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llegitimate Child of a Chaebol Who Became a Genius Starts as a Low-level Employee RAW novel - Chapter (40)
천재가 된 재벌가 사생아는 말단 사원으로 시작한다-40화(40/80)
40화 : 적의 적은 아군
박상민 부장은 어떻게 대답할지 짧게 생각한 후, 란바르 싱 장관의 질문에 대답했다.
“우리 회사가 샤오마 인더스트리 측의 제안을 거절하고, RAF 케미컬과 거래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파키스탄과 중국의 관계 때문입니다.”
란바르 싱 장관은 박상민 부장의 대답을 이해하지 못했다.
중국은 자국을 견제하기 위해서 수십 년 동안 파키스탄에 공을 들였다.
그에 대한 일환으로 야히야 칸 총리의 주장을 전격 수용해 부채 50%를 탕감해주었고.
그런 상황인데, 두 나라의 관계가 나빠질 이유가 뭐가 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두 나라의 사이가 좋지 않다는 뉘앙스를 풍기고 있었고.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물었다.
“장관님도 잘 알고 계시겠지만 파키스탄 경제는 그동안 중국에 의해서 좌지우지 되어왔습니다. 그런데 중국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파키스탄을 아예 속국······.”
“잠깐만요.”
느닷없이 란바르 싱 장관이 박상민 부장의 말을 중간에 잘라버렸다.
영문을 모르고 있는 박상민 부장은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는 박상민 부장의 시선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엄중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 나갔다.
“실무자들은 지금 당장 밖으로 나가세요.”
그와 동시에 인도 측 실무자들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회의실 밖으로 퇴장했다.
우리도 그들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서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나는 란바르 싱 장관이 남아있으라는 말에 자리에 다시 앉았다.
어수선한 분위기가 가라앉자, 그가 차분한 목소리로 말문을 열었다.
“박 부장님, 나한테 하려는 얘기의 신뢰도는 어느 정도 수준입니까?”
“장관님의 질문에 대한 답변은 설도윤 씨가 대신 해드릴 겁니다.”
내가 파키스탄 선거에 개입한 건은 비밀에 부치기로 메흐무드 칸 회장과 약속한 상태.
그런 사정을 모르고 있는 박상민 부장이 뜨거운 감자를 나한테 던져주었고.
문제는 내가 입 다물고 있으면, 비료 거래 건은 물 건너간다는 것에 있었다.
‘음. 어떻게, 어디까지 말하는 게 좋으려나···.’
그때, 내 고민을 읽고 있었다는 듯 란바르 싱 장관이 타밀어를 사용해 말을 걸어왔다.
“설도윤 씨, 나만 알고 있으면 되겠지요?”
“좋습니다. 장관님을 믿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신뢰도는 100%입니다.”
‘머릿속에 경종이 안 울리는 걸 보니 문제는 없나 보군.’
“정보의 출처를 물어봐도 될까요?”
“JASS 그룹을 이끌고 있는 메흐무드 칸 회장님입니다.”
“그렇군요. 이제 파키스탄에서 어떤 사건이 있었는지 얘기해보세요.”
“작년 하반기에 파키스탄 인민당의 자르다리 당수가 중국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왕리청 외교부장은 그에게 파키스탄 민주공화당과 연합해 야히야 칸 당수를 총리로 선출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지시라···.”
란바르 싱 장관이 뭔가 생각하기 위해서 말끝을 흐렸다.
다행히 그의 생각은 그리 길지 않았다.
“자르다리 당수가 중국 정부의 꼭두각시였다는 말입니까?”
“장관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설도윤 씨는 그 사실을 어떻게 알았습니까?”
“메흐무드 칸 회장님께 직접 들었습니다.”
“그는 어떻게 알았을까요?”
“자르다리 당수가 죽기 전에 모든 사실을 털어놨답니다.”
“설마···.”
나는 란바르 싱 장관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머릿속이 훤히 들여다보였다.
“맞습니다. 자르다리 당수는 자살한 것이 아니라 메흐무드 칸 회장님께 제거당했습니다. 제거당한 이유는 장관님의 추측에 맡기겠습니다.”
“하여간 알았어요. 계속 얘기해보세요.”
“중국 정부는 총리로 선출된 야히야 칸 당수를 함정에 빠트려 끌어내리고, 자르다리 당수를 총리로 옹립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우연찮게 중국 정부와 자르다리 당수의 꿍꿍이수작을 알아버렸고, 메흐무드 칸 회장님께 말씀드렸습니다.”
“아, 그런 이유 때문에 파키스탄 민주공화당이 파키스탄 인민당과 결별한 것이군요?”
“네. 그렇습니다.”
“반중 감정을 자극한 것과 부채를 탕감시켜달라는 아이디어는 설도윤 씨 작품이었습니까?”
울고 싶은데, 뺨 때려준 란바르 싱 장관이 정말 고마웠다.
나에 대한 존재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얘기가 언급되어야 했으니까.
“부끄럽지만 그렇습니다.”
“흠··· 역시 내 추측이 맞았군요.”
“중국은 야히야 칸 총리를 눈엣가시로 여기고 있고, 알게 모르게 보복하고 있는 중입니다. JASS 트레이딩에 비료 수출을 금지한 것도 그 일환 중 하나로 판단하면 될 듯합니다.”
나는 이 정도면 됐다고 판단하고, 란바르 싱 장관과의 대화를 마무리 짓기로 결정했다.
“야히야 칸 총리는 중국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인도와 관계를 개선할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적의 적은 아군이라는 말이 있듯이 야히야 칸 총리의 제안을 전향적으로 검토해주셨으면 합니다.”
“그 문제는 내가 결정할 권한이 없으니까, 가루디 총리님께 말씀드려보겠습니다.”
“좋은 소식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궁금증을 해소한 란바르 싱 장관은 영어를 사용해 박상민 부장에게 말을 걸었다.
“이제 비료 거래 건에 대해서 협상을 재개합시다.”
“회의실 밖에서 대기하고 있는 실무진들을 부를까요?”
“그들은 계약서를 작성할 때 필요한 사람들로 알고 있습니다.”
즉, 아직은 부르지 말라는 얘기였다.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RAF 케미컬과 거래하기로 결정한 다른 이유를 들어보고 싶군요.”
“두 번째 이유는 가격 때문입니다.”
란바르 싱 장관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냐하면 RAF 케미컬이 샤오마 인더스트리가 제시한 가격보다 비쌌으니까.
그런데 오성 물산은 굳이 RAF 케미컬에서 비료를 수입할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자신의 생각을 박상민 부장에게 얘기해주며 그렇게 결정한 이유가 무엇인지 물었다.
“아닙니다. RAF 케미컬이 제시한 가격이 샤오마 인더스트리보다 저렴합니다.”
“나는 박 부장님의 말씀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겠군요.”
“샤오마 인더스트리 비료 공장은 중국 우한이라는 도시에 위치해있고, RAF 케미컬의 비료 공장은 루디아나 지역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파키스탄까지 비료를 운송하기 위해서는 운송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RAF 케미컬은 육로를 이용해 비료를 운송하기 때문에 운송비용이 대폭 절감될 터.
지금 박상민 부장은 이 점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는 중이었다.
“아, 무슨 말씀인지 감 잡았습니다.”
“RAF 케미컬 측이 제시한 거래조건을 조금 변경했으면 합니다.”
“그 문제는 람 차란 회장과 상의해보세요.”
란바르 싱 장관이 바통을 넘겨주자 그 자리를 람 차란 회장이 자연스레 이어받았다.
“박 부장님, 어떻게 변경하면 좋을지 얘기해보세요.”
“운송 조건을 EXW(Ex Works, 운송, 관세를 포함한 모든 비용을 수입자가 부담하는 조건) 아닌 DDP(Delivered Duty Paid, EXW 조건과 반대)로 변경했으면 합니다.”
람 차란 회장은 박상민 부장이 제시한 조건을 절대로 수용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파키스탄은 자국과는 달리 치안이 매우 불안정하기 때문이었다.
혹여 비료를 운송하다가 갱단에게 강탈당하기라도 한다면, 손해가 막심할 테니까.
이 문제에 대해서 언급하며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람 차란 회장님, JASS 트레이딩은 파키스탄 국경을 넘은 비료 운송 트럭을 경호원들을 동원해 호위할 계획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갱단에게 강탈당하면, RAF 케미컬 측에 책임을 묻지 않겠습니다.”
“그렇다면 아무 문제 없겠군요. 그나저나 운송 조건을 변경하려는 이유가 뭡니까?”
박상민 부장은 정말 다행이라 생각했다.
만약에 람 차란 회장이 이런 질문을 던지지 않았다면, 먼 길 돌아갈 뻔했으니까.
“다름 아니라 인도 정부가 국유화시킨 인디아 트랜스퍼에 일감을 몰아주기 위해서입니다.”
람 차란 회장은 박상민 부장의 의도를 이제야 완벽하게 캐치했다.
오성 물산은 매월 2만 톤의 비료를 수입해 파키스탄의 이슬라마바드로 운송해야 한다.
화물트럭에 10톤 정도 비료를 실을 수 있다고 가정하면, 2,000번을 왕복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일감이 없어서 허덕이는 인디아 트랜스퍼는 금방 정상화될 수 있다.
그런 생각은 자신만 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었는지 란바르 싱 장관이 불쑥 말문을 열었다.
“박 부장님의 호의에 대해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별말씀을요. 참고로 운송 조건 변경에 대한 아이디어는 설도윤 씨의 머리에서 나왔습니다.”
“아, 역시 그랬군요? 설도윤 씨, 정말 고맙습니다.”
“하하하. 부끄럽네요.”
겸연쩍어 머리를 긁적거리는 나였다.
내 모습이 우스웠는지 란바르 싱 장관이 빙긋 웃으며 람 차란 회장에게 지시 내렸다.
“오성 물산이 제안한 운송 조건을 수용하세요.”
“비료 판매를 허용한다는 말씀입니까?”
“여러모로 우리나라에 이익인데 반대할 이유가 있습니까?”
“감사합니다. 장관님.”
기뻐하는 람 차란 회장과는 달리 나는 너무 아쉽다는 생각을 떨쳐내지 못했다.
내가 수립해놓은 계획대로 상황이 전개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속으로 아쉬움을 달래는 사이, 란바르 싱 장관이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설도윤 씨, 나는 바쁜 일정이 있어서 그만 일어나야 합니다. 카슈미르 지역에 대한 분쟁 해결 방안은 나중에 들었으면 합니다.”
“언제든지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빌딩 밑에까지 내려가 란바르 싱 장관을 배웅한 우리는 회의실이 아닌 접견실로 이동했다.
이유가 뭘까 생각하는데, 람 차란 회장이 조급한 마음을 담아서 입을 열었다.
“박 부장님, 우리 회사가 오성 물산에 비료를 판매하는 데 걸림돌이 뭐가 남아있을까요?”
“딱히 없습니다만······.”
람 차란 회장은 박상민 부장이 말끝을 흐린 이유를 단박에 캐치했다.
“사실은 소문이 퍼지기 전에 우리 회사 주식을 매수하려고요.”
“아, 무슨 말씀인지 감 잡았습니다.”
“이곳에서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오.”
람 차란 회장은 이 말을 남기고 서둘러 접견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물론 카푸르 이사도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서 그의 뒤를 쫓아갔고.
박상민 부장은 이 기회를 틈타 김진수 팀장에게 전화 걸어서 협상 결과를 보고했고, 그가 크게 만족했음은 물론이었다.
그는 전화를 끊으며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JASS 트레이딩 측에는 설도윤 씨가 연락해줘.”
“네. 부장님.”
짧은 목소리로 대답한 나는 메흐무드 칸 회장에게 전화 걸었다.
몇 번의 신호음이 울린 후, 조급해하는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설도윤 씨, 어떻게 됐습니까?]“란바르 싱 장관이 비료를 수출해도 좋다고 컨펌해줬습니다.”
[휴우~ 정말 다행이네요.]메흐무드 칸 회장이 내뱉는 안도의 한숨 소리에 모든 대답이 들어있었다.
“그런데 인도 정부와 관계를 개선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길게 대화를 나누지 못했습니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까?]“란바르 싱 장관은 야히야 칸 총리의 제안에 대해서 결정할 권한이 없다며······.”
나는 메흐무드 칸 회장에게 란바르 싱 장관과 주고받은 대화 내용을 가감 없이 전했다.
“···가루디 총리에게 보고한다고 얘기했으니까 기다려봐야 할 듯합니다.”
[설도윤 씨는 가루디 총리가 어떻게 대응할 것 같아요?]“제가 적의 적은 아군이라고 얘기를 꺼냈을 때 란바르 싱 장관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좋은 결과를 기대해도 될까요?]만약을 대비하기 위해서 밑밥을 깔아놓을 필요가 있었다.
“지금 가타부타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럼, 설도윤 씨의 개인적인 의견은 어떻습니까?]“인도의 최대 적은 중국이라는 말로 대답을 갈음하겠습니다.”
[하하. 무슨 말인지 알았어요.]“협상 중간중간에 변동 상황이 생기면 연락드리겠습니다.”
메흐무드 칸 회장과 이런저런 대화를 주고받은 후, 전화를 끊었다.
그러자 귀를 쫑긋 세워놓고 있던 박상민 부장이 말을 걸어왔다.
“JASS 트레이딩 측의 반응은 어때?”
“좋은 소식을 알려줘서 고맙답니다.”
잠시 후, 자리를 비웠던 람 차란 회장과 카푸르 이사가 접견실에 모습을 드러냈다.
두 사람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한 것으로 판단컨대 원하는 만큼 주식을 매수한 것 같았다.
두 사람이 소파에 앉자, 박상민 부장이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말을 걸었다.
“람 차란 회장님, 어떻게 됐습니까?”
“허허허.”
람 차란 회장의 너털웃음 속에 원하는 대답이 들어있었다.
그의 웃음이 잦아들자, 박상민 부장이 덕담을 건넸다.
“이번 기회에 대박 치기를 기원하겠습니다.”
“하하. 고맙습니다. 그러는 의미에서 점심 식사는 내가 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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