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heavenly demon will gives you a massage RAW novel - Chapter (306)
천마님 안마하신다-306화(306/309)
천마님 안마하신다 306화
“아이고, 뭐여? 뭐가 어떻게 된 거여?”
“뭐, 뭘 어떻게 하라고?”
각오를 다진 최성현이 상황을 정리하려 지시를 내렸으나, 그럼에도 버스 안은 여전히 소란스러웠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건 최성현뿐이었고, 다른 승객들의 입장에선 갑자기 버스가 급정차를 하더니, 땅이 흔들리고 온 세상이 캄캄해져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으니 말이다.
“빨리 모이라고!!!!”
그러자 최성현의 고함이 다시 한번 버스 내부에 울려 퍼졌다. 힘이 실린 그 소리에는 마치 악에 받쳐 내지르는 듯하면서도, 강한 호소력이 담겨 있었다.
소란은 그 고함에 곧바로 덮어씌워졌다. 잠시 멈칫한 승객들은, 하나둘씩 소리가 터져 나온 곳으로 모여들기 시작했고, 거동이 불편한 이들도 최성현이 있는 곳으로 실어 날랐다.
그리고 최성현의 바로 옆까지 다가온 그제야 그들도 알아차렸다. 버스의 지붕이 아직 무너지지 않고 있었던 이유는, 이 청년이 홀로 버티고 있었던 덕분이라고.
“초, 총각! 나도 도움세!”
“아직 설 수 있는 사람은 다들 힘 좀 보태자고!”
버스가 무너지면, 모두가 죽는다.
큰 부상을 입지 않은 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함께 천장을 받쳐 든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허나 천장을 받쳐 든 순간.
그들은 모두 직감적으로 깨달았다. 이건 사람의 힘만으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수준의 무게라고. 그리고 이것이 내려앉는 순간 버스는 확실하게 납작하게 뭉개지리라.
“…….”
그렇기에 그들의 시선은 자연스레 그 중심에 서 있던, 최성현에게로 집중되었다. 그는 아까부터 이걸 혼자 들어 올리고 있었고, 사실상 지금도 여전히 홀로 그것을 해내고 있는 중이었다.
만약 이 청년이 무너지게 된다면… 버스도 함께 무너지리라. 그렇게 생각이 이어지자, 다들 천장을 받친 손에 다시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는 것이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일단 아무나 한 분, 119에 연락을 해 주시고…….”
그러던 중, 최성현이 입을 열었다.
“아무나 제 주머니에서 스마트폰 좀 꺼내 보세요.”
나지막한 목소리였지만, 방금 전과 달리 모두가 침묵을 하고 있는 상황이었기에 신기할 정도로 크게 들려왔다.
“꺼, 꺼냈어요, 형.”
방금 전 어린 형제들 중 동생 쪽이다.
대충 상황을 이해했는지 잔뜩 불안한 표정을 하고 있으면서도, 덜덜 떨리는 손으로 최성현의 스마트폰을 붙잡고 있었다.
“그걸로 카톡에 들어가서, 강태한이라는 이름을 찾아. 그리고 거기다가 도와 달라고 해. 빨리.”
이대로 가만히 버티고만 있는다면, 이곳에 있는 이들은 모두 확실하게 죽는다. 다시 채워지고 있는 이 내공마저 소모되는 순간 모든 것이 끝날 것이다.
그게 언제가 될까. 그건 알 수 없었지만, 일반적인 구조의 손길이 닿을 때까지 버틸 수 없다는 것만큼은 확신할 수 있었다.
희망이 없는 몸부림.
그런 건 싫다. 살고 싶다.
그나마 희망을 찾아본다면, 어디서 찾겠는가.
강태한.
이 녀석이라면 어떻게든 해 줄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오히려 이 녀석 말고는 아무도 이 상황을 해결해줄 수 없다는 믿음마저 들었다.
“근데… 이런 곳에 전파가 닿을까?”
“아, 재수 없는 소리 하지 마쇼, 영감!”
문득 불길한 예감이 떠오르기는 했지만.
“돼, 됐어요! 보내졌어요, 형!”
다행히 최소한의 행운은 쥐어진 모양이다.
최성현은 온몸의 힘을 끌어내고 있는 와중에도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
이걸로, 됐다. 버티고 있을 수 있는 희망이 생겼다.
이후 무슨 메시지를 보낼지 물어보는 아이와, 이곳의 주소를 상세하게 말해 주는 기사 아저씨의 목소리를 들으며, 최성현은 묵묵히 천장을 받쳐 들은 양손에 힘을 더했다.
* * *
그 이후로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모른다. 일부러 확인하지 않았다.
체감상으로는 마치 영겁의 시간을 견뎌 낸 것 같았지만, 불과 몇 분… 아니, 고작 몇십 초가 지났을 뿐일지도 모른다.
만약 그렇다면, 그걸 확인하고도 견뎌 낼 자신이 없었다. 아마 인지를 하는 순간 마음이 견디지 못하고 무너져 내릴 것이다. 그렇기에, 최성현은 일부러 시간을 확인하지 않았다.
그저 견뎌 낸다.
조금이라도, 더 버텨 낸다.
무한할 것처럼 샘솟던 내공은 슬슬 끝을 보이고 있었으며, 전신의 근육은 이미 갈기갈기 찢겨진 지 오래라, 내공으로 겨우 형태만 묶어 둔 수준이었다.
허나, 지금은 이걸 버텨 내는 것에만 집중한다.
전력을 다해야 겨우 버텨 낼 수 있으며.
최대한 효율적으로 내력(內力)을 운용해야, 그나마 조금이라도 더 오래 버틸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그 외의 것들은 모두 잡념(雜念)에 불과하다. 그런 잡념에 사용할 신경조차 아까웠다.
“학생이… 땀을…….”
“괜한… 지마! 방해…….”
바깥쪽에서 이야기들이 들려온다.
다른 승객들이 자신을 걱정하는 것 같다.
허나, 그조차도 방해다. 최성현의 의식이 서서히 오감에서부터 멀어지기 시작했다. 생존을 위해 본능적으로 펼쳐졌던 기감도, 이제는 거둬들여진 지 오래다. 이미 생로(生路)가 막혔음을 인지한 것이다.
내공을 운용하고 힘을 끌어내는 것.
오롯이 그것에만 모든 역량을 동원한다.
그야말로 전심전력(全心全力)의 영역.
산이 무너지고 있는 한복판, 그 극한의 상황 속에서, 최성현은 그 어느 때보다도 높은 경지에 도달해 있는 상황이었다.
“……!”
그 순간, 한 번 더 땅이 울렸다.
이전 것들에 비하면 작은 울림이다. 허나, 그 때문에 무언가 무너져 위에 쏟아지기라도 했는지 막대한 중량이 두 팔에 더해졌다.
‘…이건 오래 버틸 수 없어.’
순간, 최성현에게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자신의 신체와 힘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져 갈수록, 자신의 한계 또한 함께 이해하게 된다. 그렇기에 이 상황이 결말을 쉽게 추측할 수 있었다.
길어 봤자 앞으로 몇십 초.
문득, 애써 잊고 있던 공포심이 엄습해 왔다.
생각(念)의 영역이 아니었다. 본능의 영역이다.
각오를 다졌고, 이겨 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감하지 못했을 뿐이다.
내공이 무한하게 샘솟는 것처럼 여겨지던 당시의 상황이 만들어 낸 착각과 왜곡일 뿐이었다.
죽는다.
이대로 죽는다.
도망치고 싶다!
“흐아아아아아아!”
최성현은 애써 고함을 내질렀다.
얼핏 절규가 실린 비명 같기도 하고, 그 공포를 내쫓고자 하는 기합처럼 들리기도 한다. 마지막까지 발을 붙들어 세운 것은 일말의 자존심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한계의 직전에 다다른 그 순간.
더 이상 쥐어짜 낼 힘조차 없다고 여겨졌던 순간, 단전 밑바닥에서 다소 이질적인 기운이 느껴졌다.
‘오행(五行)의 기운……’
너에겐 음양(陰陽)에 대한 적성이 있다.
언젠가 강태한이 그렇게 말한 적이 있다.
그렇기에 본래는 최성현에게 맞지 않는 성질이며, 얻어 봤자 활용할 수도 없는 힘이다. 실제로 단전이 텅 비워질 때까지 이 힘은 오롯이 남아 있었다.
허나… 이것은 연인과의 정(情)으로 얻게 된 것.
그 성질은 무엇보다도 순하였으며, 음양에 맞춰진 최성현의 체내에서도 아무런 반발을 일으키지 않았고, 오히려 자연히 머무르고 있었다.
음양의 그릇에 덩그러니 남겨진 오행의 기운.
내용물은, 결국 그릇의 형태를 따라가게 된다. 다섯 개의 서로 다른 기운들은 서서히 응집되어 가더니, 이윽고 음양의 성질과 조화를 맞춰 태극(太極)을 이루었다.
그렇게 조화를 이뤄 낸 태극은, 이윽고 서로 맞물리며 회전하여 그 기운을 팔방으로 흩뿌려 냈다. 흩뿌려진 기운들은, 곧이어 각자의 위치에 맞게 분류되어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건(乾), 태(兌), 리(離), 진(震)이 동쪽을 이루고.
손(巽). 감(坎). 간(艮). 곤(坤)이 서쪽을 이룬다.
태극을 중심으로 자리 잡은 팔괘(八卦).
비록 형태가 어설프고 불안정하기는 하나, 그것은 하나의 작은 세계를 이뤄 내고 있었다.
“하, 하하…….”
엄연히 본인의 몸이었으나, 최성현은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제대로 이해하진 못했다.
허나 그것과 별개로, 그의 의식의 영역과 감각의 범위는 순식간에 확장되었다. 덕분에 그는 자신에게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어떤 걸 할 수 있게 되었는지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엄청난데?”
호흡을 하는 것만으로도, 영기가 스며들어 온다.
물론 이곳은 터널이고, 그마저도 밀폐된 공간이다.
허나 그럼에도 영기를 느낄 수 있다. 아니, 영기가 그에게 모여든다고 하는 것이 더 적절한 표현이리라.
태극과 팔괘의 조화를 이뤄 낸 작은 세계.
그것에 이끌려, 주변의 영기는 물론이거니와 산 안쪽에 잠들어 있던 영기들도 이끌려 오고 있었다. 심지어 그 안쪽이 텅 비어 있는 상태였기에 그 기세는 더욱 강렬했다.
‘…그렇지만, 조금 아쉽네.’
이게 얼마나 대단한 일이고 말도 안 되는 자질인지… 아직 배움이 부족한 최성현조차도 어렴풋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만약 지금 이 몸으로 수련을 쌓는다면, 아마 지금보다 훨씬 더 먼 곳까지 바라볼 수 있으리라.
그렇기에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아무래도 그럴 일은 없어 보였으니까.
방금 전과 다르게 주변에 영기가 넘실거리고 있었고, 시간을 좀 들인다면 이것들을 자신의 내공으로 전환하여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허나 그렇게 버텨 줄 힘도 남아있지 않고, 설령 그렇게 된다고 하도 채워지는 양보다 소모되는 양이 훨씬 더 많을 것이다.
결국, 이걸로는 이 상황을 타개할 수 없다.
그렇기에 그는 지금 당장 꺼내 쓸 수 있는, 자신의 안에 있는 힘을 사용하기로 했다.
“…….”
명문혈에 고여 있는 원기(元氣).
모든 사람들이 세상에 나올 때부터 체내에 지니고 있는, 선천진기(先天眞氣)라는 말로도 불리는 그것.
본래, 사람은 자신의 원기를 인지하지 못한다. 설령 기감을 익히고, 원기의 존재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이라 해도 마찬가지다. 그런 설계로 되어 있다.
원기(元氣)는 그 생명체의 수명과 직결되는 것.
다시 회복되지 않고, 채울 수도 없다.
그것을 소모한다는 건 목숨을 깎아 낸다는 것과 같은 말. 어쭙잖게 건드렸다가 잘못되면, 그대로 즉사를 하더라도 이상할 것이 없다.
때문에, 인간의 본능은 애초에 그런 일 자체를 방지하고자 인식하는 것 자체를 거부한다. 최성현 또한 방금 전 의식의 영역과 감각의 범위가 확장되면서 이제 막 인지하게 되었을 뿐이었다.
“…읏.”
그렇기에, 각오를 다지고 진기를 끌어올리던 최성현이 멈칫하는 것도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 짧은 사이에 수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허나 고민은 짧았다. 아니, 애초에 그렇게 여유가 많지 않았다. 모든 것을 헛수고로 돌릴 바에, 최성현은 본능을 거스르기로 했다.
“하, 하하하하!”
그와 동시에, 몸에서 은은한 빛이 넘실거린다.
보이는 것만 그런 게 아니라는 듯, 그의 온몸에서 힘이 솟아오르고 있었다. 죽음을 각오한 순간에야 비로소 끌어낼 수 있는, 그야말로 최후의 힘.
그럼, 다시 시작해 볼까.
마지막 베팅은 끝났다. 최성현은 자신의 목숨을 내걸었고, 이제 남은 것은 묵묵히 강태한이 도착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뿐이었다.
* * *
“아니… 야, 이걸 어떻게 하지?”
“일단 이쪽에서는 뭘 어떻게 해 볼 수가 없을 것 같은데요? 막말로 직접 돌을 하나하나 치우더라도 반대쪽에서부터 해야 될 것 같습니다만.”
무너져 내린 터널의 바깥.
도로에 뻥 뚫려 있는 싱크홀을 내려다보며, 구조대장과 구조대원들이 서로 의견을 나누고 있었다.
“반대쪽은 무슨… 헛소리하지 마.”
“그럼 뭐? 저기다가 다리라도 짓고 나서 작업 시작할래? 안 그래도 다 무너져서 지반도 불안한데?”
“야야, 괜히 소란 피우지 말고… 일단 아까 버스에 있다고 하셨던 분들, 그분들 외에 조난자는 더 안 나온 거지?”
“아직까지는 그런 것 같습니다.”
“그나마 다행이네.”
차량이 적은 시간대였던 덕분일까, 그래도 다행히 조난된 차량은 버스 한 대뿐이었고, 사망자도 없었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말이다.
“그리고 그 버스 위치는… 이 근처에 있는 걸로 추정되는 거고.”
다행히도 조난자들과는 연락이 통한 상황이었다.
듣자하니, 그 버스는 싱크홀 때문에 급정차를 했다가 후진하던 도중 터널이 붕괴하며 쇄설물에 매몰된 상태라 했었다. 그렇다면 반대쪽 입구보단 이쪽과 가까운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다만 문제는 이쪽에 싱크홀이 뚫려 있다는 것이다.
싱크홀은 터널 안쪽까지 닿아 있었고, 바로 앞은 터널 붕괴와 산사태로 무너져 내린 온갖 돌덩이와 흙더미로 틀어막혀 있었다.
저걸 뚫어 내려면 중장비는 필수.
허나 중장비가 도달할 수 있는 도로가 없다. 아니, 도로는커녕 땅 자체가 사라졌다. 불안정한 지반 때문에 2차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도 적지 않았다.
그럼 반대 방향에서 진입하는 건?
그것도 어려운 선택이다. 싱크홀이 없어 중장비를 동원할 수 있을 뿐이지, 무너진 터널을 한참 동안 뚫고 가야하는 길이다. 오히려 시간이 더 걸리게 될지도 모른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사실 이런다고 뾰족한 수가 나올 리가 없다. 전대미문의 사건인 데다, 장비도 인력도 부족한 지방의 소도시다. 적어도 구조 계획을 세우려면 동원 가능한 수단들부터 확인을 해 둬야 하는데, 그마저도 협력을 요청한 다른 기관들의 답변이 돌아와야 알 수 있다.
최대한 내색을 않으려 하지만, 너무 처참한 기분.
답답함에 한숨이 새어 나오려던 순간, 문득 그의 신경을 거스르는 요소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아… 저쪽은 민간인 접근도 안 막고 뭘 하고 자빠진 거야?”
이곳과 조금 떨어진 구석진 곳.
싱크홀 근처에서, 이십대 후반 정도 되어 보이는 젊은 청년이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아 땅바닥에 손을 얹고 있었다.
“이봐, 학생. 아니면… 기자 양반이신가? 어쨌거나 여기는 많이 위험하니까, 관계자가 아니라면 통제 구역 바깥으로 나가 줬으면 좋겠는데.”
왜 매번 이런 곳까지 굳이 들어오는 사람이 있는 걸까. 안 그래도 답답했던 탓에 고함이 나갈 것 같았지만, 최대한 친절함을 담아 말을 건넸다.
허나 청년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는 눈까지 감은 채 굉장히 진지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이 너무 당당하여 잠시 기다리다, 이내 다시 한번 경고를 주려던 순간이었다.
“죄송하지만, 실례 좀 하겠습니다.”
파악을 마친 강태한은 펼쳐 두었던 기감을 거두며, 넌지시 말을 건넸다. 얼핏 듣기에는 정중히 부탁을 하는 것처럼 들렸으나, 앞을 막더라도 강행하겠다는 의지가 묻어 나오는, 굉장히 단호한 목소리였다.
“어… 무슨 말씀입니까?”
“잠깐이면 됩니다.”
“안 됩니다!”
그 단호함에 조금 당황하였으나, 구조대장은 밀리지 않고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아니, 그런 줄로만 알았다. 강태한은 어느새 그를 통과한 상태였다.
“아니! 이봐요……?”
그 앞은 싱크홀. 구조대장은 그를 붙잡으려 황급히 몸을 돌렸으나, 이내 벙 찐 표정으로 앞을 바라봤다.
강태한은 싱크홀 위를, 허공을 걷고 있었다.
그것이 당연하게 느껴질 정도로 당당한 걸음.
그곳에 있던 모두의 시선이 그에게 집중되었지만, 그는 아무렇지 않게 싱크홀을 건너고 있었다.
이윽고, 강태한의 발길이 허공에서 땅에 닿는 순간.
구우우우우웅……!!
천마가 이 땅에 군림하였음을 알리는, 그 첫 보.
묵직하게 퍼져 나가는 울림이 온 대지를 흔들더니.
마치 그의 앞길을 내어 주기라도 하듯, 꽉 막혀 있던 터널의 입구 부분이 통째로 터져 나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