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Joseon prince went to America and did not return RAW novel - Chapter (114)
조선왕자가 미국갔다 안 돌아옴-114화(114/392)
< 대가 (3) >
“형님! 형님!”
이강의 결혼식에서 봉산 탈춤을 추기로 예정된 무용수 계영수.
그는 곧 있을 공연 때문에 긴장하고 있는 동료들을 흔들며 들뜬 표정을 지었다.
“저기, 저 사람들 좀 보십시오.”
계영수는 조심스레 몇 사람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귀빈들의 정체를 미주알고주알 동료들에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저기 연회장 중심에서 시가를 태우고 있는 자 말입니다.”
“왼손을 호주머니에 넣은 채, 짝다리 짚고 있는 자?”
“예. 저자가 바로 미 연방정부의 법무부 장관이랍니다.”
계영수는 오늘 이곳에 온 무용수 중 몇 안 되는 영어구사자였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그는 약혼식 때 참석했던 귀빈들의 정체를 아주 완벽히 꿰고 있었다.
“법무부 장관이면…”
“우리로 따지면 법무 대신, 좀 더 옛날로 거슬러 가면 형조판서 되는 인물이외다.”
“아! 그렇다는 것은 엄청 높으신 고관 나리란 말이네.”
“예. 그 왼편에서 샴페인을 홀짝이는 자는 농무부 장관이고, 바로 옆에서 배꼽을 쥐고 웃고 있는 자는 신문사 사장입니다. 허스트 언론 그룹의 대표인데 이름이…”
“래, 랜돌프 허스트?”
“예. 형님께서도 잘 아시는군요.”
“그럼 알지. 저자 덕분에 그 헛소리 하는 미국인 기자 놈의 입을 다물게 만들지 않았던가?”
지난번과 약혼식 때와 마찬가지로 난다긴다하는 최고의 거물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다.
계영수는 감회에 찬 표정을 지으며 지금, 이 순간을 즐겼다.
“헤헤. 조선에서 천시나 받으며 탈춤이나 추던 우리가 이런 자리에 참석하게 될 줄이야. 기쁘지 않습니까? 형님들?”
계영수의 주장에 동료들이 하나둘씩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게…”
“이리 팔자가 필 줄 몰랐는데.”
“맞아. 사람은 오래 살고 봐야 해.”
“진짜로 세상이 이리 바뀔 줄, 누가 알았겠나?”
“하긴.”
대한제국에서는 천민 취급받으며 이곳저곳 떠돌아다녔지만, 지금은 이강이 세운 문화원의 직속 무용수가 되었다.
어느 사람도 무시하는 자가 없었기에, 이들은 뿌듯한 표정을 지어댔다.
“아! 저기…”
계영수를 동료들의 반응을 가만히 지켜보다가 이내 고개를 왼편으로 돌렸다.
아는 얼굴을 또다시 발견했기 때문이다.
“저쪽에 우당 선생과 선생의 형제들이 계십니다.”
“우당 선생? 어디, 어디에 있는가?”
“저쪽 빨간 꽃이 장식된 테이블에 계십니다.”
“아. 저기?”
“예. 형제분 여섯이 모두 다 참석하신 것 같군요. 여섯 형제가 한자리에 있는 것은 저도 처음 보는 일인데 말입니다.”
가만히 계영수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최선호가 코웃음을 치며 계영수의 말에 히죽거렸다.
“누구의 결혼식인데 감히 불참한단 말인가? 초대받았으면 냉큼 지옥에서라도 달려와야지.”
“하긴, 그렇죠.”
이강의 결혼식에는 미국 유력 정·재계인사들은 물론이고 한인 고위층들이 다수 참여했다.
한반도에서 건너온 신흥 부자부터.
간도에서 조선 의병을 이끄는 고위 장수들.
그리고 막 커나가는 유학 1세대 학생들까지.
어느 정도 유명하다 싶으면 죄다 초대되었는데.
이는 이강이 한인들과 미국 고위층 간에 서로 교류가 있길 고대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들 꿀 먹은 벙어리처럼 조용히 있군요.”
이강은 판은 깔아줬지만, 이를 퍼서 입까지 떠먹여 주진 않았다.
그 때문에 두 세력 간의 교류는 활발해 보이지 않았다.
“그야 여러 이유 때문이겠지요.”
뭐.
미국식 연회 문화에 쉽게 적응하지 못한 탓도 있고.
먼저 다가가서 말을 거는 적극성도 부족했으며.
무엇보다 언어가 통하지 않았던 탓이 가장 컸다.
“안녕하십니까?”
“오! 그대는…”
물론.
일부는 이 기회를 아주 요긴하게 쓰긴 했다.
안창호, 김규식, 이승만 같은 이들은 등에 날개라도 단 듯 이곳저곳 다니며 거물들과 이야기를 나누곤 했으니까.
하지만 이들 역시도 크게 환영받지는 못했다.
이회영 같이 가진 재산이 많은 것은 아니니까.
미국 고위층들은 자신에게 이익이 되지 않으면 절대로 관심을 오래 주지 않았다.
덕분에 한인들은 살벌한 그들의 속성을 오늘 아주 제대로 체험했다.
“그놈의 언어가 문제인가 보군.”
“예. 그러니 형님들도 열심히 영어를 배우십시오.”
“어휴. 그래야지.”
뻔히 예상되는 일이었지만, 이강이 이리 한인 고위층들을 결혼식에 초대한 이유는 하나였다.
미국의 최상류층과 교류하기 위해서는 언어가 중요하다고 느끼게 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런 숨은 뜻을 알게 된 것일까?
이회영과 그 일가는 주먹을 꽉 쥐며 뼈저리게 이를 느꼈다.
통역사를 따로 대동하긴 했지만, 깊은 사업 이야기를 나눌 수는 없었으니까.
그들은 오늘날 행사를 통해 이 점을 가슴속 깊이 새겼다.
“이 왕자님께서 입장하십니다.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주시오.”
영어, 그리고 한국어.
두 언어로 사회가 진행되었다.
이강이 결혼식장에 모습을 드러내는 가운데.
“아이고.”
“저런.”
곳곳에서 탄식이 퍼져 나왔다.
“아직도 아프신가 봐?”
“어디 크게 아프신 것은 아니겠지요?”
암살 사건이 있는 후 일주일 만에 행해지는 일.
그래서일까?
이강은 다리를 살짝 절며 쩔뚝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하객들은 입까지 틀어막으며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그, 일본놈들 때문이지.”
“그렇겠네요.”
곳곳에서 작은 목소리로 지방 방송이 이어졌다.
하객들은 이강의 건강 상태에 대한 일화를 서로 주고받으며 일본의 악행에 관해 아주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했다.
“빌어먹을 일본놈들.”
“우리 전하 어떡하지.”
이강은 현재 최대한 아픈 티를 내어 관객들에게 자신이 일본인 암살자들에게 테러당함을 각인시키고 있다.
이런 이강의 속내를 모르던 한인들은 다들 속에서 나는 열을 식히며 이강의 모습을 안타까워했다.
“내 그놈들을 잡아다가 복날 개 패듯 두들겨 패야 하는데…”
“그러게 말이오.”
다들 일본인 암살자를 저주한다.
이강은 교민들에게 있어서 정신적 지도자이자, 지독한 가난에서 벗어나게 한 구원자기도 하니까.
제 식구 다친 것 마냥 분노해댄 것이다.
“식이 끝나고 공연이 곧 시작되는데… 다들 준비는 끝났는가?”
“아. 예.”
드디어.
계영수를 비롯한 전통 무용단들이 나설 차례가 왔다.
그들은
약혼식 때의 기억을 회상하며 주억거렸다.
“이번 공연이 끝나면 지난번처럼 여기 하객들에게서 팁 좀 두둑이 받을 수 있겠지요?”
“아마 그렇지 않을까? 운이 좋으면 추가 일거리가 수주될 수 있겠고.”
익숙하지 않은 신선한 공연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약혼식 이후, 조선 전통문화에 관심을 같은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계영수를 비롯한 전통 무용 전문가들을 찾는 외국인들이 점점 많아지는 상황.
그들은 결혼식 이후에 일어날 장밋빛 미래를 꿈꾸며 서둘러 공연을 성공리에 끝마칠 준비를 했다.
* * *
“흠…”
예식이 끝나고 뒤풀이가 시작되었다.
이에 나는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참석한 하객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러니까, 지금 내게 제의한 안이 영국의 중재안이란 말이지?”
이번 대화 상태는 월터 로스차일드.
결혼식 뒤풀이하다가 본의 아니게 영국의 중재안을 듣게 되었는데.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너무 별로여서 그런지 몰라도 아주 자연스럽게 표정이 굳어갔다.
“생각보다 별것 없군.”
“별것 없다니요. 왕자님.”
나의 실망스러운 답변에 월터가 빠르게 뒷수습을 하기 시작했다.
“일본 정부가 공식적으로 사람을 보내 이번 일을 왕자님께 사죄할 것입니다. 일단 그것만으로도 큰 성과라고 말할 수 있지요.”
하긴.
열강 중 하나인 일본 정부가 보호국 왕족에게 고개 숙이는 일은 흔치 않은 일이긴 하지.
나는 계속해서 월터의 이야기를 경청했다.
“더불어 빼앗기셨던 의왕 작위 또한 복원될 것이며, 동시에 왕자님의 모친을 살해한 주동자들이 전부 미국으로 송환될 것입니다. 저번에는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갔다지만 이번만큼은 절대로 빠져나가지 못할 것입니다. 미국에 있는 판사들이 그들을 절대로 그냥 풀어주지는 않을 것이니까요.”
하긴.
이 말도 맞겠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월터의 일부 주장에 동의했다.
‘하지만…’
월터의 기나긴 설명에도 여전히 나는 만족한 표정을 짓지 않았다.
사실.
영국 정부가 내게 제안한 것들은 겉껍데기들만 화려할 뿐이지 실속은 별로 없는 제안들이었으니까.
명예에 목을 매는 왕족이었다면, 두 손 벌려 환영하겠지만.
나는 명예보다는 실리를 더 중시한다.
그렇기에 팔짱을 끼며 월터 로스차일드를 향해 살짝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다고 해도 불만족스럽군. 생각해보게. 자네, 이번 사건에 일본인 자객이 몇이나 동원되는지 아는가?”
“사, 사십하고도 둘이라 들었습니다.”
“그래.”
나는 손가락을 튕기며 월터에게 되물었다.
“자넨 이번 일이 진짜로 개인이 꾸민 짓이라고 믿고 있나?”
“…”
“개인이 이리 많은 인원을 동원할 수 있다고? 천만에! 나는 절대로 그 주장에 동의하지 않네!”
나의 거듭되는 압박에도 월트는 입을 꾹 다물었다.
양심상.
그도 개인이 꾸몄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일본 정부가 주도했다고 말할 수도 없으니까.
월터가 속해 있는 영국은 일본과 동맹 관계이지 않은가?
“더불어 의왕 작위 복원만 해도 그래. 외교권이 일본 놈들의 손아귀에 있는 상황에서 그게 복원된들 내게 뭐가 이득인가?”
야!
생각해봐.
영국 왕실 관점에서 머리를 굴리지 말고.
내 처지에서 생각해보라고.
“오히려 이를 수락하면 내 평판만 개차반이 될 것이네. 일부 교민들은 내가 일본 놈들에게 매수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품을 것일세.”
영국은 식민 지배를 당한 적이 없다.
그렇기에 피해자 관점에서 중재안을 제시하기보단 가해자 처지에서 대충 합의를 보려는 방향으로 이를 마무리하려는 경향이 보였다.
나는 두 손을 허리춤에 올려놓으며 부정적인 제스쳐를 취했다.
이에 월터는 잠시 눈을 감더니 무언가를 계산하는듯했다.
나는 그런 월터를 기다리다가 눈을 뜨자 하고 싶은 말을 이어갔다.
“작위 따위는 내게 중요치 않네. 그깟 작위 하나 없어도 나는 왕자이니까.”
월터가 잠시 침묵하다가 입을 뗐다.
“그, 그렇다면 왕자님께서는 혹시 어떤 걸 원하십니까?”
드디어 되묻네.
영국은 현재 중재자를 스스로 자청한 상황이다.
피해자가 중재안을 거부한 상황.
이런 상황에서 중개료를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야 다시 조율하는 거지.’
진짜 원하는 것이 뭐냐고 월터는 내게 묻고 있다.
나는 잠시 고민했다.
일본에 타격 주면서 동시에 나와 영국, 두 세력에 이익이 될 만한 조항이 뭐가 있나 고민한 것이다.
“우선 원래 가지고 있던 걸 되찾고 싶네.”
“작위는 아까 필요 없다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작위 말고, 권리를 되찾고 싶네.”
“권리요?”
“그래. 내가 미국으로 넘어올 때, 나는 한반도 지역 내 광산채굴권 허가 위임 권리를 손에 쥐고 있었네.”
“광산채굴권 말입니까?”
월터는 마치 처음 듣는 정보라는 표정을 지으며 내게 되물었다.
“그래. 초반에는 이를 가지고 유학 왔었지. 조사해보면 나오는 사항이니 믿기지 않으면 한번 사람을 시켜 이를 알아보게나.”
고종은 그냥 날 유학 보내지 않았다.
미국에 우호 세력을 만들려고 제 아들을 태평양 건너 신대륙에 보냈는데.
이때 일부 권리를 위임하는 형식으로 내게 힘을 실어줬다.
“오 년 전. 일본 놈들의 계략으로 그것을 뺏기고 말았네. 나는 그것을 돌려받고 싶네.”
광산채굴권 협상 권리를 뺏긴 것은 일본과 엄비 때문이다.
둘이 손잡고 나를 역적으로 몰아갔으니까.
현재 나와 함께 있는 유길준이 중심이 되어 반란을 일으켰을 때.
그들은 이들이 아버지를 몰아내고 나를 황제 위에 올리겠다는 거짓 소문을 한양 도성 내에 퍼트렸다.
그 사건을 계기로 빙의 전 이강은 고종의 눈 밖에 나게 되었다.
그때 광물채굴권 협상 위임 권한 같은 각종 권리를 빼앗겼지.
나는 이강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정보들을 회상하며 이를 언급했다.
“전부를 되찾아 달라고 하면 양심이 없으니 외국에 양도되었다가 회수되는 권리들. 그것만이라도 내가 우선협상 할 수 있었으면 좋겠군.”
“흠… 알겠습니다. 이를 다우닝가에 한 번 보고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생각보다 큰 이권이 걸린 일이기에 로스차일드는 윗선과 이야기를 더 해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아국과 일본 정부 사이에 체결된 몇 가지 조항을 개정하고 싶네.”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그, 철도를 건설할 때 말이야. 해당 용지를 우리 정부가 무상으로 제공하는 조약이 있네.”
“아, 그렇습니까?”
“그래. 이를 철회하고 싶군. 앞으로 한반도 내에 일본 정부가 철도를 건설할 때, 원소유주에게서 시세에 맞게 값을 치렀으면 하는군.”
내 이익만 보면 안 된다.
나의 최우선 관심은 한반도에 사는 민중들이라는 것을 어필했다.
“합리적이군요. 그 정도 제안이라 수락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 그리고 영국이 거문도나 제주를 원한다는 이야기가 돌던데 말이야.”
나는 침을 한번 삼킨 후, 목소리를 다시금 내기 시작했다.
“다른 지역은 몰라도 그 두 지역은 조차 후보지에서 빼줬으면 하는군.”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키며 영국과도 전쟁하게 된다.
하지만 바뀐 역사에서는 어찌 될지 모르는 일.
괜히 영국에게 땅을 넘겼다가 못 찾을 수도 있다.
여지 남겨서는 안 된다.
“만약 영국이 이를 탐낸다면 나는 절대로 영국의 중재안을 수용하지 않을 생각이네.”
“아, 알겠습니다.”
월터가 살짝 눈치 보는 표정을 지으며 내게 고했다.
“더 없으십니까?”
“있지. 사실 내 머릿속에는 더 많네. 그대가 가져온 중재안들은 일본을 너무 배려해주는 안건들이니까. 속이 얼마나 터지는지 자넨 모를 것일세.”
나는 힐긋힐긋 한 무리를 흘겨보았다.
내 시선이 향한 곳은, 워싱턴에서 축하 사절을 온 정계 무리였다.
나는 로스차일드에게 눈 신호로 그들을 가리키며 우려의 목소리를 건넸다.
“이래서는 나는 물론이고 백악관에 있는 루스벨트까지도 만족시킬 수 없을걸? 일본에 좀 더 요구해도 좋다는 말일세.”
월터는 잠시 고민하는 표정을 짓다가 나에게 물었다.
“어떤 조건을 추가해야 왕자님과 워싱턴이 만족할 수 있을까요?”
“글쎄.”
나는 눈알을 살짝 굴리며 턱을 만지기 시작했다.
잠시 뜸을 들이다가 이내 월터에게 속삭였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텐데. 다우닝가도 만족하고, 백악관도 원하며, 나 또한 흡족해할 공통의 관심사가 하나 존재하지 않던가?”
세 집단의 공통적인 이득이라.
뭐가 있을까?
월터가 잠시 고민하다가 무언가 생각이 나는 표정을 지어댔다.
“설마…”
“그래.”
아니.
이리 말하지 않아도 잘 알면서.
왜 그건 빼고 제안했냔 말이야.
‘혐성국으로 그리 유명하면서. 왜 이리 일본에는 약해 빠졌어.’
이 시대 우리 세 집단이 공통으로 원하며, 동시에 일본이 두 손 들고 반대할 관심사가 하나 있다.
내가 이를 언급하자 월터가 이를 재빨리 눈치챘다.
“왕자님.”
아! 때마침.
저기, 월터와 함께 이 문제에 관해 상의해야 할 무리가 내게로 다가오네.
“결혼을 축하드립니다.”
J.P.모건이 아들인 모건 주니어와 함께 이쪽으로 다가왔다.
나는 그를 반기며 오른손을 쭉 뻗고 악수했다.
“모건 대표.”
“이 왕자님.”
모건이 월터 로스차일드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입을 뗐다.
“여기 월터와 무슨 이야기를 그리 재미나게 나누고 계셨습니까?”
“아, 자네도 한번 들어보겠는가?”
“오. 이 늙은이가 흥미를 보일만 한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가 오갔나 보군요. 예. 들어보겠습니다. 기대됩니다.”
통제광이라는 별명답게 모든 것을 알고 싶어 하는 J.P.모건.
나는 그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그 전에 말이야. 하나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네.”
“말씀하십시오.”
“그 시중에 풀려 있는 일본 국채 말이야.”
모건이 살짝 흠칫하는 표정을 지으며 내게 답했다.
“예. 말씀하십시오.”
“그거 자네가 싹 쓸어 담고 있다던데… 그 이유가 뭔지부터 알 수 있겠는가?”
< 대가 (3)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