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Joseon prince went to America and did not return RAW novel - Chapter (15)
조선왕자가 미국갔다 안 돌아옴-15화(15/392)
< 칼 라이스 (3) (지도첨부) >
오른팔을 걷어붙인 채, 내 앞에서 멋쩍은 미소를 짓고 있는 김종림.
나는 그런 김종림을 앞에 두고 잠시 고민했다.
‘생긴 게 진짜 제이랑 판박이네.’
제이 킴(Jay Kim)은 현대인으로 살았을 때, 나의 베스트프렌드였다.
김종림은 그런 베프 제이의 할아버지일 테고.
백 프로 확신한다.
어찌 그리 생각하냐 묻는다면, 나는 당당하게 이리 답변할 수 있다.
‘그야 수도 없이 들었으니까. 오른팔에 흉터가 있다는 것만 백 번은 넘게 들었을 거다.’
제이의 할아버지는 아무것도 없이 미국으로 건너온 재미교포 1세였다.
그는 소작농으로 출발해, 캘리포니아에서 한 손에 꼽는 거대한 농장 소유주가 되었다.
한인 농사 재벌로 끝났으면 제이도 제 할아버지를 그리 자랑하지 않았겠지만, 김종림은 힘들게 번 돈 대다수를 대한민국 독립지원에 썼다고 한다.
‘기부를 미덕으로 삼는 미국이니까. 귀가 아플 때까지 계속 들었었지.’
이에 대한민국 정부에서는 독립 후 이를 기리며, 제이의 할아버지에게 훈장을 수여했다고 한다.
나는 제이의 집에 놀러 갔을 때, 집 안에 전시되어 있던 훈장을 직접 보았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수십 차례나 반복해서.
그 덕분에, 오른팔의 흉터를 보자마자 제이의 할아버지라는 걸 단번에 알아챌 수 있었다.
‘하······ 그나저나 족보 한번 더럽게 꼬이네.’
내 친구의 할아버지를 만나다니.
잠시 옛 친구의 얼굴을 회상해 보았다.
걔는 지금, 잘 지내겠지?
“자네, 자네, 그리고 자네. 날 따라오게나.”
옛날 추억 회상은 인제 그만.
현실을 직시한 나는 몸 좋고 눈빛이 살아있는 이들 위주로 선별하여 땅을 사러 갈 준비를 했다.
물론 그중에는 제이의 할아버지인 김종림도 있었다.
‘제이의 할아버지는 쌀농사로 거부(巨富)가 되었다던데······.’
땅 보는 눈이 유독 좋거나.
성실하거나.
적어도 사업에 재능이 있다는 소리가 아닐까?
농사짓는 기술은 일정 수준을 넘으면 다 거기서 거기일 테니 말이다.
“자네들은 나와 함께 잠시 해야 할 일이 있네. 따라오게나.”
나는 그들에게 기본적인 농업 상식을 한번 물어본 후, 함께 서쪽으로 이동하였다.
이젠 정말 땅 사러 갈 시간이다.
* * *
“웩-”
마차, 말, 기차 등등 여러 수단이 존재하지만, 현재 시점에서 캘리포니아 북부의 대표적인 이동 수단은 배다.
샌프란시스코는 새크라멘토강과 센 호아킨 강이 만나는 하류에 인접한 도시.
그렇기에 강을 따라 상류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 운하가 아주 잘 발달해 있었다.
“여기 닦게나.”
“감사합니다. 전하.”
배를 타면 꼭 일행 중 하나가 토를 하던데, 오늘의 당첨자는 김종림이네.
그는 시종일관 속을 비워 냈다.
나는 제이를 쏙 빼닮은 김종림에게 손수건을 건네며 그를 안쓰럽다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전하, 이쪽입니다.”
센 호아킨 강 중하류에 자리한 스톡턴에 도착하자, 우리는 비로소 배에서 내릴 수 있었다.
처음 보는 도시에 도착한 후, 나는 사람을 수소문했다.
그 후 바로 부동산 중개업소로 향했다.
“······.”
“······.”
손님이 들어왔으면 인사를 해야지.
침묵이 잠시 이어졌다.
“땅 보시러 왔수?”
부동산 중개인이 매우 퉁명스러운 표정으로 우리를 대했다.
친절하지 못한 태도와 서부 특유의 거친 말투.
저리 행동하는 것은 우리 일행 다수가 동양인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겠지.
“응?”
중개인의 눈이 커졌다.
덩치가 곰만 한 카플란이 막 중개업소에 입장했기 때문이다.
카플란은 바로 내 옆으로 다가와 내 명령을 기다렸다.
그러자 중개인은 비로소 돌아가는 상황을 파악했는지, 입을 열기 시작했다.
“드, 들어오시오.”
인사도 생략한 채, 중개인은 책상 서랍을 뒤적거렸다.
안에 있던 지도를 찾는 척한 것이다.
이에 나는 잠시 고민했다.
괜히 무례한 놈과 협상했다가는 화병만 날 것이 분명했기에 그냥 나갈까 했던 거다.
“거······ 벼농사 지을 땅을 찾나 보오.”
하지만 방금 저자의 입에서 나온 말 한마디로 마음을 바꿨다.
이전에도 동양인과 땅 거래를 한 경력이 있는지, 날 보자마자 대뜸 벼농사를 지을 거냐며 물은 것이다.
내가 팔짱을 낀 채로 입을 다물었다.
그러자, 그는 계속 자신이 추측한 바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내가 아는 땅 주인들이 좀 많긴 한데······ 벼를 키울 수 있는 땅은 누가 소유하고 있더라? 아! 여기 있네······ 찾았다.”
그는 지도와 위임장을 꺼내 들고는 내게로 다가왔다.
“이 지역에 중국인이 쌀농사를 제법 많이 시도하던데, 그대도 그곳과 인접한 땅을 구매할 거요?”
“글쎄.”
내가 지도를 보며 잠시 뜸을 들이자, 중개인이 내 곁으로 다가와선 한 가지를 슬쩍 물었다.
“요새 무슨 바람이 불긴 분 모양이오.”
“어찌 그런 말을 하지?”
“땅 보러 다니는 청인, 일본인들을 제법 많이 봤으니까 하는 말이오.”
나는 어깨를 으쓱이며 중개인의 질문에 회피했다.
“나는 그대가 생각하는 그들과 다르오. 일본인도, 청인도 아니네.”
“그럼 어디 사람인가?”
“조선에서 왔네. 그리고 내가 찾는 땅은 농사가 잘되는 땅이네, 꼭 이전에 벼농사를 시도했던 땅만을 찾지는 않네.”
지금 벼농사가 시행되고 있는 땅들은 죄다 그 품종이 인디카다.
내가 심으려는 자포니카 품종과 자못 다르기에, 기존에 밀을 심었건 벼를 심었건 상관이 없었다.
“흠······.”
“왜? 동양인이라 쌀만 먹겠다 생각하나?”
40대 카우보이 복장을 한 중개인이 잠시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지어 댔다.
그러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암, 돈이 최고지. 뭘 키우든 돈만 벌면 됐지.”
“이제야 말이 통하는군.”
“그럼 내일 뵙겠소. 소개해드릴 농장까지는 거리가 좀 있어서······. 지금 출발하면 늦지 않겠소?”
“그렇지.”
계약서만 보고.
지도만 보고.
그런 종이 쪼가리만 백 번 봐야 뭐 하겠는가?
직접 땅을 보러 가야지.
다음날, 중개인이 우리 일행을 안내했다.
또다시 배를 타야 했기에 김종림의 얼굴이 살짝 어두워졌다.
“아까도 말했지만······ 명심하게.”
“예.”
“알겠습니다.”
나는 중개인이 모르도록 조선어로, 조선인들에게 한 가지를 신신당부했다.
물품을 구매하기 전에 그것을 사고 싶다는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고 재차 주의한 것이다.
‘그리 행동하면······ 자칫 땅값이 천정부지로 올라갈 수 있으니까.’
모든 협상은 다 눈치싸움부터 시작하는 거다.
그렇기에 사소한 것도 신경 써야 했다.
“이곳이 우리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유명한 델타 지역이오.”
그렇게.
한 4시간을 더 상류 쪽으로 거슬러 올라갔을 때, 우리가 원하던 땅을 찾을 수 있었다.
“겨울 밀 농사가 한창이라 푸릇푸릇한데. 어떻소? 둘러본 소감이.”
동서남북.
푸른 밀 싹이 끝없이 자라나 있다.
캘리포니아 중앙분지는 전부 평원으로 되어 있기에 지평선이 평탄했다.
주변으론 산이 하나도 안 보이는 상황.
온통 푸른 밀 싹만 보여 장관이었다.
그때였다.
“와, 죽인다······.”
함께 온 평양 출신 유만득이 입을 쩍 벌리며 탄성을 내질렀다.
후······.
결국 한 놈이, 사고를 쳤다.
* * *
어딜 가나 꼭 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해도 까먹는 놈이 있다.
『너 관심 받는 거 좋아하냐? 분명 마지막 구호는 붙이지 말라고 했었는데?』
왜 TV에서도 보면 그런 장면이 자주 나오지 않는가?
군대 조교들이 악을 써 가며 마지막 구호에 구령을 붙이지 말라고 경고해도 꼭 한 놈씩은 청개구리처럼 외쳐 댄다.
다큐멘터리, 그리고 시청자 리얼리티 참여 프로그램이 넘쳐났던 미국 TV 프로그램에서 꼭 한 번씩은 보던 내용.
그 광경이 지금 내 눈 앞에 펼쳐지고 있었다.
“어이······ 유만득.”
“마, 말씀하십쇼. 전하.”
“조심하게나. 한 번은 봐주지만 나는 그다음까지 봐줄 정도로 관대하지 않아.”
“예, 명심하겠습니다.”
“정 힘들면 주먹을 꽉 쥐고 입술을 깨물고 있게.”
후-
함께 따라온 일행들을 한참 정신무장 시킨 후, 다른 중개업소로 향했다.
아! 아까 보았던 땅은 어떻게 되었냐고?
못 샀지.
이미 호구 잡힌 상황에서 중개인은 땅값을 아주 비싸게 불러 댔으니까.
두 번째 중개인을 만났을 때도 우려하던 상황이 펼쳐졌다.
“이곳입니다. 왕자님. 지금은 늦가을이기에 텅 비어 있지만, 두 달 전만 해도 봄밀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두 번째 중개인이었던 스미스는 처음 만났던 놈과는 다르게 굉장히 친절했다.
물론 처음부터 내게 친절하지는 않았다.
『야! 머저리. 우리에게 왜 땅을 안 보여 주겠다는 거야. 우리 뽀스가 누군 줄 알아?』
내가 먼 동양에서 온 왕자라는 것을 맥스 놈이 실수로 언급하자, 스미스는 안색을 확 바꾸며 매물로 나온 땅을 소개했다.
물론 이놈 역시 터무니없는 가격을 부르며 내게 거래를 청했기에 사흘 만에 헤어졌지만.
뭐, 그래도 성과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다.
대충 돌며 호구에게 파는 시세는 어느 정도인가를 알아낼 수 있었으니까.
“선생님(Sir). 얼마나 땅을 사들일 생각이십니까? 데리고 온 인부들이 제법 많아 보이는데 말입니다.”
다섯 번째 만난 중개인인 데이비드.
지금은 이자가 나에게 땅을 소개해 주고 있다.
이놈은 특이하게, 처음부터 친절하게 굴었다.
‘다들 조심해. 무표정 유지하고.’
이런 놈은 더욱 조심해야 한다.
웃는 얼굴 뒤에 어떤 얼굴을 숨기고 있을지 모르니까.
나는 일행들을 보며 무언의 눈빛으로 조심하라 단속시켰다.
“이곳 위치가 어디지?”
“델타평원의 북쪽 끝입니다. 선생님.”
이번에도 역시 델타평원이다.
부동산 중개인들은 내게 기존에 농사가 잘되는 땅을 위주로 소개하고 있었다.
“관심 있으십니까, 선생님?”
“성격도 급하군. 조금 더 둘러본 다음 계약에 관해 논의하도록 하지.”
“알겠습니다.”
나는 별로 안 좋다는 티를 내는 척 인상을 팍 쓰며, 일행들에게 조선어로 물었다.
“이보게.”
“예. 전하. 말씀하시지요.”
“이 땅 어떤가? 솔직하게 말하게나.”
“토질이 최고입니다. 벼농사를 짓기에는 물이 살짝 부족해 보이지만, 근처에 하천이 있으니 이를 끌어다 쓰면 해결될 듯합니다.”
“제 생각도 같습니다. 이 땅은 밀 농사뿐만 아니라 벼농사도 성공적으로 할 수 있는 땅입니다.”
무려 네 번이나 실패를 거치며 여러 정보를 몸소 체득했다.
델타 지역에서는 간간이 인디카 쌀도 현재 재배 중이라고 한다.
땅이 워낙 비옥하니······.
토질에 맞지 않아도 억지로 인디카 쌀이 생산되고 있는 듯했다.
물론 노력보다 수확량이 너무 적은 게 흠이다.
그렇기에 다들 일이 년 시도하다가 다른 품종으로 바꿔 키운다고 한다.
돈이 별로 안 되니까.
“데이비드.”
“예. 선생님.”
“그래서 이 땅 가격이 얼마라고?”
“방금 제가 보여 드린 땅은 약 오천 불 정도 합니다. 저기 옆에 있는 메튜의 땅까지 사들인다면 일만 불에 인수할 수 있을 것입니다.”
흠.
이게 정가라는 건가?
비슷한 땅을 두고 다른 중개인들은 3만 불은 불렀는데 말이다.
‘1만 불이라······.’
재화는 한정된 상황.
더욱이 농장은 주식이나 채권과 비교해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환금성도 떨어진다.
그래서 신중에 신중을 기했다.
내가 망설이는 모습을 보이자 데이비드가 다가왔다.
“혹······ 자금이 부족하시다면, 현재 비어 있는 좋은 땅이 좀 있는데 그곳은 어떠십니까?”
중개인 데이비드가 빠르게 뒷말을 이어붙이며 한 가지 조건을 덧붙였다.
“다만, 도착하는 데까지 시간이 좀 걸립니다. 제가 새로이 보여드릴 땅은 델타 지역이 아니고 새크라멘토 분지에 자리했기 때문입니다. 좀 더 북동쪽으로 이동해야 합니다.”
중개인이 캘리포니아 지도를 가리키며 내게 양해를 구했다.
나는 그가 가리킨 지도를 바라보다가 무언가를 떠올렸다.
‘드디어 이곳을 소개하는군.’
데이비드가 제안한 땅은 20세기 미국 쌀 생산지로 가장 유명한 지역이었다.
‘여긴 내가 꼭 사야 할 땅이지.’
나는 대학을 졸업한 후, 약 4년 정도 증권 브로커로 일했다.
그 후 십여 년간은 로비스트로 일하며 워싱턴을 누볐고.
‘캘리포니아 쌀 협회에 초대받았을 때마다, 항상 이 농장을 갔지.’
현대 미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농산물 수출국이다.
세계 3대 곡물이라 불리는 옥수수와 밀, 쌀을 전부 생산해 내는데.
그들은 뛰어난 농기계들과 넓은 토지를 앞세워, 가격경쟁력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WTO라는 미국의 앞잡이 단체를 내세워 세계 곡물 시장을 두들기는 것도 이 때문.
정부 뒤에서 이를 주도하는 이들은 당연히 농업인들이 모인 협회다.
‘캘리포니아 쌀 협회는 우리 회사의 가장 큰 고객 중 하나였지.’
그들은 최고의 농장으로 데려가 날 견학시켰다.
캘리포니아 쌀의 우수성을 직접 보여 주며 내게 자신들의 제품을 자랑한 것이다.
‘언제 소개하나 기다렸네.’
이강의 몸에 빙의한 후, 나는 캘리포니아 분지에 처음 방문했다.
그런 내가 새크라멘토 분지를 아는 척하는 것은 모양새가 이상했다.
그래서 여태껏 입을 다물고 조용히 데이비드만 따라다녔다.
‘더욱이 내가 먼저 관심을 보이면 저 자식이 분명 가격을 올렸겠지.’
그래서 나는 뚝심 있게 기다렸다.
그래야 싼값에 이 땅들을 많이 사들일 수 있으니까.
“도착했습니다.”
데이비드는 며칠에 걸쳐 이동해, 날 새크라멘토 평원으로 데리고 갔다.
예상대로.
우리 일행이 도착한 곳은 내가 이전에 방문했던 농장이 자리했던 바로 그곳이었다.
“잡초가 무성하군. 근처에 사람 사는 흔적도 안 보이고.”
“놀리고 있었다는 말이 괜한 말이 아닌가 봅니다.”
델타 지역과 비교하면 땅에 수분이 많다.
옥수수나 밀은 쌀과 비교해 물이 많이 필요 없는 작물이다.
오히려 땅에 수분기가 많으면 뿌리가 썩는다.
그렇기에 이 지역은 방치되고 있었다.
원주민의 주식인 옥수수도.
백인들의 주식인 밀도 경작되지 않는 곳이니까.
“전하. 이곳입니다.”
하지만 나의 일행들은 한목소리로 내게 권했다.
이곳이 진짜 명당이라고.
관개 시설을 좀만 정비한다면 밀이나 옥수수 농사는 몰라도.
벼농사 짓기에는 딱 맞은 곳이라고 하나같은 목소리로 답했다.
나는 천천히 데이비드에게 다가갔다.
“예, 선생님. 이 땅은 별로시지요? 사실 저도 이 땅을 소개하면서 고민이 많았습니다. 농장 하면 델타, 델타 하면 농장인데······ 이런 황무지를 보여 드리다니······. 델타 지역으로 돌아가시겠습니까?”
“여기 땅은 혹 얼마인가? 설마 같은 가격은 아닐 테지?”
데이비드에게 다가가 물었다.
그러자 그는 잠시 몇 초간 머뭇거리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무, 물론입니다. 서, 선생님. 전에 보여 드렸던 땅에 비해 1/10도 안 되는 가격입니다. 땅 주인들도 얼마나 이를 팔고 싶어 하는데요.”
“내 그대를 믿고 사겠네. 정비한다면 땅이 쓸 만해지겠지.”
데이비드는 잘 만났다 호갱아 하는 표정으로 연신 나를 바라봤다.
나는 그런 데이비드에게 다가가 가격 협상을 시도했다.
“다만, 가격을 좀 더 깎아 주게. 어차피 농사짓지도 못했던 땅이니 그대들에게 있어선 골칫덩어리가 아닌가? 이 근처에서 사금이 나오는 것도 아닐 테고.”
“얼마까지 생각하십니까?”
“일단 지금 내가 서 있는 이 땅 주인이 잭슨이라고? 삼천이면 어떤가?”
처음 봤던 델타 땅보다 10배는 더 넓지만 가격은 더 싸다.
나는 데이비드가 처음 제안한 가격을 1/3이나 후려치며 역제안했다.
이에 데이비드가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칠천까지는 가능한데······.”
“삼천 오백.”
“육천에는 어떠십니까?”
“삼천 오백.”
“으으······ 사천에 하시지요.”
“콜.”
그렇게.
나는 캘리포니아에서 제일 생산성이 좋은 땅을 구매할 수 있었다.
물론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아껴둔 예산을 발판삼아 주변 땅도 사들이기 시작했으니까.
< 칼 라이스 (3) (지도첨부) > 끝