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llegitimate Child of a Chaebol Who Became a Genius Starts as a Low-level Employee RAW novel - Chapter (53)
천재가 된 재벌가 사생아는 말단 사원으로 시작한다-53화(53/80)
53화 : 이번에는 우즈베키스탄
월요일 아침.
회사에 출근하니, 원성우 팀장을 포함한 마케팅 5팀 직원들이 꾀죄죄한 몰골로 업무에 집중하고 있었다.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발주한 관용차 교체 프로젝트와 관련해서 P&J 트레이딩이 산출한 견적서를 검증하고, 재 견적을 산출하기 위해 주말을 반납했기 때문이리라.
그들이 처해있는 처지가 안쓰러웠지만, 샐러리맨의 직업 특성상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다.
어깨에 메고 있던 가방을 책상에 내려놓으며 의자에 앉으니, 먼저 출근한 최종석 과장이 말을 붙여왔다.
“마케팅 5팀이 똥오줌 가리지 못하는 이유가 설도윤 씨 때문이라며?”
최종석 과장은 아시아 사업본부의 소식통답게 돌아가는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만약을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의뭉을 떨 필요가 있었다.
“에이,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우즈베키스탄, 바잉 파워, 운송 방법,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와! 도대체 과장님의 정보망은 어디까지 깔려있는 겁니까?”
“후후. 알려고 하면 다쳐. 업무 시작하려면 시간이 조금 남았는데, 모닝커피 어때?”
최종석 과장의 의도가 빤히 들여다보였다.
우즈베키스탄 정부의 관용차 교체 프로젝트에 대한 추가 정보를 입수하려는 것이리라.
‘최 과장님은 왜 이렇게 호기심이 많은지 알다가도 모르겠다는 말이야.’
“커피 사주시면 가고요.”
“그야 당연한 거 아니야.”
휴게실.
커피를 꿀꺽꿀꺽 마신 최종석 과장이 빈 캔을 테이블에 내려놓으며 말을 걸어왔다.
“설도윤 씨는 프로젝트를 어떤 방법으로 수주한 거야?”
“제 지인이 추진하고 있던 프로젝트를 넘겨받은 겁니다.”
“그분이 왜 넘겨줬는데?”
원성우 팀장과 약속한 것이 있기 때문에 모든 것을 까밝힐 수는 없었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자세한 이유는 묻지 말라는 뜻이지?”
“때로는 모르는 것이 좋을 때가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더 이상 묻지 않을게.”
뻘쭘한 상황을 전환시키기 위해서 다른 얘기를 꺼내 들었다.
“과장님, 태국에서 사고 당한 남현우 선배는 어떻게 됐습니까?”
언제 그랬냐는 듯 최종석 과장의 눈빛이 다시 초롱초롱 빛나기 시작했다.
“워낙 사고를 심하게 당한 탓에 적어도 3~4개월은 병원에 입원해 있어야 한대.”
“이제 남 선배는 병원 간판만 봐도 진저리치겠네요.”
“아무래도 그렇겠지.”
“올해에만 벌써 세 번째 병원 신세를 지고 있다니 정말 믿겨지지 않습니다.”
윙-
핸드폰이 진동해 발신자를 확인하니, P&J 트레이딩의 정선호 부사장이 보낸 톡이었다.
– 정선호 부사장 : 언제쯤 결론 날까?
– 설도윤 : 아무리 늦어도 오전에는 결론날 겁니다.
– 정선호 부사장 : 좋은 결과를 기대해도 되겠지?
물론 나는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았다.
왜냐하면 원성우 팀장에게 알려준 핵심 키워드가 강력한 것이었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서 말을 아낄 필요는 있었다.
– 설도윤 :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 정선호 부사장 : 알았어. 좋은 소식 기다리고 있을게.
정선호 부사장과 톡을 끝내는 순간, 마케팅 5팀의 박지섭 대리가 휴게실로 들어와 최종석 과장에게 말을 걸었다.
“과장님, 본부장님이 설도윤 씨를 찾고 있습니다.”
“알았어. 얼른 데리고 가.”
그의 뒤를 따라 회의실 안으로 들어간 나는 장민국 본부장에게 묵례한 후, 비어있는 의자에 앉았다.
그는 회의 참석자들을 주욱~ 둘러본 후, 차분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원 팀장, 이제 보고해봐.”
“네. 본부장님. 자료를 보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원성우 팀장의 말이 끝나는 것과 동시에 대기하고 직원이 회의실 조명을 껐다.
선임사원인 방진호 차장은 빔 프로젝터의 전원을 켜고, 노트북 엔터키를 눌렀다.
그러자 스크린에 ‘우즈베키스탄 관용차 교체 프로젝트’라는 제목의 장표가 비춰졌다.
“2개월 전에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노후한 관용차 800대를 교체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교체 대상 차종은 다음 장표를 보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원성우 팀장이 고개를 끄덕이자, 스크린에 다른 내용의 장표가 비춰졌다.
“최고급 승용차는 90대, 일반 승용차 570대, 승합차 120대, 버스 20대입니다.”
“원 팀장, 버스는 폭이 넓어서 컨테이너에 들어갈 수 없을 텐데, 어떻게 운송할 계획인가?”
“화물선에 실어서 이란의 반다르아바스 항구까지 운송하고, 육로를 이용해서 우즈베키스탄에 도착시킬 계획입니다.”
“그렇게 하면 되겠군. 승합차와 승용차는 철도로 운송할 예정인가?”
“그 방법이 가장 비용이 적게 들어갑니다.”
“알았어. 계속 보고해봐.”
“P&J 트레이딩은 OZ 모터스에 4,000만 달러에 견적을 제시했습니다. 자동차 매입, 운송, 기타비용을 포함한 금액은 3,600만 달러였습니다.”
“P&J 트레이딩의 이익이 400만 달러라는 말이군.”
“그렇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3,300만 달러를 견적으로 산출했습니다.”
장민국 본부장은 원성우 팀장의 보고를 이해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P&J 트레이딩도 최선을 다해서 견적을 산출했을 것이니까.
그런데 원성우 팀장은 P&J 트레이닝보다 300만 달러나 절감한 견적을 산출했단다.
비용을 절감한 비결이 무엇인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모든 아이디어는 설도윤 씨의 머리에서 나왔습니다.”
“그래? 설도윤 씨, 수고했어.”
“본부장님, 제가 아니었더라도 마케팅 5팀 직원들도 똑같이 생각하고 있었을 겁니다.”
“설도윤 씨는 겸손이 너무 지나쳐.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죄송합니다.”
“죄송할 것까지는 없고. 원 팀장, 계속 보고해봐.”
“우리 회사는 자동차 제조회사로부터 평소 많은 자동차를 구입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서 바잉 파워를 발휘했습니다. 그 덕분에 220만 달러를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잘했어. 나머지 80만 달러는 어떻게 절감했나?”
“우리 회사는 지금까지 TCR 즉, 중국 횡단철도를 이용했습니다. 그런데, 설도윤 씨가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이용하는 방법을 제안했습니다.”
“시베리아 횡단철도는 시간도 오래 걸리고 이용료가 비싸지 않나?”
“원래는 그랬습니다만, 현재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서 화물 운송량이 큰 폭으로 감소했습니다.”
원성우 팀장은 나에게 들은 정보와 자체적으로 파악한 정보를 장민국 본부장에게 보고했다.
그의 설명이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내가 추가로 설명했음은 물론이었다.
“···컨테이너 운송기간 또한 열흘 가까이 빨리지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그럼,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이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군.”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이제 우리 회사의 이익이 얼마인가?”
“P&J 트레이딩과 OZ 글로벌에 커미션으로 지급할 80만 달러를 제외하면, 620만 달러가 우리 회사 이익입니다.”
“이익이 너무 많은 거 아니야?”
원성우 팀장도 장민국 본부장과 같은 생각이었다.
3,300만 달러를 투자해 620만 달러라는 엄청난 이익을 얻는 비즈니스는 흔치 않으니까.
그렇다고 OZ 모터스 측에 깎아주고 싶은 마음은 1도 없었다.
그때, 고개를 갸웃거리는 설도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이는 즉, 자신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는 뜻으로 해석해야 한다.
“본부장님, 프로젝트를 수주해온 설도윤 씨의 의견을 들어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그렇게 하는 것이 좋겠군. 설도윤 씨, 얼른 얘기해봐.”
나는 누군가 말을 걸어주기를 바라며 의도적으로 동작을 크게 했다.
다행히 내 모습을 확인한 원성우 팀장이 얘기를 꺼내 주었고.
주말 동안에 구상했던 시나리오를 다시 한번 떠올린 후, 장민국 본부장의 요청에 대답했다.
“제 의견을 말씀드리기 전에 마케팅 5팀에 사감이 전혀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혹시 모르니까. 밑밥부터 깔아주고.’
“여러분들은 설도윤 씨 얘기 들었지?”
“네! 본부장님.”
마케팅 5팀 직원들이 큰 목소리로 대답했다.
“설도윤 씨, 원 팀장이 보고한 내용 중에서 뭐가 잘못됐는지 얘기해봐.”
“바잉 파워와 관련해서 마케팅 5팀은 너무 소극적으로 대응한 측면이 있습니다.”
“어떤 점이 그렇다는 거야?”
“우리 회사만 자동차 제조회사에서 많은 자동차를 구입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순간, 원성우 팀장은 아차 했다.
설도윤의 대답에는 바잉 파워를 오성 물산이 아니라, 오성 그룹 전체로 확대하라는 의미가 담겨있었으니까.
그렇게 하면, 지금보다 2~3%는 추가로 할인받을 수 있을 것이다.
자신들의 실수가 명확했기 때문에 그를 원망할 수조차 없었다.
“본부장님, 제가 거기까지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장민국 본부장은 이 자리에 원성우 팀장만 있었으면 반쯤 죽여 놨을 것이다.
하지만 지켜보는 눈들이 있어서 화를 꾹꾹 눌러 담을 수밖에 없었다.
“후우, 그럴 수도 있지. 오성 그룹을 동원하면, 어느 정도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까?”
“최소 100만 달러 정도는 절감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럼, 우리 회사의 이익이 720만 달러라고 생각하면 되나?”
“네. 그렇습니다.”
“원 팀장, 기분 나쁘다고 설도윤 씨한테 해코지하면, 내가 용서치 않을 거야.”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원성우 팀장이 손사래를 쳐가며 강력하게 부인했다.
“원 팀장을 믿어보겠어. 설도윤 씨, 계속 보고해봐.”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관용차 교체 프로젝트는 P&J 트레이딩이 수주했고, 우여곡절 끝에 우리 회사까지 넘어왔습니다. 이점을 감안해서 P&J 트레이딩에 추가로 발생한 이익을 일부 나눠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인지상정이겠지.”
“그리고 프로젝트를 수주한 OZ 모터스 측에도 일부 이익을 나눠줬으면 좋겠습니다.”
“OZ 모터스의 우르노프 회장은 돈 많기로 소문난 부자라며?”
장민국 본부장의 질문에는 싫다는 뜻이 담겨있었다.
물론 나는 믿는 구석이 있었기 때문에 걱정을 1도 하지 않았지만.
“우르노프 회장은 찢어지게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고, 학교도 다니지 못하고 생업전선에 뛰어들어 오늘날의 부를 일궈냈답니다. 자수성가한 사람일수록 돈에 대한 욕심이 많다는 것은 일반상식입니다.
“당연히 그렇겠지.”
“우리 회사가 OZ 모터스와 거래를 이어가려면, 통 큰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원 팀장의 생각을 얘기해봐.”
“저도 설도윤 씨의 의견에 적극 동의합니다.”
“흠···.”
장민국 본부장이 턱을 쓰다듬으며 생각에 잠겼다.
나는 그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 감 잡고 있었기 때문에 마음을 가라앉히고 앉아있었다.
잠시 후, 드디어 생각을 끝냈다는 듯 그가 말문을 틔웠다.
“원 팀장, OZ 모터스 측과는 3,800만 달러에 계약하고, P&J 트레이딩 측에는 커미션으로 200만 달러를 지급해.”
“본부장님의 지시를 따르겠습니다.”
“설도윤 씨는 결정된 내용을 P&J 트레이딩 측에 통보해주고.”
하지만 나는 장민국 본부장과 생각이 조금 달랐다.
“본부장님이 결정한 사안을 P&J 트레이딩이 우르노프 회장에게 전달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왜?”
“우리 회사는 앞으로도 OZ 모터스와 지속적인 거래를 이어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기회에 우르노프 회장에게 직접 생색내라는 말이야?”
역시 쿵하면 척이었다.
“그렇게 하시는 것이 훨씬 효과가 클듯합니다.”
“좋은 생각이야. 언제 통화하면 좋을까?”
“전화 통화하는 것보다 우르노프 회장을 직접 만나서 얘기해주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내가 우즈베키스탄에 출장가라는 말이야?”
“네. 그렇습니다. 그와 안면을 터놓으면, 앞으로도 우리 회사에 큰 도움이 될 듯합니다.”
“나쁘지 않은 아이디어군. 설도윤 씨도 동행하는 조건이면, 긍정적으로 생각해볼게.”
“네? 저도요?”
전혀 예상치 못한 전개에 손가락으로 나를 가리키며 물었다.
“나는 우즈베크어를 구사할 수 없잖아. 설도윤 씨가 통역 역할을 수행해.”
“저는 마케팅 5팀 소속이 아닙니다.”
“물론 그렇지만, 설도윤 씨가 내 부하사원인 것은 맞잖아.”
장민국 본부장에게 결정타를 얻어맞은 나는 달리 대꾸할 말이 없었다.
“···알겠습니다.”
“하하하.”
기운 빠진 내 목소리에 아랑곳하지 않고 화통한 웃음으로 화답하는 장민국 본부장이었다.
그의 웃음이 잦아들자, 원성우 팀장이 입을 열었다.
“본부장님, 우즈베키스탄에 출장 가시려면 서둘러야 할 듯합니다.”
“왜?”
“우즈베키스탄은 조만간에 40도가 넘는 폭염이 시작된답니다.”
“그럼, 다음 주에 출장 가는 것으로 하자고.”
얼떨결에 우즈베키스탄으로 끌려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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