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nfinite Enchanter’s Journal of Regression RAW novel - Chapter 32
032화.
“저, 전부 사실입니다. 믿어 주십시오. 정말, 정말입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자신감이 넘치던 벙거지 중년인.
어떠한 고문에도 단 한마디도 내뱉지 않을 것만 같던 놈이 눈물과 콧물을 쏟고 있다.
그럴 수밖에.
“끄으으….”
녀석의 주변, 쓰러져 꿈틀대는 이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자신이 선택받았다며 우쭐거리던 각성자 나부랭이 놈들이다.
물론 벙거지 중년인, 김정욱과 같은 검은달 소속이기도 하고.
“끄으, 끄으으.”
“꺽, 꺼억.”
지면에 고개를 박은 채 벌레처럼 꿈틀댄다.
이유?
간단하다.
사지, 심지어 눈과 내장을 강화했고, 실패했기 때문이다.
‘확률 한번 죽여 준다니까.’
지금껏 수많은 육체 강화가 있었다.
그런데 결과는 어떤가.
실패, 실패, 그리고 또 실패.
오죽하면 그걸 고문의 한 방법으로 이용할까.
어쨌든 강화 실패로 인해 놈들은 상상할 수 없는 고통에 비명을 질러댔다.
단 한마디도 하지 않은 채 일곱 명을 고문했고, 목적을 알 수 없는 고문에 김정욱, 놈은 극심한 공포에 빠졌을 것이다.
그 결과가 이것이다.
다른 놈들과 달리 강화를 시도하지 않았는데 알아서 정보를 술술 불었다.
쓸모없는 정보만 있었다면 고문을 자행했을 테지만.
‘은신처란 말이지.’
기탄을 보유한 이답게 나름 고급 정보를 알고 있었다.
점조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검은달의 은신처 중 하나, 그것이 나왔다.
물론 그것을 알아내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계약 특성의 허점을 노리기 위해 온갖 질문이 오고 갔기 때문이다.
“그래. 믿어 줄게.”
“가, 감사….”
하지만 놈은 말을 잇지 못했다.
퍼억!
명치 깊숙이 박히는 충격에 의식을 잃고 쓰러진다.
그리고 다음 순간.
척척척.
기다렸다는 듯 주위로 접근하는 검은 정장의 사내들.
“처리할까요?”
하나같이 복장을 통일한 그들은 강회장 직속 팀이다.
어디든 그렇지만 특히 재계는 온갖 더러운 일이 생기기 마련.
그것을 처리하기 위해 창설된 팀인 그들에게 있어 사람 몇 명을 처리하는 건 일도 아니었다.
“예. 부탁드립니다.”
“그럼.”
과연 베테랑.
여덟 명의 흔적이 사라지는 건 순간에 불과했다.
그들이 사라진 자리를 물끄러미 응시하던 중.
“윤찬 님.”
정장 밖으로 드러나는 근육질 몸매.
조금 전 내게 말을 걸었던 바 있는 검은 정장의 사내는 서찬결.
현재 이 팀을 이끄는 팀장이다.
“예.”
“모두 준비됐습니다.”
“아, 벌써요?”
꾸벅, 고개를 숙이며 답한다.
과묵하다.
하긴, 하는 일이 비밀을 엄수해야 하는 일이니만큼 과묵할 수밖에 없을 테지.
“이쪽으로.”
그를 따라 걸음을 옮긴 곳은 지하에 마련된 창고였다.
밝은 조명이 비추고 있는 창고 바닥에 있는 건 시간을 들여 강화한 각종 장비.
“그럼.”
목적을 마친 서 팀장이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로 돌아갔다.
바닥, 가지런하게 놓인 장비를 응시했다.
방검복, 방탄복을 비롯한 갑옷 종류와 너클, 검 등의 근접 무기부터 활, 표창, 암기 등의 원거리 무기도 한가득하다.
‘이걸 만드느라 얼마나 진땀을 뺐는지.’
남들이 보면 아무런 힘도 들이지 않고 강화하는 것 같지만, 실은 그게 아니다.
한 번 강화할 때마다 엄청난 정신력이 소모된다.
회귀자가 아니라 평범한 각성자였다면 하루 강화 횟수는 100번을 넘기지 못했을 거다.
하지만 나는 그 이상이 가능하다.
특성의 최종 진화 전까지 도달했던 경험과 요령, 그리고 종말을 헤쳐 왔던 끈기와 정신력이 있으니까.
그리고 지금 눈앞에 보이는 게 지난 한 달간의 결과물이다.
굳이 사용하는 장비가 있음에도 계속 찍어 냈던 건 바로 오늘을 위한 것.
먼저 손을 댄 건 2개의 방검복.
물론 그 모든 건 초월 강화가 완료된 것이다.
양손에 하나씩, 방검복을 든 채로.
『합성』
강화 특성을 진화해 얻은 능력.
화아악!
강화할 때와 같은 빛이 뿜어져 나와 방검복을 뒤덮는다.
마치 액체가 된 것처럼 흐물거리며 하나의 형체로 뭉쳐진다.
새로이 얻은 이 능력은 똑같은 등급의 장비를 하나로 합쳐 한 단계 더 높은, 소위 말하는 진화된 아이템을 생산한다.
여기서 진화라 함은 지금껏 막혀서 뚫지 못했던 이성(二星)의 도달을 의미.
성공만 한다면 2성 초월과 함께 다시금 99번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츠츠, 츠츠츠츠!
액체로 화한 빛무리가 하나로 합쳐진 그 순간.
퍼엉!
작은 폭발과 함께.
푸쉬쉬!
실패를 알리는 검은 연기가 새어 나왔다.
“쯧!”
가볍게 혀를 찼다.
폭발과 검은 연기의 발생은 실패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이성이어도 이건 좀 힘들긴 하네.’
일성에서 이성으로 올라가기 위한 합성의 성공 확률은 40%에 불과하다.
물론 내게는 운수대통이라는 최고의 기벽이 존재하지만.
‘그래도 확률은 80%.’
100% 성공의 일반 강화하는 달리 합성의 경우에는 운수대통이 적용되어도 성공 확률은 80%였다.
지금까지와는 달리 합성을 시도한다면 종종 실패가 나올 수밖에 없는 것.
『합성』
하지만 재료는 많다.
한 번의 실패에 굴복하지 않고, 계속 합성을 시도했다.
번쩍!
세 번째 시도의 순간, 성공을 알리는 황금빛이 뿜어져 나왔다.
『+0(★★) 전문가 경량 방검복
분류 : 갑옷
내구도 : 75/75
고유 효과 : 모든 날붙이에 대한 저항력 소량 증가
초월 효과(★) : 낮은 확률로 날붙이 파괴
초월 효과(★★) : 보통의 확률로 날붙이 공격에 대한 반사 피해 발생설명 : 날붙이와 타격 무기로부터 착용자를 보호하는 방검복. 전문가가 사용하는 방검복답게 웬만한 날붙이로는 뚫을 수 없으며, 단단한 저항력을 제공한다.
초월 강화를 통해 날붙이를 파괴하거나 일정 확률로 공격자에게 반사 피해를 주는 특별한 능력이 부여되었다.』
그간 한계에 봉착해 있던 일성 방검복이 이성으로 진화했다.
‘운수대통이 아니었으면 이걸 수십, 수백 번 반복해야 한단 말이지.’
나라서 가능한 일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운이 없으면 몇백 번을 합성해도 실패할 수 있는 게 확률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일단 방검복은 성공했고.”
아직 끝나지 않았다.
번쩍, 번쩍!
계속해서 강화를 시도.
『+99(★★) 전문가 경량 방검복
분류 : 갑옷
내구도 : 75/75
고유 효과 : 모든 날붙이에 대한 저항력 소량 증가
강화 효과(9/99) : 모든 날붙이에 대한 저항력 소량 증가 강화 효과(15/99) : 모든 타격 무기에 대한 저항력 소량 증가 ……
강화 효과(99/99) : 낮은 확률로 날붙이에 대한 피해 대폭 감소풀강 효과(Max) : 낮은 확률로 날붙이에 대한 완전 저항 발생초월 효과(★) : 낮은 확률로 날붙이 파괴초월 효과(★★) : 보통의 확률로 날붙이 공격에 대한 반사 피해 발생설명 : 날붙이와 타격 무기로부터 착용자를 보호하는 방검복. 전문가가 사용하는 방검복답게 웬만한 날붙이로는 뚫을 수 없으며, 단단한 저항력을 제공한다.
초월 강화를 통해 날붙이를 파괴하거나 일정 확률로 공격자에게 반사 피해를 주는 특별한 능력이 부여되었다.』
이성, 그리고 풀강을 거친 방검복.
‘웬만한 날붙이 공격에는 끄떡없지.’
비록 보구는 아니지만, 지금 수준의 각성자들이라면 이성의 방검복을 뚫는 건 불가능할 거다.
보통은 여기서 만족할 테지.
하지만 나는 고작 이것에 만족할 정도의 그릇이 아니다.
나는 아직도 배가 고프다.
검은달이라는 의문의 세력이 나온 지금 준비는 아무리 해도 부족하지 않다.
번쩍!
이번에는 방탄복에 합성을 시도했다.
운이 없었던 걸까.
80%의 확률임에도 불구하고 무려 2번을 실패하고 말았다.
“후우-”
참았던 숨을 토해 냈다.
지이잉!
귀에서는 이명이 울리고, 하늘이 핑핑 도는 듯한 느낌이다.
‘확실히 강화와는 달라.’
합성에는 일반 강화완 비교할 수 없는 집중력과 정신력을 요구한다.
일반 강화는 수백 번도 너끈히 해내는 내가 이 정도 현기증에 시달릴 정도면 말 다했지.
그러나 휴식을 취할 생각은 없다.
소모된 정신력을 충전하기 위해선 꼬박 하루의 시간이 필요하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지금, 1분 1초도 아깝다.
게다가.
‘최대한 한계까지 능력을 사용한 후에 휴식을 취하는 게 시간을 아끼는 길이니까.’
악으로 깡으로 버틴다.
그리고 하루를 쉬면 정신력을 회복할 수 있기에 최대한 버티는 게 시간을 아끼는 지름길이었다.
번쩍!
다시금 방탄복의 합성을 시도.
화아악!
마침내 합성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이성의 방탄복은 방검복과 마찬가지로 웬만한 탄환을 막아 낼 수 있는 강력한 보호복이 되었다.
여기서 만족?
그럴 리가!
특성의 진화로 얻게 된 건 비단 합성만이 아니다.
『혼합』
이성, 그리고 99 강화를 이룬 방검복과 방탄복을 하나로 합친다.
어떻게 보면 합성과 비슷하다 생각할 수 있지만, 엄연히 다르다.
합성은 똑같은 등급의 장비를 하나로 합하여 그 한계를 초월하는 능력이라면 혼합은 똑같은 등급의 ‘다른’ 장비를 합하여 두 가지 효과가 섞인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
화아악!
뿜어져 나오는 황금빛.
“오!”
이번에는 운이 좋았다.
단 한 번으로 혼합에 성공한 것.
눈앞에 완성된 검은색 일색의 조끼를 감정사의 눈으로 바라보았다.
『+99(★★) 베테랑의 방탄검복
분류 : 갑옷
내구도 : 30/30
고유 효과 : 모든 날붙이에 대한 저항력 소량 증가
강화 효과(9/99) : 모든 탄환에 대한 피해 소량 감소
강화 효과(15/99) : 모든 날붙이에 대한 피해 소량 감소강화 효과(20/99) : 모든 탄환에 대한 저항력 보통 상승……
강화 효과(99/99) : 모든 날붙이, 탄환에 대한 저항력 보통 상승풀강 효과(Max) : 낮은 확률로 모든 날붙이, 탄환에 대한 완전 피해 효과 발생초월 효과(★) : 낮은 확률로 날붙이 파괴 및 탄환에 대한 피해 완전 저항초월 효과(★★) : 낮은 확률로 날붙이 및 탄환에 대한 피해 반사설명 : 방검복과 방탄복의 장점이 혼합된 새로운 보호 장비다.』
이걸 원했다.
사실 위험 요소가 많다.
적이 각성자라곤 하지만, 무대는 종말이 아닌 현대다.
얼마든지 현대의 화기를 사용할 수 있기에 방검복과 방탄복, 두 가지 중 한 가지를 선택한다는 건 힘든 일일 수밖에 없다.
물론 두 개를 껴입으면 된다고 하지만, 그렇게 되면 아무래도 움직임에 방해가 된다.
그래서 특성의 진화를 기다렸다.
혼합을 발현한다면 방검복과 방탄복의 장점을 담은 새로운 장비를 만들 수 있을 테니까.
꽈악!
혼합으로 탄생한 방탄검복을 착용했다.
‘이거라면.’
앞으로 적이 어떤 무기를 사용하던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거다.
그리고.
“시작해 볼까?”
작업은 끝나지 않았다.
합성과 혼합.
이 두 가지 능력을 사용해 지금까지 없었던 특별한 장비를 만든다.
‘한바탕 휘저어야 하니까.’
검은달의 은신처 중 하나를 알아냈다.
‘간부가 있을 가능성도 있으니 좀 더 고급 정보를 얻을 수 있을 테지.’
이 모든 일의 결말은 하나.
종말이 가기 전, 검은달이라는 세력을 없애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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