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mmortal Genius Spearman RAW novel - Chapter (49)
죽지 않는 천재 창잡이 50화(50/150)
죽지 않는 천재 창잡이 (50)
카이온 부대의 테스트가 원활하게 끝났다.
테스트를 통해 추려진 입대자들.
“백한 명이라.”
애초에 예정되어 있었던 백 명에서 한 명이 추가된 백한 명으로 추려졌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숫자를 채우기 위해 어중이떠중이까지 넣지 않아도 되었다는 것이다.
커트라인에 선 녀석들이 105명 정도였기에, 가장 끝자리에 있던 녀석들만 쳐 내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리온하르크와 함께 있었던 빈센트는 합격자들의 앞에 서며 말했다.
“만나서 반갑다. 다시 소개하겠다. 나는 앞으로 이 카이온 부대의 부대장으로서 여러분들을 지휘할 빈센트다.”
“…….”
뭔가 어색한 침묵이 이어지자.
짝짝짝짝짝.
가운데 있던 데미안이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짝짝짝짝짝짝짝!
뒤이어 디아날과 카일이 박수를 쳤고.
“우오오오오오오!”
카일은 한 걸음 더 나아가 크게 환호성을 지르며 호응을 했다.
“흠흠, 그리고 지금부터 임시로 부부대장을 비롯한 분대장들을 선발하겠다. 부부대장은 부대장의 부재 및, 부대장의 명령을 분대장들에게 하달하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분대장들은 각 9명의 분대원들을 관리하면 된다.”
“예, 알겠습니돳!”
이번에도 카일이 대답했다.
그 모습에 주변에 있던 다른 몇몇 녀석들이 미간을 찌푸리며 눈총을 주었지만.
“뭐? 뭘 봐?”
카일은 오히려 녀석들을 보며 눈을 부릅뜨며 으름장을 놓았다.
덤빌 테면 덤벼 보라는 표정.
그리고 그때.
“그만. 그럼 부부대장부터 호명하겠다. 부부대장은 데미안. 앞으로 나오도록.”
뜻밖의 호명에 데미안은 조금 놀란 표정으로 앞으로 나갔다.
설마 자신의 이름이 불릴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역시.”
“흐흐흐, 부부대장은 데미안밖에 없지.”
디아날과 카일은 예상했다는 듯 데미안을 보며 박수를 쳤다.
하지만 그때였다.
“……뭐야, 저 애새끼는.”
“허얼. 저런 어린놈이 부부대장이라고?”
갑자기 웅성거리는 분위기.
그중 한 명이 번쩍 손을 들며 말한다.
“부대장님, 부부대장을 뽑는 기준이 어떻게 됩니까?”
왼쪽 목덜미를 비롯해 왼쪽 어깨와 팔에 문신을 하고 있는 한 녀석이 물었다.
빈센트가 대답했다.
“임시 부부대장 및 분대장은 테스트의 성적순으로 결정했다.”
“그럼 저 애새끼가 우리 중 최고 성적이라는 말입니까?”
“그래.”
“……하?”
녀석은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데미안을 보았다. 그리고.
“아니, 그래도 저런 애새끼 밑으로 들어가는 건 좀 너무한 처사인 것 같지 않습니까?”
녀석은 포기하지 않고 반발했다.
그에 데미안이 녀석을 보았다.
피식.
‘이것 참…… 운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녀석이 손을 드는 순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발페이트로 오면서 생각했던 그 쌍둥이 중 형인 제르카였기 때문이다.
제르카는 자신을 보며 웃는 데미안의 모습에 인상을 구기며 말했다.
“뭘 쪼개, 이 새끼야. 아가리를 양쪽으로 찢어 버릴까 보다.”
제르카가 앞으로 걸어 나오며 위협적으로 말했다.
당장이라도 덤벼들 것 같은 녀석의 모습이었지만, 데미안은 그저 녀석의 모습을 보고 있었다.
‘아직은 많이 없네.’
자신이 알고 있는 제르카는 몸에 훨씬 더 많은 문신을 하고 있었다.
특이한 것은 형인 제르카는 몸의 중앙을 기준으로 왼쪽 몸에 문신을 새겼고, 동생인 테르카는 오른쪽 몸에 문신을 새겨 놓았다.
‘군 생활 도중 하나씩 늘려 갔다고 하더니…….’
지금은 아직 몇 개 없는 것을 보니, 그 말이 사실이었던 것 같았다.
“뭘 쪼개냐고!”
하지만 제르카는 데미안을 보며 다시 소리쳤다.
그에 빈센트가 제르카에게 말했다.
“명령에 불복종하겠다는 건가?”
“그게 아니라 납득이 되지 않아서 그럽니다. 저런 녀석이 정말 우리 중 가장 좋은 성적으로 입단했다는 말입니까?”
“그래, 그건 나와 여기에 계신 리온하르크 교관님의 만장일치 결과였다.”
스윽.
빈센트의 눈빛이 날카롭게 번뜩였다.
“한 번 더 명령에 불복종할 시엔 군법으로 다스리겠다.”
“……젠장.”
제르카가 거칠게 인상을 구겼다.
하지만 그때.
“빈센트 대위, 한 번 기회를 주는 건 어떤가?”
“……예?”
리온하르크의 말에 빈센트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리온하르크는 이내 부대원들이 있는 곳을 바라보며 말했다.
“여기 있는 병사 중 절반 이상은 지금의 결정에 납득하지 못하는 것 같은데. 이런 의심이 가득한 상황에서는 부대 지휘가 되지 않을 것 같군.”
“…….”
그 말에 빈센트가 부대원들을 보았다.
리온하르크의 말처럼 대부분이 불신으로 가득한 눈빛을 하며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후우.”
데미안은 테스트 중 유일하게 상대 기사를 이긴 병사였다.
하지만 여기 있는 합격자들 중 데미안이 테스트하던 기사를 이겼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은 거의 없었다.
그럴 수 있다.
워낙 많은 숫자의 지원자들이 한 번에 많은 기사들과 대련을 했으니까.
자신이 대련 중이거나 데미안이 있는 곳과 떨어진 곳에 있는 녀석들은 보지 못했을 수도 있다.
다만 데미안의 실력을 보았던 녀석들은 그저 입을 꾹 다문 채 상황을 지켜보았다.
어차피 말로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모두가 알았기 때문이다.
그들 역시 데미안이 한 번은 더 증명해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에 빈센트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그렇게 하지요.”
이어서 빈센트는 부대원에게 시선을 돌리며 단호하게 말했다.
“명심해라, 명령을 함에 있어 너희들을 납득시켜야 할 이유와 근거 따윈 없다. 명령은 명령, 무조건 따라야 하기에 명령인 것이다.”
“…….”
“하나! 부대의 첫 시작부터 불신을 가질 수는 없으니, 이번만큼은 교관님의 요청에 따라 납득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겠다.”
빈센트가 데미안을 보았다.
“괜찮겠는가?”
“저는 상관없습니다.”
“흐흐흐, 이래야 맞지. 직접 보여 주면 누가 못 따르겠습니까.”
제르카가 낮게 웃음을 터트렸다.
그리고 앞으로 나서며 빈센트에게 말했다.
“저 녀석을 이기면 제가 부부대장입니까?”
“그렇게 하지.”
빈센트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 순간.
“지랄하고 있네, 병신 같은 놈이.”
“어떤 새끼야?”
옆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제르카가 인상을 와륵 구기며 쳐다보았다.
디아날이 딱딱하게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이미 데미안은 테스트에서 그 실력을 증명했습니다. 저런 머저리를 상대하는 건…… 저로서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디아날, 괜찮아.”
데미안이 디아날에게 말했다. 하지만…….
“닭 잡는 데 소 잡는 칼을 쓸 필요가 있겠습니까? 저런 머저리가 다시는 나오지 않도록 제가 상대하겠습니다.”
“따까리는 빠져, 확 씨.”
제르카가 디아날을 보며 비아냥거렸다.
디아날이 한심하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표현 한 번 저렴하네. 양아치처럼 생긴 자식이.”
“뭐라고?”
그 말에 제르카의 표정이 와락 일그러졌다.
“처맞아야 정신을 차릴 녀석이 여기 또 있는 것 같네.”
“나도 너 같은 놈을 잘 안다. 예의를 가르치려면 두들겨 패서 가르쳐야 하는 놈들.”
“…….”
갑자기 불붙은 두 녀석을 보며 데미안이 빈센트를 보았다.
빈센트는 벌써부터 어지러운지 손바닥으로 얼굴을 덮은 상태였고.
“크크크크큭.”
리온하르크는 활어처럼 날뛰는 병사들의 모습에 낮게 웃음을 터트렸다.
‘……확실히 취향 특이하다니까.’
리온하르크를 보며 데미안이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어이, 문신.”
“뭐?”
“그 녀석을 이기면 부부대장 자리를 내놓겠다. 그럼 상관없겠지?”
“그럼 상관없지. 나중에 무른다고 징징거리지나 마라, 애새끼처럼. 흐흐흐.”
제르카가 낮게 웃음을 터트렸다.
“두 사람, 대련용 무기를 들어라. 진검은 허용하지 않는다.”
빈센트의 말에 디아날은 대련용 목검 두 자루를 들었고, 제르카는 한 자루의 목검을 잡았다.
그에 빈센트가 물었다.
“준비는 끝났나?”
“여기서 싸웁니까?”
디아날이 물었다. 그리고 그때.
“그럼 시발! 싸우는 장소가 따로 있냐!”
제르카가 소리치며 디아날을 향해 달려들었다.
예고도 없이 덤벼든 그의 공격에 디아날이 조금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지만.
타닥!
곧바로 거리를 벌리며 녀석의 공격을 쳐 냈다.
텅! 텅!
목검 부딪치는 소리가 강하게 울려 퍼지자, 주변에 있던 병사들이 빠르게 뒤로 물러나며 원을 그렸다.
순식간에 만들어진 경기장.
그 안에서 제르카는 마치 맹수처럼 다시 디아날을 향해 달려들었다.
“흐압!”
부웅! 쒜엑!
한 방 한 방이 일격 필살과도 같은 공격.
다듬어지지 않은 움직임이었지만, 그 공격 하나하나가 상당히 위협적이었다.
부웅!
제르카의 공격에 디아날이 고개를 숙이며 피했다.
아슬아슬하게 스치듯 허공을 가른 제르카의 공격.
그러자 제르카가 소리쳤다.
“언제까지 피하기만 할 거냐!”
겉보기에 싸움은 제르카의 일방적인 우세로 흘러갔다.
호기롭게 나온 것과는 달리 디아날이 굉장히 밀리는 듯했다.
당연히 보고 있던 이들 중 몇 명은 디아날을 보며 냉소를 지었다.
“뭐야? 뭔가 있는 것처럼 나서더니.”
“그냥 허풍이 심한 녀석이었던 것 같은데?”
그에 비해 디아날이 테스트 때 기사와 대련하는 것을 본 이들은 말없이 상황을 보았다.
그리고.
“……하?”
데미안은 조금은 다른 시선으로 두 사람의 대련을 보았다.
그야말로 이성 대 본능의 싸움이었기 때문이다.
치밀하게 상대의 움직임을 파악하며 훈련한 기술을 사용하고 있는 디아날.
그와 정반대로.
‘그냥 본능적으로 움직인다라…….’
재능으로 본다면 제르카가 확실히 우위에 있는 것 같기도 했다.
녀석이 자신만만하게 덤벼들 실력은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디아날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쿵!
둔탁한 소리.
제르카가 휘두르던 검이 위로 튕겨 올라갔다.
“크윽!”
갑작스러운 디아날의 반격에 제르카가 미간을 찌푸렸다.
디아날이 제르카에게 말했다.
“이제 내 차례다.”
지금까지 녀석의 움직임을 파악하기 위해 시간을 쏟았던 것이다.
그 과정에서 다소 밀리는 것처럼 보이긴 했지만.
파밧!
디아날은 제르카의 검을 튕겨 냄과 동시에 녀석의 품 안으로 파고들었다.
당황한 제르카가 급히 디아날을 향해 검을 휘둘렀지만.
부웅!
그의 검은 또다시 허공을 갈랐다.
그리고 그 순간.
타닥!
녀석의 품으로 파고든 디아날이 그대로 제르카의 가슴을 어깨로 후려쳤다.
퍼억!
“컥!”
숨이 턱하고 막히자, 제르카의 인상이 와락 구겨졌다.
녀석의 숄더 어택이 생각 이상으로 충격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퍼퍽!
“크악!”
디아날의 연격이 터지며 제르카의 몸을 두들겼다.
두 자루의 목검이 순식간에 제르카의 옆구리와 다리를 후려쳤고.
휘릭!
뒤로 돌아간 디아날이 두 자루의 검으로 녀석의 어깨를 두들겼다.
퍼퍽!
“크아악!”
순식간에 이루어진 상황에 제르카는 당황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녀석의 검격이 순간적으로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디아날이 말했다.
“놀랄 거 없어. 사각에서 친 거니까 보이지 않는 것이 당연해.”
“뭐, 뭐라고?”
“양아치치고는 제법이었다.”
디아날은 순수하게 녀석의 실력을 칭찬했다.
생각했던 것보단 녀석의 공격이 더욱 날카롭고 매서웠던 것이었다.
그렇지만.
“이제 쓰러져라.”
“감히 누구한테!”
제르카의 검이 디아날의 머리를 노리며 휘둘러졌다.
부웅!
하지만 또다시 녀석의 신형이 사라졌다.
목표물을 잃은 제르카의 검이 힘없이 허공을 갈랐다.
쑤아아아아아악!
이어서 아래에서부터 느껴지는 풍압.
제르카의 시선이 아래를 향하는 바로 그 순간.
퍼억!
아래에서 위로 휘둘러진 디아날의 검이 제르카의 턱을 후려쳤다.
“……꺼억!”
제르카의 고개가 뒤로 젖혀지며, 그의 무릎이 휘청였다.
순간적으로 다리의 힘이 풀린 것이다.
그러나 쓰러지지 않는 제르카.
그 모습에 디아날이 혀를 내두르며.
“마지막이다.”
위에서 아래로 검을 강하게 휘둘렀다.
“디아날!”
우뚝!
하지만 들려온 데미안의 외침에 디아날이 목검을 멈추었다.
제르카는 바로 눈앞에서 멈춘 목검에 자신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마, 맞았다면…….’
장담컨대 안면이 박살 났을 것이다.
순간 다리가 쫙 풀리며.
털썩.
제르카가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 모습에 데미안이 디아날에게 말했다.
“거기까지만 해. 앞으로 같은 부대원이 될 사인데.”
“……알겠다.”
디아날이 고개를 끄덕이며 주저앉은 제르카를 보았다. 그리고…….
스윽.
디아날이 녀석에게 손을 내밀었다.
“괜찮나?”
“……저 애송이가 너보다 더 센 건 아니지? 비등비등한 수준……인가?”
제르카가 디아날에게 물었다.
그러자 디아날이 대답했다.
“아마 데미안이 작정하고 싸운다면…… 아마 30초 정도는 버티지 않을까 싶네.”
“……?”
“대답은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는데. 아직도 데미안과 싸워 볼 생각이야?”
“……아니. 내가 잠깐 미쳤었던 모양이다.”
제르카는 디아날의 손을 잡고 일어났다.
휘청.
하지만 완전히 풀려 버린 다리에 다시 주저앉으려 하자.
덥썩.
“흐흐흐, 이 녀석. 생각보다 약골인 것 같은데?”
카일이 제르카의 양쪽 겨드랑이로 팔을 넣으며 그를 부축했다.
그에 제르카가 미간을 찌푸렸지만.
“얘는 나랑 비슷해.”
“……그렇군.”
디아날의 말에 빠르게 고개를 숙였다.
아무래도…… 이 부대엔 괴물들이 상당히 많은 것 같았다.
그렇게 상황이 정리되자.
“이제 끝났나?”
빈센트가 부대원들을 보며 말했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중요한 공지를 하겠다. 모두 집중하도록.”
그 말에 모든 부대원들이 빈센트를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