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llegitimate Child of a Chaebol Who Became a Genius Starts as a Low-level Employee RAW novel - Chapter (26)
천재가 된 재벌가 사생아는 말단 사원으로 시작한다-26화(26/80)
26화 : 흠, 뭔가 수상한데?
그때, 궁금한 것이 있다는 듯 엄기원 비서실장이 불쑥 대화에 끼어들었다.
“홍 사장, 파키스탄 민주공화당이 선거에서 1당을 차지할 수 있을까?”
“가능성이 높은 것만은 사실입니다.”
“그렇게 판단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회장님께 말씀드려.”
“파키스탄 민주공화당이 반중 감정을 자극하는 바람에 민심이 크게 요동치고 있습니다.”
홍기훈 사장은 정기호 비서실장 등으로부터 들은 얘기를 간추려 보고했다.
“···코너에 몰린 중국 정부는 왕리청 외교부장을 비밀리에 파키스탄을 보낼 예정입니다.”
“중국 정부가 파키스탄 민주공화당의 요구를 들어준다는 말인가?”
“파키스탄이라는 강력한 동맹국을 잃지 않으려면 어쩔 수 없을 겁니다.”
“지금쯤 중국 정부는 아이디어를 제공한 신입사원들한테 이를 바득바득 갈고 있겠군.”
홍기훈 사장은 울고 싶은데, 뺨 때려준 엄기원 비서실장이 정말 고마웠다.
자신도 이 얘기를 꺼낼 타이밍을 은근히 노리고 있었으니까.
“메흐무드 칸 회장은 신입사원들한테 조언받은 내용들이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는 것을 원치 않고 있습니다. 저희도 그의 의도에 발맞춰 줘야 할 것 같습니다.”
마치 그때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이철중 회장이 말문을 열었다.
“장 본부장, 신입사원들이 파키스탄에서 어떤 활약을 펼쳤는지 직원들은 알고 있나?”
“만약을 대비하기 위해서 철저하게 숨겼습니다. 다만, 신입사원들이 JASS 그룹에서 수주한 일감이 무엇인지는 알고 있습니다.”
“그건 어쩔 수 없지. 이 시간 이후, 신입사원들이 파키스탄에서 펼친 활약에 대한 얘기가 내 귀에 들려오면, 발설자를 색출해 일벌백계할 거야.”
“네. 알겠습니다.”
이철중 회장의 엄중한 경고에 힘찬 목소리로 화답하는 임직원들이었다.
그는 만족한다는 표정으로 김진수 팀장에게 지시 내렸다.
“김 팀장은 조 차장과 신입사원들한테 입조심 단단히 시키고.”
“그렇게 하겠습니다.”
“홍 사장, 이제 가지고 온 선물 보따리를 풀어봐.”
이철중 회장의 지시를 받은 홍기훈 사장은 밑에 내려놓았던 서류 가방에서 클리어 파일 네 개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그와 동시에 그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을 걸어왔다.
“홍 사장, 방금 전에 선물이 세 개라고 하지 않았나?”
“네. 그렇습니다. 하나는 메흐무드 칸 회장이 회장님께 보내는 친서입니다.”
“친서는 나중에 읽어볼 테니까, 엄 실장한테 건네줘.”
홍기훈 사장은 클리어 파일을 엄기원 비서실장에게 건네주며, 말을 이어 나갔다.
“첫 번째 선물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작년 연말에 JASS 그룹은 각 계열사에 분산되어 있던 구매 시스템을 JASS 트레이딩이라는 회사로 일원화시켰습니다.”
“그게 뭐 어때서?”
“JASS 트레이딩은 우리 회사하고만 거래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그렇게 하면 되잖아.”
“상황이 조금 복잡한 것이 다른 계열사들도 JASS 그룹의 계열사들과 거래하고 있습니다.”
예상치 못했던 상황이 발생했다.
뭔가 기분이 언짢다는 듯 이철중 회장의 미간이 잔뜩 일그러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떤 상황인지 파악하지 못한 홍기훈 사장은 즉시 보고를 중단했다.
“······.”
홍기훈 사장과는 달리 엄기원 비서실장은 이철중 회장이 무엇 때문에 인상을 찡그렸는지 알고 있었다.
JASS 그룹이 오성 그룹과 거래를 중단한 시점은 두 달 전.
각 계열사들은 거래가 중단된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대책을 수립했어야 한다.
하지만 오성 물산을 제외하고 다른 계열사는 움직임이 없었기 때문에 화가 난 것이리라.
그의 화를 풀어주지 않으면, 분위기가 심각하게 흘러갈 수 있는 상황.
“회장님, 다른 계열사들도 대책을 마련하고 있을 겁니다.”
“엄 실장, 방금 전에 내뱉은 말에 대해서 책임질 수 있나?”
“······.”
딱히 대꾸할 말이 없다는 듯 엄기원 비서실장이 말문을 닫았다.
이철중 회장은 그를 매섭게 노려보며, 홍기훈 사장에게 말을 걸었다.
“오성 물산과 JASS 이동통신의 거래규모를 얘기해봐.”
“매월 1,000만 달러 정도 수출하고 있습니다.”
“무슨 말인지 알았어. 엄 실장, JASS 그룹과 거래규모가 제일 큰 계열사는 어디야?”
“오성 전자입니다.”
“오성 전자에서 JASS 그룹과 거래가 중단된 건과 관련해서 보고받은 거 있나?”
“···없습니다.”
“엄 실장은 각 계열사들이 어떤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지 파악해서 보고해.”
“네. 알겠습니다.”
이철중 회장의 엄중한 지시에 힘찬 목소리로 대답하는 엄기원 비서실장이었다.
“홍 사장, 흑묘백묘론이 무슨 뜻인지 알고 있지?”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를 잘 잡는 고양이가 장땡이라는 뜻.
즉, JASS 그룹과의 거래 창구를 오성 물산으로 일원화 하라는 의미였다.
“감사합니다. 회장님.”
“감사는 뭘. 이제 두 번째 선물이 뭔지 얘기해봐.”
“그 전에 말씀드릴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얼른 얘기해봐.”
“JASS 그룹은 경쟁사들이 생산 판매하는 제품들에 대한 발주서도 우리 회사에 보내왔습니다.”
“으하하하!”
언짢은 기분이 풀렸다는 듯 느닷없이 이철중 회장이 호탕한 웃음을 터트렸다.
그의 웃음이 잦아들자 궁금한 것이 있다는 듯 엄기원 비서실장이 대화에 끼어들었다.
“홍 사장, 과연 경쟁사들이 오성 물산에 제품을 공급하려고 할까?”
“장 본부장이 경쟁사 측에 의사를 타진해봤는데 얼마든지 공급하겠답니다.”
“그렇다면 다행이고. 회장님께 계속 보고드려.”
궁금증을 해소한 엄기원 비서실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물러났다.
“회장님, 우리 회사가 경쟁사 제품까지 취급하려면 직원들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입니다. 각 계열사에서 유능한 인재 50명을 선발해 보내주십시오.”
“매출이 어느 정도 늘어날 것 같은지 얘기해봐.”
“오성 그룹 계열사 매출을 제외하고 매월 5,000만 달러 정도 늘어날 것 같습니다.”
그러자 엄기원 비서실장이 직원 1인당 기대 매출이 1,200만 달러(약 155억 원)라고 이철중 회장에게 보고했다.
“엄 실장, 50명은 너무 적은 것 같으니까, 100명을 선발해서 오성 물산으로 보내.”
“네. 알겠습니다.”
“홍 사장, 첫 번째 선물과 관련해서 더 이상 할 얘기 없지?”
“네. 그렇습니다. 두 번째 선물은 송 부사장이 보고드릴 예정입니다.”
송원진 부사장은 어떻게 보고할지 구상해놓았던 시나리오를 다시 한번 떠올린 후, 차분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파키스탄은 만성적인 외화부족 상태를 만회하기 위해서 분달 아일랜드(Bundal Island)라는 섬에 대규모 복합 위락 단지를 건설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송원진 부사장은 프로젝트 추진 배경부터 타당성 검토 결과까지 일사천리로 보고했다.
“···현재 JASS 그룹으로부터 ICPO를 받은 상태입니다.”
“프로젝트 성공 가능성은 어때?”
“분달 아일랜드(Bundal Island)는 파키스탄 최대도시인 카라치 인근에 위치해있기 때문에 외국인 관광객과 내국인이 어렵지 않게 방문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때문에 이곳에 복합 위락 단지를 건설해 운영하면, 큰 이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흠, 그렇군. 우리 회사가 어떤 형태로 프로젝트에 참여했으면 좋을까?”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JASS 그룹과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방법이 최선입니다.”
“프로젝트가 중단될 가능성은 없을까?”
“파키스탄 정부와 메흐무드 칸 회장의 의지가 워낙 강하기 때문에 파키스탄 민주공화당이 선거에서 1당을 차지하면 차질 없이 진행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것을 염두에 두되, 선거 결과를 확인하고 프로젝트를 추진해.”
“네. 알겠습니다.”
이철중 회장은 우렁찬 송원진 부사장의 대답을 뒤로하고 홍기훈 사장에게 말을 걸었다.
“이제 세 번째 선물을 들어보자고.”
“세 번째 선물은 메흐무드 칸 회장의 둘째 아들인 야히야 칸 파키스탄 민주공화당 당수가 보내온 확인서입니다.”
홍기훈 사장은 이철중 회장에게 확인서 내용을 상세히 보고했다.
“···총리로 선출되면, 국책 프로젝트를 오성 그룹에 몰아주겠답니다.”
“실현 가능성이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나?”
“저는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어느 나라나 정치인들은 내뱉은 말을 손바닥 뒤집듯 쉽게 번복할 수 있는 두꺼운 얼굴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철중 회장은 야히야 칸 당수가 의례적으로 확인서를 보냈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홍기훈 사장은 예상과는 달리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었고.
그렇게 판단한 이유가 무엇인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야히야 칸 당수의 아버지가 메흐무드 칸 회장이기 때문입니다.”
“그게 다야?”
“그는 가문에서 왕과 같은 존재입니다. 때문에 야히야 칸 당수는 그의 지시는 무조건 복종해야 합니다.”
“확인서는 야히야 칸 당수가 보냈잖아?”
“확인서에는 야히야 칸 당수뿐만 아니라 그의 서명도 들어있습니다. 참고로 그는 한번 내뱉은 말은 번복하지 않는 완고한 고집의 소유자입니다.”
“흠··· 무슨 말인지 알았어.”
“확인서 내용이 실현되려면, 파키스탄 민주공화당이 1당을 차지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습니다. 확인서 건은 그때까지 함구했으면 좋겠습니다.”
“모두들 홍 사장 얘기 들었지?”
“네. 회장님.”
회의 참석자들의 우렁찬 목소리가 집무실에 가득 들어찼다.
이철중 회장은 만족한다는 표정으로 말을 이어나갔다.
“홍 사장, 큰 성과를 기록한 임직원들한테 포상해야 하는 것 아니야?”
홍기훈 사장은 이게 웬 횡재인가 싶었다.
자신도 이철중 회장에게 포상 얘기를 꺼낼 기회를 노리고 있었으니까.
“그렇지 않아도 김 팀장, 조 차장, 신입사원들한테 성과급을 지급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몇 %를 지급할 예정인가?”
“월급의 300%를 지급할 예정입니다.”
“알았어. 그나저나 포상 명단에서 장 본부장을 제외시킨 이유가 뭐야?”
“연말에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는 것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그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뭐 있어. 오늘 자로 승진시켜.”
그때,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장민국 본부장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이철중 회장에게 감사인사를 전했기 때문이었다.
“회장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허허허. 감사는 뭘. 얼른 자리에 앉아.”
“네. 알겠습니다.”
짧은 목소리로 대답한 장민국 본부장이 자리에 앉았다.
이철중 회장이 엄기원 비서실장에게 시선을 옮기며 지시 내렸다.
“메흐무드 칸 회장이 나한테 보낸 친서를 읽어봐.”
엄기원 비서실장은 클리어 파일 덮개를 열어 서류 봉투 안에서 친서를 조심스럽게 꺼냈다.
찬찬히 친서를 읽어 내려가던 그는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친서에는 메흐무드 칸 회장이 설도윤의 활약에 대해서 칭찬하는 내용만 가득 들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홍기훈 사장은 설도윤과 홍서연이 거의 비슷하게 활약했다고 보고했고.
‘혹시··· 홍 사장과 홍서연 씨가 모종의 관계가 있는 것이 아닐까?’
잔뜩 의문을 품으며 친서를 읽어 내리던 도중, 깜짝 놀랄 만한 내용이 눈에 들어왔다.
그때, 자신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이철중 회장이 불쑥 말을 붙여왔다.
“엄 실장, 친서에 무슨 내용이 들어 있기에 깜짝 놀라는 거야?”
“메흐무드 칸 회장이 설도윤 씨한테 감사하는 마음으로 1,000만 달러를 주겠다고 제안했답니다.”
“뭐야!!”
느닷없이 이철중 회장이 버럭 소리를 내질렀다.
엄기원 비서실장은 그가 화를 낸 이유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었다.
설도윤이 메흐무드 칸 회장에게 1,000만 달러를 받은 후, 보고하지 않은 것에 대해 화를 내고 있는 것이리라.
그의 오해를 풀어주기 위해서 급히 보고를 이어 나갔다.
“회장님, 설도윤 씨는 메흐무드 칸 회장의 제안을 정중히 거절했답니다.”
“그래?”
얼음장 같았던 이철중 회장의 목소리가 정상으로 돌아오는데, 불과 몇 초 걸리지 않았다.
“네. 회장님. 메흐무드 칸 회장은 그에게 포상금을 주겠다며 재차 제안했지만, 수재민들한테 기부하라며 거절했답니다.”
“정말 그가 그랬다고?”
“네. 친서에 그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때, 장민국 본부장이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이 이철중 회장의 눈에 들어왔다.
그냥 넘어갈 수는 없어서 고개를 끄덕인 이유가 무엇인지 물었다.
“제가 설도윤 씨한테 성과급 300%를 지급하겠다고 얘기했을 때, 땡감을 씹은 듯 떨떠름한 표정을 짓고 있었습니다.”
“흠···.”
뭔가 생각할 것이 있다는 듯 이철중 회장이 말끝을 흐렸다.
다행히 그의 생각은 그리 길지 않았다.
“홍 사장, 신입사원들한테 성과급으로 1,000%를 지급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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