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llegitimate Child of a Chaebol Who Became a Genius Starts as a Low-level Employee RAW novel - Chapter (28)
천재가 된 재벌가 사생아는 말단 사원으로 시작한다-28화(28/80)
28화 : 신이 아닌데 어떻게 알겠습니까?
금요일 오전.
홍기훈 사장은 장민국 본부장과 김진수 팀장을 집무실로 불러서 JASS 그룹과 관련한 대화를 주고받는 중이었다.
“장 본부장, JASS 그룹이 보내온 발주서에 대해서 견적을 산출했나?”
“품목이 워낙 다양하고, 외국에서 구입해야 하는 제품들도 많기 때문에 50% 정도밖에 진척되지 않았습니다.”
“외국이라니?”
“JASS 그룹은 가격이 저렴한 제품들은 대부분 중국에서 구입하고 있었습니다.”
홍기훈 사장은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오기 시작했다.
야히야 칸 당수가 화끈하게 불을 지피는 바람에 파키스탄 국민들의 반중 감정은 용광로처럼 펄펄 끓어오르고 있는 상황.
문제는 중국 국민들의 파키스탄에 대한 악감정 또한 거세게 불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런 상황인데 중국 기업들이 파키스탄에 제품들을 판매하고 싶겠는가.
자신의 의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장민국 본부장에게 물었다.
“사장님, 제가 말씀드리겠습니다.”
마치 그때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김진수 팀장의 입이 먼저 열렸다.
“얼른 얘기해봐.”
“오전에 팀원들과 그 문제를 토의했는데, 설도윤 씨는 문제없을 거라고 대답했습니다.”
“이유가 무엇인지 물어봤어?”
“파키스탄과 중국은 극적으로 화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대답했습니다.”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저도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해서 설도윤 씨를 회의실 밖으로 불러서 물어봤는데, 왕리청 외교부장이 파키스탄을 비밀리에 방문했다고 대답했습니다.”
“아···.”
이제야 이해했다는 듯 홍기훈 사장이 말끝을 흐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JASS 트레이딩 측에 중국산 제품에 대한 견적서는 두 나라의 상황이 진정된 후에 제출하겠다고 양해를 구해놓은 상태입니다.”
“그렇다면 아무 문제 없겠군.”
홍기훈 사장은 김진수 팀장과 대화를 끝낸 후, 정기호 비서실장에게 말을 걸었다.
“메흐무드 칸 회장과 왕리청 외교부장이 어떤 내용으로 협상했는지 알아볼 수 없을까?”
“저도 그 점이 궁금해서 무사랴프 칸 부회장에게 전화해서 넌지시 물어봤는데, 알고 있는 것이 없다며 딱 잡아뗐습니다.”
“그렇다면 할 수 없지. 장 본부장, JASS 트레이딩에서 발주받은 금액이 얼마야?”
장민국 본부장은 지참한 클리어 파일을 연 후, 홍기훈 사장의 질문에 대답했다.
“지금까지 산출한 금액만 말씀드리면, 약 8,500만 달러 정도 됩니다.”
“흠, 생각보다 많군.”
“JASS 그룹은 신입사원들에게 성의를 표현하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많이 발주한 측면이 있습니다. 월평균 매출은 9,000~1억 달러 수준을 예상하면 될 듯합니다.”
“그렇군. 그중에 오성 그룹 계열사 매출은 어느 정도일까?”
“평균적으로 월 4,000만 달러 정도를 예상하면 될 듯합니다.”
“그나저나 말이야. JASS 그룹을 전담하는 팀을 별도로 신설하는 것이 어떨까?”
장민국 본부장은 속으로 적잖이 놀랐다.
자신도 홍기훈 사장에게 그 얘기를 꺼내려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사장님의 의견에 적극 찬성합니다.”
“팀 구성은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지 얘기해봐.”
“JASS 그룹 전담 팀 밑에 오성 그룹 파트, 기타 회사 파트, 지원 파트를 신설했으면 좋겠습니다.”
“장 본부장의 의견을 수용하지. 팀장은 누구를 생각하고 있나?”
“김 팀장이 적당할 것 같습니다.”
“흠···.”
뭔가 탐탁지 않다는 듯 홍기훈 사장이 턱을 쓰다듬으며 말끝을 흐렸다.
반면에 김진수 팀장은 피가 바싹바싹 마르는 심정이었다.
자신이 JASS 그룹 전담 팀을 맡으면 임원 승진은 따 놓은 당상.
연간 조 단위 매출을 일으키는 조직에 부장급이 팀장을 맡는 것은 어불성설이었으니까.
그런데 홍기훈 사장은 JASS 그룹 전담 팀을 자신에게 맡길 생각이 없어 보였다.
초조한 마음을 애써 다스리고 있는 사이, 드디어 생각을 끝냈다는 듯 그가 입을 열었다.
“정 실장, 그룹 인사팀에 김 팀장을 이사로 승진시킬 수 있는지 알아봐.”
“네. 알겠습니다.”
짧은 대답과 함께 정기호 비서실장이 핸드폰을 들고 집무실 밖으로 나갔다.
그와 동시에 홍기훈 사장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앉아있는 김진수 팀장에게 말을 걸었다.
“김 팀장, 임원으로 승진하지 못하더라도 실망하지 마.”
“절대로 실망하지 않겠습니다.”
“그렇다면 다행이고. 장 본부장, 신입사원들은 JASS 그룹 전담 팀에 배치해.”
장민국 본부장은 홍기훈 사장의 의도를 당최 이해할 수 없었다.
메흐무드 칸 회장에게 반중 감정을 불러일으키라고 아이디어를 제공한 사람은 설도윤.
홍서연의 역할은 거의 없다시피 했기 때문에 JASS 그룹 전담팀에 배치할 필요는 없다.
그런데 그는 홍서연과 설도윤을 같은 팀에 배치시키기를 원하고 있었고.
그래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조심스런 목소리로 물었다.
“장 본부장은 홍서연 씨가 메흐무드 칸 회장의 손녀딸과 친구라는 사실을 잊은 거야?”
“아차! 제가 그 점을 깜빡 잊고 있었습니다.”
“이제 알면 됐어.”
그때, 집무실 밖으로 나갔던 정기호 비서실장이 복귀했다.
“정 실장, 어떻게 됐나?”
“임원 승진은 불가능한 것이 아닌데, 그에 걸맞은 성과가 있어야 한답니다.”
“JASS 그룹으로부터 수주한 성과를 그룹 인사팀에 통보해.”
“그렇게 하겠습니다.”
홍기훈 사장은 정기호 비서실장의 대답을 뒤로하고, 장민국 본부장한테 말을 걸었다.
“자네는 너무하는 것 아니야?”
“···뭐가 말씀입니까?”
“자네는 누구 덕분에 부사장으로 승진했나?”
즉, 홍기훈 사장 자신에게 승진 턱을 내라는 의미였다.
장민국 본부장도 그 얘기를 꺼내려던 참이었는데, 마침 잘됐다 싶었다.
“오늘 저녁때 신입사원들한테 한턱 낼 예정인데, 사장님도 참석해서 자리를 빛내주십시오.”
“장 본부장도 내 입맛이 까다로운 거 알고 있지?”
“요즘에 줄가자미가 제철이라고 합니다.”
“줄가자미라··· 좋지.”
“퇴근시간 무렵에 모시러 오겠습니다.”
“알았어. 나가서 일 봐.”
장민국 본부장이 집무실에서 퇴장하자, 정기호 비서실장이 걱정스런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사장님과 서연이의 관계가 발각되면 어떻게 하죠?”
“정 실장이 서연이한테 단단히 주의주면 되잖아.”
드르륵-
홍기훈 사장이 시큰둥한 목소리로 대답하는 사이, 핸드폰이 진동했다.
핸드폰을 들어 발신자를 확인한 그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엄 실장님이 웬일이지?”
***
미치고 팔짝 뛰고 싶은 심정이었다.
홍기훈 사장은 나하고 공적으로는 직장 상사지만 사적으로는 내 비서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런 문제 때문에 공적인 자리에서 부딪히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었고.
그런데 그가 장민국 본부장이 한턱 쏘는 자리에 참석할 예정이란다.
그가 회식에 참석하면 예기치 않은 상황이 발생해 관계가 밝혀질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하지만 그의 참석을 막을 수 없다는 것에 결정적인 문제가 있었다.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박 사장한테 특별히 신경 써달라고 얘기해놔.”
“그렇게 하겠습니다.”
김진수 팀장과 대화를 끝내고 자리로 돌아와 앉는 순간에 홍서연이 메신저를 보내왔다.
– 홍서연 : 팀장님이 왜 불렀어요?
– 설도윤 : 오늘 회식 때 사장님도 참석한답니다.
그때,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홍서연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사무실 밖으로 휑하니 나가버렸기 때문이었다.
‘쟤도 어지간히 싫었나 보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박성칠 사장에게 톡을 보냈다.
– 설도윤 : 오늘 두 분이 추가될 예정이야.
– 박성칠 : 아, 왜요?
박성칠 사장이 보내온 답장에는 짜증이 흠씬 묻어있었다.
나는 그의 짜증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비장의 카드를 가지고 있었다.
– 설도윤 : 두 분 중에 한 분은 해병대 선배님이야.
– 박성칠 : 설 하사님도 해병대 선배님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고 계시잖아요.
– 설도윤 : 우리 소대 출신 선배님들은 많지 않아.
– 박성칠 : 에이, 거짓말이죠?
– 설도윤 : 선배님을 만나면 직접 여쭤보든가.
– 박성칠 : 진짜군요?
– 설도윤 : 신경 바짝 써야 할 거야.
– 박성칠 : 넵! 알겠습니다요.
윙윙-
그때, 손에 들려있던 핸드폰이 진동했다.
모르는 전화번호였지만 누군지 알 것도 같았다.
왜냐하면 국가 번호가 파키스탄을 상징하는 ‘92’였으니까.
혹시 모른다는 생각에 펀자브어를 사용해 전화를 받았다.
“설도윤입니다.”
[설도윤 씨, 안녕하십니까. 저는 메흐무드 칸 회장님을 지근거리에서 모시고 있는 사자드 실장입니다. 회장님이 설도윤 씨와 통화하고 싶어 하십니다.]“알겠습니다. 바꿔주십시오.”
잠시 후, 피곤에 절어있는 메흐무드 칸 회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설도윤 씨, 한국으로 잘 돌아갔습니까?]“회장님이 염려해준 덕분에 무사히 돌아왔습니다. 회장님의 목소리를 들어보니 몹시 피곤해 보이는군요. 무슨 일이라도 발생한 겁니까?”
[밤새도록 왕리청 외교부장과 밀고 당기기를 해서 그런 것 같아요.]‘흠··· 일단 메흐무드 칸 회장의 기분부터 업 시켜줘야겠군.’
“중국 정부가 똥줄이 탄 것 같네요.”
[갑자기 그게 무슨 말입니까?]“왕 부장은 자존심 강하고 고압적인 성격의 소유자라고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 사람이 밤을 새워가며 회장님과 협상했다는 의미는 초조하다는 뜻입니다.”
[으하하하!]예상했던 대로 메흐무드 칸 회장이 화통한 웃음을 터트렸다.
1차 작전은 성공했다고 자평하며 2차 작전에 돌입했다.
“회장님, 이제 피곤이 어느 정도 사라졌습니까?”
[암요. 그렇고 말고요.]“이제 저한테 전화하신 이유가 무엇인지 말씀해주십시오.”
[왕 부장과 부채 탕감 비율에 대해서 협상하고 있습니다. 나는 70%를 주장하고 있고, 왕 부장은 50%를 고집하고 있어요.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까요?]“우리나라에는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사자성어가 있습니다. 욕심을 많이 부리면 손해를 입는다는 뜻입니다.”
실망했다는 듯 한참 만에 메흐무드 칸 회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이해시킬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걱정을 1도 하지 않았다.
“회장님, 제가 조금 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왕 부장은 자존심이 매우 강한 사람입니다. 그가 쓴 자서전에는 ‘대나무처럼 휘어질 바에는 차라리 부러지겠다’라는 구절이 있을 정도로요. 그를 강하게 몰아치면, 협상 테이블을 엎어버릴 수 있습니다.”
[······.]내 얘기가 먹혀들었는지 메흐무드 칸 회장에게서 아무 소리가 들려오지 않았다.
다행이라 생각하며 그와 통화를 이어나갔다.
“회장님, 부채 탕감은 50%로 만족하고, 대신 왕 부장한테 다른 반대급부를 요구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반대급부라니요?]“중국 정부가 스스로 부채를 50% 탕감해주기로 결정했다는 내용으로 기자회견해 달라고 요구하십시오.”
[그럴 필요 없이 협상 결과를 언론에 알리면 되잖아요.]“중국은 체면을 매우 중요시하는 나라입니다. 협상 결과를 언론에 알리면 체면에 손상을 입었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두 나라의 관계는 악화일로 상황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흠··· 무슨 말인지 알았어요.]“극적인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선거 2~3일을 남겨놓고 기자회견 해달라고 요청하십시오.”
[아···.]내 의도가 무엇인지 눈치챘다는 듯 메흐무드 칸 회장이 말끝을 흐렸다.
그와 이런저런 대화를 주고받은 후 전화를 끊자, 귀를 쫑긋 세워놓고 있던 김진수 팀장이 다가와 말을 걸어왔다.
“설도윤 씨, 지금 누구하고 통화했어?”
“여기서는 말씀드리기 곤란합니다.”
“빨리 회의실로 가자고.”
김진수 팀장이 빈자리에 앉으며, 조급함을 담아서 물어왔다.
“설도윤 씨, 이제 얘기해봐.”
“제가 전화 통화한 사람은 메흐무드 칸 회장이었습니다.”
“그와 어떤 내용으로 통화했는데?”
“그는 부채 탕감 건과 관련해서 왕리칭 외교부장과 밤새 협상했답니다.”
나는 메흐무드 칸 회장과 통화한 내용을 간추려 보고했다.
물론 민감하다고 판단되는 내용은 입도 벙긋하지 않았고.
“굳이 선거를 2~3일 남기고 기자회견 해달라고 얘기한 이유가 뭐야?”
“사람들의 기억력은 오랫동안 남아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 그렇군. 그러면 앞으로 중국과 파키스탄의 관계는 어떻게 될까?”
‘제가 신이 아닌데 어떻게 알겠습니까?’
“중국은 파키스탄을 절대로 포기할 수 없다는 것으로 대답을 갈음하겠습니다.”
“흠··· 무슨 말인지 알았어.”
“지금 본부장님은 팀장님의 보고를 손꼽아 기다리고 계실 겁니다.”
“아차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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