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healing life of a regressed top star RAW novel - Chapter 294
294. 우발사고 >
이른 아침 , 잠에서 깬 태주는 제 품에 안긴 태산이의 작은 몸에 조금 실망했다. 요정 숲에서 백호로 변한 태산이는 정원에서 내내 백호 모습으로 돌아다녔었다. 확장된 구역을 돌아볼 때도 태주가 체험 돔에서 냉대 기후 작물을 키울 밭을 만들 때도 백호 모습이었다.
‘위장 기술이 대단하긴 한가 보다. 본체로 입구를 통과했는데, 고양이 모습을 하고 있네.’
오랜만에 본체로 변한 태산이를 본 김에 늠름한 모습을 쿠첼루스와 2호한테 보여 줄 생각이었는데, 강력한 위장 기술 탓에 뜻을 이룰 수 없었다.
“냐아앙.”
“태산이 깼어?”
“냐아.”
“아침에 해나가 해 준 갈비 먹을 건데, 태산이 갈비 먹을래, 생고기 먹을래?”
“갈삐!”
“킥. 그래. 갈삐 먹자.”
태주는 아이의 발음을 따라 하면서 키득거렸다. 잘하던 갈비 발음이었는데, 먹고 싶은 마음에 강조하다 실수한 것 같았다. 그는 내심 바라던 대로 변한 아이의 머리를 쓱쓱 쓰다듬었다. 밥을 먹인 뒤에 변신을 시켜 볼 생각이었는데, 아침 메뉴 덕에 굳이 시킬 필요 없게 되었다.
“일어나자, 산아. 갈비 오븐에 넣어 두고 씻자.”
“앙.”
샤워 가운 차림의 태주가 집게로 갈비를 뒤집고 있었다. 해나가 초벌구이를 해 준 갈비를 뒤집고 챙겨 온 양념을 덧바르자, 괜스레 뿌듯한 기분이 되었다. 어쩐지 요리 실력이 좋아진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실제론 해나가 해 준 요리를 데우고 예쁘게 담는 정도만 하는 그의 실력이 좋아질 리 없었지만, 기분은 그랬다.
“고기는 아직 더 익혀야 해. 머리 말리러 가자.”
“앙.”
그는 오븐 안을 살피느라 여념이 없는 아이를 안아 들었다. 샤워 가운을 입고 주방으로 내려온 건 태산이도 마찬가지였다. 장난치면서 씻느라 시간이 걸려서 두 사람 모두 머리엔 수건을 두르고 샤워 가운을 입은 채였다. 고기도 뒤집어 두었으니, 머리를 말리고 나올 시간은 충분했다.
태주는 소파 위에 비스듬히 누워서 배를 통통 두드리는 아이의 모습에 고개를 저었다. 갈비를 양껏 뜯은 꼬맹이 녀석은 양치시키려는 그의 손을 요리조리 피하더니 소파에서 배부른 고양이처럼 늘어져 버렸다. 그 모습이 마치 초원에서 뒹구는 사자 같았다. 갈비를 전투적으로 먹어치운 꼬맹이는 어린아이 모습으로 맹수의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산아, 목줄 한번 풀어 볼래?”
“아앙.”
“잠깐만 풀어 보자.”
“앙대. 사니 꺼야.”
“…안 뺏어. 그냥 푸는 것만 보려는 거야.”
배불리 먹고 늘어진 모습에 다시 시도해 봤지만, 목줄 이야기엔 여전히 경계심을 보이는 중이었다. 태주는 욕실에서 섣불리 풀려 시도한 일을 후회했다. 괜히 손을 대는 바람에 아이의 경계심만 키웠다.
‘아니지. 내가 정원에서 의뢰 처리하느라 얼마나 바빴는데, 그러면 안 되지.’
체험 돔 설산 꼭대기에 날아가서 텃밭을 만드는 동안에도 제 녀석은 백호로 변해서 눈밭을 굴렀었다. 그가 눈을 치우고 눈 아래 얼음을 부술 때도 돕긴커녕 눈을 파헤치면서 방해했었다. 물론 눈이나 얼음을 치우는 일은 마법 주문서로 해서 힘이 들진 않았지만, 저를 위한 노력을 몰라주는 게 조금 괘씸했다.
“요놈. 형이 변신 기술이 잘되나 좀 보려는 데, 왜 그렇게 비싸게 굴어.”
“아앙. 사니 꺼야. 앙대.”
“안 되기는. 잠깐만 풀어 보라니까.”
-휘 익!
“앙대.”
태주는 저에게 쿠션을 던지고 순식간에 복도로 사라진 꼬맹이의 뒤를 쫓았다. 수년간 건드리지도 못하게 할 만큼 아끼는 목줄을 뺏을 생각은 손톱만큼도 없었는데, 이렇게 싫어하니 한 번쯤 뺏어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다.
두다다닷. 꼬맹이의 힘찬 발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향하는 태주의 입가에 짓궂은 미소가 맺혔다.
“허억, 헉! 포기, 포기.”
기운 좋은 꼬맹이를 잡기 위해 한동안 집안을 뛰어다닌 태주는 다시 거실로 돌아와 소파에 늘어졌다. 태산이 체력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상대도 안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연예인은 가수, 배우 가리지 않고 보이는 것보다 몸을 더 많이 쓰는 직업이었다. 하루에도 몇 시간씩 안무와 보컬을 연습하는 가수도 아침부터 밤까지 촬영장에서 대기하고 연기하는 배우도 일반인보다 훨씬 체력이 좋은 편이었다. 그런 배우인 그가 포기를 선언할 정도로 아이는 체력이 좋았다.
“앙?”
“후우. 이제 풀라고 안 할게. 가서 마저 놀아.”
태주는 복도 끝에서 얼굴만 빼꼼 내밀어 동향을 살피는 아이에게 손을 흔들어 준 고개를 뒤로 젖혔다. 잡힐 듯 잡힐 듯 그를 꾀어내면서 뛰는 아이 뒤를 한참이나 따라다녀서일까, 거창하게 먹은 아침이 벌써 다 소화된 기분이었다.
팔 한쪽을 소파 등받이 위로 올리고 몸의 긴장을 완전히 푼 태주의 곁으로 살금살금 작은 인영이 다가왔다. 분홍빛으로 상기된 뺨에 생글생글 눈웃음을 짓고 있는 태산이였다. 맛있는 갈비, 좋아하는 태주와의 잡기 놀이. 아침부터 신나는 일이 가득해 얼굴에 웃음꽃이 핀 아이는 혼자서 놀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응? 아이고, 귀여워라.’
태주는 코를 간질이는 향기가 나는 곳을 실눈을 뜨고 살펴봤다. 그가 지쳐서 기댄 소파 위에 어느새 꼬맹이가 올라와 있었다. 한쪽 끝에서 조용히 기어 오는 꼴이 그를 놀라게 하려는 것 같았다. 그러나 숨는 게 특기인 꼬맹이답게 인기척은 거의 없었지만, 달콤한 바닐라 보디 샴푸 향기는 숨기지 못했다.
모르는 척하고 아이의 장난에 당해 줄까. 아니면, 덮치려는 순간에 깜짝 놀라게 할까. 잠시 고민한 그는 전자를 택하기로 했다. 분홍 색 볼에 반달처럼 휜 눈매가 아이가 얼마나 즐거워하는지 알려 주고 있었다. 그 얼굴에 장난 성공이라는 기쁨을 더해 주고 싶었다.
“어흥!”
“으악!”
“꺄하하.”
어흥 소리를 내며 품 안으로 뛰어든 아이를 안은 그는 만족스러운 웃음소리에 저도 모르게 따라 웃다 멈칫했다. 괘씸하다며 쫓아다닌 게 무색하게 아이를 품에 안고 좋다고 웃는 자신이 어이없어서였다. 스스로 아이에게 무르다는 느낌은 있었지만, 상상 이상으로 무르다는 것을 깨달아서였다.
“앙, 태쭈. 이꺼 바 바.”
“어! 산아….”
“바떠?”
“응. 봤어. 이제 다시 목에 차도 돼.”
“앙.”
그가 잠깐 딴생각을 하는 사이에 아이가 목줄을 풀어 보였다. 그렇게 보여 달라고 쫓아다닐 때는 싫다며 도망 다니더니, 포기하고 관심을 접으니 그제야 풀어서 보여 주고 있었다. 하는 행동이 꼭 집사가 놀자 할 때는 안 놀아 주고, 저가 놀고 싶을 때만 오는 고양이 같았다.
이렇게 가끔 발견하는 고양이 같은 아이 행동은 매번 그를 놀라게 했지만, 본체가 호랑이니 아무렴 어떠냐 싶었다.
‘앞으로 학교도 가고 친구도 사귀고 해야 하는데, 한시름 덜었네.’
워낙 운동신경이 뛰어나서 가능하면 운동은 시키지 않을 생각이었지만, 살다 보면 그의 생각만 고집할 수는 없는 상황도 생기기 마련이었다. 친구와 같이 운동을 하겠다고 할 수도 있었고, 복장 수칙을 지켜야지만 출입할 수 있는 곳도 있었다.
태산이의 변신 기술석 사용은 성공적이었다. 오랫동안 신경 쓰던 일이 해결되어서일까, 제피르에게 준 랜덤 기술석에서 어떤 이상한 기술이 나오더라도 괜찮을 것 같았다. 이 변신 기술석 하나만으로 북쪽 마을에서 의뢰를 받아 온 보람은 충분했다.
*
제작 발표회는 영화든 드라마든 어떤 장르가 되었든 참석할 때마다 항상 떨리는 기분이었다. 많은 사람의 노력과 시간, 자원이 들어간 작품이 처음 세상에 공개되는 자리라서 어쩔 수 없었다. 회귀 전후 합쳐 이십 년을 넘는 연기 경력을 가진 태주였지만 그것은 마찬가지였다.
“이게 국내 작품 중엔 처음이지?”
“뉴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서비스요?”
“그거랑 이런 제작 발표회도 국내 콘텐츠 중엔 처음이지?”
“그렇죠. 영화랑 드라마가 몇 개 서비스되긴 했지만, 따로 제작 발표회를 했단 소식은 듣지 못했어요.”
“기대된다. 장소도 크고 기자도 많이 불렀다고 하더라.”
태주는 무대에 오르기 전 마지막 점검을 하는 미나의 얼굴을 내려다봤다. 기대된다는 말과 다르게 그의 옷매무새를 잡는 데에 집중한 모습이었다. 그것은 제작 발표회를 앞둔 그 역시 마찬가지였다.
첫 평가를 받는 자리라는 긴장과 떨림은 있었지만, 솔직히 기대는 크지 않았다. 대본, 연출, 연기 뭐 하나 부족한것은 없었지만, 플랫 폼이 뉴플릭스라서였다.
‘시청률 아니, 스트리밍 횟수나 시청자 정보 같은 게 전부 비공개라, 인기가 있는지 없는지 피부로 느껴지는 게 없으니.’
OTT 서비스 작품에 출연하는 경우에는 항상 그랬다. 반응이 느리게 왔다. 드라마의 경우는 실시간 시청률과 기사로, 또는 회사로 들어오는 광고 섭외 건수로 대중들의 반응을 알 수 있었다. 영화 역시 매일 집계되는 관객 수와 끊임없이 밀려오는 인터뷰 요청, 광고 섭외 등에서 성패를 알 수 있었다.
“다 됐다. 어때? 불편한 곳 있어?”
“없어요. 괜찮아요.”
“1화 상영 끝난 뒤에 올라가는 거지?”
“네.”
“그럼 잠시 쉬어 볼까나.”
무대와 가까운 대기실이라 소음이 전부 차단되지 않았다. 가끔 드라마의 배경음과 사람들이 놀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제작발표회장 안은 1화 상영 순서가 진행 중이었다. 아직 기자 간담회에 참석하는 배우들이 무대로 나갈 때까지 시간이 남아 있었다.
미나 일행이 태주에게서 물러나 대기실의 소파 쪽으로 갔다. 그곳엔 이미 선객이 자리를 잡고 부스럭거리고 있었다.
“이디 오노라.”
“호호호. 예이. 부르셨습니까요.”
“미나 누나. 이꺼.”
“황송하옵니다.”
태주는 눈앞에서 상황극에 골치가 아파지는 것 같았다. 아이가 흥미를 잃기를 바라서 무시하던 그와 다르게 미나가 아이 말을 받아 주며 상황을 부추기고 있어서였다. 아무래도 아이의 저 이상한 사극 말투는 한동안 이어질 듯했다.
“호호호. 얘 갑자기 왜 이런 말을 쓰는 거니?”
“자료로 쓰려고 틀어 놓은 사극을 보더니 배워 버렸어요. 평소엔 TV는 보지도 않더니, 그 장면은 재밌었는지 보고 따라 하더라고요.”
“이디 오노라.”
“예이, 산이 도련님. 대령했습니다.”
“이꺼.”
아이 말투가 저리된 이유를 설명하는 사이에도 상황극은 계속되고 있었다. 스타일리스트 팀 누나들이 받아 주는 게 재밌는지 돌아다니면서 나눠 주던 비타민을 이번엔 한 명씩 불러서 나눠 주고 있었다.
아이의 상황극 놀이는 대기실 안의 사람이 모두 비타민을 먹을 때까지 계속되었다. 아이 장난을 보는 사이 제작 발표회 전의 긴장감은 모두 사라진 상태였다. 태주와 일행은 입장 시간이 되어 대기실로 스태프가 찾으러 올 때까지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냈다.
*
무대 위에 여러 개의 의자가 놓여 있었다. 감독과 작가, 김은혜와 태주, 실권을 쥔 권신 역의 중견 배우, 이 다섯 명이 의자의 주인이었다. 박수를 받으면서 무대에 등장한 다섯이 제 자리에 앉자, 잠시 멎었던 행사가 다시 이어졌다.
제작 발표회는 회장의 장식이나 분위기만 빼면 지금까지 태주가 경험했던 제작 발표회와 다르지 않았다. 작품 영상을 보고 사회자가 물어보는 것에 대답하는 방식이었다.
“이 역할을 선택하신 이유는 무엇입니까?”
“맡으신 역할에 관해 설명해 주세요.”
“촬영 중에 힘들었던 일이나 즐거웠던 일을 얘기해 주세요.”
“처음 도전하는 좀비 드라마라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연기하기 어렵지 않았습니까?”
“영상미가 뛰어나다. 촬영 배경에 관해서 설명 부탁합니다.”
행사를 진행하는 사회자도 무대에 오른 인물들도 이런 제작 발표회는 질리도록 해 본 베테랑들이었다. 사전에 확인한 질문과 답을 주고받는 사람들은 한편의 잘 짜인 극에 나오는 배우 같았다. 그렇게 질문 시간이 끝나고 행사의 다음 순서인 기념 케이크 커팅 순서가 되었다.
케이크가 무대 위로 올라오길 기다리는 잠깐 사이 여유가 생긴 태주가 행사장 안을 둘러보았다. 행사장은 마치 한옥 마을의 한 부분을 떼어 놓은 것처럼 꾸며져 있었다. 곳곳에 전통적인 장식과 소품이 놓여 있었다. 음식 테이블 역시 한옥의 처마를 본뜬 모형이 붙어 있는 벽 앞에 차려져 있었다.
‘스태프도 분장했네.’
내빈 사이사이를 오가는 스태프들의 복장은 꽤 떨어진 위치인 무대에서도 눈에 확 들어왔다. 에 나오는 백성처럼 낡은 한복을 입고 있어서였다. 아니, 드라마의 소품으로 사용한 옷을 그대로 입은 모양이었다. 머리에 사용한 비녀나 상투도 사용감이 있었고, 옷도 거뭇거뭇한 게 그대로 묻어 있었다.
“뭐 재밌는 거 있어?”
“스태프들 옷이요. 우리 드라마 의상처럼 보여서요.”
“맞는 것 같은데. 행사장도 그렇고 진짜 준비 많이 했다.”
“제작 발표회 메이킹 공개되면 행사장 모습도 꽤 이슈될 것 같아요.”
“진짜로 그럴 것 같아.”
김은혜와 태주는 행사장 안을 살피느라 그들이 보는 스태프와 같은 차림의 스태프가 케이크를 들고 오는 것을 보지 못했다. 만약 봤다면, 그들이 단순히 복장과 소품만 드라마와 비슷하게 꾸민 게 아니란 것을 미리 알았을 것이다.
“네가 가운데 서.”
테이블 위에 케이크가 놓이고 배우 세 명이 기다란 나이프를 같이 잡는 장면을 찍으려 자리를 잡을 때였다. 연장자인 중견 배우에게 가운데 자리를 양보하려는 태주를 주변에서 말렸다. 경력이나 나이를 떠나 극의 중심은 주연인 태주였다. 당연히 가운데에 서는 게 맞았다.
케이크를 가운데에 둔 세 명의 배우가 포즈를 취하자 사방에서 플래시 세례가 쏟아졌다. 기자들이 사진을 찍을 시간을 여유롭게 준 뒤였다. 태주와 배우들은 무대 위에서 스태프들이 케이크 테이블을 치워 주길 기다리고 있었다. 행사 마지막 순서인 포토 타임을 위해서 대기해야 했다.
그렇게 기다리는 세 명의 뒤로 조용히 다가오는 사람들이 있었다. 태주의 눈길을 끌었던 드라마의 배역으로 분장한 스태프들이었다.
-턱!
무대 옆쪽으로 올라올 스태프를 확인하던 태주의 어깨에 손이 얹혔다. 묵직한 남성의 손길에 그는 중견 배우가 자신의 어깨를 잡은 줄 알았다. 그러나 중견 배우는 그와 몇 걸음 떨어진 곳에서 다른 방향을 보고 있었다.
불청객. 태주의 뇌리에 불청객이라는 단어가 빠르게 떠올랐다 사라졌다. 순식간이었다. 무대 위에 낯선 사람이 올라왔다고 판단한 태주가 급하게 뒤를 돌아본 뒤 비명을 지르면서 양손을 내지른 것은.
“으악!”
-퍽!
불청객을 달래서 내려보낼 생각이었는데, 얼굴을 보자마자 저도 모르게 손을 날리고 말았다. 왼손으론 자신의 어깨를 잡았던 상대의 손을 쳐내고, 오른손으론 상대의 턱을 쳐올렸다. 깜짝 놀라자, 예전에 익혔던 호신술이 자연스럽게 발동되어 버렸다.
-촤르르륵!
사방에서 쏟아지는 플래시를 맞으며 태주는 자신의 손에 쓰러진 사람에게 급하게 달려갔다. 상대를 살피는 그의 얼굴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불청객이라고 생각한 상대가 예상과 전혀 달라서였다.
그런 두 사람의 곁으로 여러 사람이 몰려갔다. 그중에는 이번 이벤트, 포토 타임 전에 피 칠갑한 좀비 분장을 한 스태프로 배우들을 놀라게 하는 이벤트를 기획한 기획자도 있었다. 그의 얼굴에도 태주처럼 당황한 표정이 걸려 있었다.
-촤르르륵!
-찰칵! 찰칵!
아직 포토 타임은 시작되지 않았는데도, 기자들의 카메라에서 끊임없이 촬영음이 이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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