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healing life of a regressed top star RAW novel - Chapter 297
297. 순항 >
영화 상영이 끝나고 잠시 사람들이 진정할 시간을 준 진행자가 곧 회의실의 분위기를 다잡았다. 최종 편집 전 영화 전반에 관한 피드백을 받을 시간이었다. 그것을 위해 제작진부터 주요 출연진까지 모두 한자리에 모은 것이었다.
“영화 잘 보셨습니까? 그럼 잠시 후 평가를….”
“잠깐!”
“예. 박 감독님 무슨 일이십니까?”
“영화 한 번 다시 보고 하자고. 내 눈 좀 봐 봐. 빨갛지? 분석이고 뭐고 간에 우느라 뭘 할 짬이 안 났어. 괜찮으면 다시 보고 하자.”
“맞아요. 저도 감상하고 울고 하느라 뭘 제대로 못 봤어요.”
미술팀 박 감독의 말에 너도나도 동의했다. 태주 역시 목소리를 내지는 않았지만, 고개를 끄덕여 동의했다. 자기 연기의 부족한 부분이나 보완할 부분을 확인해야 했는데, 박 감독의 말처럼 영화의 내용에 빠져서 연기 확인을 뒷전으로 미뤄 버렸다.
다시 보자는 사람들의 요청에 스태프가 회의실 안을 둘러보며 사람들의 의사를 확인했다. 눈을 마주친 사람 대부분이 어서 다시 틀라는 재촉이 담긴 눈으로 그를 보고 있었다.
회의실 안의 사람들은 모두 영화라면 질리도록 보고 만드는 사람들이었다. 그런 사람들이 눈시울을 붉힌 채 재촉하는 모습은 스태프를 더없이 뿌듯하게 만들었다.
“사실 저도 다시 보고 싶었습니다. 한 번 더 보고 시작하죠.”
두 번째 볼 때도 영화가 전하는 감동이 줄진 않았다. 여전히 시리고 여전히 아련했다. 그래도 이미 짙은 감정의 물결이 한번 지나간 뒤라서인지, 사람들은 나름 객관적인 시선으로 영화를 볼 수 있었다.
그것은 태주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는 잠든 태산이를 한쪽 팔로 보듬고 다른 팔로 노트를 들어 올렸다. 영화를 보면서 보완할 부분을 적은 노트였다. 노트에는 울먹이면서 비 내리는 거리를 걷느라 대사 전달이 명확하지 못했던 부분, 울분을 표현하는 게 과해서 NG가 났었는데 그대로 사용된 장면 등이 적혀 있었다.
‘다 찍고 나면 좀 더 잘할 방법이 떠오르는 건 항상 똑같구나.’
작품이 공개되고 난 후나 보충 촬영까지 모두 마무리된 다음에 더 좋은 연기가 떠오르거나 하는 건 회귀 전이나 후나 마찬가지였다. 나아가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에 속이 타는 것도 같았다.
영화는 머지않아 개봉을 눈앞에 둔 시기로 내부 시사회 후엔 최종 편집만 남은 상태였다. 재촬영은 엄두도 낼 수 없는 상황이었다. 연기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방법은 후시 녹음 정도였다. 혹은 무례를 무릅쓰고 이제영 감독에게 다른 장면을 사용하길 권하는 것이었다.
“어떻게 보셨습니까. 한 분씩 평가를 들어 볼까요? 아니면 장면, 장면 자유롭게 얘기를 나눠 볼까요?”
“장면대로 합시다.”
“예. 그럼 첫 장면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이제영 감독이 편집에 공을 들였다는 말이 빈말이 아닌 듯, 나쁜 평가는 많이 나오지 않았다. 그렇다 해도 한두 시간으로 끝날 만큼 영화를 허투루 본 사람은 없었다. 길고 긴 분석과 품평이 지나고 태주가 문제로 꼽았던 장면들이 나왔다.
“전 이 부분 녹음만 다시 했으면 싶어요. 아무래도 대사 전달이 안 되는 느낌이에요.”
“난 괜찮은 것 같은데. 태주 씨 실력을 의심하는 건 아닌데, 지금처럼 한 문장으로 온전히 감정이 전달되는 걸 다시 하긴 힘들 거 같아 보여.”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장면이 너무 좋아요. 사실 이 장면에 클로즈업 딴 게 있거든요. 입 모양이 정확하게 나온 장면도 있고요. 그런데도 이 장면이 제일 좋더라고요.”
“…그러셨어요? 그럼 그 부분은 감독님 의견에 따를게요.”
태주가 메모해 둔 다른 장면들도 마찬가지였다. 그가 실수해서 NG가 난 장면이라고 생각했던 장면들을 지적했는데, 이제영 감독의 마음에 들어서 그대로 사용되어 있었다. 그런 부분은 어쩔 수 없이 이제영 감독의 의견에 따라야 했다.
“잠깐만. 우리 주연 배우한테 물어볼 게 있는데.”
“무슨 일이세요, 감독님?”
“혹시 OST 가능해요?”
“OST요?”
“아니, 지금 와서 무슨 OST야?”
“감독님, 그건 안 하기로 하셨잖아요.”
“가만있어 봐. 원래 이런 거 하라고 있는 시사회야.”
영화를 보며 각자 파악한 부분을, 군더더기처럼 느껴졌던 장면이나, 은유적인 소품이나 구도 때문에 이해하기 힘들었던 부분에 관해 의견을 늘어놓는 중이었다. 영화 음악을 맡은 감독이 태주에게 영화 OST를 불러 줄 수 있냐는 질문을 꺼냈다.
하려면 못할건 없지만, 이 주 뒤 언론 시사회가 예정된 시기였다. OST 제안을 꺼내기엔 너무 늦은 감이 있었다. 음악 감독은 어시스턴트처럼 보이는 사람의 제지에도 올곧게 태주를 보며 대답을 기다렸다.
“아아. OST라고 해도 거창한 건 아니고. 마지막에 배 타고 돌아가는 장면 있지요? 거기 들어간 노래에 20초 정도 허밍을 얹어 주면 되는 일이에요.”
“허밍이요?”
“네. 이 곡이 원래 피아노 연주곡인데, 줄곧 뭔가 부족한 감이 있었단 말이죠. 아무리 고민해 봐도 그 곡보다 나은 게 안 떠올랐는데, 오늘 보니까 알겠어요. 뭐가 부족했는지.”
“알겠어요. 시간 맞춰 봐요, 감독님.”
“고마워요, 태주 씨.”
태주는 두 번 생각하지 않고 음악 감독의 제의를 승낙했다. 만약 그의 OST로 영화가 더 좋아진다면, 노래 한 곡을 다 부르라고 해도 어떻게든 시간을 내서 OST를 불렀을 것이다. 이번 영화는 그 정도는 공을 들여도 좋을 만큼 괜찮았다.
견우가 희희낙락하는 음악 감독과 녹음 스케줄을 잡은 뒤로도 영화에 관한 평가는 계속되었다. 역사학 교수에게 대본 감수를 받았는데도 시대상과 맞지 않는 부분들이 조금씩 있었다. 그렇게 몇 시간 동안 영화의 수정하고 보완할 부분에 관한 많은 의견이 시사회장 안을 오갔다.
“매니저님, 혹시 동우 기억하세요?”
“아역 배우 말씀하시는 겁니까?”
“네. 맞아요.”
“기억합니다. 무슨 일이십니까?”
시사회가 성공적으로 끝나고 난 뒤, 돌아가는 차 안에서 태주는 견우에게 몇 년 전 같이 우유 광고를 찍고, 미니시리즈 에 같이 출연했던 동우를 기억하는지 물었다. 사실 그의 용건은 동우가 아닌 동우를 담당하던 매니저에게 있었다.
“그때 동우 담당하신 매니저님이요. 친분이 있으시다고….”
“예. 지금도 연락하는 사입니다. 촬영장이 겹치는 일이 없어서 자주 보진 못하지만, 연락은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그 매니저님이요. 언론 시사회 할 때 초대해 주실 수 있나요?”
“…혹시 지환이 때문입니까?”
“네. 그쪽이 아역 전문 기획사 중 평이 제일 좋더라고요.”
“괜찮은 곳입니다. 알겠습니다. 연락해서 시사회에 초대하겠습니다.”
“고마워요, 매니저님.”
태주는 영화 촬영이 끝난 뒤 회귀 전 이상한 소속사와 계약해서 안 좋은 마지막을 맞아야 했던 지환이 내내 걱정이었다. 트리즈에 들어오게 하면 자신이 계속 살펴 줄 수 있었지만, 그게 마음처럼 쉽지 않았다. 신인을 뽑지 않기로 유명한 트리즈답게 신인에 아역인 지환이를 뽑을 생각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재능을 가진 연기자가 이상한 회사를 만나서 망가지는 건 안 될 말이지.’
지환이는 영화에서 분량은 그리 많지 않았지만,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냈었다. 견우의 초대를 받은 그 매니저가 제대로 된 눈이 있다면, 분명히 지환이를 스카우트하려 할 것이다.
바라는 대로 일이 이루어져서일까, 좀비가 가득한 촬영장으로 돌아가는 태주의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다.
*
시즌 1을 찍을 때 무슨 오해를 했는지 자신만 보면 빙 둘러 피해 가던 조연출이 있었다. 지금은 정반대의 상황이었지만, 태주는 그때 느꼈던 껄끄러움을 촬영장에서 또다시 느끼고 있었다.
‘대체 왜 저렇게 보시는 거야? 하실 말씀이 있으면 그냥 하시지.’
김정훈 감독과 그의 조연출이 물러나고 촬영장은 한창석 감독이 단독으로 지휘하고 있었다. 단독 지휘 초기에는 일이 바빠선지 태주를 향한 민망한 칭찬 세례를 듣지 않아도 됐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자 한창석 감독은 다시 매우 노골적인 호의를 감추지 않고 드러냈다. 지금처럼 좋아 죽겠다는 표정을 누구나 볼 수 있게 만면에 띄우고 있었다.
단지 요 며칠 한창석 감독은 그런 표정을 지으면서도 가까이 다가와 말을 걸지 않았다. 그의 주위를 맴돌면서도 가까이 다가오지 않고 가끔 애틋한 표정을 짓는 바람에, 태산이가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경계하기 시작했을 정도였다.
“어휴.”
“웬 한숨이야?”
“크흠. 아무것도 아니에요.”
“하여간. 인기 많은 것도 피곤한 일이야.”
“그런 거 아니에요.”
회귀 전에도 그랬지만, 태주는 여전히 한창석 감독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었다. 회귀 전에는 이유도 모르고 안 좋은 시선을 받았고 지금은 노골적으로 아쉬운 시선을 받고 있었다. 예나 지금이나 영문을 모르기는 매한가지였다.
“태주 씨.”
이남진과 티격태격 말장난을 하는 사이 화제의 인물 한창석 감독이 태주의 곁으로 다가와 이름을 불렀다. 그는 자신의 이름이 불린 순간 복잡한 생각이 들었다. 대체 이유가 무엇인가? 뭐가 마음에 안 드나? 연기를 다르게 하길 바라나? 등등.
“주말에 시간 있습니까?”
“주, 주말이요?”
애틋한 표정으로 보다가 다가와 꺼내는 말이 촬영이 없는 주말에 시간을 내달라는 말이었다. 태주는 순간 흠칫 놀랐다. 한창석 감독과 어색하게 데이트하는 장면을 떠올려 버려서였다.
“시간은 있습니다만…. 연유를 여쭈어봐도 괜찮을까요?”
“그게 내가 지난 주말에 술을 먹으면서 입을 잘못 놀려서….”
“….”
“주책이지. 그 인간이 어떤 인간인데.”
주말에 시간을 내 달라는 한창석 감독의 요구는 그가 순간 떠올렸다가 지워 버린 데이트가 아니었다. 오히려 태주에게 이득이 되는 얘기였다. 한창석 감독은 아까워 죽겠다는 얼굴로 지난 주말 박대성 감독과 만난 사실을 꺼내 놓았다.
그는 자신의 차기작에, 아직 시나리오 외에 전혀 준비된 바는 없었지만, 태주를 출연시킬 생각에 최대한 그의 칭찬을 다른 사람에게 하지 않는 중이었다. 그러나 밤새 이어진 술자리에서, 화제로 줄곧 영화나 배우 등이 오르내리는 자리에서 입을 다물고 버티는 일은 쉽지 않았다.
“그 인간이 지금 준비하는 영화가 있거든요. 그게 진짜 괜찮기는 한데…. 주말에 정말 시간이 돼요? 없어도 괜찮은데…. 내 영화도 괜찮….”
“주말에 시간 낼게요.”
“그, 바쁘면 굳이 안 내도….”
“괜찮아요. 꼭 뵙고 싶네요, 박대성 감독님이요.”
자신을 며칠 동안 고민하게 한 이유라는 게 겨우 다른 감독에게 소개해 주기 싫다는 것이었다는 점에 태주의 심술이 돋았다. 그는 낭패해 어깨를 늘어뜨린 한창석 감독한테서 냉정하게 고개를 돌렸다.
회귀 전 같은 해에 태주는 천만 관객 수를 달성했던 영화에 조연으로 출연했었다. 촬영 시기가 겹친 그에게 박대성 감독의 영화 섭외는 오지 않았었다.
박대성 감독이 준비하는 영화는 전 세계 각종 시상식을 휩쓰는 영화로 한국 영화사에 큰 족적을 남기는 작품이었다. 이후 인연이 닿아 박대성 감독의 영화에 출연하긴 했지만, 당시 이 영화와 연이 닿지 않은 사실이 꽤 아쉬웠었다. 어쩌면 이번 기회에 그 아쉬움을 달랠 수 있을지도 몰랐다.
‘피곤하게 만든 한 감독님 좀 곤란하게 만들고, 박대성 감독님하고 다시 만나기도 하고. 딱 좋네.’
박대성 감독과의 재회를 기대하며 태주는 한창석 감독의 애절한 눈빛을 외면했다.
*
한창석 감독과 약속한 주말이 지나고 태주의 근황이 연예면을 다시 정복했다. 뉴플릭스 드라마의 흥행으로 세간의 시선이 몰린 상황에서 그의 다음 행보를 짐작할 수 있는 만남이 성사되었기 때문이었다.
데뷔작 이래 줄곧 성공 신화를 써 나가고 있는 박대성 감독과의 만남. 한창석 감독이 태주를 소개해 주는 자리가 기사화되었다. 참석자 누구도 밝힐 의도는 없었지만, 그들의 만남이 단독 타이틀을 달고 연예면에 올라 버렸다. 세 사람이 만나는 가게에 우연히 들른 기자의 작품이었다.
“우리 배우가 박 감독님과 만난 것은 사실입니다. 다만 박대성 감독님 작품의 출연 여부는 결정된 것이 없습니다.”
“네, 네. 제일 먼저 알려 드리겠습니다.”
“네, 기자님. 세 분이 만나시긴 했지만, 차기작 계약은 아직입니다. 박대성 감독님 작품이요? 공식적으로 섭외 제안을 받은 건 아직 없습니다.”
“물론이지요. 지금 한창 촬영 중이시라는 건 아시잖아요. 촬영 끝나고 확인하는 대로 연락 드릴게요.”
우 팀장은 쉼 없이 밀려드는 확인 전화에 미간을 꾹꾹 누르면서 인내심을 다졌다. 그녀가 골라 준 대본은 물론이고 회사로 들어온 대본을 모두 쓸어 간 뒤로도 차기작을 고르지 않고 시간을 끌더니, 한순간에 폭탄을 터트린 그녀의 배우 때문에 두통이 일 것 같아서였다.
회사에서 우 팀장이 기자들과 업계 관계자의 연락을 받으며 고된 시간을 보내는 사이 태주 역시 만만치 않게 고달픈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주말에 박대성 감독을 만난 다음부터 감시카메라처럼 한시도 눈을 떼지 않고 그를 지켜보는 한창석 감독의 시선이 그 원인이었다.
‘이러다간 감독님 몸살 걸리시겠네. 시즌 2 촬영도 안 끝났는데….’
주말의 소개 자리에 박대성 감독은 아예 태주를 섭외하려 결심하고 나온 상태였다. 주연인 아버지와 젊은 대표 중, 아버지 역할은 그의 페르소나라 불리는 배우가 맡을 예정이었다. 그 배우의 연기에 밀리지 않을 젊은 배우를 찾던 그는 사실 태주를 이미 후보군에 올려둔 상태였다.
그리고 그것은 한창석 감독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는 박대성 감독이 시나리오를 꺼내 드는 순간 그보다 먼저 태주의 품에 본인의 시나리오를 안겼다.
“태주 씨….”
“크릉!”
태주는 아이 모습으로 한창석 감독의 접근을 경계하는 태산이를 말리는 한편 빨리 답을 주고 상황에서 벗어나야겠다고 판단했다.
한동안 회귀 전에 출연했던 영화를 다시 고를까 고민했었지만, 지금은 그런 생각은 사라진 지 오래였다. 이미 그의 마음은 정해진 상태였다. 시즌 2 촬영 중이어서 시나리오를 한번 훑어본 게 전부였지만, 두 시나리오 모두 놓치기 힘들 정도로 매력적이어서였다.
“감독님, 시즌 2 끝난 다음에도 잘 부탁드려요.”
“그 말은…. 으하하하!”
“저어, 박대성 감독님 작품도….”
“괜찮아요. 그 인간 작품이랑 촬영 시기가 아예 다르니. 그렇지 않았다면, 아무리 졸랐어도 절대 소개해 줬을 리가 없지.”
그날 한창석 감독은 더없이 높은 텐션으로 활기차게 촬영장을 지휘했다. 그리고 태주의 소속사 트리즈에서는 미디어에 차기작 계약이 진행 중이라는 소식을 알렸다.
여러 능력 있는 감독들의 인정을 받은 태주의 배우 커리어는 지금까지처럼 순항을 예고하고 있었다.
*
-콰장창!
“이태주!”
태주의 차기작 기사는 누군가의 분노를 일으켰다. 비록 망할 영화 시리즈긴 했지만, 인지도만큼은 한국 영화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DK 코믹스의 제안을 걷어차고 박대성 감독의 영화 출연을 노렸던 박재우가 그 주인공이었다.
본래 성격을 죽이고 의 촬영에 최선을 다한 일이 헛수고로 돌아가 버렸다. 촬영 장면을 모니터할 때마다 보이는 낙인을 참고, 다른 배우들의 비위를 맞춰 준 대가를 받을 수 없게 되었다.
‘감히! 감히 내 것을 가로채! 용서하지 않겠어, 이태주!’
박재우는 자신은 편법으로 겨우 얻어 내는 기회들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쉽게 얻어 내는 이태주가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