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mmortal Genius Spearman RAW novel - Chapter (72)
죽지 않는 천재 창잡이 75화(75/150)
죽지 않는 천재 창잡이 (75)
“분열!”
데미안의 명령이 떨어지는 순간.
“우아아아아아아아!”
막스트리 부대원들이 빠르게 양쪽으로 진형을 펼치기 시작했다.
그에 고드윈이 궁수 부대를 움직여 공격을 하려는 순간.
“……뭐야, 저건.”
고드윈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순식간에 옆으로 간격을 넓힌 녀석들이 한 것은.
“소형 방패진?”
소수로 이루어진 작은 방패진이었다.
어차피 궁수들은 언덕으로 이루어진 기지의 위쪽에서 화살을 쏜다.
즉 화살은 위에서 떨어진다는 것이다.
때문에 녀석들은 소수의 인원으로 정면과 하늘로 방패를 들어 올리며 장애물 사이를 지나 움직이고 있었다.
게다가…….
“고, 고드윈 님! 녀석들이……!”
소수로 인원을 쪼개다 보니 기동력이 완전히 달라졌다.
거의 뛰다 싶은 속도로 기지를 향해 달려오는 막스트리 부대원.
고드윈이 미간을 찌푸리며 소리쳤다.
“궁수 부대, 발사아아!”
촤자자자자자자자작!
하늘로 뻗어 올라간 화살이 달려오는 막스트리 부대원들을 향해 쏟아졌다.
그리고 화살이 하향 곡선을 그리며 떨어지는 그 순간.
“홀드!”
쿵!
그 상황을 보고 있던 데미안이 목소리에 마력을 실어 크게 소리쳤다.
그와 함께 막스트리 부대원들은 그 자리에 한쪽 무릎을 꿇은 채 자세를 낮춰 방패로 빈틈 하나 없이 완벽하게 몸을 가렸다.
티티티티티팅! 태탱! 티티티티팅!
백여 개가 훨씬 넘는 화살이 방패에 맞고 튕겨 나갔다.
이렌 왕국의 병사들의 표정이 와락 일그러졌다.
“무슨…….”
“저게 예전의 그 망나니 집단이라고?”
정규군, 아니 그 이상의 엄청난 팀워크를 보여 주고 있는 모습이었다.
어지간한 연습이 아니라면, 저렇게 명령 한마디에 똑같이 움직이는 건 불가능했다.
‘무슨 훈련을 받은 거야……?!’
‘사람이 바뀐 건가……?’
그래, 어쩌면 정규군으로 바뀌었거나 혹은 정규군이 섞여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투구를 눌러쓰고 있으니 누가 누구인지 구분할 수가 없으니까 말이다.
고드윈이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하지만 아직 남아 있는 카드가 있다.
“투석기를 발사해라!”
“적이 너무 가까이 다가왔습니다. 투석기를 사용했다간 기지 앞의 진형이 무너질 수도 있습니다.”
“……알고 있다. 그래도 녀석들의 속도를 늦추는 것이 더 중요하다. 바로 발사해!”
“예!”
기지 앞쪽으로 오는 녀석들을 향해 쏴야 하기에, 투석기의 밧줄은 조금 느슨하게 당겼다.
촤르륵! 촤륵!
커다란 바위를 올리는 것보단 사람 머리만 한 크기의 바위를 여러 개 발사하는 것이 훨씬 위협적이다.
이렌 왕국의 병사들은 고드윈의 명령에 따라 투석기에 작은 바위들을 가득 채웠다.
“발사!”
퍽!
고드윈의 명령과 함께 하늘로 사람 머리만 한 바위 삼사십여 개가 쏘아져 올라갔다.
“……미친.”
투석기가 발사되는 순간, 데미안의 눈이 번뜩였다.
저건 화살처럼 쉽게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데미안이 소리쳤다.
“방패를 들고 달려라! 적의 기지 위로 달려!”
기지로 진입만 하게 된다면 더 이상 투석기를 사용할 수는 없다.
바위가 떨어지는 위력이 상당하긴 하지만, 방패로 막아 낸다면 즉사는 없을 것이다.
데미안은 바닥을 박차며 빠르게 앞으로 달렸고.
“대장님을 따라라! 달려!”
“으아아아아아아아!”
부하들도 방패를 하늘을 향해 대각선으로 든 채 고함을 지르며 달렸다.
쾅!
“크억!”
쿵! 콰쾅! 콰릉!
“크아악!”
“으헉!”
하지만 투석기로 쏘아 낸 바위의 위력은 상상 이상이었다.
방패로 막았지만.
콰직!
방패가 우그러지며.
“커헉!”
날아오던 힘에 의해 부대원들이 튕겨 나가며 바닥에 쓰러졌다.
데미안은 쓰러지는 부대원들을 보며 인상을 구겼다.
게다가 아직 이렌 왕국의 공격은 끝이 아니었다.
“바위를 굴려라! 곧바로 통나무도 굴려 녀석들이 올라오지 못하게 해라!”
“예!”
이렌 왕국의 병사들이 크게 소리를 지르며 준비한 바위와 통나무를 굴렸다.
두두두두두두두! 쿵! 두두두, 쿵!
요란한 소리를 내며 아래로 굴러오기 시작하는 바위들.
그 모습에 데미안이 눈을 부릅뜨며 소리쳤다.
“돌격대!”
“예!”
“빨리 모여! 어서!”
데미안의 외침과 함께 1조장을 비롯한 건장한 체격을 지닌 부대원들이 뭉치기 시작했다.
부대 내에서 완력이 가장 좋은 녀석들을 모아 편성한 특별 부대.
이른바 돌격대였다.
“흐아아아아아아압!”
돌격대는 하나로 뭉치기 시작하더니, 굴러오는 바위를 그대로 옆으로 쳐 냈다.
쾅!
그들의 움직임은 마치 하나의 거대한 해머가 된 것처럼 방패로 바위의 옆을 후려쳤다.
첫 실전이었기에 다소 어색한 부분이 있었지만.
“돼, 됐다!”
“우리가 해냈어!”
바위를 옆으로 튕겨 내며 아군들이 지나갈 수 있는 길을 만들었다.
데미안이 소리쳤다.
“돌격대의 뒤쪽으로 따라붙어라! 속도를 늦추지 말고 달려!”
“알겠습니다!”
“흐아아아아! 따라가! 옆으로 빠지면 죽는다!”
돌격대가 튕겨 낸 바위로 인해 양옆으로 바위가 지나갔다.
그들이 뚫으려고 하고 있는 곳은 금광 기지의 안전지대 그 자체였다.
막스트리 부대원들은 줄지어 돌격대의 뒤쪽으로 꼬리를 물었고.
“저런 미친 새끼들이!”
고드윈은 이마저 파훼하고 올라오는 막스트리 부대원들의 모습에 고함을 질렀다.
이것으로 준비했던 카드는 끝이었다.
이제는 전면전밖에 없는 것이다.
‘대체 저런 녀석이 어디서 나타났단 말인가……!’
무슨 짓을 했기에 이런 짧은 시간 만에 이리도 변할 수 있단 말인가.
으득!
“이번만큼은 쉽게 내어 줄 수 없다! 모두 전투 준비!”
물러날 생각은 없다.
이후 정규군이 진입하든 말든 그런 건 상관없다.
지금 이 순간.
‘박살을 내 주마!’
이 녀석들을 완전히 처치할 생각으로 가득했다.
고드윈이 검을 뽑아 들었다.
“쳐라!”
“으아아아아아아!”
지척까지 올라온 막스트리 부대원들을 보며 고드윈이 소리쳤다.
그리고 그때.
파바밧!
적의 무리에서 누군가 튀어나오며 엄청난 속도로 기지를 오르기 시작했다.
고드윈의 시선이 그에게로 향했다.
한눈에 보아도 녀석이 지휘관임을 알 수 있었다.
“저 녀석을 잡아라! 저 녀석이 지휘관이다!”
예사롭지 않은 움직임.
저 녀석이 이 망나니 같은 부대를 이렇게 만든 것인가?
여러 가지 생각이 스쳐 지나갔지만, 지금은 오로지 녀석을 잡는데 집중했다.
하지만…….
푹 푹 푹!
“……!”
데미안은 다가오는 이렌 왕국의 병사들을 빠르게 제압하며 고드윈을 향해 달려갔다.
‘전면전은 아직 이르다.’
전술 훈련에 대해선 지독하게 받은 탓에 어찌어찌 해내고 있지만, 이렌 왕국의 정규군과 맞상대를 벌인다면 금방 밑바닥이 드러난다.
아직까지 병사들과의 직접적인 싸움이 강한 것은 아니었으니까.
“방패를 들고 방어 위주로 싸워!”
“먼저 공격하러 들어가지 마라!”
뒤쪽에서 조장들의 외침이 들렸다.
어떻게든 안전을 확보하며 싸우는 것.
그것이 막스트리 부대의 전술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 전투가 마지막이 아니었으니까.
기지를 탈환한 후에도 3개월이란 시간 동안 이곳을 지켜야 했다.
추가 병력의 지원이 없는 막스트리 부대의 입장에선 병사 한 명 한 명이 소중할 수밖에 없었다.
최대한 피해를 줄이면서 싸우는 것이 중요하다.
그랬기에 데미안이 선택한 전술은 하나.
―기지 위로 올라가면 그때 내가 적의 지휘관을 죽인다. 너희들은 3인 1조를 유지하며 적들의 공격을 막아 내며 녀석들을 밀어내.
당연히 부하들의 염려도 있었다.
대장님이 다치면 어떻게 하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데미안은 그저 피식 웃었다.
그리고 지금.
‘……어떤 멍청이가 그런 질문을 했었던 거지?’
‘……진짜 사람이 아닌 것 같다.’
파죽지세로 밀고 올라가는 데미안을 보며 부대원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적의 병사들이 칼을 제대로 한 번 휘둘러 보기도 전에 이미 다리나 옆구리를 찔려 쓰러졌다.
순식간에 이십 명이 넘는 이렌 왕국의 병사들을 쓰러트린 데미안은.
“체크메이트.”
“이익! 이노오오옴!”
고드윈이 크게 소리를 지르며 데미안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그의 검격이 굉장히 매끄럽게 데미안을 향해 휘둘러졌지만.
스르륵.
데미안의 눈에는 마치 슬로 모션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이 보였다.
아니, 애초에 어디로 공격할지를 알고 있었기에 반응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휙!
“……!”
고드윈은 자신이 휘두른 검이 허공을 가르자 제법 놀란 표정을 지었다.
공격이 빗나갔기 때문이 아니었다.
‘미, 미리 피했다고?’
마치 녀석이 자신의 움직임을 알고 있었다는 듯 먼저 움직였기 때문이다.
귀신같은 그의 움직임에 고드윈이 다시 몸을 돌리며 녀석을 향해 검을 휘둘렀지만.
쑤아악!“
“……!”
바로 눈앞으로 다가온 녀석의 창에 급히 방패를 들었다.
하지만…….
콰앙!
“커억!”
상상 이상의 충격에 고드윈의 몸이 그대로 뒤로 넘어가 벌러덩 쓰러졌다.
순간적으로 정신을 잃을 뻔한 일격이었다.
‘미친……!’
입안으로 차오른 욕지거리를 밖으로 내뱉지도 못할 만큼 다급한 상황이었다.
고드윈이 급히 바닥을 짚으며 몸을 일으켰지만.
푹!
“컥!”
목 아래로 뚫고 들어오는 적장의 창에 고드윈의 몸이 움찔했다.
스윽.
그의 눈동자가 힘겹게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는 상대를 보았다.
“이, 이름……을…….”
최소한 누구에게 죽었는지 이름은 알아야 할 것이 아닌가.
“끄르륵.”
하지만 가래 끓는 소리를 마지막으로 고드윈은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그에 데미안이 소리쳤다.
“이렌 왕국의 지휘관이 죽었다! 지휘관이 죽었다!”
그 외침에 싸우고 있던 이렌 왕국의 병사들이 움찔했다.
고드윈 님이 죽었다고?
이윽고 바닥에 쓰러져 있는 고드윈의 모습에 부관이 크게 소리쳤다.
“젠장……! 모두 후퇴한다! 후퇴하라!”
부관은 서둘러 병사들을 이끌고 자신들의 진형 쪽으로 뛰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뒤늦게 병사들도 도망치기 시작하자 그들과 대치하고 있던 막스트리 부대원들이 데미안을 쳐다보았다.
끄덕.
보내 주라는 뜻이다.
지금 싸운다면 적들을 훨씬 많이 죽일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이쪽도 피해가 발생한다.’
그렇다면 잃은 만큼 다시 채워지는 저들과 달리, 자신들은 병사들을 잃은 채 방어를 해야 하는 것이다.
“……후우.”
데미안은 다시 천천히 걸음을 옮겨 기지의 꼭대기로 향했다. 그리고 이렌 왕국의 깃발을 뽑고 바로크 왕국의 깃발을 꽂았다.
“두 번째…….”
탈환.
그리고 이제는.
“지켜 내야지.”
앞으로 3개월을 지켜 낼 수 있다면, 이곳에서의 일도 모두 끝이다.
그리고 저 녀석들에게도…….
‘새로운 시작의 기반이 다져질 수 있겠지.’
서로 좋다고 얼싸안고 기뻐하는 부대원들을 보며 데미안이 입꼬리를 슬쩍 올렸다.
하지만 데미안은 알고 있었다.
이곳을 탈환한 것은 어디까지나 저들이 물러났기에 가능했던 일이라는 것을.
만에 하나 저들이 끝까지 싸웠더라면, 양측 다 엄청난 피해를 입었을 것이다.
‘……쉽지 않을 것 같군.’
다음번 수비 때는 저들과 무조건 전면전을 펼칠 수밖에 없었으니까.
때문에 앞으로 해야 할 일은 명백하다.
어떻게든 이 녀석들에게 창술을 가르쳐 적이 다가오기 전에 위협할 수 있게끔 해야 한다.
그리고…….
“헤무스.”
“예, 부대장님!”
“애들 몇 명 데리고 가서 부대에서 수레를 끌고 와라.”
“전에…… 그 디엘 님이 가지고 왔던 물건 말씀이십니까?”
“그래.”
데미안의 말에 헤무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부대장님. 전부터 궁금했는데…… 그 수레에 든 것들은 무엇입니까?”
헤무스가 조심스레 물었다.
그에 데미안이 입가에 작은 호선을 그리며 말했다.
“이곳을 지킬 비밀 병기.”
앞으로 3개월.
반드시 지켜 내겠다.
데미안은 도망치고 있는 이렌 왕국의 병사들을 말없이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