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mmortal Genius Spearman RAW novel - Chapter (14)
죽지 않는 천재 창잡이 14화(14/150)
죽지 않는 천재 창잡이 (14)
데미안은 앞에서 삼각 진형을 이룬 2소대를 보았다.
사실상 훈련병들의 수준은 비슷비슷하다. 다만 얼마나 꼼꼼하게 디테일을 가지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다들 연습한 대로만 하자고.”
“좋았어!”
“카일, 작전대로 해. 신호하면 곧장 앞에 있는 녀석들을 강하게 밀어줘야 해.”
“흐흐, 걱정 마라. 힘이라면 자신 있으니까! 완전히 날려 보내 주지.”
카일이 기세등등한 표정으로 눈을 부릅떴다. 하지만 조금 빡빡한 진형이 불편한지 연신 몸을 비틀었다.
“야야, 카일. 가만히 좀 있어.”
“젠장, 숨 막히니까 그렇지.”
상당히 밀집된 데미안의 사각 진형.
하지만 이내…….
“시작!”
교관의 외침이 터지는 순간, 1소대 전원이 매서운 눈빛으로 앞에 있던 2소대를 보았다.
“우아아아아아아아!”
“다 죽여 버려!”
2소대 훈련병들이 소리를 지르며 삼각 진형으로 1소대의 방어진을 향해 달려들었다.
처음은 2소대의 공격.
1소대는 방패를 들어 올리며 녀석들의 공격을 막는 사각 진형이었다.
하지만…….
“……뭔가 너무 폭이 좁은 거 아닙니까?”
“저렇게 다닥다닥 붙어 있다고 좋은 것은 아닐 텐데.”
“흐음…….”
심사를 위해 단상에서 보고 있던 교관들은 일반적인 사각 진형보다 밀집되어 있는 1소대의 사각 진형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저렇게 공간이 없이 빽빽하게 있다면 분명 넘어질 일은 없겠지만…….
“하지만 한 번 막아 낸 이후 할 수 있는 게 없어 그저 허수아비처럼 당할 수밖에 없을 텐데.”
“일단 두고 보시지요.”
교관들은 제법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1소대와 2소대의 진형전을 보았다.
“후우우…….”
“이거…… 굉장히 떨리는데?”
“진짜 전쟁을 하는 느낌이잖아?”
방패를 단단히 잡아 든 1소대 훈련병들이 침을 꿀꺽 마시며 중얼거렸다.
비록 들고 있던 창은 창날 대신 솜 주머니가 끝에 대신했지만, 그래도 제대로 찔렸을 땐 상당한 타격을 입을 정도로 위협적이었다.
데미안은 빽빽하게 모인 진형의 중심에서 2소대를 보았다. 그리고…….
“이 새끼들, 뭐야?”
“보통 사각 진형보다 훨씬 좁은데?”
“그래 봐야 잔재주일 뿐이야! 그냥 박살 내 버려!”
기세 좋게 달려오던 2소대 훈련병들이 크게 소리치며 방패로 들이박았다.
콰앙!
제법 강렬한 소리와 함께 1소대의 사각 진형이 크게 울렸다. 그렇지만.
“……어?”
“뭐야, 왜 이렇게 단단한 느낌이야?”
그것이 끝이었다.
워낙 공간이 없을 정도로 밀집되어 있기에 사각 진형 자체가 하나의 벽처럼 느껴진 것이다.
그리고 그때.
“밀어!”
“흐아아아아아아압!”
“으아아아아!”
2열에 있던 카일을 비롯한 1소대 훈련병들이 크게 고함을 지르며 앞에 있던 방패병들의 등을 밀었다.
당연히 선두에 있던 방패병들 역시 마주한 2소대의 선두를 밀어냈다.
쿠쿠쿠쿠쿠쿵!
강렬한 힘 싸움이 진행되는 그 순간…….
“어어? 어어어?”
“미, 밀린다!”
“버텨! 버티라고!”
“이 자식들! 공격은 우리라고!”
상당히 강한 힘으로 밀어 오는 1소대의 반격에 2소대 선두에 있던 방패병들이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게다가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쿵!
녀석들이 밀려나는 동시에, 앞으로 두 걸음 나간 1소대 선두 방패병들이 급히 무릎을 살짝 굽히며 몸을 숙였다.
그리고 그 순간.
쾅!
2열에 있던 창병들이 1소대의 선두를 향해 강하게 창을 내질렀다.
2소대 방패병들은 예상치 못한 공격에 비명을 지르며 뒤로 물러섰다.
“으악!”
“뭐, 뭐야!”
“이 새끼들이……!”
정말 잘 짜 맞혀진 합에 2소대 훈련병들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딱 한 합.
그 합으로 본능적으로 느꼈기 때문이다.
자신들이…… 질 것 같다고 말이다.
하지만 아직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이어서 공격을 들어온 2소대의 진형이 무너지자…….
“카일!”
“흐아아아아압!”
2열에 있던 카일이 앞으로 달려 나가며 그대로 2소대의 선두를 뚫었다.
콰콰콰콰쾅!
마치 전차 그 자체였다.
방패도 들지 않고 어깨로 상대 방패병을 날려 버린 카일이 안으로 들어가자, 지휘를 하고 있던 2소대 소대장 병사가 당황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뭐야, 저 괴물은?”
같은 훈련병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의 엄청난 괴력이었다.
우르르르르르!
곧이어 카일이 뚫은 길로 곧장 1소대의 훈련병들이 파고들며 2소대의 진형을 갈라 버렸다.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훈련병들의 중심에 데미안이 분주하게 소리를 지르며 그들을 지휘했다.
“좌우로 벌려서 공간을 확보해! 카일! 달려드는 녀석들을 밀어내라!”
그리고 그 모습을 보고 있던 교관들은 입을 떡 벌린 채 황당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저건…… 무슨 상황입니까?”
“1소대장님. 소대원들에게 따로 훈련이라도 시킨 겁니까?”
“으음…… 아니요. 저도 조금 놀랍군요.”
브라이언조차 자신들의 소대원들의 모습에 혀를 내두르고 있었다.
마치 녀석들의 모습은 제법 고등 훈련을 받은 엘리트 병사와 비슷한 냄새가 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렇게 가능했었던 이유가 있었다.
바로 매번 훈련이 끝나고 들어오면 데미안이 소대원들의 부족한 부분을 하나씩 지적해 주며 내무실 안에서 추가 훈련을 시켰기 때문이었다.
“방패 들어! 어깨 아래로 내리지 마!”
“야야, 배운 대로 하라고! 신호 주면 곧장 들어간다!”
제법 급박한 상황에서도 1소대원들은 서로 소리를 지르며 소통했다.
그러곤 합을 맞추며 점차 2소대를 밀어내며 공간을 확보했다.
데미안에게 배운 대로 말이다.
짧은 시간이긴 했지만, 배운 대로만 했을 뿐인데 이런 결과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지금!”
척!
콰앙!
데미안의 신호와 함께 안으로 파고든 방패병들이 동시에 녀석들을 튕겨 냄과 동시에 2소대를 완전히 반으로 갈랐다.
그리고 홀로 고립된 2소대 소대장 병사를 향해 카일이 달려들었다.
“으아아아아압!”
엄청난 기합과 함께 달려드는 카일의 모습에 2소대 소대장 병사가 기겁을 하며 뒤로 물러섰다.
“저, 저놈 막아!”
“어림없지!”
“놓칠까 보냐!”
2소대 소대장 병사의 명령에 다른 방패병들이 카일의 앞으로 막아섰다. 하지만…….
“흐흐흐흐흐, 걸렸구나.”
“……!”
“뭐라고?”
카일에게 사람이 집중되는 바로 그 순간…….
파밧!
누군가 카일의 뒤에서 날아오르며 그의 어깨 위에 올라탔다.
“나이스, 카일.”
카일을 밟고 앞으로 뛰어나간 검은 그림자가 순식간에 2소대 소대장 병사의 가슴을 창으로 때렸다.
퍼억!
“크악!”
2소대 소대장 병사가 벌러덩 쓰러졌다.
그 위로 데미안이 올라타며 녀석이 가지고 있던 깃발을 빼앗았다.
“우리의 승리다!”
적의 깃발을 번쩍 들어 올린 데미안이 소리쳤다.
그야말로 압도적인 승리.
순식간에 승부가 난 두 소대의 싸움에 교관들은 자신들도 모르게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쳤다.
“대단하군.”
“이거…… 1소대의 압도적인 승리로 끝날 것 같지 않습니까?”
“글쎄요, 다른 소대도 2소대 수준이라면 그럴 수 있겠지만…….”
“하지만 꼭 그럴 것 같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
한 교관의 말에 다른 교관들은 그가 바라보고 있는 다른 진형전으로 시선을 돌렸다.
* * *
“젠장! 젠장! 젠장……!”
4소대의 소대장 병사인 찢어진 눈깔은 단단하게 버티고 있는 3소대의 진형을 뚫지 못하고 있었다.
“더 밀어! 밀라고! 힘을 더 줘!”
중앙에서 지휘를 하고 있던 찢어진 눈깔이 발악하듯 소리쳤다.
그의 외침에 4소대의 선두에 있던 방패병들이 이를 악물고 힘을 주었지만…….
“으아아아아아!”
“흐아아아!”
3소대의 방어진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4소대 훈련병들의 군복이 피로 물들기 시작했다.
아물지 않은 상처에 계속 대미지가 들어가며 상처가 벌어진 것이다.
“……의욕은 굉장하네.”
그야말로 4소대는 독기만 남아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3소대 소대장 병사인 제라드는 그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옆에 있던 아펠에게 물었다.
“어떻게 할까?”
아펠은 4소대 훈련병들을 보았다.
모두 이상하리만치 땀을 많이 흘리고 있다. 게다가 몇몇 녀석들의 발밑으로 붉은 핏방울이 떨어지고 있었다.
하나같이 상태가 좋지 못하다는 뜻이다.
“그냥 이대로 버티죠. 어차피 시간도 다 됐고…… 녀석들은 우릴 뚫지 못할 겁니다.”
공격 진형은 제한 시간 안에 상대의 진형을 뚫고 들어가 상대방의 깃발을 빼앗아야 했다.
하지만 이제 제한 시간이 거의 끝나 가는 상황에서 4소대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괜히 공격한답시고 진형을 흩트리는 건 좋은 생각이 아닌 듯했다.
제라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이제 우리가 공격할 차례인가?”
“그마아아아아안!”
때마침 울려 퍼지는 교관의 외침에 낑낑거리며 밀어붙이던 4소대의 방패를 든 훈련병들이 우르르 쓰러졌다.
조금 전 공격으로 모든 체력을 소진한 듯, 녀석들은 거칠게 숨을 토하고 있었다.
“헉…… 헉…… 헉…….”
숨을 돌릴 시간이 필요했지만…….
“공수 교대!”
교관의 빠른 진행에 4소대 훈련병들은 그저 인상을 구기며 무거운 몸을 다시 일으켰다.
하지만 그때…….
“뭐 하는 거야! 이것밖에 못해? 이래서 1소대 놈들을 박살 낼 수 있겠어?”
찢어진 눈깔이 소대원들을 닦달했다.
뭔가 삐걱거리는 것이 손발이 제대로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처음 공격할 때 상대 방패병 한 명을 둘이서 동시에 공격하라고 했잖아. 그래야 선두를 무너트릴 수 있지!”
“그렇게 했다고! 그런데 버티는 걸 어떻게 해?”
“저 녀석들, 엄청 단단해. 우리가 공격하는 녀석 뒤쪽으로 세 명이 달라붙어서 커버해 주고 있었다고!”
항의하는 소대원들의 말에 찢어진 눈깔이 미간을 찌푸렸다.
“그래서 둘이서 하나를 못 쓰러트려 놓고 나한테 화를 낸다는 거야?”
“아니, 뒤에 다른 녀석들이 커버를…… 아니다, 됐다. 화낼 힘도 없다.”
“자자, 왜 이래? 아직 안 끝났어. 이번엔 우리가 막아야 한다고.”
“그래, 우리가 잘 막으면 무승부니까 어떻게든 잘해 보자고.”
다른 몇몇 소대원들이 중재에 찢어진 눈깔은 그저 한숨을 내쉬며 원래 자리로 돌아갔다.
“다들 똑바로 하자, 파이팅!”
찢어진 눈깔이 소리쳤지만, 호응하는 소대원들은 없었다.
그리고 3소대의 공격과 4소대의 방어로 이루어진 대항전이 시작되었다.
“바로 뚫는 게 낫겠지? 저 녀석들 상당히 지쳐 보이는데.”
진형을 움직이기 전, 제라드가 아펠을 보며 물었다.
굳이 지쳐 있는 상대에게 시간을 끌 필요가 뭐 있을까 싶은 것이다.
하지만 아펠은 고개를 저었다.
“그것보다는 녀석들이 방패를 몸에 붙이고 방어할 때 창으로 툭툭 쳐 주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힘들 겁니다.”
방패를 몸에 붙였다면 창으로 두들길 때마다 아물지 않은 상처에 계속해서 피해가 누적될 테니까 말이다.
그 말에 제라드가 피식 웃었다.
“정석으로 가되 시간을 조금 끌자는 뜻이지?”
“예, 시간은 우리 편이니까요.”
그 대답에 제라드는 아펠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이 주밖에 되지 않았지만, 이 주 동안 겪은 아펠은 참으로 특이한 녀석이었다.
‘……전술에 대해 이미 공부를 하고 있다는 건가?’
진형에 대한 이해도 그렇고, 상대의 약점을 이용하는 것도 그렇다.
물론 전장에선 당연한 일일 수도 있겠지만…….
‘이런 훈련소에서…… 그것도 열네 살짜리가 이렇게 하는 것이 보통은 아니지.’
왠지 녀석의 배경이 궁금해졌다.
확실히 일반 평민은 아닌 듯한 느낌이 강했기 때문이다.
“좋아, 그렇게 하자.”
제라드는 이내 진형을 움직이며 4소대 녀석들을 바라보았다.
독기가 바짝 오른 매서운 표정을 하고 있었지만, 투지만으로 이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돌격!”
이윽고 3소대는 아펠의 전략처럼 녀석들에게 약간의 거리를 벌린 채 창으로 방패를 강하게 두드렸다.
쾅! 쾅! 쾅! 쾅! 쾅!
날이 없는 목봉이 방패를 두들길 때마다 녀석들의 몸이 크게 흔들렸다.
이 과정에서 녀석들이 참지 않고 튀어나와 준다면 가장 베스트다.
물론 그렇지 않아도 이것만으로 녀석들의 체력을 충분히 깎을 수 있을 것이다.
쾅! 쾅! 쾅!
3소대는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며 녀석들의 방패를 계속해서 두들겼다.
그에 4소대 방패병들의 표정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이 새끼들아! 그냥 빨리 치고 들어와!”
“놈들이 시간을 끌고 있어!”
짜증이 치솟아 오르자, 녀석들이 욕설을 내뱉었다.
쾅! 쾅! 쾅! 쾅! 쾅!
3소대 창병들은 신경도 쓰지 않고 아군의 방패병 뒤에 숨어 계속해서 창을 뻗어 녀석들을 두들겼다.
“크윽!”
결국 가장 선두에 있던 4소대 방패병 한 명이 비틀거리며 틈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그 순간…….
“지금이다!”
“흐아아아압!”
제라드의 외침과 함께 대기하고 있던 3소대 선두 방패병이 그 틈을 향해 맹렬하게 돌진했다.
콰앙!
방패를 앞세워 부딪치자 4소대의 선두가 크게 휘청였다.
“으아악!”
“넘어지지 마! 버텨!”
하지만 이미 벌어진 틈을 바로 메꿀 수는 없었다.
4소대의 진형이 무너지자.
“아펠!”
제라드의 외침에 아펠이 곧바로 앞에 있던 소대원을 향해 달려갔다.
그리고 아펠이 달려가자 3소대원 중 한 명이 방패를 몸에 바짝 붙이며 아펠을 위한 발판을 만들었다.
“흡!”
아펠이 그 방패를 밟고 뛰어오르는 순간…….
“흐압!”
발판이 되었던 3소대원이 힘을 주어 방패를 밀어 올리며 아펠을 날려 보냈다.
부우우웅!
순식간에 4소대의 방패병들을 뛰어넘은 아펠은 안으로 파고들자마자 두 눈을 번뜩였다.
아펠이 들고 있던 창에 마력이 깃들었다.
퍼퍼퍼퍼퍼퍼퍽!
그리고 둔탁한 소리와 함께 4소대의 진형이 완전히 무너졌다.
“뭐, 뭐 하는 거야! 이 멍청이들아!”
찢어진 눈깔이 소대원들을 향해 크게 소리쳤다. 그리고 그 순간…….
“……끝났네.”
미리 대항전을 끝내고 3소대의 모습을 보러 온 데미안이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확실히 범상치 않은 녀석이라고는 생각했지만…….
‘결국 3소대와 승부가 진짜겠네.’
데미안의 시선이 아펠에게 고정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