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llegitimate Child of a Chaebol Who Became a Genius Starts as a Low-level Employee RAW novel - Chapter (44)
천재가 된 재벌가 사생아는 말단 사원으로 시작한다-44화(44/80)
44화 : 불길한 예감은 언제나 맞아떨어지는 법
식사 장소로 이동하는 차 안에서 람 차란 회장은 나에게 들어주기 어려운 부탁을 해왔다.
다름 아니라 RAF 케미컬이 무사히 인디아 트랜스퍼를 인수할 수 있도록 란바르 싱 장관에게 얘기를 꺼내달라는 내용이었다.
그 문제는 내 권한 밖의 일이었기 때문에 그의 제안을 정중하게 거절했다.
하지만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식사하는 내내 계속해서 신호를 보내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싫다고 거절하려는 순간에 느닷없이 란바르 싱 장관이 말을 걸어왔다.
“설도윤 씨, 람 차란 회장에게 어떤 부탁을 받았는지 얘기해보세요.”
“···알고 계셨습니까?”
“나도 눈치라는 것을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에라 모르겠다’라는 심정으로 뜨거운 감자를 람 차란 회장에게 던져버리기로 결정했다.
“장관님, 당사자한테 직접 듣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그렇게 하는 것이 낫겠네요. 람 차란 회장, 얼른 얘기해보세요.”
람 차란 회장은 이때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초롱초롱 두 눈을 빛내며 말문을 열었다.
“우리 회사가 비료와 쌀을 파키스탄에 수출하려면 화물 트럭이 많이 필요합니다. 업무 효율성 증대와 사업 다각화를 위해서 우리 회사가 인디아 트랜스퍼를 인수했으면 합니다.”
“흠··· 충분히 일리 있는 얘기군요. 총리님과 상의해서 조만간에 결론 내려 주죠.”
“신경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나한테 귀중한 정보를 알려준 대가라고 생각하세요.”
람 차란 회장은 RAF 케미컬의 주가가 크게 상승할 것이라며, 란바르 싱 장관에게 주식을 매수하라고 넌지시 권유했다.
지금 그는 그 건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는 것이다.
“아, 알겠습니다.”
“비료 판매 계약을 축하하는 의미로 건배 한번 할까요?”
저녁식사는 화기애애하게 무르익어 갔지만 불행하게도 내 몸의 상태는 그렇지 않았다.
조금 전까지 불편했던 아랫배가 살살 아파오기 시작했다.
점심때 먹은 음식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 틀림없었다.
밀려오는 고통을 참을 수 없어서 란바르 싱 장관에게 양해를 구하고 화장실로 뛰어갔다.
시원하게 볼일을 본 후 세면대에서 손을 씻고 있는데, 눈이 반쯤 풀린 이강후 대리가 화장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왔다.
술 취한 그와 같은 공간에 있어 봐야 좋을 것은 없었기에 서둘러 밖으로 나가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그가 문을 가로막는 바람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 대리님, 밖으로 나가게 비켜주시죠?”
“싫은데.”
순간, 화가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지만 꾹 참을 수
밖에 없었다.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한계치를 넘어버리면 투명인간으로 변한다.
그렇게 되면 말 그대로 초대형사고가 발생할 수 있을 테니까.
‘쩝, 투명인간으로 변하는 효능이 생각보다 좋지는 않네.’
“이 대리님, 비켜 주시죠?”
“싫다고 얘기했잖아. 고아 새끼야.”
이성은 참으라고 아우성쳤지만 감정은 그렇지 못했다.
“나한테 뭐가 불만이야?”
“부랄 두 쪽밖에 없는 고아 새끼 주제에······.”
뎅!
머릿속에 커다란 종소리가 들려왔다.
금기어를 두 번 연속 들은 탓인지 분노가 한계치를 넘어버린 것이리라.
5분 후에는 투명인간으로 변하기 때문에 무조건 사람들 눈에 뜨이지 않는 곳에 숨어야 한다.
그런데 이강후 대리가 화장실 출입문을 막은 상태로 버티고 있었고.
어쩔 수 없이 순간적으로 그를 휙 젖히고 밖으로 뛰어나갔다.
룸 안으로는 들어갈 수는 없기 때문에 식당 밖으로 방향을 틀었다.
숨어 있을 만한 공간을 찾던 도중에 사람 통행이 없는 으슥한 골목이 눈에 들어왔다.
골목에 뛰어들어 숨을 돌리는 사이, 서서히 몸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천만다행이라 생각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던 도중에 문득 떠오르는 것이 하나 있었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알아볼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일단 실험해 봐야겠어.’
어렵지 않게 결심을 굳히고 골목을 빠져나와 대로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다행히 길거리를 오가는 행인들 어느 누구도 나에게 눈길을 주지 않았다.
이는 즉, 내가 투명인간으로 변한 사실을 모르고 있다는 뜻.
신비의 명약의 효능에 감탄하는 사이, 이질적인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이강후 대리가 식당 출입문을 열고 두리번거리며 길거리로 나왔기 때문이었다.
그것보다 더욱 이질적인 장면은 건장한 체격의 소유자 네 명이 길이 6~70cm 정도인 쇠파이프를 소지한 상태로 그의 뒤를 쫓아가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들의 2~3m 뒤에는 명품 옷을 걸친 남자가 거만한 표정으로 쫓아가고 있었고.
나는 어떤 상황인지 대충 감이 잡혔다.
사고뭉치인 이강후 대리가 명품 옷을 입은 남자와 모종의 시비를 벌인 것이리라.
이에 격분한 그가 경호원(?)들을 동원해 복수하려는 것이었고.
‘···잘못하면 큰일 나겠는데. 그래도 죽게 내버려 둘 순 없지.’
이강후 대리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사적으로는 4촌 동생이자 공적으로는 입사동기.
거기에 사건사고가 발생한다면 일행인 나에게도 어떻게든 영향이 있으리라.
즉, 모른 척 외면하기보단 직접 보고 판단하는 게 맞았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 달려가 그들을 제압할 수는 없었다.
내 추측이 틀릴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었으니까.
“일단 저들의 뒤를 쫓아가봐야겠군.”
뎅뎅!
행인들을 요리조리 피해가며 괴한들의 뒤를 쫓던 도중에 종소리가 크게 들려왔다.
또다시 마음이 급해졌다.
투명인간으로 변한 상태에서 괴한들을 제압하는 것이 훨씬 나았으니까.
그런데 그들은 이강후 대리를 뒤쫓고만 있을 뿐, 해코지할 생각은 없어 보였다.
“내 예측이 틀렸나? 그렇다면 다행이고.”
갈팡질팡하다 약 1분 정도 남기고 인적이 없는 골목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러자 드디어 해제된 투명인간 상태.
그사이에 부디 아무 일 없기를 바라며 대로변으로 뛰어나갔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불길한 예감은 여지없이 맞아떨어졌다.
퍽퍽!
이강후 대리가 괴한들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전력으로 질주해 폭행을 가하는 괴한의 등을 팔꿈치고 강하게 찍어 눌렀다.
“컥!”
무방비 상태로 등짝을 얻어맞은 탓인지 괴한은 비명을 지르며 땅바닥에 고꾸라졌다.
나는 연결 동작으로 그의 머리를 강하게 걷어찼다.
정신을 잃었는지 그가 땅바닥에 축 늘어졌다.
동료가 당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괴한이 내 머리를 노리고 쇠파이프를 크게 휘둘렀다.
나는 고개를 숙여 살짝 피한 후, 괴한에게 다가가 복부에 어퍼컷을 선사했다.
“커억!”
괴한은 비명 소리와 함께 복부를 움켜쥐며 허리를 숙였다.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나는 손날을 이용해 괴한의 뒤통수를 강하게 가격했다.
의식이 끊겼다는 듯 괴한은 통나무 쓰러지듯 땅바닥에 쓰러졌다.
그와 동시에 괴한의 손에 들려있던 쇠파이프가 ‘뎅그렁!’ 소리와 함께 땅바닥에 떨어졌다.
나는 재빨리 바닥에 떨어진 쇠파이프를 주워 들었다.
그때, 괴한이 기습적으로 내 머리를 향해 쇠파이프를 휘둘렀다.
깡!
나는 재빠른 동작으로 쇠파이프로 막아낸 후, 발을 이용해 괴한의 낭심을 가격했다.
“커억!”
괴한은 쇠파이프를 땅바닥에 떨어뜨리며 벌레처럼 몸을 둥글게 말았다.
이번에도 주저하지 않고 괴한의 뒤통수를 쇠파이프로 내리쳤다.
괴한은 비명 소리도 지르지 못하고 정신을 잃으며 땅바닥에 고꾸라졌다.
졸지에 혼자 남은 괴한은 쇠파이프를 집어던지고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하지만 나는 그를 봐줄 생각이 전혀 없었다.
피와 살이 난무하는 전쟁터에서 설익게 베푸는 자비는 곧 나의 죽음과 직결되는 법이니까.
나는 무릎 꿇은 괴한에게 다가가 쇠파이프를 사정없이 휘둘렀다.
“컥!”
비명을 지른 괴한은 힘없이 쓰러져 땅바닥에 고꾸라졌다.
이제 내가 해치워야 할 괴한은 명품 옷을 입은 남자밖에 없었다.
고개를 돌리는 순간, 절체절명의 상황과 마주했다.
그가 손에 권총을 들고 나를 겨누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가 발사한 총알에 맞으면 최소한 중상 또는 사망.
‘젠장. 괜히 남의 일이 괜히 끼어들어서는.’
땅을 치고 후회해봐야 이미 때는 늦어도 한참 늦은 상태.
놈을 제압할 방법을 짧게 생각한 후, 구두를 반쯤 벗으며 항복한다는 의미로 양손을 높게 들어 올렸다.
그러면서 쇠파이프를 땅바닥에 의도적으로 강하게 떨어뜨렸다.
뎅그렁!
예상대로 명품 옷을 입은 놈의 시선이 쇠파이프로 향했다.
이때다 싶어 나는 반쯤 벗어놓은 구두를 놈의 면상을 향해 날렸다.
퍽!
구두에 면상을 정통으로 얻어맞은 놈의 자세가 순간적으로 흐트러졌다.
그 기회를 틈타 비호같은 동작으로 놈에게 몸을 날려 주먹으로 관자놀이를 가격했다.
“컥!”
놈은 단말마를 지르며 ‘쿵’ 소리와 함께 땅바닥에 쓰러졌다.
내가 괴한들을 처치하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1~2분 내외였다.
재빨리 이강후 대리에게 달려가 상태를 확인하니 그는 이미 만신창이가 되어있었다.
코에 손을 대보니 숨은 쉬고 있는 것으로 보아 죽지는 않은 것 같았다.
천만다행이라 생각하며, 조재석 파트장에게 급히 전화 걸었다.
몇 번의 신호음이 울린 후, 걱정스러워하는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설도윤 씨, 아직도 화장실이야?]“아닙니다. 시간이 없으니까, 용건만 간단히 말씀드리겠습니다.”
[빨리 얘기해봐.]긴장했다는 듯 조재석 파트장의 목소리가 딱딱하게 굳어졌다.
“이 대리가 괴한들에게 폭행당해서 의식 불명 상태에 빠져있습니다.”
[뭐라고!!]예상대로 조재석 파트장이 깜짝 놀라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파트장님, 인도 측 사람들에게 부탁해서 응급차를 불러주십시오.”
[위치를 얘기해봐.]“식당 정면에서 500m 정도 떨어진 지점이고 근처에 주유소가 있습니다. 그리고 괴한들도 병원에 후송해야 하니까 응급차 여러 대를 불러주십시오.”
[알았어.]뚝.
마음 급한 조재석 파트장이 전화를 먼저 끊어버렸다.
나는 핸드폰을 주머니에 집어넣으며 주위에 몰려든 행인들에게 큰 목소리로 외쳤다.
“이곳에서 발생했던 사건들을 핸드폰으로 촬영한 분이 있으면 말씀해주십시오.”
내가 이렇게 얘기한 이유는 내가 괴한들을 폭행한 범인으로 몰릴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늘이 도왔는지 20대로 보이는 여자가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제가 촬영했어요.”
“제가 동영상을 구입했으면 좋겠는데, 내용을 확인할 수 있을까요?”
이름 모를 여자에게 핸드폰을 건네받은 나는 동영상을 재생시켰다.
다행히 이강후 대리가 괴한들로부터 폭행당하는 장면부터 촬영되어 있었다.
가장 중요한 증거를 확보했기 때문에 이후에 촬영된 장면들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녀에게 핸드폰을 돌려주며 흥정을 시작했다.
“제가 가지고 있는 돈이 300달러밖에 없습니다. 이 정도면 될까요?”
“사례는 필요 없어요.”
“어떻게 그럴 수 있겠습니까.”
양복 안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들어있던 돈 전부를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그녀는 받기 싫다고 극구 사양했지만, 고집을 부려가며 기어이 손에 돈을 쥐여 주었다.
내가 그렇게 행동한 이유는 사람 마음은 언제든지 돌변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녀에게 핸드폰 번호를 알려주자 촬영한 동영상을 보내왔다.
동영상 내용을 꼼꼼히 확인한 후, 감사의 말을 건네는 순간에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내가 있는 곳으로 란바르 싱 장관 등이 헐레벌떡 달려왔기 때문이었다.
주위에 있던 행인들은 그의 얼굴을 알아보고 화들짝 놀라 한걸음 뒤로 물러섰다.
물론 놀란 사람들 중에는 이름 모를 여자도 포함되어 있었고.
그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헉헉··· 다친 곳은 없습니까?”
“보시다시피 괜찮습니다.”
“헉헉··· 정말 다행이네요.”
‘최악의 상황을 대비할 필요가 있겠지.’
“본의 아니게 인도 사람들에게 손을 썼습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란바르 싱 장관이 여기저기에 널브러져 있는 괴한들에게 시선을 돌렸다.
괴한들의 처참한 모습을 확인한 그는 인상을 찌푸리며 말을 이었다.
“설도윤 씨, 너무 심한 것 아닙니까?”
그때, 우리의 대화를 듣고 있었는지 이름 모를 여자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장관님, 저는 아말 수니타라고 합니다. 이분은 아무 잘못 없습니다.”
“수니타 씨, 그렇게 말한 이유가 있겠지요?”
“괴한들은 저기 쓰러져있는 한국 사람을 무차별 폭행했어요. 이분이 달려와서 괴한들을 처치하지 않았다면, 저 사람은 죽었을 거예요.”
삐뽀삐뽀.
그때, 응급차들이 맹렬한 속도로 달려오는 바람에 두 사람의 대화는 자동적으로 중단됐다.
란바르 싱 장관은 의사에게 신분을 밝히며 이강후 대리를 특히 더 신경 써달라고 부탁했다.
잔뜩 긴장한 의사는 알았다며 큰 목소리로 대답했고.
응급 대원들이 여기저기에 널브러져 있는 환자들을 수습해 응급차에 실어 병원으로 떠나가자, 란바르 싱 장관이 말문을 열었다.
“박 부장님과 설도윤 씨는 나하고 같이 병원으로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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