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llegitimate Child of a Chaebol Who Became a Genius Starts as a Low-level Employee RAW novel - Chapter (72)
천재가 된 재벌가 사생아는 말단 사원으로 시작한다-72화(72/80)
72화 : 어떻게 보상해줄까?
느낌이 싸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이철중 회장, 엄기원 비서실장, 홍기훈 사장의 시선이 마치 동물원의 원숭이를 쳐다보듯 나에게 집중되었기 때문이었다.
복장에 문제가 있나 싶어 급히 점검해봤지만 다행히 아무 이상 없었다.
‘흠··· 세 분은 나와 관련해서 뭔가를 알고 있다는 뜻인데, 혹시··· 다브로노프 대통령에 대한 시해 미수 사건을 알고 계신 건가?’
짧은 생각에 빠져있는 사이, 장민국 본부장이 입을 열었다.
“회장님, 찾으셨습니까?”
“그래. 우즈베키스탄 출장은 잘 다녀왔고?”
“회장님이 염려해준 덕분에 무탈하게 다녀왔습니다.”
“그렇다면 다행이고. 자네가 데리고 온 직원들을 나한테 소개시켜 주는 것이 어때?”
“제 옆에 서 있는 직원은 우즈베키스탄을 포함한 중앙아시아······.”
다른 직원들까지는 아무 일 없이 넘어갔지만, 홍서연을 소개시켜줄 때 문제가 발생했다.
이철중 회장이 그녀를 빤히 쳐다보며 엉뚱한 질문을 던졌기 때문이었다.
“홍서연 씨, 남자 친구는 있나?”
“···네?”
“아, 홍서연 씨의 미모가 워낙 출중해서 물어본 거니까, 신경 쓸 필요 없어.”
“아, 네.”
“이제 자리에 앉아서 얘기하자고.”
우리가 자리에 앉아, 이철중 회장이 흐뭇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이제부터 우즈베키스탄에서 어떤 성과를 거뒀는지 들어볼까?”
장민국 본부장은 지참하고 있던 클리어 파일을 펼친 후, 이철중 회장의 질문에 대답했다.
“먼저 관용차 교체프로젝트는 결제 조건이 계약금 50%, 잔금 50%이었는데, 계약 체결할 때 100%를 현금으로 받았습니다.”
“우르노프 회장이 압둘라에프 전 총리를 생포하도록 도와준 것에 대한 대가로 결제 조건을 변경해줬나?”
“회장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알았어. 다른 성과를 얘기해봐.”
“고속열차 차량 교체 프로젝트는 뜻하지 않았던 변수가 발생하는 바람에 가계약을 체결하는 것에 만족했습니다.”
“뜻하지 않은 변수라니?”
“다브로노프 대통령은 중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미국과 손을 잡을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장민국 본부장은 우즈베키스탄에서 발생했던 사건들을 간추려 중요한 내용만 보고했다.
물론 그의 설명이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나, 원성우 팀장 등이 부연설명 해주었고
하지만 이철중 회장의 끊임없는 질문 공세로 인해서 설명은 오뉴월 무더위에 엿가락 늘어지듯 하염없이 지체되고 있었다.
“설도윤 씨, 가루디 총리가 미국과 우즈베키스탄의 정상회담을 성사시킨다는 보장이 있을까?”
“어젯밤에 가루디 총리한테 연락받았는데, 월버트 대통령은 정상회담 개최에 흥미를 보였답니다.”
“돌발변수만 없다면 큰 문제 없이 정상회담이 추진될 수 있다는 말이군.”
“그 점에 대해서는 저도 회장님과 같은 생각입니다.”
이철중 회장은 시선을 옮겨 장민국 본부장에게 말을 걸었다.
“가계약이 본계약으로 이어진다고 장담할 수 있나?”
“계약을 취소하는 측에서 페널티로 3,000만 달러를 부담하기로 했습니다.”
“그럼, 문제없겠군. 성과를 계속 보고해봐.”
“가루디 총리는 두 나라의 정상회담을 성사시켜주는 것에 대해 반대급부를 요구했고, 우즈베키스탄은 인도에 금 10톤을 수출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금을 수출하는 것이 반대급부가 될 수 있을까?”
“현재 가격으로 금 10톤을 수출하면 약 7억 5천만 달러 정도입니다. 설도윤 씨는 향후 국제 금 가격이 최소 20% 정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되면, 인도가 얻는 수익은 약 1억 5천만 달러입니다.”
“그런데 말이야. 과연 인도와 중국이 카슈미르 지역에서 무력충돌을 벌일까?”
“회장님의 질문에 대해서는 설도윤 씨가 대신 대답할 겁니다.”
장민국 본부장이 고개를 숙이며 물러나고 내가 자연스럽게 바통을 이어받았다.
“인도군 당국은 무력 충돌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럼, 국제 금 가격이 급격하게 상승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잖아.”
“인도와 중국은 카슈미르 지역에 자주포 200문과 300을 배치할 예정입니다.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라는 격언을 감안하면 국제 금 가격은 반드시 상승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흠··· 충분히 일리 있는 얘기군. 중국이 자주포 300문을 설치하면, 인도도 같은 숫자를 배치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배가 점점 산으로 올라가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건 기분 탓인가?’
“인도가 카슈미르 지역에 설치할 바즈라 자주포는 우리나라의 명품 무기인 K-9 자주포와 동일한 무기입니다. 이에 비해 중국은 바즈라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PLZ-05라는 자주포를 설치할 예정이고요. 따라서 두 나라가 포격전을 벌이면 바즈라가 PLZ-05를 박살낼 것이 확실합니다.”
“흠, 그렇군. 인도와 중국 얘기는 이제 그만하자고.”
“네. 알겠습니다.”
“미국과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주선해준 것과 관련해서 우리 회사에 떨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나?”
“금 거래 금액의 2%를 커미션으로 받기로 되어있습니다.”
마치 그때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장민국 본부장이 발언권을 요청했다.
“회장님, 설도윤 씨가 아니었다면, 우리 회사는 커미션을 받지 못할 뻔했습니다. 그래서 드리는 말씀인데, 커미션의 절반을 설도윤 씨한테 성과급으로 주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엄기원 비서실장은 커미션 금액이 750만 달러(약 100억 원)라고 이철중 회장에게 보고했다.
“장 본부장, 성과급이 너무 많지 않아?”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럼, 나를 설득해봐.”
“우즈베키스탄과 인도의 금 거래로 인해서 고속열차 차량 교체 프로젝트 본 계약이 연기됐습니다. 다브로노프 대통령은 이 점에 대해서 사과한다며, 계약금액을 1억 1,000만 달러로 인상시켜줬고요. 두 나라의 금 거래가 없었다면 1,000만 달러라는 추가 이익은 발생하지 않았을 겁니다.”
“흠···.”
뭔가 생각할 것이 있다는 듯 이철중 회장은 안경을 벗어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엄기원 비서실장은 그가 무엇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
설도윤에게 100억 원이라는 거액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면 소문이 파다하게 퍼질 것이다.
이재진 부회장과 이성진 사장의 귀에 소문이 들어가는 것은 시간문제일 터.
두 사람이 설도윤에 대해서 조사를 시작하면 출생의 비밀을 알아낼 가능성이 높다.
그런 상황이 발생하면 엄청나게 피곤한 일이 발생할 것이다.
그렇다고 큰 성과를 기록한 설도윤에게 쥐꼬리만큼 성과급을 주는 것도 이치에 맞지 않고.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있는 사이, 이철중 회장이 안경을 다시 쓰며 말문을 열었다.
“엄 실장, 설도윤 씨한테 거액의 성과급을 지급하면 어떤 문제가 발생하지?”
“여러모로 골치 아픈 문제들이 많이 발생할 겁니다.”
“그럼,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그 문제는 제가 알아서 처리할 테니까, 회장님은 신경 쓰지 마십시오.”
“기발한 아이디어라도 있는 거야?”
“죄송합니다만, 이 자리에서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일단 무슨 말인지 알았어.”
엄기원 비서실장과 대화를 끝낸 이철중 회장은 홍기훈 사장에게 지시 내렸다.
“우즈베키스탄에서 큰 성과를 거둔 임직원들한테 걸맞은 성과급을 지급해.”
“그렇게 하겠습니다.”
이철중 회장은 홍기훈 사장의 대답을 뒤로하고 장민국 본부장한테 말을 걸었다.
“내가 알고 있어야 하는 성과가 또 있나?”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고속철도 이용객을 늘리기 위해서 노선을 연장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고속철도 연장 공사를 우리 회사에 맡기겠다는 입장이고, 현재 타당성 검토에 돌입한 상태입니다.”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우리 회사에 특혜를 주는 이유가 뭘까?”
장민국 본부장은 정확한 이유를 알고 있었지만, 다브로노프 대통령과 약속한 것이 있었기 때문에 말을 아낄 수밖에 없었다.
“압둘라에프 전 총리를 체포하는 데 도움을 준 것과 월버트 대통령과 정상회담 추진을 도와준 것에 대한 감사표시로 생각됩니다.”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고?”
“딱히 생각나는 것은 없습니다.”
“설도윤 씨는 어떻게 생각하나?”
‘나를 콕 집었다는 의미는 뭔가 알고 계시다는 뜻인데···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저도 장 본부장과 같은 생각입니다.”
“자네들이 오기 전에 송기용 대통령의 최측근인 전지훈 실장한테 전화···.”
큰일 났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불과 10초도 지나지 않아서 거짓말이 정통으로 발각됐기 때문이었다.
난처한 상황을 돌파할 방법을 궁리하는 사이, 이철중 회장의 얘기는 끝을 향해 달려갔다.
“···다브로노프 대통령한테 어떤 도움을 줬는지 전 실장한테 얘기해줘야 해. 그러니 숨기지 말고 사실대로 얘기해봐.”
“다브로노프 대통령과 비밀을 지키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나를 믿지 못하겠다는 뜻으로 들리는데, 사실이 아니겠지?”
‘아오. 신이시여. 저한테 이런 시련을 주는 이유가 도대체 뭡니까?’
“이곳에 계시는 분들은 믿지만 다른 사람들은 믿을 수 없습니다.”
“전 실장한테 알려줄지 여부는 우즈베키스탄에서 어떤 사건이 발생했는지 듣고 난 후에 결정할 테니, 얼른 얘기해봐.”
“그럼, 회장님을 믿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엄 실장, 집무실 주변에 아무도 얼씬거리지 못하도록 해.”
“네. 알겠습니다.”
잠시 후, 집무실 밖으로 나갔던 엄기원 비서실장이 돌아와 자리에 앉으며, 완벽하게 조치를 취했다고 보고했다.
“설도윤 씨, 이제 얘기해봐.”
“다브로노프 대통령은 일대일로 프로젝트에서 탈퇴하고 싶어 했고 중국은 반대했습니다. 그러던 도중에 중국의 꼭두각시였던 압둘라에프 전 총리가 정보국에 전격 체포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그래서?”
“중국은 우즈베키스탄 정보국의 마리취프 국장을 동원해 다브로노프 대통령을 시해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나는 연회장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해서 비교적 자세하게 보고했다.
물론 신비의 명약이 음식물을 먹지 말라고 경고를 보내왔다는 얘기는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다.
어차피 얘기해봤자 아무도 믿지 않겠지만.
“···초프르프 단장은 마리취프 국장과 바이진팅 대사를 체포했고 범행 일체에 대한 자백을 받아낸 상태입니다.”
“그 사건이 반드시 비밀을 지켜야 할 정도로 중요한가?”
“그 사건에 저희가 개입되어 있는 것에 대해서 중국이 알면 좋을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흠··· 생각해보니 그렇군. 엄 실장, 전 실장한테 대충 둘러대.”
“네. 회장님.”
짧게 대답한 엄기원 비서실장이 핸드폰을 들고 집무실 밖으로 나갔다.
그의 뒷모습을 힐끗 쳐다본 이철중 회장은 궁금한 것이 남아있다는 듯 말을 걸어왔다.
“설도윤 씨, 다브로노프 대통령은 이 사건을 어떻게 처리할까?”
“다브로노프 대통령은 이 사건을 중국 정부로부터 거액의 보상금을 받고 수면 밑으로 영원히 가라앉힐 겁니다.”
“일대일로 프로젝트에서 탈퇴하는 조건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먼저 중국 정부 측으로부터 진 빚을 갚아야 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아···.”
다브로노프 대통령의 의도가 무엇인지 이해했다는 듯 이철중 회장이 말끝을 흐렸다.
마치 그때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장민국 본부장이 대화에 끼어들었다.
“회장님,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중국 정부를 상대하는 시나리오는 모두 설도윤 씨의 머리에서 나왔습니다.”
이철중 회장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설도윤이 보여준 명석함과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이라면, 그 정도 수준의 아이디어는 얼마든지 생각해낼 수 있을 테니까.
“흠, 역시 그렇군. 그런데 말이야. 중국 정부가 오리발을 내밀 수 있잖아?”
장민국 본부장의 시선이 나에게 돌아왔다.
나는 이철중 회장의 질문에 대답하라는 의미로 해석하고 재빨리 입을 열었다.
“왕리칭 외교부장이 비밀리에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한 상태입니다.”
“벌써 갔어?”
“새벽 4시 무렵에 우즈베키스탄에 도착했다는 연락을 초프르프 단장한테 받았습니다.”
“중국 정부도 어지간히 똥줄이 탔나 보군.”
그때, 엄기원 비서실장이 집무실 문을 열고 돌아와 본인의 자리에 앉았다.
“전 실장한테는 뭐라고 얘기했나?”
“설도윤 씨가 다브로노프 대통령의 정적인 압둘라에프 전 총리를 체포하는데 아이디어를 제공했다고 얘기했습니다.”
“그 정도면 적당한 것 같군. 더 이상 보고할 것이 없으면 돌아가도 좋아.”
축객령을 받은 사람들이 집무실에서 퇴장하자, 이철중 회장이 득달같이 엄기원 비서실장에게 말을 걸었다.
“내 손자한테 어떻게 보상해줄지 얘기해봐.”
“제가 생각해놓고 있는 묘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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