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llegitimate Child of a Chaebol Who Became a Genius Starts as a Low-level Employee RAW novel - Chapter (76)
천재가 된 재벌가 사생아는 말단 사원으로 시작한다-76화(76/80)
76화 : 드디어 경영권 쟁탈전에 참전하셨군요.
윙윙-
침대에 누워서 뭉그적거리고 있는 도중에 전화가 걸려왔다.
핸드폰을 들어 발신자를 확인하니 초프르프 단장이었다.
그가 전화한 이유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지체하지 않고 통화 버튼을 눌렀다.
“초프르프 단장님, 말씀하십시오.”
[설도윤 씨, 방금 전에 왕리칭 부장과 최종 합의에 도달했습니다.]나는 초프르프 단장에게 다브로노프 대통령의 시해 미수 사건을 대폭 축소하는 대신, 반대급부로 중국과 비밀유지 계약서 체결을 무력화시키라고 조언했다.
그의 목소리가 매우 밝은 것을 보니, 내가 조언한 대로 합의한 것 같았다.
내 추측이 맞는지 조심스런 목소리로 묻자.
[설도윤 씨의 추측이 맞습니다.]“왕 부장이 반발하지 않았습니까?”
[왜 아니겠습니까. 대통령님의 시해 미수 사건에 중국이 개입했다는 사실을 언론에 알리겠다고 맞대응하니까, 어쩔 수 없다는 듯 꼬리를 내렸습니다.]“잘하셨습니다. 그나저나 앓던 이가 빠진 것처럼 시원하겠네요.”
[하하. 아무렴요. 한 시간 후에 대통령님의 긴급 기자회견이 예정되어 있습니다.]“저도 기자회견을 지켜보고 싶은데 정말 아쉽게 됐네요.”
[인터넷으로 생중계할 예정이니까, 얼마든지 지켜볼 수 있을 겁니다.]“아,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대통령님이 설도윤 씨한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해달랍니다.]‘감사인사가 끝은 아니겠죠?’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극강의 인내심을 발휘해 겨우 참았다.
“별말씀을 다 하십니다.”
[바쁜 일이 많아서 나중에 통화하겠습니다.]딸깍.
전화를 끊는 순간에 이상하게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진짜로 다브로노프 대통령이 입을 쓱 닦고 넘어가지는 않겠지?”
다브로노프 대통령의 긴급 기자회견은 예정된 시간에 시작됐다.
그는 기자 회견장을 가득 메운 기자들에게 엄중한 표정을 지으며 자신이 압둘라에프 전 총리에게 독살당할 뻔했다고 발표했다.
그의 뒤를 이어 초프르프 단장은 압둘라에프 전 총리를 심문해서 자백받은 내용을 전격 공개했고.
그러면서 다브로노프 대통령의 시해 미수 사건에 개입한 사람들을 모두 색출해 강력하게 처벌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자 기자 회견장은 벌집을 쑤셔놓은 것처럼 혼란스런 상태로 빠져 들어갔다.
어차피 한 번은 겪고 넘어가야 할 혼란이었기 때문에 나는 크게 개의치 않았다.
“이제 우즈베키스탄에 피바람이 불어닥치겠네.”
***
회사에 출근해서 노트북 전원을 켜는 순간 홍서연이 메신저를 보내왔다.
– 홍서연 : 월요일 아침부터 표정이 왜 이렇게 어두워요?
‘갑자기 웬 걱정? 뭔 일 있나?’
– 설도윤 : 잠을 설쳐서 그래요.
– 홍서연 : ?
– 설도윤 : 어젯밤에 다브로노프 대통령이 긴급 기자회견을 했거든요.
홍서연에게 더 이상 메신저가 오지 않았다.
다브로노프 대통령이 어떤 내용으로 기자회견 했는지 확인해보기 위함이리라.
약간의 시간이 지난 후, 그녀가 또다시 메신저를 보내왔다.
– 홍서연 : 본부장님께 보고해야 하지 않아요?
– 설도윤 : 안 그래도 그럴 생각이었습니다. 같이 갑시다.
– 홍서연 : 저도요?
– 설도윤 : 우즈베키스탄에 나 혼자 출장 다녀온 것은 아니잖아요.
– 홍서연 :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 설도윤 : 나는 원 팀장님을 책임질 테니, 홍서연 씨는 우리 팀장님을 책임지세요.
***
“김 팀장, 월요일 아침부터 무슨 일이야?”
“설도윤 씨가 긴급하게 보고할 것이 있답니다.”
“알았어. 앉아서 얘기하자고.”
자리에 앉자마자 나는 다브로노프 대통령이 긴급 기자 회견한 내용을 장민국 본부장 등에게 가감 없이 보고했다.
“설도윤 씨, 기자 회견은 하지 않기로 했던 것 아니었어?”
“원래는 그랬는데, 왕리칭 부장이 꼼수를 부리는 바람에 급선회했습니다.”
“어떤 꼼수를 부렸는데?”
“중국 정부는 우즈베키스탄 정부를 손아귀에 넣기 위해서···.”
장민국 본부장은 이제야 모든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
초프르프 단장은 다브로노프 대통령에 대한 시해 미수 사건에 중국 정부가 개입된 사실을 숨겨주는 조건으로 왕리칭 외교부장의 꼼수를 무력화시킨 것이리라.
다브로노프 대통령은 언론과 국민들의 시선을 돌리기 위해서 불가피하게 기자 회견을 실시한 것이었고.
“중국 정부가 땅을 치고 후회하겠군.”
“아무래도 그럴 겁니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고 있나?”
“다브로노프 대통령은 정보국과 경찰을 동원해서 정부 내에 포진되어 있는 압둘라에프 전 총리의 세력들을 축출해내고 있습니다.”
“다행이군. 우리는 우즈베키스탄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해서 신경 꺼도 되겠군.”
“그렇기는 합니다만, 최악의 상황을 대비할 필요는 있습니다.”
“그야 당연하지. 내가 알고 있어 할 소식이 또 있나?”
“초프르프 단장에게 왕 부장의 꼼수를 무력화시키라고 조언한 사람은 접니다.”
장민국 본부장은 설도윤의 의도가 무엇인지 단박에 알아챘다.
초프르프 단장에게 조언한 대가를 받아낼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리라.
그의 의도를 눈치챘는데, 모른 척하는 것은 직무유기나 다름없었다.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면 좋을까?”
“다브로노프 대통령을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은 초프르프 단장과 우르노프 회장입니다. 저는 초프르프 단장의 목을 조를 테니, 본부장님은 우르노프 회장의 목을 졸라주십시오.”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
사실 나도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도저처럼 밀고 나가는 이유는 아버지의 유지를 앞당기기 위함이었다.
“우는 아이 떡 하나 더 주는 법입니다.”
“알았어. 나도 최선을 다해서 우르노프 회장을 괴롭혀볼게.”
그때, 궁금한 것이 있다는 듯 김진수 팀장이 대화에 끼어들었다.
“설도윤 씨, 왕리칭 부장은 중국으로 돌아갔나?”
“우즈베키스탄 시간으로 자정 무렵에 중국으로 떠났답니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일주일 가까이 머물렀는데 발각되지 않았을까?”
“그는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제공한 안가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았답니다.”
“그렇다면 아무 문제 없겠군.”
***
그 시각.
엄기원 비서실장은 이철중 회장을 찾아가 밀담을 나누고 있었다.
“설도윤은 용진이가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성과급으로 증여받는 것이 아니라, 정식으로 인수받겠다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그렇게 하려면, 천문학적인 돈이 필요할 텐데?”
“회장님께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해서 돈을 뻥튀기하겠답니다.”
“허허, 이 맹랑한 녀석이···.”
이철중 회장은 설도윤의 생각이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탄식을 내뱉었다.
“회장님, 설도윤은 불과 몇 달 사이에 60억 원을 두 배로 늘리는 능력을 보여줬습니다.”
“소가 뒷걸음질 치다가 쥐 잡은 것이겠지.”
엄기원 비서실장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철중 회장에게 플랜 B를 꺼내놓았다.
“회장님, 설도윤의 투자 실력을 검증해보고, 돈을 빌려주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허어, 그때까지 언제 기다리나.”
이철중 회장의 대답에는 싫다는 의미가 담겨있었다.
하지만 엄기원 비서실장은 믿는 구석이 있었기 때문에 뜻을 굽힐 생각이 없었다.
“설도윤에 대해서 제일 많이 알고 있는 홍 사장을 불러서 의견을 물어보는 것이 어떨까요?”
“그럼, 그렇게 해.”
잠시 후, 호출을 받은 홍기훈 사장이 집무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는 이철중 회장에게 정중한 자세로 인사한 후, 비어있는 소파에 앉았다.
“회장님, 찾으셨습니까?”
“설도윤이 나한테 거액을 빌려달라고 요청했는데, 자네는 어떻게 생각해?”
“빌린 돈을 어디에 사용하려는지 알고 계십니까?”
“허~참! 주식에 투자해 돈을 뻥튀기한 후, 용진이가 보유했던 지분을 인수하겠다더군.”
‘후후후. 도련님, 오성 그룹 경영권 쟁탈전에 드디어 참전하셨군요.’
“회장님, 저는 빌려줘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를 얘기해봐.”
“도련님은 작고한 이 부회장에 비해서 경험만 부족할 뿐 모든 면이 비슷합니다. 이 부회장은 살아있을 때 주식에 투자해서 한 번도 손실을 기록한 적이 없습니다.”
“흠··· 그렇다는 말이지?”
홍기훈 사장은 이철중 회장의 결심을 앞당기기 위해서 말을 이어 나갔다.
“회장님, 도련님한테는 이상할 정도로 운이 따르고 있습니다.”
“운이라고?”
“도련님은 오성 그룹에 입사한 이후, 파키스탄, 인도, 우즈베키스탄에 출장 다녀왔습니다. 그때마다 그 나라의 최고 지도자와 인연을 맺었을 뿐만 아니라, 조만간에 미국의 월버트 대통령과도 만날 예정입니다.”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월버트 대통령과 다브로노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누가 뭐라고 해도 일등 공신은 도련님입니다. 저는 두 사람의 정상회담 자리에 도련님이 초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에이, 너무 오버하는 거 아니야?”
이철중 회장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여주었다.
홍기훈 사장은 이런 반응을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에 표정 변화 없이 말을 이어 나갔다.
“파키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은 대표적인 친중 국가였습니다. 하지만 도련님은 두 나라를 중국과 적으로 돌려버리는 수완을 발휘했습니다. 제가 월버트 대통령이라면 도련님한테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기 위해서라도 정상회담에 초대할 겁니다.”
“흠··· 그렇다면 충분히 그럴 수 있겠군.”
“도련님이 월버트 대통령과 친분을 맺으면 용이 날개를 단 것과 진배없을 겁니다.”
“그건 정말 기대가 되는군. 도윤이한테 돈을 빌려주는 문제는 조금 더 생각해보자고.”
홍기훈 사장은 이 정도가 적당하다고 판단했다.
언제나 그렇듯 과함은 모자람만 못한 법이었으니까.
“회장님의 현명한 결단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두 사람의 대화가 끝났다고 판단한 엄기원 비서실장이 말문을 열었다.
“회장님, 오성 중공업이 수주할 예정인 드릴 십에 대해서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얘기해봐.”
“재진이는 고유가 시대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했습니다만, 설도윤 씨는 정반대의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도윤이가 그랬다고?”
“네. 설도윤 씨는 중국 경제가 침체기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엄기원 비서실장은 설도윤과 주고받은 대화 내용을 상세하게 보고했다.
“···드릴 십을 수주하면, 큰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홍 사장은 도윤이의 의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저는 도련님의 의견을 무조건 수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네는 도윤이의 편을 너무 일방적으로 드는 거 아니야?”
기분이 언짢다는 듯 묻는 이철중 회장의 목소리에 가시가 담겨있었다.
“회장님도 알고 계시겠지만, 작고한 이 부회장이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는 프로젝트는 반드시 탈이 났습니다. 도련님과 이 부회장의 능력이 흡사한 점을 감안한다면, 드릴 십을 절대로 수주해선 안 됩니다.”
“흠···.”
뭔가 생각할 것이 있다는 듯 이철중 회장은 안경을 벗어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엄기원 비서실장과 홍기훈 사장은 그의 생각을 돕기 위해서 조용히 앉아있었고.
제법 긴 시간이 지난 후, 이윽고 생각을 끝낸 그가 안경을 다시 쓰며 말문을 열었다.
“엄 실장, 도윤이가 해법을 제시했어?”
“두 가지 해법을 제시했는데, 실현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습니다.”
“어떤 해법인지 얘기해봐.”
“계약할 때 선수금을 50%를 요구할 것과 중도금이 제날짜에 입금되지 않으면, 기존에 납부한 돈에 대한 권리를 포기한다는 조항을 계약서에 삽입하라고 조언했습니다.”
“너무 심한 요구 조건이 아닐까?”
“저도 회장님과 같은 얘기를 꺼냈는데, 10년 전에 옥포 조선에서 발생했던 사건을 반면교사 삼으라는 대답을 들었습니다.”
이철중 회장은 당시에 어떤 일이 발생했는지 잘 알고 있었다.
스위스에 본사를 둔 오션 트랜스라는 회사가 옥포 조선에 드릴 십 5척을 발주했다.
그런데 고공 행진하던 국제 유가가 하락세에 접어들면서, 중도금 납입을 차일피일 미루기 시작했다.
옥포 조선은 오션 트랜스가 중도금을 납입할 것으로 굳게 믿고 드릴 십을 계속 건조했고.
그러던 와중 상황이 악화되며 오션 트랜스가 부도나는 지경까지 이르렀고, 급기야는 다른 회사에 인수 합병되는 운명을 맞이했다.
오션 트랜스를 인수한 회사는 옥포 조선에 발주한 드릴 십 5척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결국 옥포 조선은 울며 겨자 먹기로 드릴 십 5척을 떠안는 상황을 맞이했고.
다른 선주에게 매각을 시도했지만, 저유가 시대가 계속됨에 따라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그 탓에 옥포 조선은 유동성 위기에 몰렸고 지금까지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무슨 말인지 알았어. 재진이를 불러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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