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nfinite Enchanter’s Journal of Regression RAW novel - Chapter 64
064화.
『+99(★★) 무형지독(無形之毒)
분류 : 소비용품(독)
등급 : 중급 보구
내구도 : 無
고유 효과 : 무색, 무미, 무취의 독을 살포하여 적을 중독시킨다
강화 효과(9/99) : 중독 피해 극소량 증가
강화 효과(15/99) : 중독 피해 소량 증가
강화 효과(20/99) : 중독 피해 소량 증가
……
강화 효과(99/99) : 중독 범위 소량 증가
풀강 효과(Max) : 중독 피해 및 범위 보통 증가
초월 효과(★) : 중독된 적이 사망 시 폭사하여 주위 적 모두를 중독시킴
초월 효과(★★) : 낮은 확률로 모든 독 저항을 무시하여 즉사 효과를 일으킴
설명 : 만독문(萬毒門)에서 개발한 최강, 최악의 독. 무색, 무미, 무취이기에 독을 살포한다 해도 그 누구도 눈치챌 수 없으며 그 독의 효과는 수만 명을 동시에 죽음으로 이끌 정도다.』
설명을 보면 알 수 있듯 최강의 독이다.
특히 이 독이 무서운 건 무색, 무미, 무취이기에 눈으로 볼 수도, 맛을 느낄 수도, 냄새를 맡을 수도 없다는 점이다.
설령 독을 살포한다 해도 아무도 알아챌 수 없다는 것.
게다가 이성 초월 효과가 독 저항을 무시하는 능력이어서 피독주나 독 관련 저항력을 지니고 있다고 해도 막을 수 없었다.
물론 그게 극히 낮은 확률로 발동되는 거긴 했지만.
그것을 지금 리우옌에게 먹였다.
수십만 명을 죽일 분량의 독을 남김도 없이 말이다.
“….”
갑작스런 물벼락에 눈살을 찌푸리며 의문의 눈길을 보내던 녀석은.
“끄윽.”
갑자기 목과 배를 부여잡고 쓰러졌다.
그럴 테지.
다른 독도 아니고 무형지독이다.
그것도 이성 초월까지 강화된.
아무리 독에 대한 강력한 저항력을 지닌 독마라 해도 쉽게 이겨 낼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끄아아아악!”
금세 고통에 찬 비명을 질러 대며 굴러다니기 시작했다.
아마 오장육부가 타들어 가는 느낌일 거다.
안타깝지만, 내가 녀석에게 해 줄 수 있는 건.
‘없지.’
그저 멀리 떨어져서 녀석의 고통을 지켜보는 것뿐.
“끄윽, 끄아아악!”
마치 상처투성이의 짐승이 울부짖는 것과 같은 끔찍한 비명이 터져 나온다.
다행한 건 주위에 설치된 방음 장치로 인해 녀석의 비명이 밖으로 새어 나갈 염려가 없다는 거다.
“…….”
그 모습을 물끄러미 지켜봤다.
어떻게 보면 참으로 잔인한 짓 같지만, 전혀.
회귀 전, 나는 녀석에게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다.
‘놈의 독을 제어하기 위해 피독주를 사용한 것.’
신데렐라를 호위하던 중 마주친 리우옌.
놈의 통제하지 못한 독이 폭주를 일으켰고, 이를 막기 위해 피독주를 몸속에 집어넣었다.
다행히 그 모험은 통했고, 녀석의 독이 약화해 결과적으로는 독을 통제할 방법이 되었다.
다만 여기에는 한 가지 결정적인 단점이 있으니.
‘놈의 강력한 독이, 독마 특성이 약해졌다는 것.’
놈의 몸에 들어간 피독주는 계속해서 해독 작용을 일으켜 독마의 독을 억제했다.
힘의 위력으로만 따진다면 아마 전력이 10배 이상은 감소했을 터다.
그것이 결정적인 실수였다.
당시에는 방법이 없었다고 해도 놈의 막강한 전력이 한층 약화했기 때문이다.
‘만약 녀석의 독을 억제하는 게 아니라 완전히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면 당시와 같은 일을 겪진 않았을 거다.’
그랬다면 오대 위상 중 하나인 레비아탄의 독을 뒤집어쓰고도 녹지 않았겠지.
오히려 독을 활용하여 녀석에게 제대로 된 한 방을 먹였을 게 분명하다.
‘피독주를 삼킨 이후, 독을 완전히 통제할 방법을 찾았지.’
오랜 연구 끝에 녀석은 자신의 힘, 독마를 완전히 통제할 방법을 찾아냈다.
그건 이독제독(以毒制毒).
말 그대로 독으로 독을 다스리는 방법이다.
특성으로 인해 끊임없이 생성되는 독을 통제하기 위해 외부의 독을 끌어들이는 방식.
물론 그가 내뿜는 독이 워낙 강력하기에 웬만한 독으로는 이독제독을 실행할 수 없었다.
‘하지만 무형지독이라면 이야기는 다르지.’
진시황의 보고에 숨겨진 이 강력한 독은 독마의 독을 통제하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그래서 아깝지만, 적화의 기회를 사용해 가면서 무형지독을 손에 넣었다.
독마, 녀석의 완전한 통제를 위해.
“으허허허헝!”
물론 지금은 그 기운을 이겨 내지 못한 채 고통에 울부짖고 있지만.
‘시간이 상당히 걸릴 것 같으니까.’
고통에 몸부림치는 녀석을 내버려 둔 채 옆방으로 피신했다.
그곳에서 나를 반겨 준 건.
“담로.”
검정 일색의 특이한 검이었다.
담로.
검병 위, 검신에 적힌 ‘인자무적(仁者無敵)’은 이 검의 위상에 대해 말해 준다.
절대 깨지지 않으며 살기를 감지하면 착용자를 구해 주는 보구.
그리고 그 옆으로 나란히 펼쳐져 있는 검들.
“적소, 태아, 칠성용연, 간장, 막야, 어장, 순균.”
하급, 그리고 중급의 보구였다.
종말이 시작되지도 않은 마당에 벌써 8개의 보구가 눈앞에 펼쳐져 있다.
죽음의 군단을 통해 많은 전리품을 쓸어 왔다.
진시황의 보고를 턴 게 아니라면 이 시기에 이 정도의 보구를 지니는 건 불가능한 일.
하지만 나는 아직도 배가 고프다.
고작 보구 8개에 만족하려 했다면 회귀하지도 않았을 거다.
이 8개의 검은 각각의 능력도 강력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다.
재료이자 열쇠였다.
『혼합』
담로와 적소, 두 개의 검을 혼합했다.
번쩍!
운수대통, 그리고 성배의 10% 성공 확률 증가로 인해 혼합이 실패할 일은 없다시피 했다.
아, 물론 10%의 실패 확률이라는 게 있지만, 운수대통이 괜히 운수대통인가.
실패할 확률마저도 일정 이상 보정해 주기에 사실상 현재로선 실패할 확률은 거의 없었다.
번쩍!
기대했던 것처럼 두 개의 보구는 하나가 되었다.
그러나 그게 끝이 아니다.
번쩍, 번쩍!
차례대로 8개의 보구를 모두 혼합했고, 마침내 하나의 이상한 띠의 검 때처럼, 하나의 검이 완성되었다.
푸른 광채, 승영과 같이 흐릿한 잔영만 있는 검신.
『헌원(軒轅)
분류 : 부적
등급 : 상급 보구(合)
내구도 : 500/500
고유 효과 : 일월성신(日月星辰) – 낮에는 공격력이, 밤에는 방어력이 보통 증가.
산천초목(山川草木) – 도심이 아닌 지역일 때 모든 능력치 보통 상승
농경축양(農耕畜養) – 모든 특성의 효과 10% 증가
사해일통(四海一統) – 수중에서 호흡이 가능하며 부력에 자유롭다.
설명 : 여러 신이 수산(首山)의 동(銅)을 모아 황제(黃帝)를 위해 주조했고, 나중에 하우(夏禹)에게 전해졌다.
검신(劍身)의 한 면에는 일월성신(日月星辰)을, 다른 한 면에는 산천초목(山川草木)을 새겼다.
검병(劍柄)의 한 면에는 농경축양(農耕畜養)의 기술을 쓰고, 다른 한 면에는 사해일통(四海一統)의 책략을 썼다.』
완성된 건 검의 형태지만 검이 아니었다.
부적.
전용 보구인 성배와 마찬가지로 지니고 있는 것만으로도 효과를 발휘하는, 어떻게 보면 보구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그리고 쓸모 있는 것이다.
‘드디어!’
이건 나도 환호할 수밖에 없다.
조합법은 알고 있었지만, 재료를 구하지 못해 만들 수 없었던 상급의 보구였으니까.
상당한 입수 난이도가 무색해질 만큼 헌원의 효과는 강력하기 그지없다.
시간, 환경, 지역에 따른 보너스 효과.
“좋아, 아주 좋아.”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전력이 상승하니 이것보다 더 좋은 보구는 몇 없을 것이다.
‘자, 이걸로 혹사하다시피 무리하게 진시황을 공략한 목적은 달성했고.’
강해진 건 나만이 아니다.
비록 조합식으로 탄생한 헌원만큼은 아니지만, 진시황의 보고에 보관되어 있던 각종 보구들도 있었기 때문이다.
비록 최하급이지만, 종말도 아니고 전조만 나오는 중에 그 정도 템빨이라면.
‘당장 종말이 시작되어도 충분히 손에 꼽힐 만한 전력이다.’
게다가 인물들의 면면 또한 검왕 권왕, 성녀, 그리고 죽음의 인도자였다.
아주 그냥 사기도 이런 사기가 없다.
‘게다가….’
아직 한 발 남았다.
“끄아아아아악!”
방음실 너머로 들리는 독마 리우옌의 선명한 비명.
아무래도 때가 된 것 같다.
곧장 리우옌이 몸부림치고 있는 현장에 들어섰다.
스으으으-
하지만 바로 보이는 녹색 안개로 인해.
쾅!
문을 닫고 나와야만 했다.
“독무네?”
밀폐된 방안을 가득히 채우고 있는 건 독무였다. 독마를 가둘 때부터 염두에 두었기에 독이 새어 나올 리는 없었지만.
‘조금의 흡입으로 즉사할 정도로 엄청난 독.’
본능적으로 알 수 있다.
지금 방안에 발을 들인다면 아무리 나라고 해도 목숨이 위험하단 사실을.
한편으론 걱정도 되지만.
‘독마라면, 해낼 수 있겠지.’
비록 당장은 미덥지 못하고 음침하며 소심한 독마지만.
종말에서 끝까지 생존할 정도의 정신력과 끈기라면.
충분히 버텨 낼 것이다.
방 문 앞에 서서 한참을 기다렸다.
그렇게 꽤 오랜 시간이 지나고, 슬슬 나도 초조해질 무렵.
끼익-
문이 열렸다.
“…왔어?”
반가움에 문을 열고 나온 녀석을 바라봤다.
“….”
덤덤히 나를 바라보는 리우옌.
‘호오?’
마치 잔잔한 호수와도 같은 두 눈.
아까 전까지만 해도 불안함으로 인해 흔들리던 눈빛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그러한 변화가 나타내는 건 하나다.
“어때? 새로 태어난 기분이?”
과거, 자신의 독을 통제하지 못했던 독마는 사라졌다.
‘단순히 독을 통제하게 된 것만이 아니네.’
다른 사람은 속여도 내 눈은 속일 수 없지.
“개 같았지만… 고맙다.”
녀석이 진심으로 감사를 표했다.
그토록 염원하던, 독의 통제가 가능하게 되었으니 어찌 기쁘지 않을까.
근데 그건 나도 마찬가지다.
“그래. 고마워해야 하겠네. 단숨에 특성이 두 단계나 진화했으니까.”
놀랍게도 녀석은 단숨에 두 단계의 특성 진화를 이루었다.
지금 눈앞에 있는 건 독을 온전히 통제하는, 능히 독왕(毒王)이라 불릴 만한 존재가 되었다.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각성자가 된 것이다.
*
“헉, 허억!”
턱까지 차오른 숨을 뱉어 내며 힘겹게 발걸음을 옮긴다.
험한 산길, 이미 지칠 대로 지친 그들은 비틀거리는 몸을 간신히 부여잡으며 이동해야만 했다.
왜냐하면.
“놈들을 잡아!”
“도망칠 수 없다!”
외침과 함께 바짝 뒤를 쫓는 무리.
그들은 검은 장포, 등 뒤에 魔를 새긴 이들로 천마신교 특성을 개화한 각성자들이었다.
“빌어먹을!”
호위하듯 두 사람을 안내하던 검은 정장의 사내 세 명이 뒤돌아섰다.
“우리가 막겠습니다!”
“팀장님, 부탁합니다.”
마지막 인사를 전하는 팀원들.
“…잘 부탁한다.”
그도 남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그럴 수 없다.
지금 그는 강회장이 비밀리에 전한 임무를, 두 명의 호위를 맡고 있었기 때문이다.
“안 되겠습니다. 업히십시오. 이러다간 모두 죽겠습니다.”
부하들의 희생을 헛되이 할 수 없었던 그가 꽤 심각한 부상의 젊은 사내를 업었다.
“부, 부탁하네.”
상처 입은 아들이 염려된 노인의 부탁.
그렇게 사내를 업은 팀장이 속력을 내어 달려 나갈 때.
탕, 탕-
몇 발의 총성이 들려왔다.
그리고.
“끄으악!”
“으악!”
죽음을 알리는 끔찍한 단말마도 함께 들려왔다.
질끈.
피가 날 정도로 입술을 꽉 깨문 팀장. 하지만 그가 뒤를 돌아보는 일은 없었다.
‘…미안하다.’
어차피 돌이킬 수 없다면 그들의 죽음을 헛되이 할 수 없다.
회장님의 임무, 신윤찬에게 노인과 사내를 무사히 데려가기 전까지 그는 절대 멈출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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