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llegitimate Child of a Chaebol Who Became a Genius Starts as a Low-level Employee RAW novel - Chapter (29)
천재가 된 재벌가 사생아는 말단 사원으로 시작한다-29화(29/80)
29화 : 숨기고 있는 거 없어?
“홍 사장, 나한테 숨기고 있는 거 없어?”
이철중 회장의 질문을 받는 순간, 홍기훈 사장은 어떤 상황인지 단숨에 알아챘다.
그가 설도윤의 존재를 알아버린 것이리라.
언젠가는 알려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었지만, 너무 빨리 알아내는 사고가 발생했다.
‘도련님, 왜 이렇게 빨리 존재감을 드러내서 저를 곤란하게 만드는 겁니까?’
체념하며 이철중 회장의 질문에 대답했다.
“그 점에 대해서는 입이 백 개가 있어도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역시 홍 사장은 상황판단이 빠르군. 설도윤이 내 손자인 것은 확실한가?”
“친자확인 감정을 받아본 결과 작고한 이 부회장의 아들로 확인됐습니다.”
“역시 내 추측이 맞았군. 내 손자의 존재를 꽁꽁 숨기려고 시도한 이유가 뭐야?”
홍기훈 사장은 이왕 이렇게 된 거, 마음속에 고이 간직해 놓고 있던 얘기를 꺼내기로 결정했다.
“도련님이 독수리가 되어 힘차게 창공을 날기도 전에 포수가 쏜 총에 맞을까 걱정되어 그랬습니다.”
이철중 회장은 가슴이 쿵쾅쿵쾅 뛰기 시작했다.
홍기훈 사장의 대답을 반대로 해석하면 설도윤의 능력이 범상치 않다는 뜻이었으니까.
‘허허허. 이 나이에도 가슴이 뛰다니.’
“내 손자가 가진 능력이 어떤지 자세히 얘기해봐.”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을 제외하고 작고한 이 부회장과 흡사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으하하하!”
진심으로 기쁘다는 듯 이철중 회장이 화통한 웃음을 터트렸다.
엄기원 비서실장도 천만다행이라는 듯 선홍빛 잇몸을 드러내며 환하게 웃었고.
두 사람의 웃음이 잦아들자, 홍기훈 사장은 정색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도련님은 이제 겨우 알에서 부화한 새끼 독수리에 불과합니다. 자칫 제대로 하늘을 날아 보지도 못하고 날개가 꺾이진 않을까 그것이 두렵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엄 실장이 비밀리에 보호하기 시작했어.”
“회장님의 조치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나저나 말이야. 내 손자는 어떻게 살아왔나?”
“사모님은 도련님을 잉태한 후, 누군가에 의해서 강제 퇴사 당했습니다.”
“설마···.”
불현듯 생각난 것이 있다는 듯 이철중 회장이 말끝을 흐렸다.
“회장님이 생각하고 계신 분이 맞습니다.”
“내가 이놈의 여편네를······.”
느닷없이 이철중 회장이 불같이 화를 뿜기 시작했다.
엄기원 비서실장과 홍기훈 사장이 그를 어르고 달랜 끝에 겨우 화를 잠재울 수 있었다.
그는 여전히 화가 풀리지 않았다는 듯 엄기원 비서실장에게 냉수를 가져오라고 지시했다.
비서가 가지고 온 냉수를 벌컥벌컥 마신 그는 거친 동작으로 잔을 테이블에 내려놓으며 말을 이어갔다.
“홍 사장, 회사에서 쫓겨난 내 며느리는 어떻게 살았나?”
“도련님을 출산한 후, 모친에게 맡기고 변호사 사무실에서 일했습니다.”
“다른 남자와 결혼한 것은 아니고?”
“네. 그렇습니다.”
“그랬군. 계속 얘기해봐.”
“도련님이 20개월 정도 지났을 무렵에 뺑소니 교통사고로 작고하셨습니다.”
“혹시 말이야. 교통사고에 내 마누라가 개입되어 있는 것이 아니야?”
그 점에 대해서는 홍기훈 사장도 이철중 회장과 같은 생각이었다.
하지만 확실한 물증이 없기 때문에 말을 아낄 수밖에 없었다.
“뺑소니 교통사고가 발생한 지 너무 오래됐기 때문에 가타부타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하여간 알았어. 엄 실장, 지금까지 조사한 내용을 얘기해봐.”
엄기원 비서실장은 어떻게 대답할지 짧게 생각한 후, 천천히 말문을 열었다.
“설다빈 씨의 인사기록을 삭제하라고 지시내린 사람은 사모님으로 확인됐습니다.”
“역시 그랬군. 이유가 뭔지 파악해 봤나?”
“사모님은 막내가 평범한 여자와 사귀는 것을 매우 싫어했습니다.”
“하여간 이놈의 여편네가 문제라니까. 계속 얘기해봐.”
“사모님은 설다빈 씨가 막내의 아이를 잉태한 사실은 모르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판단한 이유는?”
“설도윤 씨가 아직까지 살아있다는 것이 증거입니다.”
“이봐! 내 마누라는 그렇게 악독한 여자가 아니야.”
이철중 회장이 불쾌한 감정을 실어서 대답했지만, 엄기원 비서실장은 생각이 180도 달랐다.
“회장님, 20년 전에 둘째 놈이 여배우와 바람피워서 딸을 출산한 적이 있습니다. 그 애는 돌을 얼마 남겨놓지 않고 급성 폐렴으로 숨을 거뒀는데, 사모님이 손을 썼다고 합니다.”
“뭐라고! 그게 사실이야!”
전혀 예상치 못했다는 듯 이철중 회장이 버럭 소리를 내질렀다.
“불행히도 사실입니다.”
“허~참! 그렇게 중요한 사건을 지금까지 숨겼던 이유가 뭐야?”
“2년 전에 여배우가 저를 찾아와서 한 맺힌 과거를 털어놨습니다.”
“혹시 말이야. 돈을 노리고 그런 얘기를 꺼낸 것이 아닐까?”
“여배우는 폐암으로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었고, 실제로 한 달 후에 사망했습니다. 그녀가 비밀로 해달라며, 신신당부하는 바람에 회장님께 보고하지 않았습니다.”
“흠. 안타까운 일이군. 둘째 놈은 그 사실을 알고 있나?”
“그 녀석은 본인의 딸이 아니라며 외면했답니다.”
“에이, 금수만도 못한 놈.”
이철중 회장의 걸쭉한 욕설에 그의 심정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지금까지 설도윤이 살아있는 것으로 판단컨대, 설다빈 씨의 뺑소니 교통사고에 사모님이 개입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은밀하게 조사해 봐.”
“네. 알겠습니다.”
그때, 할 말이 있다는 듯 홍기훈 사장이 대화에 끼어들었다.
“작고한 이 부회장은 회장님이 미국 법인으로 발령 낸 것에 대해서 심한 반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홍 사장이 뭔가 착각하고 있는데 나는 막내를 미국으로 보낼 생각이 없었어.”
“···네?”
“내 마누라가 막내를 미국으로 보내자고 우기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보낸 거야.”
“사모님이요?”
“내 마누라는 막내가 유유자적인 생활을 즐기는 것을 못마땅해했어. 만약에 막내며느리가 내 손자를 잉태한 사실을 알았더라면 마누라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았을 거야.”
‘그 말씀을 진즉에 해주셨으면 부회장님은 회장님을 원망하지 않았을 겁니다.’라는 얘기가 입 안에 한참 동안 머물렀지만, 차마 내뱉을 수는 없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이용진 부회장은 이미 저세상 사람이었으니까.
“아,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그나저나 내 손자는 어떻게 살아왔나?”
“도련님이 고등학교 1학년 때 외할머니가 작고하는 바람에 잡초처럼 살아왔습니다.”
설도윤은 10개 언어를 넘게 구사할 정도로 천재적인 두뇌를 보유하고 있다.
천재적인 두뇌를 조금만 사용하면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았을 텐데, 홍기훈 사장은 그가 힘겹게 살아왔다고 보고하고 있었고.
이철중 회장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홍기훈 사장과 대화를 이어 나갔다.
“내 손자는 천재라며?”
사실 설도윤은 신비의 명약을 마신 후, 천재로 거듭났다.
이런 사실은 목에 칼이 들어오는 한이 있더라도 얘기할 수 없는 탓에 다른 대답 거리를 만들어 놓고 있었다.
“작고한 이 부회장님도 서른 살부터 천재성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도련님도 올해 초부터 천재성을 드러내기 시작했고요.”
“늦게 드러나는 천재성은 유전이라는 말이군.”
“그렇지 않으면 두 분께 나타난 현상을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습니다.”
“무슨 말인지 알겠네.”
“도련님의 신분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저희밖에 없습니다.”
즉, 비밀을 지켜달라는 의미였다.
“홍 사장이 원하는 대로 해주지.”
“감사합니다. 회장님.”
그때, 엄기원 비서실장이 궁금한 것이 있다는 듯 말문을 열었다.
“홍 사장, 설도윤의 정체를 우리밖에 모르는 것이 맞아?”
“네. 그렇습니다만······.”
엄기원 비서실장은 홍기훈 비서실장이 말끝을 흐린 이유를 즉시 간파했다.
“자네 딸이 설도윤의 정체를 알고 있는 것은 아니고?”
“···제 딸을 알고 계셨습니까?”
“자네도 내 정보력이 얼마나 뛰어난지 알고 있잖아.”
“아차! 제가 그 점을 깜빡했습니다. 제 딸은 도련님의 정체를 당연히 모르고 있습니다.”
“그럼, 자네 딸을 설도윤과 같은 부서에 근무하게 만든 이유가 뭐야?”
홍기훈 사장은 이런 상황을 진즉부터 예상하고 그럴듯한 대답 거리를 만들어 놓은 상태였다.
“수많은 여자들로부터 도련님을 지키기 위해서였습니다.”
윙윙-
그때, 홍기훈 사장의 핸드폰이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곁눈질로 발신자를 확인하니 정기호 비서실장이었다.
갑자기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이곳에 있는 사실을 알고 있는 그였으니 여간해선 전화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화했다는 의미는 긴급한 상황이 발생했다는 의미.
이철중 회장에게 정기호 비서실장이라고 보고한 후,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홍 사장, 밖으로 나가지 말고 이곳에서 통화해.”
“네. 회장님.”
짧게 대답한 후, 지체하지 않고 통화버튼을 눌렀다.
“정 실장, 무슨 일인가?”
[사장님, 조금 전에 설도윤 씨가 메흐무드 칸 회장과 전화 통화했습니다.]“그래? 어떤 내용으로 통화했는지 빨리 얘기해봐.”
그때, 이철중 회장이 불쑥 입을 여는 바람에 홍기훈 사장은 정기호 비서실장과 통화를 이어가지 못했다.
“홍 사장, 나도 어떤 내용인지 들어야 하겠으니까, 스피커폰으로 통화해.”
홍기훈 사장은 정기호 비서실장한테 그의 지시를 전달한 후, 스피커폰으로 전환했다.
“이제 얘기해봐.”
[30분 전쯤에 메흐무드 칸 회장이 설도윤 씨한테 전화했답니다. 그는 왕리청 외교부장과 밤새 협상한 내용에 대해서 얘기해주며, 설도윤 씨한테 조언을 구했답니다.]홍기훈 사장의 핸드폰에서는 설도윤과 메흐무드 칸 회장이 주고받은 대화 내용이 고스란히 흘러나왔다.
[···중국 정부 측에 선거 2~3일을 남겨놓고 기자회견 해달라고 요구하라며 조언했답니다.]“과연 왕 부장이 메흐무드 칸 회장의 요구를 수용할까?”
[방금 전에 왕 부장이 전격적 수용했다며 메흐무드 칸 회장이 설도윤 씨한테 전화했답니다.]바로 그때, 궁금한 것이 있다는 듯 이철중 회장이 정기호 비서실장에게 말을 걸었다.
“정 실장, 파키스탄 국민들의 반중 시위는 이제 잠잠해지겠네?”
[설도윤 씨는 극적효과를 높여야 한다며, 판을 더 키워달라고 메흐무드 칸 회장에게 조언했답니다.]“그렇게 되면, 중국 정부가 곤란한 상황에 빠질 텐데, 과연 왕 부장이 동의해줄까?”
[이미 협상이 타결됐기 때문인지 순순히 동의해줬답니다.]이철중 회장 등은 정기호 비서실장과 이런저런 대화를 더 주고받은 후, 통화를 종료했다.
그러자 엄기원 비서실장이 의아한 표정으로 말문을 열었다.
“회장님, 천하의 메흐무드 칸 회장이 고작 서른 살밖에 안 된 설도윤한테 조언을 구하다니, 난센스 아닙니까?”
“자네는 세 살 먹은 아이 말도 귀담아들으라는 속담을 모르고 있나 보군.”
엄기원 비서실장의 말을 가볍게 일축한 이철중 회장은 홍기훈 사장에게 말을 걸었다.
“내가 손자를 만나봤으면 좋겠는데 언제가 좋을까?”
홍기훈 사장도 두 사람의 만나는 것에 대해서는 찬성하는 입장이었지만, 아직 준비가 안 된 상태였다.
“회장님이 도련님을 만나면 소문이 퍼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비밀리에 만나보면 되잖아?”
“이 세상에 비밀은 없습니다.”
“후, 그렇다면 할 수 없지. 나중에 만나보자고.”
***
한창 본인에 대해서 얘기가 오가는 줄도 모르고, 설도윤은 조재석 차장, 홍서연과 함께 횟집으로 이동 중에 있었다.
“차장님까지 사전점검 하실 필요가 있습니까?”
“사장님이 회식에 참석하는데 어떻게 신입사원들한테만 맡길 수 있겠어.”
“그렇게 말씀하시니 딱히 드릴 말씀이 없네요.”
조재석 차장은 뒷자리에 앉아있는 홍서연에게 말을 걸었다.
“오늘 컨디션이 별로인 것 같은데,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거야?”
아버지가 회식에 참석하는 자체가 무슨 일이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사실을 얘기할 수 없다는 것에 있었다.
“하늘처럼 높은 분과 식사하는 것이 처음이라서요.”
“메흐무드 칸 회장님과도 식사했다고 얘기하지 않았나?”
“그분이 제가 모시고 있는 직장상사는 아니잖아요.”
“하긴··· 생각해보니 그렇군.”
“그나저나 우리 팀이 확대 개편된다는 소문이 있는데 사실입니까?”
조재석 차장은 홍서연이 말을 돌린다는 사실을 눈치챘지만, 모른 척하고 넘어갔다.
“JASS 그룹 전담 팀을 신설한다는 소문이 있는 것은 사실이야.”
“그럼, 차장님과 설도윤 씨는 JASS 그룹 전담 팀으로 이동하겠네요?”
“물론이지. 홍서연 씨도 이동 대상자야.”
“네? 저도요?”
전혀 예상치 못했다는 듯 홍서연이 손가락으로 본인을 가리키며 물었다.
“홍서연 씨는 샤하디 라자 씨의 친구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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