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mmortal Genius Spearman RAW novel - Chapter (61)
죽지 않는 천재 창잡이 64화(64/150)
죽지 않는 천재 창잡이 (64)
타이렌은 눈앞의 광경을 믿을 수 없었다.
“……괜찮으십니까?”
“뭐가요?”
데미안이 자리에서 일어나 타이렌에게 물었다.
타이렌은 뭔가 복잡한 듯 바닥에 머리를 박고 있는 녀석들을 보았다.
그에 데미안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아, 이 녀석들이요? 이 정도는 애교지요. 그냥 잠깐 몸 좀 풀었습니다.”
그러곤 앞에 있던 녀석의 옆구리를 발로 밀어 버렸다.
“으악!”
쿵! 쿵! 쿵! 쿵! 쿵!
도미노처럼 연달아 쓰러지는 녀석들의 모습에 데미안이 말했다.
“다시.”
“다, 다시!”
크게 소리치며 다시 머리를 박는 녀석들.
대체 그 짧은 시간에 무슨 일이 있었기에 야생 동물 같은 이 녀석들을 길들였단 말인가.
데미안이 타이렌에게 말했다.
“원래 매라는 것이 적당히 패면 괜한 반발심을 키웁니다. 그런데 아, 내가 정말 죽을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 만큼 패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이런 녀석들을 다룰 땐 말이다.
“그런데 무슨 일로 돌아오셨습니까? 1시간 뒤에나 오신다고 하시더니.”
“아, 그러려고 했었는데…….”
타이렌이 멋쩍은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였다.
“……반갑습니다, 헤무스라고 합니다.”
“이곳의 죄수인가?”
“……예.”
“데미안이다.”
데미안은 헤무스가 내민 손을 잡지 않고 퉁명스럽게 말했다.
타이렌을 따라 자신에게로 온 죄수라.
‘이 녀석이 이곳의 실세 같은 건가?’
데미안이 헤무스에게 보았다.
“이곳의 죄수가 몇 명이나 있지?”
“…….”
뭔가 어린 녀석이 반말을 찍찍 내뱉은 것이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헤무스가 조금은 굳은 표정으로 데미안을 보았다. 하지만 데미안은 오히려 대답이 늦은 헤무스를 보며 말했다.
“묻는 답에 빨리 대답을 해라. 모르면 모른다고 대답을 하고.”
“……대략 140명 정도 있습니다. 이전 전투에서 사망자가 꽤 많았습니다.”
“30분을 줄 테니 중상자를 제외하고 전부 모을 수 있도록. 그동안 난 이곳에서 쉬고 있을 테니까.”
“알겠습니다.”
헤무스가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그에 비해 타이렌은 아까와 완전히 분위기가 달라진 데미안의 모습에 조금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그를 보았다.
완전히 기세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그럼 저는 가 보겠습니다. 필요한 것이 있으면 언제든 외곽 부대로 사람을 보내 주십시오.”
“배려 감사합니다.”
데미안이 작게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조금 전 헤무스에게 말할 때와는 표정부터가 달랐다.
이윽고.
“거기 쓰레기들. 선착순으로 두 명, 내 막사를 청소한다.”
“제, 제가 하겠습니다!”
“내가 할 거여!”
무리의 대장으로 보이던 녀석이 벌떡 일어나자 다른 녀석들이 움찔했다.
데미안은 그들을 보며.
“나머지는 계속 박고 있도록. 그리고 바닥에 모래 치우지 말고 그냥 박아라. 돌멩이만 모아 놓고 머리를 박게 하기 전에.”
“끄윽…… 예, 옙!”
녀석들은 얼굴이 시뻘게진 채 대답했다.
데미안은 급히 막사를 청소하고 있는 두 녀석을 뒤로한 채 침대에 몸을 누웠다.
뭔가…….
‘옛 고향에 온 기분이네.’
이 흙먼지.
부산스러움.
다듬어지지 않은 이 녀석들까지.
그리고 데미안은 이내 눈을 감고는 앞으로의 일들에 대해 생각했다.
‘앞으로 한 달이라…….’
물론 한 달이 넘어도 상관은 없다.
그저 이 녀석들을 모두 사지로 밀어 넣은 뒤 정규군으로 구성된 군대가 출격하면 되니까.
하지만…….
‘그래서는 내 실력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
조금 여유롭게 훈련을 시킨 이후 작전을 구상하고 싶었지만, 시간이 많이 부족했다.
시작부터 난이도가 최상급으로 적용된 게임을 하는 것 같았다.
“저기…… 데미안 님. 모두 모았습니다.”
막사 밖에서 들려오는 헤무스의 목소리에 데미안이 눈을 떴다.
이래저래 생각을 했지만, 지금 상황에서 최선은 이것밖에는 없는 것 같았다.
“가지.”
데미안이 걸음을 옮겨 죄수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향했다.
중상자를 제외하고 대략 백여 명이 조금 넘는 인원들이었다.
게다가 모인 녀석들 중에서도 완전히 멀쩡한 놈들은 절반이 조금 넘는 것 같았다.
“……막막하군.”
데미안은 어지럽게 모여 있는 녀석들을 보며 중얼거렸다.
“아오…… 갑자기 무슨 집합이야?”
“시부럴, 허리 아파 죽겠는데 사람을 불러내고 있어.”
“이봐, 헤무스. 지휘관이라는 사람이 저 사람이야?”
“하아…… 지휘관이라.”
소란스러운 장내.
질서라곤 하나도 보이지 않는 모습에 데미안이 무리 중 앞에 있는 녀석을 향해 걸어갔다.
저벅저벅.
갑자기 자신들을 향해 걸어오는 데미안의 모습에 그들이 움찔하며 데미안을 보았다.
“뭐, 뭐야?”
“갑자기 왜 다가와?”
이어서 데미안은 갈색 머리의 남자 앞에 서고는 그에게 물었다.
“이름.”
“……예?”
“이름!”
“포, 포츠입니다!”
마력을 실은 외침에 포츠가 자신의 이름을 크게 외쳤다.
순간 소리에 집어삼켜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자 데미안이 옆에 있는 녀석을 보았다.
“너는?”
“페, 펠입니다!”
단 두 명의 이름을 물어보는 것으로 좌중의 분위기를 완전히 휘어잡았다.
그에 데미안이 그들을 보며 크게 소리쳤다.
“딱 한 번만 말할 테니 잘 들어라! 어쩌면 이 말이 구질구질한 너희들의 명줄을 연명시켜 줄 수도 있는 일일 테니까!”
데미안은 이내 그들을 보며 말했다.
“나는 너희가 뒤지든 말든, 금광을 얻든 말든 상관이 없다.”
고요한 장내에 데미안의 목소리가 선명하게 울려 퍼졌다.
분명 크지 않은 목소리였지만 똑똑히 들리는 그의 말.
죄수들은 자신들도 모르게 데미안의 말에 집중하고 있었다.
데미안이 말을 이었다.
“그리고 나는 너희들을 이용하여 무언가를 해 볼 생각이 없다. 어차피 너희들은 재활용이 불가능한 쓰레기들이고, 너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을 테니까.”
차가운 독설이 이어지자 죄수들의 표정이 이내 흉흉하게 변했다.
몇몇 놈들은 당장이라도 데미안을 죽일 듯한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데미안이 고개를 돌려 그들을 보았다.
“하지만 참으로 안타깝게도 나라는 사람이 능력이 굉장히 뛰어나다. 어느 정도로 뛰어나느냐.”
우뚝.
좌우로 천천히 걸음을 옮기던 데미안이 자리에 멈췄다. 그러곤 죄수들을 바라보았다.
하나같이 굳은 표정.
흉흉한 눈빛.
이를 벅벅 갈아 대고 있는 놈들이 태반이었지만.
스윽.
데미안이 녀석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너희 같은 쓰레기들을 데리고도 이 X같은 곳을 정리할 수 있을 만큼 뛰어난 능력을 지니고 있다.”
데미안은 계속해서 말했다.
“한 가지 묻겠다. 물론 대답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만약 간절한 녀석이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대답해 보도록.”
“…….”
“살고 싶은 녀석이 있는가?”
쿵.
순간 장내에 정적이 내려앉았다.
순간 싸늘할 정도로 차가운 침묵이 감돌며 무언가 가슴을 쿵 하고 때리는 느낌이었다.
조금 전과는 달라진 표정.
데미안이 다시 물었다.
“살고 싶은 녀석이 있는가?”
“저, 저는 살고 싶습니다!”
“저도 살고 싶습니다!”
“시펄! 죽고 싶은 놈이 누가 있을까!”
“맞아! 누가 죽고 싶어 하겠어!”
순식간에 장내가 소란스러워졌다.
마치 지금 이 상황에 대한 불만을 터트리는 듯.
막스트리에 있는 자신들의 신세를 한탄하듯.
그들은 가슴 속에 품고 있던 분노를 표출했다.
하지만 데미안이 이내 그들을 제지했다.
“조용!”
데미안의 일갈에 시장통 같던 소란이 가라앉았다. 그러나 그 순간…….
“대체 당신이 얼마나 대단하길래 그런 말을 하는 거지?”
덩치가 상당히 큰 죄수 한 명이 인상을 구기며 앞으로 걸어 나왔다.
데미안이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잠깐, 지겨우니까 이렇게 하지.”
데미안은 죄수들을 주욱 보며 말했다.
“내가 이곳에서 가장 강한 것 같다고 생각되는 녀석이 있으면 앞으로 나와라.”
“…….”
데미안의 말에 무리에서 대여섯 명이 앞으로 걸어 나오기 시작했다.
앞으로 나온 녀석들은 서로를 보며 으르렁거렸다.
“네가 제일 강하다고? 배때기에 칼침 맞기 전에 조용히 들어가라.”
“그 조막만 한 손으로 뭐 해 볼 수나 있겠어? 척추를 확 접어 버리기 전에 찌그러져 있어라.”
제일 강하다고 생각되는 녀석들을 불러내니 당연한 상황이 생겨났다.
특히나 이렇게 인내심 없는 녀석들의 경우엔 당연한 일이었다.
데미안이 고개를 저었다.
“그만. 어차피 너희가 하려고 했던 건 날 테스트해 보는 거였잖아?”
매번 겪는 일이 슬슬 지겨워진다.
‘이제 몸도 좀 자란 것 같은데.’
데미안은 리온하르크와의 훈련으로 예전보다 훨씬 몸이 커지고 단단해졌다.
이제는 성인의 몸과 비교해도 전혀 밀리지 않은 수준이다.
하지만 이 앳된 얼굴이 어딜 가든 발목을 붙잡는 것 같았다.
‘에휴, 예전처럼 얼굴에 칼자국 하나 새길 수도 없고.’
예전에는 제법 상처가 많아 위압감 있는 얼굴이었는데.
물론 지금 얼굴이 훨씬 낫지만, 그래도 가끔 불편할 때가 있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데미안이 그들에게 말했다.
“전부 한꺼번에 덤비도록. 그리고 혹시라도 딴말할 녀석이 있으면 지금 빨리 나와라. 함께 기회를 줄 테니까.”
“……우리가 이겨도 징계를 내릴 거 아니오?”
앞으로 나온 누군가가 데미안에게 물었다.
데미안이 말했다.
“내 명예를 걸고 약속하지. 지금 이 자리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더라도 징계는 없다. 하지만 오늘 이후 이런 일이 또다시 벌어질 경우, 즉각 사형이다. 너희 같은 쓰레기들을 죽인다고 뭐라고 할 사람은 없으니까.”
으득!
데미안의 말에 앞에 나온 녀석들의 눈빛이 다시금 흉흉하게 변했다.
그리고 근육질의 덩치가 큰 녀석이 데미안을 향해 소리쳤다.
“아까부터 쓰레기, 쓰레기……! 우린 뭐 그러고 싶어서 그런 줄 아나!”
쿵 쿵 쿵 쿵 쿵!
마치 황소가 달려드는 것처럼 엄청난 압박이었다.
게다가 사람 머리통은 가볍게 한 손으로 잡을 것 같은 거대한 손.
‘……카일이랑 붙여 놓으면 재미있겠네.’
어느 쪽이 힘이 더 세려나.
데미안은 지금쯤 열심히 구르고 있을 카일을 떠올리며 가볍게 주먹을 말아 쥐었다.
우선은 이 녀석들부터 확실하게 밟아 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 녀석들을 컨트롤하기 위해선 어설픈 제압은 필요 없다.
압도적인 퍼포먼스가 필요했다.
데미안은 마력홀에서 마력을 운용했다.
이윽고 몸 전체에 마력을 퍼트린 데미안은 달려오던 덩치를 보았다.
달려오는 속도를 이용하여 그대로 주먹을 휘두르는 녀석.
하지만 동작 자체가 너무 단조로웠다.
너무나도 뻔히 보이는 공격에 데미안이 왼손으로 가볍게 녀석의 주먹을 옆으로 흘렸다.
휘청!
녀석의 몸이 크게 흔들리는 순간.
쾅!
“……!”
마치 폭발이 일어나는 듯한 굉음과 함께 덩치의 몸이 그대로 뒤로 튕겨 나갔다.
대체 무슨 짓을 해야 사람을 주먹으로 때리는데 저런 소리가 난단 말인가.
움찔…… 움찔…….
족히 십여 미터는 튕겨 날아간 덩치는 정신을 잃은 채 몸을 가늘게 떨고 있었다.
그에 데미안이 나머지 녀석들을 보며 나지막하게 말했다.
“뭐해, 안 덤비고. 한 번에 덤비라니까.”
그리고 그 말에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약속 꼭 지키쇼!”
“몸에 칼자국 생겨도 딴말하면 안 됩니다!”
“덮쳐!”
그제야 달려들기 시작하는 녀석들.
이후 이어지는 상황을 보고 있던 죄수들은 그저 입을 떡 벌릴 뿐이었다.
그렇게 데미안은 부임 첫날, 막스트리 부대를 장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