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llegitimate Child of a Chaebol Who Became a Genius Starts as a Low-level Employee RAW novel - Chapter (19)
천재가 된 재벌가 사생아는 말단 사원으로 시작한다-19화(19/80)
19화 : 꺼!!
“무사랴프 칸 부회장님, 안녕하십니까. 저는 오성 물산에 근무하고 있는 설도윤이라고 합니다.”
“나도 설도윤 씨를 만나서 정말 반가워요. 그나저나 펀자브어(파키스탄의 펀자브 주에서 사용되는 공용어)를 구사할 수 있습니까?”
정중한 내 인사를 받은 무사랴프 칸 부회장이 신기함과 호기심을 가득 담아서 물어왔다.
나는 샤하디 라자로부터 메흐무드 칸 회장의 가문이 펀자브 지역을 통치하던 왕가였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런 이유 때문에 무사랴프 칸 부회장에게 점수를 따려고 일부러 펀자브어를 구사한 것이었고.
‘지구상의 모든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데, 그깟 펀자브어가 대수입니까?’
“무사랴프 칸 부회장님을 만날 때를 고대하며 틈틈이 배웠습니다.”
“아, 그렇군요. 앉아서 얘기합시다.”
소파에 앉는 순간, 할 말이 있다는 듯 샤하디 라자가 대화에 끼어들었다.
“아버지, 설도윤 씨는 우르두어도 능수능란하게 구사할 수 있어요.”
“설도윤 씨, 라자의 말이 사실입니까?”
“아니라고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허허허.”
기분 좋다는 듯 무사랴프 칸 부회장이 너털웃음을 터트렸다.
샤하디 라자도 양쪽 볼에 보조개를 드러내며 빙긋 웃었고.
‘미소까지 장착하니 더욱 예쁘군.’
흐뭇한 생각에 빠져있는 사이, 옆자리에 앉아있던 홍서연이 내 발을 꾹 밟으며 작은 목소리로 말을 걸어왔다.
“침 닦아요.”
“내가 언제 침을 흘렸다고 그러십니까?”
“거울을 가져다줄까요?”
“······.”
하지만 우리의 언쟁은 무사랴프 칸 부회장이 대화에 끼어드는 바람에 곧바로 중단됐다.
“설도윤 씨, 홍서연 양과 무슨 대화를 나눴습니까?”
어떻게 사실대로 얘기할 수 있겠는가.
“홍서연 씨한테 목숨을 구해줘서 고맙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나도 그 얘기를 하려고 했는데, 서연 양이 먼저 했군요.”
“누가 먼저 하면 어떻겠습니까?”
“서연 양에게 라자를 납치하라고 사주한 놈들을 생포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어떤 놈들인지 신분을 얘기해줄 수 있나요?”
“말씀드리기 전에 정정할 것이 하나 있습니다. 놈들은 라자 씨뿐만 아니라 홍서연 씨도 납치하려고 시도했습니다.”
“네! 저도요?”
전혀 예상치 못했다는 듯 홍서연이 손가락으로 본인을 가리키며 물었다.
“네. 그래요.”
“저는 파키스탄에 출장 와서 모난 행동을 한 적이 없어요.”
“홍서연 씨가 납치의 표적이 된 건 아주 저급한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설도윤 씨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어요.”
“라자 씨의 생일 파티 장소에서 일어났던 사건을 기억해보면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혹시, 미르자의 친구······.”
“잠깐만요!”
갑자기 무사랴프 칸 부회장이 홍서연의 말을 중간에 잘랐다.
어떤 상황인지 파악하지 못한 우리는 그의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보았고.
“설도윤 씨, 라자와 서연 양을 납치하라고 사주한 놈들이 미르자와 중국 놈이었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내가 이놈의 새끼들을······.”
느닷없이 무사랴프 칸 부회장이 육두문자를 사용해가며 화를 뿜어냈다.
그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말없이 지켜볼 뿐이었다.
파잘 초드리라는 이름을 가진 비서실장은 그의 성격을 잘 알고 있다는 듯 하인에게 얼음물을 가지고 오라고 지시했다.
얼음물을 건네받은 그는 벌컥벌컥 마신 후, 얼음까지 우걱우걱 씹어 먹으며 화를 달랬다.
그렇게 폭풍 같은 시간이 흐르고 드디어 화를 진정시켰다는 듯 그가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걸어왔다.
“설도윤 씨, 놈들은 어떻게 처리했습니까?”
“별장 주차장에 세워놓은 놈들의 승용차에 가둬놓은 상태입니다.”
“놈들이 도망치지는 못하겠지요?”
“로프로 놈들의 사지를 꽁꽁 묶어놓고 눈을 가려놓았기 때문에 도망치지 못할 겁니다.”
“물론 놈들의 눈을 가려놓은 이유가 있겠죠?”
“놈들이 제 얼굴을 알아보면 곤란한 상황이 발생할 것 같아서 그랬습니다.”
“그럼, 놈들이 설도윤 씨의 생김새를 모릅니까?”
“놈들을 심문할 때 야간 투시경으로 얼굴을 가렸기 때문에 기억하지 못할 겁니다.”
“놈들을 별장 안으로 데리고 들어오지 않은 이유가 있나요?”
“별장에 상주하고 있는 하인들의 눈에 뜨이면 좋을 것이 없을 것 같아서요.”
“흠, 충분히 그럴 수 있겠네요.”
그때, 우리의 대화가 끝났다고 판단한 초드리 비서실장이 말문을 열었다.
“설도윤 씨를 추격했던 납치범들은 모두 몇 명이었습니까?”
“미르자를 포함해서 모두 16명이었습니다.”
“그렇군요. 납치범들은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저승에 있습니다.”
“저승이라면···.”
뭔가 생각난 것이 있다는 듯 초드리 비서실장이 말끝을 흐렸다.
그와 동시에 무사랴프 칸 부회장이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말을 붙여왔다.
“설도윤 씨가 납치범들을 모두 죽였습니까?”
“어쩌다가 총격전이 발생했고, 결국 그렇게 됐습니다.”
“그, 그게 정말입니까?”
진심으로 놀랐다는 듯 무사랴프 칸 부회장이 심하게 말을 더듬었다.
혈혈단신으로 무려 14명의 납치범들을 모두 죽였다는데, 놀라지 않는 것이 비정상이리라.
“네. 그렇습니다.”
“놈들을 어떤 방법으로 죽였는지 얘기해줄 수 있습니까?”
“얼마든지 말씀드릴 수는 있지만, 잔인한 내용들이 너무 많습니다.”
즉, 샤하디 라자와 홍서연을 방으로 들여보내라는 의미였다.
무사랴프 칸 부회장은 하인에게 그녀들을 2층으로 데리고 올라가라고 지시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그녀들은 엉덩이에 자석을 붙여놓은 듯 소파에서 일어나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아버지, 납치범들의 목표는 저하고 서연이였으니 저희도 들을 권리가 있어요.”
“너무 잔인하다잖아.”
“폭력 영화를 본다고 생각하고 있을게요.”
무사랴프 칸 부회장이 무의식적으로 나에게 시선을 돌렸다.
나는 그의 의도가 무엇인지 재빨리 간파하고 알았다는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다.
“설도윤 씨, 이제 얘기해보세요.”
“제가 말씀드리기 전에 어디까지 알고 계시는지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라자와 서연 양을 호텔에 내려놓고 납치범들을 유인하려고 출발한 것까지 알고 있어요.”
“알겠습니다. 저는 리무진을 몰고 별장이 위치한 산속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나는 무사랴프 칸 부회장 등에게 오늘 밤에 일어났던 사건들을 시간순으로 설명했다.
잔인한 장면을 빼다 보니 군데군데 빈틈이 발생했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사랴프 칸 부회장 등의 끊임없는 질문 공세로 인해서 설명은 오뉴월 더위에 엿가락 늘어지듯 하염없이 지체되고 있었다.
“놈들을 혼란에 빠트리려는 목적으로 RPG―7을 발사해 리무진을 절벽 밑으로 떨어뜨렸습니다. 본의 아니게 리무진을 파괴시켜서 죄송합니다.”
“죄송하다니요. 그게 무슨 말입니까?”
무사랴프 칸 부회장이 손사래까지 쳐가며 강하게 부정해 왔다.
“그렇다면 다행이고요.”
“그나저나 납치범들이 야간 투시경도 가지고 있었습니까?”
“아닙니다.”
“그럼, 설도윤 씨는 야간 투시경을 어떻게 가지고 있었습니까?”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서 아흐마드 팀장에게 지원받았습니다. 그런데 정말 최악의 상황이 오고야 말았네요.”
“역시 특수 부대 출신은 뭔가 달라도 다르네요. 계속 얘기해주세요.”
“야간 투시경을 쓴 상태로 납치범들과 30분 넘게 총격전을 진행한 끝에 모두 사살할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납치범들 중에서 6명은 중국인이었습니다.”
“중국 놈들이라는 사실은 어떻게 알았습니까?”
다행히 예상 범주 안에 들어있는 질문이었다.
“놈들의 주머니에서 지갑을 빼앗아 확인해본 결과 중국인이라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굳이 지갑을 빼앗을 필요가 있었을까요?”
“놈들은 언젠가 파키스탄 경찰에 의해서 발견될 것이 확실합니다. 놈들의 신분을 최대한 늦게 확인하게 하려는 의도로 지갑을 빼앗았습니다.”
그때, 궁금한 것이 있다는 듯 초드리 비서실장이 대화에 끼어들었다.
“설도윤 씨, 사살한 놈들은 어떻게 처리했습니까?”
“놈들이 타고 온 승합차에 실은 후, RPG―7을 발사해 절벽 밑으로 떨어뜨렸습니다.”
“절벽의 위치를 얘기해줄 수 있습니까?”
“정상에서 별장 방향으로 내려가다가 500m 지점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아, 어디인지 알겠습니다. 부회장님, 잠시 외출했다가 돌아오겠습니다.”
무사랴프 칸 부회장은 초드리 비서실장의 의도가 무엇인지 단숨에 캐치했다.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서 절벽 밑으로 떨어진 납치범들, 승합차, 리무진을 다른 곳으로 옮길 생각이리라.
“미르자와 중국 놈은 창고로 옮겨놓고, 승용차도 처리해.”
하지만 초드리 비서실장은 내가 붙잡는 바람에 소파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설도윤 씨, 저한테 할 말이 있습니까?”
“공터 곳곳에 탄피들이 흩어져 있습니다. 가시는 김에 탄피들도 없애주셨으면 합니다.”
“그렇게 해드리겠습니다.”
대답과 함께 초드리 비서실장이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뛰어나갔다.
그의 뒷모습을 힐끗 쳐다본 무사랴프 칸 부회장이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미르자와 중국 놈이 라자와 서연 양을 납치하라고 사주했다는 증거는 확보했나요?”
“두 놈을 심문한 동영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내가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겠지요?”
“얼마든지 가능합니다만, 라자 시와 홍서연 씨는 시청할 수 없습니다.”
“왜요?”
단호한 내 대답에 샤하디 라자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물어왔다.
“동영상에는 잔인한 장면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일이 벌어지든 나로 인해서 생긴 일이니까 알고 있어야겠어요.”
‘에휴, 말은 더럽게 안 들어요.’
내가 샤하디 라자와 홍서연에게 동영상을 보여주지 않으려는 이유는 잔인한 장면 때문이 아니었다.
미르자와 류하오의 진술에는 그녀들의 성적 수치심을 자극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으니까.
‘으음···.’
바로 그때, 곤혹스러워하는 내 표정에서 무언가를 읽었다는 듯 무사랴프 칸 부회장이 불쑥 대화에 끼어들었다.
“라자야, 서연 양을 데리고 2층으로 올라가.”
“저하고 서연이는 납치 대상자였어요.”
“어허!”
무사랴프 칸 부회장이 무시무시한 카리스마를 내뿜었다.
그의 무서운 성격을 잘 알고 있다는 듯 샤하디 라자가 홍서연을 이끌고 2층으로 올라갔다.
“설도윤 씨, 이제 놈들을 심문한 동영상을 시청합시다.”
“부회장님, 이곳은 하인들 때문에 동영상을 시청하는 데 적절하지 않습니다.”
“아, 충분히 그럴 수 있겠군요. 지하실로 내려갑시다.”
무사랴프 칸 부회장의 뒤를 따라 지하실로 내려간 나는 정말 깜짝 놀랐다.
그곳은 열 명 정도가 편안한 자세로 관람할 수 있는 프라이빗 영화관이었기 때문이었다.
‘별장에도 프라이빗 영화관을 설치해놓고 있다니, 무사랴프 칸 부회장은 얼마나 부자인 거야?’
내심 감탄하는 사이, 무사랴프 칸 부회장이 VIP석에 앉았다.
나는 자연스럽게 그의 옆자리에 앉았고.
그러자 안면이 있는 라피크가 내 옆에 다가와 공손한 자세로 섰다.
나는 그의 의도가 무엇인지 재빨리 캐치하고 주머니에서 USB를 꺼내 건네주었다.
잠시 후, 내가 미르자와 류하오를 심문하는 장면이 스크린에 재생됐다.
하지만 무사랴프 칸 부회장이 말을 걸어오는 바람에 동영상 재생은 중단됐다.
“설도윤 씨, 미르자가 양팔에 피를 흘리고 있네요?”
“겁을 주기 위해서 제가 총알을 발사했습니다.”
“피를 많이 흘리면 생명이 위험하지 않을까요?”
“살갗이 스쳐 지나도록 총알을 발사했기 때문에 많은 피는 흘리지 않았습니다.”
“그렇군요. 라피크, 동영상 재생시켜.”
[첫 번째 질문, 네놈들의 이름은?] [스킨다르 미르자입니다.] [저는 류하오입니다.] [중국 사람이라는 말이군. 신분을 얘기해 봐] [제 아버지는 샤오마 그룹의 류웨이빙 회장입니다.] [미르자와는 어떤 사이야?]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내는 친구로······.]무사랴프 칸 부회장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동영상 내용이 지극히 평범했기 때문이었다.
“설도윤 씨, 라자와 서연 양이 동영상을 시청해도 문제없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해요?”
“조금만 기다리면 충격적인 내용이 나올 겁니다.”
“일단 알았어요.”
시큰둥한 목소리로 대답하며 스크린으로 시선을 돌리는 무사랴프 칸 부회장이었다.
[네놈들은 샤하디 라자씨와 홍서연 씨를 납치해서 어떻게 하려고 했어?] [···성폭행하려고 했습니다.] [그게 전부는 아니겠지?] [···네. 그렇습니다. 성폭행 장면을 촬영해서 JASS 그룹의 메흐무드 칸 회장을 협박하려고 했습니다.]“꺼!!”
진심으로 열 받았다는 듯 무사랴프 칸 부회장의 호통 소리가 프라이빗 영화관에 가득 들어찼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