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nfinite Enchanter’s Journal of Regression RAW novel - Chapter 63
063화.
“이거.”
“저거.”
“그리고 이거.”
만능과 같은 감정사의 눈 덕분에 순식간에 나머지 열쇠를 찾을 수 있었다.
영웅은 담로(湛瀘).
예일은 태아(泰阿).
정도환은 어장(魚腸).
윌리엄이 순균을 가졌으니 이제 8개의 열쇠 중 4개를 얻은 셈이다.
내가 하나를 가진다고 쳐도 3개가 남는 셈인데.
그렇다면 8개의 열쇠를 모두 가질 수 없다는 말인가?
그럴 리가!
“어르신.”
“….”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 정도환이.
지이잉-
소환진을 이용하여 윤서영, 그리고 죽음의 기사들을 소환했다.
‘한 명당 하나씩 가질 수 있다고 했지, 망자는 제외라고 말 안 했거든.’
물론 전력에도 도움이 되지만, 굳이 이들을 불멸의 황궁에 데려온 건 바로 이 순간을 위해서였다.
특히 정도환이 필요한 건, 30기의 기사와 병사가 포함된 죽음의 군단을 다룰 수 있기 때문이었다.
보물을 가져갈 수 있는 자에 대한 제한이 명시되어 있지 않으니 망자 또한 보물을 가져갈 수 있는 자격을 지닌 셈이다.
“이것, 그리고 저걸.”
그렇게 명령을 내려 적소(赤霄)와 간장(干將)과 막야(莫邪)를 가지도록 했다.
모두 중국 신화에 등장하는 전설적인 검으로 하급 보구에 해당하는 검들이었다.
이로써 7개.
1개만 구한다면 오래전부터 구상했던 계획을 완성할 수 있다.
‘하지만 그걸 구하는 게 쉽지 않지.’
여기에 함정이 존재한다.
나와 같은 회귀자가 아니라면 절대 눈치챌 수 없는, 설혹 안다고 해도 적화단이 없으면 절대 파훼할 수 없는 함정이 말이다.
보고에는 2개의 금은보화 산이 존재한다.
왼쪽에 거대한 산, 그리고 오른쪽에 조금 작은 산.
‘열쇠는 바로 이쪽.’
왼쪽, 거대한 금은보화 산에 파묻혀 있다.
이건 알면서도 당할 수밖에 없는 함정이다.
왜?
금은보화, 그중 하나에라도 손이 닿으면 그 이상의 것을 가질 수 없는 규칙 때문이다.
하지만 내게는 적화단이 있다.
스스스스-
적화단의 능력, 적화를 사용해 기체가 되었다.
“어?!”
놀란 영웅이 소리친다.
하지만 녀석이 놀라건 말건 아랑곳하지 않은 채 보물산으로 직행했다.
현재 내 몸 상태는 기체, 그렇기에 보물산을 통과하여 그 안에 파고들 수 있었다.
수영하듯 산의 아래로, 아래로 내려갔다.
그리고.
‘빙고!’
마침내 확인할 수 있었다.
보물산 아래, 가장 깊숙한 곳에 꽂혀 있는 하나의 검을 말이다.
집는다고 생각한 순간 기화된 육신에서 물리력이 발생하며 검을 잡았다.
꽈악.
놓치지 않게 힘껏 잡은 채 그대로 보물산을 빠져나왔다.
“후아-”
참았던 숨을 토한 채 기화 상태를 풀었다.
손에 쥔 것을 내려봤다.
금색 수실이 달린 검이었다.
『칠성용연(七星龍淵)
분류 : 검
등급 : 중급 보구
내구도 : 100/100
고유 효과 : 고결한 행동을 할수록 검의 피해 증가
보유 고결함 : 0
설명 : 구야자와 간장. 두 대검사가 공동으로 주조했다. 이 검을 주조할 때, 자산(茨山)을 팠고 산의 계곡물을 끌어들였다.
그렇게 칼을 불리는 화로 옆엔 일곱 개의 연못이 생겼고 연못의 이름은 ‘칠성(七星)’이 되었다.
후에 완성된 검신을 내려다보니, 마치 높은 산에 올라가서 깊은 연못을 바라보는 것 같았다.
표묘하고 깊이 있는 것이 마치 거룡이 웅크리고 누워 있는 것 같아 이름을 ‘용연(龍淵)’이라 지었다.』
이곳에 존재하는 두 개의 중급 보구 중 하나.
적화단이 아니라면 절대 얻을 수 없는 보구를 보물 산에서 건져 냈다.
‘이것으로 모두 모였다.’
8개의 열쇠.
그 모든 것을 손에 넣었다.
물론 당장은 보물에 손을 댈 수 없기에 계획을 실행할 수 없지만, 목표는 이룬 셈이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지.’
8개의 열쇠를 모았고, 남은 일은 하나.
오른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남은 보물산 하나.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은 중급 보구.
‘존재는 알고 있었지만, 다른 보구를 위해 포기한 것.’
회귀 전, 그것의 존재에 대해 알곤 있었다.
하지만 당시 그것보단 다른 무구형 보구가 더 필요했기에 존재를 알면서도 포기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녀석에게 가장 필요한.’
만약 그때, 내가 다른 방법을 사용했다면 녀석은 지금과 다른 미래를 맞이했을지도 모른다.
뭐, 당시를 돌아보면 어쩔 수 없긴 일이긴 하지만, 아쉬운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런데 지금, 당시의 아쉬움을 돌이킬 기회를 얻었다.
스스스-
망설이지 않고 마지막 적화를 사용했다.
조금 작은 보물산, 그 안에 있는 건 작은 호리병이다.
아까와 같이 손에 쥔 채로 보물산을 빠져나왔다.
“이걸로 끝.”
내게 허락된 두 번의 적화, 그것을 모두 사용했다.
“자, 그럼 남은 보물을 쓸어가 볼까요?”
남은 일이라면 아직 보물을 가지지 못한 죽음의 군단을 이용하여 가장 값진 보물과 보구를 가져가는 것이었다.
「보물을!」
「가진다!」
어쩐지 기뻐하는 듯한 죽음의 기사들에게 보고에 있는 가장 값진 보구와 보물을 선별해 챙기게 했다.
*
“으으음-”
신음을 흘리며 눈을 뜬다.
그런데.
“읍?!”
어째 손과 발이 자유롭지 않다.
밧줄에 말린 손과 발이 의자에 속박되어 있었다.
“…….”
불안한 눈빛이 주변을 훑는다.
아니, 굳이 주변을 살필 필요가 없었다.
“안녕?”
정면, 반갑게 손을 흔드는 이.
“누, 누구?”
“누구긴 누구야. 네가 선빵 쳤잖아.”
“…허, 헉!”
“헉은 무슨. 인마, 그건 내가 할 소리고. 선빵까지 날린 놈이 놀라면 어쩌라는 거야.”
“…….”
속박된 채 내 앞에 있는 건 리우옌.
후에 독마라 불리게 될, 최후까지 생존할 칠인 중 하나다.
진시황과의 일전이 끝난 이후, 강회장이 마련해 준 전원주택에서 휴식을 취했다.
아, 물론 나를 제외한 모두가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스테로이드에 마약까지 사용한 나는 이렇게 뺑이를 치고 있는데 말이지.
“하나만 묻자.”
장난기를 뺀 채 말했다.
“너, 신인과 계약했냐?”
검은달과 상대하면서 알게 된 사실.
그건 신인과 계약한 이와 그렇지 않은 이가 있다는 사실이었다.
만약 녀석이 신인과 계약하여 특성을 얻었다면 상황이 조금 곤란해진다.
“…….”
하지만 녀석은 침묵했다.
그게 계약으로 인한 침묵인지, 아니면 그냥 말하기 싫어서 그런지 확신할 수 없다.
그것을 확인할 방법은 하나.
“만약 계약하지 않았다면 네 염원을 이뤄 줄 수 있어.”
“…네가 내 염원을 어떻게 알고?”
반응했다.
그럴 수밖에 없다.
독마라는 특성을 각성한 놈의 목표는 하나밖에 없으니까.
놈과 오랜 시간 함께해 왔기에 그게 무엇인지 나는 아주 잘 알고 있다.
“아주 잘 알지. 독의 제어.”
“…….”
눈을 부릅뜬다.
“특성을 각성할 때. 제어하지 못한 독에 의해….”
“그, 그만!”
“네 가족이 몰살당했지.”
그건 녀석과 알게 된 지 5년이 지난 후에 어느 정도 마음의 문을 연 다음 들을 수 있었던 비극이었다.
녀석은 특성을 개화함과 동시에 뿜어져 나온 독으로 인해 사랑하는 가족을 죽음에 이르게 했다.
죽어 가는 가족을 보며 막고 싶어도 주체할 수 없이 터져 나오는 독을 제어할 수 없어 지켜만 봐야 했다.
[괜찮아 아들. 엄마는 괜찮으니까, 그러니까… 살아. 꼭 살아야 해?]독에 중독되어 죽어 가던 어머니가 자신을 자책하며 같이 죽으려던 아들에게 했던 말.
그때 리우옌은 결심했다.
반드시 살아서 이런 저주스러운 힘을 갖게 된 이유를 알아내겠다고. 반드시 제어하겠다고. 그것만이 자신이 살아갈 이유라고.
독에 중독된 그의 어머니가 죽기 전 남긴 말.
그 말이 아니었다면 녀석은 자신의 손으로 생을 마감하고 말았을 것이다.
하지만 힘의 이유를 찾기 위해 오랜 시간 방황했다.
‘이번에는 우연히 검은달에 흘러 들어간 것 같고.’
회귀 전에는 강호에 소속되어 있었다.
이유는 단순했다.
종말 초반부터 치고 나간 강호, 그곳이라면 자신의 독을 제어할 방법을 알아낼 수 있을 거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일 거다.
검은달이라면, 수많은 각성자가 소속된 그곳이라면, 자신의 염원을 이룰 수 있게 도와줄 거라 생각했으니까.
“그러니까 말해. 너, 신인과 계약했어?”
“…아니.”
“듣던 중 반가운 소리네.”
휘유.
만약 신인과 계약을 한 상태라면 상황이 복잡해질 뻔했는데, 불행 중 다행이었다.
“그럼 됐네.”
“뭐가?”
“뭐긴 뭐야. 너, 내 동료가 돼라.”
돌직구를 날렸다.
“…뭐?”
“못 들었어? 동료가 되라고.”
“이게 무슨….”
“내 동료가 되면 네 염원을 이뤄 줄 참이거든.”
“….”
또 말이 없어지네.
생각이 깊어지면 말이 없어지는 건 예나 지금이나 매한가지란 말이야.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 없어. 나는 이 다가올 종말을 끝내기 위해 네 힘이 필요하고. 너는 독을 통제할 방법을 얻고 싶어 하니. 합치면 된다. 누이 좋고, 매부 좋고, 도랑치고, 가재 잡고. 그야말로 서로가 윈윈하는 거 아니겠어?”
“…….”
역시 대답이 없다.
“에헤이. 고민할 필요 없다니까. 그리고 네가 고민할 처지냐. 당장 내가 손만 까닥해도 염원을 이루지 못한 채 죽어야 하는데?”
“…너 대체 어떻게 그걸 알고 있지?”
“그게 중요해? 지금 너는 기로에 서 있어. 여기서 허무하게 죽을 것인지, 아니면 염원을 이룰 수 있는 새로운 길에 서든지.”
조금 강경하긴 하지만, 이 녀석이 워낙 우유부단하고 소극적이 놈이라 어쩔 수 없다.
“….”
지금도 봐라.
조금 전보다 고민하는 티가 역력하지 않은가.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 찬 녀석에게는 최악을 가정하기 전에 몰아붙여야 한다.
생각할 틈을 줘선 안 된다.
“…그저 동료가 되면 되는 건가?”
“어. 무척 간단하지?”
“간단하긴 한 것 같은데….”
“그럼 뭘 망설여. 내가 무슨 해코지를 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동료가 되어 주면 되는 건데. 아, 혹시 검은달과 같은 그런 동료라고 한다면 아니야.”
독을 다루는, 그것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는 녀석은 소외당하는 신세였을 것이다.
그건 일전의 그 전투만 봐도 알 수 있는 부분.
“나는 너를 진정한 동료로 생각하거든. 물론 이를 위해 독을 통제할 방법도 알려 줄 셈이고.”
독을 통제할 방법.
“알겠다. 나를 왜 그토록 원하는지 모르겠지만, 그런 조건이라면.”
마침내 승낙을 끌어냈다.
“좋아!”
대답을 들은 즉시.
스윽.
이상한 띠의 검을 휘둘러 속박하고 있던 밧줄을 끊어 주었다.
“동료가 되기 전에, 내 염원을 먼저 들어줘야겠어.”
“당연하지.”
“그럼, 바로 시작할까?”
“뭐…?”
의문이 가득한 녀석에게.
뽕.
준비된 호리병, 그 뚜껑을 열어.
콸콸콸!
그대로 들이부었다.
무형지독(無形之毒).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독 중 하나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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