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llegitimate Child of a Chaebol Who Became a Genius Starts as a Low-level Employee RAW novel - Chapter (56)
천재가 된 재벌가 사생아는 말단 사원으로 시작한다-56화(56/80)
56화 : 좋습니다. 그렇게 합시다.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제공해준 안가는 시내에서 멀리 떨어진 외곽에 위치하고 있었다.
커다란 대문을 통과해 안으로 들어가니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저택이 맞이해 주었다.
차창을 통해 저택 규모를 확인한 방진호 차장이 감탄사를 연발하며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와! 안가가 아니라 저택이라는 표현이 맞겠군. 설도윤 씨는 어떻게 생각해?”
사실 나는 안가의 규모에 대해서 별다른 감흥이 없었다.
파키스탄에 출장 갔을 때 샤하디 라자의 부모님 저택에서 하룻밤 머문 적이 있었으니까.
사실대로 얘기해봐야 으스대는 꼴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말을 아끼기로 결정했다.
“저도 차장님과 같은 생각입니다.”
그때, 시큰둥한 표정으로 앉아있는 홍서연이 방진호 차장의 눈에 들어왔다.
그녀는 안가보다 큰 저택에서 머무른 경험이 많다는 듯 별다른 내색을 보이지 않았다.
자신의 추측이 맞는지 조심스런 목소리로 물었다.
“파키스탄에 살고 있는 제 친구의 저택이 안가보다 두 배 이상은 컸어요.”
“그럼, 설도윤 씨가 거짓말했다는 말이야?”
“본인에게 직접 물어보세요.”
“······.”
그와 동시에 방진호 차장의 시선이 나에게 돌아왔다.
‘아오, 이거 완전 T네. 제발 눈치 좀 챙겨라.’
“차장님, 대충 넘어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는 뜻으로 해석하면 되겠지?”
“예, 물론이죠.”
뻘쭘한 시간이 흐르고 얼마 지나지 않아 승합차가 본관 앞에 정차했다.
승합차에서 내리자 대기하고 있던 안가 직원이 공지사항을 전달했다.
“여러분들의 캐리어는 직원들이 가지고 갈 겁니다. 날씨가 뜨거우니 안으로 모시겠습니다.”
안가 직원을 따라 본관 안으로 들어가니,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우리를 맞이했다.
에어컨 바람을 쐬며 더위를 잠시 식히는 사이, 박상현 사장이 입을 열었다.
“OZ 모터스 측과는 내일 오전부터 협상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따라서 오늘은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면 됩니다. 가니에프 사장님, 스쿠로프 사장님 저희를 마중하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박상현 사장에게 감사 인사를 받은 두 사람은 곧바로 안가를 떠나갔다.
현관 밖까지 나가 두 사람을 배웅한 우리는 널찍한 거실 소파에 앉아 잠시 한숨을 돌렸다.
“박 사장님, 자동차 운송방법과 관련한 대책을 수립해놓는 것이 좋겠지요?”
“저도 본부장님과 같은 생각입니다. 휴식을 취하고 두 시간 후에 만나는 것이 어떨까요?”
“그렇게 합시다.”
간단하게 결론 내리는 장민국 본부장이었다.
곧이어 정선호 부사장이 공지사항을 전달했다.
“이제부터 숙소를 배정해드리겠습니다. 먼저 장민국 본부장님은 저기 보이는···.”
그때,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왜냐하면 나하고 홍서연만 3층을 배정받았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배정한 이유를 물어보고 싶었지만 지금은 적절한 때가 아니었다.
궁금함을 꾹꾹 눌러 담으며 캐리어를 들고 3층으로 올라갔다.
배정받은 숙소에 들어가 캐리어를 열어 짐을 정리한 후, 편안한 옷으로 갈아입었다.
그러고는 침대에 걸터앉아 비행기에서 인연을 맺은 소피아에게 전화 걸었다.
몇 번의 신호음이 들린 후, 상냥한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 말씀하세요.]“소피아 씨, 사정이 생기는 바람에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됐습니다.”
[설도윤 씨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니까 신경 쓰지 마세요.]이게 무슨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라는 말인가.
나는 소피아에게 우즈베키스탄에 출장 오는 이유에 대해서는 입도 뻥긋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녀는 내가 처해있는 상황을 알고 있는 듯한 뉘앙스를 보여주었고.
내 추측이 맞는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설도윤 씨가 VIP 전용 통로를 통해서 밖으로 나가는 모습을 봤어요. 일행들 중에는 제가 알고 있는 분도 있었고요.]우리와 같이 이동한 우즈베키스탄 사람은 가니에프 사장과 스쿠로프 사장밖에 없다.
소피아에게 두 사람 중에 누구를 알고 있는지 물었다.
[친한 친구의 아버님이 OZ 모터스의 가니에프 사장님이에요.]“와! 세상은 넓고도 좁다더니, 그 말이 사실인 것 같네요.”
[그러게 말이에요. 인연이 닿으면 다시 만날 수 있을 거예요.]“저도 그날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피곤할 텐데 편히 쉬세요.”
딸깍.
전화를 끊은 후, 피곤한 몸을 달래기 위해서 침대에 몸을 뉘었다.
***
알람을 맞춰놓은 시간보다 먼저 잠에서 깨어났다.
비즈니스 클래스를 이용하다 보니 다른 때보다 피곤이 덜 쌓였기 때문이리라.
멀뚱히 침대에 누워있는 것보다는 산책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고 1층으로 내려갔다.
그런데 박상현 사장과 정선호 부사장이 소파에 앉아서 대화 나누고 있는 것이 아닌가.
마침 잘됐다고 생각하며 비어있는 소파에 앉으며, 정선호 부사장에게 말을 걸었다.
“2층에 방도 많은데, 제 숙소를 3층에 배정한 이유가 있습니까?”
“설도윤 씨도 대충 눈치챘잖아.”
정선호 부사장은 나하고 홍서연이 연인 사이라고 오해하고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
“정 부사장님, 저하고 홍서연 씨는 단지 회사 동료일 뿐입니다.”
“이런, 내가 큰 실수를 저질렀군. 2층으로 방을 옮겨줄까?”
“이미 짐을 풀었으니 그럴 필요는 없을 듯합니다.”
그때, 우리의 대화가 끝났다고 판단한 박상현 사장이 말문을 열었다.
“설도윤 씨, 지금까지 천재적인 능력을 감추고 있었던 이유가 뭐야?”
나는 언젠가는 박상현 사장에게 이런 질문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그와 같은 직장에 근무할 때는 지극히 평범한 모습만 보여주었으니까.
“비밀을 지켜주신다고 약속해주시면 말씀드리고요.”
“그렇게 할 테니까, 얼른 얘기해봐.”
“회사를 그만두는 날 오후에 신약 테스트 실험에 참여한 적이 있습니다.”
“설마···.”
뭔가 생각난 것이 있다는 듯 박상현 사장이 말끝을 흐렸다.
나는 그가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훤히 들여다보였다.
“예, 신약을 복용하자마자 정신을 잃었고 깨어나 보니 달라져 있었습니다.”
‘뭐, 신비의 명약의 줄임말이 신약인 것은 맞잖아.’
“우리보고 설도윤 씨의 말을 믿으라는 말이야?”
“믿지 않으셔도 상관없습니다만, 사실입니다.”
“그렇게 얘기하니 거짓말로 치부할 수도 없고. 천재로 변했다는 사실을 테스트 주관자에게 얘기했어?”
“그렇게 하면 생체 실험하자고 덤벼들 텐데 어떻게 얘기합니까?”
“하긴··· 생각해보니 그렇군.”
“저는 두 분의 인격을 굳게 믿고 있습니다.”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지만, 영원히 비밀을 지켜줄 테니까 걱정하지 마.”
나는 이쯤이면 적당하다고 판단 내리고 화제 전환을 시도했다.
“두 분은 무슨 대화를 나누고 계셨어요?”
“다브로노프 대통령과 압둘라에프 전 총리의 알력이 어떻게 전개될지 얘기하고 있었어.”
나는 단순히 압둘라에프 전 총리가 관용차 교체 프로젝트 때문에 우르노프 회장과 다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박상현 사장은 압둘라에프 전 총리와 다브로노프 대통령이 알력을 빚고 있다고 얘기하고 있었다.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상황인지 조심스런 목소리로 물었다.
“그전에 다브로노프 대통령과 우르노프 회장의 관계부터 얘기해줄게.”
“귀를 활짝 열어놓고 듣겠습니다.”
“우르노프 회장은 다브로노프 현 대통령의 떡잎이 남다르다는 사실을 간파하고 주지사 시절부터 후원자 노릇을 자처했어. 그가 도와준 덕분에 다브로노프 대통령은 선거에서 무난히 승리할 수 있었지. 현재 다브로노프 대통령은 그에게 은혜를 갚는 중이고.”
“관용차 교체 프로젝트도 그 은혜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면 돼.”
정선호 부사장이 박상현 사장을 거들어 주었다.
“그렇군요. 계속 말씀해주십시오.”
“다브로노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적인 압둘라에프 전 총리의 힘을 약화시키는 방법밖에 없어. 그는 지금 정부 내에 포진되어 있는 압둘라에프 전 총리의 세력들을 하나둘씩 축출하고 있는 중이지.”
“압둘라에프 전 총리가 심하게 반발하겠네요?”
“당연하겠지. 그도 다브로노프 대통령의 후원자들에게 해코지하고 있는 중이야.”
“그럼, 우르노프 회장도 해코지당할 확률이 매우 높겠네요?”
“물론이지. 영순위라고 보면 될 거야.”
우르노프 회장이 해코지당하면 관용차 교체 프로젝트는 엎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 점에 대해서 언급하며 대책이 있는지 박상현 사장에게 물었다.
“관용차 교체 프로젝트는 어차피 OZ 모터스와 계약할 예정이기 때문에 우르노프 회장이 불상사 당해도 큰 문제는 없을 거야.”
“그나마 다행이네요. 우르노프 회장도 압둘라에프 전 총리의 꿍꿍이를 알고 있겠죠?”
“알고 있으니까 화근을 없애버릴 생각을 하고 있겠지.”
다브로노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려면, 압둘라에프 전 총리가 무조건 제거되어야 한다.
따라서 정보기관이 나서서 그를 제거하면 깔끔하게 정리될 수 있다.
그런데 엉뚱하게 우르노프 회장이 나서서 그를 제거할 생각을 가지고 있단다.
이유가 무엇인지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압둘라에프 전 총리의 추종자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움직이면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어.”
“우르노프 회장이 그를 제거해도 마찬가지 상황이 발생하지 않을까요?”
“그렇기 때문에 완벽한 기회를 노리고 있다더군.”
“아,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압둘라에프 전 총리가 안가 위치를 알고 있을 수도 있겠군요.”
“이곳은 우즈베키스탄 정보국이 비밀리에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모르고 있을 거야.”
“압둘라에프 전 총리의 세력들이 정부 곳곳에 포진되어 있다면서요?”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안가를 지키고 있는 경호원들이 막아줄 테니까 걱정할 필요 없어.”
‘흠··· 그래도 만약의 사태는 대비해야겠지.’
“하여간 알겠습니다. 그러면 저희는 귀국할 때까지 안가에서 나갈 수 없겠네요?”
“그렇게 하는 것이 안전하겠지.”
“에휴, 창살 없는 감옥에 갇힌 내 신세야.”
잠시 후, 대책회의에 참석하기 위해서 출장자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임시로 조성한 회의실로 이동한 우리는 장민국 본부장의 주재로 대책회의에 돌입했다.
“원 팀장, 자동차 운송방법을 CIF에서 FOB로 바꾸면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얘기해봐.”
“자동차 운송 도중에 사고가 발생해도 우리 회사의 책임이 없다는 점은 장점입니다. 단점은 운송비용 절감효과를 누릴 수 없다는 점입니다.”
“FOB로 변경할 경우에 얼마나 이익이 줄어들까?”
“80만 달러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흠··· 적은 금액이 아니군.”
그때, 할 말이 있다는 듯 박상현 사장이 대화에 끼어들었다.
“본부장님, 커미션 금액을 200만 달러에서 120만 달러로 축소하면 어떻겠습니까?”
“우리 회사는 협력사들의 골수를 빼먹을 정도로 악독하지 않습니다.”
즉, 싫다는 의미였다.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만, 오성 물산의 이익이 줄어드는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실 생각입니까?”
“설도윤 씨, 박 사장님이 안심할 수 있도록 생각해놓은 아이디어를 말씀드려.”
나는 자동차 운송방법이 변경될 경우를 대비해서 플랜 B를 마련해놓고 있었다.
그런데 장민국 본부장은 내 머릿속을 훤히 꿰뚫어 보고 있다는 듯 플랜 B를 언급했다.
그의 선견지명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천천히 말문을 열었다.
“제가 구상해놓고 있는 방법이 완벽하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고 들어주십시오.”
‘혹시 모르니까, 밑밥부터 깔아주고.’
“그렇게 할 테니까, 얼른 얘기해봐.”
“OZ 모터스 측이 자동차를 운송하면 틀림없이 중국 횡단철도를 이용하려고 할 겁니다.”
“아무래도 그렇겠지.”
“우리 회사는 OZ 모터스 측에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이용하는 방법에 대해서 얘기해주고, 대가를 청구하는 방법이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방법을 알려줬다고 대가를 청구하는 것은 오버 아닐까?”
“우리 회사가 정보를 제공해주지 않으면, OZ 모터스 측은 자동차 운송비용을 낭비할 것이 확실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가를 청구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장민국 본부장은 단호한 내 대답을 뒤로하고 박상현 사장에게 의견을 물었다.
“설도윤 씨의 의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합니까?”
“비즈니스는 총성 없는 전쟁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익을 늘리기 위해서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희는 OZ 모터스 측에 사기를 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정당한 대가를 청구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장민국 본부장의 결심을 돕기 위해 적절한 시점에 의견을 개진하는 원성우 팀장이었다.
“좋습니다. 그렇게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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