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llegitimate Child of a Chaebol Who Became a Genius Starts as a Low-level Employee RAW novel - Chapter (60)
천재가 된 재벌가 사생아는 말단 사원으로 시작한다-60화(60/80)
60화 : 우리가 가면 되잖아.
그날 오후.
나는 안가 부속건물에서 초프르프 단장과 최종 대책회의를 진행하고 있었다.
“적들이 보낸 선발대는 어디서 뭐하고 있습니까?”
“안가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언덕에서 이곳을 정탐하고 있습니다.”
“놈들의 눈에 뜨이지 않으려면 어두워질 때까지는 꼼짝하지 말아야 하겠군요.”
“아무래도 그래야 할 듯합니다.”
“그나저나 우르노프 회장님이 초대한 VIP들은 도착했습니까?”
“10분 전에 모두 도착했습니다. 그들에게 오늘 밤에 발생할 사건을 미리 얘기해주는 것이 맞겠지요?”
나는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을 좌우로 흔들며 초프르프 단장의 질문에 대답했다.
“압둘라에프 전 총리가 이곳을 공격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차! 내가 그 점을 깜빡했네요.”
“결정적으로 VIP들 중에는 압둘라에프 전 총리 사람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아···.”
내 말에 담겨있는 의미를 이해했다는 초프르프 단장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끝을 흐렸다.
“압둘라에프 전 총리가 이곳을 공격하는 것이 확인되면, 만약을 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VIP들의 핸드폰을 압수하라는 의미인 것 같은데 반발하지 않을까요?”
“적들의 공격을 완벽하게 방어하기 위해서는 작은 불편 정도는 감수해야죠.”
“이것 참, 난감하네요.”
“비밀 공간으로 대피할 때 핸드폰을 압수하면 크게 반발하지 않을 겁니다.”
“일단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다.”
여전히 내키지 않다는 듯 대답하는 초프르프 단장의 목소리에 걱정이 실려 있었다.
“단장님이 나서기 곤란하면 우르노프 회장님께 부탁하면 되잖아요.”
“맞아! 그렇게 하면 되겠군요.”
시무룩했던 초프르프 단장의 목소리가 정상을 되찾는 데에는 불과 몇 초 걸리지 않았다.
“VIP들이 오해하지 않도록 얘기 잘해야 할 겁니다.”
“당연히 그렇게 해야겠지요.”
윙윙-
그때, 초프르프 단장의 손에 들려있던 핸드폰이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발신자가 누구인지 알고 있다는 듯 그는 상대방과 몇 마디 주고받은 후, 전화를 끊었다.
“설도윤 씨, 지금 이곳으로 군용 트럭 한 대와 승용차 한 대가 오고 있답니다.”
“역시 제 추측이 맞았군요. 언제 도착할 것 같습니까?”
“넉넉잡고 한 시간 정도 감안하면 될 것 같습니다.”
“과연 승용차에 압둘라에프 전 총리가 타고 있을까요?”
“그놈은 의외로 조심성이 많기 때문에 타고 있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군요. 저한테도 무기를 지급해주십시오.”
“적들은 저희가 상대하면 되는데, 위험하게 설도윤 씨가 나설 필요가 있을까요?”
초프르프 단장의 질문에는 싫다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물론 나는 그를 설득시킬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걱정을 1도 하지 않았지만.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기 위한 호신용으로 사용하려고 합니다.”
“아, 그 정도쯤이야. 권총과 방탄조끼를 지급해주면 되겠지요?”
“이왕이면 야간 투시경도 지급해주십시오.”
‘이거야 원, 해외 출장 갈 때마다 대형 사건이 터지니. 전용 야간 투시경이라도 하나 마련해야 하는 거 아니야?’
“야간 투시경도요?”
초프르프 단장에게 야간 투시경을 요구한 이유는 승용차에 탄 사람을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그의 예상과는 달리 압둘라에프 전 총리가 타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으니까.
사실대로 얘기하면 비웃음을 살 수 있었기에 다른 이유를 꺼내들었다.
“의도치 않게 적과 마주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으니까요.”
“적이 쳐들어오면 VIP들과 비밀공간에 숨으면 되잖아요?”
“제가 VIP들과 같은 공간에 숨으면 곤란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을까요?”
“흠··· 생각해보니 그렇군요. 그럼, 설도윤 씨는 어디에 은신해 있을 생각입니까?”
나름대로 중요한 순간이었다.
내가 어떻게 대답하느냐에 따라서 압둘라에프 전 총리의 생포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었다.
“안가 밖에 은신해 있을 생각입니다.”
“밖에 은신하는 것보다는 이곳이 훨씬 안전하지 않을까요?”
“제가 적이라면 부속 건물부터 날려버릴 겁니다.”
순간, 초프르프 단장은 아차 했다.
VIP들은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서 항상 경호원들을 데리고 다닌다.
그들은 본관에 들어갈 수 있는 자격이 안 되기 때문에 이곳에서 휴식을 취할 예정이었고.
적들도 이 점을 파악하고 이곳부터 파괴시키려 들 것이다.
이런 사실을 염두에 두지 못하고, 설도윤에게 이곳에 은신해 있으라고 제안했으니.
“설도윤 씨,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괜찮습니다. 제가 밖에서 적들의 동태를 살펴보고 문자 보내겠습니다.”
“그 역할은 우리 요원들이 수행해도 됩니다.”
“적들이 군용 트럭을 동원할 정도면 숫자가 많다는 뜻입니다. 정탐하는 역할은 저한테 맡기고 정보국 요원들은 적을 상대하는 데 힘써 주십시오.”
“저희를 도와줘서 고맙습니다.”
‘인건비를 두둑하게 청구하는 것으로 퉁 칩시다.’
“별말씀을요. 적들이 쳐들어오면, 경호원들과 운전기사들은 이곳이 아니라 본관으로 피신시키십시오.”
“적들이 본관도 날려버리려고 시도하지 않을까요?”
“압둘라에프 전 총리의 목적은 VIP들을 생포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능성은 제로입니다.”
“저는 설도윤 씨의 대답을 이해하지 못하겠군요.”
“그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많은 돈이 필요합니다.”
즉, 압둘라에프 전 총리가 VIP들의 재산을 강탈할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말이었다.
“아, 무슨 말인지 이해했습니다.”
“물론 그는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면 VIP들을 가차 없이 제거할 겁니다.”
“당연히 그렇겠지요.”
“적들은 작전을 개시하기 전에 드론으로 안가 내부를 정탐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점을 감안하고 있어야 할 겁니다.”
“그 점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마십시오.”
치열한 첩보 세계에서 잔뼈가 굵은 초프르프 단장이 자신 있어 하는데, 더 이상의 걱정은 사치에 불과했다.
“알겠습니다. 오늘 밤은 길어질 것 같으니 일단은 든든하게 배를 채워놓는 것이 어떨까요?”
“하하. 물론 그래야죠.”
***
카리모파 장군은 가드에프 부관과 대화를 나누며 안가로 이동 중에 있었다.
“장군님, VIP들을 한꺼번에 제거하면 총리님이 범인이라고 의심받지 않을까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작전에 참여하는 거잖아.”
“이번 일 모두 다브로노프 대통령이 벌인 자작극이라는 얘기를 국민들이 믿어줄까요?”
“그 문제는 총리님이 알아서 하신다고 말씀하셨으니까, 우리는 신경 쓰지 말자고.”
‘어떻게 신경을 쓰지 않습니까?’라는 질문이 입 안에 머물렀지만, 돌아오는 대답을 빤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인내심을 발휘해 겨우 참았다.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그나저나 말이야. 총리님은 함정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자네는 어떻게 생각하나?”
“저도 그 점이 의심돼서 선발대를 보내서 안가를 정탐하고 있습니다.”
“정탐한 결과를 얘기해봐.”
“별다른 특이한 점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에 말씀드릴 내용이 없습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작전 개시 전에 안가 내부를 정탐해봐야 할 거야.”
“안 그래도 선발대에 드론을 띄워 정탐해보라고 지시했습니다.”
“좋아, 그렇다면 아무 문제 없겠군.”
이제야 안심됐다는 듯 카리모파 장군이 담배를 피워 물었다.
그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부관이 조심스런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장군님, 이번 기회에 저희도 한몫 챙겨야 하는 것 아닙니까?”
카리모파 장군도 가드에프 부관과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우르노프 회장이 생일 파티에 초대한 사람들은 모두 스무 명.
그들 중에는 거액의 재산을 보유한 사람들이 절반 가까이 된다.
그들의 재산 일부를 강탈한다면 대대손손 먹고사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을 것이다.
물론 압둘라에프 전 총리의 눈을 피해서 교묘하게 재산을 강탈해야 하겠지만.
“총리님이 눈치채면 곤란한 거 알고 있지?”
“그럼요. 쥐도 새도 모르게 한몫 챙기겠습니다.”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안 하는데 김칫국부터 거하게 마시는 두 사람이었다.
“그나저나 언제쯤 안가에 도착할까?”
“이제 거의 다 왔습니다.”
윙-
그때, 가드에프 부관의 핸드폰이 짧게 진동했다.
재빠른 동작으로 문자 내용을 확인한 그는 카리모파 장군에게 보고했다.
“드론으로 안가 내부를 정탐해본 결과 성대한 생일 파티가 벌어지고 있는 중이랍니다.”
“후우~”
담배 연기를 내뿜은 카리모파 장군은 나지막이 혼잣말을 내뱉었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권력투쟁 시작인가?”
***
배를 든든하게 채운 나는 중무장을 하고 안가 밖으로 나와 어둠 속에 몸을 맡겼다.
약간의 시간이 지나자, 저 멀리 군용 트럭 한 대와 승용차 한 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자 선발대로 보이는 군인들이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며 플래시를 흔들어 위치를 알려주었다.
잠시 후, 시동을 끈 군용 트럭과 승용차에서 군인들이 우르르 내렸다.
그들의 모습을 예의 주시하던 나는 실망감이 물밀듯이 밀려왔다.
그도 그럴 것이, 승용차에서 내린 사람 중에 압둘라에프 전 총리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후우···. 역시 직접 몸을 드러내진 않는 건가? 플랜 B를 가동해야겠네.”
한숨을 내뱉는 사이, 책임자로 보이는 사람이 일렬횡대로 서 있는 군인들에게 일장 연설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나는 부여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 적들의 숫자를 파악한 후, 초프르프 단장에게 급히 문자 보냈다.
– 적들은 방금 전에 도착했고, 모두 23명입니다.
– 으음. 예상보다 많군요.
사실 우즈베키스탄 정보국 요원들은 적들에 비해 인원이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걱정을 전혀 하지 않았다.
그들은 적들의 공격을 예상하고 완벽한 방어 계획을 수립해놓았으니까.
이에 반해 적들은 잘못된 정보에 속아 방심하고 행동에 돌입할 것이다.
그런 상황인데, 숫자만 많아 봐야 무슨 소용 있겠는가.
– 그러게 말입니다.
– 적들의 책임자는 합바르 카리모파 장군으로 확인됐습니다.
– 정보를 알려줘서 감사합니다. 건투를 빌겠습니다.
잠시 후, 카리모파 장군이 승용차에 탑승하자, 군인들은 안가를 향해 빠른 속도로 달려갔다.
내가 수입한 플랜 B를 성공시키려면, 승용차에 타고 있는 그를 무조건 생포해야 하는 상황.
나는 은신과 엄폐를 반복해 가며 승용차에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시동이 꺼져 있으니까 문도 잠겨 있지 않겠지?’
덜컹!
추측이 맞기를 바라며 승용차의 뒷문을 강하게 열어젖혔다.
그리고는 비호 같은 동작으로 승용차 안으로 뛰어 들어가 상대방에게 권총을 겨눴다.
“뭐, 뭐야!”
당황했다는 듯 카리모파 장군이 말을 심하게 더듬었다.
‘뭐긴, 뭐야. 저승사자지. 일단 한 발 먹고 시작하자고.’
나는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소음기가 부착된 권총을 발사했다.
푸-슝!
“컥!”
오른쪽 허벅지에 총알을 맞은 카리모파 장군이 신음소리를 내질렀다.
“총알이 허벅지를 스쳤을 뿐인데 엄살이 너무 심한 거 아니야?”
“···당신은 누구지?”
카리모파 장군이 핏물이 배어있는 허벅지를 어루만지며 질문을 던져왔다.
“내가 누구인지 얘기해주면 알 수는 있고?”
“······.”
딱히 대꾸할 말이 없다는 듯 카리모파 장군이 말문을 닫았다.
그의 저항 의지를 꺾어놓기 위해서 초강수를 꺼내 들었다.
“당신들은 우르노프 회장이 파놓은 함정에 빠졌어.”
“······.”
“내 말을 믿지 않는 것 같은데 조금만 기다리면 알 수 있을 거야.”
탕, 탕···
그때, 내 말에 신뢰를 심어주기라도 하듯, 콩 볶는 듯한 요란한 총소리가 들려왔다.
드디어 우즈베키스탄 정보국 요원들과 군인들이 교전을 벌이기 시작한 것이리라.
“합바르 카리모파 장군, 내 말이 맞지?”
“···어떻게 내 이름을?”
“우즈베키스탄 정보국의 초프르프 단장이 알려줬어. 이제 됐나?”
순간, 카리모파 장군은 온몸에 남아있는 모든 기운이 쭈욱 빠져나갔다.
초프르프 단장은 다브로노프 대통령의 최측근 중에서도 최측근.
그는 이미 압둘라에프 전 총리의 꿍꿍이를 다브로노프 대통령에게 보고했을 것이다.
그로 인해서 자신의 운명은 거대한 폭풍 아래 놓인 촛불 신세로 변해버렸고.
또한 자신은 다짜고짜 총부터 쏘는 미친놈에게 생포 당했으니 언제 사살당해도 이상할 것이 없었다.
허무하게 생을 마감할 수 없다는 생각에 양손을 머리 위로 번쩍 들며 사정했다.
“···살려주시오.”
반면에 나는 이게 웬 떡인가 싶었다.
카리모파 장군이 군인답게 완강하게 버티다가 마지못해 항복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는 초프르프 단장의 이름을 듣자마자 항복하는 것이 아닌가.
‘초프르프 단장이 그렇게 대단한 인물인가?’
직접 대화를 나눠본 입장에서 초프르프 단장은 비교적 허술한 부분이 많았기에 잘 이해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어쨌든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되는 법, 나는 카리모파 장군과 대화를 이어 나갔다.
“당신이 살 수 있는 방법을 얘기해줄까?”
“···말씀해주시오.”
“압둘라에프 전 총리를 이곳으로 불러.”
“나도 그렇게 하고 싶지만 그는 의심이 많기 때문에 불러도 오지 않을 거요.”
“그럼, 당신은 더 이상 쓸모가 없다는 소리네?”
“······.”
“농담이야, 뭘 그렇게 정색하고 그래? 당신이 살 수 있는 방법은 아주 간단해.”
나는 그의 귀에 대고 차분하게 속삭여 줬다.
“당신은 압둘라에프 전 총리가 은신해 있는 곳으로 우릴 안내해주면 되는 거야.”
그러자 사정없이 흔들리던 카리모파 장군의 눈동자가 뚝 하고 멈췄다.
“아, 싫으면 언제든지 말하고. 다음 총구는 허벅지가 아니라 머리를 향하게 될 테니까.”
간단하게 결론 내리는 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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