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llegitimate Child of a Chaebol Who Became a Genius Starts as a Low-level Employee RAW novel - Chapter (69)
천재가 된 재벌가 사생아는 말단 사원으로 시작한다-69화(69/80)
69화 : 묵사발 내버려!
초프르프 단장은 정보국 요원들을 데리고 마리취프 국장을 체포하러 떠나갔다.
주방장 심문을 마무리하고 연회장으로 돌아가 자리에 앉으니, 다브로노프 대통령이 초조한 표정으로 말을 걸어왔다.
“설도윤 씨, 범인은 누구였습니까?”
“대통령님이 추측하고 있는 사람이 맞습니다.”
“이런 개새끼가!!”
다브로노프 대통령이 버럭 화를 내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우리는 그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말리지 않고 조용히 앉아있었다.
그러자 무안한 생각이 들었는지, 그가 슬그머니 자리에 앉으며 질문을 이어갔다.
“설도윤 씨, 마리취프 국장은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주방장의 집에 있습니다.”
“···왜요?”
“그놈은 주방장을 압박하기 위해서 가족들을 인질로 잡아놓고 있습니다.”
“허어···.”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다브로노프 대통령이 탄식을 내뱉었다.
“초프르프 단장이 그를 체포하러 출발했으니까, 이제 곧 좋은 소식이 들려올 겁니다.”
“부디 그랬으면 좋겠네요.”
잠시 흘렀던 침묵을 깨고 우르노프 회장이 질문을 던져왔다.
“그런데 설도윤 씨는 음식물에 독극물이 섞여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았습니까?”
“아까 말씀드렸듯 직원들의 표정과 행동이 부자연스러웠기에 위화감이 들었습니다. 심증뿐이었지만 주방장이 팔로프 시식을 거부했을 때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대통령님이 참변을 당하면 주방장도 무사하지 못할 텐데, 무모하게 범죄를 저지른 이유가 뭘까요?”
“독극물을 섭취하면 10시간 이후부터 복통을 일으키고 2~3일 정도 지나면 사망에 이른답니다. 주방장은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다른 나라로 도망칠 계획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은혜도 모르는 개새끼 같으니···”
감정이 격해진 우르노프 회장의 입에서 기어이 욕설이 흘러나왔다.
나는 무겁게 흐르는 연회장의 분위기를 전환시킬 필요가 있었다.
“테이블에 차려진 산해진미가 그림의 떡이라니 정말 아쉽게 됐군요.”
“하하, 그러게 말입니다.”
내 농담을 어색한 웃음으로 받는 다브로노프 대통령이었다.
그때, 뭔가 생각난 것이 있다는 듯 장민국 본부장이 조심스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대통령님에 대한 시해 미수 사건을 언론에 알릴 예정입니까?”
다브로노프 대통령은 장민국 본부장이 무엇을 걱정하는지 알 것도 같았다.
자신에 대한 시해 미수 사건을 언론에 알리면 그들의 신상정보도 알려지게 될 터.
그들에 대한 정보가 떠돌아다녀서 좋을 것은 하나도 없었다.
“조용히 사건을 처리할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그래 주시면 감사할 따름입니다.”
드르륵-
바로 그때, 테이블에 올려놓은 핸드폰이 진동했다.
발신자가 누구인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번개보다 빠른 동작으로 통화 버튼을 눌렀다.
“초프르프 단장님, 말씀하십시오.”
[방금 전에 마리취프 국장을 체포했습니다.]“수고하셨습니다. 그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불상사는 없었습니까?”
[다행히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만, 난처한 상황이 하나 발생했습니다.]“난처한 상황이라니요?”
[주방장의 집에 바이진팅 중국 대사도 있었습니다.]“네!?”
너무나 갑작스런 상황 전개에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역시 설도윤 씨도 놀라는군요.]“저도 빨간 피가 흐르는 사람입니다. 그나저나 주방장의 가족들은 어떻게 됐습니까?”
[그게··· 모두 사망했습니다.]“아이고. 저런···.”
[뭔가 오해하고 있는 것 같은데, 우리가 현장에 도착하기 전에 이미 사망해 있었습니다.]“설마···.”
[설마가 맞습니다. 마리취프 국장이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서 그들을 모두 살해했습니다.]“정말 쓰레기 같은 놈들이군요.”
[생포한 놈들을 심문해야 하니 빨리 안가로 와주십시오.]“일단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조금 있다가 뵙겠습니다.”
딸깍.
전화를 끊자, 귀를 쫑긋 세워놓고 있던 다브로노프 대통령이 득달같이 말을 걸어왔다.
“마리취프 국장은 체포했답니까?”
“그렇기는 합니다만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어떤 상황인지 빨리 얘기해보세요.”
“바이진팅 대사가 그곳에······.”
“뭐라고요!!”
진심으로 놀랐다는 듯 다브로노프 대통령이 내 말을 중간에 잘라버렸다.
순간, 널찍한 연회장에 깊은 침묵이 찾아왔다.
바이진팅 대사가 주방장의 집에 있었다는 얘기는 다브로노프 대통령에 대한 시해 미수 사건에 중국이 개입했다는 의미였으니까.
그때,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다브로노프 대통령이 벌떡 일어나 테이블에 놓여있던 물잔을 집어던졌기 때문이었다.
쨍그랑!
벽에 맞은 잔이 산산조각 나며 유리 조각이 사방팔방으로 튀었다.
그럼에도 화가 풀리지 않았는지, 독극물에 오염된 음식물이 담긴 접시를 집어던졌다.
약간의 시간이 지난 후, 그제야 화가 풀렸다는 듯 그는 의자에 털썩 주저앉아 손수건을 꺼내 이마에 흥건히 고여 있는 땀을 닦아냈다.
그러자 우르노프 회장이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대통령님, 시간이 매우 부족한 상태입니다. 설도윤 씨가 초프르프 단장과 통화한 내용을 마저 들어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후우. 그렇게 합시다.”
나는 다브로노프 대통령에게 초프르프 단장과 통화한 내용을 간결하게 얘기했다.
“초프르프 단장은 체포한 두 사람을 안가로 데려가고 있습니다.”
“나도 가봐야겠어요.”
하지만 나는 다브로노프 대통령을 데려가고 싶은 마음이 조금도 없었다.
그가 안가에 가봐야 도움 되는 일은 하나도 없었으니까.
“대통령님, 두 사람을 심문한 결과는 초프르프 단장한테 보고받으시고, 연회장에서 발생한 사건을 뒷수습해주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내가 흥분하는 바람에 그 생각을 미처 하지 못했군요. 초프르프 단장한테 한 치의 의문이 없도록 철저하게 사건을 조사해달라고 얘기하세요.”
“그렇게 하겠습니다. 장 본부장님이 말씀드렸듯이 이곳에서 발생한 사건이 외부로 유출되면, 특히 저는 죽은 목숨입니다.”
“그 점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마세요.”
다브로노프 대통령이 자신 있어 하는데, 더 이상의 근심걱정은 사치에 불과했다.
“저는 대통령님을 믿고 있겠습니다.”
***
안가에 도착하자마자 우르노프 회장과 함께 부속 건물로 이동했다.
이미 연락받았다는 듯 초프르프 단장이 입구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의 뒤를 따라 조사실 안으로 들어간 나는 눈앞에 펼쳐진 참상을 보고 눈을 질끈 감았다.
마리취프 국장과 바이진팅 대사가 피투성이 상태로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우리의 모습을 쳐다보고 있던 초프르프 단장이 겸연쩍을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두 놈들이 묵비권을 행사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었습니다.”
나는 초프르프 단장이 거짓말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마리취프 국장은 둘째치더라도 바이진팅 대사는 전문 외교관이다.
그에게 폭력을 행사하지 않더라도 진술을 받아낼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을 터.
초프르프 단장은 두 사람에게 화풀이 목적으로 앞뒤 재지 않고 묵사발부터 낸 것이리라.
그런 생각은 나만 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었는지 우르노프 회장이 한마디 했다.
“초프르프 단장, 저놈들을 너무 심하게 다룬 거 아니야?”
“방금 전에도 말씀드렸듯이 두 놈들이 묵비권을 행사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두 놈들을 묵사발내서 알아낸 정보가 있나?”
“이제부터 알아내볼 생각입니다.”
“···하여간 알았어. 우리는 참관실에서 놈들을 심문하는 모습을 지켜볼게.”
우르노프 회장과 설도윤이 조사실 밖으로 나가자, 초프르프 단장이 대기하고 있던 정보국 요원들에게 두 사람을 깨우라고 지시 내렸다.
정보국 요원들이 기절한 양동이에 가득 담긴 찬물을 두 사람의 얼굴에 끼얹었다.
“어푸푸푸!”
정보국 요원들은 깨어난 두 사람을 번쩍 들어다가 의자에 앉혔다.
초프르프 단장은 두 사람 앞에 조용히 앉았다.
그리고는 매서운 눈초리로 한참 동안 노려본 후, 싸늘한 목소리로 말문을 열었다.
“당신들이 어떤 짓을 저질렀는지 알고 있지?”
“······.”
“묵비권을 행사하겠다는 뜻인가?”
“······.”
“이놈들이 아직도 상황파악을 하지 못하고 있군.”
퍽!
초프르프 단장이 차례로 마리취프 국장과 바이진팅 대사의 가슴팍을 사정없이 걷어찼다.
수갑에 양쪽 팔이 묶인 두 사람은 의자와 함께 뒤로 벌러덩 넘어졌고.
그러자 정보국 요원들이 두 사람을 무차별로 구타하기 시작했다.
“아악, 크헉···.”
두 사람의 비명소리가 조사실에 가득 들어찼지만 정보국 요원들은 자비를 베풀지 않았다.
그만큼 두 사람한테 쌓인 것이 많았다는 뜻이리라.
두 사람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오뉴월 더위에 엿가락 늘어지듯 조사실 바닥에 축 늘어졌다.
그러자 정보국 요원들이 양동이에 담겨있는 찬물을 두 사람의 얼굴에 또다시 끼얹었다.
“으으···.”
기절 상태에서 깨어난 마리취프 국장과 바이진팅 대사는 무릎 꿇은 상태로 초프르프 단장에게 싹싹 빌었다.
“살, 살려주십시오. 제가 알고 있는 사실을 모두 털어놓겠습니다.”
“저,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목숨만 살려주시면, 알고 있는 내용을 모두 말씀드리겠습니다.”
“내가 당신들의 말을 믿어도 될까?”
“제, 제발 믿어 주십시오.”
“저,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알았어. 이번이 마지막이야.”
초프르프 단장이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자, 정보국 요원들이 두 사람을 의자에 앉혔다.
“마리취프 국장도 대통령님의 전용차에 폭발물이 설치됐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
“네. 알고 있습니다.”
“당신이 범인인가?”
“아닙니다. 바이진팅 대사의 부탁을 받은 압둘라에프 전 총리가 경호실 직원에게 폭발물을 설치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초프르프 단장은 의도적으로 바이진팅 대사에게 시선을 옮겼다.
바이진팅 대사는 그의 생각을 읽었다는 듯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바이진팅 대사, 대통령을 시해할 목적으로 폭발물을 설치했나?”
“아닙니다. 우즈베키스탄이 일대일로 프로젝트에서 탈퇴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경고차원에서 폭발물을 설치했습니다.”
“폭발물을 설치하라고 지시한 사람이 누구야?”
“······.”
“묵비권을 행사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해도 되겠지?”
“아, 아닙니다. 리판청 MSS(Ministry of State Security, 국가안전부) 부장입니다.”
끔찍한 기억이 떠올랐다는 듯 즉각, 대답하는 바이진팅 대사였다.
“리 부장한테 지시받았다는 증거가 있나?”
“리 부장과 전화 통화한 내용이 핸드폰에 저장되어 있습니다.”
초프르프 단장은 책상에 놓여있던 핸드폰을 들어 바이진팅 대사에게 건네주었다.
그의 의도를 알고 있다는 듯 바이진팅 대사는 핸드폰을 조작해 음성파일을 재생시켰다.
하지만 바이진팅 대사와 리판청 부장이 중국어로 통화했기 때문에 초프르프 단장은 내용을 하나도 알아들을 수 없었다.
윙-
그때, 초프르프 단장의 핸드폰이 진동해 확인하니, 설도윤이 보내온 문자였다.
– 바이진팅 대사의 진술이 맞습니다.
초프르프 단장은 설도윤에게 고맙다는 내용으로 답장을 보내준 후, 바이진팅 대사에 대한 심문을 계속했다.
“이제 오늘 저녁때 발생한 사건에 대해서 얘기해보자고. 대통령님을 시해하라고 명령내린 사람은 누구야?”
“···리 부장입니다.”
“역시 그랬군. 대통령님을 시해하려고 시도한 이유가 뭐야?”
“우즈베키스탄의 조기 대선을 유도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압둘라에프 전 총리를 대통령으로 당선시켜 중국의 꼭두각시로 만들려는 속셈이겠지?”
“······.”
쾅!
초프르프 단장이 책상을 강하게 내려치며 버럭 소리를 내질렀다.
“대답해!”
“······!”
“꿀 먹은 벙어리야!”
“···맞습니다.”
“중국은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을 넘었어. 내 말에 동의하나?”
“···동의합니다.”
초프르프 단장은 힘 빠진 바이진팅 대사의 대답을 들으며 마리취프 국장에게 말을 걸었다.
“압둘라에프 전 총리가 생포된 사실을 중국에 알려줬나?”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물어보자고. 주방장의 가족들은 왜 죽였나?”
“그들은 바이진팅 대사의 경호원들이 죽였습니다.”
퍽!
느닷없이 초프르프 단장이 마리취프 국장 가슴팍을 사정없이 걷어찼다.
방심하고 있던 그는 의자와 함께 볼썽사나운 모습으로 뒤로 넘어졌고.
“우리나라 국민들이 중국 놈들에게 살해당하는 모습을 그냥 지켜보고 있었다는 말이야! 도대체 당신은 어느 나라 사람이야?”
“······.”
“당신 같은 매국노가 정보국의 수장이라는 사실이 부끄러울 따름이야.”
“······.”
“저놈이 죽지 않을 정도로 묵사발 내버려!”
단호한 목소리로 정보국 요원들한테 지시내리는 초프르프 단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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