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ndolent genius decided to become a tycoon RAW novel - Chapter 315
316. 나태 (2)
장소연에게 되물음이 던져졌으나 임한길 대표는 돌연 이상한 대답을 내놨다.
“ 소연씨, 솔직히 말하지. 강기찬 실장은 사표를 냈어. ”
이에 바로 미간이 구겨지는 장소연.
“ ······네??! 정말? 강기찬 본인이 사표를 냈다구요? ”
“ 그래, 정말. 어떻게 사표라도 보여줘? 두 달은 됐네. 이제야 사라진 것은 때가 됐으. ”
“ 대표님! 진짜 미쳤어요?!! 아무리 본인이 냈다지만 무조건 잡았어야죠!! 그 사람을 이렇게 쉽게 보내주면 어떡해요! ”
책상 짚었던 양손을 들어 머리를 감싸는 장소연이었고, 임한길 대표가 옅은 한숨을 뱉었다.
“ 난들 보내주고 싶었겠어? ”
“ 그래도! ”
“ 소연씨. ”
순간 음성이 낮아진 임한길 대표가 진심을 담아 읊조렸고.
“ 그만해. 누구보다 아쉬운 건 나야. 봉황을 잡았다 놔주는 게 쉬울 것 같나? ”
“ ······ ”
“ 하지만 강기찬 본인의 마음이 너무 확고했어. 걔가 마음먹은 걸 되돌릴 자신도 없고. 자네는 그 친구 마음을 꺾을 수 있어? ”
“ 그, 그건. ”
말을 약간 더듬던 장소연이 입을 다물었다. 그게 얼추 10초 정도. 장소연이 뜬금 있던 자리에서 움직여 대표실 중앙 소파에 푹 앉았다. 그리곤 약간 허탈하게 웃었고.
“ 그래요, 못 하겠네. 하- 그래도 이건 너무 갑작스럽잖아. ”
은은히 자리서 일어나 장소연의 반대편 소파에 앉은 임한길 대표가 물었다.
“ 두 가지만 물어보지. 먼저, 소연씨 강기찬을 남자로 보는 게 맞나? ”
“ ······네! 그러네요! 너무 남자로 봐요, 됐어요?? 씨이. ”
“ 이젠 뭐 감출 생각도 안 하는군. 잊지 않았지? 난 자네 소속사 대표야. ”
“ 몰라요, 몰라. 내내 감추다가 이런 사달이 터졌잖아요! ”
“ 그럼 행여 내가 강기찬이 있는 곳을 알려주면 혼자만 알고 있을 건가? ”
“ 아! 당연하잖······네?? 대표님 방금 뭐라고. ”
“ 들었잖아. 대답부터 해. ”
눈 커진 장소연이 고개를 파바박 끄덕였다.
“ 네네네! 죽을 때까지 입 다물게요! 진짜진짜! ”
“ 아니. 그렇게까지 할 건 없어. ”
“ 대표님, 강기찬 그 사람 지금 어딨는지 아는구나! ”
되물음에 천천히 다리 꼰 임한길 대표가 웃음을 머금었다.
“ 100% 정확하진 않다만. 짐작은 가. ”
장소연이 반대편 임한길 대표에게 몸을 쑥 붙인 것 이때.
“ 알려줘요! 진짜 아무한테도 말 안 해요! 계약서 써요? ”
팔짱 낀 임한길 대표가 약간의 경고가 실린 대답을 뱉었다.
“ 강기찬 걔는 감당하기 쉽지 않을 거야. 나중에 와서 따지고 들지 마. ”
당연히 장소연의 대답은 신속했다.
“ 그딴 거 모르겠고! 알려줘요, 당장! ”
뒤로 며칠 뒤, 세라와 함께 해외 방송 스케줄을 소화하던 밤비디가.
『“저희 잘 다녀왔어요!” 해외 방송 스케줄 마치고 귀국한 ‘밤비디’, 기자들에게 밝게 인사/ 사진』
한국에 복귀했다.
다음 날 2월 24일, 월요일. HYN 엔터.
어제 한국으로 귀국한, 노메이크업인 ‘밤비디’ 멤버들이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특별팀 실장실을 열었다.
-벌컥!
“ 실장님! 저희 왔어요! 연락도 없으시고 너무하신······응? ”
그러나 가장 먼저 실장실에 들어선, 붉은 긴 머리를 묶은 도은서가 순간 멈칫했다. 이내 나머지 멤버들도 마찬가지 얼굴로 변했다.
이유야 간단했다.
“ 실장님···은 어디 가셨지? ”
찾던 강기찬은 보이지 않았고 웬 후덕한 남자가 자리에 앉아 있었으니까. 그런 그를 보자마자 도은서가 두 눈을 끔뻑이다가 왁 놀랐다.
“ 허헐! 오빠가 한 달 만에 몸이 저렇게 불다니! ”
그 놀람을 옆에 선 강연정이 미간 찌푸리며 반박했고.
“ what? 눈 좀 제대로 떠. 기찬 오빠가 아니라 황팀장님이잖아. 상식적으로 한 달 만에 저렇게 되는 게 말이 되냐? ”
원래는 강기찬이 앉아 있어야 할, 여전히 주변이 어지러운 책상에 황덕구 팀장이 황당하게 웃었다.
“ 야 너네 나 살쪘다고 욕하는 거냐? ”
대답은 도은서의 입을 팍 막으며 남은 손을 휘젓던 단발의 고주아가 빨랐다.
“ 아니요! 아뇨아뇨아뇨! 그럴 리가요 팀장님, 은서 언니가 비행기 오래 타서 피곤해서 그래요! ”
“ 아닌 것 같은데. ”
여기서 실장실 전체를 둘러보던 한아리가 뭔가 이상함을 눈치챘는지.
“ 황팀장님. ”
긴 흑발을 쓸며 황덕구 팀장에게 물었다.
“ 실장님 어디 가셨어요? 이상해요. 사무실에 실장님 물건이 없어진 것 같은데. ”
“ ······ ”
곧, 후덕한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진 황덕구 팀장이 머리를 벅벅 긁었다.
“ 나도 아쉬워서 여기 좀 앉아 있던 거였거든? 음, 얘들아 강기찬 실장은 없다. ”
“ 네? ”
“ 없다고. 강기찬 실장. 어디 간 게 아니라 없어 그냥. ”
동시에.
“ ······ ”
“ ······ ”
실장실에 옅은 침묵이 흘렀다. 황덕구 팀장이나 두 눈을 끔뻑이는 ‘밤비디’ 멤버들이나 입을 다물었으니까.
그러다.
“ 에?!! ”
침묵을 먼저 깬 것은 황덕구 팀장에게 빠르게 다가간 도은서였고.
“ 팀장님! 강오빠가 없다니! 그게 무슨 말이에요?! ”
도은서에게 양어깨를 잡혀 흔들리는 황덕구 팀장이 어렵사리 답했다.
“ 강기찬 걔 속을 누가 알겠냐. ”
“ 안돼요, 안돼! 빨리 오빠 돌려주세요! 어디 계시는데요, 지금?? ”
“ 몰라 임마. 회사 내에서도 도망가면 어딨는지 몰랐는데, 회사에 없는 놈을 어떻게 찾냐. ”
이 순간, 현실을 파악했는지 고주아가 두 눈을 크게 뜨며 입을 막았고.
“ 오빠가 없어? ”
이는 강연정이나 한아리 역시 비슷했다. 그중 리더인 한아리가 한 걸음 나서며 황덕구 팀장에게 다시 물었고.
“ 팀장님. 실장님이 없다는 게 정확히 뭐예요? 설마 회사를 그만두셨다는. ”
바로 이때였다.
-끼익.
닫혔던 실장실 문이 재차 열렸다. 덕분에 황덕구 팀장과 ‘밤비디’ 멤버들의 시선이 모두 뒤쪽으로 돌았다. 그러자마자 모두가 살짝 놀랐다.
왜?
“ 허헉! 대, 대표님! ”
“ 대표님, 아, 안녕하세요! ”
실장실로 비서를 대동한 임한길 대표가 뜬금 입장했으니까. 따라서 허둥대며 자리서 일어나는 황덕구 팀장이었고, 고개 숙여 인사하는 ‘밤비디’ 멤버들을 지긋이 보던 임한길 대표가 웃었다.
“ 한국 오자마자 강기찬 실장을 제일 먼저 찾아왔어? 좀 서운하네. ”
“ ······네? 아아아, 그게 아니라요. ”
이어 말 더듬는 도은서의 어깨를 톡톡 두드린 임한길 대표. 그런 그가 ‘밤비디’ 멤버들 전체에게 읊조렸고.
“ 농담이야. LA 일정 수고 많았어, 일단 다들 좀 앉지. ”
실장실 중앙 4인 테이블을 임한길 대표가 가리켰다. 그러자 앉을 자리가 부족함을 인지한 황덕구 팀장이 외쳤다.
“ 그, 금방 의자 가져오겠습니다! ”
하지만 임한길 대표는 필요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 됐어. 여기 테이블엔 ‘밤비디’만 앉으면 돼. ”
“ 예? ”
이내 비서에게 투명파일을 전달받은 임한길 대표가 실장실 문을 닫은 뒤, 황덕구 팀장이 선 쪽으로 움직여 책상에 엉덩이를 걸쳤다. 그리곤 엉거주춤 선 ‘밤비디’에게 다시 시선을 맞췄다.
“ 뭐해? 다들 앉아. ”
그 덕에 살짝 눈치 보던 ‘밤비디’ 멤버들이 4인 테이블에 앉았고, 황덕구 팀장은 임한길 대표의 옆에 섰다. 임한길 대표가 입을 연 것은 이다음이었다. 물론, ‘밤비디’ 멤버들에게 말을 건 것.
“ 강기찬 실장이 없어서 당황했지? ”
“ ······네. ”
“ 일일이 설명해주긴 어렵지만. 너희를 위해서인 것 같다. ”
“ 저, 저희를 위해서요? ”
“ 그래. 워낙에 속을 알 수 없는 친구라 확실하진 않다만, 걔가 하는 행동들을 보면 알 수 있지. ”
은은히 읊조린 임한길 대표가 한 손에 쥔 투명파일을 펼쳐 안에 끼워진 종이 4장을 빼냈다. 그 종이는 곧 리더 한아리에게 전달됐고.
“ 네가 나눠 줘. 각자 한 장씩. ”
약간의 불안이 섞인 한아리가 종이 4장을 훑었다. 종이엔 손글씨는 아니었으나 퍽 많은 글자들이 박혀 있었고, 제일 위엔 ‘밤비디’ 멤버들의 이름이 하나하나 적혀 있었다. 따라서 한아리는 멤버들에게 종이 한 장씩을 나눠줬다.
그쯤.
“ 일단, 읽어봐. ”
팔짱 낀 임한길 대표가 종이를 읽으라는 요청을 던졌다. 곧, ‘밤비디’ 멤버들이 물음표 섞인 눈으로 각자의 종이 내용을 확인했다.
한아리, 도은서, 고주아, 강연정의 이름이 적힌 종이에는.
-아리씨의 곡은 좋아요. 나뿐만이 아닌 주변인들이나 탑가수들, 대중들이 인정할 정도의 곡들입니다. 다만 아리씨는 곡보단 본인에 관한 자신감이 좀 부족해요. 겉으로 티 나진 않지만 간혹 보이는 모습에서······
‘밤비디’ 멤버들을 향한 조언들이 나열돼있었다. 멤버들 한명 한명 현재 무엇이 부족한지, 무엇이 강점인지, 무엇이 필요한지 등등. 또한, 앞으로 그녀들이 해야 할 것들과 했으면 좋겠다는 것들이 제시돼 있었다.
보기엔 투박한 조언들 같으나 대체로 편지 같은 느낌.
그렇게 각자의 종이를 읽던 멤버 중 눈물점 찍힌 고주아가 고개를 팍 들었고.
“ 서, 설마! 진짜 앞으로 저희 오빠 못 보는 거예요??! ”
뒤를 도은서나 강연정이 따라붙었다.
“ 싫어요! 아! 뭐지? 이렇게 갑자기. ”
그녀들의 눈엔 불안함과 초조함 등의 부정적인 감정이 점철됐다. 이때 보던 종이를 천천히 내리던 리더 한아리가 작게 읊조렸고.
“ 그래서. 우리가 이렇기 때문에 이러신 게 아닐까? ”
나머지 멤버들의 눈이 한아리에게 붙었다. 한아리 기다렸다는 듯 멤버들을 훑으며 침착하게 말을 이었다.
“ 우린 실장님이 없다는 얘기를 듣자마자 몇 분 안 돼서 불안해하고 있어. 원래도 실장님의 존재는 크긴 했지만, 그만큼 우린 실장님에게 부담을 줬던 것 같아. 솔직히 우리 모두 실장님께 너무 의존했잖아. ”
“ 아. ”
“ 예전에 실장님이 이제는 자유니까 편하게 하고 싶은 걸 하라고 하셨는데, 솔직히 난 계속 작곡에 관한 걸 실장님께 여쭤봤었어. 안심하는 것도 있었지만 실장님이 답해주지 않으면 불안했거든. ”
말하던 한아리가 멤버들에게 물었다.
“ 다 똑같지 않아? ”
하지만 멤버들에게선 대답이 없었다. 정답이었으니까.
“ 그리고 이 종이 내용을 보면 실장님의 속뜻도 녹아 있어. 그러니까 나 몰라라 하신 건 아닌 것 같아. 잘은···모르겠지만 그냥 우리가 더 잘 됐으면······하신 게 아닐까? ”
몇 분간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한아리. 재밌는 것은 그런 한아리를 보며 임한길 대표가 퍽 흥미로운 미소를 짓는다는 것.
‘ 과거에 강기찬이 리더는 무조건 한아리 얘가 해야 된다 했었지. 이유를 확실히 알겠네. ’
‘밤비디’에서 한아리의 위치를, 강기찬이 그녀를 강력추천한 이유를 인지했으니까.
‘ 다른 멤버들도 능력, 재능이 넘친다만. 한아리 얘는 전체적으로 물건이야. ’
이때.
“ 아, 그리고. ”
오른손에 든 종이를 작게 흔들던 한아리가 멤버들에게 뭔가 의미심장하게 입을 열었다.
“ 여기엔 작별인사가 없어, 너희들은 있어? ”
뒤로.
강기찬이 있든 없든 시간은 멈출 생각이 없었다. 그렇기에 몇 번의 밤과 아침은 계속해서 찾아왔으며 그사이 폭설도 퍽 있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밤비디’는 강기찬 실장이 없어도 나름 당당하게 스케줄을 소화해 갔다.
그렇게 어느새 2월을 지나 3월이 밝았다.
3월이 시작되자마자 HYN 엔터는, 확정된 ‘밤비디’와 세라의 전세계 투어 일정을 세상에 발표했다.
『[공식]HYN 엔터 측 “밤비디 전세계 콘서트는 4월 2일에 시작”』
‘세라X밤비디’ 전세계 투어 콘서트의 공식 스타트는 4월 2일부터였다. 시작은 미국부터였고 미국만 총 7번의 일정이 있었다. 뒤론 캐나다, 영국, 독일, 스페인 등을 돈 다음에 아시아는 일본 외 두 곳과 마지막이 한국이었다. 아마 ‘밤비디’를 의식한 일정 같았다.
총 일정은 짧으면 반년 길면 1년.
어쨌든 ‘밤비디’는 전세계를 돌며 콘서트 무대만 30번 넘게 오를 예정이었고, 준비과정을 포함해 3월 중순쯤엔 LA의 세라와 합류해야 했다.
그리고 그 날은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
‘밤비디’가 전세계 콘서트를 위해 공항에 나타난 것은 3월 20일 금요일. 로비에서 많은 기자와 인터뷰를 마친 ‘밤비디’ 멤버들과 팀이 출국장으로 움직일 쯤.
-스윽.
여전히 어마어마한 기자들이 플래시를 터트리는 공항 로비를 ‘밤비디’ 멤버들이 돌아봤다.
“ ······ ”
“ ······ ”
4명 모두 누군가를 기다리는 눈빛. 하지만 찾는 사람은 나타나지 않았고.
“ 기찬오빠. 안 오시는···거겠죠? ”
막내 고주아의 읊조림에 도은서와 강연정이 동조했다.
“ 조금만! 아주 살짝만 더 기다려볼까?? ”
“ 멍청이가 오랜만에 맞는 소릴 하네. ”
이 같은 마음은 한아리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그녀는 ‘밤비디’의 리더였고 마냥 칭얼대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이유야 간단했다. 사실, 멤버들에게 말하진 않았지만.
“ ······ ”
강기찬이 남긴 여러 조언이 적혔던 종이에는 한아리에게만 따로 요청한 것이 있었다.
-중심을 잘 잡아 줘요, 믿고 있으니까.
따라서 한아리는 정신을 다잡는 듯 짧은 심호흡을 한 뒤에.
“ 얘들아, 이제 가야 돼. 다들 기다리시잖아. ”
못내 발길을 떼지 못하는 멤버들을 다독였다.
“ 예전에 일본에서 말했었지? 우린 오빠와 헤어질 날을 준비해야 된다고. ”
“ 그, 그래도. ”
“ 이것 역시 실장님이 준비하신 일이야. 이유가 있을 거고 우린 그냥 하면 돼. ”
약간은 무심하게 읊조리던 한아리가 뜬금 멤버들을 모아서는 잘 보이지 않는 미소를 지었다.
“ 완전 성공한 다음에 오빠를 찾아내자. ”
이어 한 시간 뒤, 한 해안가 도로.
옆으로 바다가 철썩이는 해안가 도로에 익숙한 BNW 차가 달리고 있었다. 그런 BNW 차 안의 운전석엔.
“ 비가 오려나- ”
심드렁하게 턱 괸 강기찬이 운전하고 있었다. 바로 그 순간이었다.
-띵!
-띵!
난데없는 알림음이 강기찬의 귓가를 때렸고.
-【메인퀘스트(해외 콘서트장의 냄새는 어떨까?)완료!】
-【퀘스트상세: 걸그룹 ‘밤비디’ 멤버들을 해외에 진출시켜 비행기에 태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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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퀘스트(팝의 여왕 세라 로렌스의 전세계 일주)완료!】
-【퀘스트상세: 전세계를 누빌 팝의 여왕 세라 로렌스를 이용해보자!】
그의 눈앞에 메시지박스가 우두두둑 박혔다. 총 두 개의 퀘스트가 완료됐다는 뜻. 이에 시들한 웃음을 지은 강기찬이 창밖으로 눈을 돌렸고, 하늘을 가로지르는 비행기가 눈에 띄었다.
그 비행기를 보며 ‘밤비디’를 떠올린 기찬이 밋밋하게 읊조렸다.
“ 출발했나 보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