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healing life of a regressed top star RAW novel - Chapter 318
앞으로의 여정(완결)
귀여운 동요가 세 곡 흘러나온 뒤 태블릿에서 나온 것은 가요였다. 태주도 몇 번 들어본 곡으로 걷는 동작과 귀여운 포즈가 많은 걸 그룹의 곡이었다. 동요를 끊지 않고 쭉 보던 태산이는 그 곡이 나온 뒤부터는 통통한 앞발로 화면을 꾹 눌러 영상을 앞으로 돌리면서 확인했다.
“냐앙.”
“앞으로 한발 그 뒤에 오른손을 들고 턴입니다.”
“냐아앙.”
“….”
태산이의 모니터링은 2호의 뛰어난 기억력이 더해지자 이해하고 넘기는 것인지 의심스러울 만큼 빠른 속도로 넘어갔다. 덕분에 그는 얼마 기다리지 않고 현실에서 고양이 모습을 한 태산이를 안아 볼 수 있었다.
“태산이 안아 보는 건 오랜만이네, 그치?”
“냐앙.”
“병원 사람들한테 들킬까 봐 여기로 왔어?”
“냐아아.”
“똑똑하네, 우리 태산이.”
정원에서야 이 고양이 모습이 당연했지만, 현실에선 당연하지 않았다. 아이 모습이든 고양이 모습이든 태산이가 마음 내킬 때 변하는 거라 그런 것도 있지만, 최근엔 그가 병원에서 지내느라 더 그랬다.
전원주택에서라면 아이 모습을 한 태산이가 더미를 불러내 줄 텐데, 병원이라서 그런 것도 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팔 안에 느껴지는 묵직함과 따끈함이 더 반가웠다.
“태산이 잘 놀고 왔어?”
“냐아앙.”
포근포근 달콤한 솜사탕 같은 부드러운 울음소리가 품 안에서 울렸다. 태주는 검지로 그런 태산이의 미간을 살살 긁어주며 미소 지었다. 그이 손길이 기분 좋은지 파란 눈이 조금씩 눈꺼풀 사이로 사라졌다.
이대로 재우면 좋겠지만, 밤중에 상태 확인을 위해 간호사가 병실에 들르기 때문에 고양이 모습으로 재울 수는 없었다. 또 댄스학원에서 땀을 흘리고 왔을 테니, 씻겨야 했다.
“씻고 자야지.”
“냐아아.”
“형이 씻겨 줄게. 변하기만 해, 응?”
“…앙.”
“옳지. 착하다.”
아이의 변신을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인지 갑자기 변한 무게에도 놀라지 않았다. 가물가물 눈이 감기는 아이를 안정적으로 안아 든 태주가 욕실로 향했다. 비슷한 상황을 자주 겪은 그는 능숙하게 아이를 씻기고 잠옷으로 갈아입혔다.
“형 저기서 대본 좀 볼게. 산이 코자.”
“아앙, 태쭈 가티.”
“바로 옆에 있을 거야. 산이 먼저 자.”
“…잉.”
“다 큰 줄 알았는데. 우리 산이 아직도 아기네, 아기.”
머리를 말려 주는 내내 뒤로 고개가 넘어가던 아이를 침대에 눕혀 놓고 태주가 소파로 가려던 때였다. 혼자 자는 게 싫은지 태산이가 옷자락을 잡고 매달렸다.
저녁 아홉 시 십분. 일찍 자는 아이와 다르게 그는 아직 잘 시간이 아니었지만, 잠투정하며 칭얼대는 아이를 이기지 못하고 그 옆에 누웠다.
태산이는 태주가 침대에 눕자마자 옆에 붙어 그의 팔 안으로 머리를 들이밀었다. 태산이는 엉기는 저를 보고 그가 웃건 말건 팔을 베고 가슴을 끌어안았다. 고양이 모습일 때는 등을 대고 자는 게 편하지만, 아이 모습일 때는 이렇게 자세를 잡아야 잠이 잘 왔다.
‘잠들었네. 낮잠도 안 자고 다녀왔으니, 오래 버티긴 했다.’
잠이 많은 아이가 평소 자는 시간인 9시를 넘길 때까지 버텼으니 곯아떨어질 만했다. 태주는 잠든 아이의 몸 위로 여름 이불을 덮어 주고 잠시 눈을 감았다. 아이가 깊게 잠들 때까지 기다릴 요량이었다.
*
상태가 좋아서 일찍 퇴원하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퇴원은 처음 얘기가 나왔던 대로 깨어나고 나서 열흘을 꼬박 채운 뒤에 가능했다.
“짐이 꽤 많다. 일부는 내가 챙길까?”
“괜찮습니다. 시선이 있으니, 이대로 옮기겠습니다. 나중에 전원주택에 도착한 뒤에 도와주십시오.”
“응. 산아, 들었지? 네 스케치북이랑 장난감이랑도 가방에 넣을 거니까, 다시 꺼내.”
“앙, 아라떠.”
태주는 2호 옆으로 가서 목줄에 챙긴 물건을 꺼내 주는 태산이를 보고 고개를 내저었다. 정리정돈은 전혀 하지 않는 녀석이 제 물건에 대한 집착은 또 심해서 매번 저렇게 물건을 전부 챙기는 게 희한했다.
“읏차! 생각해 보면 겨우 보름 조금 넘게 입원했던 건데, 엄청 길게 느껴졌다.”
“그렇긴 합니다. 그래도 내일 당장 일을 시작하시는 건….”
“에이. 내일 하는 건 일은 아니지.”
“….”
“조심할게. 너무 걱정하지 마.”
“네.”
태주의 상태는 무척 좋았다. 진단 결과도 그랬고 겉보기에도 건강해 보였다. 덕분에 회사에선 바로 일하고 싶다는 그를 말리기 힘들었다. 그렇더라도 그를 바로 복귀시킬 정도로 회사 사람들이 무른 편은 아니었다.
‘공식적인 일정을 소화하시는 건 아직 무립니다. 마음 같아서는 아이스크림 광고 역시 뒤로 미루고 싶은 정돕니다.’
‘크흠! 그러면 안 돼요. 우리 산이가 얼마나 기대하는데요.’
‘…낯선 사람을 만나는 건 괜찮으십니까?’
‘괜찮아요.’
‘그럼 이걸 한 번 보시겠습니까?’
긍정적인 태주의 반응에 견우가 숨겨 두었던 파일을 꺼내서 보여 주었다. 파일로 정리되어 있었지만, 실제론 거창한 내용은 아니었다. 단순히 말하면 팬클럽에서 트리즈로 보낸 요구 사항이었다.
팬클럽에선 태주의 정확한 상태를 알고 싶어 했다. 태주의 상태를 묻느라 트리즈로 전화하거나 병원 밖에서 기다리는 팬들이 많았다. 그런 팬들을 안심시킬 방법으로 소규모 팬 미팅을 제안하고 있었다. 트리즈의 발표대로 상태가 괜찮다면 태주와 팬이 만날 자리를 만들어 달라는 요구였다.
‘에효. 정말 조심할 생각인데, 믿는 기색이 아니네.’
소규모 팬 미팅은 말 그대로 소규모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팬클럽 임원 몇 명과 일반 팬 열 명 정도를 초대해 예약한 커피숍에서 차를 한 잔 마시는 일이었다. 20분 남짓한 시간 동안 대화하면서 건강하다는 것을 알리는 게 행사 내용의 전부로 2호가 긴장할 만한 일이 벌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았다.
태주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2호는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그는 쿠첼루스와 상의해서 건물 전체를 커버할 경호 인력을 고용했다. 그리고 본인은 태주의 옆에 딱 붙어 있을 예정이었다. 지난번 같은 일이 벌어지더라도 태주의 곁을 벗어나지 않을 생각이었다.
“산아, 이리 와. 형 손 잡고 가자.”
“앙.”
“가자.”
“네.”
심적으론 오랜 시간처럼 느껴졌던 몇 주간의 입원 생활을 마치고 이제 일상으로 돌아갈 시간이었다.
*
퇴원 후 처음 갖는 팬 미팅은 카페를 빌려서 소수의 팬을 초청하는 행사였지만, 그 보안은 대규모 팬 미팅 못지않게 엄중했다. 건물 안팎을 회사에서 계약한 경호 업체가 삼엄하게 지켰고, 조금 떨어진 곳은 쿠첼루스가 고용하고 2호가 지휘하는 경호 업체가 지켰다.
태주는 경호 얘기를 듣고 너무 과한 게 아닐까 생각했지만, 사람들을 말리지는 않았다. 사고로부터 아직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시기였다. 회사나 가족들의 걱정이 줄어들지 않는 것은 당연했다. 그렇게 해서라도 사람들의 불안함이 가신다면 그 정도의 불편은 감수할 수 있었다.
‘뭐지? 경호원 숫자가 들었던 것과 비교가 안 되는데.’
카페와 그 주변을 경호하는 인원의 숫자가 들었던 것보다 훨씬 많았다. 무려 셋이나 되는 무리의 경호원이 팬 미팅 장소를 지키고 있었다. 두 무리의 경호원이 있을 거라고 들었는데, 실제로는 한 무리의 경호원이 더 있었다.
“팬클럽에서 경호 인력을 추가로 고용했다고 합니다.”
“….”
길어야 30분 정도 방문하는 장소에 경호 팀만 셋이었다. 태주는 이번 팬 미팅이 아주 소규모에 비공개로 진행되는 걸 다행으로 여겼다. 그런 사고가 있었으니 과하다는 말은 듣지 않겠지만, 아무리 봐도 인력 낭비 같았다.
“선물 상자는 제가 옮기겠습니다. 먼저 올라가시죠.”
“…알았어. 가자, 산아.”
“앙.”
태주는 2호가 나서서 옮기겠다는 선물 상자에서 힘겹게 고개를 돌렸다. 까먹은 척 놓고 내리려고 그것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차에서 내렸는데, 그의 마음을 2호가 몰라주었다.
역조공. 몇 년 전 팬 미팅을 할 때도 역조공이라고 불러도 모자라지 않은 선물을 했었다. 사실 그는 이번 팬 미팅에서 팬에게 선물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러나 그의 꼬맹이, 마트를 사랑하는 꼬맹이의 주장에 어쩔 수 없이 선물을 준비해야 했다.
‘태쭈, 텬물은?’
‘선물? 오늘은 그냥 만나서 얘기만 나누는 거라 선물은 필요 없어.’
‘사니, 텬물 사고 시푼데.’
‘선물하고 싶어?’
‘앙.’
태주의 팬들은 그가 태산이의 양육을 맡은 후로 기념일이 돌아오면 항상 두 명분의 선물을 준비했다. 그의 생일에도 데뷔 기념일에도 두 명분을 준비했다. 그뿐 아니라 어린이날이나 태산이 생일까지 챙겨 주곤 했다. 답례품이라기엔 좀 약하지만, 선물을 준비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선물로 미니 선풍기나 텀블러 같은 상품을 떠올린 태주였지만, 아이의 고집을 이기지 못하고 전혀 염두에 두지 않았던 물건을 사게 되었다.
“태쭈, 사니가 텬물 나너 주까?”
“…그, 그럴래?”
“앙. 사니가 나너 주께.”
“고마워.”
그는 대신 선물을 나눠 주겠다는 아이의 제안에 반색하면서 고맙다고 말했지만, 곧 그게 고마워할 일이 아니란 걸 깨달았다. 애초부터 답례품을 준비하자는 의견도, 답례품으로 꼭 어린이 비타민을 사야 한다고 고집을 부린 것도 태산이였다.
‘그놈의 노란 모자 펭귄!’
비타민 통에 그려진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떠올리자, 비타민을 선물하자는 아이 의견이 그럴듯해서 들른 건강 보조 식품 코너에서 느낀 민망함이 다시 느껴지는 것 같았다.
‘이꺼. 태쭈 이꺼 죠아하지?’
‘하. 하하. 산아, 선물 받을 사람들은 어른이잖아. 그거 말고 이거 사자.’
‘그티만, 태쭈는 이꺼 머짜노.’
‘….’
그건 네가 매일 어린이 비타민을 준 뒤 먹을 때까지 지켜보기 때문이잖냐고 따지고 싶었지만, 말을 아꼈다. 안경 쓴 펭귄과 친구들이 그려진 통을 품에 안고 고집을 피우는 아이의 고집을 꺾겠다고 실랑이하다 괜한 오해를 살 것 같아서였다.
판매 직원에게 어린이 비타민을 포장해 달라고 부탁하는 태주는 전의를 잃은 모습이었다. 그가 어린이 비타민을 먹는다는 사실은 이미 퍼질 대로 퍼져 있었다. 감추고 말고 할 계제가 아니었다. 그보단 점점 늘어나는 시선에서 벗어나는 게 급했다.
그런 고난을 겪으며 준비한 선물이었지만, 직접 나눠 주는 건 역시 민망했다. 꼬맹이가 나서 주어서 다행이었다.
“안녕하세요.”
“으허헝! 다행, 정말, 다행….”
“괜찮아요. 진정하세요.”
10명 남짓의 팬을 초대하는 소규모 팬 미팅이라서 그런지 카페 안에서 그를 맞아 주는 사람들 몇몇은 얼굴이 제법 익숙했다. 특히 그의 얼굴을 확인하자마자 눈물을 쏟기 시작한 팬클럽 회장은 촬영장이나 행사장에서 여러 차례 봤었다.
“울지 말아요. 오랜만에 만났는데, 우는 얼굴만 보여 줄 거예요?”
“흐이잉! 그치려고 하는데….”
“괜찮아요. 진정할 때까지 기다릴게요.”
“으허엉!”
태주는 그가 달래는 말을 할수록 더 많은 눈물을 쏟아 내는 팬클럽 회장 때문에 난감했다. 그렇다고 우는 사람을 그냥 두고 보는 건 그의 성격에 맞지 않았다. 하지만 계속 그녀를 달랠 수도 없었다. 그들을 지켜보던 다른 팬들도 울먹이기 시작해서였다.
그렇게 태주가 팬클럽 회장을 앞에 두고 곤란해할 때였다. 옆에 있던 태산이가 우는 회장의 손을 잡아당기며 눈을 맞췄다.
“누나 왜 우더? 아파?”
“크흡! 아니야, 안 아파. 너무 기뻐서 울었어.”
“그더쿠나. 크닐이네.”
“응? 큰일?”
“앙. 사니 텬물 사 와떠. 누나 또 우드면 앙 대는데.”
“응?”
태산이의 말을 들은 회장의 고개가 기울어졌다. 자신의 선물을 받으면 기뻐서 울게 될 거라는 의미였지만, 아이의 과정을 건너뛴 설명에 인과 관계를 짐작하지 못해서였다.
태주는 아이의 말뜻을 금방 알아차렸지만, 굳이 회장에게 설명하진 않았다. 또 선물하는 것도 받는 것도 좋아하는 꼬맹이의 지레짐작도 바로 잡아 주지 않았다. 두 사람이 마주 보고 얘기하는 사이 카페 안의 분위기가 바뀌었기 때문이었다.
“만나서 반가워요, 태주예요.”
“반가워요!”
“이런 소규모의 팬 미팅은 처음이지만, 정말 괜찮은 것 같아요. 그렇죠?”
“네!”
팬 미팅의 초반은 울음바다가 되기 직전이었던, 카페에 들어왔을 때와는 상당히 다른 분위기였다. 제가 고른 물건을 선물한다고 신이 나서 카페를 누빈 태산이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들이 사랑하고 아끼는 스타인 태주가 건강한 모습으로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정말 너무너무 힘든 시간이었어요.”
“미안해요.”
“다시 돌아와 줘서 고마워요.”
“기다려 줘서 고마워요. 기다려 주는, 지지해 주는 여러분 덕분에 이렇게 건강하게 돌아올 수 있었어요. 고마워요.”
그렇지만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오래 유지되지 못했다. 스토커의 총격은 보름 남짓한 시간으로 잊을 수 없는 강렬한 사건이었다. 예전과 마찬가지로 건강하고 매력적인 모습으로 그들의 스타가 돌아왔지만, 걱정 근심이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이거는 영양제고요. 이쪽은 보약이에요. 꼭 챙겨 드세요.’
‘건강한 모습 보여줘서 고마워요.’
‘제발, 제발 다치지 말고 조심하세요.’
‘다음 일정 광고 촬영이죠.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니에요?’
대담 형식으로 진행된 팬 미팅이 끝나고 공식 홈과 팬 카페에 올릴 영상을 촬영하기 전 태주는 초대된 사람, 한 명 한 명과 인사를 나눴다. 애초에 많지 않은 숫자여서 인사는 금방 끝났지만, 그들이 하는 당부 때문에 그의 마음이 무거워졌다.
팬들이 그에게 바라는 것은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팬들은 그저 그가 건강하게 즐겁게 활동하기만을 바랐다. 그러면서도 빠른 복귀는 바라지 않았다. 이번 팬 미팅은 워낙 그의 소식을 듣기 바라는 팬이 많아서 어쩔 수 없었지만, 충분히 쉬고 준비가 되었을 때 복귀하길 바랐다.
“앞으로 정말 열심히 해야겠다.”
“얘는! 여기서 뭘 더 열심히 하니? 지금처럼만 해도 충분하다 못해 넘치는데.”
“미나 씨 말이 맞습니다.”
“그런데 왜 갑자기 열심히 하겠다는 거야?”
팬 미팅을 마치고 돌아가는 차 안에서 태주는 열심히 하겠다는 말을 저도 모르게 내뱉었다. 팬들이 그를 걱정하던 모습이 지워지지 않아 속으로 다짐하다 흘린 말이었다.
“크흠! 팬들이 고마워서요. 미안하기도 하고.”
“호호호. 웬일이니? 평소에 팬 얘기 잘 안 하면서.”
“확실히 제가 팬하고 소통하는 일이 적긴 했죠?”
“그랬지. 배우들 대부분이 그렇긴 하지만, 넌 좀 많이 무심하긴 했지.”
“앞으로는 잘하려고요.”
말로만 하는 다짐이 아니었다. 앞으로 그에게 남은 시간은 매우 많았다. 이뤄야 할 목표도 여전히 남아 있었고, 하고 싶은 일도 해야 할 일도 많았다.
회귀 전의 그는 그런 여정을 홀로 걷는다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회귀 전에도 지금도 그의 곁에는 그를 사랑하고 아껴 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가족, 스태프, 팬. 모두 소중하고 고마운 존재였는데, 당시에는 앞만 보고 달리느라 고마움을 잘 느끼지 못했었다.
회귀 후 꿈의 정원을 얻고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생긴 지금에야 그것들의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었다.
“앞으로도 잘 부탁해요. 매니저님, 미나 누나.”
“저도 잘 부탁합니다, 태주 씨.”
“오늘 참 뜬금없다. 뭐, 어쨌든. 나도 잘 부탁해.”
“하하하. 네.”
태주는 멋쩍어하면서도 자신의 말에 호응해 주는 두 사람을 보면서 웃었다. 그가 가는 길을 언제까지 함께 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 자신을 아껴 주는 이들과 함께라면 꽤 먼 길을 갈 수 있을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