은 아니었다. 갑작스러운 스케줄로 바쁜 스타일리스트 팀에게 줄 뇌물이었다.
“케이크 드시고 하세요.”
“웬 케이크야?”
“당 보충하시라고요.”
“어휴. 진짜 당이 필요하긴 하다. 갑자기 이게 무슨 날벼락이라니.”
“하, 하하. 미안해요, 누나.”
그의 성격대로라면 다른 사람 대신 시상식에 시상자로 참석하는 일을 허락할 리 없었다. 아무런 준비도 되지 않은 상황이라 스태프들이 준비하기 힘들 걸 뻔히 아는데, 그런 대타 자리를 승낙할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부탁을 거절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그에게 여러 번 도움을 줬던 트리즈의 선배 배우 김혜주의 대타였기 때문이었다. 데뷔 초기 그가 부른 OST를 자기 드라마에 사용하게 도와주고, 드라마 두 개를 동시에 하느라 미나가 벅차했을 때 스타일리스트를 빌려주기도 했었다.
“미안하긴. 네가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닌데.”
“케이끄.”
“아이고, 우리 산이 케이크 먹고 싶구나. 잠깐만 기다려. 누나가 접시 가져올게.”
“앙.”
태산이와 스타일리스트 팀원이 그가 준비한 케이크와 커피를 화기애애하게 먹는 걸 보니 부담이 좀 덜어지는 듯했다. 마음이 편해진 태주가 테이블 위 남은 케이크로 빠르게 뻗어지는 아이의 손을 막았다.
“입에 든 거 다 먹고.”
-꿀꺽!
“다 머거떠. 아아.”
“얼굴이…. 그래, 이거 먹어.”
그새 초콜릿 크림 범벅이 된 아이 입 주변에 고개를 저은 태주는 자기 앞의 케이크 접시와 아이의 과일 장식만 남은 접시를 바꿔 주었다. 너무 급하게 먹는 것 같아서 말리려 했지만, 제 얼굴 반만 한 케이크를 볼이 빵빵해질 정도로 밀어 넣고 만족스럽게 웃는 모습에 같이 웃고 말았다.
디저트 시간이 끝나고 난 뒤에 본격적인 시상식 참석 준비가 시작되었다.
“이리 와. 머리 먼저 하자.”
“네.”
급하게 준비하게 된 시상식이었지만, 오늘 잡혔던 인터뷰 시간을 당기는 정도로 참석할 수 있게 되었다. 의상 역시 다음 주에 가기로 했던 시상식에서 쓸 협찬 의상을 한 주 먼저 빌리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 다른 소품은 그가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충분했다.
“뭘 그렇게 열심히 보니?”
“팬 카페요. 누나 우리 팬들 진짜 대단하지 않아요?”
“뭐가?”
“기부요. 오늘이 행사 마지막 날이라서요. 팬들이 단체로 식사하러 가서 기부하고, 쿠키 나무에 쿠키도 달았어요.”
“호호호. 나무 부러지겠다.”
미나에게 헤어스타일링을 받는 도중 태주는 최근 그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 팬들의 기부 인증 게시글을 보고 있었다.
그가 보는 게시판의 고정 게시물엔 태주의 기부 기사와 쿠키 나무 사진이 있었다. 가장 최근에 팬이 올린 사진 속의 쿠키 나무에 동그란 쿠키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다. 그의 방문 기사가 올라간 뒤 팬들이 방문해서 그처럼 기부한 뒤 만들어 낸 모습이었다.
태주는 처음 팬 카페에서 기사가 올라왔을 때는 이렇게 많은 팬이 기부에 동참할 줄은 몰랐다. 아이가 바라서 가볍게 한 행동이었는데, 그 행동이 수많은 팬의 기부로 이어지는 결과가 될 줄 예상 못 했었다.
태주는 기부에 동참한 팬이 올린 게시글을 찾아 기분 좋게 ‘좋아요’를 눌러 주었다.
“네 순서 9시였지? 산이 데려가기엔 너무 늦는 거 아니야?”
“시상식 분위기를 미리 익혀 두게 하려고요.”
“다음 주 시상식 무대에 정말 산이랑 같이 서려고?”
“네. 그런 큰 무대는 서보기 쉽지 않잖아요. 기회가 생긴 김에 한번 경험해 보게 해 주려고요.”
“하긴. 산이라면 아무리 큰 무대라도 떨기는커녕 재밌어하겠지.”
연말연시 시상식 시즌에 인기 있는 배우인 태주가 시상자로 초대된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미나와 팀원들은 올 한 해 공개된 태주의 작품이 없었지만, 시상식 초대는 예상했었다. 때문에 룩 북도 미리 만들어 두고 소품 협찬도 받아 뒀었다.
그리고 스타일리스트 팀의 예상대로 태주에게 시상자로 와달라는 초대가 여러 곳에서 왔다. 처음엔 태주 한 사람에게 온 초대였는데, 자선 행사에 태산이와 참석한 일이 화제가 되면서 두 사람을 같이 초대하고 싶다는 요청으로 바뀌었다.
“우리야 힘들게 준비한 의상을 쓸 수 있어서 다행이지만….”
“사실 이번 일도 누나들이 옷을 너무 잘 입혀 줘서 그런 거 아니에요.”
“얘는. 아무리 잘 입혀 준들 화제가 되는 건 네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린 거지, 우리 때문이겠니.”
“그럼 다 같이 잘해서 그렇다고 해요.”
“호호호. 그래.”
태주는 평소 태산이의 미디어 노출을 저어하는 편이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적극적인 편도 아니었다. 원래부터 동생이 바라는 일은 다 들어주는 그였지만, 기본적으로 아이가 이유 없는 비방을 당할까, 혹은 다른 이의 시샘을 받을까 조심하는 편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망설이지 않고 바로 초대를 받아들였다. 미나는 어쩐지 두 사람에게 최고의 스타일링을 해 줘야겠다는 의무감이 드는 것 같았다. 트집을 잡으려야 잡을 수 없을 정도 완벽한 모습을 보여 주어서 입을 다물게 해야 할 듯했다.
“올 블랙을 산이한테 입히긴 힘들었을 것 같네요.”
“그치? 너희 둘 시밀러 룩이 화제가 된 김에 한 번 더 해 보려는 데, 올 블랙은 좀 아니지.”
“네. 골든 뮤직 어워즈 의상은 밝은 분위기로 부탁해요, 누나.”
“응. 기대해. 최고로 귀엽게 만들어 줄게.”
“네? 네.”
태주와 떠들면서도 미나의 손은 바쁘게 움직였다. 수년간 그의 스타일링을 책임져온 사람답게 빠르게 헤어를 끝내고 메이크업을 시작했다. 그렇게 한동안 미나의 손길을 받고 나서야 시상식 무대에 오를 준비가 끝났다.
굵게 웨이브를 넣은 머리, 열이 오른 것 같은 눈화장, 몸을 감싸는 검은색 슈트. 스타일링을 마친 태주는 이야기 속 뱀파이어를 닮은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특히 타이부터 드레스셔츠, 슈즈까지 검은색 일색으로 통일한 차림은 그를 한층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했다.
“이번에도 아파트 여러 채 부서지겠다.”
“네?”
“그거 있잖아. 팬 댓글. 귀여워서 아파트 부쉈네, 벽 부숴서 원룸 되었네 하는 거.”
“아아.”
“내가 저번에 너 보고 안구 정화돼서 안구 건조증이 사라졌다는 댓글 보고 얼마나 웃었게.”
“크흐흠.”
민망해하는 그를 낄낄거리면서 놀리는 미나 뒤로 태산이가 새로운 인사법을 배우는 게 보였다. 태주는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스타일리스트 누나가 가르쳐 주는 인사를 열심히 배우는 아이 모습을 미나에게 보라고 눈짓했다.
“아유. 귀여워라.”
“왼손, 오른손, 양손. 귀엽네요.”
“호호호. 산이가 무대에서 저렇게 손 키스 날리면 난리 나겠다.”
“그렇겠네요.”
태주는 미나가 건네는 액세서리를 착용하면서 다음 시상식 무대에서 꼬맹이한테 손 키스를 쪽쪽 날리게 해 봐야겠다고 기억해 두었다.
*
뱀파이어 같은 느낌으로 꾸몄던 지난 시상식과 다르게 클래식한 턱시도를 차려입은 태주와 그와 똑같은 스타일의 턱시도를 차려입은 태산이가 준비된 분장실로 들어섰다. 그리고 그곳에서 태주는 만날 것이라 예상 못 한 상대를 만났다.
“어? 대표님?”
“이 배우, 산아. 어서 와요.”
“대표님 여긴 어떻게?”
“근처 지날 일이 있어서 들렀어요.”
“네?”
배우 전문 연예 기획사의 대표가 골든 뮤직 어워즈의 음반 부문 시상식이 열리는 고척돔 근처를 지날 일이 무엇일까? 제작사나 배급사가 몰려 있는 곳도 아니고, 시상식 축하 무대에 서는 가수를 보기 위해 수만 명의 팬이 몰린 곳을.
그렇게 생각했지만, 태주는 최 대표에게 어떤 의문도 제기하지 않았다. 시커먼 눈 밑과 붉은 기가 남은 듯한 얼굴 때문이었다. 연말, 시상식 시즌이 시작되면서 최 대표가 참석하는 연회 숫자가 어마어마하다는 소식을 견우에게 이미 들었기 때문이었다.
‘제작사 대표 모임에 방송사나 언론사 모임에도 자주 들르신다더니. 얼굴이 좀….’
지금까지 연말 시상식과 별 관계 없었던 태주는 최 대표가 매년 연말을 어떻게 보내는지 몰랐었다. 이렇게 몇 주 동안 매일같이 사람들을 만나서 술을 마시며 보내고 있을 줄은 몰랐다.
“산이 잘 지냈어?”
“앙. 잘 지내떠.”
“산이, 꼬맹이. 제대로 인사해야지.”
“아잉. 아라떠.”
-쪽. 쪽. 쪽.
“어허허허.”
태주는 제가 잠깐 딴생각에 잠긴 사이 인사를 대충 때우는 꼬맹이를 주의시켰다. 맹랑한 호랑이 녀석이 좀 크더니, 존댓말을 어디에 두었는지 상대를 가리지 않고 반말이었다. 그는 최근 아이의 말이 점점 짧아져서 걱정이었다.
왼손 쪽, 오른손 쪽, 양손 쪽. 손 키스를 세 번 연달아 최 대표에게 날리는 꼴이, 그의 주의가 제대로 효과를 발휘한 것은 아닌 모양이었다. 그런 아이를 다시 주의시키려던 태주는, 허허 웃으면서 카메라를 켠 최 대표의 반응에 그만두고 말았다.
헤벌쭉해서 아이한테 ‘한 번 더!’를 외치는 최 대표에게서 고개를 돌린 태주가 조용히 음료수가 놓인 곳으로 갔다. 그곳에서 사람들을 등지고 은밀하게 아공간에서 회복약 한 병을 꺼냈다. 음료수에 섞어서 녹다운 직전인 최 대표에게 마시게 할 생각이었다.
“여기 대본이요. 수상자 카드는 입장하시기 전에 드릴게요.”
“네. 알겠습니다.”
최 대표에게 음료수를 챙겨주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방송 작가 한 명이 태주의 대기실로 와서 큐카드를 건넸다. 작가는 수상자를 발표하기 전에 하는 짧은 멘트가 적힌 큐카드만 전하고 상의 주인공 이름이 적힌 카드는 주지 않고 자리를 벗어났다.
아마 수상자 카드는 무대에 올라가기 직전에 작가가 수상자의 이름을 적어서 그에게 건넬 것이다. 그가 오늘 상을 받을 가수가 누구일 지 짐작되지 않는 것은 아니었지만, 마지막까지 보안에 충실한 모습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어제 제작사에 다녀왔어요.”
“드림쉽이요?”
“네, 거기요. 그쪽에선 개봉을 최대한 빠르게 하고 싶어 하더군요.”
“빠르게요? 얼마나요?”
“가능하면 3, 4월에 하길 바라더군요.”
최 대표의 얘기에 태주는 기함한 얼굴을 했다. 3, 4월이면 지난봄 촬영을 시작한 이래로 일 년도 채 되지 않은 시기였다. 영화 개봉은 늦여름이나 가을일 거라는 그의 예상을 크게 벗어난 시기였다.
“너무 무리하는 것 같은데요.”
“가능하면 예술대상 전에 개봉하려고 계획을 세웠더라고요.”
“아! 5월.”
“맞아요. 배급사 역시 수상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듯했어요.”
매년 5월에 개최되는 한국예술대상은 작품성을 중점으로 보지만, 알게 모르게 시상식과 가까운 시기에 개봉하는 영화나 드라마에 가산점을 주고 있었다. 만약 이제영 감독의 영화에 수상 가능성이 있다면 3, 4월에 개봉하는 것도 고려해 볼 법했다.
‘가편집본에서 가능성을 본 것 같네.’
는 CG가 많이 들어가는 영화였다. 그보다 적게 CG를 사용하는 영화도 포스트 프로덕션에 반년은 쓰는 것과 비교하면, 이 시점에서 5월 전 개봉이 얼마나 무리한 일정인지는 주지의 사실이었다.
자신보다 그런 상황을 더 잘 아는 그들이 일정을 밀어붙일 계획을 세웠다면, 이제영 감독이 내놓은 가편집본이 그의 예상보다 더 좋다는 얘기였다. 음악이나 CG도 없는, 겨우 스토리나 장면의 연결성만 확인할 수 있는 가편집본에서 전문가인 그들이 무언갈 봤다는 소리였다.
“그래도 후반 작업에 8개월은 너무 짧은데….”
“그거야 그쪽에서 알아서 할 일이고요. 이 배우는 이 배우 일에만 집중해요. 이번에도 한겨울에 촬영하는데, 컨디션 조절에 신경 써야죠.”
“네, 그럴게요.”
“필요한 거 있으면 얘기하고요. 아! 전에 썼던 모터홈 같은 차량을 구해 줄까요?”
“아니에요. 모터홈은 이미 장만했어요.”
시즌2 역시 지방 촬영 일정이 대부분이었다. 계곡, 강변, 민속촌, 지방세트. 수도에서 촬영하는 것은 시즌1과 마찬가지로 봄에, 날이 풀린 뒤로 잡혀 있었다.
태주는 시즌1을 찍을 때 천막 안도 영하로 떨어지는 혹독한 촬영 현장을 이미 경험했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준비를 단단히 하고 촬영에 들어갈 마음을 먹었었다. 방한용품도 잘 챙기고, 적당한 모터홈도 구할 계획이었는데, 결과적으로 그가 직접 나설 일은 없었다.
‘우리 집 통 큰 마법사님에게는 다 계획이 있지.’
시즌1을 찍을 때 추위 때문에 태산이를 몇 번 두고 간 게 신경 쓰였는지, 그가 나서기도 전에 쿠첼루스가 나서서 겨울 촬영에 필요한 것들을 구비하기 시작했다. 모터홈과 겨울용 캠핑 장비를 갖추고, 촬영 기간 태산이가 촬영장에서 할 학습 계획을 세우고 교재까지 만들어 두었다.
“그래요? 그럼 나중에 필요한 것 생기면 얘기해요. 주저하지 말고. 산이도 필요한 거 있으면 대표님한테 얘기해, 알았지?”
“아라찌.”
“산아. 존댓말.”
“앙. 아라찌여.”
-똑똑! 무대 올라가실 시간입니다.
술자리를 피해 도망 온 대표님과 얘기하면서 시간을 보내다 보니, 시상하러 가야 할 시간이 되었다. 태주는 그를 부르러 온 FD의 안내를 따라서 무대 뒤편, 작가가 기다리는 곳으로 향했다.
“큐카드는 숙지하셨죠?”
“네.”
“여기요. 후보자 안내 멘트 끝나고 발표하시면 돼요.”
“네. 감사합니다.”
무대에 오르기 전 작가에게 수상자가 적힌 카드 봉투를 받아든 태주는 남은 한 손으로 태산이의 손을 잡았다. 처음 보는 스테이지 뒤편이 흥미로운지 꼬맹이는 곧 나갈 무대가 아닌, 바삐 일하는 스태프들을 구경하고 있었다.
“산아, 형이 하라는 대로 해야 해. 알았어?”
“아라떠.”
두 사람이 스태프 옆에서 잠시 기다리자, 사회자의 안내 멘트가 들려 왔다. 그리고 멘트와 동시에 무대로 나가라는 스태프의 사인이 보였다.
-제 3x 회 골든 뮤직 어워즈 본상.
시상에는 사랑스러운 연하남에서 강직한 군주의 모습까지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 준 배우 이태주 님과 돌고래 소년으로 알려진 이산 군이 수고해 주시겠습니다.
-짝짝짝짝!
관객들의 박수 소리가 사방에서 울리는 무대로 아이 손을 잡고 나아간 태주는 마이크에서 조금 떨어진 앞에 멈춰 섰다. 그리고 그대로 몸을 낮춰 아이를 안아 들었다. 언제나처럼 한쪽 팔 위에 아이를 잘 앉힌 뒤 평범한 인사말로 시상의 시작을 알렸다.
“안녕하세요. 배우 이태주입니다. 반갑습니다.”
-쪽! 쪽! 쪽!
인사를 마친 태주가 아이에게도 인사를 시키려던 때였다. 그가 아이에게 말을 걸기도 전에 사방에서 우레와 같은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품에 안긴 아이가 보낸 왼손 쪽, 오른손 쪽, 양손 쪽, 삼단 손 키스를 받은 관객들이 보답하듯 박수를 쳐준 것이었다.
-꺄아아!
-와아아!
-짝짝짝!
시상식의 주인공인 수상자보다 더 큰 환호와 박수를 받은 아이가 사방을 향해 방긋거리면서 작은 손을 흔들고 있었다. 환성이 쏟아지는 무대에 겁먹긴커녕 해맑은 표정으로 그 순간을 즐기는 중이었다.
순간 무대 양옆 대형 스크린에 못 말린다는 표정으로 아이를 보며 웃는 태주의 얼굴이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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