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mmortal Genius Spearman RAW novel - Chapter (11)
죽지 않는 천재 창잡이 11화(11/150)
죽지 않는 천재 창잡이 (11)
첫 주의 훈련은 소대끼리의 독립 훈련이 대부분이었다.
아직까지 훈련소에 적응도 완전히 되지 않은 상태에서 구태여 다른 소대와 얽힐 이유가 없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2주 차가 되면서 분위기는 달라졌다.
일주일 후 있을 소대 대항전 때문이기도 했지만, 이제는 군대라는 집단이 가진 가장 근본적인 목적을 세우기 위함이었다.
바로 경쟁과 승리.
군과 병사들을 아무리 좋은 말로 치장을 한다고 해도 결국은 이들은 싸우기 위해 존재하는 이들이다.
싸운다면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그것이 군대가 존재하는 이유였다.
“1주 차엔 개인 방패술과 창술을 다루는 훈련을 했다면, 2주 차부턴 진형을 이룬 상태에서 방패술과 창술을 연계하는 방법을 배우겠다. 단체전이긴 하나, 그래도 실력이 좋은 개개인은 따로 추가 점수를 매길 테니 최선을 다하도록!”
진형을 가르치러 나온 교관의 말에 1소대원들은 진지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다들 훈련소에서 좋은 점수를 획득하여 본인들이 원하는 병과로 가고 싶은 생각이 가득했다.
데미안 역시 교관의 설명을 들으며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삼각 진형에 대해서 가르쳐 줄 모양이로군.’
삼각 진형은 적을 뚫기 위한 공격적인 진형으로 중요한 핵심은 가장 선두에 있는 사람의 힘이 좋아야 한다는 것이다.
삼각형으로 진형을 만들어 마치 거대한 화살을 쏘는 것처럼 파괴력을 가진 진형이지만, 선두가 무너질 경우 뒤쪽도 덩달아 무너질 수 있다는 단점도 있었다.
‘하지만 바꿔 말하면 선두가 강하다면 그만큼 폭발적인 힘을 낼 수가 있지.’
교관은 병사들의 자리를 제대로 알려 주며 적의 공격 시 방패와 창을 어떻게 들어야 하는지 설명했다.
“이렇게 선두가 진입하게 된다면, 그 즉시 방패로 상대를 밀어내고 공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교관은 들고 있던 방패로 시범에 나온 조교를 강하게 튕겨 냈다.
방패를 들고 있던 조교가 뒤로 밀려 나가자, 곧장 방패를 등에 걸고 양손으로 창을 잡았다.
“자, 여기까지 삼각 진형의 돌격과 돌격 후 기본자세다. 이후에도 중요한 부분이 있지만, 오늘은 이것까지만 빠르게 배워 보도록 한다. 그럼 반씩 나누어 빠르게 삼각 진형을 갖추도록!”
“카일, 네가 저쪽으로 가라. 내가 이쪽에서 할 테니까.”
“흐흐흐흐흐, 이번엔 안 진다.”
카일의 말에 데미안이 피식 웃으며 몸을 돌렸다.
“자, 다들 모여 봐.”
스무 명씩 갈라진 1소대.
데미안은 자신 쪽으로 온 소대원들을 보며 말했다.
“교관님이 말한 것처럼 삼각 진형은 선두에 선 사람과 더불어 진입한 이후 방패로 적을 튕겨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여기서 팁을 하나 줄 테니 잘 들어 봐.”
“……?”
“팁?”
아니, 같이 배우고 있는 입장에서 팁이라니.
이 자식은 뭘 알고 있다는 말인가?
“해 본 적이 있나?”
“아버지가 예전에 군인이셔서 배운 적이 있어.”
“아…… 그렇군.”
“어째, 뭔가 다르더라니.”
데미안의 말에 다른 녀석들이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거라면 충분히 이해가 되는 부분이 있으니까 말이다.
다들 데미안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 이어지는 데미안의 말에…….
“크크크크큭, 재미있겠는데?”
“그거 기발한데? 생각해 보니 그런 취약점이 있을 수밖에 없네.”
“작살을 내자고, 흐흐흐.”
데미안의 작전을 들은 녀석들이 웃음을 터트리며 이내 진형을 준비했다.
데미안은 자신의 바로 뒤쪽에 힘이 센 녀석들을 배치했고, 옆쪽으론 비교적 키가 작은 녀석들로 배치했다.
키가 작은 녀석들을 가운데 배치했다간 오히려 아무것도 못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외곽에 있는 녀석들은 방패를 조금 더 높게 들어줘. 최소한 너희 머리가 가려질 정도로는 들어 줘야 해.”
“알겠어!”
“오케이!”
진형을 빠르게 정비한 데미안은 어느덧 앞에 있는 카일의 진형을 보았다.
녀석들은 철저하게 방어 위주로 된 사각 진형을 하고 있었는데, 어차피 상관은 없다.
그냥 뚫어 버리면 그만이니까.
“간다, 속도 늦추지 마. 한 방에 끝내 버릴 테니까.”
데미안의 말에 다른 녀석들이 침을 꿀꺽 삼키며 고개를 끄덕였다.
막상 실전 같은 분위기에 심장이 크게 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시작!”
교관의 외침과 함께 데미안이 다른 녀석들을 슬쩍 쳐다보았다.
모두가 준비가 끝났는지 고개를 끄덕이자…….
척! 척! 척! 척! 척!
데미안의 삼각 진형이 앞으로 한 걸음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다들 처음 합을 맞춰보는 것이기에 다소 어색한 느낌도 있었지만…….
“왼발! 왼발! 왼발! 왼발!”
구령까지 붙이며 발을 맞추고 있었기에 진형은 흔들림 없이 진격하고 있었다.
그에 데미안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처음인데 이 정도라…….’
제법 괜찮은 녀석들이다.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으니 이렇게 따라오는 것이겠지.
그리고 점차 카일의 사각 진형과 가까워질 무렵…….
“속도를 올린다!”
“왼! 왼! 왼! 왼! 왼!”
데미안의 명령과 함께 스무 명으로 이루어진 삼각 진형이 빠르게 카일의 사각 진형으로 쇄도했다.
속도가 붙은 상태에서 선두에 있던 데미안은 왼손에 들고 있던 방패를 몸에 바짝 붙이며 마력을 끌어올렸다.
근력이나 체력 훈련 때는 마력을 사용하지 않았지만…….
‘이 경우는 얘기가 다르지……!’
그리고 선두에 있던 데미안이 격돌하는 그 순간…….
“밀어!”
데미안의 뒤쪽에 있던 녀석들이 데미안의 등을 쭉 밀었다.
그 탄력에 데미안이 바닥을 박차며 앞으로 튀어 나가듯 앞에 있던 녀석과 부딪쳤다.
콰앙!
“으악!”
“으어억!”
강한 격돌과 함께 데미안과 부딪친 녀석들이 양옆으로 튕겨 나갔다.
데미안이 부딪친 건, 방패를 들고 있는 상대의 정면이 아닌, 사람과 사람 사이의 틈이었기 때문이다.
바로 이것이 적을 뚫을 때의 기본이다.
이렇게 애매한 곳으로 돌격을 하게 되면, 두 녀석은 순간적으로 갈등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누, 누가 막아야 하지?’
‘내가 해야 하나?’
이 짧은 고민을 하게 하는 것만으로도 성공이다.
대처를 한다 해도 100%의 힘이 실리지 않는다. 하물며 찰나의 고민으로 방어해야 할 순간에 제때 대처하지 못한다면…….
콰르르르릉!
이렇게 뚫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밀쳐 내!”
안으로 파고들자 데미안이 크게 소리쳤다.
“흐아아아압!”
“으라차라라라라라!”
파고든 소대원들이 양손으로 방패를 밀며 상대와의 간격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지금이야!”
“흐아아아아압!”
사이드에 있던 녀석들이 창을 움켜쥔 채 그대로 상대의 가랑이 사이로 집어넣었다.
두 명이 한 조가 되어 상대의 가랑이에 창을 집어넣고는 그대로 가위처럼 비틀어 버린 것이다.
“으악!”
“뭐, 뭐야. 이거!”
창에 다리가 걸려 넘어지자, 녀석들의 진형이 한순간에 붕괴되어 버렸다.
중앙에서 적의 공격을 대비하던 카일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황당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저, 저건 뭐야?”
“이런 건 배운 적이 없는데?”
“뭐 하고 있어! 빨리 밀어내!”
카일이 다급하게 소리치며 공격 들어온 부대원들을 튕겨 내기 위해 몸을 날렸다. 하지만…….
쾅!
그 앞을 데미안이 막으며 씨익 웃었다.
“야, 진형 박살 났다?”
“이익!”
또 졌다는 생각에 카일의 얼굴이 시뻘게진 채 데미안을 밀었다.
이 녀석이라도 밀어내지 않으면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되지 않은가.
하지만 카일이 강하게 힘을 주는 그 순간…….
스륵.
데미안이 살짝 몸을 뒤로 빼더니 옆으로 비틀며 카일을 밀어냈다.
“으악!”
너무 자연스러운 움직임에 카일은 대응조차 하지 못한 채 밀려 나가 다른 녀석을 향해 날아갔다.
그 모습에 보고 있던 교관은 혀를 내두르며 데미안을 보았다.
‘듣던 것 이상으로 대단하네.’
데미안을 처음 보는 교관들의 반응은 대부분 같았다.
다른 병사들과 동기라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을 정도로 그야말로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여 주지 않는가.
‘피지컬이 좋은 것도 아닌데…….’
오히려 피지컬로 따진다면 이번 지원자들 중 전체를 따져도 카일이 최고라 할 수 있었다.
힘이며 스피드며 탄력까지 말할 것이 없을 정도니까 말이다.
그런데 그런 카일을 오로지 기술만으로 완전히 날려 버린 것이다.
“그만!”
하지만 놀란 건 놀란 것이고, 교관으로서 해야 할 일은 해야 한다.
교관이 크게 소리치자, 뒤엉켜 싸우던 병사들이 멈칫하며 그를 보았다.
“공격조의 승리다. 다음은 공수를 교대할 테니 다들 준비하도록!”
“……예!”
방어를 한 카일의 진형은 다소 아쉬움이 남는 듯했지만, 이내 자신들의 공격에 열의를 불태웠다.
이것이 바로 경쟁이 가지는 묘미이지 않겠는가.
이어지는 카일 진형의 공격은 그야말로 카일의 독무대였다.
다소 삐걱거리는 모습이 있긴 했지만, 카일이 혼자 힘으로 입구를 열어 버린 것이다.
“그만!”
하지만 진입 이후 제대로 된 공간 확보를 하지 못한 탓에 다소 부진한 느낌은 있었다.
“카일을 제외한 다른 병사들은 조금 더 실드 차징을 연습할 수 있도록. 무조건 힘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타이밍이 중요한 법이다.”
“……알겠습니다.”
“후우, 아까 데미안 조는 뭔가 잘했던 것 같은데.”
“뭔가 비결이 있는 건가?”
모두가 끝난 이후 복기를 하며 자신들의 방법을 체크하기 시작했다.
‘좋은 흐름이다.’
확실히 이런 분위기가 만들어진다면 성장할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데미안이 미치는 영향은 단순한 소대장 병사 그 이상이었다.
하지만 그때…….
“뭐야, 저놈들.”
“흐흐흐, 아주 바닥을 제대로 뒹굴었나 보네.”
“저기가 그 애새끼가 소대장 병사라는 1소대 맞지?”
갑자기 옆쪽에서 웅성거리며 들려오는 소리에 진형을 복기하고 있던 1소대원들이 고개를 돌렸다.
“아, 이제부터 훈련장 동선이 비슷해지면서 만날 수 있다고 했었지?”
“이제 며칠 뒤에 소대 대항전도 있으니까…… 그런데 저 새끼들 방금 뭐라고 했냐?”
“방금 애새끼라고 했냐?”
그 애새끼가 누구를 말하는지 너무나 잘 알기에 1소대원들의 표정이 와락 일그러졌다.
하지만 지나가던 녀석들은 그런 1소대를 보며 말했다.
“아니, 소대장 병사가 애새끼라서 애새끼라고 하는데, 무슨 불만이라도 있나?”
“거긴 수준이 얼마나 떨어지면 열세 살짜리가 소대장 병사냐, 크크크크큭. 병신들 집합손가.”
말도 안 되는 도발에 1소대원들은 열이 받다 못해 황당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그때…….
“내버려 둬, 사리 분간 못하고 그냥 따라가는 애들이 문제겠냐. 주제 파악도 못하고 소대장 병사나 하고 있는 놈이 잘못인 거지.”
가장 선두에서 걸어가고 있던 찢어진 눈깔이 데미안을 보며 말했다.
딱 봐도 녀석이 분위기를 잡고 있다는 것쯤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데미안은 무시했다.
별거 아닌 녀석의 도발 따위에 넘어갈 만큼 멍청이는 아니다.
어차피 소대 대항전에서 만났을 때, 녀석들을 박살 내 버리면 되니까.
데미안이 관심 없다는 듯 몸을 돌렸다. 하지만 그때…….
“이런 씹새끼들이 어디서 야부리를 털어!”
“너흰 소대 대항전 때 만나면 뒤졌어, 이 새끼들아!”
“아주 작살날 준비하고 기다려라! 특히, 거기! 눈깔이 찢어진 새끼! 너 말이야, 제일 앞에 너!”
“……잉?”
4소대에는 이겨야 한다는 데미안의 말에 별 의욕도 보이지 않던 녀석들이…….
‘도발에 걸린 건가……?’
데미안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녀석들을 보자, 카일이 콧김을 뿜어내며 말했다.
“저 새끼들이 4소대지?”
“어? 어…… 그렇지.”
“개자식들!”
카일이 소리치자, 다른 소대원들이 눈을 부릅뜨며 데미안에게 말했다.
“저 새끼들은 무조건 죽인다!”
“아주 팔다리를 분질러 놔야 속이 시원하겠어!”
“4소대 만나면 아주 죽인다는 생각으로 하라고!”
갑자기 불꽃처럼 열의를 터트리는 소대원들의 모습에 데미안이 머리를 긁적였다.
예상치 못한 상황이긴 하지만…….
‘어쩌면…….’
좋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