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ndomitable Martial King RAW novel - chapter 88
의심할 여지도 없었다.
오로지 전설로만 들어 온, 하지만 엘프라면 누구나 확신할 수밖에 없는 감각.
“엘븐하임!”
렐하드가 눈물을 흘리며 소리쳤다.
“세계수 엘븐하임!”
☆ ☆ ☆
‘에고, 겨우 성공했네.’
레펜하르트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시리스가 자신을 선택해 준 것이 너무 기뻐 좀 무리한 짓을 시도했는데 다행히 실패하지 않은 것 같다.
니힐렌 속에 잠들어 있던 생명력을 일깨워 대지에 뿌리내리게 한다. 그리고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서 니힐렌에 깃든 마나 게더링의 힘을 증폭시킨다.
복잡한 마력적 정크 코드를 해석하고 그 패턴을 뒤바꿔 재조정하는 이 작업은 역시 지금의 그에게는 힘든 일이었다. 시리스나 렐하드는 모르고 있겠지만, 사실 레펜하르트도 속으로는 긴장 잔뜩 하면서 시전한 마법이었다. 너무도 복잡한 작업이라 중간에 인공 주마등까지 써 가면서 매달렸다.
‘그나마 연구가 다 끝나서 지금 수준으로도 간신히 성공한 거지, 사실.’
연구가 끝난 다이만 유적의 공간 이동 포털을 조작하는 것처럼, 세계수의 부활도 이미 정보를 알고만 있다면 높은 수준의 마법은 필요치 않았다. 마력 역시 세계수가 자체적으로 지닌 마나 게더링의 힘을 빌리니 지금 수준으로 그럭저럭 제어가 되었다.
‘물론 정보를 알려 줘도 다른 6서클 수준의 마법사가 세계수를 부활시킬 수 있다는 소리는 아니지만…….’
세계수 부활에 가장 중요한 부분은 정확한 마력 운용과 순간적으로 계속 변화하는 마나 기류 제어다. 이것은 마력 연산 능력이나 마력량보다는 마법사 본인의 감각과 요령에 필요한 것인데, 이 경지가 되려면 최소 9서클 급의 대마도사가 아니면 불가능한 것이다.
마법 자체는 고서클이 필요 없지만, 제어에는 일종의 깨달음이 필요하달까? 이미 10서클을 넘본 레펜하르트이기에 6서클 정도밖에 안 되는 지금의 기량으로도 해냈지, 다른 마법사라면 답안지 펼쳐 놓고 시켜도 불가능한 일이었다.
‘뭐, 요령 자체야 전생에서 몇 번씩이나 해서 이미 익숙하니까.’
마궁 니힐렌, 유실된 세계수 엘븐하임의 가지.
전생의 그는 니힐렌을 연구해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엘븐하임의 잔해를 찾아내고, 그것을 되살리는 연구에 성공한 적이 있었다. 드워프나 오크, 트롤들과 달리 엘프들은 세계수에 그 영성을 의지하는 부분이 너무 컸기에 세계수를 부활시키지 않고서는 도저히 예전의 영화를 되찾게 할 수가 없었다.
결국 그가 전생에서 되살린 세계수는 모두 일곱, 하나하나가 인간의 성만큼이나 거대한 크기였다. 물론 전설 속의, 그 높이가 산맥을 뛰어넘었다는 진정한 세계수 엘븐하임의 위용에는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질이 안 되면 양이라고, 일곱 그루나 부활시키니 그럭저럭 엘프들의 잃어버린 영성을 회복할 수준이 되어 주었던 것이다.
‘그래 봤자 한 그루 남기고 싹 다 도로 불타 버렸지만.’
과거를 떠올리니 문득 씁쓸해진다. 레펜하르트는 고개를 저으며 애써 기억을 떨쳤다. 그리고 이번 생에 최초로 되살린 첫 번째 세계수를 보며 만족의 웃음을 띠었다.
사아아아아…….
바람이 불어 세계수의 잎사귀 사이를 빠져나간다. 확연히 나무의 형태를 취한 니힐렌은 이제 주변의 마나를 끌어모아 그 형질을 변화시키고 있었다. 불의 기운만이 가득하던 이 협곡에, 청량할 정도로 맑은 공기가 습기를 머금고 사방으로 불어닥친다.
“아아아…….”
렐하드는 연신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눈앞의 이적은 단순히 단하임 일족에게 새로운 보금자리가 생긴 정도가 아니었다. 그보다 더 근원적인, 엘프라는 종족 전체에게 내려진 희망 그 자체였다.
세계수가 또다시 싹을 틔웠다.
지금은 비록 작은 싹일 뿐이지만…….
이것이 언젠가 대지에 깊게 뿌리를 내리고 넓게 가지를 펼치면…….
이 근처는 녹음 가득한 숲이 될 것이다.
그리고 엘프들은 잃었던 영성을 되찾아 진정 숲의 수호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다, 당신은 누구요? 혹시 엘디아께서 우리에게 내려 주신 구원자인 거요?”
엘프들의 여신, 엘디아. 그녀가 학대받는 엘프들을 위해 구원자를 내려 그들을 구할 것이라는 전설은 단하임 일족 내에 오래토록 전해져 오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단하임 일족 내에서조차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동화 같은 이야기일 뿐. 나이가 찬 엘프라면 그 누구도 믿지 않았던 오래된 옛이야기였을 뿐일 텐데…….
“나는 그대들의 친구요. 우정에 보답하는 것은 친구의 의무이지.”
눈물을 펑펑 흘리는 렐하드를 향해 레펜하르트는 온화한 시선을 보냈다. 그리고 시리스를 돌아보며 머리를 벅벅 긁었다.
“으음, 미안, 시리스. 니힐렌 써 버렸어. 대신 더 좋은 걸로 다시 구해 줄게.”
물론 시리스는 지금, 고작 니힐렌이 없어진 것 따위에 신경 쓸 정신이 아니다. 그저 눈앞의 이적에 넋이 나가 머릿속이 텅 비었을 뿐.
“당신은…….”
이미 레펜하르트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 때가 아니었다.
“당신은 대체…….”
그가 지금 보인 이 기적은 시리스의 인지를 아득히 초월하고 있다.
혼란에 찬 그녀의 어깨를 살며시 안으며 레펜하르트가 나직하게 속삭였다.
“이야기했지? 나중에 다 이야기해 준다고.”
“네…….”
시리스는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쯤 되니 레펜하르트에게 의문을 가지는 행위조차 두려움이 느껴질 정도였다. 얌전해진 시리스를 보며 레펜하르트는 속으로 쾌재를 올렸다.
‘오, 고생한 보람이 있구먼.’
분위기 봐서 슬쩍 안았는데도 이렇게 얌전하다니! 뭐, 이렇게 말하니 꼭 사심만으로 레펜하르트가 세계수를 부활시킨 것 같다만, 그도 그 정도로 정신머리 없는 인물은 아니다. 세계수를 부활시키는 것은 어디까지나 대의를 위한 것, 그것은 확실하게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그 와중에 살짝 개인의 실리를 챙긴다 해서 딱히 욕먹을 일도 아니지 않은가?
‘한 가지 일로 여러 개의 효과를 노리는 것은 훌륭한 마법사의 자세지.’
뿌듯한 얼굴로 레펜하르트가 시리스의 귓가에 속삭였다.
“그럼 이만 그랜드 포지로 돌아갈까?”
4
우우우웅!
그랜드 포지의 외곽, 반파된 알 포트의 신전 한쪽에서 공기가 떨리는 소리가 울렸다. 동시에 거대한 포털이 열리며 두 사람을 토해 냈다. 스펠라트 사막을 떠나 다이만 유적을 경유해 돌아온 레펜하르트와 시리스였다.
두 사람이 완전히 빠져나오자 포털이 서서히 흔들리며 소멸하기 시작했다. 레펜하르트가 서둘러 허공에 수인을 맺으며 중얼거렸다.
“딴 놈이 못 쓰게 잠가 놔야지.”
이 시대에 다이만 유적의 포털을 사용 가능할 정도로 연구해 낸 마법사는 없다. 하지만 그래도 세상일은 모르는 법이다. 우연히 고위 마법사가 다이만 유적을 탐사해 이 포털을 발견하게 되면 일이 골치 아파진다. 한 방에 그랜드 포지의 존재가 들통 날 테니까.
그래서 레펜하르트는 꼼꼼히 마력을 운용해 다이만 유적의 모든 포털에 개폐용 제어 코드를 심어 놓았다. 다른 마법사가 포털을 발견한다 할지라도 도저히 작동시키지 못하도록 암호를 걸어 놓은 것이다. 혹시 대마도사급 마법사가 코드를 해석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 세 번 이상 암호가 틀리면 포털 자체가 소멸하는 술식도 곁들였다. 위대한 고대의 유산을 잃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지만 드워프들의 위험을 방치하는 것보다는 나았다.
포털이 완전히 사라지자 레펜하르트가 시리스를 내려다보았다.
“그럼 갈까?”
“네.”
순순히 응대하는 시리스의 목소리에 레펜하르트는 부드럽게 웃었다. 여전히 차가운 인상이긴 했지만, 그래도 냉랭한 기색이 역력했던 예전에 비하면 한결 온화한 표정이었다. 게다가 항시 느껴지던, 경계심 가득한 느낌도 더 이상 없다. 오랜 시간 감정을 표현하지 않던 습관 덕분에 표정이 희미할 뿐.
‘역시 처갓집 갔다 온 보람이 있구먼.’
흡족해하며 레펜하르트는 그랜드 포지 중심으로 걸음을 옮겼다. 시리스도 사뿐사뿐 그 뒤를 따랐다.
돌아온 레펜하르트를 제일 먼저 맞이한 것은 실란이었다.
“아니, 이 양반아! 둘이서 어딜 이리 쏘다녔어요?”
“아, 미안. 걱정했어?”
실란의 얼굴에는 화난 기색이 역력하게 떠올라 있었다. 레펜하르트는 머리를 벅벅 긁었다. 잠깐 자리 좀 비운다는 말만 해놓고 일주일 가까이 소식도 없이 사라졌었으니 실란이 이토록 화내는 것도 당연하겠지.
하지만 흥분한 실란을 달래는 법은 아주 간단하다.
“이야! 실란! 며칠 더 머물렀더니 제법 어깨도 벌어지고 근육이 생겼는데?”
“오옷? 정말요?”
조금 전의 분위기는 어디 갔는지, 실란이 순식간에 표정을 바꾸고 좋아라 실실거리기 시작했다. 심지어는 다 이해한다는 태도까지 보였다.
“뭐, 좀 더 있다 와도 되는데 일찍 왔네요.”
고작 며칠 더 지났다고 체형이 확 바뀔 리도 없거늘, 실란은 진심으로 좋아하고 있었다. 레펜하르트가 속으로 실소를 흘렸다.
‘……단순한 녀석.’
뒤이어 한 무리의 드워프들이 그에게 다가왔다. 다양한 나이대의 드워프들이었는데, 다른 이들과 달리 전신에 회색빛 로브를 걸친 차림이었다. 드워프들이 레펜하르트 주위로 몰리며 반가워했다.
“오오, 스승님! 오셨군요!”
“말이라도 좀 하고 가시지 그러셨소?”
“그러게 말입니다.”
다른 드워프들이 레펜하르트를 구원자라 부르는 것과는 확실히 다른 칭호다. 레펜하르트가 드워프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그래, 다들 성과는 좀 있으셨소?”
“보시겠습니까?”
드워프들 중 한 명이 앞으로 나서더니 허공에 어지럽게 손짓을 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덥수룩한 수염 사이에서 중후한 음성이 흘러나왔다.
“델피르 라 스테린, 나 허공을 붙잡아 적을 치는 한 자루 탄환이 되리라. 에어로 블렛!”
말을 맺으며 드워프가 허공에 손을 뻗었다. 바람의 탄환이 대기를 가르며 10미터 정도 떨어진 돌바닥에 적중했다. 작은 폭음과 함께 돌가루가 살짝 튀어 올랐다.
1서클 풍계 공격 주문, 에어로 블렛이었다. 마법을 잃은 드워프의 손에서, 비록 저급할지언정 분명히 마법이 발현된 것이다.
레펜하르트가 찬사를 던졌다.
“훌륭하군요. 위력도 제어도 나무랄 데가 없습니다.”
마법을 시전한 드워프가 뿌듯해하며 감격하는 표정을 짓는다. 다른 드워프들도 앞다투어 떠들어 대기 시작했다.
“나도 좀 봐 주십시오!”
“저, 저도!”
“자 자, 차례로 마법을 시전해 보시겠습니까?”
드워프들이 순서대로 허공에 마법을 쏘아 댔다. 전부 1서클의 기초적인 마법들이었다. 그때마다 레펜하르트는 한 명 한 명, 일일이 마력 제어를 교정해 주고 술식이나 영창에 대해 조언을 건넸다. 그 모습에 시리스가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성공했군요, 레펜하르트 님.’
이들은 그랜드 포지에서 새롭게 신설된 병종, 드워프 마법병단이었다. 처음 그랜드 포지에 도착했을 때의 일이다. 레펜하르트는 마켈린과 의논한 뒤 마법을 가르치고 싶다며 드워프들을 모아 달라 부탁했다. 오래전 잃었던 마법의 힘을 되찾게 된 이 행운 앞에 수많은 드워프들이 지원했고, 그중 재능이 있는 이 스무 명 정도를 뽑아 기초부터 가르쳤던 것이다.
레펜하르트 자신도 지저 태양에 전신을 굽느라(?) 많은 시간을 낼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틈틈이 이들에게 지식을 전수하고 그들의 마력 제어에 대해 교정해 주었다. 그렇게 두어 달 가까이 지난 지금, 다들 1서클 주문을 훌륭히 시전할 정도의 수준까지 오른 것이다.
“두 달 만에 마력을 감지하고 제어할 수 있다면 상당한 성취입니다. 다들 노력하셨군요.”
물론 전생의 레펜하르트는 마력 감지하는 데 딱 두 시간 20분 걸렸지만, 전설의 마왕과 일개 드워프들의 재능을 비교하는 것은 지나친 처사겠지.
그는 진심으로 드워프들을 칭찬했고 다들 기뻐하며 보람찬 표정을 지었다. 레펜하르트가 웃으며 말을 이었다.
“일단 2서클 주문까지는 전부 이론서를 작성해 놓았으니 열심히 익히도록 하세요. 그 이후 부분에 대해서는 종종 그랜드 포지를 들리며 보완하겠습니다.”
드워프들이 일제히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감사합니다, 스승님!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마법은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레펜하르트도 속 편하게 그랜드 포지에 머무를 팔자가 아니다. 그래서 레펜하르트는 밤잠도 줄여 가며 그가 아는 지식을 총동원해, 가장 쉽게 마법을 이해할 수 있도록 원론적인 마법 총론과 상세한 개론서를 작성해 드워프들에게 건네주었다.
드워프들은 모르고 있었지만, 사실 이건 다른 마법 학파가 알았다면 기막혀할 행위였다.
시중에도 물론 마법 이론서가 유통되기는 한다. 『당신도 마법사가 될 수 있다!』라거나 『쉽고 빠른 마법 입문서』 등등. 개중에는 『누구나 가슴에 1서클 정도는 있는 것 아닌가요?』라든가 『내가, 내가 마법사라니!』 같은 해괴한 제목을 단 마법서들도 상당히 많았다.
하지만 대부분 쓸모없는 불쏘시개에 불과했다. 저급한 마법사들이 마법으로 먹고살기 힘들어 푼돈 벌려고 대충 써 갈긴 물건들뿐이라, 그걸 보고 마법을 익힐 가능성은 전무했다. 진짜 마법사들은 자신의 지식을 전수하는 데 지극히 폐쇄적이다. 마법 주문은 곧 힘이자 무기이며 권력이기도 하다. 그런 지식이 시중에 함부로 풀릴 리가 없는 것이다.
그에 비해 레펜하르트가 적은 이 이론서는 명확한 설명에 이해하기 쉬운 비유를 들고 있어 어느 정도 재능 있는 이라면 충분히 마법의 기초를 잡을 수 있었다. 명색이 고금 최강의 대마도사가 적은 총론서인 것이다. 항시 곁에 있을 수 없는 이상, 이 정도면 드워프들이 마법을 익히는 데는 충분하다.
‘아무리 그래도 책자로만 마법을 익히는 데는 한계가 있어, 일부러 시리스에게는 가르치는 것을 보류했지만.’
그렇게 드워프들의 마법을 일일이 손봐 준 뒤 레펜하르트는 다시 실란에게로 돌아왔다. 어느새 소식을 들었는지 틸라와 러스도 와 있었다. 그녀는 그동안 다른 드워프 전사들과 대련을 통해 꽤나 기량을 높인 후였다. 아무리 전사의 혈족이라지만, 경쟁할 다른 전사 없이 그동안 홀로 수행을 한 덕에 꽤나 미숙한 면이 많았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어엿한 드워프 전사로 제 몫을 할 수 있을 거예요.”
자랑스럽게 웃는 틸라에게 믿음직스럽다는 눈빛을 보낸 뒤, 레펜하르트는 러스를 바라보았다. 그는 허리춤에 드워프들이 벼려 준 미스릴 롱 소드를 차고, 가죽 갑옷 위에 강철과 아다만티움을 섞어 만든 하프 플레이트 메일을 입고 있었다. 기사라기보다는 떠돌아다니는 전사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러스가 반색하며 레펜하르트에게 말을 건넸다.
“돌아오셨군요, 형님!”
“뭔가 느낀 게 있었다며?”
러스가 부끄러워하며 머리를 긁적였다. 레펜하르트가 질문을 이었다.
“뭐 좀 건진 게 있어?”
“조금요.”
검지와 엄지를 좁히며 러스가 살짝 의기양양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레펜하르트의 전신을 훑어보더니 이내 표정을 구기며 혀를 찬다.
“그런데…… 쳇.”
뭐냐, 이 태도는? 의아해하며 레펜하르트가 눈살을 찌푸리려는 참이었다. 러스가 갑자기 한숨을 푹 내쉬었다.
“예전엔 몰랐는데 지금은 확실하게 보이네요.”
“뭐가?”
“형님, 진짜 거대하군요.”
“응? 그새 키가 더 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