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healing life of a regressed top star RAW novel - Chapter 332
외전. 가족 02
도도의 부화 축하 파티 준비의 시작은 상점을 살피는 일이 시작이었다. 해나, 희, 태주까지 셋은 상점 앞에 모여서 파티에 쓸 만한 물건을 눈에 띄는 대로 전부 사들였다. 셋은 음식 재료, 파티 장식, 파티용 마법 주문서, 여러 가지 코스튬까지 파티에 도움이 되는 물건이라면 가리지 않고 샀다.
“태주, 이거!”
“비행 마법 주문서? 오브젝트용?”
“응. 이걸로 의자랑 쿠션을 공중에 띄우자.”
“와! 재밌겠다. 좋아, 사자.”
태주는 희가 고른 주문서에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소파나 쿠션처럼 앉을 만한 물체를 공중에 띄워 놓으면 요정 손님처럼 비행이 가능한 손님이 이용하기 좋아 보였다.
비행 마법 주문서 외에도 오로라를 흉내 낸 환상 마법 주문서와 일정 공간을 원하는 색의 빛으로 채울 수 있는 주문서들을 대량으로 샀다. 물론 정원 식구들이 모두 좋아하는 불꽃놀이 주문서를 잔뜩 사는 것도 잊지 않았다.
“정원사 씨 랜덤 박스를 왜 그렇게 많이 사는 거야?”
“상품으로 쓰려고요. 파티도 하지만, 도움도 받을 거니까요.”
“게임 경품?”
“게임 경품으로도 쓰고 수로를 팔 위치 곳곳에 묻어 두게요. 땅을 파다가 이런 걸 파내면 재밌잖아요.”
“호호호. 그렇겠네. 그럼 그거 묻는 건 내가 도와줄게.”
고맙다고 인사한 태주가 해나에게 랜덤 박스 수십 개를 건넸다. 그는 이번 도도의 부화 축하 파티에 경비를 아낄 생각이 전혀 없었다. 고난과 역경이라는 말이 부족하지 않은 난관을 뚫고 어렵게 부화한 아이였다. 수많은 사람의 축복을 받게 하고 싶었다.
“이쪽 구역은 보물찾기 구역으로 하자. 제피르, 여기서 저쪽 울타리까지 둥글게 구역을 정할 거거든. 선 긋는 걸 도와줄래?”
“히히힝.”
“고마워. 여기에 마법 페인트 담아 줄게. 크게 한 바퀴 돌아 줘.”
“히히힝.”
“오케이. 출발!”
태주는 경계선을 뿌릴 때 주로 쓰는 반짝이는 페인트를 작은 통에 담아 제피르의 몸에 걸어 주었다. 제피르가 출발할 위치까지 같이 간 그는 시작하기 직전 아래쪽으로 입구가 향하게 걸은 페인트 통의 뚜껑을 열었다.
제피르의 동선을 따라 반짝거리는 선이 그어지자 태주 근처를 마법 카펫에 타고 돌던 도도가 따라갔다. 갓 알에서 나온 도도는 뭐든 다 신기한 것 같았다. 해나가 뚝딱 음식을 만들어 내는 것도 제피르가 반짝이는 액체를 뿌리며 하늘을 나는 것도 신기한지 뺘아아 소리를 내며 따라다녔다.
“희 우리는 창고에서 손님들이 쓸 의자와 테이블을 꺼내 오자.”
“응.”
“그리고 창고에 있는 것 중에 안 쓰는 물건은 깜짝 선물로 포장해놓자.”
“깜짝 선물?”
“응. 여러 가지 게임을 진행할 거거든. 그때 우승자들이 고를 수 있게 포장해서 한 곳에 쌓아 놓으려고.”
창고 안에는 예전에 뿅망치로 만든 장난감과 정원에서 파티를 열고 남은 물건들이 많았다. 그것들을 이용해서 보물찾기, 게이트볼, 트램펄린, 대형 블록 쌓기, 물 풍선 던지기 등등 여러 게임장을 만들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 게임들의 상품으로 창고 안의 물건을 쓸 생각이었다.
“선물 외에 답례품도 준비해야 하는데…. 오랜만에 별똥별을 잡을까?”
“응. 젤리 맛있어.”
“하하하. 그래. 그럼 저녁에 별똥별 잡으러 가자.”
“응.”
별똥별에서 나오는 캔디나 젤리 같은 달콤한 간식에 그가 직접 재배해서 만든 차, 꽃다발 정도면 방문에 대한 답례로 충분할 것 같았다.
그날 밤 정원 식구들은 별똥별을 열기 전에 다 같이 모여서 야식을 먹었다. 수로를 팔 위치를 표시하고 랜덤 박스를 묻은 해나와 보물찾기 구역을 표시한 뒤에 해나를 도와 수로 위치를 표시한 제피르는 야식이 필요했다.
그리고 파티 장소를 꾸미고 저녁에는 별똥별도 모아 온 태주와 희에게도 파티 준비로 바쁜 사람들을 대신해서 온종일 도도와 놀아 준 태산이와 단단에게도 야식이 필요했다.
-아작아작!
“호호호. 별똥별이 도도 머리만 하네.”
“진짜 그렇네요.”
“그런데 저대로 둬도 괜찮나?”
“원래 먹어도 되는 거니 괜찮을 거예요.”
도도는 태주와 희가 모아 온 별똥별을 품에 끌어안은 채 이를 박고 있었다. 아니, 입을 크게 벌리고 물고 빠는 중이었다. 아칸서스의 말대로 잇몸이 가려운지 인간 아이들이 손에 잡히는 건 무엇이든 입에 넣는 것처럼 도도도 보이는 것마다 입에 넣었다.
“오늘은 답례품 포장만 해 두고 자자고.”
거실 한 편에 쌓인 간식을 넣을 바구니와 유리병, 리본 등을 가리키면서 꺼낸 해나의 말에 정원 식구들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까지 열어 본 적 없는 대규모 파티를 준비하느라 정원 식구 모두 한마음이 되어서 노력했다. 이젠 푹 쉬고 내일의 파티를 즐길 준비를 할 차례였다.
*
태주와 희는 오두막 앞 테이블과 의자를 늘어놓은 곳에 서 있었다. 품에는 상점에서 산 비행 주문서와 파티 공간을 꾸밀 마법 효과가 깃든 주문서를 안고 있었다.
“이쪽 사탕이랑 젤리 놓인 테이블 주변을 비행 마법으로 띄우자.”
“희가 주문서 쓸래.”
“그래. 배경은 뭐로 할까? 바다처럼 보이는 거로 할까?”
“응. 바다 위에 둥실둥실하는 거 좋아.”
“킥. 그래.”
꿈의 정원의 상점에서 파는 주문서는 특별한 것들이 많았다. 특히 살상력이 없는 환상 주문서는 그 종류가 무척 다양했다. 덕분에 현실에서라면 여러 날 고생하면서 만들어야 할 장치나 특수 효과를 주문서 한 장으로 구현할 수 있었다.
태주와 희는 잔잔한 파도가 치는 바닷가, 오로라가 펼쳐진 눈밭, 장소와 어울리는 배경을 만든 뒤로도 여러 가지 주문서를 사용했다. 색이 계속 변하는 소파나 열매가 눈송이로 바뀐 과일나무처럼 그 공간에 어울리는 화려하고 재밌는 효과를 추가했다.
“태주!”
“무슨 일….”
따로 떨어진 곳에서 마법 주문서를 사용하던 태주는 희의 놀란 목소리에 바로 몸을 틀었다. 사고가 날 만큼 위험한 것은 없었지만, 다급해 보여서 바로 그쪽으로 달려갈 생각이었다.
-촤아악!
“헉! 나비?”
“태주, 어떡해? 나비 사탕이 다 날아갔어.”
그러나 태주는 희가 있던 곳으로 몇 걸음 걷지 못하고 걸음을 멈춰야 했다. 그의 눈앞으로 나비 사탕과 젤리, 쿠키들이 밤하늘을 지나가는 별똥별처럼 무리 지어 지나갔기 때문이었다.
“태주, 이거 때문인가 봐.”
“비행 주문서!”
“응.”
“세상에! 이런 실수를 하다니.”
“이히히.”
희가 보여준 귀퉁이가 찢어진 비행 주문서를 본 태주는 곧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마법 주문서 사용 실수. 물건을 띄울 생각으로 사용한 비행 주문서가 잘못되었다. 단순히 물건을 띄울 계획이었다면 비행 주문서가 아닌 부유 주문서를 사용해야 했는데, 실수했다.
사탕과 쿠키들이 휙휙 날아다니는 공중을 올려다보다 태주와 희는 웃음을 터트렸다. 정원 식구 모두 도도의 부화 축하 파티를 연다는 사실에 너무 흥분해서 주문서를 잘못 구매하고 사용한 것도 깨닫지 못했다.
“으음. 괜찮아, 희. 실수였지만, 더 재밌어졌잖아.”
“응.”
“채집 채를 준비할까?”
“이히히. 응!”
소파와 쿠션을 놓았던 곳에는 캔디와 젤리, 쿠키가 있는 테이블 외에도 메인 디시가 나오기 전에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스낵과 핑거 푸드가 있는 테이블, 드링크 바가 준비되어 있었다. 비행 주문서를 제일 먼저 사용한 것이 드링크 바가 아닌 간식이 있는 테이블이라서 다행이었다.
“이히히. 재밌겠다.”
“응. 오늘 파티는 재밌을 거야.”
상점에서 사이즈 별로 채집 채를 구매해 파티 장소 한 곳에 내려놓는 동안에도 태주와 희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손님들이 간식을 먹기 위해 채집 채를 휘두르는 장면이 상상되어서 어쩔 수 없었다.
*
도도의 부화 축하 파티에 제일 먼저 도착한 것은 꽃다발을 든 엘프 단장이었다. 태주는 첫 손님이 반가우면서도 조금 의아했다. 게으름뱅이로 유명한 엘프 단장이었다. 그런 그가 파티 장소에 일 등으로 도착한 것은 무척 이례적이었다.
“정원에 경사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축하합니다, 정원사님.”
“감사합니다.”
엘프 단장의 이른 방문의 이유는 아주 간단했다. 움찔움찔, 씰룩대는 그의 코와 귀가 이유를 잘 설명해 주고 있었다. 엘프 단장은 꽃다발을 태주의 품에 안긴 도도에게 내밀면서도 코와 귀로는 모닥불 위에서 천천히 돌면서 구워지는 바비큐를 탐색하고 있었다.
“맛있는 음식이랑 재밌는 게임도 많이 준비해 두었어요.”
“하, 하하. 그거 기대되는군요.”
엘프 단장 다음으로는 아칸서스와 모린이, 그다음으로는 요정 무리와 푸른 사자 정원사 일행이 도착했다. 태주와 친분이 있는 푸른 사자 정원사와 북쪽 마을의 괴짜 마법사와 마녀들도 정원에 들렀고, 정원사 협회 소속의 이나타와 요원 S도 도착했다.
태주와 인연을 맺은 수많은 사람이 도도의 부화를 축하해 주기 위해 정원을 방문했다.
“이건 또 재밌는 일을 벌였네.”
“아하하하.”
“뭐, 재밌으니 됐어. 축하해, 정원사.”
“고마워요.”
“축하한다, 꼬맹이.”
“뺘아아.”
손님들이 도착한 뒤의 파티 분위기는 태주가 예상했던 모습과 한 치도 다르지 않았다. 아이들은 쿠키 같은 간식을 잡기 위해 채집 채를 들고 폴짝폴짝 뛰고 있었고, 요정 손님들은 나비 사탕을 붙잡고 돌아다녔다. 다른 손님들도 마법이나 능력을 사용하지 않고 태주와 식구들이 준비한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아칸서스는 삼삼오오 몰려다니면서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과 수로를 팔 위치를 확인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꽤 성대하고 똑똑한 파티라고 생각했다. 정원사는 그저 수로를 팔 위치를 정해 두었을 뿐이었다. 누구에게도 수로를 파 달라는 부탁을 하지 않았다. 심지어 고용 주문서로 고용한 난쟁이에게도 말이다.
‘결과적으론 마음 맞는 사람들이 모여서 수로를 파게 될 테지.’
정원사가 초대한 사람 중에는 정원사로 보이는 이들도 꽤 있었다. 그들은 정원사의 거대해진 정원 규모와 인간 스타일 정원에 감탄하는 한편 수로 예정지를 돌면서 어떤 시설을 추가하면 좋을지 열변을 토하고 있었다.
“와아! 또 찾았어.”
“나도. 나도 랜덤 박스.”
아칸서스의 예상은 정확했다. 해나의 음식을 배불리 먹은 손님들은 소화 시키겠다면서 자연스럽게 수로를 파기 시작했다. 누구의 부탁도 없이 파기 시작한 수로에서 랜덤 박스를 하나씩 발견할 때마다 난리가 났다. 별것 아닌 랜덤 박스였지만, 손님들은 생각보다 더 즐거워하면서 수로 파기에 열중했다.
수로 파기는 능력 좋은 손님들이 달라붙자 얼마 걸리지 않아서 끝이 났다. 수로 벽이나 바닥의 마감은 정원사인 태주의 몫으로 남았지만, 땅을 전부 판 것만으로도 큰 산을 넘긴 것과 다름없었다.
-펑펑펑!
-콰앙!
“누구야! 누가 또 화염 마법을 불꽃 사이에 쐈어?”
“아하하하.”
밤에는 현실로 돌아가야 하는 정원사를 위해 불꽃놀이는 조금 이른 시간에 시작되었다. 마법사와 정령사가 섞인 손님들이라 그런지 수도 없이 화염과 번개 마법이 마법 불꽃을 하늘에 수놓아 불꽃놀이는 다시 없을 정도로 화려했다.
“뺘아아.”
“하하하. 그래. 예쁘지?”
“뺘아아.”
“착하다. 보여? 다들 도도를 축하해 주러 온 거야.”
“뺘아.”
태주는 불꽃이 끊임없이 터지는 하늘을 향해서 앞발을 뻗고 있는 도도를 품에 잘 안았다. 그는 나비 사탕을 사냥하고 보물도 탐색하느라 지쳤을 게 분명한데도 잠들지 않으려 버티는 도도의 몸을 가볍게 토닥였다. 낮잠도 자지 않아서 걱정되었지만, 하루 정도는 괜찮을 것 같았다.
“태쭈.”
“응. 이리 올라와, 산아.”
태주와 도도가 앉아서 불꽃놀이를 구경 중인 마법 카펫 근처로 태산이가 다가왔다. 파티 내내 모린하고 붙어 다니면서 경쟁적으로 게임을 하더니, 이제야 그를 떠올린 모양이었다.
“재밌게 놀았어?”
“앙. 재미떠떠.”
태주를 찾아 마법 카펫 위로 올라온 태산이는 순간 당황했다. 다른 때보다 몇 배는 더 신나게 뛰어다닌 태산이는 태주의 품에 안겨서 잘 생각이었다. 안전한 품에 안겨서 자다 보면 현실로 돌아가 있을 거로 생각해서 왔지만, 이미 그곳에는 주인이 있었다. 도도였다. 작고 약한 도도가 이미 품을 차지하고 있었다.
-팡팡.
“여기 앉아.”
“아앙.”
태주가 자기 옆자리를 손으로 팡팡 치면서 가리켰지만, 내키지 않았다. 옆자리에 앉는 것보다는 품에 안기고 싶었다. 편히 안겨서 불꽃놀이를 구경하다가 자고 싶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눈썹이 가운데로 모일 정도로 고민하던 태산이의 손이 도도를 향해 뻗어졌다.
“어?”
“뺘아?”
“이더케.”
도도를 태주의 품에서 빼낸 태산이는 그대로 자기 품에 안았다. 그리고 재빨리 몸을 돌린 뒤 엉덩이를 태주의 다리 위로 내렸다.
“아! 하하하. 우리 산이 똑똑하네.”
“뺘아아.”
태주는 도도를 안은 채 품 안으로 쏙 들어온 태산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는 대견하고 기특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처음 도도에게 손을 뻗었을 때는 욕심쟁이 꼬맹이가 도도를 옆으로 내려보내지 않을까 걱정했었다.
그러나 아니었다. 태산이는 제 나름대로 온건한 방법으로 제 욕심과 도도를 위하는 마음의 중간 지점을 찾아냈다.
“하암!”
“산이 졸려?”
“아앙. 앙 졸려.”
“….”
태주는 꼬맹이가 언제나처럼 졸리지 않는다고 우기는 아이의 눈 위로 손을 얹었다. 하품도 하고 눈도 가물가물한 데다가 편한 자세를 찾느라 뒤척이면서 왜 우기는지 알 수 없었지만, 굳이 지적하진 않았다. 대신 손으로 살며시 눈을 가려 주었다.
“도도도 자자.”
“뺘아아.”
“착하지? 잘 자야지 튼튼하게 자라지.”
“뺘아아.”
“그럼. 잘 자야지 키도 크고 몸도 튼튼해지는 거야.”
태주는 태산이의 숨이 고르게 변할 때까지 버티던 도도의 몸에서 힘이 빠진 뒤에도 한참 동안 둘을 품에 안고 있었다. 요정들과 놀다 지친 희와 제피르가 그를 찾아올 때까지, 해나가 쿠첼루스에게 전할 파티 음식을 담은 바구니를 들고 올 때까지 그렇게 둘을 안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