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llegitimate Child of a Chaebol Who Became a Genius Starts as a Low-level Employee RAW novel - Chapter (34)
천재가 된 재벌가 사생아는 말단 사원으로 시작한다-34화(34/80)
34화 : 하여간 대책 없는 인간이라니까
“이 대리, 회사가 놀이터야!”
김진수 팀장이 빼꼼 회의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이강후 대리를 향해 호통을 쳤다.
자신의 잘못을 잘 알고 있다는 듯 그는 시선을 바닥으로 내리깔았고.
하지만 김진수 팀장은 그를 내버려 둘 생각이 없는 듯 보였다.
“이 대리, 내가 회의를 몇 시에 소집했나?”
“······.”
“꿀 먹은 벙어리야! 얼른 대답해!”
“···오후 4시입니다.”
김진수 팀장의 호통소리에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하는 이강후 대리였다.
“지금 몇 시야?”
“그게··· 4시 20분입니다.”
“신분이 특별하니까, 회의에 늦게 참석해도 된다고 생각한 거야?”
“아닙니다.”
“그럼, 지금까지 뭐하다가 이제 회의에 참석한 거야?”
이강후 대리가 회의에 늦은 이유는 설도윤에게 복수할 방법을 궁리하기 위해서였다.
사실대로 대답할 수는 없기 때문에 그럴듯한 이유를 생각해놓고 있었다.
“갑자기 볼일이 생기는 바람에 급하게 외출했었습니다.”
“이번 한 번만 넘어가 주지. 그리고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 화풀이하는 이유가 뭐야?”
이강후 대리는 홍기훈 사장에게 불려가 홍서연에게 치근덕대지 말라는 경고를 받았다.
원인을 제공한 사람이 설도윤이라고 판단하고 못살게 굴었던 것이었고.
그런데 김진수 팀장은 자신이 홍기훈 사장에게 호출받은 사실을 알고 있었다.
사실대로 얘기하면 그의 화를 키울 것이 확실한 상황.
급하게 머리를 쥐어짜 낸 끝에 겨우 변명 거리를 생각해 냈다.
“잘난 척하는 설도윤 씨가 눈꼴사나워서 교육 차원으로 따끔하게 혼냈던 겁니다.”
김진수 팀장은 설도윤이 잘난 척하는 모습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따라서 이강후 대리는 눈앞에 닥친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서 거짓말하는 중이었고.
그의 안하무인 행동에 대해서 경고하기 위해서라도 따끔하게 한마디 해줄 필요가 있었다.
“이 대리는 몇 개 언어를 구사할 수 있나?”
“영어, 일어, 스페인어를 구사할 수 있습니다.”
“이 대리와는 달리 설도윤 씨는 10개가 넘는 언어를 구사할 수 있어. 또한 컴퓨터보다 뛰어난 기억력을 보유하고 있고. 이 대리는 설도윤 씨보다 기억력이 뛰어나다고 장담할 수 있나?”
“······.”
“이 대리는 설도윤 씨와 입사동기 아니야? 입사동기 주제에 무슨 자격으로 교육시킨다는 말이 나와? 설마··· 대리라는 알량한 권력을 이용해서 설도윤 씨를 괴롭히고 있는 거야?”
“······.”
정곡을 찔렸다는 듯 이강후 대리가 말문을 닫았다.
“설도윤 씨한테 반말을 사용했다는 얘기가 다시 한번 들려오면, 징계위원회에 회부할 거야. 무슨 말인지 알았어?”
“···네. 팀장님.”
“설도윤 씨는 이 대리가 버릇없게 굴더라도 넓은 아량으로 대해줬으면 좋겠어.”
“네. 알겠습니다.”
“이 대리는 얼른 자리에 앉아.”
이강후 대리가 자리에 앉자, 김진수 팀장이 말을 이어나갔다.
“박 파트장, 보고를 끊어서 미안합니다. 계속 보고해주세요.”
“네. 팀장님.”
짧게 대답한 박상민 파트장은 보고를 이어 나가기 위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JASS 트레이딩은 중국의 샤오마 인더스트리라는 회사로부터 비료를 수입해 농가에 보급해왔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우리 회사에는 비료를 판매할 수 없다고 답장을 보내왔습니다.”
“이유가 무엇인지 파악해봤습니까?”
“파키스탄과 관계가 좋지 않다며 정부 당국이 판매를 승인하지 않았답니다.”
나는 샤오마 인더스트리가 옹색한 변명을 늘어놓고 있다고 판단했다.
샤오마 인더스트리는 국영 기업이 아닐뿐더러 비료는 전략물자가 아니다.
따라서 정부 당국의 눈치를 보지 않고 얼마든지 비료를 판매할 수 있다.
그들이 정부 당국을 물귀신처럼 끌고 들어갔다는 의미는 노림수가 있다고 봐야 한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아, 그래서 그런 내용으로 답장을 보내왔구나?’
그때, 내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는 듯 김진수 팀장이 말을 걸어왔다.
“설도윤 씨, 샤오마 인더스트리의 주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만약을 대비하기 위해서 밑밥을 깔아놓을 필요가 있었다.
“제 생각이 틀릴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주십시오.”
“그렇게 할 테니까, 얼른 얘기해봐.”
“샤오마 인더스트리는 JASS 트레이딩과 직거래 하고 있는 도중에 우리 회사와 거래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해버렸습니다. 중간에 끼어있는 우리 회사가 이익을 취하기 위해서는 샤오마 인더스트리는 수출 가격인하, JASS 트레이딩은 수입 가격을 인상해줘야 하는 상황입니다.”
즉, 샤오마 인더스트리가 비료 수출 가격을 고수하기 위해서 꼼수부리고 있다는 뜻이었다.
“제가 샤오마 인더스트리 경영진이라면 수출 가격을 인상시키려고 시도할 겁니다.”
“흠, 흥미로운 의견이군.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를 애기해봐.”
“이유야 어찌됐든 그들은 JASS 트레이딩이라는 바이어를 우리 회사에 빼앗겼습니다.”
“우리 회사에 보복하기 위해서 비료 수출 가격을 인상시킨다는 말이군.”
“그럴 가능성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그때, 할 말이 있다는 듯 박상민 파트장이 발언권을 요청했다.
“설도윤 씨, 실제로 중국 정부가 샤오마 인더스트리 측을 통제하고 있을 수 있잖아?”
“만약에 그렇다면, 중국 정부는 그들이 JASS 트레이딩에 공급하던 비료를 매입해주든가, 다른 거래처를 물색해줘야 합니다. 하지만 그런 조치를 취했다는 정보는 입수하지 못했습니다.”
“하긴 생각해보니 그렇군. 그들의 꼼수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까?”
“제 추측이 맞는지 검증해보는 것이 먼저일 듯합니다.”
“검증 방법을 얘기해봐.”
“비료 수입 가격을 인상시켜 줄 수 있다는 내용으로 메일을 보내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박상민 파트장은 내 의견에 대답하지 않고, 김진수 팀장에게 시선을 옮겼다.
김진수 팀장은 그의 의도가 무엇인지 알고 있다는 듯 입을 열었다.
“박 파트장은 샤오마 인더스트리 측에 의사를 타진해보세요. 그리고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플랜 B도 수립해놓도록 하세요.”
“네. 팀장님.”
“샤오마 인더스트리로부터 회신을 받으면 그때 회의를 재개하는 것으로 합시다. 주말 잘 보내고 월요일에 봅시다.”
***
월요일 아침.
회사에 출근한 나는 뭔가 이상한 분위기를 감지했다.
평상시와는 달리 사무실의 분위기가 매우 어수선했기 때문이었다.
이유를 파악하기 위해서 아시아 사업본부의 정보통인 윤해지에게 메신저를 보냈다.
– 설도윤 : 지난 주말에 무슨 일이라도 발생했나요?
– 윤해지 : 남현우 씨가 3~4주 정도 회사에 출근할 수 없대요.
남현우 사원은 친구를 놀렸다가 폭행당하는 바람에 전치 15주라는 중상을 입었다.
지난주까지 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오늘 출근할 예정이었고.
그런데 어찌 된 영문인지 또다시 회사에 출근할 수 없단다.
– 설도윤 : 이유를 알고 있나요?
– 윤해지 : 어젯밤에 누군가에게 폭행당해서 또다시 병원에 입원했대요.
– 설도윤 : 네? 그게 무슨··· 어쩌다가요?
– 윤해지 : 저도 자세한 건 몰라요. 조 파트장님이 본부장님께 보고할 때 입원했다는 이야기만 얘기를 들었어요.
그때, 회사에 출근한 홍서연이 말을 걸어오는 바람에 윤해지와의 메신저는 중단됐다.
“설도윤 씨, 회사 분위기가 왜 이리 어수선하죠?”
“남 선배한테 개인적인 사정이 생겨서 3~4주 정도 출근할 수 없답니다.”
“개인적인 사정이라뇨?”
“어젯밤에 누군가에게 폭행당했답니다.”
“···네!?”
남현우 사원을 가장 싫어하는 사람은 다름 아닌 홍서연.
따라서 나는 그녀가 남현우 사원이 출근하지 못하도록 손을 쓴 것으로 판단하고 있었다.
그런데 놀라는 강도로 보아 그녀는 범인이 아닌 것 같았다.
“역시 홍서연 씨도 놀라는군요.”
“그 인간을 폭행한 범인이 누구인지 밝혀졌어요?”
“그것까지는 잘 모르겠고, 어찌 됐든 3~4주 정도 시간을 벌었으니 축하합니다.”
“설도윤 씨도 저하고 피차일반 아닌가요?”
“하하. 그렇게 되나요?”
윙-
홍서연과 대화를 끝내고 업무를 시작하려는데, 박성칠 사장이 톡을 보내왔다.
– 박성칠 : 한가할 때 전화주세요.
박성칠 사장이 운영하는 횟집은 새벽까지 영업하기 때문에 이른 시간에 연락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톡을 보내왔다는 의미는 중요한 사건이 발생했다는 뜻.
이유가 뭘까 생각하다 문득 뇌리를 스쳐 지나가는 것이 하나 있었다.
– 설도윤 : 설마···
– 박성칠 : 설 하사님도 참. 저는 손 씻은 지 오래됐습니다.
박성칠 사장과 조동팔 주방장은 해병대에 입대하기 전에 힘깨나 쓰던 건달들이었다.
부모님들은 두 사람들이 정신 차리라는 의미로 반강제적으로 해병대에 입대시켜버렸다.
군 제대 후, 건달 시절로 되돌아갈 것을 우려한 부모님들은 횟집을 차려줬고.
– 설도윤 : 그럼 톡을 보내온 이유가 뭐야?
– 박성칠 : 전화로 말씀드릴게요.
핸드폰을 들고 회의실로 뛰어 들어가 박성칠 사장에게 전화 걸었다.
내 전화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신호가 울리는 것과 동시에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설 하사님, 말씀하십쇼.]“어떻게 된 상황인지 얘기해봐.”
[그 새끼가 어젯밤에 우리 횟집에 찾아와서 깽판 부렸습니다.]“하여간 그 인간도 어지간하구나.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
[제가 상대해주지 않자, 열 받았는지 느닷없이 손님들의 술상을 엎어버렸습니다.]이후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보나마나 빤했다.
졸지에 봉변당한 손님들이 남현우 사원을 복날에 개 패듯 작살내버렸을 것이다.
그에 대한 결과로 3~4주 동안 병원에 입원해야 했고.
내 추측이 맞는지 박성칠 사장에게 물었다.
[설 하사님의 추측은 50%밖에 맞지 않았습니다.]“어떤 부분이 틀렸는지 얘기해봐.”
[만취한 그 새끼가 술상을 엎어버리자, 손님들은 사과와 피해보상을 요구했습니다. 그런데 그 새끼가 손님들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주먹을 날렸습니다.]“정당방어라는 말이군.”
[저희가 제공한 CCTV를 확인한 경찰들도 똑같이 판단했습니다.]박성칠 사장과 통화를 마친 나는 사무실로 돌아가 조재석 파트장에게 통화내용을 가감 없이 보고했다.
“남현우 씨가 박 사장이 운영하는 횟집을 찾아가서 깽판 부린 이유가 뭘까?”
“남 선배는 병원에 입원하게 된 계기가 박 사장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답니다.”
“그는 친구한테 폭행당해서 병원 신세를 졌잖아.”
“박 사장이 깽판을 받아줬다면, 친구한테 폭행당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답니다.”
“그냥 미친놈이군.”
“그것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피해자들한테 사과 및 보상을 거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왜?”
“만취한 상태라서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우기고 있답니다.”
“무슨 말인지 알았어. 나는 팀장님께 보고해야 하니까, 설도윤 씨는 돌아가도 좋아.”
자리로 돌아와 앉자 최종석 과장이 다가와 말을 걸어왔다.
“설도윤 씨가 남현우 씨를 폭행한 거야?”
“큰일 날 소리하지 마십시오. 저는 개미 한 마리도 죽이지 못하는 연약한 성격의 소유자입니다.”
그때,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우리의 대화를 듣고 있던 홍서연이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으로 피식 웃었기 때문이었다.
그녀의 모습을 놓칠 최종석 과장이 아니었다.
“홍서연 씨, 방금 전에 웃은 이유가 뭐야?”
“설도윤 씨의 대답이 너무 뻔뻔스러워서요.”
“그럼 설도윤 씨가 거짓말했다는 거야?”
“네. 설도윤 씨는 엄청나게 무서운 사람이에요.”
나는 홍서연의 의도가 무엇인지 단박에 알아챘다.
귀를 쫑긋 세우고 있는 이강후 대리에게 겁을 주기 위해서 이런 얘기를 꺼낸 것이리라.
그녀의 의도를 알아챘는데, 모른 척하는 것은 직무유기였다.
“홍서연 씨, 해병대 시절에 발생했던 사건은 군사기밀입니다.”
“군사기밀이면, 박 사장과 조 주방장도 입에 담으면 안 되죠.”
“쩝! 생각해보니 그러네요.”
내가 입맛을 다시며 물러나자 최종석 과장이 그 자리를 차지하며 물어왔다.
“홍서연 씨, 설도윤 씨가 얼마나 무서운 사람인지 얘기하지 않았어.”
“해병대 시절에 북한 특수부대원들 세 명을 사살한 전공을 가지고 있대요.”
“에이, 거짓말.”
어느 누구보다 이강후 대리의 입이 먼저 열렸다.
홍서연은 믿는 구석이 있다는 듯 표정 변화 없이 말을 이어 나갔다.
“설도윤 씨는 사병으로 입대했지만 공적을 인정받아 하사로 제대했어요. 아차! 이 대리님은 군대를 다녀오지 않았으니 잘 모르겠네요?”
“뭐야!”
홍서연의 교묘한 놀림에 발끈하며 덤비는 이강후 대리였다.
하지만 두 사람의 신경전은 조재석 파트장에 의해서 시작조차 하지 못했다.
“팀장님이 회의를 소집했으니까 지금 즉시 회의실로 모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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