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nfinite Enchanter’s Journal of Regression RAW novel - Chapter 158
158화.
‘역시!’
법현과의 전투 도중에도 일행을 살피고 있었다.
가장 걱정거리였던 리우옌, 회귀 전의 친우는 이제야 자신의 몫을 해내기 시작했다.
‘걱정이 지나치면 독이 되는 법이거든.’
놈의 재능은 누구보다 내가 잘 알고 있었다.
완전한 독인.
그까짓 낮은 경지에 잡아 먹힐 녀석이 아니라는 것 말이다.
하지만 걱정이 많았던 녀석은 그것에 대한 두려움을 품었고, 그로 인해 경지의 상승이 더뎌지고 있었다.
그러한 모든 걱정과 과정을 알고 있었지만, 그건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일.
내가 억지로 끌어올릴 순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지금, 녀석은 그 한계를 부쉈다.
마치 알을 깨고 나온 아기 새와 같이 경계를 완전히 허물고 더 높은 경지로 나아갔다.
‘이젠 저쪽은 걱정할 필요 없겠어.’
리우옌이 완전한 독인으로 거듭난 이상 감은사의 승려들에 대한 걱정은 덜 수 있게 되었다.
남은 게 있다면.
‘이 녀석.’
법현.
「소승의 손이 맵다고 원망하지 마시오.」
여전히 의식이 오락가락하고 있는 이 미치광이 주지를 쓰러뜨려야만 한다.
웅웅웅!
이상한 띠의 검에 모이는 기.
그것이 유형화되어 검기의 형태를 취한다.
팟-
의지가 일자 몸이 움직였다.
지면을 박차며 나아가는 속도를 더해.
스팟!
벼락같이 펼쳐지는, 전력을 다한 검격!
헌원과 능력의 보석, 그리고 헤파이스토스의 모루로 인해 강화된 힘, 그야말로 전력이 실린 일격이었다.
콰앙!
충돌과 함께 일어나는 엄청난 폭발음.
그러나 그것으로도 상대, 법현을 쓰러뜨릴 순 없었다.
일종의 법구로 여겨지는 황금빛 금강저(金剛杵)를 든 법현이 그 모든 공격을 막아 냈기 때문이다.
헤파이스토스의 모루로도 파괴할 수 없었던 보구.
그것의 정체는.
『제석천(帝釋天)
분류 : 법구
등급 : 특급 보구
내구도 : 파괴 불가
고유 효과 : 인드라가 지니고 있던 번개의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설명 : 번개의 신 인드라가 사용했던 5개의 법구 중 하나.
하늘의 힘인 번개의 힘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경이로운 법구이다.』
특급 보구.
물론 아무리 특급의 보구라 해도 헤파이스토스의 모루가 지닌 파괴의 힘이 통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만.
‘파괴 불가라.’
내구도에 나와 있는 파괴 불가 항목, 파괴되지 않은 이유가 바로 그것이었다.
그 어떤 경우에도 파괴가 불가능한 특급 보구.
그것이 바로 제석천이라는 금강저가 가진 특징 중 하나였다.
「옳거니! 너는 나의 번뇌로구나!」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법현.
이윽고 녀석은 라를 번뇌로, 심마의 하나로 취급하기 시작했다.
「번뇌는 만악의 근원이니. 소승은 이것을 물리칠 것이다.」
파지직!
금강저, 그곳에서 노란색 스파크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번개를 다스리는 신의 힘이 담긴 보구.
당연한 말이지만, 그 위력은 상상을 초월할 수밖에 없다.
파지지지지-
맹령하게 튀는 스파크로 인해 완성된 것.
그것은 삐뚤어진 Z자 형태의 번개였다.
그 형태로 인해 마치 창과 같은 길이의 무기가 된 금강저.
파직, 파지지직-
게다가 그 힘이라는 건 인드라가 다루었던 번개의 힘이었다.
‘과연 신라를 멸망시킨 사도인가.’
법현이란 인물이 진짜 무서운 이유는 이것이다.
본래 사도라 하면 생전의 힘이 사도가 된 이후와 비교될 바가 아니다.
그러나 법현은 사도가 되기 이전부터 웬만한 사도는 발라 버릴 수 있는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었다.
본래도 강력하기 그지없는 존재가 사도의 힘을 받아들여 더욱더 강해졌다.
이게 재앙이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그러나.
“…나도 만만치 않거든.”
시련을 거친 지금의 나는 녀석에게 꿀릴 만한 전력이 아니다.
콰아아아아!
천하무적, 그 절대적인 기세가 뿜어져 나와 법현을 덮쳤다.
「크으읍!」
지금껏 표정 변화 하나 없던 놈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그럴 테지.
천하무적의 기세는 그 누구도 저항할 수 없는 것.
미지의 사도가 아니라 미지라는 절대적인 존재가 아니라면 그 법칙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것으로 놈의 전력이 대폭 감소했다.
그 증거로.
파지지지지-
놈이 손에 든 제석천, 그 번개의 힘이 감소해 크기가 줄어든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여기서 하나 더.”
본래는 그것으로 그것으로 끝이 나야 할 테지만.
츠츠츠츠츠!
어느새 주변의 영역을 덮치는 천하무적의 기운.
그것으로 인해 점차 주위의 광경이, 공간이 어긋나기 시작했다.
본래 우리가 있어야 할 곳은 과거의 감은사였지만, 지금 있는 곳은.
챙, 채앵!
마치 배경음처럼 곳곳에서 일어나는 병장기 소음.
「이곳은…?」
놀란 법현, 놈이 중얼거린다.
“아, 놀랄 필요 없어. 잠깐 전장터를 바꾼 것 뿐이니까.”
흐릿한 무언가가 충돌하는 전장터.
그곳은 바로 회귀 전 내가 겪었던 종말의 전장.
『고유 영역 – 종말의 전장』
헤파이스토스의 모루로 인해 강화된 기벽.
그로 인해 펼칠 수 있었던 고유 영역이었다.
「하아압!」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낀 법현이 그 영역을 깨기 위해 제석천을 휘두르지만.
파직!
약간의 충격을 주는 것, 그것이 전부였다.
“안타깝게도 지금 네 힘으로는 이 고유 영역을 깨는 게 불가능하거든.”
아무리 미지의 사도라 해도 다른 것도 아닌 천하주먹, 그 절대적인 기벽으로 인해 펼쳐진 고유 영역을 깨는 건 불가능하다.
더욱이.
“그리고 네가 깨지 못하는 이 절대적인 영역에서 나는 더욱더 강해지지.”
이곳은 내가 만든 가상의 영역.
그 효과라고 한다면.
웅웅웅!
이상한 띠의 검에 모이는 검기.
그것은 조금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이 강력하고, 또한 그 범위가 확장되어 있었다.
종말의 전장에서 내 힘은 그냥 강해지는 게 아니다.
‘회귀 전의 힘, 그 일부가 전이되지.’
이 영역에서 나는 회귀 전에 있었던 힘 일부를, 이 전쟁터에 참여했던 당시의 힘을 전이 받을 수 있다.
지금 이곳에서 펼쳐지고 있는 전투라고 한다면.
‘신마전쟁.’
종말이 일어나고 무려 20년이 지난 이후다.
당시의 내 힘이라고 한다면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절정에 이른 것.
비록 그 힘의 일부라고 해도 엄청난 전력의 상승이라고 볼 수 있다.
적의 전력을 약화하면서 내 능력은 대폭 상승한다.
이것이야말로 천하무적이라는 기벽에 걸맞은, 정말 무적의 능력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후웅, 훙!
몸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가볍게 검을 휘둘렀다.
확실히 조금 전과는 다른, 전혀 다른 사람이 된 듯한 힘을 느낄 수 있다.
“시작해 볼까?”
법현, 놈을 응시했다.
「네 녀석, 무슨 사술….」
지겨운 말을 내뱉기 전.
팟-
몸을 움직였다.
의지가 함께 움직이는 육체, 하지만 그건 조금 전과는 전혀 다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전광석화(電光石火)』
이번에 새로이 완성한 기벽 중 하나.
그 능력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번개, 빛과 같은 움직임을 선보일 수 있는 이 능력은 참으로 유영하지만, 지금껏 발휘할 수 없었던 것이기도 하다.
‘몸에 엄청난 무리가 가기 때문에.’
그 절정의 움직임을 펼치기 위한 육체가 완성되지 않은 탓이다.
그러나 지금은 괜찮다.
고유 영역을 통해 엄청난 육체의 능력 상승을 이루었기 때문이다.
잘못하면 육체를 망가뜨릴 수 있는, 일종의 유리대포와 같은 기벽인 전광석화.
하지만 지금의 내게는 그러한 문제는 적용되지 않는다.
신마전쟁 때의 내 힘 일부를 받은 지금 나는 어느 정도 육체의 완성형을 이루었기 때문이다.
「….」
놈의 뒤를 잡았다.
하지만 법현의 시선은 조금 전까지 내가 있었던 그 자리를 응시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빛과 같이 움직인 내 종적을 찾지 못한 녀석은 그야말로 빈틈 투성이 상태.
스윽.
녀석의 목을 향한 찌르기.
폭발할 듯한 속도로 검이 앞으로 뻗어 나갔다.
보통은 그것으로 끝났어야 했을 것이다.
그러나.
카앙!
예상했던 대로 법현은 만만한 놈이 아니었다.
지이잉-
손아귀에 느껴지는 엄청난 반발력.
조금 전의 나약한 육체였다면 그 고통으로 인해 손아귀가 찢어졌을 것이다.
“…단단하네.”
빈틈투성이의 목, 검기를 두른 검은 그것을 뚫지 못했다.
쩌어어억!
검이 꿰뚫으려 했던 지점을 중심으로 놈의 피부가 단단하게 변했기 때문이다.
그건 뭐랄까.
마치 나무와 같은 질감의 형태.
‘미지에게 전해 받은 힘.’
놈은 인식하지 못했겠지만, 그건 미지의 힘이었다.
고대의 피를 담긴 잔을 가진 자.
아마도 놈의 특성이 일부 전이되었을 테지.
그리고 그 힘이라는 건 아무래도 방어와 관련된 모양이었다.
‘하필이면.’
의식하지 않아도 방어가 되는 그 능력은 참으로 까다롭기 그지없는 것.
「이놈-」
인지하지도 못한 사이 당한 공격에 울분을 토하는 법현.
파지직!
놈의 금강저, 번개가 담긴 법구가 내게 쇄도했다.
그러나.
“느려.”
상대를 도발하기 위한 게 아니라 정말 느리다.
전광석화로 인해 개안한 지금의 내게 놈의 공격은 굼벵이의 일격에 불과할 뿐이었다.
팟-
순식간에 공간을 뛰어넘었다.
이번에는 놈의 오른편.
여전히 법현의 시선은 내가 아닌 잔상을 향하고 있었다.
이 정도로 속력에서 차이가 난다면 사실 진즉 쓰러뜨리고도 남겠지만.
카앙!
검기를 잔뜩 머금은 내 검은 여전히 놈의 육신을 꿰뚫지 못했다.
‘누가 이기나 한번 해 보자.’
포기?
그딴 건 내 사전에 없는 단어다.
한 번 뚫지 못했다고 해서 그것이 결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한 번이 안 되면 두 번.
카앙!
두 번이 안 되면 세 번.
카캉!
세 번이 안 된다면 열 번.
카카카칵!
열 번이 안 된다면 백, 천, 만!
카캉, 카카카캉!
마치 단조하듯 끊임없이 놈의 육신을 두드렸다.
『만 번 찌르기』
회귀 전 영웅이 내게 해 준 말이 있다.
‘한 번이 안 되면 열 번, 열 번이 안 되면 백 번, 백 번이 안 되면 천 번, 결국에 만 번을 찌르게 되면 모든 것은 무너지기 마련.’
일명, 만 번 찌르기.
그 어떤 것도 노력 앞에서는 무너지게 되어 있다는 그의 지론이 잘 담겨 있는 공격법이다.
실제로 그것은 정답이다.
아무리 단단한 바위도 오랜 세월 떨어지는 낙수 앞에서 구멍이 뚫리듯, 그것은 정답에 가장 가까운 지론이었다.
그렇기에 노린다.
캉!
처음 공격했던 녀석의 목을.
비록 미지의 힘으로 인해 그 부분을 공략하기 힘들지만, 계속 그곳을 노렸다.
포기를 모르는 바보처럼.
「이이익!」
오랜 시간 동안 수행하여 마음의 평정을 얻은 고승 같았던 법현의 얼굴이 잔뜩 일그러진다.
그럴 수밖에.
현재 놈의 경지로는 내 움직임을 간파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내가 놈의 피부를 뚫지 못하듯, 놈 또한 내 움직임을 간파하지 못하고 있었다.
다만.
파직, 파지직!
발작하듯 휘두르는 놈의 공격을, 그 눈먼 공격에 맞지 않기 위해 신중을 기할 필요는 있었다.
카캉, 카카카카캉!
그렇게 별다른 위협 없이 놈의 목을 계속해서 찔렀고.
툭!
마침내 감각이 전해졌다.
그 단단한 방어를 뚫었다는 감각이 말이다.
「감히, 감히-」
그것을 깨달은 법현이 소릴 질렀지만.
“이미 늦었어.”
아무리 단단한 것이라도 한번 균열이 가면 무너지는 법.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하아압-”
기합성을 터뜨리며 전력을 실었다.
전광석화라는 기벽, 그 절정의 속도를 실은 일격필살의 찌르기!
카득!
마침내 그 공격이 절대의 방어를 뚫고 법현의 목을 꿰뚫었다.
「컥!」
장내에 울려 퍼지는 단말마.
분명 그건 숨이 끊어지는, 법현이라는 미지의 사도가 생명을 잃는 신음이었지만.
“….”
기뻐할 수 없다.
오히려 자세를 고쳐 잡으며.
“이제 본 게임을 시작해야지?”
나는 알고 있다.
그릇의 죽음.
그러니까 인격이 죽음으로써 미지의 사도는 완전히 각성하게 된다는 것을.
「크아아아아아!」
그리고 마침내 오랜 세월 동안 잠자고 있던 미지의 사도가, 그 진정한 존재가 태어나는 순간을 목격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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