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healing life of a regressed top star RAW novel - Chapter 89
88. 요정 숲 방문 >
촬영을 마치고 정리하는 스태프들 사이에서 김지혁 구속 뉴스가 화제로 올랐다. 다들 그가 드라마에서 일찍 하차해서 다행이라고 떠들고 있었다.
태주 일행 역시 그들과 비슷한 생각을 했다. 특히 분장실에서 폭행당할 뻔한 태주를 봤던 일행은 그 말에 적극적으로 동의했다.
“김지혁 얼굴 어떡하니. 화장으로도 커버가 안 될 텐데.”
“폭력사건을 일으키기 전에 하차한 게 천만다행입니다. 조연이지만 태주 씨가 출연한 드라마인데, 방영 중에 사고를 쳤다면….”
“그러니까요. 유리 깰 때부터 알아봤다니까요. 완전 깡패예요. 깡패.”
일행이 나누는 대화를 조용히 듣던 쿠첼루스가 장난스럽게 입꼬리를 올렸다. 남들은 모르는 김지혁 몰락의 원인을 그만이 알고 있었다. 그는 안도하는 일행을 보며 만족스러워하고 있었다.
그의 생각보다 악행이 약했는지 얼굴 쪽만 조금 바뀌었다. 하지만 주인의 곁에서 치울 수 있었으니 그것으로 충분했다.
*
정원에서 태주는 열심히 옮겨심은 나무를 살펴보고 있었다. 옮겨 심은 며칠간은 물과 비료를 풍족하게 주고 열매는 따지 않았었다. 그 덕분인지 향신료 나무들은 이제 온전히 자리를 잡은 것 같았다.
“해나. 이제 수확해도 될 것 같아요.”
“그래? 그럼 향신료를 좀 제대로 준비해볼까?”
“제대로요?”
“음. 향신료는 하나씩 보관하기도 하지만, 자기만의 레시피로 섞어서 만들기도 하거든. 나도 비장의 레시피가 있지.”
“와!”
하지만 이 정원에서 만들기 힘들다는 얘기에 태주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향신료 나무 숫자는 자신이 보기엔 차고 넘칠 정도로 많았는데도 부족하다는 얘기였기 때문이다.
“뭐가 부족한가요?”
“흐음. 정원사 씨. 상점을 한 번 살펴보자고. 묘목이라도 올라왔나.”
해나가 원하는 향신료는 상당히 귀한 것이었다. 태주에겐 알리지 않았지만, 그녀는 묘목을 구하기 위해서 여러 번 상점을 확인했었다고 한다.
“내가 구하려는 건 쪽빛 초승달 나무 열매야. 상당히 풍부한 맛을 가지고 있지만, 키우기가 어려워. 게다가 연금술사가 아니면 묘목도 만들어내기 힘들어.”
“이름도 생소하네요.”
“호호호. 없어도 상관없는 향신료야. 물론 있으면 음식에 풍미를 더할 수 있겠지만.”
괜찮다고 얘기하고 있었지만, 해나는 꽤 아쉬운 표정이었다. 그녀가 해주는 음식을 좋아하는 태주 역시 아쉬웠다. 쪽빛 초승달 나무, 이름도 들어본 적 없는 나무였다. 만약 구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희는 알아.”
“응?”
“쪽빛 초승달 나무, 희가 봤어. 요정 숲에 있어.”
“진짜? 요정 숲에 있다고?”
요정 숲에 온갖 나무가 모여있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이름도 처음 듣는 나무도 있을 줄은 몰랐다. 태주가 어떻게 생긴 나무인지 희에게 묻는 사이 해나가 종이를 꺼내서 무언갈 적기 시작했다. 그녀는 잠깐잠깐 고민하면서 종이를 채워 나가기 시작했다.
“자, 정원사 씨. 이 종이 받아.”
“이게 뭐예요?”
“응. 리스트야.”
“네?”
“호호호. 정원사 씨. 맛있는 걸 먹고 싶지 않아?”
은근한 압박이 느껴지는 질문이었다. 태주는 조금 떨떠름함을 느꼈지만, 먹고 싶다고 순순히 대답했다.
– 짝!
“자아. 요정 숲에 다녀오라고. 거기 리스트에 있는 것들을 구해오면, 이 해나가 최고의 요리를 만들어주지.”
“우와! 최고의 요리. 해나, 희는 맛있는 요리가 좋아.”
“호호호. 요정 아가씨도 힘내서 정원사 씨를 안내하라고.”
“응. 희 힘낼게.”
최고의 요리라는 미끼에 홀린 희가 태주를 재촉했다. 오늘은 어차피 특별히 정원에서 해야 할 일이 없었다. 평소처럼 물을 주고 과일을 수확하는 것뿐이었다. 그는 오늘 하루는 그 일을 미루고 해나의 부탁을 들어주기로 했다.
사실 희와 제피르가 매일 놀러 가는 요정 숲이 조금 궁금하기도 했다.
“좋아. 그럼, 우리 요정 숲을 탐험하고 오자. 목표는 향신료 채집이야.”
“탐험! 좋아, 태주. 와아!”
정원사의 요정 숲 출입은 따로 허락이 필요 없으니, 이대로 출발해도 될 것 같았다. 태주는 이동권을 사기 전에 창고에서 자루와 가위, 장갑 등의 물건을 챙겼다. 준비를 마치고, 상점에서 산 이동권을 쓰려던 그를 해나가 말렸다.
“정원사 씨. 조금 기다려. 아직 파이랑 쿠키가 덜 구워졌어.”
“파이!”
“그래요, 해나. 그럼 저도 차가운 음료를 챙길게요.”
피크닉 가는 느낌이었다. 해나는 요정 숲에 채집하러 가는 탐험대에게 간식을 챙겨주려는 것 같았다. 음료수를 챙긴 후, 태주는 자신과 함께 요정 숲에 갈 일행을 돌아보았다. 어쩐지 허전했다. 있어야 할 누군가가 안 보였다.
“어라? 태산이가 안 보이네.”
“태산이?”
희가 태주를 보며 이상하다는 얼굴을 했다. 태주의 뒤쪽 그림자에 태산이가 조용히 숨어있었는데, 그가 발견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태산아!”
“히히히.”
태산이 태주의 뒤에서 그를 따라다니고 있었지만, 그는 알아차리지 못하고 계속 찾고 있었다. 그 모습이 재미있었는지 정원 식구 아무도 그에게 그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다.
“얘가 또 어딜 간 거야.”
“히히히.”
“냐앙!”
“어이쿠. 이 녀석.”
태주의 어디 갔냐는 말이 끝나자마자 태산이 뒤에서 그를 덮쳤다. 태산은 폴짝 뛰어올라 태주의 등에 찰싹 매달렸다. 갑작스러운 무게에 그가 휘청댔지만, 그것도 재밌는지 냥냥 거리기 시작했다.
“하하. 요놈 자식. 그리고 희, 알고 있었지?”
“이히히. 희는 알고 있었지.”
“장난꾸러기들 같으니. 하하하.”
태산이 장난에 동참해서 웃고 있는 희를 보는 태주의 얼굴에도 웃음이 맺혔다. 그는 등에 매달린 태산이를 앞쪽으로 옮겨 제대로 안았다.
장난이 성공한 게 기쁜지 태산이 내는 냥냥 소리의 톤이 높아졌다. 꼬리도 경쾌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하여간에. 장난 좋아하는 건 변함이 없구나.”
“냐앙.”
“태산이도 요정 숲은 처음이겠구나. 재밌겠다.”
“요정 숲, 재밌어.”
태주와 같이 요정 숲에 가는 게 즐거운지 희의 웃음소리가 멎지 않았다. 제피르 역시 다 같이 가는 게 마음에 든 것 같았다. 평소 높은 가지에서 내려다보던 제피르가 태주 어깨 부근까지 내려와 있었다.
“정원사 씨. 여기 복숭아 파이하고 아몬드 쿠키야. 잘 다녀와.”
“네, 해나. 다녀올게요.”
해나가 챙겨준 커다란 간식 바구니를 팔에 걸고 품 안의 태산이를 잘 추슬러 안았다. 희와 제피르의 위치까지 확인한 그가 이동권을 찢었다.
*
요정 숲이라고 해서, 태주는 녹색이 가득한 곳을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동권으로 이동하고 난 후에 본 것은 온갖색깔이 섞여 있는 화려한 숲이었다.
나무도 꽃도 심지어 바닥을 구르는 돌까지도 색이 천차만별이었다. 보이는 모든 것이 특이한색이었다. 작은 샘을 장식처럼 두르고 있는 돌도 현실에서 봤던 것과 전혀 달랐다. 이끼가 낀 회색이나 갈색의 돌이 아니었다. 노란색, 주황색, 파란색까지 생각지도 못한 색의 돌이었다.
“와! 여기 정말 화려하다. 색이 특이하면서도 잘 어울려.”
“히히. 요정이야.”
“응?”
“요정이 돌을 칠했어. 나무도 칠했어.”
“하하하. 정말?”
확인하듯 묻는 태주에게 그렇다고 대답한 희가 나무 한 그루를 가리키며 사과나무라고 말했다. 분홍색 가지에 노란 잎이 플라스틱 장난감처럼 보이는 나무였다.
“우와. 사과가 새까매.”
“내가, 내가 칠했어!”
노란 나무에 열린 검은색 사과를 보며 놀란 표정을 짓자 짜랑짜랑한 목소리의 요정이 그의 눈앞에 나섰다. 노란색 옷에 검은 머리를 한 작은 소년 요정이었다.
“하하하. 요정이랑 같은 색으로 칠한 거야? 멋진걸.”
“이하! 정원사. 뭘 좀 아는구나.”
“정원사?”
“정원사가 왔어?”
“정원사야!”
요정 소년의 목소리를 들었는지, 태주와 일행 곁에 다른 요정들도 모여들었다. 그들이 모여서 날개를 펄럭이자, 주변이 온통 반짝거리기 시작했다. 모여든 요정 중에 희를 알고 있는 요정이 있는지, 일행에게 가까이 다가왔다.
“희, 정원사랑 왔어?”
“아코리. 응, 희 정원사, 태주야.”
“안녕하세요. 요정 여러분.”
“꺄하. 인사했다. 안녕, 안녕. 정원사 반가워.”
정원사는 항상 환영이라는 말 그대로 요정들이 태주를 반겨주었다. 그런 태주의 모습이 신기한지 태산이 그를 올려다보았다. 태주는 다른 요정들보다 앞에 나선 아코리와 소년 요정에게 태산이를 내려줘도 괜찮을지 물었다.
“백호? 물지 않아?”
“냐아앙.”
“그래? 그럼 환영이야.”
요정 숲의 요정들도 태산이와 대화할 수 있는 것 같았다. 잠시 태산이와 얘기를 나누던 이들이 허락하자, 태주는 품 안의 개구쟁이를 얌전히 바닥에 내려 주었다. 마음씨 좋은 요정 덕분에 태산이 난리 치기 전에 내려 줄 수 있었다.
“여기선 분신술 써도 괜찮아. 재밌게 놀아. 너무 멀리 가지 말고. 알았지?”
“냐앙.”
“하하. 착하다. 우리 태산이.”
새로운 곳에 대한 흥미로 눈이 반짝반짝했다. 당장에라도 뛰어나갈 것처럼 몸도 가만있지 못했다. 그런데도 얌전히 기다리면서 태주와 눈을 맞추고 착실하게 대답까지 했다. 이럴 때마다 태주는 태산이가 조금씩 성장하는 것 같아서, 뿌듯한 느낌을 받곤 했다.
“정원사. 뭐 하고 놀 거야?”
“응? 아아. 오늘은 여기 써진 것들을 채집할 거야. 그리고 난 태주라고 해, 요정은 이름이 뭐야?”
“난 고니라고 해.”
“고니. 그러고 보니, 백조의 부리가 노란색과 검은색이구나. 잘 어울리는걸.”
“이하! 똑똑한 걸 정원사.”
고니라는 소년 요정은 짜랑짜랑한 웃음을 흘리며 태주 주변을 맴돌았다. 그는 태주가 보여준 향신료 리스트를 보면서 자신이 안내해 주겠다고 나섰다.
향신료 채집을 위한 길을 나서고 얼마 지나지 않아, 태주는 아는 얼굴을 만날 수 있었다. 그의 두 팔로도 안기 힘들어 보이는 굵은 나무의 가지 위에 늘어진 엘프 조사단의 단장이었다.
그는 태주를 발견하고 잠시 일어나 한 손을 흔들었다. 가벼운 인사를 마친 엘프 단장이 나뭇가지 위에 다시 누웠다. 하지만 그는 곧바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앉았다. 그리고는 태주를 향해 눈을 빛내며 말을 걸었다.
“정원사님. 맛있는 냄새가 나는군요. 레이디 해나의 요리입니까?”
“헐. 음식 냄새가 거기서 맡아지세요?”
“후후후. 엘프의 감각을 무시하시면 곤란합니다.”
“먹보!”
“고니, 먹보라니요. 먹보는 고니가 아닙니까.”
태주는 말싸움을 시작한 요정과 엘프 단장을 말릴 생각으로 바구니 안에서 파이를 꺼내 들었다.
해나는 평소 정원에서 파이를 만들 때는 커다랗게 만들었다. 그 파이를 잘라서 한 조각씩 나눠주곤 했는데, 바구니 안의 것들은 손바닥만 한 크기로 만들어주었다.
그는 그중 두 개를 엘프 단장과 고니에게 주었다. 희에게는 아몬드 쿠키를 꺼내 주었다. 그 후 머리 위의 제피르를 올려다봤지만, 흥미가 없는 것 같았다.
“으으음. 훌륭하군요.”
“냠냠. 우와! 맛있어. 이하!”
엘프 단장은 파이를 받자마자 다시 나뭇가지 위로 비스듬히 누웠다. 그 상태로 파이를 먹기 시작한 엘프를 보자 어쩐지 그의 속이 불편했다. 그나마 맛있어하는 반응이 불편한 속을 조금 달래주었다.
일어나 앉으라는 말이 당장에라도 입술을 뚫고 튀어나올 것 같았다. 하지만 그는 그 말을 참으며, 차가운 음료수를 엘프 단장에게 건넸다. 누워서 먹는 그의 목이 막힐 것처럼 보여 어쩔 수 없었다.
“음료수도 좀 드세요.”
“감사합니다.”
‘음료수도 누워서 마시는 거냐!’
음료수도 비스듬히 누워서 마시는 모습에 태주의 눈이 가늘어졌다. 그는 화를 참으려 속으로 엘프는 나무늘보랑 동급이라는 말을 연신 되뇌었다.
“향신료 채집을 하러 가신다고요? 요정 숲은 복잡하답니다. 지도를 그려드리지요.”
“정말요?”
“하하하. 맛있는 파이를 주신 보답입니다.”
엘프 단장은 마법 주머니에서 펜과 종이를 꺼냈다. 그는 작은 정령을 한 명 부르더니 종이를 들게 했다. 그리고 마법 깃펜으로 지도를 그리기 시작했다. 여전히 누운 상태였다.
‘아! 진짜 안 일어난다.’
“휴우. 다 되었습니다. 여기요.”
“감사합니다. 어? 순서도 적어주셨네요.”
“그 순서를 따라서 채집하면 좋을 겁니다.”
엘프 단장이 표시해준 것은 요정 숲을 크게 한 바퀴 도는 코스였다. 태주는 지도를 건네준 정령에도 감사 인사를 하고 다시 채집을 위해 떠났다.
태주가 떠난 자리에 요정 아코리가 섰다. 그녀는 삐딱한 눈으로 엘프 단장을 째려보기 시작했다.
“큼. 왜 그렇게 보십니까?”
“단장. 정원사한테 제대로 알려준 것 맞아?”
“흠흠흠. 제대로 알려줬습니다. 조금 돌아가는 길이지만, 향신료 나무가 있는 곳은 제대로 알려줬습니다.”
“조금? 조금 돌아?”
“흐흐, 흠흠. 그, 아주 조금 도는 길입니다. 아주 조금.”
아코리는 허리에 손을 얹은 채 눈을 피하는 엘프 단장을 쳐다봤다. 어처구니없다는 얼굴이었다.
“정원사가 숲에 온 게 얼마만 인줄 알아? 잘 달래서, 또 오게 해야지. 처음부터 너무 힘들게 해서 질리면 어떻게 해?”
“괜찮습니다. 심성이 아주 착하더군요. 하하하.”
“흥. 정원사가 다음에 다시 오지 않으면, 전부 엘프 단장 때문이야.”
엘프 단장이 태주에게 건네준 지도에는 향신료에 관한 정보가 제대로 적혀있었다. 단지 그곳까지 가는 길에 정원사의 손길이 필요한 나무와 화초가 있을 뿐이었다.
오랫동안 수확을 미뤄두었던 과일나무나, 가지치기가 필요한 나무, 포기를 나눠주어야 하는 화초, 인공 수정이 필요한 꽃들이 아주 조금 포진한 길이었다. 아주 조금.
“정원사들은 정말 부지런하단 말이지요.”
“엘프에 비교하면 누구나 다 부지런해. 이 게으름뱅이야!”
요정 아코리와 엘프 단장이 실랑이하는 사이 요정 숲 지도를 얻은 태주 일행은 지도에 표시된 길을 따라서 가기 시작했다. 지도를 흘깃 본 고니의 표정이 이상했지만, 일행 중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희, 이쪽 길로 와봤어?”
“아니, 희는 여왕님 궁전 앞에서 놀아.”
“그래? 그럼 다음엔 그쪽도 가보자.”
“응, 좋아.”
요정 숲은 정원보다 나무가 빽빽하게 자라 있었다. 키가 큰 나무들 사이사이 과일나무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과일나무는 열매가 한 가득 맺혀 있었다. 태주는 길을 걷는 도중 자꾸 그런 나무들에 눈이 갔다.
“잠깐만. 여기서 좀 기다려줄래.”
“왜에?”
“이 나무. 열매가 너무 많이 맺혔어. 익은 걸 따주지 않으면, 가지가 찢어질 것 같아.”
“우와! 많다.”
“이것 좀 따주고 가자.”
너무 많은 열매가 매달려 나뭇가지가 아래로 축 늘어졌다. 태주는 그 모습이 신경 쓰여서 그대로 지나갈 수가 없었다. 그가 나무 열매를 따서 한 곳에 모으는 모습을 보고, 고니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얌체 엘프. 정원사한테 일을 떠넘겼구나.’
첫 번째 향신료를 찾으러 가는 길, 아직 반도 못 간 상태에서 일행의 발걸음이 멎었다. 태주는 그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열심히 열매를 따서 한 곳에 모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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