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Joseon prince went to America and did not return RAW novel - Chapter (122)
조선왕자가 미국갔다 안 돌아옴-122화(122/392)
< Next Step (2) >
“어서 오게. 모건 부대표. 오랜만입니다. 모건 부인.”
이번 연회는 우리 집에서 부부 동반으로 치러진다.
모건 주니어가 지난 반년간 그의 부인과 함께 서부로 여행 겸 출장을 다녀서다.
여태껏 부인과 함께 생활했는데.
마지막 날, 그만을 따로 부른다 생각해 봐라.
모양새가 많이 이상할 거다.
“자자, 이쪽에 앉게나. 모건 부인은 모건 부대표 바로 옆에 앉으면 됩니다.”
“예. 감사합니다.”
내일 오후에 모건 주니어는 기차를 타고 서부를 떠난다.
이에 나는 지난 반년간 모건 가문과 친하게 지냈던 서부 유명인사를 모조리 우리 집으로 초대했다.
“아! 안녕하십니까? 스미스 대표.”
“잘 지내셨나요?”
“그럼요. 대표님 아이는 어떻게 잘 지내고 있습니까?”
“덕분에요.”
표면적으로는 그의 귀향을 기념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속뜻은 따로 있었다.
‘이들이 모두 모건의 사람들이라는 거지?’
나는 모건의 서부 인맥을 흡수하고 싶었다.
우리 집에 모여 있는 서부의 명사들이 양질의 인적 자원으로 보였으니까.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고 했다.’
뭐, 내 사람이 되지 않는다고 해도 좋다.
이는 모건의 심복이라는 뜻이니까.
이 말은 즉, 내가 서부에서 경계해야 할 인물이라는 말.
‘대부분은 모건 주니어보다는 JP모건과 인연이 있지.’
아들인 모건 주니어는 몰라도 아버지인 JP모건은 언제 어떻게 뒤통수를 칠지 모르는 인간이다.
이번만 해도 그렇다.
일본 국채를 싼값에 사재기해서 이익을 보려고 하지 않았던가?
더 옛날로 돌아가서는 금융 위기를 극복한 업적을 모두 자신이 차지하려고 했고.
‘누가 모건의 서부 심복일까?’
서부에서 일어나는 내 소식을 열심히 전달할 수도 있는 놈이 이 자리에 있을 수도 있기에.
나는 열심히 눈알을 굴리며 여기 모인 이들이 어찌 행동하는지 관찰했다.
“자자, 식사부터 하십시오. 다들 입맛에 맞았으면 좋겠습니다.”
“왕자님.”
“응? 무슨 일인가? 모건 부대표.”
모건이 작게 속삭였다.
“가, 감사합니다.”
“아닐세.”
모건 주니어는 이번 연회가 자신을 진심으로 아껴서 이리 크게 대접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연회에 참석한 이들의 얼굴을 보자마자, 계속하여 싱글벙글 밝은 표정을 지어댔다.
“어머, 너무 맛있다.”
“그러게요. 이거 레시피가 어떻게 돼요?”
저녁 식사까지는 남녀 구분 짓지 않고 함께 할 거다.
이후에 2층에서 남자들만의 사업 이야기가 시작될 거고.
그 말은 저녁 시간까지는 여성들이 대화를 주도한다는 뜻이다.
여인들은 남자보다 더 빠르고 높은 톤으로 따따따-기관총같이 말을 쏟아 내는 경향이 있기에, 한번 주도권을 잡으면 놓치지 않으니까.
봐라.
벌써 레시피 얘기를 하며 여자들이 대화를 이끌어 나가고 있지 않은가?
“어머, 이 왕자님.”
“몸은 좀 어떠셔요.”
우리 집에 모인 귀부인들은 자신들이 하고 싶었던 말을 쏟아 내기 시작했다.
그중에는 나의 건강 문제도 포함되어 있었다.
다들 반짝이는 눈빛으로 내 몸을 한 번씩 스캔하며 아는 척을 해 댄다.
“아직도 많이 편찮으신 것은 아니죠?”
“그렇지는 않네. 귀빈분들의 염려와 기도 덕분에 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지. 이 자리를 빌려 모두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군.”
입이 근질근질한 모양인지, 명사들의 부인들은 몸을 들썩이며 나이프질을 멈췄다.
“왕자님을 공격한 나쁜 놈들 말입니다. 전원 체포되었나요?”
신문에 이미 다 알려진 소식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당사자를 통해 그 숨은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한다.
가까운 소수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 여기기 때문이다.
“······.”
내가 살짝 머뭇거리자 오지랖 넓은 귀부인 하나가 먼저 입을 털었다.
“여기 있는 프랜시스 검사 덕분에 일망타진 되었다면서요?”
“아, 그래요?”
프란시스는 이민 초반에 나를 견제했던 아베 루아프를 부패 혐의로 체포해 줬던 검사다.
은인이라고 볼 수 있기에, 나는 내 옆에 앉아 있는 프란시스를 띄워 주며 활짝 웃었다.
“프란시스의 뛰어난 수사 능력 덕분에 지금 내가 발을 쭉 뻗고 잘 수 있게 되었네. 연방 정부도 이를 안 모양인지 법무부 수사국 부국장 자리를 제안했다고 하더라고. 아! 맞다. 프란시스 검사. 그 자리. 어찌할 생각인가?”
“승낙할 생각입니다. 내달 워싱턴으로 이동할 것입니다.”
“아, 그래?”
“예.”
“잘 되었군.”
법무부 수사국은 FBI의 전신이다.
이번 수사 공로로 프란시스는 수사국 부국장이 되었다.
‘나아가서 FBI 국장 자리까지 꿰차라고.’
나는 프란시스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며,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그에게만 들리게 속삭였다.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게. 내 있는 힘껏 자네를 응원하겠네.”
“예.”
사람들은 우리 둘이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 궁금해했다.
하지만 내가 입을 꾹 다물고 있자, 살짝 얼굴을 찡그리다가 아까 하던 이야기를 계속 이어갔다.
“이 왕자님?”
“말씀하십시오. 제이슨 부인.”
“워싱턴의 강력한 항의로 일본에 머물던 주동자들까지 전부 송환되었다던데요.”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이번에도 역시 오지랖 넓은 손님이 자신이 알고 있던 정보를 나 대신 술술 털어놓기 시작했다.
“아, 그 이야기 저도 들었습니다. 송환된 이들 중 셋은 왕자님 모친을 살해한 흉악범도 있다던데요. 맞나요?”
“어머······ 진짜요?”
일부 여성들이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깜짝 놀랐다는 것을 온몸으로 표현한 거다.
“듣자 하니 그 흉악범 중 일부는 왕자님의 모친을 시해한 후, 시신에 몹쓸 짓까지 범했다는 말이 있습니다만.”
눈치 없는 데이비드라는 명사가 조금 강하게 이 사실을 늘어놓았다.
격한 언어에 심약한 여인네 몇 명이 귀를 틀어막았다.
하지만 일부는 흥미가 도는지 재차 그에게 질문했다.
“몹쓸 짓이요? 그게 무슨 소리예요? 시신에 손을 대기라도 했단 말인가요?”
“예. 여러분이 상상하는 그 몹쓸 짓이 맞을 것입니다.”
“어머, 어머. 어떡해.”
이미 판은 잘 깔린 상황이었기에 내가 굳이 나설 필요가 없다.
나는 입을 꾹 다물며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나 지켜보았다.
“정말이지 파렴치한 놈들이었군요. 저는 여태까지 그것도 모르고 일본이라면 죄다 좋게 생각했는데요.”
“저도요.”
“저도.”
사람들이 수군댄다.
아마도 중전 민씨가 어떻게 살해되었는지, 그 뒤에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서로 속삭이는 것이겠다.
내게 그것까지 대놓고 질문하면 아주 무례한 행동일 테니.
‘내 생모였으면 피가 거꾸로 솟을 만한 일이나······.’
나는 재미교포로서 이강의 몸에 빙의했기에, 중전 민씨에 대해 어떠한 사적인 감정도 없었다.
물론 원래 몸 주인인 이강은 죽은 중전 민씨에 관한 감정이 있었지만, 그는 민씨를 극도로 혐오하는 인간이었다.
그랬기에.
나는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계속 오르락내리락하도록 내버려 두었다.
이렇게나마 그녀가 대한제국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그 포악한 중전 민씨의 죗값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을 테니까.
“우리 그이가 석 달 전까지 잠자리를 많이 뒤적거릴 정도로 마음고생이 심했어요.”
내 옆에 조용히 있던 에델이 나섰다.
그러자 일동이 조용해졌다.
그녀가 그리고 내가 무슨 말을 할지 다들 궁금한 표정을 지었다.
“이젠 많이 좋아졌지만, 한동안 그 때문에 너무나도 마음이 아팠답니다.”
에델이 슬쩍 내 손을 잡는다.
이건 뭐지?
신호인가?
즙을 짤 시간이라는.
“그렇소. 내 돌아가신 어머니가 자꾸 떠올라서 나도 모르게 그만······.”
에델의 신호를 나름대로 해석해 살짝 눈물을 글썽였다.
이 시대 남자는 마초같이 강인해야 했다.
하지만 어머니가 살인범 손에 살해당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기에, 눈물 한 방울 정도 흘려주는 것은 용인될 것 같았다.
“내 아직도 가끔 꿈을 꾸오. 그래서인지 가끔 이런 상상을 하지. 그때 내가 지금처럼 강했다면 이를 막을 수 있었을 텐데.”
“······.”
“······.”
파티에 모인 여인들.
그리고 일부 남성 부호들이 같이 눈물을 흘려줬다.
그래.
오늘 모인 저들의 머릿속에는 더는 와패니즘이 자리 잡지 못할 거다.
이제 일본은 파렴치한 놈들의 소굴이라고 생각할 터.
잘 되었네.
아주 잘 되었어.
“자자, 주제를 바꿉시다. 이리도 기쁜 날에 침울한 이야기만 해서야 쓰겠습니까?”
적절한 시기에 제이슨이 사람들의 분위기를 환기했다.
그래.
언제까지 이리 질질 짜고만 있을 수는 없지.
“어머! 이 왕자님.”
그의 부인이 화답하기로 하는 듯, 내 손목을 쳐다보며 손뼉을 짝-하고 쳤다.
“손목에 차고 있는 시계 말이에요. 지난번에 결혼식 때 차셨던 그 시계지요?”
파티에 참석한 손님들의 이목이 내 손목으로 향했다.
구두, 벨트와 함께 남자에게 허용된 사치품 중 하나인 시계.
그것을 바라보며 다들 부럽다는 눈빛을 보였다.
“약혼식 때는 보지 못했던 것 같은데······.”
조용히 있던 모건 부인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그녀는 은근 자신이 약혼식에 초대받았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그래.
아이고.
이곳저곳에서 남편들 띄워 주기에 혈안이 되었구먼.
‘나도 띄워 주고 동시에 제 남편도 띄워 줄 모양인가 보군.’
역시나 모건 역시도 부인을 잘 만났나 보네.
눈치가 제법 있는 여자인 것을 보면.
“결혼식 당일에는 못 물어봤는데, 한 번뿐인 결혼식을 위해서 하나 맞추셨나 봐요.”
모건 부인은 새 예물에 관한 정보를 내게 물었다.
나는 모두가 볼 수 있게 오른손으로 머리를 살짝 뒤로 넘기는 동작을 하며 잠시 멈췄다.
“그렇소. 이번에 결혼식을 기념하여 에델이 내게 예물로 주었지.”
“그렇군요. 어쩐지······.”
“저, 왕자님.”
“말씀하십시오. 스미스 부인.”
샌프란시스코 사교계에서 눈치 없기로 유명한 스미스 부인.
오늘은 또 무슨 생뚱맞은 질문을 할까 물끄러미 쳐다보았는데.
예상대로 그녀의 입에서 확 깨는 단어가 튀어나왔다.
“요새 어둠 속에서도 빛나는 야광 시계가 유행이잖아요?”
“아, 그 라듐 시계?”
“네.”
살아 있는 방사능 무기.
그건 왜 내게 묻는 것일까?
나는 잔뜩 궁금한 표정을 지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스미스 부인은 눈알을 데굴데굴 굴리며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유럽에 있는 왕가 일원들은 하나씩 사들여서 착용하고 있다던데, 왕자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흠.
내가 너무 예민하게 구는 것은 아니겠지?
누구보다 트랜디한, 이 왕자님께서는 왕족인데 왜 그런 최신 시계를 차고 있지 않을까요?
라고 말하는 것 같다.
“아······ 그거.”
내가 스미스 부인의 질문에 답변하려고 할 때.
에델이 대신 나서 스미스 부인의 질문에 대답했다.
“원래 예물로 하나 선물하려고 했는데, 우리 그이가 제게 신신당부해서요. 안타깝지만 결혼식 예물 목록에서 빼게 되었네요.”
“그, 그래요?”
“예.”
에델의 답변에 여러 여성은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신신당부했다니 그게 무슨 뜻이죠?”
스미스 부인이 재차 묻자, 에델이 내 어깨에 손을 올리며 나를 힐끗 본다.
“우리 그이가 겉으로는 안 그래 보여도······ 굉장히 신실한 믿음을 가지고 있거든요.”
응?
무슨 소리야.
결혼식 후 교회에 딱 한 번 더 가지 않았나?
내게 성경을 건네 준 폴 목사에게 감사 인사를 하려고.
그런데 신실한 신앙인이라니.
‘에델도 나를 띄워 주려는 건가?’
나는 프로 로비스트였다.
눈치 하나는 9단.
그렇기에 전혀 내색하지 않고 에델의 말이 다 옳은 소리라는 표정을 지었다.
이에, 에델은 잠시 과거를 회상하는 표정을 지었다가 이내 한자리에 모인 여인들에게 이를 언급했다.
“아, 아까 전시실 안에 보관된 피 묻은 성경책 보셨죠?”
“아, 네.”
“이 왕자님의 일화는 아주 유명하죠.”
“맞아요. 여기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사람은 모두 한 번씩은 들어봤을 거예요.”
아!
지난 반년 동안 숱하게 들었던 이야기가 또다시 언급된다.
성경이 나를 지켜 주었다는 감동적인 이야기.
에델은 은근 나를 올려 치며 지난번에 나누었던 대화 내용 일부를 파티에 참석한 손님들에게 소개했다.
“그런 우리 그이가 라듐 시계에서 왠지 모르는 불길함이 느꼈나 봐요.”
“그래요?”
“예. 자체적으로 발광하는 광물은 신의 섭리에 반하는 광물이라나 뭐라나······ 내 말 맞죠?”
“어? 그, 그렇지.”
그거 끼면 얼마 못 산다고.
방사능이 얼마나 몸에 나쁜데.
뭐, 이를 대놓고 설명했다간 다른데 활용할 수 없기에.
대충 변명거리를 둘러대기 위해 에델에게 설명했는데.
그녀는 그걸 또 그럴싸하게 포장하며 서부의 명사들에게 소개했다.
“아무튼, 그 때문에 지금 차고 있는 손목시계를 예물로 교환하게 되었어요. 생각해 보니 잘한 선택인 것 같아요. 클래식한 것은 유행도 안 타잖아요. 트랜디한 선물은 한철이에요.”
에델은 이런 속사정을 이야기하며.
절대로 그녀의 집안이 ‘가난’하거나 ‘안목’이 없어서 라듐 시계를 예물로 선물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잠시만.”
“어머, 이거······.”
“이게 그 유명한 ‘핑크 하트’군요.”
아까부터 열심히.
손목을 이리저리 사람들에게 보이던데.
그동안 고이 모셔 놓았던 약혼 겸 결혼반지를 꼈나 보다.
사람들이 에델의 반지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왕자님께서 아가씨(Lady)를 위해 회사도 직접 하나 차리셨다지요?”
“어머, 스윗해라.”
여기저기서 칭찬이 오가기에 에델이 활짝 웃을 만도 하지만.
내 아내인 에델은 급히 정색하며 스미스 부인의 이름을 불러댔다.
“스미스 부인.”
“예?”
“죄송하지만, 앞으로 제 호칭은 ‘왕자비’ 혹은 ‘이 왕자비’로 불러 주셨으면 해요.”
“······.”
“결혼도 했는데, 아가씨는 좀 그렇잖아요?”
이 말은 마치.
‘너희들과 나는 이제 같은 급이 아니다’라는 말로 들렸다.
작위를 가지고 있는 일부 유럽계 출신 부인들은 당연하다는 표정으로 반응했지만.
하지만 일부 서부 토착 부호들은 미간을 살짝 찡그리며 에델을 부럽고 얄밉다는 듯이 보았다.
“아, 네. 왕자비님.”
“고마워요.”
이게 여자들 간의 기 싸움이라는 건가?
절로 등줄기에 땀이 흐른다.
“아! 이 왕자비를 위해 선물을 하나 가지고 왔는데요.”
아까부터 에델에게 잘 보이기 위해 무던히 노력하던 제이슨 부인이 그녀를 위해 선물을 건넸다.
“왕자비께서 샴페인 많이 좋아하시지요? 저희 남편이 프랑스에 출장 갔다가 이걸 사 왔더라고요. 한잔하실래요?”
개인 취향을 저격한 선물이다.
에델이 활짝 웃으며 제이슨 부인의 권유에 답했다.
“전, 괜찮아요.”
“어? 샴페인 안 좋아하세요? 제가 알기론 왕자비께서 샴페인을 많이 좋아하신다고 들었는데.”
“아니에요. 제이슨 부인의 성의를 무시하려는 것은.”
에델이 슬쩍 나를 쳐다보며 혼잣말을 하는 것처럼 고개를 주억거렸다.
“술은 앞으로 먹으면 안 돼서요.”
“?”
“······.”
“······.”
손님들은 다들 무슨 소리야 하며 인상을 찌푸렸다.
하지만 나만은 놀랍다는 표정을 지으며, 에델의 얼굴을 급히 바라보았다.
그녀가 무슨 뜻으로 이 말을 꺼냈는지 단번에 눈치챘기 때문이다.
“에델, 혹시?”
결혼식 직후, 태교에 관해 한번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이 시대에는 아이에게 해로운 음식이나 약, 잘못된 행동들이 대중에게 널리 퍼져있었다.
당장 오늘 오간 이야기만 해도 대충 감이 오지 않던가?
방사능 시계를 아무렇지 않게 손목에 착용하던 시대다.
동시에 코카인이 든 음료수를 마트에서 팔기도 했고.
나는 나의 아이들이 건강하게 태어나기 바랐기에, 몇 가지 조심해야 할 사항들을 왕실 전통에 빗대며 에델에게 경고했다.
그런데 말이다.
이 중 하나를 지금, 에델이 언급하고 있다.
“맞아요. 저 임신했어요.”
“지, 진짜요?”
우리 둘의 대화를 듣고 있던 손님들이 수군대기 시작했다.
나는 그런 손님들의 반응을 무시하며 에델만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에델이 나의 손을 요구했다.
“예. 한 석 달 정도 된 거 같아요. 손 이리 줘 봐요. 한번 만져 볼래요?”
< Next Step (2)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