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llegitimate Child of a Chaebol Who Became a Genius Starts as a Low-level Employee RAW novel - Chapter (71)
천재가 된 재벌가 사생아는 말단 사원으로 시작한다-71화(71/80)
71화 : 때아닌 대통령의 호기심
“왜 왔어?”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는 박성칠 사장과 조동팔 주방장을 향해 뚱한 목소리로 물었다.
두 사람은 천연덕스런 표정으로 손에 들고 있던 종이 가방을 흔들어 보이며 대답했다.
“해외 출장으로 지친 설 하사님의 기력을 회복시켜드리기 위해서 찾아왔습니다.”
“설 하사님, 기력 회복에 민어회만큼 좋은 것은 없습니다.”
“내가 네 녀석들의 속셈을 모를 줄 알아?”
박성칠 사장은 씨익 웃으며 성큼성큼 주방으로 걸어가 민어회와 안주들을 식탁에 풀어놓기 시작했다.
조동팔 주방장은 마치 본인의 집처럼 능숙한 동작으로 수저 등을 가져와 세팅했고.
나는 어처구니가 없는 표정으로 두 사람의 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볼 뿐이었다.
드디어 모든 세팅이 끝나자 박성칠 사장이 소주잔에 술을 가득 따르며 말했다.
“설 하사님의 무사귀환을 축하하는 의미로 건배 한번 해야겠지요?”
“남들이 들으면 내가 위험한 나라 출장이라도 다녀온 것으로 알고 있겠네.”
“엥? ‘탄’자가 들어가는 나라들은 모두 위험한 나라 아니었습니까?”
“맞아요.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등등 얼마나 위험한데요.”
“에휴, 무식한 놈들하고 말을 섞느니 차라리 접싯물에 코 박고 죽고 말지.”
“건배!”
우렁차게 건배를 외친 우리는 소주를 단숨에 들이켰다.
“카아! 오랜만에 술을 마시니 속이 짜르르하군.”
“우즈베키스탄은 술 마시는 것이 금지된 나라입니까?”
“그렇지는 않은데 바쁜 일들이 많아서 술 마실 시간이 거의 없었어.”
박성칠 사장은 알았다는 의미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내 잔에 소주를 가득 따라주었다.
나는 민어회 한 점을 초고추장에 찍어 입안에 넣고 씹으며, 그에게 말을 걸었다.
“오후에 가게 문 열어야 하는 거 아니야?”
“월요일은 손님이 거의 없기 때문에 쉬기로 결정했어요.”
“하루 정도 쉬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그나저나 저희가 부탁한 양주는 물론 사 오셨겠죠?”
당시만 생각하면 아직도 얼굴이 화끈거렸다.
우리는 OZ 모터스 측과 고속철도 차량 교체 프로젝트 가계약을 끝낸 후, 귀국길에 올랐다.
공항 라운지에서 대기하고 있는 도중에 박성칠 사장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그는 파키스탄, 인도에 출장 갔을 때처럼 최대한 양주를 많이 사오라고 부탁해왔다.
물론 나는 싫다고 대답하고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렸지만.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내 옆에 앉아있었던 정선호 부사장이 우리의 전화통화 내용을 들었는지, 양주 두 병을 귀국 선물로 사주겠다고 제안하는 것이 아닌가.
그러자 장민국 본부장을 비롯한 다른 사람들도 귀국 선물이라며 양주를 강제로 떠안겼고.
그러다 보니 무려 12병을 받게 되는 상황이 발생해버렸다.
“내가 네 놈들 때문에 쪽팔림 당한 것을 생각하면······.”
“사 왔다는 말씀이죠?”
뭔가 찔리는 것이 있다는 듯 박성칠 사장이 내 말을 중간에 자르며 물었다.
“서재에 쌓아 놓았으니까 돌아갈 때 가지고 가.”
“몇 병이나 사 왔는데요?”
“열네 병.”
“우와! 그렇게 많이요? 양주 열네 병 사는 데 얼마나 들었습니까?”
“왜? 얘기해주면 돈 주려고?”
“에이, 우리 사이에 돈 거래가 무슨 말입니까. 돈 말고 다른 것으로 드릴게요.”
“그게 뭔데?”
“아직 확실하지 않아서 말씀드리기가 애매한 측면이 있습니다.”
“알았어. 그나저나 양주는 어디에 사용할 거야?”
드르륵-
그때, 식탁 위에 올려놓았던 핸드폰이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핸드폰을 들어 발신자를 확인하니 초프르프 단장이었다.
“초프르프 단장님, 말씀하십시오.”
[설도윤 씨, 한국에는 잘 도착했습니까?]“덕분에요. 제 안부를 묻기 위해서 전화한 것 같지는 않고, 맞지요?”
[역시 눈치가 빠르시네요. 중국 정부 측에서 협상 대표단을 보내겠다고 연락해왔습니다.]다브로노프 대통령에 대한 시해 미수 사건이 발생한 시기는 그저께 저녁.
초프르프 단장은 어제 오후에 바이진팅 대사를 심문해 얻은 정보를 중국 정부에 전달했다.
그런데 그들은 하루가 지나기 전에 협상 대표단을 우즈베키스탄으로 보내려 하고 있었다.
그들이 서두르는 이유가 무엇인지 보나마나 빤했다.
“중국 정부가 어지간히 당황했나 보네요.”
[저도 설도윤 씨와 마찬가지 생각입니다.]“중국 정부 측이 협상 대표단 명단을 보내왔습니까?”
[협상 대표 단장은 리판청 MSS 부장으로 결정됐습니다.]나는 중국 정부가 현재 상황을 너무 안일하게 판단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신비의 명약이 경고를 보내오지 않는 것을 보니 내 생각이 맞다는 얘긴데. 그렇다면······.’
재빨리 생각을 정리한 후, 초프르프 단장과 전화 통화를 이어 나갔다.
“아무래도 중국 정부가 우즈베키스탄 정부를 만만하게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판단한 이유가 있겠지요?]“중국 정부가 리 부장을 협상 대표로 보낸다는 의미는 처해있는 위기를 대충 수습하고 넘어가겠다는 뜻입니다. 그렇게 되면, 우즈베키스탄 정부의 목적은 달성할 수 없습니다.”
[충분히 일리 있는 얘기군요. 우리나라가 어떻게 대처하면 좋겠습니까?]“협상 대표로 총리를 부르십시오.”
[과연 총리가 오려고 할까요?]초프르프 단장이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물론 나도 그의 의견에 동의하는 바였다.
“단장님, 우리나라에는 꿩 대신 닭이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아, 무슨 말인지 감 잡았어요. 그러면 협상 대표로 누가 적당할까요?]“왕리청 외교부장 정도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왕 부장은 JASS 그룹의 메흐무드 칸 회장님이 상대해본 적이 있습니다. 그분께 조언을 받으면, 협상에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하하. 알겠습니다. 나중에 통화하겠습니다.]딸깍.
전화를 끊는 것과 동시에 박성칠 사장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을 걸어왔다.
“설 하사님, 방금 전에 사용한 언어가 영어는 아니죠?”
“맞아. 우즈벡어야.”
“거참, 이상하단 말이야. 설 하사님은 영어도 제대로 구사하지 못했는데.”
“얘가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 얘기하고 있네.”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이 겨우 6개월 전이거든요?”
“요즘처럼 격변하는 시기에는 6개월이면 강산도 여러 번 바뀔 수 있어.”
“에이, 거짓말하지 마세요.”
“거짓말이라니. 내가 살아있는 증거잖아.”
곤란한 상황을 얼렁뚱땅 넘기는 나였다.
***
다음 날.
회사에 출근해 자리에 앉으니 선임사원인 최종석 과장이 말을 붙여왔다.
“설도윤 씨의 능력은 도대체 어디까지가 한계야?”
“무슨 말씀이신지······.”
“어제 마케팅 5팀의 원성우 팀장님과 방진호 차장이 회사에 출근했었어.”
즉, 그들에게 우즈베키스탄에서 거둔 성과에 대해서 들었다는 의미였다.
“그분들은 피곤하지도 않답니까?”
“처리해야 할 업무가 산더미처럼 쌓여있는데 쉰다고 마음이 편하겠어?”
“생각해보니 그러네요.”
“내가 한 질문에 대답은 언제 해줄 거야?”
“방 차장님께 들었다면서요?”
“마케팅 5팀이 수주한 일감에 설도윤 씨가 개입했다는 얘기만 들었을 뿐이야.”
그때, 장민국 본부장의 비서가 빠른 걸음으로 다가와 장민국 본부장이 찾는다고 얘기했다.
입장을 허락받아 본부장실 안으로 들어간 나는 뭔가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김진수 팀장, 원성우 팀장, 박상민 파트장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라 있었기 때문이었다.
“찾으셨습니까. 본부장님.”
“일단 앉아서 얘기하자고.”
얼른 소파에 앉자, 장민국 본부장이 난처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우즈베키스탄과 인도의 금 거래와 관련해서 설도윤 씨가 김 팀장과 원 팀장의 싸움을 중재해줬으면 좋겠어.”
가루디 총리는 우즈베키스탄과 미국의 정상회담을 책임지고 주선해주기로 약속했다.
그에 대한 대가로 우즈베키스탄이 인도에 금 10톤을 수출하기로 결정했고.
우리 회사는 두 나라 사이의 금 거래를 중개해주고 커미션 2%를 받기로 계약했다.
원성우 팀장은 금을 수출하는 나라가 우즈베키스탄이기 때문에 마케팅 5팀의 업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리라.
이에 반해 김진수 팀장은 두 나라의 금 거래에 대해 개입할 여지가 전혀 없었다.
왜냐하면 그는 파키스탄의 JASS 그룹을 전담하는 팀의 수장이었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목에 핏대를 세우고 있다는 의미는 뭔가 믿는 구석이 있다는 뜻.
‘일단 그게 무엇인지부터 알아봐야겠네.’
“원 팀장님의 입장은 잘 알고 있으니까, 김 팀장님의 입장을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인도 정부는 금 수입과 관련한 비즈니스를 RAF 케미컬에 넘겨줬어.”
기존에 인도는 마케팅 2팀이 담당하고 있었다.
하지만 장민국 본부장은 업무의 편의성을 위해서 RAF 케미컬과 관련된 업무를 우리 팀에 넘겨주었다.
RAF 케미컬이 금을 수입하는 비즈니스를 진행할 예정이기 때문에 김진수 팀장이 권리를 주장하고 있는 것이었고.
하지만 커미션은 우즈베키스탄 측이 지급하기 때문에 아무리 우리 팀 소속이라도 그의 손을 들어줄 수 없었다.
“김 팀장님께 죄송한 말씀이지만, 금 거래는 마케팅 5팀이 주관하는 것이 맞습니다.”
“김 팀장, 설도윤 씨의 얘기 들었지?”
“들었습니다만, 설도윤 씨는 5팀이 아니라 저희 팀 소속입니다.”
“설도윤 씨가 아니었다면 인도와 우즈베키스탄의 금 거래는 아예 없었을 겁니다.”
김진수 팀장을 거들어 주기 위해 박상민 파트장이 한마디 보탰다.
장민국 본부장이 대답하라는 의미로 나에게 시선을 돌렸다.
‘아오. 그놈의 실적이 뭔지.’
“저한테 생각할 시간을 조금만 주십시오.”
똑똑똑.
그때, 노크 소리와 함께 비서가 문을 열고 들어와 장민국 본부장에게 메모지를 전달했다.
메모지를 펼쳐 읽은 그는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인 후, 원성우 팀장에게 말을 걸었다.
“떨지 않을 자신 있지?”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회장님이 우즈베키스탄에 출장 다녀온 우리들을 호출했어.”
***
그 시각.
이철중 회장은 엄기원 비서실장, 홍기훈 사장과 차를 마시며 대화 나누고 있었다.
“홍 사장, 내 손자는 그렇다 하더라도 자네 딸은 우즈베키스탄에 출장을 왜 보낸 거야?”
홍기훈 사장은 목에 칼이 들어오는 한이 있더라도 사실대로 대답할 수 없었다.
“제 딸이 요즘 매너리즘에 빠져있는 것 같아서 출장 보냈습니다.”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고?”
“없, 없습니다.”
정곡을 찔렸다는 듯 홍기훈 사장이 살짝 말을 더듬었다.
“허허허. 천하의 홍 사장이 말을 더듬다니 오래 살고 볼 일이군.”
“······.”
“나는 내 손자의 결정을 존중할 생각이야. 그러니 내 손자한테 열심히 공들여 봐.”
“회장님의 말씀을 명심하겠습니다.”
윙윙-
그때, 엄기원 비서실장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발신자를 확인한 그는 의아한 표정으로 이철중 회장에게 보고했다.
“회장님, 송기용 대통령님의 최측근인 전지훈 비서실장입니다.”
“그가 왜 전화했는지 알고 있나?”
“전혀 감이 잡히지 않습니다.”
“알았어. 얼른 받아봐.”
엄기원 비서실장은 지체하지 않고 통화 버튼을 눌렀다.
“전 실장님, 오랜만입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철중 회장님과 통화했으면 좋겠는데 가능하겠습니까?]“용건을 먼저 말씀해주실 수 있습니까?”
[우즈베키스탄 건이라고 말씀드려주십시오.]엄기원 비서실장은 핸드폰을 손으로 막고, 전지훈 비서실장에게 들은 내용을 보고했다.
이철중 회장은 핸드폰을 건네받아 전지훈 비서실장과 통화를 시작했다.
“전 실장님, 저한테 하실 말씀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제 오후에 다브로노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송기용 대통령님이 통화했습니다. 다브로노프 대통령은 송 대통령님께 오성 물산에 근무하고 있는 설도윤 씨한테 크게 도움받았다며 고맙다는 말씀을 전해왔습니다.]‘도대체 이 녀석이 우즈베키스탄에서 어떤 사고를 친 거야?’
“설도윤 씨가 다브로노프 대통령께 어떤 도움을 줬는지 알고 있습니까?”
[나중에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답니다. 그는 설도윤 씨의 도움에 감사하는 의미로 우리나라와 교류를 더욱더 확대하겠다고 얘기했습니다.]“허허허. 그렇습니까?”
[네. 회장님. 설도윤 씨가 그에게 어떤 도움을 줬는지 회장님이 알아봐주십시오.]“대통령님의 지시 사항입니까?”
[아니라고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알겠습니다. 파악하는 즉시, 연락드리겠습니다.”
딸깍.
이철중 회장이 전화를 끊는 것과 동시에 엄기원 비서실장이 말을 걸었다.
“회장님, 도대체 어떤 상황입니까?”
“나도 잘 모르겠어. 도윤이는 언제 오는 거야?”
똑똑똑.
공교로운 순간에 노크 소리와 함께 비서가 집무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회장님, 우즈베키스탄에 출장 다녀온 임직원들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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