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llegitimate Child of a Chaebol Who Became a Genius Starts as a Low-level Employee RAW novel - Chapter (79)
천재가 된 재벌가 사생아는 말단 사원으로 시작한다-79화(79/80)
79화 : 저하고 내기 하실래요?
갈비찜을 음미한 후, 엄지손가락을 위로 치켜들며 최영미 여사에게 칭찬세례를 보냈다.
“할머니, 갈비찜이 끝내주게 맛있는데요?”
“입에 맞는다니 다행이네.”
“저는 할머니가 해주는 것은 무엇이든 다 맛있습니다.”
“호호호. 그래?”
“아차! 밑반찬을 만들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 말과 함께 주머니에서 봉투를 꺼내 최영미 여사에게 건넸다.
“이게 뭐야?”
“손자가 할머니께 드리는 용돈입니다.”
“네가 무슨 돈이 있다고 그래?”
“할머니께 용돈 드릴 수 있을 만큼은 벌고 있습니다.”
“고마워. 잘 쓸게.”
최영미 여사와 훈훈한 대화를 마친 후, 엄기원 비서실장에게 말을 걸었다.
“갈비찜을 반주 삼아서 술 한잔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술은 중요한 얘기를 끝낸 후에 마시자고.”
“중요한 얘기라뇨?”
“내가 부른 이유를 알고 있으면서 의뭉 떨기는.”
“하하하.”
뻘쭘한 생각에 어색한 웃음으로 화답하는 나였다.
화기애해한 분위기 속에서 저녁 식사를 끝마친 후, 서재로 자리를 옮겼다.
포크로 과일 한 조각을 베어 문 엄기원 비서실장이 생각지 못했던 얘기를 꺼내들었다.
“송기용 대통령이 설도윤 씨를 주시하고 있어.”
“···네!?”
“지난 월요일에 송 대통령의 최측근인 전지훈 비서실장이 회장님을 찾아왔었어. 그가 회장님과 설도윤 씨의 관계를 의심하는 바람에···.”
나는 엄기원 비서실장이 오버했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이미 버스는 먼지를 폴폴 남기고 저 멀리 떠나가고 있거늘.
그나마 다행인 것은 결정적인 사건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짧은 생각에 빠져있는 사이, 그의 얘기는 끝을 향해 달려갔다.
“···지금 쯤 설도윤 씨에 대한 뒷조사를 끝내놓았을 거야.”
“전 실장님이 정확한 제 신분을 알고 있다는 말씀입니까?”
“그렇게까지는 모르겠지만, 문서 형태로 남아있는 기록 정도는 파악하고 있을 거야.”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그나저나 전 실장님의 입은 무겁습니까?”
“비서실장한테 가장 우선시되는 덕목은 입이 무거워야 한다는 점이야.”
“아무리 그래도 대통령님은 알고 계시겠죠?”
“그렇다고 보는 것이 맞겠지. 그런데 말이야. 과연 인도 정부가 바즈라 자주포 100문과 사거리 연장탄을 도입할까?”
엄기원 비서실장이 의도적으로 화제를 전환했다.
그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나는 아는 척하지 않고 대답했다.
“바즈라 자주포는 몰라도 사거리 연장탄은 연내 도입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렇게 판단하는 이유가 있겠지?”
“인도 국방부가 P&S 금속에 구매 제안서를 보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그럼, 오성 물산을 건너뛰고 P&S 금속에서 직접 사거리 연장탄을 도입한다는 말이야?”
그런 우려가 있기 때문에 가루디 총리에게 은근슬쩍 압력을 행사했다.
따라서 인도 국방부가 우리 회사를 건너뛰고 P&S 금속과 계약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세상사가 내 의도대로 흘러가지 않을 수 있기에 단언할 수는 없었다.
“가능성이 아주 낮은 것은 아닙니다.”
“내가 나서서 교통정리 해줄까?”
윙윙-
공교로운 순간에 가루디 총리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그가 전화한 이유는 보나마나 빤했다.
엄기원 비서실장에게 양해를 구한 후, 통화를 시작했다.
“가루디 총리님, 말씀하십시오.”
[설도윤 씨,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느라 이제 전화했습니다.]“괜찮습니다. 어떤 상황인지 말씀해주십시오.”
[야진카라 국방부 장관의 보고에 따르면 사거리 연장탄의 성능을 알아보기 위해서 P&S 금속에 LOI를 보냈답니다.]인도 국방부는 P&S 금속에서 사거리 연장탄을 직접 도입하면, 유통 경로가 단축되기 때문에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
때문에 야진카라 국방부 장관 또는 가루디 총리가 거짓말하고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
그 문제는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모른 척하고 넘어가주기로 결정했다.
“아, 그런 사정이 있었군요?”
[무슨 일이 있더라도 사거리 연장탄은 오성 물산을 통해서 도입하겠습니다.]“그래주시면 감사할 따름입니다. 사거리 연장탄은 어느 정도 도입할 예정입니까?”
[예산이 허락하는 만큼 도입할 예정이고, 우선 급한 대로 10만 발을 도입할 예정입니다.]“참고하고 있겠습니다.”
[그리고 바즈라 자주포 100문도 한국에서 도입하기로 결정했습니다.]인도 국방부가 지금까지 도입한 바즈라 자주포는 300문.
그중에 10문은 우리나라의 한국 디펜스에서 직접 도입했고, 잔여 290문은 인도의 방산 업체인 S&T 디펜스에서 면허 생산해 도입했다.
따라서 추가로 도입하는 100문도 S&T 디펜스에 발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건만, 가루디 총리는 생각지도 못했던 얘기를 꺼냈다.
나는 그렇게 결정한 이유가 무엇인지 조심스런 목소리로 물었다.
[현재 우리나라에 실전 배치된 바즈라 자주포는 150문 밖에 안 됩니다. 나머지 150문은 S&T 디펜스가 생산하고 있는 중이고, 4년에 걸쳐서 분할 납품받을 예정입니다.]인도 국방부가 바즈라 자주포를 우리나라에서 도입하려는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았다.
S&T 디펜스는 생산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발주하면 5~6년 후에나 납품받을 수 있다.
인도 국방부는 생산 능력이 뛰어난 한국 디펜스에 발주해서 조기에 도입하려는 것이리라.
내 추측이 맞는지 가루디 총리에게 묻자.
[설도윤 씨의 추측이 정확히 맞았습니다.]“그렇군요. 그나저나 바즈라 자주포 100문을 도입할 예산은 확보할 수 있습니까?”
“하여간 알겠습니다. 최대한 빨리 도입할 수 있도록 힘써드리겠습니다.”
[그게 가능합니까?]“인도 국방부가 바즈라 자주포와 사거리 연장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정보를 송기용 대통령님이 알고 계십니다.”
[아, 무슨 말인지 이해했습니다.]가루디 총리와 대화를 주고받은 후 전화 통화를 종료하자, 엄기원 비서실장이 득달같이 말을 걸어왔다.
“가루디 총리와 어떤 내용으로 통화했는지 얘기해봐.”
“사거리 연장탄 10만 발과 바즈라 자주포 100문을 우리나라에서 직접 도입하겠답니다.”
“자주포도?”
“바즈라 자주포를 면허 생산하는 S&T 디펜스가 생산능력이 부족하답니다.”
나는 가루디 총리와 통화한 내용을 엄기원 비서실장에게 상세히 보고했다.
“···최대한 빨리 도입할 수 있도록 대통령님께 말씀드려주십시오.”
“흠···.”
내 얘기를 끝까지 들은 엄기원 비서실장은 턱을 쓰다듬으며 생각에 잠겼다.
약간의 시간이 지난 후, 드디어 생각을 끝마쳤다는 듯 누군가에게 전화 걸었다.
나는 그가 누구와 통화하고 있는지 단박에 알아챘다.
그의 입에서 ‘회장님’이라는 단어가 튀어나왔으니까.
이철중 회장과 길게 대화를 주고받던 그는 느닷없이 핸드폰을 나에게 건네주었다.
“회장님이 설도윤 씨하고 통화하고 싶다니까, 얼른 받아봐.”
“네. 알겠습니다.”
짧게 대답한 후, 이철중 회장과 전화통화를 시작했다.
“회장님, 말씀하십시오.”
[도윤아, 정말 수고 많이 했다.]이철중 회장의 목소리에 애정이 가득 담겨있었다.
“어쩌다 운 좋게 얻어걸린 겁니다.”
[이 녀석아, 운도 실력이야.]“회장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니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내가 송 대통령한테 특별히 부탁해놓을 테니까, 너는 신경 쓸 필요 없어.]“그렇게 하겠습니다.”
[나는 네가 정말 자랑스럽구나. 이제 엄 실장을 바꿔 줘.]엄기원 비서실장은 이철중 회장과 몇 마디 대화를 주고받은 후, 통화를 종료했다.
그리고는 인자한 목소리로 말을 걸어왔다.
“설도윤 씨, 큰 건을 터트려줘서 정말 고마워.”
“아이고. 쑥스럽게 왜들 그러십니까?”
겸연쩍은 생각에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하는 나였다.
“인도에 무기를 수출하는 건은 이제 그만하고, 본격적인 얘기를 해보자고.”
“말씀하십시오.”
“회장님은 개인 돈으로 1,000억 원을 마련했어.”
아버지는 상장되어 있는 오성 그룹의 지분을 2조 원 가까이 보유하고 있었다.
따라서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1,000억 원으로 2,000%라는 어마어마한 수익을 기록해야 한다.
미래를 내다보는 능력이 없는 이상 2,000% 수익을 기록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천억이 어디야. 생각보다 통이 크시군.’
“그렇게 많은 돈을 빌려주신다고요?”
“설도윤 씨가 뭔가 착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 회장님은 돈을 빌려줄 생각이 없어.”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하긴 그냥 빌려줄 리가 없겠지.’
“돈을 빌려주기 전에 설도윤 씨의 주식투자 실력을 검증해볼 생각이야. 그래서 하는 말인데, 가지고 있는 120억 원을 연말까지 250억 원으로 불려봐.”
“연말이라고 해봐야 5개월밖에 남지 않았잖아요.”
“회장님께 돈을 빌리기 싫다는 뜻으로 해석해도 될까?”
‘치사하게 이러기 있습니까’라는 대답이 머릿속에 맴돌았지만, 입 밖으론 차분한 대답이 흘러나왔다.
“싫다는 것이 아니라 기간이 짧다는 의미로 말씀드린 겁니다.”
“돈을 뻥튀기 할 수 있는 방법은 주식투자만 있는 것이 아니야.”
‘음.’
순간, 커다란 돌덩이에 머리를 얻어맞은 듯한 충격을 받았다.
엄기원 비서실장의 말대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그런 사실도 모르고 오로지 주식 투자로만 돈을 불릴 생각을 하고 있었다니.
“실장님의 충고를 달게 받겠습니다.”
“내 제안을 수용한다는 뜻으로 해석해도 되겠지?”
“그야 물론입니다.”
“이제부터는 설도윤 씨가 목표 수익률을 달성했다고 가정하고, 회장님께 돈을 빌리는 조건에 대해서 얘기해줄게.”
“얼른 말씀해 주십시오.”
“1,000억 원은 빌린 날짜로부터 2년 안에 상환해야 해. 회장님과의 관계를 고려해서 무이자로 빌려줄 생각이야.”
며칠 전에 이철중 회장과 통화할 때는 분명 이자를 청구하겠다고 말씀하셨다.
그런데 지금은 무이자로 돈을 빌려준단다.
당신이 그렇게 결정한 이유가 무엇인지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회장님은 설도윤 씨가 회사에서 거두는 성과를 이자로 대체할 생각을 가지고 계셨어.”
“회사를 위해서 죽어라 일하라는 말씀이군요.”
“역시 천재답게 회장님의 의도를 정확히 알고 있군.”
“회사를 위해서 분골쇄신하겠습니다.”
“그래 주면 고맙고. 이제 돈 얘기는 그만하고, 업무 얘기를 해보자고.”
“업무 얘기라니요?”
“드릴 십 건이 있잖아.”
나는 드릴 십 수주를 단념하도록 만들기 위해서 선주가 수용할 수 없는 조건을 제시했다.
따라서 상황이 종료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그게 아닌 것 같았다.
“선주가 조건을 수용했습니까?”
“그랬다면, 설도윤 씨한테 얘기를 꺼내지 않았겠지.”
“저는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습니다.”
엄기원 비서실장은 며칠 사이에 일어났던 일들을 기억에서 소환했다.
오재권 오성 중공업 사장은 선주에게 두 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선주는 말도 안 되는 조건이라며 격렬하게 항의한 후, 중국 조선회사와 접촉을 시작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이철중 회장이 드릴 십 건에 대해서 미련을 떨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해서 이 문제를 상의해보려고 설도윤을 부른 것이었고.
지금까지 일어났던 일들을 그에게 상세히 얘기해주고 어떤 묘안이 있는지 물었다.
“회장님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두 가지 조건을 완화해줬으면 하는 생각을 가지고 계셨어.”
‘완화해줘도 문제없겠지?’
찌잉-
역시나 머리가 반쪽으로 갈라질 정도로 아파왔다.
즉, 선주에게 제시한 두 가지 조건을 무조건 고수하라는 의미.
재빨리 생각을 고쳐먹고, 엄기원 비서실장과 대화를 이어나갔다.
“조건을 완화해주면 반드시 문제가 발생할 겁니다.”
“그렇다고 중국 조선회사에 드릴 십을 빼앗길 수는 없잖아.”
‘저도 빼앗기기는 싫지만, 신비의 명약이 경고를 보내오는데 어떻게 합니까?’
“실장님, 중국 조선회사들은 인건비가 싸기 때문에 선박 건조 가격은 우리나라 조선회사보다 저렴할 겁니다. 그런 사실을 선주도 잘 알고 있을 것이고요.”
“아무래도 그렇겠지.”
“그럼에도 선주는 그들의 드릴 십 건조 능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알고 있기 때문에 오성 중공업과 계약하려고 했을 겁니다.”
“그럴 수 있겠지만, 선주는 그들과도 접촉하고 있잖아.”
“선주는 오성 중공업을 초조하게 만들기 위한 심리전을 펼치고 있는 중으로 보입니다.”
“에이, 설마···.”
“누구 말이 맞는지 저하고 내기 한번 해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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