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llegitimate Child of a Chaebol Who Became a Genius Starts as a Low-level Employee RAW novel - Chapter (65)
천재가 된 재벌가 사생아는 말단 사원으로 시작한다-65화(65/80)
65화 : 뜬금없는 금 거래
똑똑똑.
요란한 노크 소리가 들리는 바람에 잠에서 깨어났다.
손을 더듬어 머리맡에 내려놓은 핸드폰을 집어 들고 시간을 확인하니 아침 6시였다.
“이렇게 이른 시간에 누구지?”
혼잣말을 내뱉으며 문을 열어주니 정선호 부사장이 서 있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그는 완벽한 비즈니스 캐주얼 옷차림을 하고 있었으니까.
“무슨 일 있습니까?”
“우르노프 회장님이 이곳으로 오고 있어.”
“이렇게 빨리 온다고요? 이유가 뭐랍니까?”
“관용차 교체 프로젝트에 대한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서 오는 중이라더군.”
“어이쿠. 얼른 옷을 갈아입고 내려가겠습니다.”
서둘러 준비를 마치고 1층으로 내려가는 것과 동시에 장민국 본부장 등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빠른 걸음으로 다가와 박상현 사장에게 말을 붙였다.
“도대체 어떻게 된 상황입니까?”
“오늘 우르노프 회장의 일정이 매우 빡빡하기 때문에 지금밖에 관용차 교체 프로젝트를 계약할 시간이 없답니다.”
“이것 참. 번갯불에 콩 구워먹는 것도 아니고.”
그때, 노크 소리와 함께 우르노프 회장이 일행들을 데리고 현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왔다.
회의실로 이동한 그는 마음이 급하다는 것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자리에 앉자마자 곧바로 용건을 꺼내들었다.
“장 본부장님, 이제는 위험요소가 사라졌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지금 우르노프 회장은 압둘라에프 전 총리가 생포된 것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 것이다.
“저도 회장님과 같은 생각입니다.”
“하하. 알겠습니다. 우리는 오성 물산 측이 최초에 제시한 대로 계약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래도 되겠습니까?”
“그야 물론입니다. 오성 물산 측이 우리 회사에 베풀어준 호의에 감사하는 의미로 전액을 일시불로 지급하겠습니다.”
장민국 본부장은 이게 웬 떡인가 싶었다.
OZ 모터스는 계약할 때 50%, 자동차가 우즈베키스탄에 도착하는 즉시, 잔금을 지급해주겠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그런데 애초에 제시한 조건보다 훨씬 좋은 조건으로 업그레이드되다니.
우르노프 회장이 호의를 베풀어준 이유는 압둘라에프 전 총리를 생포하는데, 설도윤이 큰 도움을 줬기 때문이리라.
고맙다는 의미로 그에게 은밀하게 신호를 보내준 후, 우르노프 회장과 협상을 이어나갔다.
“회장님이 베풀어준 호의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제가 설도윤 씨한테 받은 은혜에 비하면 새 발의 피 수준입니다.”
“하하. 그렇게 말씀하시니, 달리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서 저희가 계약서를 만들어왔는데 검토해주실 수 있습니까?”
우르노프 회장이 고개를 끄덕이자, 가니에프 사장은 가지고 있던 클리어 파일을 장민국 본부장한테 건네주었다.
장민국 본부장은 즉시, 클리어 파일을 열어 계약서 내용을 검토하기 시작했고.
그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우르노프 회장이 뭔가 생각난 것이 있다는 듯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설도윤 씨, 대통령님이 부탁한 건은 어떻게 됐습니까?”
지금 우르노프 회장은 다브로노프 대통령과 월버트 대통령의 정상회담 건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었다.
“아직 가루디 총리님과 통화하지 못했습니다. 오늘 오전에 통화한 후, 말씀드리겠습니다.”
“부디 좋은 결과가 있어야 할 텐데요.”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그나저나 대통령님께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놓은 것이 있습니까?”
정말 다행이었다.
우르노프 회장이 이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면, 굽이굽이 먼 길을 돌아갈 뻔했으니까.
“하나가 있습니다만, 회장님이 도와주지 않으면 실현 불가능합니다.”
“내가 어떻게 도와주면 될까요?”
“고속열차 차량 교체 프로젝트를 OZ 모터스가 수주한 후, 우리 회사에 넘겨주십시오.”
“설도윤 씨와 나는 뭔가 통하는 것이 있는 것 같군요.”
“···네?”
“나도 오성 물산과 고속열차 차량 교체 프로젝트에 대해서 대화 나눠볼 생각이었거든요.”
나는 의도적으로 장민국 본부장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렇게 행동한 이유는 고속열차 차량 교체 프로젝트에 대한 결정권을 그가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내 의도를 눈치챈 그는 원성우 팀장에게 계약서를 검토해보라고 건네주며 입을 열었다.
“회장님, 어떤 내용인지 저한테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우리나라는 고속열차 이용객 증가와 차량 노후화로 인해서 차량 20대를 도입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12대로 알고 있습니다만.”
“8대는 이용객 증가에 따른 추가로 도입하는 수량입니다.”
“아, 그렇군요.”
“원래는 중국에서 고속열차를 도입할 계획이었습니다만, 대통령님이 전면 백지화 시켜버렸습니다.”
중국이 다브로노프 대통령의 시해 미수 사건을 저지른 것에 대한 보복 차원이리라.
“대통령님의 조치에 대해서 중국이 가만히 있을까요?”
“아직 계약서에 사인하지 않았기 때문에 법적으로는 아무 문제 없습니다.”
“그렇다면 다행이고요.”
“오성 물산 측이 두 가지 조건을 수용해주면 프로젝트를 넘겨주겠습니다.”
“어떤 조건인지 말씀해보십시오.”
“우리나라는 달러가 부족하기 때문에 고속열차 도입 대가를 현물로 지급했으면 합니다.”
장민국 본부장은 가슴이 답답했다.
현물을 받으면 되팔아서 현금으로 만들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환가(교환가치)성이 높은 현물이면 상관없지만, 아니라면 곤란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
그렇다고 다브로노프 대통령의 제안을 매몰차게 거절할 수는 없는 노릇.
“어떤 현물인지 말씀해주시겠습니까?”
“다름 아닌 금입니다.”
“금이라고요?”
“알고 계실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의 수출품 1위는 금입니다.”
“그렇군요. 금은 얼마든지 현금으로 만들 수 있지 않습니까?”
“물론 얼마든지 가능합니다만, 중국에도 똑같은 조건을 제시한 상태입니다.”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두 번째 조건을 말씀해보십시오.”
“조금 창피한 얘기지만 OZ 글로벌에 커미션 1%를 지급해주셨으면 합니다.”
“두 가지 조건에 대해서 우리 회사 사장님과 상의할 시간을 주십시오.”
“원하는 대로 하십시오.”
잠시 후, 관용차 교체 프로젝트 계약서를 꼼꼼히 검토한 원성우 팀장은 장민국 본부장에게 독소조항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보고했다.
장민국 본부장은 수고했다는 말을 남기고 우르노프 회장과 대화를 이어 나갔다.
“이제 계약할까요?”
일사천리로 계약서에 사인한 우르노프 회장은 다른 일정이 있다며 서둘러 안가를 떠나갔다.
하지만 가니에프 사장과 스쿠로프 사장은 해결해야 할 일이 남아있기 때문에 그와 동행하지 못했다.
“가니에프 사장님, 고속열차 차량 교체 프로젝트와 관련해서 현물 지급조건은 어떻습니까?”
“중국과는 국제 시세 대비 8% 할인해서 지급하는 것으로 합의했습니다.”
장민국 본부장은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가 대 국가가 금을 거래할 때 결정되는 가격은 국제 시세 대비 마이너스 2~3% 수준.
그런데 어찌 된 영문인지 우즈베키스탄과 중국은 마이너스 8%로 합의했단다.
그렇게 불합리한 가격으로 결정한 이유가 무엇인지 가니에프 사장에게 물었다.
“우리나라가 중국에 많은 빚을 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해주십시오.”
즉, 중국이 강제로 8% 할인해 달라고 요구했다는 의미였다.
“에이, 쓰레기보다도 못한 놈들.”
“그러게 말입니다.”
“우리 회사에도 중국과 같은 조건으로 현물을 지급할 예정입니까?”
“아닙니다. 대통령님은 10% 할인한 가격으로 공급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네? 그래도 되겠습니까?”
“여러분들이 우리나라를 도와준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오.”
가니에프 사장과 대화를 중단한 장민국 본부장은 홍기훈 사장에게 전화 걸었다.
몇 번의 신호음이 울린 후, 의아해하는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장 본부장, 꼭두새벽부터 웬일이야?]“사장님, 조금 전에 OZ 모터스 측과 관용차 교체 프로젝트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OZ 모터스 측과 밤새도록 협상한 거야?]“그게 아니라 우르노프 회장이 계약하자고 아침 일찍 찾아왔습니다.”
장민국 본부장은 관용차 교체 프로젝트 계약과정에서 있었던 일들을 상세하게 보고했다.
[우르노프 회장님께 결제 조건을 변경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전해줘.]“그렇게 하겠습니다.”
[오늘 귀국길에 오를 예정인가?]“새롭게 추진하고 있는 비즈니스 때문에 귀국 일정은 유동적입니다.”
[어떤 비즈니스인지 얘기해봐.]“우즈베키스탄 정부는 고속열차 차량 교체 프로젝트를 우리 회사에 넘겨줄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결제조건이 조금 애매합니다.”
장민국 본부장은 고속열차 차량 교체 프로젝트와 결제조건에 대해서 간략하게 보고했다.
“···OZ 글로벌과 P&J 트레이딩에 지급해야 하는 커미션 2%를 제외하면, 국제 시세 대비 8% 할인된 가격입니다.”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우리 회사에 호의를 베풀어준 이유가 뭐야?]“자세한 내용은 귀국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렇게 해. 회장님께 고속열차 차량 교체 프로젝트를 보고해야 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나?]“최대한 빨리 보고서를 작성해서 보내드리겠습니다.”
장민국 본부장은 홍기훈 사장과 이런저런 대화를 주고받은 후, 전화를 끊었다.
“가니에프 사장님, 고속열차 차량 교체 프로젝트에 대한 자료를 보내주실 수 있습니까?”
“잠깐만 기다려 주십시오.”
가니에프 사장은 즉시, 누군가에게 전화 걸어서 짧게 지시 내리고 통화를 종료했다.
“30분 내로 보내드린답니다. 그런데 자료는 우즈벡어로 되어있습니다.”
“설도윤 씨, 보고서를 작성할 수 있겠지?”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잘난 척해서 좋을 것은 없었다.
“보고서를 작성해본 경험이 거의 없기 때문에 원 팀장님과 박 사장님의 조언을 받았으면 합니다.”
“설도윤 씨를 얼마든지 돕겠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박상현 사장과 원성우 팀장이 흔쾌히 동의해 주었다.
“설도윤 씨, 두 사람의 얘기 들었지?”
“네. 들었습니다.”
드르륵-
그때, 초프르프 단장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장민국 본부장한테 보고한 후, 만약을 대비하기 위해서 우즈벡어로 통화를 시작했다.
“초프르프 단장님, 말씀하십시오.”
[설도윤 씨, 회의 중에 전화해서 미안합니다.]“괜찮습니다. 저한테 전화한 용건을 여쭤도 되겠습니까?”
[다름 아니라 압둘라에프 전 총리가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그 인간의 입을 열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아니 무슨 내가 만능열쇠인 줄 아나.’
“아직 생각해보지 않아서 모르겠습니다. 그가 묵비권을 행사하는 이유를 알고 있습니까?”
순간, ‘중국’이라는 단어가 뇌리를 스쳐 지나갔다.
충분히 개연성이 있을 거라 생각하며 초프르프 단장과 통화를 이어 나갔다.
“압둘라에프 전 총리는 중국을 믿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중국이 대통령님께 영향력을 행사해서 구해주기를 바라고 있다는 말이군요?]“저는 그 이유밖에 생각나지 않습니다.”
[그 인간의 꿍꿍이가 맞다고 가정할 경우에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까요?]“그가 생포 당한 사실을 중국이 알고 있는지 여부부터 파악해봐야 할 듯합니다.”
[그의 은신처에는 운전기사와 가정부가 상주하고 있기 때문에 알고 있을 가능성이 낮은 건 아닙니다.]“작전 과정에서 두 사람을 사살했다고 얘기하면 심리적인 변화를 일으키지 않을까요?”
[충분히 일리 있는 얘기군요. 그 인간을 심문해보고 연락드리겠습니다.]딸깍.
전화를 끊는 순간에 장민국 본부장이 말을 걸어왔다.
“표정이 매우 어두워 보이는데,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거야?”
“압둘라에프 전 총리가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답니다.”
나는 초프르프 단장과 통화한 내용을 간추려 설명해주었다.
“과연 압둘라에프 전 총리가 심리적인 변화를 일으킬까?”
“그가 믿는 구석은 중국밖에 없기 때문에 가능성이 낮은 건 아닙니다.”
그때, 궁금한 것이 있다는 듯 가니에프 사장이 말을 걸어왔다.
“설도윤 씨, 중국이 그 인간이 생포 당한 사실을 알고 있으면 어떤 상황이 발생할까요?”
“다브로노프 대통령님의 대항마는 그밖에 없기 때문에 어떻게든 손을 쓰려고 할 겁니다.”
“중국이 손을 쓰기 전에 그 인간의 추종 세력들을 모두 색출해내야 한다는 말이군요?”
“그렇게 해야 할 겁니다.”
“그나저나 중국이 대통령님께 극단적인 카드를 사용할 가능성은 없을까요?”
“실패했을 경우, 후폭풍이 너무 크기 때문에 섣불리 극단적인 카드를 꺼내들지는 못할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악의 상황을 대비할 필요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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